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서재 - 어느 중국 책벌레의 읽는 삶, 쓰는 삶, 만드는 삶
장샤오위안 지음, 이경민 옮김 / 유유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고양이 학자의 독서편력.

 

내가 한참 독서에 관련된 책을 찾아 읽을 당시만 해도 조선시대의 독서가를 다룬 책이 참 많았다. 어렵사리 구하게된 한 권의 책은 집안의 신주단지가 되어 필사하고 또 필사했던 이야기가 많았고 거기서 전해지는 애뜻함과 경건함,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 자주 찾아 읽곤 했다. 그외 기억나는 것은  한 권의 책을 통해 삶의 변화를 그린 『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잭캔필드.리더스북  . 2 007. 들이 제법 관심받기 시작했던 때였다.

 

 

그런데 오늘날엔  애서가와 장서가들을 다룬 책들이 참 많다. 한 편으론 초고속으로 변해가는 사회 현상에 대한 반증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고, 다른 한 편으론 자신을 책에 관한 쇼핑 중독자라고 밝힌 빨책 이동진씨처럼( 1만권의 장서를 보유한 일화는 유명하다 (『밤은 책이다』예담.2011) ) 이것도 하나의 사회병리현상이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물론 나를 포함해서.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 뿐아니라 멀고도 가까운 나라 중국에서도 볼 수 있다. 『고양이의 서재』 저자 장샤오 위안은 레일 책장을 겸비한 3만권의 장서로 꽤나 유명한 사람이라고 한다. 과학사학자, 천문학자, 성(性)학자, 번역가, 편집자, 서평가등 다양한 이력을 가진 그의 책을 읽다 보니 책에 대한 사랑 내지, 집착과 소유욕은 시대와 국경을 넘어 인간사엔 빼놓을 수 없는 문화사가 아닌가 싶다. 이 책은 유년기시절부터 책과 함께한 저자의 독서편력을 다룬 이야긴데, 특이점은 독서를 통해 삶을 확장하고 즐기는 삶속에서  게으른 고양이가 되어 3만권의 장서 사이에서 유유자적한 삶을 꿈꾸는 엉뚱함에 있다.

 

 

저자의 책에 대한 사랑은 문혁(문화대혁명기)시절 금서에서 시작되었다. 주변에  책이라고는 마오쩌둥과 루쉰 뿐이였던때 우연한 계기에로 읽게된 『서유기』와 『삼국지연의』를 통해  책을 읽는 짜릿한 즐거움을 깨닫고, 부모님의 도움으로 고전과 인문서를 탐스럽게 읽기 시작했다. 책을 구하기 어려웠던 시절인 만큼 친구들 사이에서 책의 통로가된 저자는 들판을 달리는 한 마리의 말과 같이 거침없이 읽고 또 읽었다. 세익스피어, 톨스토이, 『서상기』등 고전 문학에 심취하여 격률을 짓는가 하면, 전기 기사 시절엔 남몰래 읽은 『매화보』에 빠져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대국을 연구하는 모습으로 그가 전형적인 책벌레임을 알게한다. 사상기 해방기에 맞은 대학시절엔 전공분야외의 책을 탐스럽게 읽어 친구들에게 빈축을 사기도 하지만, 훗날 그의 독서편력은 그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그런데 정말 특이하게도 저자가 읽었던 책들 다수가 중국어 문화권의 책이라 알수 없음에도 거부감이 들지 않았던건 한 뿌리에서 오는 익숙함인가 싶어 웃어보기도 했다.

 

 

유희록(遊戱錄).

 

 

내게 독서의 유희를 맛보게 해준 이는 조선의 18세기 실학자 이덕무였다. 평소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던 탓에 사람들은 그를 가르켜 간서치(看書痴). 책만 보는 바보라고 놀렸지만, 그는 이 별명을 무척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서자 출신에 변변한 직업이 없었던 그가 방의 삼면으로 들어오는 햇살에 의지해 책을 읽었던 일화로 책에 대한 애뜻함을 선사했지만, 일찍이 그가 깨달은 '책을 읽으면 유익한 네 가지'는 책이 깊고 풍부한 지혜의 산물을 넘어 희노애락의 기쁨을 맛볼 수 있음을 알려주었다.

 

첫째. 조금 배고플 때 책을 읽으면 소리가 두 배로 낭랑해져서 책속에 담긴 이치와 취지를 잘 맛보게 되니 배고픔을 깨닫지 못하게 된다. 둘째, 조금 추울때 책을 읽으면 기운이 소리를 따라 몸 안으로 흘러 들어와 편안해져 추위도 잊을 수 있게 된다. 셋째, 근심걱정으로 마음이 괴로울 때 책을 읽으면 눈은 글자와 함께 하나가 되고 마음은 이치와 더불어 모이게 되니, 천만 가지 생각이 일시에 사라져버린다. 넷째, 기침이 심할때 책을 읽으면 기운이 통하여 막히는 것이 없게 되니 기침 소리가 순식간에 그쳐버린다.『책에 미친 바보』이덕무산문선. 미다스북스.2004

 

여기서 더 나아가 장샤오 위엔의 독서 유희는 부제 '어느 책벌레의 읽는 삶, 쓰는 삶, 만드는 삶 '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읽고, 쓰고 만드는' 완전함에 있다. 루시, 장칭디, 인옌량, 거거 선생님의 만남으로 동서고금의 책을 읽는 기쁨을 만들었고, 필요한 책이 있으면 도서관이나 서점으로 달려가 책을 발견하여 읽는 기쁨으로 애뜻함을 느껴보기도 했다. 여유 시간이면 서재에 앉아 읽고 싶은 책들을 마음껏 꺼내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삶이야 말로 '부자'라고 생각하는 저자가 호기심에 이끌려 성학자가 되어 글을 쓰게되고, 그게 인연이 되어 서평가 이자 편집자, 저술가 등의 다양한 활동 영역으로 넓힐 수 있었던 것은 결코 우연으로 빚게된 결과는 아니라는걸 깨닫게 한다. 인상적인것은 우리나라에서 찾았다는 최남선의 『삼국유사』인데 책을 찾게된 경로만 짧게 언급되어 있어  아쉬움으로 남았다. 내게 18세기의 실학자 이덕무가 부족하며 절제된 읽기의 유희를 선사했다면, 21세기의 학자 장샤오 위엔의 읽기는 인연을 만들어내고, 끊임없는 배우고 익히며 쓰는 삶이야 말로 완전한 독서의 유희임을 일깨워 주었다. 

