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책 팔러 장마당에 다녀왔다.

꼭 그날 그곳을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귀찮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요즘들어 잠자리를 따뜻하게 하고 자서 그런지 밤에 잠을 잘 자고 일어나는 편인데 그런 날은 하루종일 피곤하지도 않고 컨디션도 제법 좋은 편이다. 그런데 하필 그날은 전날 이상하게 잠을 좀 설쳤다. 그래도 굳이 장마당을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한 건, 귀찮은 생각이야 늘 드는 생각이고, 그나마 추웠던 날씨속에 반짝 기온이 영상으로 오른다고 해서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역시 몸이 안 좋을 땐 나가지 말았어야 했다. 더구나 이런 추운 계절은. 최대한 몸을 움크리고 조심 또 조심해야 했다. 가지고 나간 책은 다 필긴 팔았는데 장마당 두 곳을 다 둘러보아도 딱히 정말로 사고 싶은 책이 골라지지 않았다. 물론 사 두면 좋을 책들이야 많지. 하지만 늘 얘기하지만 내 방은 책으로 포화 상태라 정말 이건 꼭 사야 돼 하는 책이 안니면 절제하는 중이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 보니 역시 그 책을 살 걸 그랬다 싶은 책이 있었다. 

 

 

 

 

 

 

 

 

 

 

 

 

 

 

다 내가 한번쯤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다.

내가 대체로 역사에 좀 약하긴 한데 그래도 역사 소설은 읽어 줄만하지 않은가? 김탁환의 소설이야 말할 필요도 없고, 더구나 <외규장각 도서의 비밀>은 역사 소설도 부족해 추리 형식까지 담고 있다. 평점도 높은 편이고 리뷰 반응도 좋다. 

 

아직 김형경의 소설을 못 읽어 봤다. 여기저기서 김형경의 작품을 칭찬하는 사람이 많고, 어느 학교 내지는 교육 기관에선 그녀의 소설을 교재로도 사용하는가 본데 말이다. 그런데  <세월>은 하필 1권 밖에 없었다. 두 권 다 있었으면 샀을지도 모른다.

 

책을 고르다 화장실을 가기도 했는데,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다르다고, 들어갈 땐 갔다와서 좀 다 보다 가겠다고 했는데 나오고 보니 다시 서점 안으로 들어 가기가 귀찮은 생각이 들었다. 그날따라 다리도  뻣뻣하고. 얼른 들어가 쉬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그리고 그날 밤 난 거의 인사불성이 되도록 잠에 골아 떨어졌는데 알고 봤더니 그게 감기 시초였다. 난 해마다 요맘 때 감기를 앓곤 하는데 심한 건 아니지만 올해도 그냥 지나가지 않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안 걸리려면 알 걸릴 수도 있었던 것 같은데. 그런데 역시 나아가 들면 면역력이 떨어지긴 떨어지는가 보다.. 

 

나는 감기가 어떻게 내 몸을 덥치는지 안다. 작년 같은 경우는 다용도실 문을 여는데 바람이 나를 훅하고 덥쳤다. 그런 후 감기에 걸렸고, 이번엔 무리한 외출을 감행했다 걸렸다. 그렇지 않아도 조심한다고 한건데. 이렇게 나는 감기가 어떤 경로로 오는가를 기억하려고 하는 건, 그걸 알아야 예방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독감은 주사로 예방한다지만 감기는 예방약이 따로 없다. 조심하는 것 밖엔. 하긴 그 두 경로는 다 컨디션이 안 좋을 때를 배면에 깔고 있긴 하다.

 

아무튼 덕분에 난 책을 팔기만 하고 사지는 못하고 들어왔는데, 처음엔 안 사고 들어왔다고 나름 속으로 쾌재를 불렀더랬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후회가 남는다. 다음에 가서도 이 책들을 다시 본다면 그땐 인연인 줄 알고 꼭 데리고 돌아오겠다. 그러나 없다면 이때도 아닌 것을 그때라고 인연이었을까 하며 못 산 후회를 훌훌 털어버려야지. 그러므로 서점에 가고도 책을 안 사거나 덜 살 수 있는 방법은 컨디션이 안 좋은 날 가는 것이다.

 

그런데 책을 팔아야하는 서점의 입장에선 그건 좋은 것이 아닐 것이다. 그날 처음 깨달은 건데, 책을 팔야하는 서점의 입장에선 화장실은 가급적 가까운데 두라는 것. 그점에 있어선 알라딘이 한 수 위였다. 그곳은 화장실로 통하는 문이 따로 있었는데 출입문을 통해 나가려면 다시 서점 안으로 들어와야 하는 구조다. 엘리베이터도 서점안에 있고. 그런데 비해 예스24는 인테리어는 좋긴하지만 엘리베이터의 접근이 용이하지 않다. 화장실을 가려면 한층을 더 내려가 극장에 딸린 곳으로 가야한다. 그러니 다시 들어가기가 귀찮은 것이다. 대신 알라딘은 화장실이 낡고 깨끗하지가 못하다.

 

그날 두 곳이 다 좋았던 건, 책을 받아줬던 직원이었다. 물론 그들은 대체로 다 친절하다. 하지만 유독 그날 내 책을 받아줬던 이름모를 직원은 친근감이 느껴지게 했다. 얼굴은 그리 잘 생긴 것 같지는 않았지만. 생김은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더 중요하지.

 

예스24도 만만치 않았다. 친근감은 비교적 떨어지긴 했지만 대신 좀 매력적이었다. 내가 가져간 <해저2만리>를 꼼꼼히 살피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진지하던지 넋을 잃을 뻔했다. 물론 난 포커페이스를 했지만.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서 진지함이 느껴지기도 했고.

 

저 책이 생물 가격은 꽤 나가는데 팔면 정말 X값에 가깝다. 그래도 파는 게 날 것 같아 팔아버렸다. 특별히 이달은 20%를 더 얹혀 준다고 해서. 그런데 막상 팔았더니 너무 낮은 가격이라,

"20% 더(쳐 준다고 해서)......"

그랬더니 이 직원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말한다. 눈이 먼저 말하고 입으로 얘기했던가...?

"네. 그 가격으로."

