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4월 27일(수)

마신 양: 소주--> 맥주

 

작년에 후배 병원에 가서 스케일링을 받았다. 간호사는 내 입속을 들여다보며 연방 감탄을 했다.

“잇몸이 너무 안좋으세요”

“잇몸이 정말 안좋거든요”


후배는 내게 잇몸치료를 권했다.

“매주 한번씩 한달간 하는데, 그 동안에 술 마시면 안되요”

겁도 났지만 스케줄상 한달은 불가능했다.

“내가 4월에 큰 술자리가 두 번 있으니 그거 지나면 할게”

하지만 큰 술자리는 계속 있었다. 일년 내내. 그래서 난 6개월마다 스케일링을 하는 대신, 잇몸치료는 안받기로 했다.


하지만 스케일링으로 버티기엔 내 잇몸이 너무나 안좋았다. 엊그제 치과에 갔을 때, 후배는 내게 이랬다.

“당장 수술해야겠어요. 이러다 틀니하면 어떡해요”

사실 4월 들어 자발적 출혈이 심심치 않게 있어왔고, 불안해진 난 사리돈 탁스를 사먹으면서 버티려고 했다. 그런데, 그건 별 효과가 없었다. 아니, 약으로 치료하기엔 너무 멀리 와 버렸던 거다. 기가 죽은 난 다음주 금요일에 예약을 했다.

후배: 앞으로 4주간 술 마시면 안되요

나: 안주는?

후배: 그건 상관없죠. 근데 치료하고 나면 자연스럽게 안먹게 될 거예요. 잇몸도 고치고, 술도 끊고, 살도 뺄 수 있으니 일석삼조죠.


내가 그토록 안빼고 버티던 사랑니 4개도 이참에 다 뺀단다. 사랑니만 빼도 죽을 것 같은데, 사진으로 보니 잇몸치료는 더더욱 고통스러운 작업이었다. 하지만 남은 여생을 튼튼한 이로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 따지고보면 다 내 업보다. 작년에 했으면 좀더 편했을텐데 치과라는 곳은 언제나 막판에 몰린 후에 가게 된다.


후배와 술을 마시던 도중, 난 만남을 미뤄왔던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원빈(가명)아, 너 담주 수요일 괜찮냐? 나랑 그날 술 좀 마셔줘야겠다”

그러자고 하는 원빈에게 난 이 말을 덧붙였다. “몸 만들어 와라. 그날 많이 달려야 한다”

후배와 술을 마시는 동안, 난 술집 인테리어와 사람들이 술을 마시는 광경, 그리고 참이슬 병을 한참동안 둘러봤다. 다음주 금요일부터는 그 광경을 오랫동안 보지 못할 것이기에. 목요일 전까지 술약속을 하나씩 채워나가고 있는 중인데, 지금의 심정은 무서워 죽겠다. 내가 그동안 떠받쳐 왔던 우리 경제는 이제 어떻게 하나? 겨우 살아나는 듯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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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 2005-04-29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한국경제 큰 걱정이네요... 마태님 한몸 아니 한잇몸 희생해서 계속 우리 경제를 떠받치셔야 하는거 아닌가 모르겠네요.^^

paviana 2005-04-29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맛있는 밥만 먹으면서도 경제를 살릴 수 있어요...글구 지금 치료받아야 앞으로 더 오래동안 즐겁게 마실 수 있잖아요..

인터라겐 2005-04-29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독수리오형제가 떠난 지구는 아직까지 끄덕도 안하고 있습니다..
걱정붙들어 매놓고 치료열심히 받으세요... 훗날을 도모하심이....

노부후사 2005-04-29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리돈 탁스가 아니라 파로돈 탁스 아닌가요?

로드무비 2005-04-29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마태우스님이 더 걱정인데요?
수술 전날까지 드시다가 날짜 까먹으실까봐!
사리돈 탁스...너무 웃겨요.
언제 어느 상황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으시는군요.^^

하이드 2005-04-29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앞에서 마시고 그거 구경만 하세요. 냄새만 맡는건 괜찮을꺼에요.

