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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벚나무'
어느 가을날 남쪽 바닷가 마을 벚나무 가로수가 꽃을 피웠다. 신기하기도 했지만 이상 기온의 영향일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꽃만 보고 말았다. 최근 가을에 피는 벚나무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우연찮게 만났다.


꽃도 시절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한다. 무르익어 가는 봄에 흩날리는 벚꽃잎 속을 걸을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가을이 주는 감성과 부조화라는 것이 어쩜 벚꽃은 봄에 피어야한다는 갇힌 생각 탓은 아닌지 돌아본다.


'춘추벚나무'는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버젓이 올라있다. 그것도 종류가 네 가지나 된다. 꽃만보고 이번에 만난 춘추벚나무가 어떤 종류인지는 알 도리가 없다.


할머니 : 와~ 이 가을에 꽃이 피었네?
할아버지 : 응~
                 이 나무는 가을에 꽃을 피우는 추벚꽃이야~
할머니 : 오~ 그래요?
              당신 멋지다. 어떻게 그런걸 알아요?


꽃 핀 벚나무 아래서 나이 지긋하신 부부의 대화가 재미있다. 그 나무 아래 표지판에는 '춘'이라는 앞 글자가 지워진 채 있었다는 것은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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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딱취'
매화 피어 봄을 알리듯이 꽃 피어 계절의 흐름을 알게하는 식물들이 많다. 이른 봄부터 꽃을 찾아 산과 들로 꽃놀이하던 꽃쟁이들이 한해 꽃놀이의 마지막이나 마찬가지인 발걸음을 부르는 꽃이 있다. 이 꽃 피었다 지는 것을 신호로 긴 휴면의 시간을 갖게 된다고들 한다.


여리디여린 줄기를 쑤욱 올려서 그 끝에 하얀색의 꽃을 피운다. 대부분은 하나이나 간혹 둘 이상의 꽃이 피는 것도 더러 있다. 작아서 지나치기 쉽지만 주의를 기울이면 눈에 잘 보인다. 붉은 색을 띤 세개의 수꽃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다.


'좀'이라는 의미는 '작다'에 있을 것으로 '취'는 나물로 쓰였다는 것을 이해한다. 줄기 아랫쪽에 돌려나는 여러장의 자잘한 잎이 있다. 좀딱취는 화피가 벌어지지 않고 꽃봉오리인 채로 자가수분과 자가수정에 의해 결실하는 폐쇄화가 많아 여러 개체들이 꽃을 피우지 못한다고 한다.


올해는 여러 곳에서 눈맞춤을 했다. 그것도 풍성하게 핀 것도 만났으니 행운이 따른듯 하다. 여리면서도 강인한 인상으로 다가온 좀딱취의 꽃말은 '세심한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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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 2018-11-13 04: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에서 잎도 보였으면 좋아겠어요. 심도를 두껍게한 사진 한 장! ^^

무진無盡 2018-11-13 08:5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사진 찍는데 참고하겠습니다.
 

'콩짜개덩굴'
잣나무가 사라진 바위 틈에 푸른 잎의 작은 아이가 다닥다닥 붙어있다. 응달진 쪽을 벗어나지 않는 것이 햇볕과는 거리를 두고 살고 싶은 모양이다. 암자의 예불소리와 함께 살아가니 그 속내는 어떨까 궁금해 진다.


콩짜개덩굴은 주로 해안 산지나 섬 지방의 그늘진 바위나 나무줄기에 붙어 무리지어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두툼한 잎에서 전해지는 질감이 독특하다.


영양엽이 콩짜개와 비슷하기 때문에 '콩짜개덩굴'이라고 한다. 짜개는 '콩이나 팥 따위를 둘로 쪼갠 것의 한쪽'은 의미하니 이름이 붙은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따뜻한 바닷가 숲을 떠나 내륙 깊숙한 바위에 자리잡은 사연이 따로 있을까. '꿈속의 사랑'이라는 꽃말에 마음이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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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쑥부쟁이'
자잘한 꽃이 풍성하게도 피어 오랫동안 함께 한다. 비교적 늦게 까지 피는 다알리아가 서리에 꽃 잎이 시드는 것도 지나서 꽃이 궁해지는 때에도 피니 고맙기도 하다.


이 꽃을 보게되면 먼저 드는 생각이 환경부지정 생태계교란 환경유해식물이라는 점이다. 외래식물로 워낙 생명력이 강하여 주변 다른 식물의 근거지를 파괴한다는 것이 그 주요한 이유다.


지정된 환경유해식물로는 돼지풀, 단풍잎돼지풀, 서양등골나물, 털물참새피, 도깨비가지, 애기수영, 가시박, 서양금혼초, 양미역취, 가시상추, 갯줄풀, 영국갯끈풀, 미국쑥부쟁이 등이다. 식물 입장에서야 억울한 측면도 있겠지만 대상에 따라 가려보는 지혜도 필요하리라 본다.


미국쑥부쟁이 경우 나름 관상의 가치가 있어 뜰어 심었다. 몇년 지났으나 우려할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리움', '기다림'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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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절초'
서리 한번 내리니 기가 꺾였다. 두어뼘 되는 내 뜰의 가을날을 환하게 밝히던 주인공이다. 이사오던 해 가을날 몇뿌리 얻어다 심은 것이 제법 넓은 범위로 세력을 넓혔다. 뜰의 봄 주인공이 샤스타데이지라면 가을엔 이 꽃이다.


처음 꽃대가 올라올 때는 분홍빛이 도는 흰색이지만 개화하면서 흰색으로 변한다. 사그러지는 늦가을 서리에 사그러지는 모습이 안쓰럽다. 향기가 좋아 관상용으로 쓰이고, 꽃은 식용하며, 전초는 약재로 쓰인다. 두루두루 고마운 식물이다.


안도현 시인이 구절초와 쑥부쟁이를 구분 못하는 너하고는 절교라는 선언을 했지만 막상 구절초 집안도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구절초는 울릉국화, 낙동구절초, 포천구절초, 서흥구절초, 남구절초, 한라구절초 등 그 종류만도 30여 가지나 된다고 한다.


양지바른 곳 또는 반그늘의 풀숲 등 환경에 구애됨이 없이 잘 자란다. 살랑거리는 바람에 가볍게 날아오를듯 한 모습이 마치 꽃말인 '가을 여인'을 연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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