더 이상 할 말도 없었지만 그 태도의 진지함에서 이미 나를 압도했다. 잘 해야 20대 중후반 정도 됐을 것 같은데. 그들에게도 특유의 진지함이 있다는 게 새삼 놀랍다고나 할까? 하긴 내가 요즘 병이 있긴 하다. 젊은이들이 왜 이렇게 예쁜지. 보고만 있어도 좋다.어떤 땐 가슴이 두근두근 하다. ㅋㅋ 아무튼 그날은 대체로 괜찮은 날이었다. 나의 감기만 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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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7-12-17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기는 초반에 잘 잡으셔야 해요. 언능 회복하시길요.

stella.K 2018-06-30 11:14   좋아요 0 | URL
감기는 그저 많이 쉬어주는 게 최고더라구요.
많이 쉬어서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서니데이 2017-12-17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씨가 매일같이 추워요. 감기 빨리 나으세요.^^

stella.K 2017-12-18 13:07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나갔다 들어왔는데
정말 춥더라구요.
그런데 밤에 눈이 올 줄은 몰랐는데 다행히도 지금은
그다지 춥진 않아요. 밤부터는 추워진다더군요.
서니님도 조심하세요. 고맙습니다.^^

페크(pek0501) 2017-12-17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안 사는 방법이 감기 걸리는 거라면 저는 책을 사고 감기에 안 걸릴래요.ㅋ
김형경의 사람풍경, 좋게 읽었어요. 심리에세이.
심리학 공부를 많이 한 듯 느껴졌지요.

stella.K 2017-12-18 13:14   좋아요 1 | URL
ㅎㅎㅎ 과연 언니의 입담은 알아줘야겠군요.
그냥 그런 방법도 있더라는 거죠.ㅋㅋ

김형경 작가 심리 공부를 많이 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몇년 전 지하철을 탔는데 한무리의 여사님들이
거 작가의 소설 중 가장 긴 이름의 소설 (뭐더라...새들은 숲에 가서 운단가...? 암튼) 그거 읽고 리포트 내는 뭐 그런 얘기를 주고 받더군요.
그러고 보니 제 친구 한 애도 상담학 공부 한 적이 있었는데
그 책 교재로 썼다는 얘기를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 소설은 여성학에서도 많이 다루지 않을까 싶네요.^^

2017-12-17 23: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7-12-18 13:15   좋아요 0 | URL
그렇지 않아도 전 감기 걸렸다 하면 모든 걸 작파하고
누워서 꼼짝도 하지 않죠. 지금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고맙습니다.^^

cyrus 2017-12-18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알라딘에 책을 주문하면 중고서점 픽업 배송 서비스를 이용해요. 편의점 배송 서비스도 이용하긴 한데, 아예 택배 서비스를 안 하는 편의점이 있어서 조금 불편해요. 퇴근하고 난 뒤에 서점에 가서 주문 상품을 받아요. 그런데 문제는 여기 와서도 서점에 있는 책 몇 권을 더 사요.. 서점에 가도고 책을 안 사는 날은 절대로 없어요. ^^;;

stella.K 2017-12-18 13:19   좋아요 0 | URL
아, 그런 거 있는 것 같긴하더라.
그런데 그걸 이용하리만치 내가 책을 많이 사는 것도
아니고 아무튼 아쉬웠어.

낚시꾼 고기 잡는 손맛이 있다잖아.
책도 앉아서 인터넷으로 사는 것도 편리해 좋긴 하지만
그런 중고샵에서 직접 사 보는 맛도 남다르긴 하지.

나는 안 사는 날 있다. 할렐루야지.ㅎㅎ
 

책 욕심은 한이 없다. 줄여야지 줄여야지 하면서도 그게 잘 안 되고 있다. 내가 읽겠다고 받아 둔 책만해도 뭔지 아는가?

 

책 표지가 예쁘긴 하다.

하지만 이상의 시는 난해하다.

시를 읽지 못하는 내가 생각해도 이건 과유불급이다.

그래도 읽어 보겠다고 덤빈 건 이상은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에겐 로망이고 이상향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치고 이상의 <날개>를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 있으랴? 지금도 생각하면 하나의 충격이고, 감전이었다.

 

시 가지고는 할 말이 없을 것 같은데, 그래도 뒤에 그의 수필이 나오니 그걸 가지고는 할 말이 있으려나?

리뷰 쓸 일이 저신 같다.

 

 

장정일이 언제 이런 책을 내놨구나.

아직 읽어보지 않았지만 유명한 고전의 서문을 그 특유의 시각과 문체로 분석해 놓은 책 같다.

 

사람들은 책을 읽으면 저자 서문 그렇지 않으면 후기를 읽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솔직히 난 서문은 목차만큼 읽지는 않는다.

예전엔 아예 읽지도 않았다. 뭐 그냥 익명의 독자에게 예쁘게 봐달라는 하나의 인삿말 같은 거 아니겠는가?

그리고 맨 마지막에 출판 관계자들과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호명하며 끝을 맺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니까 서문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인식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 문학계의 똘이 장군 장정일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하긴 나 역시도 서문을 아주 안 읽지는 않는다. 어떤 서문은 정말 그 책이 어떤 책이라고 설명하는 것이어서 꼼꼼하게 읽게 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책을 발견하는 순간 내 책의 저자 후기를 떠올렸다. 에세이에 뭐 굳이 서문이 필요할까 싶어 후기로 주저리 주저리 특정 작가를 저격하면서 썼던 기억이 난다. 위대하게 쓸 수 없다면 차라리 주저리 주저리 쓰는 게 나을 것 같아서였다. 또한 그 작가가 싫어서라기 보단 우리 문학의 참을 수 업는 가벼움 때문에 또한 그것을 제도권 문학으로 수용하는 작태에 대해 내가 이때가 아니면 언제 또 목소리를 높여보나 해서다. 그런데 역시 다시 보고 싶지 않은 글이다.  근데 이 책을 읽으면 또 찔릴 것도 같다.

 

얼마 전, 문학동네에서 <전쟁과 평화> 완간 기념 이벤트를 했었는데 안 될 줄 알면서도 너무 읽고 싶은 나머지 도전했다. 물론 역시 미끄덩이었지만.