2005-04-29 10: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얀마녀 2005-04-29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사리돈 탁스라는 약이 정말로 있는 줄 알았는데...

마태우스 2005-04-29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녀님/그게 파리돈인가요? 저 진짜 몰랐어요
속삭이신 분/저 말 잘듣고 착하게 살께요. 걱정해 주셔서 감사드려요
하이드님/냄새만 맡는다...캬, 아쉬운데 그거라도...
로드무비님/그거 유머 아닌데.... 호호, 하여간 어떤 경지에 이르면 의도하지 않아도 웃기게 된다니깐요^^
인터라겐님/님만 믿고 걱정 안하겠습니다. 우리 경제, 책임져 주세요!
파비아나님/그래도..경제는 시기를 놓치면 안된다구요!
줄리님/님이 어서 귀국하셔야겠어요^^

날개 2005-04-29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료받는 4주동안 술유혹을 못끊는다에 한 표..!^^

클리오 2005-04-29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참 고조기시더니, 요즘은 몸이 별로시군요.. 빨리 괜찮아지시길 빕니다.
앗! 그런데 다음 주 금요일이라구요? 청주 번개는 어찌하라고... 차 마실까요? ^^;

비로그인 2005-04-29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큰일 났다.
잇몸치료 그거 무지 아파요.
저 해봤는데.
길에서 만나면 죽여버리고 싶어졌어요
차라리 틀니를 하고 싶어질꺼예요.

플라시보 2005-04-29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상상만 해도 끔찍해요. 저도 아직 사랑니 안뽑았는데 님은 무려 4개나 뽑고 하날리 말씀에 의하면 죽음과도 같은 고통의 잇몸치료를 받아야 한다니... 무사히 살아나시길 기원합니다.^^

마냐 2005-04-29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정말 제목과 내용의 기기묘묘한 조화임다. 내참......글구 걱정 마세요. 제가 마씨가문의 깃발을 들고 마태님 몫까지 마셔드리죠, 까짓거. 뭐...흠흠.

마태우스 2005-04-30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냐님/님만 믿겠습니다. 마씨 가문의 명예는 이제 마냐님의 갸냘픈 어깨에...^^
플라시보님/무섭습니다...
하날리님/아아 안그래도 무서운데 으윽...
클리오님/차 마시는 화목한 번개가 되선 안되겠죠?? 방법을 강구해 보리다
날개님/전 끊는다에 두표! 마태랑 부리요!
 

 

 

 

 

일시: 4월 26일(월)

마신 양: 맥주 3캔, 소주 한병

1. 머리

근 3개월 이상 머리를 자르지 않았다. 처음엔 세상에 대한 반항심에서 시작한 거였는데, 나중에는 그걸 합리화하는 이유를 만들기 시작했다. 머리 기니까 어려 보인다느니, 술이 더 세졌다느니... 하지만 결국 머리를 자르기로 한 것은 불편이 극에 달해서였다. 머리가 눈을 가리니 답답했고, 잠깐만 방심하면 뻗쳐 버려 아주 가관이었다. 덥다는 것, 그리고 머리가 무거워 짜증이 난다는 것 등등을 감수하면서 계속 머리를 기를 마음은 점차 없어졌다.


그래서 머리를 잘랐다. 근데 너무 짧게 잘랐다. 어떤 이는 “웬 고딩이냐”고 하고, “군대 가냐”고 묻는 사람도 있었다. 원래 그럴 마음은 없었는데. 단지 이발소 직원과 의사소통이 잘못된 것 뿐인데. 그 전에는 뻗치는 머리를 제어하느라 모자를 쓰고 다녔다면, 지금은 짧은 머리로 인해 깍두기처럼 보이는 게 싫어 모자를 쓴다. 쭉 머리를 길러서 그런지, 지금도 난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볼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2. 노숙

머리를 자른 날, 친구 아버님이 돌아가셨다는 전갈을 받았다. 일단 집에 가서 짐을 챙긴 후, 강남성모병원 영안실에 갔다. 이 친구 저 친구와 얘기를 하다가, 고스톱판이 벌어졌다. 맞고 승률이 17%에 달할 정도로 고스톱을 못치는 나는 그저 옆에서 관망만 했다. 하지만 선수 하나가 집에 가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끼어들었다. 그리고 1만 5천원 가량을 땄다. 역시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다르다.