 

 

책이라는 문. 독자라는 열쇠.

 

가끔 책에 답이 있나요? 라는 질문을 하는 사람들을 본다. 이에 대한 나의 답은 책에는 분명 답이 있다는 것이다. 장샤오위엔이 독서를 통해 자신의 삶을 확장했던 것도 책이라는 문을 열수 있었던 것인데 중요한 것은 장샤오위엔이라는 열쇠가 자신의 문을 제대로 찾았다는 점이다. 일례로 신문사에서 근무하던 박시백 저자는 역사서의 부족함을 깨닫고 『조선왕조실록』을 편찬을 할 수 있었던것도,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유홍준 교수님이 기나긴 시간동안 『나의문화유산답사기』시리즈를 편찬한것도 모두 자신에게 맞는 문을 찾아 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책은 하나의 문이며, 독자는 하나의 열쇠가 되는 셈이다.  장샤오위엔은 누구나 갖을 수 있는 호기심을 무기로 독서를 통해 끊임없는 사유를 할때 비로소 자신에게 딱 들어맞는 문을 찾을 수 있으며 학습을 통할때 비로소 문이 열리고 자신에게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여담이지만, 유유 출판사의 책은 언제나 그렇듯 아담한 사이즈에 재생용지를 사용한 점이 참 좋은데 이 책엔 눈에 띄는 점이 몇가지 있다. 바로 표지에 깜찍한 고양이의 그림, 낱장마다 고양이의 손톱자국 그리고 책의 뒷 표지에 앙증맞은 물고기를 그려넣은 세심함이다. 요즘처럼 표지를 획일화 시켜 독자에게 혼란을 주는 경우가 참 많은때에 낱장까지 살피는 세심함으로 독자에게 성큼 다가서는 모습이 좋아 여기에 몇자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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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15-02-03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제 시작해요 해피북님~^^
 
느릿느릿 배다리씨와 헌책수리법
배다리씨와 한미서점 지음 / 6699press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책을 검색하다 보니 요런 재미있는 책을 발견했다. 이 책은 배다리의 헌책방 거리에서 열린 ' 느릿느릿 배다리씨와 헌책 잔치'에서 현장에 마련해 두었던 '헌책을 위한 응급 수리법'을 새로이 엮어 낸 책이다. 자칭 '헌책방 요정'이라 불리우는 배다래 씨는 헌책을 매개로 사람들과 '느릿'한 대화속에 따스함과 울림을 만들어내는 일이 좋아 헌책 수리법이란 책을 만들었다고.

 

흰색 띠지에 분홍 바탕의 색지가 이쁘긴 한데 책의 보관이 지극히  걱정스럽다. 사랑의 비너스 처럼 막 탄생되어진 책을 덩그러니 받아든 느낌으로 표지가 따로 없어 책등이 그대로 노출 되었고, 표지가 없으니 맨 종이가 표지 역할을 대신하고 있어 찢어질것만 같아 급하게 표지를 입혔다. 원래 아스테이지로 표지를 입혀 보관하는 취미를 갖긴 했지만, 이 책부터 응급처치 해야하는게 아닐까 싶은 걱정이 앞선다. 혹시 연습용으로 사용해보라는 저자의 깊은 의도인가?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표지가 더러워진 책, 물에 젖은 책, 찢어진 책등, 뜯어진 낱장, 무적 책 커버 만드는 방법이 소소하게 담겨있다. 그런데 실용서라 그런지 알라딘에서 조차 미리보기를 제공하지 않아 사진 올리는게 조심 스럽다. 그래서 살짝만 올려본다.

 

 

책의 중간 중간엔 헌책을 사랑하는 배다래씨의 인터뷰가 들어있는데 책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느낄 수 있어 흐믓한 마음이 들고, 책을 읽다 보면 응급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자주 발생하기에 한 권쯤 집에 두면 좋을것 같아 구입해 보았다. 특히나 오직 알라딘에서만 판매하는 리미트드에디션 이라는것이 매력이라 구입해 보기도 했다.

 

그러나,  누누히 말하지만, 안경을 착용하고 있는 사람의 입장을 대변하여(대변해도 될라나?) 한 해가 갈수록 시력이 급격이 저하되는(한 글자씩 써내려갈때마다 눈물이 앞을 가린다) 입장으로써 책의 재질에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 (이하 많은 출판사들에게 바라는점) 일단 형광등 아래서 책을 읽기 시작하면 반사되는 반딱이는 종이, 눈보다 새하얀종이, 색깔이 들어간 종이는 모두 독서의 적으로 간주한다. 그러니 눈의 부담을 이겨내고 책을 읽어야하는 독자의 눈까지 사랑으로 보듬는 출판사가 되어주길 간절히 바래본다.

