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연구하는 기생충 중 ‘G’라는 기생충이 있다.

갯벌에 사는 갑각류, 현지 사람들 말로 ‘능갱이’라는 '게' 종류에 의해 전파되는데,

주로 새들이 먹어서 생활사가 유지된다.

새 안에서 기생충이 어른이 되고, 새똥을 통해 알이 나가서 다시 게한테 간다는 뜻이다.

사람은 이 기생충에 걸릴 수가 없을까?

능갱이를 날로 먹는 사람은 드물지만,

지역에 따라 김치를 담굴 때 이걸 넣기도 하니 전혀 불가능한 건 아니다.

내가 이 기생충을 연구한다고 하니까 과거 S대에서 일하던 분이

“G라는 기생충의 인체 감염례를 다섯 개쯤 갖고 있다”고 제보를 해왔다.

그분이 보내온 사진을 보니 과연 그랬다.

갑자기 흥분이 됐다.

사람 감염례가 있다면 중요한 기생충으로 취급되는 등 대접이 다르니까.
 이게 G란 기생충이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G의 인체 감염례가 아직 논문으로 나가지 않은 것.

그렇다고 내가 그걸 논문으로 쓸 수 없는 게,

S대에서 일하던 분의 자료는 S대 업적으로 나가야지,

내가 그걸 가지고 논문을 쓰면 ‘훔친 것’이 되어 버린다.

그래서 난 지도교수에게 메일을 보내 “그거 논문으로 쓰시면 안되냐?”고 물었다.

지도교수님은 “안그래도 쓰려고 했다”는 답변을 주셨지만,

그로부터 3년이 지나도록 논문을 쓸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바쁘시면 제가 대신 써드리겠습니다. 저자에 저는 포함시키지 않아도 됩니다.

선생님 단독 논문으로 나가셔도 좋으니 제발 논문만 제출하게 해주십시오.“

이렇게 말씀드렸음에도 불구하고 지도교수님은 여전히 논문을 쓸 마음을 먹지 않는다.

그게 당연한 것이 그 논문에 대한 모든 자료와 표본을

S대에서 일하다 그만두신 그분이 가지고 있고,

지도교수님은 그게 대체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지도교수님은 그게 논문으로 나가는 걸 원하지 않으신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추측을 해보면 이렇다.

G라는 기생충도 크게 보아 교수님께서 다루는 기생충에 포함이 되는데,

내가 감히 선생님의 영역을 건드리는 게 마땅치 않은 거다.

내가 선생님의 직속 제자이고 하니 선생님 분야를 이어받으면 좋아하실 수도 있을텐데,

우리 지도교수님은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진 않은 듯하다.

G에 관한 논문을 쓸 때마다 “인체 감염 가능성이 있다”는 말을 계속 쓰지만,

심사위원들은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인체 감염 얘기는 빼라”고 한다.

그럴 때마다 분하고 억울하고 그랬는데,

어느날 갑자기 더 이상 지도교수에게 의존하지 말아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 내가 직접 가서 G의 인체감염례를 찾는 거야!”

 

물론 이건 쉬운 게 아니다.

유행지역에 가서 주민들의 대변을 검사하고,

G의 알이 나온 사람의 대변을 받아다가 G의 어른을 찾아야 하니 말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G가 좀 중요한 기생충으로 자리매김하려면 직접 찾는 수밖에.

그래서 작년 말 군산 앞바다에 있는 유부도라는 섬에 갔다.

거기 사람들이 김치를 담굴 때 능갱이를 넣어 먹는다는 제보를 받았기 때문.

 

정유공장 근처에서 마을 주민의 소유인 배를 기다렸다.

그 배는 한번 건너가는데 5만원씩이나 받았는데,

한 3-4분간 배를 타고 가는데 어찌나 바람이 불던지, 춥고 무서웠다.

섬 주민들은 30명도 채 되지 않았으며,

“요즘은 새만금 때문에 해산물이 안잡”히며, “능갱이 넣은 김치도 옛말”이라고 했다.

과연 그 주민들의 대변에서 내가 원하던 기생충은 보이지 않았다.

음식은 입에 맞지 않았고, 달리 할만한 게 없어 주구장창 책만 읽었다.

돌아올 때 다시 5만원을 내고 배를 탔으며,

육지에 내리고 나서 만세를 불렀다.

이제부터 다시 지도교수의 은총을 기다려야겠다. 

내가 탄 배 

 

무서워서 줄을 잡고 있었다...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었다는... 

 

겨우 내렸다 

 

대변을 걷으러 다니는 장면 

 


누군가가 대변을 주면 이렇게 기뻐했다. 기생충과 변은 뗄 수 없는 관계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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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0-01-19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랫만에 님 얼굴 뵙는 것같아요. 잘 지내시죠?^^ 그런데 갑자기 영화 살인의 추억 생각이 ~죄송해요.

stella.K 2010-01-19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사진 압권임다!ㅎㅎ

Mephistopheles 2010-01-19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페이퍼 제목만 보고 알라딘 유부남들의 닉을 가지고 소설을 하나 쓰셨나 했습니다. 내용을 살펴보니 "레알"이었군요.

루체오페르 2010-01-19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진리를 향한 열정! 감탄합니다.

메르헨 2010-01-19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어디서 뵌 듯 한...으음...^^

커피우유 2010-01-19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안타까우면서도 왜이렇게 웃긴지...마태우스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blanca 2010-01-19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지한 내용인데 ㅋㅋ 글이 너무 재미있습니다.그런데 꼭 보면 윗사람은 은근히 아랫사람이 자기보다는 조금 뒤에서 따라오도록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더라구요.