마지막 판을 돌리고 나니 새벽 4시였다. 다음날 아침 9시에 수업이 있던 터라 7시 버스는 타야 했다. 어디 가서 눈이라도 붙이고 싶었지만, 한번 잠들면 죽어도 못일어날 것 같았다. 애들은 집에 가고, 난 병원 옆에 있는 고속터미널로 갔다. 플라스틱 의자 네 개에 몸을 누이고 잠을 청했다. 자려다 갑자기 불안해진 나는 지갑의 돈을 다 꺼내 양말 속에 넣었고, 신용카드도 따로 챙겼다. 어떤 상황에서도 잘 자는지라 1분도 안되어 잠이 들었다. 그런데. 경비가 날 깨웠다.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버스 기다리는데 왜 안된다는 걸까. 어차피 사람도 없는데. 그는 나를 노숙자로 본 것일까. 그래도 양복까지 입었는데 말이다. 할 수 없이 앉아서 잤다. 그리고 첫차를 타고 학교에 갔고, 비몽사몽간에 수업을 끝냈다. 정말 피곤했다.


3. 친구 아버지

남에게 폐를 안끼치는 갑작스러운 죽음은 누구나 원하는 바일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죽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친구 아버님도 그랬다. 3년쯤 전 뇌졸중으로 쓰러지신 아버님은 전립선암까지 걸리는 등 갖은 고생을 하시다 돌아가셨다.


특기할 만한 것은 친구의 어머니였다. 3년간 아버님 곁에서 수발을 하신 우리 엄마와 달리, 친구 어머니는 남편을 광주에 있는 요양원에 보내놓고 당신의 삶을 사셨다. 친구도 만나고, 해외여행도 하고. 우리 어머니는 단 하루도 댁에서 주무신 적이 없는데. 편하지도 않은 보호자 의자에 등을 대고 주무셨었는데. 돌아가신 당일에도 새벽 1시 쯤 집에 가서 주무시겠다고 병원을 나서는 광경은 3일장 내내 빈소를 지킨 우리 어머니라면 상상도 못할 것이다.


우리 어머님이 더 훌륭하다고 말하려는 건 아니다. 난 우리 어머님도 친구 어머님처럼 하셨으면 어땠을까 싶다. 병원에서 가장 까다로운 환자로 소문난 아버님에게 어머님이 보여준 놀라운 헌신은 간호사들의 찬사를 받았지만, 그 과정에서 어머님이 잃으신 것도 있었으리라. 약해진 건강도 그렇지만, 간병의 와중에 그나마 남아있던 정까지 다 떨어진 건 아닐까. 아버님이 돌아가신 후 어머님은 누구보다 섧게 우셨지만, 그건 고인에 대한 그리움에서 기인했다기보다 아름다운 추억 하나 남기지 않고 떠난 남편에 대한 서러움 탓이 아니었을까. 간병 중 어머님이 아버님께 물어본 적이 있다.

“내가 아프면 당신이 나 돌봐줄 거야?”

아버님의 대답은 이랬다. “간병인 붙여 줄게”

이건 좀 불공평하다.


4. 벽제

관을 들고 산을 올라가 본 기억도 벌써 4-5년 전의 것, 그만큼 화장이 대세인 것 같다. 친구 아버님 역시 벽제에 가서 뜨거운 불 속으로 밀어 넣어졌다. 벽제에 갈 때도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화장터의 유족 대기실을 보는 순간 갑자기 뜨거운 것이 몰려왔다. 우리 아버님도 저렇게 태워졌었지 하는 생각에. 눈물도 났고, 심장박동도 빨라졌다.


