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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누구를 베꼈을까? - 명작을 모방한 명작들의 이야기
카롤린 라로슈 지음, 김성희 옮김, 김진희 감수 / 윌컴퍼니(윌스타일)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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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을 잘못 찾았다. 아까운 책이다. 유명한 그림들이 가득한 두꺼운 책이 내게 와서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렸다. 이런 일이 있으리라 생각지 못했다.

 

나는 음치다. 그건 도래미파솔라시도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해가 안 간다면 지독한 근시에 비유해볼까. 시각측정선 앞에 서면 모든 것이 뿌옇게 보인다. 거기에 어떤 아름다운 도형이 있어도 알지 못한다. 음악만 그런 것도 아니다. 나는 미술에도 비슷한 감각저하 현상을 보인다. 색도 선도 뚜렷하게 보이지만, 그것들이 어떤 아름다움을 만들어 내는 지에는 지극히 둔감하다. 우뇌에 문제가 있는 걸까? ‘스탕달 증후군’ 이란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스탕달 증후군(Stendhal syndrome)은 아름다운 그림 같은 뛰어난 예술 작품을 감상하면서 심장이 빨리 뛰고, 의식 혼란, 어지러움, 심하면 환각을 경험하는 현상이다.” (한국어 위키백과)

 

그림을 보며 픽픽 쓰러질 만큼 감동을 받는 사람이 있다니, 놀랍다. 도대체 그림에서 무얼 보는걸까? 그에 비하면 나는 눈이 먼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이 나다. 그러니 이 책에는 잘못이 없다. 보여주지 않는 것이 아니라 보지 못하는 것이다.

 

 

『누가 누구를 베꼈을까?』는 그림 이야기다. 보통 세 작품을 하나로 묶어 '혈연관계‘를 설명한다. 나는 아버지를 베끼고, 자식은 나를 베낀다. 예를 들어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은 아버지가 안드레아 델 카스타뇨의 <최후의 만찬>이고 아들은 앤디 워홀의 <최후의 만찬>이다. 아들이 심하게 엇나간 것이 아닌가 싶지만, 500년 만의 아들이니 어쩔 수 없다. 그러니 이 책은 500여년 서구미술사의 가족 찾기 프로젝트다. 이렇게 찾은 가족이... 헤아려 보니 마흔여섯 가족이다. 걔 중에는 대가족도 가끔 있다. 후손이 번창한데는 뭔가 이유가 있겠다만 나는 잘 모르겠다.

 

이 책을 학창시절 미술시간에 배웠으면 재미있을 것 같다. 이 가족들은 그대로 미술사의 다양한 유파를 보여준다. 무조건 외우기만 했던 그 그림들에 이야기가 붙었다면 아무리 나 같은 미치(?)라도 조금 안목이 나아지지 않았을까? 아니라도 최소한 외우기는 쉬웠겠다. ;;

 

많은 그림들을 다루다 보니, 그렇게 깊이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가령 《모나리자 훔치기》처럼 재미있는 이야기나 철학적 해석은 없다. 미술관에서 해설사로부터 해박한 설명을 듣는 느낌? .... 이런 쓸데없는 말은 그만해야겠다. 다시 말하건대 제대로 읽지 못했다. (이번 달의 책은 두 권이 모두 그렇다. 짧은 리뷰가 게으름을 부린 것처럼 찜찜하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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