 

그렇게 쓸쓸히 사라질무렵 (사실 이 얘기하지 말라고 하긴 했는데) 이 책의 번역자님께서 개인 이벤트를 여였다. 뭐 앞선 이벤트에서 떨어진 이유도 있었지만, 그분의 이벤트의 변이 (지금은 잘 기억이 안 나지만) 너무 인상적이 응원차 도전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이 이벤트에 기대를 하지 않았던 건 도전자가 많아 죽음의 사다리 타기를 했기 때문이다. 놀라운 건 내가 그 사다리에 살아남았다는 것.

 

받은 지는 지난 달에 받았는데 제목이 시사하듯 요즘 같은 크리스마스 시즌에 읽어주면 딱 좋을 것 같다. 이 시기를 넘기면 좀 기대가 수그러들지 않을까? 그렇지 않으면 더운 7 8월에 읽어줘야 한다. 그러기엔 또 번역자분께 너무 미안하지 않는가? 아무튼 난 이 이벤트 때문에 <전쟁과 평화> 이벤트 후유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글 잘 쓰시고, 좋은 일도 많이 하시는 프레이야님께서 우리집 주소를 알려 달라고 했을 때 좀 놀랐다. 아니 이 분이 또 언제 두번째 책을 내셨더란 말인가? 기쁘기도 하고, 부러운 마음에 냉큼 주소를 알려 드렸다. 

 

프레이야님 지난 번 첫번째 책을 낸 이후로 서재에 잘 안 나타나시고, 나 역시도 서재에 글을 남기는 게 예전만 같지않아 좀 멀어진 느낌이었다. 이 책을 계기로 다시 가까워진 느낌이어서 반갑고 기쁘다. 

 

마침 프레이이야님은 내 책을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고 해서 답례로 내 책을 보내드렸다. 모쪼록 이 책도 첫번 책에 이어 좋은 성과 있게되길 바란다.

 

 <릿터>가 새로 나올 때가 됐는데 소식이 없다 싶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잡지 월초엔 어김없이 나와줬는데 이번호는 뜸을 들인다 했다. 그런데 오늘 드디어 도착했다. 하긴 지난 번 나온 것도 목차와 레베카 솔닛 잠시 읽다 다른 책과 다른 일에 묻혀 아직도 읽지를 못했다.

 

그 다른 일이라는 것도 그렇게 급하게 해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닌데 괜히 마음만 급했다. 벌써 읽어야할 잡지도 이렇게 못 읽고 있으니. 마음에 여유를 가지고 일도 하고 잡지도 다시 꼼꼼히 읽어야겠다.

 

 

 

사실 이 책은 다 읽고 리뷰 쓰기를 기다리고 있는 책이다.

페미니즘을 바탕으로 한 성교육을 위한 책이고, 미국의 예라 조금은 충격적이긴 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우리나라도 전파 속도가 좀 느리라뿐이지 이러지 말라는 보장도 없다.

 

사실 제대로된 페미니즘은 성교육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맞는 것도 같다. 그런데 우리나라 성교육의 현주소는 어느 정도인지 알 수가 없다.      

 

이건 좀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요즘 TV는 숫컷들의 전성시대다. 물론 이게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겠지만 페미니즘 시각을 가지고 봐서그런지, 브로맨스라는 신조어를 등에 엎고 뭘해도 남자 일색이다.

 

물론 이 브로맨스라는 것도 세상이 좋아졌는지 남성 보다는 여성을 지향하고 있는 것 같아보이긴 한다. 즉 여자들의 마음을 심쿵하게 만드는 남성 출연자를 중심으로 구성되는 느낌. 하지만 궁극적으론 방송은 남자들이 장악한다는 이 원리는 변함이 없다.

 

나는 잘 몰랐는데 요즘 같은 여성혐오 시대에 남자가 여성 옹호적 발언을 하면 불이익이 생각 보다 센가 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을 옹호하는 발언을 멈추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고마운 일이긴 하다. 하지만 난 또 걱정을 너무 앞서서 하는 걸까, 그게 과연 궁극적으로 여성에게도 좋은 것인지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다. 

 

나는 남자가 여성 옹호적 발언을 하는 것과 여성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배려해 준다는 것은 좀 별개 문제는 아닐까 생각해 본다. 물론 남자들이 불이익을 감수하고 그렇게 해 준다는 게 어딘가. 하지만 뭐가 됐든 당사자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당사자가 해결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예전에 나는 영화 <히든 피겨스>를 보고 흑인이 주인공이고 흑인이 나왔다고 해서 흑인 영화가 아니라고, 이건 알고 보면 쵸코 바나나 같은 영화라고 한 적이 있다. 즉 백인우월주의 영화란 말이다. 흑인은 절대로 인종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백인만이 해결할 수 있다는 신념을 보여주는 영화라고 강력 비난을 한 적이 있단 말이다.

 

그런데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그게 또 맞는 얘기다. 노예 해방은 백인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 흑인은 없었다. 그러니 그런 영화가 나와도 하나도 문제가 될 것이 없는 것이다.

그와 비슷한 일이 페미니즘 운동에서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 여성의 문제는 너무 심각하고, 여성 스스로가 그 문제를 해결하기엔 너무 힘이든다. 그래서 남자가 대신 나서서 해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면 이 사람은 여자를 약하게 본다면 어디까지 약하게 볼 것인가? 여자가 진정으로 나서야할 그때마다 그것을 가로막고 대신 싸워 주겠다고 한다면 여자는 언제 제대로된 힘을 발휘해 볼 것인가? 그리고 그렇게 말하면 오히려 대신 싸워주는데 뭐가 문제냐고 남자로서 실력 행사나 한다면 그게 진정한 여성 옹호가 되는 것일까?