비로그인 2010-01-19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정말 멋있으세요.

순오기 2010-01-19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마태님을 정말 제대로 봤네요.
자신의 영역을 지키려는 노력은 동물이나 인간이나 같은가 봅니다.^^

다락방 2010-01-19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마태우스님! 글도 좋지만 마지막 사진은 정말, 정말 좋습니다!!

무스탕 2010-01-19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우~~~ 증말 미치겠어요, 마태우스님!!!
쪼아~~~ d(>_<)b


2010-01-19 16: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능갱이 2010-01-19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궁금해서 찾아보니 '능갱이'는 '칠게'이고, 칠게를 갈아서 칠게젓, 뻘게젓을 전라도에서 담가 먹는다니...찾아보시면 있지 않을까..싶은데요...

pjy 2010-01-19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웃긴데 슬프군요~다시 지도교수의 은총을 기다리는게 심정적으로 쉽지 않겠다고 짐작만 됩니다~

이네파벨 2010-01-19 2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진 과학자십니다! 감동 & 감탄 ^^
마지막 사진의 눈빛! 범상치 않네요. 산삼을 발견한 심마니의 눈빛이 저럴까? ^^

울보 2010-01-19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출연이시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마태우스 2010-01-20 0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님/네 제가 떨어지는 외모에도 불구하고 출연을 강행했사와요^^
이네파벨님/호호 그땐 좀 그랬어요. 하도 변을 안주셔서, 어쩌다 주는 분이 있으면 고마워 죽겠더군요^^
pjy님/사실 좀 그래요. 치사하다, 이런 생각도 들구요. 제가 G란 기생충만 연구하는 게 아니란 사실이 다행이죠.
능갱이님/안그래도 전라도 쪽으로 다시 출장을 가볼까 하는 생각도 있답니다. 조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속삭님/아앗 제 지도교수는 그분이 아니옵니다. 님 서재에 방문드려서 말씀드리지요
무스탕님/고,고맙습니다 저도 앞으로 잘하겠습니다^^
다락방님/아 네 제가 사진빨로 먹고 산다니깐요 호호호.
순오기님/그, 그렇긴 한데요, 아무리 생각해도 좀 치사하죠. 그래도 제자인데 말입니다
주드님/이익? 향숙이 같은 사진을 보고 멋있다고 하시면...그럼 전 늘 멋진 건가요 호호^^
blanca님/윗사람들이 욕심을 버리고 후배들을 이끌어 줘야 좋은 건데, 사실 우리 학문이 그렇게 메이져도 아니고, 존폐위기에 놓인 학문이라 더더욱 아쉽죠
커피우유님/네 감사합니다 님도 올해 좋은 일이 많았음 좋겠습니다
메르헨님/현상수배 전단지 아니면 공개수배 25시 아닌가요^^
루체오페르님/진리를 위한 것도 조금은 있지만, 제가 연구하는 게 대단한 걸로 포장되길 바라는 욕심이 더 크답니다^^
메피님/글고보니 '유부'도군요. 유부초밥도 없던데 왜 섬이름이 그런지 차암.
스텔라님/헤헤 제가 원래 표정이 좀 되거든요^^
하늘바람님/헤헤 향숙이 이쁘다,라고 말하는 거 같죠?^^ 오랜만에 뵙네요. 방가방가.


2010-01-20 13: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0-01-20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이렇게 설명하여 관심을 모을 수 있는 것도 능력이고 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도교수님의 의도를 파악하시고 직접 나서신 소신에도 역시 고개를 끄덕끄덕 하고 있답니다.
이상! ^^

L.SHIN 2010-01-20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왠지..멋지네, 마태님.

마태우스 2010-01-20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L.SHIN님/잉...멋지긴요 그냥 제가 할 일 하는 건데요...
hnine님/그렇게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따지고보면 저 한몸 잘되려고 하는 거라, 좀 쑥스럽습니다.
속삭님/어..G라는 기생충은 원충이 아니라 윤충입니다. 윤충 중에서도 흡충류에 속하죠. 글구 이니셜을 쓴 이유는 아주 유명한 분이 아니라 존함을 써도 남들이 모를까봐,라는 생각을 해서인데요, 제가 결례를 범한 걸까요? 글구 님 서재에 가겠다고 해놓고선 까먹었습니다죄송합니다

마립간 2010-01-21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개인적 의견으로 H 선생님의 성함은 밝히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 기생충에 관해서는 저의 무식함이... (검색이라도 해보고 댓글을 남길 걸.)

홍가 2010-02-06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기 혹시 유부도 들어가는데 탔던 선박을 어떻게 구하셨는지요 ^^

마태우스 2010-02-10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가님/이장님이 배를 가진 마을 분한테 부탁을 했지요. 전 공짜인 줄 알았는데 왕복 10만원 내라더군요 ㅠㅠ
마립간님/아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다음부터는 그렇게 하겠습니다

희귀기생충 2011-04-23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세상에 쉬운 일은 없군요 이제부턴 저도 열심히 살아야겠슴다ㅋ
 


친구들을 만났던 지난 토요일,

늦게 왔다고 아내가 화를 냈다.

난 일주에 1-2번 술을 마시는지라

결혼 전의 주 6회에 비하면 나름 노력을 한다고 생각을 하지만,

집에서 날 기다리는 아내는 생각이 좀 다른 것 같았다.