 

더불어 상황에 맞는 수리법을 번호 순으로 설명하고 있어 어렵지 않게 따라할 수 있지만, 다루는 내용도 많지 않고, 사진을 칼라로 넣지 않아서 제대로 수리가 되었는지 육안으로 확인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가격이 높게 책정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혹시 제판이 된다면 .. 독자의 눈을 보호하는 센스, 선명한 사진, 촘촘한 구성으로 알찬 배다래씨로 만날 수 있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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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01-27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좋아요!! 저도 도서관의 책이 너무 낡아
위태위태하면 손질해서 반납하거든요..
디자인은 못바꿔도..커버정도 해주는거면 가능하니까요.

해피북 2015-01-27 22:30   좋아요 0 | URL
우와!! 그장소님은 심성이 정말 고우시군요^^ 손질해서 반납도 해주시구 ㅎㅎ 오늘 구독하는 신문에 `책살려`란 기사에는 책들의 수난에 대해 다룬 이야기였거든요. 거기에 책을 함부로 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도 있었는데 그것에 비하면 그장소님은 상을 받으셔야겠어요!! 정말 멋지세요 ㅎㅎ

[그장소] 2015-01-27 22: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책을 좋아하면 그래야 하는건줄 알았어요. 참 별난 사람들 많아요.
책에 나름의 표식을 삼는 사람들..아..지긋지긋해요.
그 럼..다녀감의 표식이 되는지..
일종의 트로피인지..온갖 이물질과 싸우는
책을 만나면
속상해서..진짜... 저는 무인 반납기에 투척을 못해요.상처나는 게 무서워서..차거운 쇠박스고 안에 어떤지 모르잖아요..가장 밑까지 뚝.떨어지는게 제일 끔찍..제 살이 쓸리는것 같아서..
엄살 심하죠..암튼..책을.아껴봐요..도서관것이든
제 책이든..

해피북 2015-01-27 22:42   좋아요 1 | URL
북플을 하면서 많이 느끼는 거지만, 책을 정말 아끼고 사랑하시는 분들이 참 많구나 싶은 생각이 들고 그장소님 말씀을 듣고 좀 반성하게 되는 부분이 생겼어요. 저는 도서관에가서 반납기에 투척을 몇번 했거든요 ㅜㅜ 바닥에 부딪치는 울림이 좀 신경쓰이긴 했지만, 바쁘다는 핑계로다가 ㅜㅜ 앞으론 저도 반성하며 조심히 살살 다뤄야겠어요 ㅎㅎ 도서관이든 제 책이든 말이죠 ㅋ

[그장소] 2015-01-27 22: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전 좀 심하다고 말 들어요..ㅠㅠ;
제 오라비(라고쓰고 형이라고불러요)가..야..넌 진짜..에..이..너무심해~하며 고개를 절레절레..저 때문에 한 일년간 제 집에 와있었는데..도서관에도 꼬박 같이 다녀주고요..반납기에 못넣게 지켜보거든요.귀찮아도 꼭 들어가서 반납하라고.ㅎㅎㅎ

해피북 2015-01-27 22:57   좋아요 1 | URL
ㅎㅎ 저두 신랑(이라 쓰구 아들이라고 읽는)이 책 위에 물건 두면 핀잔주구 함부로 못하게해서 좀 별라다고 하는데 ㅋㅋ그장소 마음님이 전 와닿아요 ^~^

[그장소] 2015-01-27 23: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럴때..동지를 만난듯 캬~~ 하며 손바닥 치며 깡총깡총 뛰고 빙빙 돌아줘야 하는데..아쉽..쩝!

해피북 2015-01-27 23:45   좋아요 1 | URL
아쉬운 마음대로 함께 돌아보아요ㅋ 비록 한 밤중에 미친뇨자 소리 듣겠지만요ㅋㅡㅋ

[그장소] 2015-01-28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아쉰데요?? 아기같아 ..ㅎㅎ
촛불을 꼭 아가가..끄는 거예요..^^
손벽치고.아..여기 야나님 방 인줄..알았네요..ㅎㅎ 전 좋은데..참 무슨책을 좋아하시는지.. 아직 서재까지 못가봐서요..

보슬비 2015-01-29 11: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옛날에는 정말 책을 구입하면 책비닐을 싸서 보관했는데, 요즘은 그냥 읽게 되는것 같아요. 정말 도서관에서 너무 지저분한 책을 보면 별로 읽고 싶은 책이 들지 않긴해요. ^^

위에 댓글들을 보니 그장소님 정말 대단하시네요. 전 가끔 반납 귀찮아서 신랑 아침 운동할때 무인반납기에 반납하라고 주는데 갑자기 미안해졌어요. 특별한일이 없다면 무인반납기보다는 직접 반납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해피북 2015-01-30 01:31   좋아요 0 | URL
맞죠! 그 장소님 정말 대단하세요 ㅎ 저두 많이 배워야 겠어요ㅋ

[그장소] 2015-01-29 2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여기말고 한참 인천살때 기억.
저와 우연하게도 꼭 같은 책을 보는..아니죠..제가 그.를 쫓는다 해야 맞는걸거예요..꼭 내 앞에 서 먼저 저보다 그책을 보더라고..반드시 흔적을 남기고요.
같은 라인의 책을 어느날은 먼저봤는데 깨끗해..다음에 가보니 또.예의 그 흔적들
이상한 책 사이사이 이물질을 넣어놔요.
코판것.머리카락..이상한 헤어.뭉친기름같은..으...첨엔 멋모르고 편한자세로 책보다가 아주 기겁을 했었요..
요소요소 갈피마다 요령껏 잘도 끼워놨더군요..그 후론 책대출하면 일단
집에와 화장실 ..헤어드라이기로 책장을 드라이기로 낱낱이 훝어요.일일이..점검한후
..책을 펴요..그래도..안볼순 없어..인천에 도서관이 몇군데있는데 다 돌고 그나마 가장 빠른곳이라..울며 겨자먹기거든요..
그때부터..그래서 인천이랑 광주 도서관 양쪽을 둘다 이용했어요.이주에 한번씩.
대출기한이 이주니까 ..남편아이디까지해서 열권씩..한달에 많으면 삼십권 못함 이십권..더 부지런떨면 사십권까지..미친듯..봤네요..책을..잠을 못자서..낮엔 애랑 놀고 밤엔 책이랑.