 

어쨌든 그래서 요즘 유명한 남자 셀럽들이 연사로 나서서 얘기해 주는 건 고마운 일이긴 하다. 하지만 늘 그렇게 스포트라이트는 여성 보다 남성을 향해 있다. 진짜로 여성을 위한다면 여성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도와주고 격려해 주는 것이 더 옳은 일은 아닐까? 물론 거기에 남성은 남성만이 남성의 의식을 변화시킬 수 있고, 여자들이 모르는 남성의 언어가 있기 때문에 남성이 나서줘야 한다면 할 말은 없다. 그러나 사회화된 언어는 거의 대부분은 남성화된 언어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남자가 여성 옹호적 발언을 하면 이쪽에서 무조건 환영 받을 거란 생각은 안 해줬으면 좋겠다. 자기가 옳은 일을 하는데 환영을 받고 안 받고가 뭐 그리 중요하겠는가? 그런 인간의 하찮은 동정이나 받겠다고 페미니즘 하는 건 아니지 않겠는가?

 

애벌레는 스스로가 탈피를 해야지 외부에서 물리적으로 하면 죽는다고 한다. 그런 것처럼 여성의 문제는 여성이 해결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야박하다고 할지 남성 페미니스트들은 이 기본적인 생각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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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0 1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10 11: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10 1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7-12-10 11:57   좋아요 0 | URL
ㅎㅎ 그런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비 오는 건 용서가 되는데
눈 오는 건 용서가 안 되더라구요.
제가 눈 오면 꼼짝 없이 발이 묶이는지라.
눈 올 때도 씩씩하게 걸어가는 사람 보면
부럽더군요.ㅠ

cyrus 2017-12-10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쟈님 강연 두 차례 듣고난 이후로 전작 독서하고 싶은 작가가 많아졌어요. 처음에는 니체였는데, 첫 번째 강연 때 로쟈님이 괴테 이야기를 하셔서 민음사판 괴테 작품들을 읽고 싶어졌어요. 두 번째 강연 듣고 나니까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 소설이 궁금했어요. 레이디 채털리를 아직 안 읽어봤어요. ^^

stella.K 2017-12-10 12:30   좋아요 0 | URL
너 같은 독서광이 채털리 부인의 사랑을 안 읽어봤다니
놀라운 걸...? ㅎㅎ
생각나니? 내가 내 책에 포르노와 에로스의 차이가
뭔지 모르겠다면서 옛날 중학교 때 그 책 읽은 에피소드 쓴 거.
그 기억은 정말 잊혀지지가 않아.ㅎㅎㅎ

근데 내 글에 너의 댓글이 관련이 있는 건가?
좀 생뚱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어제부터 엉뚱해.ㅋㅋㅋ

cyrus 2017-12-10 12:26   좋아요 1 | URL
요즘 저도 읽고 싶은 책이 많아졌어요. 그래서 저도 행복한 고민을 털어봤어요.. ^^;;

페크(pek0501) 2017-12-10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프레이야 님의 책을 받았어요. 두 번째 책이라니, 그것도 영화 에세이라니...
어떻게 그렇게 많은 영화를 보고 정리를 할 수 있는 건지 감탄하게 되더군요.

저도 읽어야 할 책이 쌓여 가고 있는 1인입니다. ㅋ 같이 쌓여 갑시다.

stella.K 2017-12-10 18:09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저도 책 낼 때 영화 리뷰도 같이 넣어볼까 하다가
그만뒀어요. 그러면 지저분할 것 같아서.ㅋ
언니도 빨리 책을 내셔야 할 텐데요...^^

희선 2017-12-12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일이든 그 사람이 해야 되겠지요 다른 사람 도움을 받는다 해도... 바로 읽지 못해도 읽을 책이 있다는 건 즐거운 일이죠 책을 내신 분이 책을 보내주셔서 기쁘시겠습니다 책 즐겁게 보세요


희선

stella.K 2017-12-12 12:14   좋아요 1 | URL
네. 저자와는 오래 전부터 서재에서 알고 지냈지요.
최근에 좀 소원했는데 이 책 계기로 다시 소통하고
친해질 수 있어서 기쁩니다.
희선님도 그런 기회들이 앞으로 생길 거라고 생각합니다.^^

transient-guest 2017-12-12 0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쌓이면 행복해요..ㅎㅎ 직업이 아니라서 그런지 몰라도, 전 가성비만 봐도 책구매가 스트에스해도에 꽤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ㅎ

stella.K 2017-12-12 12:17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행복하기도 하고 이걸 또 언제 다 읽나 걱정도 되고.
예전에 문학평론가 김현이 책 읽기의 즐거움도 냈지만
책 읽기의 괴로움도 썼던 걸로 알고 있는데
알려지기는 즐거움이 더 많이 알려진 것 같아요.
그분은 즐거움이나 괴로움이나 동의 선상에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행복한 스트레스죠.^^
 

 

기획에서 집필, 최종 출판까지 30년이 넘게 걸린 이 책은 최근 100년 사이에 정치철학을 주제로 한 가장 야심적이고도 방대한 역작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이 책은 3000년이라는 오랜 세월에 걸친 인간의 사상과 행동에 대한 고찰인 동시에 역사서로서 고대 그리스인들에서부터 마키아벨리까지, 그리고 홉스에서 현재까지 정치철학의 연원들을 흥미진진하게 추적한다.

앨런 라이언은 과거의 위대한 사상가들과 씨름하며 그들의 사상을 명쾌하게 설명함으로써 손에서 책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그는 오늘날 우리 사상의 토대를 형성한 조상들이 실제로는 지금의 우리와 얼마나 다른지를 분명히 밝혀내는 한편 가물가물 멀리 있을 것만 같은 오래전 사상가들의 이념이 지금도 살아 생동하고 있음을, 그리고 동시대인들보다도 더 생생하게 직접적으로 우리에게 말을 걸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의 능력으로는 지구촌의 문제들을 도저히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 절망감이 드는 이 시점에, 라이언은 정치 문제들을 인간 문명의 가장 위대한 정신이 어떻게 파악해왔는지를 차분히 안내한다.