“더 줄여야지, 더!!”


그날밤에 싸운 뒤 일요일엔 거의 말을 하지 않고 지냈고

월요일에도 아내에게 전화 한번을 하지 않았다.

어차피 목요일에 큰 술자리가 있는지라 화해를 해봤자 얼마 못갈 거란 생각을 해서였다.

그날 오후 5시경, 아내에게서 문자가 왔다.

“오늘 전우치 보러 갈래?”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보려고 아내가 나름대로 노력한 것이리라.

하지만 꼬일대로 꼬인 내 마음은 ‘흥, 누구 맘대로?’라는 유치한 반응을 야기했고,

답장을 여러번 고친 끝에 다음과 같은 문자가 완성됐다.

“웬 전우치? 나 오늘 할아버지 제사라 안돼.”


그런 문자를 보내고 나면 은근히 걱정도 되지만 한편으론 짜릿한 마음도 든다.

웬 전우치라니, 정말 촌철살인이라고 스스로 감탄하기까지 했다.

물론 그건 그날뿐이었고,

그 다음날 극적으로 화해를 한 뒤 난 그 문자의 후폭풍에 시달렸다.

“아주 냉정하더라. 웬 전우치라니, 나 그 문자 영구보관함에 저장해놨어.”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아내는 날 ‘웬 전우치님’이라고 부른다.


참, 화해를 한 그날 우리는 전우치를 결국 봤고,

예상외로 재밌다며 좋아했다.

전우치가 재미있어서 그런지 목요일날 큰 술자리에서 돌아왔을 때

아내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이게 다 전우치 덕분이다.


* 이 영화가 재미없다는 분도 여럿 봤습니다.

사람이 다른만큼 영화취향도 다 제각각일 겁니다.

제 글을 읽고 전우치를 보시려는 분들을 위해 제가 다른 영화에 어떤 평점을 매겼는지 말씀드리지요.

청담보살: 8.0

전우치: 8.4

걸프렌즈: 5.0

지아이조: 8.2

여배우들: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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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0-01-16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여배우들 9.3...아쉽게도 상영하는 곳이 없습니다.
님의 평점에 비해 인기는 없었나봐요~~
웬 전우치님. 쿄쿄쿄

Mephistopheles 2010-01-16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이.아.직.덜.길.들.여.지.셨.군.요. (마당쇠 올림)

비로그인 2010-01-16 21:38   좋아요 0 | URL
마당쇠님.. 30년 넘게 살아보시길..하하


전호인 2010-01-16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옆지기 말 들어서 손해볼 것 하나도 없지요.
그렇게 길들여지는 겁니다. ㅋㅋ

순오기 2010-01-16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사랑은 서로 유치해야 먹힙니다. 특히 부부사이에는...
영구보관함, 그거 겁나 무서운 겁니다~ 아내들은 평생을 우려먹거든요.ㅋㅋ
전우치 저도 재밌게 봤어요. 무론 여배우들이 더 좋았지만...^^

울보 2010-01-16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배우들이 아직도 상영중인가요 우리동네에도 없던데,,,,

L.SHIN 2010-01-16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구보관함에 저장했어"....ㅋㅋㅋ

다락방 2010-01-16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극적으로 화해' 하셨군요!! 아, 어쩐지 부러운데요! ㅎㅎ

비연 2010-01-17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전우치, 급보고 싶어지네요~

무스탕 2010-01-17 0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어쩌자구 '웬전우치'님이 되셔가지구서리.. ^^;;
아내분 전우치 영화보다 강동원이 더 좋았을지도 몰라요.
메렁~ ^ㅠ^

hnine 2010-01-17 0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내분이 전우치전 영화 보러 가자고 하셨을 때, "그래! 전우치!" 그러시지... 웬전우치님 ^^
아내 분이 얼마나 생각 끝에 보낸 문자였을텐데.
저는 아직도 먼저 그렇게 화해의 문자나 말을 못 건네는데 아내분은 현명하시네요.

깐따삐야 2010-01-17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 전우치? 마태우스님, 넘 귀여우시다.ㅋㅋ 저도 전우치 재밌게 봤어요.^^

마태우스 2010-01-17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깐따삐야님/님도 저랑 취향이 비슷하시군요 반갑습니다
hnine님/그러게 말입니다. 어색한 분위기에서 먼저 화해하잔 말 꺼내는 게 쉽진 않죠.
무스탕님/그, 그러게요 제가 맘이 좁아터져가지고... 전우치 임수정 땜시 본 사람도 있던데, 전 그런 사람은 아닙니다.
비연님/너무 제말만 믿지 마세요 저희 부부는 디워도 재밌게 봤거든요.
다락방님/화해하면 구름 위를 걷는 것 같고, 싸우면 저 지하 밑바닥의 불지옥같은 게 부부관계인듯 싶어요
LShin님/그걸 또 저장하다니, 넘하죠?^^
울보님/그거 아마 끝났을거예요. 생각보단 사람이 많았지만, 상영관 잡기가 쉽지가 않아보였다는..
순오기님/오오 님도 여배우들이 더 좋았군요. 그거 정말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죽이더라구요. 앞으로 계속 유치하게 살아가겠습니다^^
전호인님/안녕하셨어요. 그럼요 아내말 들어서 해로울 거 하나 없지요. 근데 가끔씩 제 맘 속의 야생마가 튀어나와서 말입니다
한사님/우와 30년이라니.... 까마득해 보이면서 존경스러워집니다
메피님/야생마 시절을 너무 오래 살아서 말입니다
세실님/제가 잘해야 하는데 차암. 미녀에 약하면서도 아내한테만 이렇게 성질을 부린다는..