4년 전 그날, 하얀 가루를 유골함에 담기 전에 직원은 큰 못 하나를 보여줬다. 그 못은 아버님의 허리뼈에 박혔던 것, “저런 걸 몸에 박고 지내셨구나”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던 기억이 난다. 지금 아버님은 어디서 무얼 하고 계실까. 거기서도 여전히 화를 잘 내실까. 그러고보니 지척에 있는 아버님께 찾아간 지도 꽤 오래 된 것 같다. 이번 일요일, 아버님을 만나러 가봐야겠다. 잘 지내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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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28 1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인터라겐 2005-04-28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머리... 기왕 기르신거 바람머리 해서 배용준처럼 마사마라도 해보셨을 좋았을껄 하는 생각이....
2. 노숙... 잠들기전 준비하시는 자세..훌륭하십니다...머리속에 넣고 있다가 나중에 기회가 오면 꼭 그리 하겠습니다.
3. 친구아버지... 정답은 없다. 정말 사랑한 사람도 병간호앞에선 두손을 든다죠.. 친구어머님..그렇지만 제 개인적으론 속상합니다..CF에서처럼 난 소중하니깐요..를 외치신다면 어쩔수없지만 왜 자꾸 비정(?)하게 들리는지 모르겠습니다....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4. 벽제... 친정아버지..올해 71살 되셨습니다..저흰 절대로 벽제갈일이 없을것 같아요.. 아빠 말씀이 나 불에 꼬실리면 죽어서 니들 잡아먹는다..좀 무섭지만 저희 아빤 분명 약속지키실 분이라서....

허리뼈에 있었다는 큰못이 자꾸 생각나네요...

마태님 글이 오늘은 축 처진게 힘이 없어 보입니다..기운내세요...

stella.K 2005-04-28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리를 자르셨다니 시원하시겠네요.
누구의 죽음이든 보면 여러가지 만감이 교차되더라구요. 전 불효자식이어요. 아직도 이리 못가고 있으니...눈물이 날 것 같아서...그래도 마태님은 아버님 뵈러 다녀오세요.^^

플라시보 2005-04-28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는 아직 부모님이 살아계셔서 잘 모르겠지만 가끔 그 분들이 돌아가시면? 하는 생각을 하는 것 만으로도 괜히 우울해집니다. 함께 살지도 않고 그다지 효녀도 아니지만 그냥 그 분들이 존재하는 것 만으로 저에게 큰 위로가 되는것 같습니다.

깍두기 2005-04-28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깍두기같이 보이는 게 어때서 그러세요? 흥!

moonnight 2005-04-28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효도해야겠어요 ㅠㅠ 가끔 오늘이 부모님을 뵙는 마지막 날이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깜짝 깜짝 놀라곤 합니다. 건강하신 부모님을 가진 축복을 왜 항상 느끼진 못하고 사는 건지. 일깨워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힘내세요. 토닥..

클리오 2005-04-28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께서 피곤하고 마음이 안좋으신 것 같아 제 마음도 별로입니다. 무겁게 가라앉은 날이겠지만, 마음껏 허우적대다가 가뿐하게, 빨리 떠오르소서!!

하루(春) 2005-04-28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벽제 화장터에 딱 1번 가봤는데, 솔직히 그 날 너무 많이 울어서 아니, 그 전부터 그랬죠. 아무튼 자꾸 그 날의 장면이 떠올라서 벽제라는 말만 들어도 침울해지고, 숙연해집니다. 한 줌 재로 변하는 사람의 몸이라니...

2005-04-28 17: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5-04-29 0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설날에 아버지를 만나지 못했어요. 일요일에 아버님 뵈러 가신다니 생각난 김에 아버지께 들러야겠어요. 많이 피곤하셨을테니 푹 쉬십쇼.