 

서론_ 정치를 생각하며

1권 헤로도토스에서 마키아벨리까지
제1부 고전적 이해
제1장. 왜 헤로도토스인가?
제2장. 플라톤과 반反정치
제3장. 아리스토텔레스: 정치는 철학이 아니다
제4장. 로마의 통찰력: 폴리비오스와 키케로
제5장. 아우구스티누스의 두 도시

제2부 그리스도교 세계
제2부 서문
제6장. 아우구스티누스부터 아퀴나스까지
제7장. 아퀴나스와 종합
제8장. 14세기 공위 시대
제9장. 인문주의
제10장. 종교개혁
제11장. 마키아벨리

1권 주석

2권 홉스에서 현재까지

2권 서문

제1부 근대
제12장. 토머스 홉스
제13장. 존 로크와 혁명
제14장. 공화주의
제15장. 루소
제16장. 미국 건국
제17장. 프랑스혁명과 그 비평가들
제18장. 헤겔: 근대국가-정신의 구현
제19장. 공리주의: 제러미 벤담, 제임스 밀, 존 스튜어트 밀
제20장. 토크빌과 민주주의
제21장. 카를 마르크스

제2부 마르크스 이후의 세계
제2부 서문
제22장. 20세기 그리고 그 너머
제23장. 제국과 제국주의
제24장. 사회주의들
제25장. 마르크스주의, 파시즘, 독재
제26장. 현대 세계의 민주주의
제27장. 세계 평화와 인류의 미래

감사의 말

2권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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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만 무려 30년이란다. 

가장 이름없고, 빛도 없는 작업이라던 사전 편찬도 이 정도 걸리는 것 같지 않은데 얼마나 지난한 작업이었을까?

 

평생 이런 책 사 볼 일이 없을 것 같긴 하지만 30년이나 붙들고 씨름한 저자한테는 찬사를 보내고 싶다. 나 같으면 벌써 포기하고 땅 파고 속으로 들어갔을 것 같은데.    

 

그래도 관심이 가는 쪽이 있다면, 저 <제2부 그리스도교 세계> 정도가  되겠지. 신학에선 교회사에서 다룰 법한 부분인데 정치사적으론 어떻게 다루었을지 살짝 궁금하긴 하다.

 

무엇보다 이 책을 문학동네가 냈다니 놀랍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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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7-12-06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금 전에는 이 페이퍼가 없었는데, 서재에 다시 왔더니, 그 사이에 달라진 것을 발견합니다.^^
이 책을 문학동네에서 냈다는 것은 저도 놀랍습니다.^^;
stella.K님, 오늘도 날씨가 꽤 춥습니다. 따뜻한 오후 보내세요.^^

stella.K 2017-12-06 15:56   좋아요 1 | URL
이 페이퍼 좀 웃겨요.
올리고 보니까 글 일부가 마우스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더라구요. 이상하죠?

이제 영낙없는 겨울입니다. 흐~
서니님도 따뜻하게...^^

2017-12-06 15: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7-12-06 15:59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요.
모름지기 작가란 이러기도 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그 잘 나빠진 저의 책도 몇 개월 걸렸는데
원고 넘기고 몸져 눕겠더군요. 힘들어서 죽는 줄 알았다는.
역시 글은 아무나 쓰는 게 아닌 것 같더라구요.ㅠ

cyrus 2017-12-06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경태 씨가 세상을 떠나기 전에 착수한 작업의 결과물인 것 같군요. 이 책을 번역한 분들도 리스펙입니다.

stella.K 2017-12-07 13:05   좋아요 0 | URL
그러게. 남경태 씨 돌아간지가 나름 되지 않았나?
번역하는데도 꽤 고생했을 것 같아.
리스펙. 그렇지.
요즘엔 외국어 너무 남발하는 경향이 있어.
퍼펙트하고 그뤠이트 해.ㅋㅠ

yamoo 2017-12-07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문동에서 정치사상사를..@_@ 근데 정치사상사 10여권 정도 보면 대체로 비슷비슷 하더이다. 30여년 걸린 책이라니 함 구경이라도 햐봐야겠군요!

stella.K 2017-12-08 13:16   좋아요 0 | URL
ㅎㅎ 정말 그렇겠군요.
10권 읽는 게 낫지 1000 페이지가 넘는 거 끌어 안고 읽으면
넘 힘들 거 같아요.
근데 정말 뭐하느라고 30년이 걸렸을까요?
관련 책 짜깁기 할 수도 있었을 텐데...ㅎ

서니데이 2017-12-09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어제보다는 조금 덜 추운 주말이예요.
그래도 겨울이라서 바람이 지나가면 춥긴 해요.
stella.K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stella.K 2017-12-09 16:24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우리의 봄은 언제 올까요? 흐흑~
서니님도 좋은 주말 보내요.^^

페크(pek0501) 2017-12-10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신문에서 보고 1400쪽이어서 아예 구입할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유익한 책이길 할 것 같은데...

stella.K 2017-12-12 11:57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엄두가 안 나요.
그런데 <수용소군도> 저도 사 보고 싶더군요.
근데 좀 잔인할 것도 같고. 저 그런 거 안 좋아하는 거 아시죠?ㅋ
읽어야할 책도 많은데 또 사 뭐하나 싶기도 하고.
이 한정판이란 게 사람을 가지고 놀아요.ㅋㅋ
 

 가급적 책을 사지 않으려고 중고샵 조차도 나가지 않고 있다. 뭐 게으름의 변명일 수도 있겠지만, 책 팔러 한 번에 서너 권의 책을 추려 가지고 나가면, 싼 맛에 꼭 한 두 권의 책은 업어 온다. 중고책 사냥의 재미도 만만치 않으니 이 유혹을 물리칠 수 없는 것이다. 물리치긴 왜 물리쳐? 즐겨야지. 그럴 것이 아니라면 아예 책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아무리 김영하 작가가, 책은 읽으려고 사는 것이 아니라 이미 사 놓은 책 중에서 읽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그래, 사 놓은 책 읽으려고 버텨보는 중이다.

 

그런데 이 생각에 반드시 시험을 거는 책이 등장한다. 이름하여 리커버 책. 

 

그동안 잘도 버텼다. 리커버로 나온 책이 몇 권 있었고, 지금도 리커버 책이 구매 의욕을 자극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만은 그냥 넘어가지 못하겠더라.  

 

당장 읽게 될 것 같지는 않지만, 역시 책은 반드시 읽으려고 사는 것은 아니다. 