메르헨 2010-01-19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청 공감됩니다. 하하하하....
근데 이거 중독인걸요. "웬 전우치님" 하핫...^^

가을산 2010-01-20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인간적으로 1주 2회는 사수하셔야 하는데..... ^^;;

sweetmagic 2010-03-25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여우신 마태님 ㅎㅎㅎㅎ
 


<지붕뚫고 하이킥>의 준혁은 가사도우미로 들어온 세경을 좋아한다.

준혁의 생일날, “선물 뭐 받고 싶으냐?”는 세경의 물음에 준혁은 영화를 같이 보자고 한다.

세경은 영화를 예매하고, 준혁은 날아갈 듯한 기분이다.

하지만 그 다음날, 세경은 영화관에 가지 않는다.

세경이 좋아하는 사람은 준혁의 형인 ‘이지훈’이었으니까.

덕분에 준혁은, 당초 기대와는 달리 뼈저리게 슬픈 생일을 보내야 했다.

 

그 장면을 보고 있노라니 86년 내 생일날이 떠오른다.

생일에 대한 개념을 갖게 된 이후 가장 처참했던 그 생일날이.

그날은 내가 우리 나이로 스무살이 되는 날이었다.

성년식을 해줄 여친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별다른 계획도 없었는데,

그날 아침 아버지는 아침을 먹는 내내 날 야단치셨다.

납득할 만한 이유도 없었고, 그냥 내 모든 것이 마음에 안든다는데 어쩌겠는가?

더 이상 집에 있기 싫어진 난 가방을 싸들고 밖에 나갔고,

소주를 먹으며 영화나 볼 요량으로 소주 두병을 샀다.

 

우리 동네에 있던 동시상영 극장으로 가던 중 경찰의 검문을 받았다.

그때는 내가 머리를 스포츠로 하고 다니던 때였으니,

어느 모로 보나 내가 범죄자로 보였나보다.

그네들은 내 가방을 뒤지기 시작했다.

소주 두병이 나올 때만 해도 그러려니 했던 경찰들은

모르는 사람의 지갑이 나왔을 땐 얼굴빛을 확 바꿨다.

그 지갑은 내가 길에서 주운, 이름만 달랑 써있는 것이었는데,

주인을 찾아주겠다는 순진한 마음으로 가방에 넣어둔 거였다.

내 순수함과는 별개로 경찰들은 날 한적한 곳으로 끌고가 본격적으로 조사를 했다.

지금 내 가방이 그렇듯이 그때도 난 별의별 것들을 다 넣어가지고 다녔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내 가방에서 범죄의 흔적을 찾는 건 그리 쉽진 않았다.

이 심각한 사태는 한방에 해결이 되었다.

경찰이 내게 신분증을 달라고 했던 것.

난 학생증을 내밀었다(예나 지금이나 난 주민증을 안가지고 다니는데, 그건 술먹고 분실할 걸 우려해서다.)

당시엔 대학생이 그리 흔하지 않던 시절이었고,

게다가 난 비교적 좋은 대학의 학생이었다.

경찰의 태도는 갑자기 누그러졌고,

그 중 한명은 내게 왜 아침부터 방황을 하느냐고 물었다.

“그냥 좀 울적해서요.”

경찰이 말했다.

“기분 풀고 집에 들어가세요.”

 

그들과 헤어진 후 난 내가 원래 가려던 동시상영 극장에 갔고,

줄이 벅벅 그어진 화면으로 영화 두편을 봤다.

그걸 보고난 뒤 집에 가서 하루종일 잤던 기억이 나는데,

내 인생에서 그렇게 처참한 생일이 또 있을까 싶다.

결국 난 영화를 봤으니 <지붕킥>의 준혁보다는 상황이 좋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난 그렇게 스무살이 되던 됐고, 그 후부터는 한번도 쓸쓸한 생일을 보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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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1-14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뒤돌아볼 수 밖에 없는 우울한 마음이 종종 남아있을 때가 있어요.

메르헨 2010-01-14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일이 겨울이라 학교 다닐때 좀 쓸쓸했어요.^^
꼭...기말고사 기간이거나 종강후라서...
마태우스님 글을 보고 있자니 그냥 막 그림이 그려지네요.
마직막 멘트가 참 맘에 들어요.
늘 행복하시길 바래요.^^

Mephistopheles 2010-01-14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죠. 중학생때 생일날 아버지에게 구타와 더불어 갖은 모욕을 당했었죠. 근데 세월이 그리 흘렀는데 그게 트라우마로 전 아직도 기억하는데 가해자이신 분은 전혀 기억을 못하더군요..ㅋㅋ

보석 2010-01-14 14:03   좋아요 0 | URL
원래 그렇습니다. 당한 사람(?)은 기억해도 가해자(?)는 기억을 못해요.ㅎㅎ
저 역시 어릴 때 방학숙제 안 했다가 정말 비 오는 날 먼지 나게 맞은 기억이 생생한데-체벌이라 하기엔 수위가 참 높았던-정작 본인은 기억 못하시더군요.

