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님 감사합니다. 한글 창제도 그렇지만 덕분에 쉽니다. ㅎㅎㅎㅎ
집단 상담을 하며 10억이 생기면 뭘 하겠냐는 질문을 받았고, 나는 오스트리아 할슈타트에서 한 달 살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나의 슬로건이 무계획이 상계획인 만큼, 역시나 구체적 내용은 하나도 없는 뜬금포 이야기였다. 근데 나도 말하면서 느끼고 멘토도 얘기했는데, 그게 10억은 안드는 일이다. 솔직히 마음만 먹으면 몇 천 모으거나, 빚내서라도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그러면서 그냥 하면 되는데 못한게 많다는 생각을 했고, 이번 연휴엔 그런걸 하나 하자고 생각했다.
그래서 여러분, 제가 지리산 자락에 와 있답니다! 하하하하하하!!
지리산은 늘 꿈의 산이었다. 꼭 정상에 안 가도 그냥 밟고만이라도 오자 싶었다. 한 번 터놓으면 담에 또 가기는 쉬우니까!!
기차표를 예매하고, 숙소를 잡았다.
여러분 여기 게스트 하우스 꼭 오세요! 진짜 좋아요~ 사장님이 일부러 한 방에 두 팀이 안 섞이게 배려해 주시고-문의 전화 오는데 자리 없다고 하심, 사실 내가 있는 2인실도 나 혼자 쓰고 있고, 다들 그런 식으로 침대 남아도 한 방엔 같은 팀만 쓰고 있다. 손님 더 받으려면 얼마든지 받을 수 있는 상황- 불멍하라고 모닥불 피워주시고, 모닥불에 고구마도 구워주시고, 무엇보다 사장님의 다락방에서 보이차를 내주시는데, 다도가 보통이 아니셨고, 차 맛도 너무 좋았다. 힐링 힐링~~
엄청 단골 손님들도 와 계시고, 게스트 하우스답게 젊은이들과-끼워줘서 감사-지금까지 불 앞에서 놀았다. 난 여유 있게 10시 30분 차 타고 산에 가고 싶었는데, 사장님과 장기투숙객이 오전 8시 30분 차는 타야 한다고 해서 얼마 못자고 산 가게 생겼다... 하... 내 맘대로 시간도 못 정하는 안타까움. 그래도 일단 말은 듣기로 한다.ㅋㅋㅋㅋㅋㅋㅋ
역시 돈보다 시간이 많아 무궁화호를 타고 4시간을 달려왔는데, 책은 필수라 안나카레니나를 들고 왔다. 내일 산에 짊어지고 갈 생각하니 급 갑갑.. 짐 무겁게 멘 거랑 안 멘거랑 진짜 큰 차이가 있는데.. 욕심내지 말고 갈 수 있을만큼만 가자. 게다가 낼 비 소식도 있다는데, 나는 우산도 우비도 안 가져왔네~ 하하하하하하하!! 그냥 웃지요~ㅎㅎ
오늘은 숙소 도착. 그리고 화엄사 구경을 했다. 해 질 무렵에 가서 다 둘러보니 캄캄해졌다. 템플 스테이 하는 사람들과 함께 북과 종 소리를 들으니, 나도 템플 스테이하는 기분이었다. 낼이 본격적인 등산이다. 날이 좋아 사진 잘 찍히면 좋겠는데~~
불안은 폭군인 주인이 당신에게 이것저것 지시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 폭군은 결점을 찾는 마음입니다.
Restlessness is like having a this and that,
tyrannical master always telling you iThat tyrant is the fault-finding mind.
첨 온 낯선 곳, 마을버스에 안내 방송도 안나오고 하차벨도 없어서 잠시 긴장했지만, 여차여차해서 가고 싶은데 다 가고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나고, 지금까진 너무 좋은 여행이다. 하나도 불안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