해피북 2015-01-30 01:33   좋아요 0 | URL
으~~ 정말 너무하신분이 군요! 저는 책에 자꾸 머리카락하고 음식물 묻은 손으로 종이에 자국 나 있어도 조금 불쾌했는데ㅠㅜ 그리구 상당한 독서력이세요 ㅋ

[그장소] 2015-01-29 21: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책을 보니 아이도 일찍부터 책보는게 자연스럽고 도서관이 놀이터같았어요.놀이방안가고..도서관이 놀이방.살금살금 .정숙..그게 몸에 베더라고요..어린애인데..책보는거 좋아라하고..

2015-01-30 0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5-01-30 01: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공부하라고 안하는데..알아서 책찾아보니..기특해서...예뻐요.^^
팔푼이 엄마..
그 사람..잡아냈어요..결국 사서와 합심해서.. 같은책좋아하는 사람이라니...정말 속상했어요..ㅜㅜ

해피북 2015-01-30 01:42   좋아요 1 | URL
한번쯤 말해줄 필요 있다고 생각해요 함께보는 책이니까요ㅎ 그리구 아이가 이쁜건 당연한거예용ㅎㅎ^~^

[그장소] 2015-01-30 01: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해피북님 밑에 좋아요 표시 하기 왜 제가 누르면 화면이 넘어가죠?^^; 손가락..그렇게 안두꺼운데..으~ 터치폰 시르다 ..ㅎㅎㅎ
감사하다고 인사하는 거예요..^^

해피북 2015-01-30 01:48   좋아요 1 | URL
북플이 자꾸 튕기는게 아닐까요 ㅎ 저도 방금 하얀화면만 떳거든요ㅋ

[그장소] 2015-01-30 0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때는 육아가 너무 힘들어서 정신적으로 도망 갈 곳이 책 밖에 없어서.. 미친듯이 읽었던것 같아요.
잠도 안오고..못자기도 했고..제..불면증이 좀 유별나서 그랬죠..뭐.

해피북 2015-01-30 01:53   좋아요 1 | URL
오늘 페이스북에 보니 독서가 스트레스에 도움 된다는 글을봤어요 ㅎ 그때의 독서내공이 상당히 느껴져요ㅋ

[그장소] 2015-01-30 0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플 서버 어떻게..안되나..도무지 안정될 기미가..안보여요..ㅎㅎㅎ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쓰니..그럴테지만요..

해피북 2015-01-30 01:53   좋아요 0 | URL
맞아요 가끔 튕기고 ㅠㅜ ㅎㅎ ㅇ

[그장소] 2015-01-30 02:15   좋아요 1 | URL
내공까지야..^^ 읽는 버릇은 어려서
부터...있던건데요. 초등학교(라고 쓰고 국민학교 라고 부르는)다닐때..학교 도서관이..크지 않았는데 교실 하나요.3학년때부터
하도 드나드니까..그때껏 학교서 대출이라는 걸 해가는 친구들이 없었데요.매일 책을 정말 가방이 미어 터지게 빌려 서는 다녔어요.
4 학년되니 담당선생님이 아예 도서관 일지랑 열쇠를 제게 주셨어요.알아서 하라고.졸업때까지 몽땅 다 읽은..게 ...학교 역사예요.푸핫

해피북 2015-01-30 13:28   좋아요 0 | URL
헐! 대단한데요!ㅎ 도서관 책을 몽땅 읽으셨다니요 그장소님께 배워야할 일들이 한 두개가 아니예요 ㅎㅎ

2017-05-02 0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03 08: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루 한자 공부 - 내 삶에 지혜와 통찰을 주는 교양한자 365 하루 한 공부
이인호 지음 / 유유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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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책을 읽다가 생기는 불편함 때문 이였다. 책을 놓고 사전을 뒤적이다 보면 집중력도 떨어지고 슬슬 찾아드는 귀찮음 때문에 그냥 대충 생각하고 넘어가버리는 일이 많아 지면서 한자의 필요성을 느꼈다.

 

 

처음 시작한 책은 『꼬불꼬불 한자 쉽게 끝내기』 이래현. 키출판사 였는데 한자가 만들어진 원리를 통해 익힐 수 있도록 구성한 내용이 마음에 들어 한동안 한자를 열심히 익힌 기억이 난다. 그러나 공부를 하다보니 원리에 의한 풀이도 많았지만, 생긴 모양을 풀어 설명하는 부분이 좀 억지스럽다는 생각이 들면서 더 이상 진도를 나가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일 못한 사람이 연장 탓 한다는 말처럼 암기가 힘들어진 탓을 해본건 지도 모르겠다.

 

 

무튼 그렇게 멀어졌던 한자 공부는 늘 마음 속 한켠에 남은 응어리 같았다. 한자만 술술 풀리게 된다면 내 앞에 놓일 무궁무진한 가능성들 (일본어, 중국어, 한시, 역사)을 생각해볼때 삼킬수도 뱉을수도 없는 미련이 늘 따라 다녔다고나 할까? 그러던중 유유 출판사에서 나온 『하루 한자 공부』를 서점에서 발견하고 쭉 훑어보고 왔는데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어원을 풀이한 부분이 머리 속에 맴돌면서 책을 사지 않았던 것이 좀 후회되었다.