BRINY 2010-01-14 20:29   좋아요 0 | URL
남자들은 그 기억이 오래가나봐요. 저랑 여동생은 커가면서 그냥 이해하고 사는데, 남동생은 그걸 절대 못잊더라구요.

L.SHIN 2010-01-14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게다가 난 비교적 좋은 대학의 학생이었다.
경찰의 태도는 갑자기 누그러졌고,"

아..이 무슨 편협한 행동이란 말인가...ㅡ.,ㅡ
어느 시대나 저렇게, 사람을 대할 때 '어떤 잣대'를 가지고 차별하는 건 좋지 않아.

그나저나 슬픈 생일이었군요. 그런데, 깜짝 놀랐던 것은, 그 당시에는 소주를 들고
영화관에 들어갈 수 있었나요?


무스탕 2010-01-14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회사 다니는 12년동안 생일은 꼭 제일 바쁜 시기에 있어서 엄마가 끓여주는 미역국도 제대로 못 얻어먹고 다녔었죠.
그만두고 좋아졌냐구요? 아뇨.. 이젠 그 시기에 알바하느라 못 챙겨요 -_-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인이 된 후로 생일이란 그저 주민등록번호에만 박혀 있더라구요.
그래도 크게 아쉽고 속상한건 없어요. 다른날 놀면 되니까요 ^^

카스피 2010-01-14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지나가는 사람 가방을 경찰이 뒤졌다간 인권시비에 걸린테지만 마태님 학창시절은 경찰이 아무가방이 뒤지던 때셨지요.
슬픈 생일이셨겠지만 그 후부터는 한번도 쓸쓸한 생일을 보내지 않았다라니 정말 다행이시네요^^

레와 2010-01-14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장, 참말 다행이예요. 마태우스님..


그리고 지훈이는 준혁이 형이 아니라 삼촌이예요. 헤헤..:)
실제로는 지훈이와 준혁이 동갑이라더군요. 으흐..

이네파벨 2010-01-14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피엔딩이군요^^

세실 2010-01-14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생증이 있어서 참 다행이었습니다^*^
지금은 생일날 하늘만큼 땅만큼 행복하시죠~~

Mephistopheles 2010-01-14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 달으신 분들...우린 정작 중요한 걸 안물어봤습니다...

"마태님...생일이 언.제.에.요...??"

순오기 2010-01-14 23:25   좋아요 0 | URL
맞아요~ 마태님 생일페이퍼를 올린 것 아닐까요?
그럼 우리 모두, 해피버스데이투유~ 를 불러야 하는 거고...

산사춘 2010-01-15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알려드릴께요~ (글 분위기에 어긋나게 잘난 척하는 춘)

마태님 생신은 2월 4일이구요,
파비아나님 생신은 1월 20일이어요.
전 메피님 생신도 알아요. 아직 멀었어요.
(다만 양력으로 하시는지 음력으로 하시는지는 몰라요. 그래도 이게 어딥니까.)
과연 어떻게 아는 걸까요? 움홧홧홧홧홧홧
(개인정보노출로 춘 잡혀가면 저 세 분 중 한 분이 신고하신 거예요. 후닥닥~)

paviana 2010-01-15 10:34   좋아요 0 | URL
헉 제 생일은 어케 아세요? 알려드릴적이 없는데...
흠 우린 정말 천생연분이에요.ㅎㅎ


paviana 2010-01-15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경찰이 아부지 모셔오라고 협박안한게 천만다행이야요.
물론 아부지 전화번호 받으면 경찰 아자씨 놀라서 그냥 보내주었을게 틀림없긴 하지만...

sweetmagic 2010-01-15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1일이 제 생일이었는데 마태님 축하가없어 슬펐어요.

마태우스 2010-01-16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어 매직님, 안녕하셨어요? 이게 얼마만이어요!!! 내년엔 꼭 잊지 않을게요
파비님/그, 그러게요 호호.
산사춘님/님은 너무 많은 걸 아시네요 진짜 어케 아시는 걸까...
메피님/얼마 안남았습니다 님 눈치 짱!! 순오기님, 기대할게요
세실님/헤헤 뭐 그렇죠. 호호.
이네파벨님/잉? 아, 그렇죠 해피엔딩...^^
레와님/그렇다면서요. 저도 놀랐어요. 동갑이란 사실에...

아내가 불러서 나머지 댓글은 이따가..죄송.

노이에자이트 2010-01-16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이란 게 남에게 당한 일은 잘 기억해도 자기가 남에게 가한 상처는 망각하나 봅니다.그렇다고 평생을 죄책감에 시달리면서 살 필요는 없겠지만요.

마태우스 2010-01-17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이에자이트님/글고보니 제가 가해자였던 적도 숱하게 많네요. 나이들어선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데 더 많아지는 듯...
카스피님/그래서 해피엔딩이죠 호호.
무스탕님/전 나이가 들면 들수록 생일날이 더 기다려지더라구요. 저를 사랑했던 적이 그리 많지가 않았는데, 지금은 좋아하는 편입니다
LSHin님/너무 웃기는 일이죠. 학생증 한방에...치사하게시리. 글구 영화관이 동시상영이고, 가방 안까지 뒤지진 않았거든요
메피님/저랑 비슷하네요. 반갑습니다. 이런 걸 반가워하는 게 조금은 거시기하지만요.
보석님/안녕하셨어요. 저도 참 먼지나게 맞은 기억이 많이 있지요. 대부분이 억울한 체벌이었다는...
브리니님/그게 남자여자가 다른 게 아니라 정도가 차이있는 게 아닐까요. 저희 누나도 잘 못잊는 것 같던데요..
메르헨님/앗 저는 생일이 겨울이라 좋은데... 제가 그래서 추위를 안탄다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주드님/그러니까 우리가 친하게 지내야 한다니깐요^^
 



지난 토요일, 학교 때 했던 동아리 친구들끼리 모임이 있었다.