 

안 살 수 없는 것이, 저자도 저자지만 역자가 몇년 전 작고한 신영복 선생이다. 그가 직접 그린 그림과 글씨도 한몫한다. 

 

내가 이 책을 언제 읽었더라...? 교회 청년부를 다니고 있을 때 친구 한 애가 아주 괜찮다며 내가 청하지도 않았는데 빌려주겠단다. 거절하기가 뭐해 그냥 좀 읽다 돌려줄 생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친구는 나 말고도 다음 타자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급적 빨리 읽고 돌려 달란다. 

 

예나 지금이나 나의 독서에 있어 최대의 난제는 책을 빨리 못 읽는다는 것. 400페이지 넘는 책을 그렇게 빨리 읽을 수는 없을 것 같아 친구 말대로 그렇게 괜찮다면 좀 읽다 아예 살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책이 나름 파격적이라고 생각했던 건, 보통의 1인칭 소설이 있을 수 있는데 이 책은 각각의 등장인물이 1인칭으로 자기 얘기를 한다. 그런 소설 기법이야 지금도 가끔씩 발견되긴 하지만, 그전엔 그런 기법은 처음 본다. 바로 그 친구는 그점을 주목하여 나에게 읽어 볼 것을 권했던 것이다. 

 

친구 말대로 나름 꽤 괜찮은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당시엔 신영복 교수가 누구인지도 몰랐다. 그냥 번역가인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그 책을 돌려줄 때 친구가, 괜찮지? 괜찮았지? 하며 동의를 구하는 걸 난 뭐 때문인지 꽤 시크하게 별로 좋은 소릴 안하고 돌려줘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문체나 내용도 꽤 괜찮았는데. 하나 흠이 있다면 너무 장중하고 무겁달까? 더구나 중국의 이야기다.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사건도 다 모르고 있는 판에 뭐 그리 남의 나라까지 했던 것 같다. 아무튼 그런 기법이 인상에 남아 나중에 한 번 사 봐야지 해 놓고 세월이 흘렀다. 

 

인연이란 게 꼭 사람에게만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다시 볼 책도 언젠가 꼭 다시 보게 되어 있는가 보다. 이렇게 리커버로 나오니 다시 사 볼 생각도 드니 말이다. 실로 몇년만이냐? 리커버의 위력이 새삼 무시 못하겠다 싶다. 뭐 그런 점에서 알라딘에게 고맙다고 인사라도 해야하는 걸까?

 

솔직히 리커버에 대한 불신도 없지 않았다. 괜히 리커버한답시고 가격만 올려 받는 건 아닌가? 그런데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 책 활자는 요즘에 비하면 약간 올드한 것 같기도 한데 그렇다고 못 볼 건 아니고, 어차피 리커버니까 불만은 없다.

 

아, 그런데 이를 어쩐다. 어제 책을 신청할 때, 알라딘에서 하는 1천원 적립금 특별 퀴즈를 거쳐야 하는 건데 잊어버리고 그냥 신청을 했다. 건망증이 갈수록  심해지는 것 같다. 뒤돌아서면 잊어버리니.

 

아, 글쎄, 며칠 전엔 엄마 케모포트 제거 수술 관계로 병원측과 통화를 했는데 집전화 번호를 묻길래 가르쳐준다는 것이 그만 먼저 집에서 살 때 번호가 생각나 그걸 대줬다는 것 아닌가? 그집 떠나온지가 이제 20년을 바라보는데 말이다. 전화 끊고 얼마나 웃음이 나던지. 그런 거야 뭐 그럴 수도 있다지만(그도 심각하긴 하다), 어떻게 1천원 적립금 특별 퀴즈를 까먹을 수가 있니?

 

그래서 허겁지겁 주문 취소를 하려고 했는데 알다시피 주문 취소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 결국 그 시간을 초과한 관계로 결국 1천원 받을 수 있는 기회는 영영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아.......

 

이런 거 선불로 말고 책 구입 후 나중에 서비스 받는 뭐 그런 거 좀 만들어 주면 안 되나? 원래 진짜 알라딘 램프의 지니는 뭐든지 주인이 원하는 건 다 이루어주던데...

 

그런데 말이다, 나의 기억에 문제는 또 하나가 더 있다. 이글을 쓰려고 이 책의 초판 기록일을 뒤졌다. 2005년이란다. 내가 이 책을 그 친구한테 소개 받은 건 90년 대 중반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말이다. 그렇다면...설마...? 그럴리 없을텐데... 내가 아무리 정신이 없다고 내가 읽어 온 책을 헷갈리고 할 정도로 기억력이 썩은 건 아닌데.          

 

이럴 땐 누구라도 붙들고 하소연이라고 하고 싶다. 지니야, 내 기억력을 돌려 줘!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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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09 17: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7-11-09 17:55   좋아요 2 | URL
전 리커버 정말 끌리는 책 아니면 안 산다고 했는데
저 책에 무릎꿇고 말았어요.ㅠ

아, 정말 천원 적립금 못 받은 게 왤케 안타까울까요?ㅠㅠㅠ

페크(pek0501) 2017-11-09 18: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첫 문장의 ˝가급적 책을 사지 않으려고 ... ˝
- 저도 그렇습니다. 가지고 있는 책이나 잘 읽자, 하고 다짐합니다.
하지만 사고 싶은 책의 유혹에 굴복하고 마는 때가 오곤 하죠.

천 원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쳐서 안타까우신 님의 마음이, 이 글에 써 넣음으로써 가벼워지시길... ㅋ

stella.K 2017-11-09 18:12   좋아요 1 | URL
속상해 죽겠습니다. 뭐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ㅠ
근데 어디서 2천원 적립금 당첨됐어요.
난 전혀 몰랐거든요.
그건 좋은데 순간 정신이...
이걸 두고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거죠?ㅋㅋ

니르바나 2017-11-09 18: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기억력은 전혀 이상이 없습니다. 안심하세요.
니르바나는 다만 검색할 뿐입니다. ㅎㅎ
이 책의 초판이 1991년에 출판된 걸로 나오는데요.
그때도 신영복선생님의 번역으로 다섯수레에서 출판했는데
뭔 이유로 초판을 2005년이라고 했을까 갑자기 그것이 궁금해지네요.^^

stella.K 2017-11-09 18:32   좋아요 0 | URL
오, 니르바나님!
반갑습니다. 잘 지내시죠? 고맙습니다.