 

'실-사() 와 단 (彖)이 합했다. 단(彖)의 윗 부분은 '돼지머리- 계'()이고, 그 아래는 '돼지- (豕)이다. 따라서 연(緣)은 끈으로 돼지를 묶은 모습인 것 같다. 다만 계()의 초창기 글꼴이 돼지를 잡아 걸어 놓은 모습이므로 ()의 본뜻은 '돼지를 잡아 끈으로 묶어 걸다'가 아닐까 추측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주위 혹은 둘레를 묶거나 감싸다'는 뜻만 남았다. 이로부터 일정한 범위로 묶인 관계를 가리키게 되었다. 혈연(血緣),지연(地緣), 학연(學緣).... 등이 곧 그런 뜻으로 쓰인 것이다' 1월 26일 자. 緣 (가선- 연)

 

 

이 책의 특징은 한자가 형성된 원리에서 부터 출발하여 오늘에 이르는 연관된 한자들 까지 두루두루 살피는데  하루에 한 자씩 학습할 수 있도록 날짜별로 구성했다는 점과 눈으로만 익히고, 억지로 외워 한방에 끝내보려는 한탕주의 마음갖음을 경계하고, 눈으로 보며 입으로 익히고, 귀로 들으며 손으로 써보는 활동을 통해  즐겁게 학습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아마도 학생들을 가르치시는 교수님의 내공에서 어울어진 가르침이 아닐런지 짐작해 보았다.

 

 

얼마전 책을 읽다보니 1월 3일자의 밸- 태 (台)라는 한자에 궁금증이 생겨 출판사에 문의한 적이 있다. 현재 사용되는 台(태)는 '별자리' 혹은 '기쁘다'라는 뜻으로 사용하는것에 반해 책에는 아이밸 - 태 라고 설명된 점이 궁금했던 것인데 뜻밖에도 친절한 답변을 얻을 수 있어 이곳에 잠깐 소개한다.

 

세심하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질문입니다. '밸-태'(台)는 '아이 밸-태'의 준말로 쓴 것입니다. 이 ‘태’(台)는 ‘아이 밸-태’(胎)의 초기 글꼴이라는 것이지요. 물론 세월이 흐르면서 별자리, 기쁘다, 태풍, 높고 평평한 누대(樓臺), 탁자 등등 다양한 뜻으로 확장되어 쓰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초창기 글꼴은 ‘여자가 아이를 밴 모습’(즉 태아)이기에 ‘아이 밸 태’, 편의상 줄여서 ‘밸-태’로 쓴 것이니 독자께서는 ‘아이 밸 태’로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한편 태(怠)는 산모가 아기를 낳으며 힘을 많이 쓴 탓에 지쳐서 축 늘어졌다는 뜻입니다. 에너지가 소진되었으니 당연히 힘이 없어지고, 힘이 없으니 허약(虛弱)해지고 행동마저 느려지는 것이죠. ‘약하다, 느리다, 지치다’의 뜻은 이로부터 나온 것입니다. 그러므로 태만(怠慢)이라고 할 때는 ‘게으르다’의 뜻이지만, 나태(懶怠)라고 할 때는 ‘느리다’의 뜻입니다. 권태(倦怠)가 무슨 뜻인지 아시지요? 지쳐서 매사에 시들해지는 것이죠. 의욕이 약해지고 행동마저 느려지는 것입니다. 엄마가 아기를 낳은 후에 어떤 표정인지 youtube에서 한 번 찾아보세요. 갓난아기를 바라볼 때 기쁨과 안도감도 잠시이고 그간 힘을 쓰느라고 지쳐서 곧바로 나른해지며 단잠에 빠져듭니다. 바로 위의 그 태(怠)입니다. 한자 공부에 많은 발전 있으시길 빕니다. 감사합니다.

 

 

답변을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는 한자의 의미를 넘어 근원(뿌리)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발견하지 못한 재미를 찾을 수 있고, 술술 풀어주는 이야기 형식이라 이해하기 쉽다는 점이 매력적이란 생각이다. 이왕 유유 출판사 이야기가 나왔으니 몇가지 칭찬하고 싶은 부분이 더 있는데 그 하나는 유유 출판사의 책들이 재생 종이로 만들어졌다는 점으로 일단 눈이 덜 피곤하다는 점(안경을 착용한 사람에게는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다), 펄럭 일때마다 훅 끼쳐오는 종이 냄새 때문에 자주 손이 간다는점, 미니백에도 쏙 들어가는 사이즈라 휴대가 용이하다는 점 그리고 책 뒷 표지를 책갈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 놓은 점이다. 그런면에서 딱 하나 아쉬운 점은  책갈피처럼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의 여백에 365개의 한자를 적어놓았더라면, 학습하는 입장에서는 자주 눈에 익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기는 셈이였는데 고 부분이 좀 아쉬움으로 남는다. 무튼 저자의 말처럼 작심 삼일로 끝나는 한자 학습이 아니라, 욕심 부리지 않고 하루에 한자씩 알뜰히 학습하여 배움에 진전이 있는 그런 한 해가 되길 노력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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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1-27 21: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이력서에 스팩 하나 더 채우려고 한자검정시험을 공부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너무 그쪽에 시간을 많이 들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솔직히 신문에 나오는 한문을 이해하기 위해서 3, 4급 한자까지 알면 충분할 것 같아요. 요즘 해피북님은 유유출판사 책에 관심이 많으시군요. 주변에 이런 좋은 출판사를 알는 분들이 많아서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고양이의 서재>라는 책도 나왔더군요. ^^

