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디-푸스의 'pous'는 발이다. 'oidi'는 부은(oidos) 혹은 아는 (oida) 이다. Oidi-pous는 발이 부은 자이지만, 발을 아는 자이기도 하다.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는 바로 그 '발pous을 아는oida가' 였다.
오이디푸스는 '인간'이라고 답했다. 스핑크스는 자살하고, 테바이의 재앙은 사라졌다. 정답인 것이다. 오이디푸스는 '인간'을 알았다. 인간에 관한 한 가장 지혜로운 인간으로 인정받은 오이디푸스는 테바이의 왕이 되고 전왕의 부인을 왕비로 얻었다. 오이디푸스의 지혜가 테바이를 구하고 오이디푸스 자신에게 영광을 가져다 주었다.

귀스타브 모로, 〈오이디푸스와 스핑크스〉, 1864
오이디푸스는 수수께끼를 풀었다. 그런데 스핑크스는 죽은 것이 아니라 오이디푸스의 무의식으로 억압되었다. 마주보고 있는 오이디푸스와 스핑크스는 마치 거울상과 같다. 이제 오이디푸스가 수수께끼가 된다. 오이디푸스는 누구인가?

<오이디푸스왕/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 237쪽>
오이디푸스가 수수께끼를 풀고 테바이를 구한 대가로 받은 선물인 이오카스테는 전왕 라이오스의 왕비인 동시에 오이디푸스의 엄마이다. 둘은 두 명의 아들과 두 명의 딸을 낳는다. 이 네 명은 오이디푸스의 자식인 동시에 형제이다. 선물은 재앙이 되고 3세대가 뒤섞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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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는 세 발, 2 세대는 두 발, 3 세대는 네 발 이라고 생각해 보면, 오이디푸스는 스핑크스의 진정한 질문을 이해하지 못했다. 오이디푸스는 인간이라고 말하기 전에 오이디푸스 자신이라고 답해야 했다. 수수께끼는 인간의 근원적 질문, "나는 무엇인가" 로 귀착된다.

<오이디푸스왕/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 237쪽>
오이디푸스는 자기가 생각한 자기와 정반대인 자기를 대면하고 파멸한다. 테바이의 영웅이 테바이의 재앙이고, 수수께끼를 푼 자가 수수께끼 자체이고, 가장 지혜로운 자가 아무것도 보지 못한 눈 먼자이다.

<문학 고전 강의>
점토판에 갈대 끝으로 새긴 인류 최초의 영웅 이야기, 『길가메쉬 서사시』도 질문 한다. "너는 누구인가?" 혹은 "너는 무엇인가?" "너의 본질은 무엇인가?"

적어도 4천년 전 무렵 길가메쉬 서사시가 토판에 쓰이기 시작한 이래로 인간은 끊임없이 질문해 왔다. 나는 누구인가, 우리는 누구인가, 인간은 무엇인가.
길가메쉬는 인간은 필멸의 존재라는 것을 알았을 뿐이고, 너 자신을 알라고 무수히 외친 소크라테스도 자신이 무지하다는 것만을 알았을 뿐이다.
오이디푸스는 무엇을 알았는가? 이집트인의 수수께끼는 이집트인에게도 수수께끼이다. 프로이트가 무의식을 발견하면서 인간은 인간에게 수수께끼가 되었다.
프로이트는 무의식의 발견을 코페르니쿠스적 전회에 비유했다. 데카르트에 따르면 인간의 본질은 사유이다. 의식이 인간의 주인이다. 그러나 프로이트가 무의식이 인간을 지배한다는 발견을 한 이래 인간은 스스로의 주인의 자리에서도 쫓겨났다. 우주의 중심에서 인간을 쫓아낸 코페르니쿠스, 특별한 창조물의 지위에서 인간을 추방한 다윈, 그리고 인간 자신의 주인의 위치마저도 빼앗은 프로이트에 의해서 인간의 굴욕이 완성되었다.
(이 책의 해설이 소개하는 '구스의 해석'에는 스핑크스를 무의식으로 보지만, 프로이트의 무의식과는 다르다. 의식적인 주체만이 무의식을 구성할 수 있다고 보며, 프로이트와 선을 긋는다 . p301~2)

<오이디푸스왕/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 240쪽>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한 질문은 끝없이 이어졌지만, 그 누구도 질문을 종결짓지 못했다.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는 답해지지 못했고, 오이디푸스는 그 자신이 질문이 되었다.
* 덧붙임 (2020.10.22)
1. 구조에 관해 : 원환적?

2. 주요 문제
1) Who am I ? : reflection
2) 자유 의지 : 귀책성과 윤리
3) 희생양의 역사 : 재앙과 정화
* 여기에 사진찍어 올린 이 책의 해설 내용은 모두 베르낭의 해석에 관련된 것이다. 그러나 이 글이 베르낭의 해석을 따라 쓰인 것은 아니다. 필요한 부분만 발췌했을 뿐이므로, 베르낭의 견해를 제대로 전달하지는 못하고 있다. 양운덕의 해설과도 거리가 있다. 그냥 이것 저것 생각나는 대로 써보았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