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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라 1월 내내 신간평가단 책을 기다렸는데, 이 작업은 참 더디게도 진행되었다. 추천받고, 선정하고, 출판사와 접촉하고, 다시 발송하기까지 거의 한달이 걸리는 것 같다. 지난주 후반에야 겨우 책 두권이 도착했는데, 서둘러 읽고 리뷰를 마치고 돌아서니, 벌써 이번달 주목 신간 페이퍼가 기다리고 있다. 지난달에 낙선한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이 오늘 배달된다는 문자가 왔다. 이번달에는 나의 책이 선정되기를 바라지만, ㅎㅎ ^^

 

 

푸코의 콜레주드프랑스 강의 1975~1976년 판이다. 한동안 푸코를 노려만 보고 있다가, 『감시와 처벌』『성의 역사』『말과 사물』 이런 것들이 무척 겁나보였다, 몇년 전에 지인들과 『안전,영토,인구』라는 책을 함께 읽었다. 이것이 나의 첫 푸코 책인데, 예상외로 아주 재미있고 쉬웠다.

 

푸코는 1971년에서 1984년 사망할 때까지  줄곧 콜레주드프랑스에서 강의했다. 오픈강의 같은데 학생,학자,교사,외국인, 푸코 이름만 듣고 온 사람 등등이 한꺼번에 몰려 강의실 두 개를 가득 메웠다고 한다. 나도 책을 읽으면서 이런 강의가 우리나라에도 있다면 어디든 쫓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푸코가 한번의 강의를 위해 얼마나 많은 자료들을 수집하고 연구했을까 놀라면서, 푸코 특유의 고고학이라든가 계보학이 어떤 방법의 학문인지 어렴풋이 짐작되었다.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박학다식함에 재미까지 곁들여 있으니, 푸코의 저작이 어렵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은 먼저 이 강의록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푸코 강의록은 지금도 계속 번역되고 있는 모양인데, 나는 『안전,영토,인구』에 이어 『생명관리 정치의 탄생』과 『정신의학의 권력』을 읽었다. 『정신의학의 권력』은 정신병과 정신병원을 둘러싼 정신의학의 권력에 관한 연구인데, 조금 지루했다. 19세기의 정신의학이라는 것 자체가 지금보면 매우 조악하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다.

 

『안전,영토,인구』와『생명관리 정치의 탄생』은 통치권력에 관한 연구인데, 내용이 연결되어 있다. 이번에 재출간된(예전 번역본을 다시 출간했다고 한다)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는 1975~76년 강의로, 1977~78년 강의인『안전,영토,인구』의 전편인 것 같다. 책소개를 보니 ‘생명권력/생명정치’ 개념을 처음 제시하며, 수많은 후속 연구를 낳고, 당대 철학의 패러다임을 혁신했다고 한다. 그러니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는 이후 『안전,영토,인구』와『생명관리 정치의 탄생』의 시발점이라 생각할 수 있겠다. 푸코 강의를 처음 맛보기 위해서도 적절한 책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재미있고 쉽다고 해도, 에세이도 아니고 가벼운 책은 아니니, 얼마간의 각오는 해야 한다.

 

 

이번엔 약간 가벼원 보이는 책 한권 ^^

커피를 엄청 좋아하는 철학자와 커피 전문가 21명이 커피와 철학에 관해 풀어놓은 이야기쯤 되는 것 같다. 커피 하우스가 프랑스 혁명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스타벅스, 공정무역 커피 등등 잘 알려진 이야기들이 목차에 보이지만,좋은 커피 한잔과 함께 휴식할 수 있는 책일 것 같다.

 

 

 

 

마지막으로 탕누어라는 대만 문화비평가의 한자 인문학? 저자는 한자라는 언어 자체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라 한다. 전공자가 아니다. 그럼에도 "한자에 담겨 있는 중요한 인문학적 진실들"을 알리고자 무모한 도전을 했다는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책을 읽을수록, 그리고 글을 쓰려할수록 후회가 된다. 영어가 아니라 한문을 제대로 배우지 않은 것이. 우리 아버지는 말하자면 재야 한학자였다. 사서삼경을 읽으셨고 특히 주역에 심취하셨다. 어릴적에는 그것들이 얼마나 하찮아보였는지 모른다. 가정경제에 아무 보탬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요즘은 가끔 생각한다. 아버지가 그때 무릎 앞에 앉혀놓고 명심보감이라도, 천자문이라도 좀 가르치셨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언어에 소질이 없는지, 혼자서는 잘 안된다. 나이가 먹어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고. 한자... 그 탄생의 역사라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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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겔스 2015-07-19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회보호는 새로 번역한 거지 예전 번역본의 재출간이 아닙니다. 관심과 추천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