총 11명 중 9명이 참석하는 놀라운 출석률을 기록했는데,

한명은 오는 길에 응급환자가 생겨 다시 병원에 갔다가 왔고,

또 한명은 아이 학예회에 참석했다 합류를 하는 열성을 보였다.

85학번이니 만난지 벌써 26년째가 다 되건만

아직도 이렇게 모일 수 있다는 게 참 뿌듯한 일이다.

동아리에서 나보다 3년 아래인 한 후배는 작년에 만났을 때

"형, 우리 기는 졸업하고 이번에 처음 모이는데, 형 나올래? 나오면 좋아할거야."라고 말했는데,

후배들 모임에 나오라고 하는 것보다 '처음 모인다'는 말이 좀 더 황당했다.

동아리 시절 가장 일 잘하고 출석률도 좋았던 게 바로 우리기였기에,

졸업 후에도 이토록 잘 뭉치는 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밤이 깊도록 술을 마시고 수다를 떨면서

마흔 중반에 이렇게 편하게 얘기를 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는 게 참 고마웠다.

우리 기가 동아리 역사상 가장 잘난 기였기에

별반 잘하는 게 없었던 난 할일을 찾지 못해 방황을 했었다.

예과 때는 웃기는 모드가 어느 정도 통했지만,

진료봉사동아리인만큼 본과생은 일을 해야 했으니까.

어쩌면 동아리를 그만둘 수도 있던 나를 친구들은 붙잡아 줬고,

결국 난 그 동아리와의 인연을 계속 유지할 수 있었다.

졸업을 하고, 어느 정도 바쁜 세월을 보내고 난 뒤엔 드디어 내가 할 일이 생겼다.

모이자고 연락을 하고 시간과 장소를 정하는 일은 내가 참 잘하는 일이니까.

그래서 난 어디 괜찮은 음식점이 있다고 하면 눈에 불을 켜고 메모를 한다.

 

아내한테 이런 핀잔을 들었다.

"여보처럼 친구 많이 만나는 사람이 어딨냐?"

아내는 내가 자주 늦게 들어온다는 걸 탓하는 거였지만,

난 그런 야단을 맞으면서 기분이 좋았다.

친구를 사귄다는 건 어찌보면 보험에 드는 것과 같다.

친구관계를 유지하려면 돈과 시간이 들고,

또 성격차 때문에 생기는 갈등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그렇게 만난 친구들은 중년이 되면 내 삶의 자양분이 되어 준다.

이 나이에 새로 친구를 사귄다고 생각해 보라.

"쟤는 원래 저래"라는 이해심이 없는 사귐은 늘 조심스럽고, 그만큼 거리가 가까워지지 않는다.

별반 잘하는 건 없었지만 내 젊은 시절은 그런 보험을 여러 개 들어놓은 삶이었고,

그 보험들은 다 지급률이 300%를 넘는 고수익 보험이었다.

그리고 난 지금 그 보험금을 하나씩 꺼내가며 살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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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1-12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저는 소리없이 인간관계를 청산 중이어요. 나를 시기하거나, 내 마음을 계속 다치게 만드는 사람들을 더이상 친구로 남겨놓지 않는 작업들. 마음에서 아예 잘라내고, 그저 소리 없이 그 친구들의 마음에서도 저를 지우는 작업들. 그와 동시에 아주 나이 들어서도 노구를 이끌고라도 만나고 싶어지는 사람들 곁에 남고 싶다는 생각에, 그들과는 더욱 각별한 사이가 되었으면, 하고 바라고 있습니다. 서로를 시기하지 않고, 질투하지 않고, 일부러 할퀴려 하지 않는, 의견이 늘 일치하지는 않더라도 내 마음의 갑갑한 구석이나 기쁜 구석을 내보일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는 건, 보험 중에서도 국가 의료 보험 축에 속하는 것 같아요. 아내분의 핀잔이 기분 좋은 것이 당연해요, 저도 마태우스 님이 부러운걸요.

마태우스 2010-01-12 13:22   좋아요 0 | URL
주드님, 님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사람들을 계속 만날 필요는 없습니다. 저 역시 저랑 이념이 다른, 그러니까 여자 나오는 술집만 주구장창 가는 친구들과 결별했습니다. 그네들은 "우리가 만난지 몇년인데 이러냐"고 했지만, 중요한 건 만난 햇수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친구란 만나면 편해야지, 계속 '이게 아닌데' 하면서 앉아있는 존재가 아니거든요. 글구 님은 젊으니 앞으로 얼마든지 친구를 만날 기회가 있다고 봐요. 글구...저도 님 친구로 끼워주세요!