초판이 1991년돈가요?
제가 잘못 봤나 봅니다. 그럼 그렇지. 하하.
니르바나님도 이 책 읽으셨죠?^^

2017-11-10 0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1-10 14: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7-11-09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다시 나온거 보고 감회가 새로왔어요. 아마 우리 20대때 한바탕 베스트셀러 광풍을 몰고 왔던 책이었고 저도 누구에겐가 선물 받아 읽었는데, 누구에게 선물을 받았는지도 기억 안나고, 내용도 가물가물해요 ㅠㅠ

stella.K 2017-11-10 14:13   좋아요 0 | URL
ㅎㅎ 맞아요. 이거 그때 베스트셀러였어요.
그럼 h님도 이번에 리커버 사셨나요?
이거 알라딘에서 인기가 많은가 봐요.
천부 뽑았다는데 저는 금방 절판될 것 같아
서둘러 한 부 장만했어요.^^

희선 2017-11-11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군가 읽어보라고 한 책이어서 더 기억에 남았나 보네요 저는 몇해 전에 우연히 이 책 봤던 것 같아요 보기는 했지만 어땠는지 생각나지 않습니다 그나마 읽었다는 건 기억해서 다행이지요 어떤 때는 책을 읽었다는 것도 잊어버려요 잊어버린 건 읽었다고 말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군요 적립금 얼마 안 된다 해도 못 받고 책 사면 무척 아쉽죠 저도 그런 적 있어요 마음이 급하면 그런 일을 저지르고 마는 듯합니다 천천히 해도 문제 없는데...


희선

stella.K 2017-11-11 13:37   좋아요 1 | URL
그러고 보면 책은 잊어버리라고 읽는 것 같습니다.
그나마 기억에 남는다면 전체적인 이미지나 내용이지
세세한 건 기억에 남나요?
전 이 책 문체가 젤 많이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그러게 말이어요. 그깐 천원 상관인데 이게 포기가 안 되더라구요.ㅎ

서니데이 2017-11-11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꼭 사고나면 적립금, 쿠폰 그런 것들 나중에 생각날 때 있어요. 금액과 상관없이 아쉬워요.^^;
이 책 알라딘에서만 리커버인데, 살지 고민되네요. ^^;



stella.K 2017-11-12 18:01   좋아요 1 | URL
저만 그런 게 아니었군요. ㅋ
그래서 잊어버릴까 봐 항상 염두해 두려고 하는데
그날은 정말 순간적이었어요.
알라딘에서 이런 사람들을 위해 후불 적립금 제도같은 거
만들면 얼마나 좋을까요?ㅠ

갈등되죠. 그래도 전 잘 넘겼는데.
이책은 추억도 있고 워낙 유명하기도 해서 그냥 샀습니다.
저는 이제 적립금이 바닥이라
좋은 책 리커버로 나와도 못 살 것 같습니다.ㅠ

cyrus 2017-11-12 21: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은 개정판이 나오면 구판 정보를 숨길 때가 있어요. 검색하는 책마다 달라요. 구판과 개정판 모두 공개된 책이 많은 편이에요.

stella.K 2017-11-13 13:19   좋아요 0 | URL
오랜만이야. 어디 좋은 데라도 다녀왔니?
그렇긴 한가 봐.
저 책 검색하면 옛날 구판은 안 뜨는 것 같더군.
워낙 유명한 책이라 리커버 금방 나갈 것 같은데
그렇지도 않은 것 같더라구.
 

 오전에 우체국으로부터 문자를 받았다. 등기로 물건을 배달할 거란다. '응...? 뭐 시킨 물건이 없는데...'

갑자기 뭔가 모를 기대감 스멀댔다.

'혹시...? 에이, 설마...'

 

블로그 활동을 하면서 적지않은 블로거들로부터 적지 않은 선물을 받았다. 그리고 그의 반 정도를 나도 선물이랍시고 했던 것 같다. 그럴 경우 꼭 놀라지 말라고 받으실 분에게 미리 예고를 하곤 한다. 그럼 또 받게될  때까지 기대리는 묘미가 남다른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어느 날 기대하지 않았던 사람으로부터 기대하지 않은 책 선물을 받는 꿈을 꾸곤 하는데 그꿈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래. 정신 바짝 차리자. 뭘 그런 걸 바라고 있니? 내가 베푼 적이 없는데. 꿈 깨!'

그랬더니 정말 깼다. 그러고 보니 강릉 사는 언니가 울엄마한테 보내는 물건이 있는데 아마도 그게 오늘 도착한다는 것일게다. 그러면 언니는 항상 엄마 휴대폰 전화번호를 쓰는 게 아니라 내 번호를 쓰곤 한다.  

 

드디어 우체국 아저씨 우리집 문을 두드리는데 헉, 저쪽에서 내민 물건이 엄마의 물건이 아니었다. 처음에 내가 꾼 꿈이 맞았던 것이다. 책 서프라이즈.!그것도 마태우스님의 책이다!

 

마태우스님 요즘 책 잘 내신다 했다.책 선물 받은지 얼마 안 됐는데 그새 두 권의 책이 더 나왔다. 그중 <서민 독서>가 배달된 것. 이렇게 받고 보니 반가운 건 나중이고 좀 당황했다. 나에게 보내 줄 일이 없는데... 그렇지 않아도 이책 궁금해서 한번 사 봐야지 했었다.

그런데 봉투를 뜯고 첫장을 열자 그 의문이 풀렸다.

 

 

 마태우스님의 친필 사인이야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일이고, 뭐라고 썼는지 보이는가?

스텔라 K님

님이 내신 독서 책에서

영감을 얻어서 이 책을

썼답니다. 감사드립니다! 

평생 남에게 피해나 안 입히고 살면 다행이겠다 싶은 내가 뭐 그리 대단하여 남에게 영감까지 미치겠는가?