해피북 2015-01-27 21:52   좋아요 1 | URL
맞아요 3급 정도만되두 불편함이없을텐데 ㅋ 부지런히 노력해야 겠어요ㅋ 그리구 고양이서재는 오늘 도착했다는ㅋ알라딘에서 어제부터 판매 시작해서 오늘 받았는데 유유출판사가 좋아 책을 구입하는것 보다 책이 좋아 사다보니 유유 출판사가 많아지는것 같아요^~^ 특히 사이즈 냄새 그리구 다루고 있는 분야가 제 관심사랑 겹쳐서 ㅋ 고양이 서재 역시 애서가의 책이야기라 냉큼 구입했답니다 ㅋ

봄덕 2015-01-28 00: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자 공부, 급수시험에 저도 딱 한 번 도전 한 적이 있어요.
취미로라도 꾸준히 공부한다면 언어 이해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예전 책들을 조금씩 들춰보고 있답니다.암튼 파이팅입니다!!^^

해피북 2015-01-30 01:2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ㅋ 저도 여러번 시험 보려고 했는데 자신이 없어서 잘 안되더라구요ㅎ 올 해는 요 365개라도 마스터를 ^~^ㅎㅎ

수이 2015-01-28 07: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자 너무 몰라서 뒤늦게라도 서서히 공부하고 있는데 마땅한 책을 못 찾고 있어서 무식하게 그저 쓰고 외우고 있었어요. 지금이라도 이 책 알게 되어 감사한걸요.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감사해요 해피북님 :) 꼬불꼬불 한자 쉽게 끝내기_부터 시작해야겠어요.

해피북 2015-01-30 01:30   좋아요 0 | URL
옷 야나님도 한자 공부를 ㅎㅎ 꼭 올해 야나님도 한자를 마스터하시길 바래요 ㅋ
 
키다리 아저씨 클래식 보물창고 2
진 웹스터 지음,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추리와 로맨스 그 절묘한 만남.

 

한때 복고풍문화를 선보였던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 빠져 열광 한 적이 있다. 벌써 21년 전이 되어버린 그 시절. 디지털보다 아날로그에 익숙했던 사람들에겐 꽤 인기가 많았던 드라마였는데 가장 흥미를 끄는 것은 주인공 ‘성나정’의 신랑은 누구일까 라는 추리적 소재를 가미하여 드라마가 종영할 때 까지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는 것이다. 결국 정우라는 인물로 밝혀지면서 까마득했던 청춘에 대한 기억과 첫 사랑에 대한 향수로 즐겁게 시청했던 기억이 난다.

 

 

 

소설 『키다리 아저씨』를 읽으며 이 시대에서 선보이는 추리와 로맨스의 모티브가 바로

 

 이책에서 시작되었음을 짐작하게 되었다. 소설은 19세기를 배경으로 존 그리어 고아원

 

에서 성장한 17살의 소녀 주디(제루샤 애벗의 애칭)가 후견인의 도움을 받아 대학에 입

 

학하게 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성장소설인데, 소설의 소재를 살펴보면 곳곳에

 

숨어든 재미의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 자신을 ‘존 스미스’라고 밝힌 후견인이 후원을 빌

 

미로 매달 편지를 요구하면서서도 여자아이를 싫어한다는 핑계로 편지의 답장을 바라

 

거나 , 자신의 볼 수 있을꺼란 기대를 하지 말라는 엄포를 놓는다는 점이다. 이런 요소

 

들은  독자로 하여금 후견인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며 감수성이 풍부한 주디의

 

시선으로 부터 레임과 기쁨을 느끼게 해 추리와 로맨스 그 절묘한 만남에서 오는 

 

즐거움과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소설이다.

 

 

 

 

 

후원인의 요청에 따라 편지를 보내게 된 주디는 ' 존 스미스'라는 무미건조한 이름에서 '키다리 아저씨' 라는 애칭을 만드는 센스를 보이고, 그동안  억눌렸던 자유의 빗장을 풀며 학업에 대한 욕구, 사회생활에 대한 적응기를 재치 있게 그려낸다. 소재를 더욱 빛나게 만들어 주는 것은 ' 지금 이 순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바로 행복' p157 이라는 주디를 통해 저자가 일상의 변화를 관찰하는 능력이 탁월했다는 사실 이였다. 편지 곳곳에 그려놓은 그림과, 동물, 곤충, 친구의 모습을 캐치해내는 부분들이 매일 단조로울 수 있는 편지를 소녀만의 재치와 유머스러움, 발라함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이런 매력적인 소녀의 모습에 때문에 처음 도도하기만 했던 후견인의 모습은 점차 그녀의 환심을 사기 위한 노력으로 바뀌며 질투심에 불타오르는 귀여운 모습 볼수 있어 웃음을 자아낸다.

 

 

 

매일이 권태로울 수밖에 없는 현대인의 삶에도 이런 작은 변화를 캐치하여 행복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일상이 얼마나 유쾌할까! 그러니 이 소설이 100년이라는 시간을 훌쩍 넘었음에도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은 당연할 수밖에 없는 사실인거 같다. 그래서 이 책을 검색해보면 오랜 세월부터 사랑받고 있는 고전답게 다양한 출판사에서 발행된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번에 구입한 책은 저자의 재치를 표지에서부터 만날 수 있는 보물 창고의 클래식 시리즈다. 생기 있어 보이는 노란 바탕의 키다리 아저씨도 좋았지만, 앙증맞은 저자의 그림을 뒷 표지로 사용한 센스가 마음에 들었다.