비로그인 2010-01-12 13:35   좋아요 0 | URL
아이 참 마태우스 님이 제 벗이 되어 주신다면 저야 황송황송 굽신굽신. 이렇게 사고가 유연하고 지성적인 분을 만난 것이 참 좋아요. 알라디너가 된 것이 무척 뿌듯하달까요. 전 제 친구에게도 말 못할 비밀을 알라딘에는 참 잘도 술술술 털어놓는데, `님 제정신이삼' 이런 댓글 대신 그런 때가 있어요, 라는 댓글을 처음 본 순간,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메르헨 2010-01-12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꾸자꾸 친구들 만날 기회가 멀어지네요. 다들 바쁜가 봐요.
시간이 흘러서...저도 마흔 중반쯤 되면 다시 모이게 될까요? ^^

Mephistopheles 2010-01-12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야 말로 가입과 동시 형사합의금까지 보조해주고 고액배당까지 보장받는 알짜배기 보험이군요.

무스탕 2010-01-12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월 19,900원이면 해결되는 보험보다 훨씬 좋은 보험이네요.ㅎㅎ

제게도 1984년부터 시작된 보험이 있답니다.
여자들의 우정은 어쩌구 저쩌구 하는데 우린 아직까지 즐겁고 반가운 친구들이에요 :)

hnine 2010-01-12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소엔 있는 듯 없는 듯 하다가 보험보다도 더 빛을 발휘할 때가 있지요.
(저와 같은 학번이셨네요^^)

비연 2010-01-12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대학동기들끼리 자주 만나는데, 참 그만한 만남이 없는 것 같아요~
나이들수록 우정에 기대는 마음에 생기는 것...보험 맞네요~^^

뷰리풀말미잘 2010-01-12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와는 투자 마인드가 조금 다르신듯. 저는 보험으로 재테크하지 말자 주의라서 실손 보험 위주로 들어놨습니다. 저도 나이가 차고 십년 단위의 회상이 자연스러워 지면 좀 후회가 들까요. ㅎㅎ 그때 고수익 보험을 들어놓는 거였어!

마태우스 2010-01-12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르헨님/그때를 조심해야 합니다. 다들 바쁘더라도 계속 만남의 끈은 놓고 있지 말아야죠. 위에서 언급한 친구들은 동아리라는 끈을 유지했기에 바쁜 게 어느 정도 지나간 후 만나게 된 것 같습니다.
메피님/혀, 형사합의금은 잘 모르겠는데요^^ 알짜배기는 맞는 것 같습니다.
무스탕님/여자들 우정이 남자들보다 훨씬 더 멋져요. 서로를 이해하는 폭이 더 넓은 것 같아서요. 우리 남자들은요 누가 모임에 잘 안나오면 뒷다마를 깐답니다. 하지만 여자들은 그걸 이해한다고 하더군요. 27년 된 보험이면 아유, 수익률이 대단하겠군요^^
hnine님/아앗 님이 저랑 같은 학번이라니, 반갑습니다. 앞으로 우리 잘해봅시다^^
비연님/그만한 만남이 없다고 느끼는 거, 아주 좋은 태도입니다. ^^
말미잘님/지금부터 준비하시면 후회 안하십니다. 제가 조교 때, 저희 교수님들은 단 한번도 같은 직장 내 친구들 말고, 밖에 있는 친구를 만난 적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전 저렇게 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지요.^^

순오기 2010-01-12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구는 보험이라는 정의가 명쾌하군요.
마태님은 알라디너의 보험이라는 것도 아시는지요?^^

Seong 2010-01-12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요즘 그 보험 해약중입니다. 친구가 좋기도 하지만, 친구라는 이름으로 상처주는 경우가 너무 많더군요. 괜히 시니컬해졌습니다. ^.^;;;;

이네파벨 2010-01-12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의 보험은 상당수 중도해지된 듯....ㅠ.ㅠ
아니, 해약까지는 아니고...그 뭐시라..."실효" 상태......

바쁜 삶 속에서 옛친구들 꾸준히 챙기고 연을 이어가는 것도 쉽지 않은 듯 해요. 더구나 저처럼 게으르고 무심한 성격일 경우엔........

제가 좋아하는....아이들 노래 가사가 떠오르네요.
Make new friends but keep the old. One is silver and the other gold.
정말 진실된 격언인 듯.

밀린 보험료 내고...소중한 보험들을 되살려야겠네요.

(오랜만에 마태님 서재에 인사드립니다. 그동안 종종 글은 읽어왔는데...^^)


pjy 2010-01-12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입할때만 묻지고않고 따지지도 않는 보험...줄때는 왜이케 인색한지~ 보험대신 친구가 큰일이든 사소한 일이든 훨씬 더 심적으로 도움되죠~~근데 한달에 한번 보험돈내는만큼 친구들도 한달에 한번은 만나야되는데 이게 또 쉽지 않죠~ 마태님, 편한 친구들이랑 오래오래 친하게 지내세요^^

Joule 2010-01-12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의 보험 여기에도 하나 있어요. :>

뭐 이미 아시겠지만 저는 애도 없고, 개도 없고, 집도 없답니다.