 

작년에 내 책을 마태님께 보내드릴 수 있게 되서 얼마나 다행이던지. 원래 책은 책으로 갚는 것이 가장 좋은 법인데, 그동안 마태님께 책을 받을 때마다 약간의 부담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리고 보내드린지 얼마되지 않아 읽고 많은 도전이 됐다라고 하셔서 난 그게 그냥 인사치레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나 보다. 책을 잘 받았노라고 문자를 보내드렸더니, 내 책을 읽고 내 문체까지 따라하게 되었고 한다. 음? 문체꺼정...? 그게 뭘까? 사실 그동안 독서에 관한 책은 여기 저기서 많이 나왔고 마태님 정도면 벌써 나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 때문에 나오기도 했다니 놀랍다.

 

물론 내가 책에 독서에 관한 생각을 잠시 언급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나 같이 지명도 없는 사람이 독서에 관해 얘기해 봤자 얼마나 먹히겠는가?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 역시도 책을 보면 목차를 먼저 보곤한다. 그런데 마태우스님의 책은 독서에 관해 상당히 광범위하게 다룬 것을 볼 수가 있다. 내 책과는 비교가 안 된다(오히려 비교를 한다면 이동진의 책은 아닐까?). 하긴, 마태우스님이야 워낙 여러 권의 책을 내셨고, 나는 이제 첫 권이다(두번째 책은 언제 나올지는 나 자신도 모른다). 어쨌거나 첫 권치고 그 정도 나오면 훌륭한 거 아닌가? ㅋ  

 

책을 내고 딱 한 달 간 좋았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1년이 훨씬 넘었다. 이대로 잊혀지겠지 했는데 이런 반전이 있다니? 아, 인생은 정말 알 수가 없다. 

마태님 덕분에 오늘을 기억할 수 있게 되어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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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책한엄마_mumbooker 2017-10-24 22: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읽고 보니 따뜻해요.^^
서로 오고 가는 정-
아름답습니다.
^^
스텔라님 책 이름 참 좋아요.
책에는 수명이 없잖아요.
이렇게 스텔라님 책도 빛을 다시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stella.K 2017-10-25 15:19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그런데 꿀꿀이님은 몸은 잘 회복되고 계신가요?
조카도 잘 크고 있죠?ㅎ

레삭매냐 2017-10-24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부터 읽기 시작했습니다.
마태우스님의 글이 쑥쑥 읽히네요...

문제는 로베르트 제탈러의 <담배 가게
소년>을 입수하야 절반 정도 읽고서
후순위로 밀렸네요.

stella.K 2017-10-25 15:17   좋아요 0 | URL
오, <담배 가게 소년> 재밌나요?
처음 들어 보는 작간데 왠지 흫미로울 것 같습니다.

저도 마태님 책 얼른 읽어야겠습니다.
지금 읽는 책 마치는대로...^^

2017-10-25 0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0-25 17: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10-25 15: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민 독서>를 구입하면 누님 책 옆에 꽂아두어야겠어요. ^^

stella.K 2017-10-25 15:58   좋아요 0 | URL
오, 그거 좋은 생각이다.
그런데 내 책 네 방 좋은 자리에 꽂아 있나 보다.
오래된 책은 구석으로 밀리는 법인데.
기분 좋다.^^

서니데이 2017-10-25 17: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사인은 잘 모르고 보면 말풍선 같은데, 아마도 *** 중의 하나이겠지요.^^
저도 곧 읽으려고요.
점점 겨울에 가까워지는 날씨예요. 감기 조심하시고, 좋은 저녁시간 보내세요.^^

stella.K 2017-10-25 17:37   좋아요 1 | URL
이런 추워지는 날이 책 읽기 좋은 때인데 말입니다.
옛날엔 추워지면 할 일이 많지 않으니.
근데 요즘엔 밤에도 할 일이 많아요.
전 책 대신 드라마를 보죠. 그게 문제입니다.ㅠ

서니데이 2017-10-25 17:39   좋아요 1 | URL
저도 드라마 좋아해요. 요즘 저희집은 뉴스보다 드라마를 더 많이 보는걸요.^^
그게 저도 문제예요. 그러면 안되거든요.^^;;

stella.K 2017-10-25 17:41   좋아요 1 | URL
ㅎㅎ 드라마를 좀 재미없게 만들어야 하는데
틈을 안 줘요.ㅠㅋㅋㅋ

서니데이 2017-10-26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다섯 시가 이렇게 빨리 돌아오네요.
어제 손글씨를 쓰려고 김지안 작가님의 책을 읽었고, 오늘은 서민 교수님의 책도 읽고 있습니다.
두 책은 서로 다른 느낌이지만, 서로 좋은 기운을 나누시는 것 같아요.
저녁이 오기 전부터 바람이 차갑습니다.
stella.K님, 따뜻하고 좋은 저녁시간 보내세요.^^

stella.K 2017-10-26 17:59   좋아요 1 | URL
아유, 많이 다르죠. 감히 비교나 되나요?
조끔 다른 게 있다면 저는 감성이 충만하다는 정도...?!ㅋㅋㅋ

서니님도 따뜻한 저녁 보내요.^^

transient-guest 2017-10-27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부럽습니다.ㅎㅎ 알라딘 원년(?)멤버라는 것도, 한국에 계시면서 교류하시는 것도..ㅎ

stella.K 2017-10-27 14:02   좋아요 1 | URL
ㅎㅎ 그렇죠. 저는 알라딘이 처음 블로그를 만들 때부터 활동을 했고,
마태님도 같은 시기에 활동을 하셨던 분이라 초기에 오프에서
두어번 뵙기도하고 나름 재미있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예전에 비하면 그 강도가 옅어진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여기만큼 교류가 좋은 곳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님도 태평양 건너에 계신다고 외로워 마시고 자주자주
알라딘 서재와 접속해 주세요.
그러다 보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릅니다.^^

페크(pek0501) 2017-11-02 13: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그런 일이... 그건 영광스런 일입니다요. 상대가 누구가 되었건 님 덕분에
누군가가 영감을 얻어 책을 내셨다니 말이에요. 게다가 인기쟁이 마태 님이라면 더욱...
축하드립니다, 스텔라 님! ㅋㅋ

2017-11-02 16: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1-03 13: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03 08:1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