 

 

 

아버지가 마크 트웨인의 출판 동업인 이었고, 어머니가 마크 트웨인의 조카였기에 지은이 진 웹스터는 아주 유복한 생활을 했다고 한다. 어릴 적부터 진취적인 사고로 성장할 수 있었던 저자는 불우한 환경의 고아원이나, 비행청소년들에게 관심을 갖고 환경 개선 운동에 적극 참여 했다고 하는데 그런 관심 속에서 태어난 소설이라서 그런지 소설 속에는 고아원에 대한 불만이 재치 있게 녹아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그녀가 사랑했던 사람이 글랜포드 메키니 라는 유부남 이였다는 사실이 좀 의아스럽다. 그녀의 사회적 행보로 볼 때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랑을 했다는 것인데, 열병처럼 생겨난 사랑으로 이성이 마비되었던 것일까? 주인공  주디가 키다리 아저씨를 궁금해 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곁에 있던 저빗 펜들턴이 누구인지 알지 못했던것 처럼 말이다. 그래서인지 그녀가 결혼 후 1년만에 아이를 낳고 죽었다는 소식이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녀가 더 오래 살아서 작품 활동을 했다면 더 많은 주디가 탄생하여 세상에 빛을 내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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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an 2015-01-27 20: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린 시절 다락방에서 보던 키다리 아저씨가 떠올랐어요~ 같은 삽화였는데... 그때가 생각나서 다시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해피북 2015-01-27 21:55   좋아요 0 | URL
새벽누나님은 어린 시절을 알차게 보내셨군요^~^ 저는 이제야 이 책을 읽고 매력에 퐁당 빠져버렸답니다 ! 유년기에 읽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후회되면서 말이죠ㅎ 시간 되시면 꼭 다시 읽어보세요 ^~^
 
모리사키 서점의 나날들
야기사와 사토시 지음, 서혜영 옮김 / 블루엘리펀트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한 편의 영화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감독의 생각을 그린 것이다. 독자가 독서를 통해 글을 쓰듯 감독은 시나리오를 통해 받은 영감을 영상으로 만든 것 인데, 그렇게 볼때 영화는 감독의 독후 활동인 셈이다.

 

영화 『모리사키 서점의 나날들』의 원작을 읽으며 나는 그런 생각을 했다. 작가가 글이라는 매체로 만들어 놓은 공간에 영상이라는 옷을 입혀 재 해석시킨 영화는 원작과 다를 수 도 있고, 같을 수 도 있지만 전자가 훨씬 많음을 느끼게 된다. 그 만큼 '책' 이라는 공간에서 받을 수 있는 영감은 모두에게 같을 수 없으며 우리가 영화를 즐기는 것 은 그런 이유 때문이지 않을까.

 

 

그러니 영화와 원작이 있다면 함께 보는 것이 좋다. 영화를 보기 전 읽어도 좋고, 영화를 관람 후 읽어도 좋겠다. 전자는 각자 펼쳐놓은 상상의 나래와 감독의 상상력이 얼마나 같고 얼마나 다른지 비교할 수 있어 좋고, 후자는 영화에서 미쳐 발견하지 못해 놓쳤던 부분과, 받았던 감동들을 다시 느낄 수 있는 시간을 만들수 있어 좋다.

 

 

이 소설 역시 원작으로 만날 수 있어 좋았는데 인생의 홍역과도 같은 청춘의 열병(사랑, 일, 인생)을  '책'이라는 소재를 통해 치유하는 과정을 그린 '모리사키 서점의 나날들'의 단편과 사랑에 대한 의미를 깨닫는 소박한 이야기를 그린 '모모코 외숙모의 귀환' 이라는 두 가지의 단편을 담고 있고, 영화에서는 '모리사키 서점의 나날들'만 다루고 있었기에 영화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뒷 이야기를 듣는 재미가 있었다. 주인공 다카코와 삼춘 사토루의 대화를 통해 울림을 주는 글귀들이 많아 읽는 즐거움을 더했다.

 

 

25살의 주인공 다카코는 연인이자, 회사 선배인 히데야키로 부터 결혼 한다는 소식을 듣고, 큰 충격과 상실감에 빠진다. 매일마다 부딪치는 고통으로 직장도 그만둘 수 밖에 없었던 그녀는 집안에 틀어박혀 현실에서 도피처로 잠만 자는 생활을 이어간다. 어느 날 삼춘 사토루로 부터 자신에게 와 달라는 전화를 받은 다카코는 진보초 헌책방 거리의 '모리사키 헌책방'으로 가게된다. 허리가 아픈 삼촌을 대신해 오전에 서점을 보며 2층에서 생활하게 된 다카코는 여유 시간이면 늘 잠만 자는 무기력한 생활을 이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돈벌이도 좋지 않고  곰팡이 냄새 가득한 헌책방을 운영하는 삼촌의 생활에 궁금증을 느낀 다카코는 삼촌에게 모리사키를 운영하게된 이유를 묻게되고, 삼촌은 자신이 지나온 '청춘'의 터널에서 '책'과 '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 한마디로 다양한 세계를 내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어. 그래서 나의 여러 가능성을 확인하고 싶었지. 누군가 다른 사람의 것이 아닌 나만의 인생을 찾길 원했던  거지'p48 

 

 

많은 사람들이 책과 여행을 통해 부족함을 배우고 잠시 삶을 멈춰 되돌아보는 것 처럼 사토루 역시 혼란스럽던 청춘의 홍역으로 책과 여행을 통해 세상을 보려 노력했음을 이야기 한다. 그러나 여행을 다니고, 다양한 책을 읽어 보아도  길은 그곳에 있지 않았음을. 돌아와보니 자신의 길은 자신의 삶 가까이에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지금의 모리사키 헌책방을 운영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인생이란, 길을 찾아 여행하는 여정이며 다카코는 잠시 그 길 위에 멈춰 쉬고 있을 뿐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 그래서 외삼촌은 여행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하면서 많은 걸 배웠나요?'