세실 2010-01-12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보험으로 생각하실까요? ㅎㅎ
맞습니다. 친구는 보험이죠. 종신 보험.
사무실에서 힘들때 전화해서 흉 볼수 있는 친구,
나의 단점까지 모두 내보일 수 있는 친구 좋죠~~

카스피 2010-01-13 0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친구들은 자신의 형제라고 할수 있지요.마음에 맞는 친구들을 많이 계신 마태우스님이 무척 부럽네요^^

summit 2010-01-13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절때 만날 친구들이 그리워지는 글이군요. 자주 만나진 못하지만, 생각만 하면 언제나 든든한 사람들이 친구(가깝게 오래 사귄 사람)인 것 같네요^^

마태우스 2010-01-14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ummit님/생각만 하지 마시고 자주자주 만나세요. 모든 게 다 나중의 추억이 된다니깐요^^
카스피님/감사합니다. 제가 잘하는 건 그다지 없어도, 친구는 많답니다^^
세실님/동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저도 님한테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줄님/모, 몰랐습니다. 앞으로 잘하겠습니다
pjy3926님/안녕하세요 제가 인사를 드렸는지 모르겠네요. 보험보단 친구가 훨씬 더 나은 것 같은데요, 시간을 많이 뺏는다는 점에서 계속 유지하기가 쉽지가 않더라구요. 그래도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어요.
이네파벨님/음, 해약한 보험을 다시 드는 사람은 없지요. 해약한 친구도 마찬가지인 것 같은데요. 친구랑 결별할 정도면 뭔가 문제가 있었을텐데, 그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을 것이기에 다시 만나도 똑같을 것 같네요. 오랜만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Tomek님/아니다 싶으면 해약은 빠를수록 좋답니다. 오래됐는데 안맞는 친구도 많이 있더라고요
순오기님/그,그런 말씀을 해주시니 감개가 무량합니다...^^
 
야구장 습격사건 - 엽기발랄 오쿠다 히데오 포복절도 야구장 견문록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억관 옮김 / 동아일보사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공중그네>로 우리나라에 잘 알려진 오쿠다 히데오는 꽤 재미있는 소설을 쓰는 작가다. 하지만 그의 책이 갑자기 많이 번역되어 나온 탓인지 그리 길지도 않은 시간에 그만 그에게 식상하고 말았다. <야구장 습격사건>도 읽을 마음이 없었지만, 나랑 책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던 미모의 여자분이 선물을 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읽게 되었다. 책 표지를 보면 이렇게 되어 있다.

‘엽기발랄 오쿠다 히데오 포복절도 야구장 견문록’

이 책은 저자가 잡지사의 청탁을 받고 일본의 야구장을 둘러본 탐방기로, 책 어디에도 웃기는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포복절도’라니. 물건을 훔치는 장면이라도 나오면 이해를 하겠지만, 이런 식으로 오쿠다의 명성을 이용하려는 상술이 안티를 만드는 거다.


그래도 내가 이 책을 흥미롭게 읽었던 이유는 이 책이 야구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어서였다. 난 어려서부터 야구에 심취했다. 국내야구를 섭렵한 뒤부턴 스포츠신문 한 귀퉁이에 나오는 해외야구 소식을 목마른 낙타가 물을 마시듯 찾아서 읽었다. 그래서 난 최근 선수들은 물론이고 해외야구가 우리나라에 중계되기 전인 8,90년대의 야구 스타들도 대부분 안다. 피터 싱어 대신 야구 같은 것에 빠져들었던 걸 늘 후회하지만, 이런 책을 읽을 때면 가슴이 뿌듯하다. “너희들은 모르지? 난 모도키도 알고, 기요하라도 안다!” 스티븐 킹의 <톰 고든을 사랑한 소녀>를 읽을 때도 비슷한 느낌이었다. “하하하, 이 무식한 번역자 좀 보게. 데릭 지터를 ‘제터’라고 써놨네? 메츠 구장이 ‘쉐이 스타디움’이지 ‘쉬 스타디움’이냐?” 이것이 평소 쓸데없는 것에 관심을 쏟아부은 매니아들의 자기 위안이리라.


야구장은 정말 가볼만한 곳이다. TV였다면 진작에 채널을 돌렸을 지루한 게임이라도 직접 가서 보면 재미가 철철 넘친다. 거기서 보면 평범한 땅볼이나 플라이아웃도 관중을 열광시키고, 안타라도 하나 나오면 열광의 도가니에 빠지게 된다. 거기서 파는 시원한 생맥주도 야구장의 묘미 중 하나고, 예전과 다르게 주위를 둘러보면 미녀 팬들도 많다. 문득 작년엔 단 한번도 야구장에 가지 않았다는 게 생각났다. 야구팬끼리 결혼을 하면 구장에 자주 갈 줄 알았는데, 게다가 히어로즈 구장이 바로 지척인데 어째서 안갔을까? 야구 경기가 보통 세시간이 넘게 걸리고, 왕복 4시간 동안 애들을 혼자 둔다는 게 꺼려져서였다. 그 대신 TV로 수많은 게임을 봤지만, 직접 가지 못한 게 아쉽기 그지없다. 역시 애들이 있으면 문화생활과 담을 쌓게 되는 것 같다. 참고로 <야구장 습격사건>-제목도 참 말이 안된다. 이런 게 낚시성 제목이 아닐까?-의 저자 오쿠다 히데오는 책에 나온 바에 의하면 솔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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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0-01-12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이 책 사두고 아직 안 읽었는데...우짤까 싶어지네요...;;;;

마태우스 2010-01-12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셨어요. 사셨으면 읽어보시는 것도 괜찮습니다. 근데 이 책의 저자는 마사지를 참 많이 받더군요. 마사지 하면 우리나라 마사지가 생각나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일본 마사지는 우리 마사지와 다르더군요. 몸 여기저기가 많이 뭉쳤던데, 글을 많이 쓰다보니 그런 직업병이 생겼나 싶더라고요. 글구 음식을 참 호화롭게 먹는 게 부러웠어요. 참, 이 저자는 밤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데, 그것 역시 글쓰는 직업이 갖는 직업병인 듯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