 ' 글쎄다. 실은 어디를 돌아 다녀도 아무리 책을 읽어도 아직 아무것도 모르겠어. 하지만 그게 인생이라는 거야. 늘 방황하면서 살아가는 거지. 다네다 산토카가 지은 '하이쿠( 일본 전통시가 문학의 하나)에도 있잖니? '헤치고 들어가도 들어가도 푸른 산' 이라는 시구가 'p51

 

' 그렇지 않아. 인생이란 가끔 멈춰 서보는 것도 중요해. 지금 이러고 있는 건 인생이라는 긴 여행에서 너라는 배는 잠시 닻을 내린것 뿐이야. 그러니 잘 쉬고 나서 다시 출항하면 되지'p48 

 

인생의 홍역은 비단 청춘에게만 해당되는것은 아닐 것 이다. 이것도 저것도 해당되지 못할 미적미적한 내 나이 역시 청춘 못지 않은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 사랑, 일, 인생에 관해 늘 끊임없이 고민하지만 딱히 꼬집어 이야기할 수 없는 답답함이 짓누르는 것인데 삼촌 사토루의 이야기를 통해 일종의 위안을 얻는다. 모든 인생은 그렇게 방황하는 길 위에서 서로 부딪치고 넘어지고 주저 앉아 엉엉 울기도 한다는 사실을. 그러나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그 길을 따라 가보라는 격려를 받으며 나는 다카코의 이야기를 마져 읽었다.

 

 

삼촌의 위안으로 안정을 찾기 시작한 다카코는 처음으로 책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비록 잠이 오지 않아 수면용으로 찾긴 했지만, 어쨌거나 자신이 필요에 의해 책을 펼쳐 들었는데  작가 무로 사이세이의 『어느 소녀의 죽음까지』였다. 수면용으로 펼쳐들었던 책에 재미를 느끼게된 다카코가 그 다음부터 책에  빠져들게 되는 장면에서 나는 이 책의 재미와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다음날 출근한 삼촌에게 한 달음에 뛰어가 '이 책 재미있었어요!'라며 흥분하여 소리치던 모습이나, 모토 지로가 쓴 『어느 마음의 풍경』의 한 구절에 매료되어 기뻐하던 모습이였다.

 

' 본다는 것, 그것은 이미 그 무엇이다. 자신의 영혼의 일부분 혹은 전부가 그것으로 옮겨 가는 것이다.

 

 예전에 그 작품을 읽고 감명을 받은 사람이 펜으로 밑줄을 그어 놓았다. 나 역시 그 부분에 공감했기 때문에 모르는 누군가와 마음이 통한 것 같아 기뻤다.' p57

 

 '인생의 어딘가에 우연히 책을 만나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한 사람이 독서광이 되는구나'p62

 

 

내가 책을 읽으며 좋아하는 구절에 스며들때 받았던 감동이나, 책을 읽으며 느끼며 행동으로 옮겼던 부분들이 다카코의 모습으로 겹치면서 함께 흥분하고 뭉클하며 즐거움을 느끼게 되었다. 진보초 헌책방 거리를 걷던 일, 진보초 헌책 축제의 날의 풍경들이 그려지면서 실제 진보초 헌책방 거리를 거닐어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도 했다.

 

 

더불어 헌책 도매 시장의 풍경과, 가정에 방문하여 헌책을 수거하던 모습과 길거리에서 우연히 옛 연인을 만나게된 모습들은 감독의 영감으로 그린 부분임을 알게 되었다. 그러니 원작과 영화가 있다면 함께 보는 것이 즐거움을 상승시키며 더 오래 작품을 기억하고 받아들이는 일이 되는 것임을 느낄 수 있었다. 두번째 단편 모모코 외숙모의 귀환 편은 5년동안 집을 나갔다가 돌아온 외숙모로 부터 그동안의 삶을 전해들으며 사랑에 대해 깨닫게 되는 소소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두번째 단편에선 다카코가 외숙모와 '와다'라는 남성을 통해 서툰 다카코의 사랑이 원숙하게 변화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헌책방을 중심으로 잔잔하게 그려지는 미묘한 변화들을 그린 이 소설엔 큰 결말이나 사건을 기대했다면 실망스러울성 싶다. 그러나 '책' 이라는 소재를 일상적인 언어로 섬세하게 표현해낸 소설이였기에 잔잔하게 울려오는 감동과 즐거움이 내겐 특별했던거 같다.

 

 

마지막으로 인생을 살면서 부딪치는 문제들에 대해 마주할 감정이 두려워 혹은 내성적인 성격으로 속으로 삭혀내거나, 응어리가 생길때 다카코가 전해주는 메세지를 떠올려 보고 싶다.

 

 

 

' 결국 나는 그 일을 그냥 놔둔 채 오로지 시간이 기억을 풍화 시켜주기만을 기다렸던 것이다. 반년이나 지난 지금 그의 목소리를 아주 조금 들은 것만으로도 내 가슴속이 이렇게 소란스러워지다니. 결국 응어리를 남겨놓은 채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그 일로 인해 겨우 깨달았다'p83 

 

삶 속에 불어닥친 문제는 시간의 풍화로는 해결될 수 없다는 사실을. 그러니 힘들고 괴롭더라도 당당히 맞서 인생의 길 위에서 털썩 주저 앉아 포기하지 말자고 끝까지 자신의 길을 걸어가보자고 이야기 하고 싶다.

 

 오랫동안 인생의 휴가를 즐겼어요. 내가 있을 장소를 찾아 슬슬 여행을 떠나야죠. 그러지 않으면 아무거도 얻지 못한 채 끝나버릴 거예요.p97 

 

★ 영화 『모리사키 서점의 나날들』의 이야기.

http://blog.aladin.co.kr/757848145/7344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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