마태우스 2005-04-29 0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돌님/네, 정말 피곤했어요. 지하철에서 그냥 누워 자고 싶었다는.....
속삭이신 분/님의 자상함이 느껴지는 댓글입니다. 미모에 자상함까지...
하루님/흙으로 돌아가든 한줌 재로 변하든 허무하기는 마찬가지인 듯...
클리오님/몸살 났어요... 하지만 마음이 안좋진 않습니다^^
문나이트님/어머 제가 일깨워 주다뇨? 님 효녀인 거 저는 물론이고 남들도 다 알아요
깍두기님/까, 깍두기님...제 말은 그런 뜻이 아니고...........그러니까..................
플라시보님/전 님을 믿습니다
스텔라님/항상 믿음에 충만한 삶을 사는 스텔라님이 왜 불효자란 말입니까.
인터라겐님/제가 좀 처져 보였군요. 몸이 워낙 피곤해서 마음까지 그런가봐요... 간병에 정말 정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저희 어머님은 너무 극단적인 헌신을 했어요....머리는....한번 보여드리고 싶네요. 호호
새벽별님/제가 이번주에 안가면 담주 월요일에 머리핀 꽂고 출근하겠습니다
속삭이신 분/제가 존경하는 거 알죠? 근데 추천은 안하셨군요. 다 아는 수가 있죠^^


 

 

 

 

 

“오늘도 술 먹으면 넌 인간도 아니다”

출근을 하는 내게 할머니가 하신 말씀이다. 내가 생각해도 좀 심했다. 어쩜 그렇게 맨날 정신을 잃은 채 집에 올 수 있담? 일주일쯤 전, 나를 늘 걱정해주는 지인에게 했던 말이 생각난다.

“앞으로는 바르게 살 거야. 나 믿지? 이번만은 진짜야!”

믿기는 개뿔, 나도 날 안믿는데 어떻게 그녀가 날 믿을 수 있겠는가. 할머니도 그러셨다.

“말로만 안먹겠다고 하면 뭐하냐? 내가 보니까 너 큰일났더라”

친구와 저녁 약속이 있고, 우리나라에서 저녁 약속은 곧 술 약속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오늘만큼은 술을 먹지 않으련다. 내게도 일말의 양심은 있으니까.


어제는 내가 관여하는-사실은 거의 주도하는-위원회에서 쫑파티를 했다. 날지 못하는 오리를 안주삼아 소주를 마셨고, 맥주도 마셨다. 거기서 끝났으면 양호했겠지만, 난 그러지 못했다. 위원회 멤버 중에는 내가 참 좋아하는 선생이 하나 있었다. 말과 행동이 별로 교수같이 보이지 않는 그런 사람. 내가 그러는 것처럼 그 선생도 “잘릴지 모른다”를 입에 달고 산다. 그 사람과 서울에 올라가 2차를 했다. 좋아하는 사람과의 술자리는 언제나 유쾌하다. 문제는 그 인간도 술이 무진장 세다는 것. 12시 반 쯤 집에서 전화가 왔다는 건 기억하지만 그 뒤 어떻게 거길 나왔는지, 집에는 어떻게 갔는지 하나도 생각이 안난다.


자리에 누워 습관처럼 TV를 틀었다. 마이클 조던이 나온 <스페이스 잼>을 한다. 한 2분쯤 봤을까. 난 어느 새 잠이 들고 말았다. 희한하게도 내 꿈에 마이클 조던이 나왔다. 우리 어머님이랑 친해 보였다. 난 그의 근육질 팔도 만져봤고, 이해할 수 없는 모험을 같이 하기도 했다. 그런데 꿈의 끝자락에 조던이 갑자기 바지를 내리더니 엉덩이를 보여준다. 이런. 조던은...........치질 환자였다. 그것도 상태가 심각한.


개꿈이라고 치부하기엔 그 치질 덩어리가 너무도 생생하다. 그 꿈의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지금처럼 술만 마신다면 나도 치질에 걸린다는 경고? 한참을 앞서가던 책 vs 술의 스코어가 45대 45로 동점이 되었다. 언제 술을 마셨냐는 듯이 편안하기만 한 내 속과 달리, 다시 라면에 의존해야 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아파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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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4-21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을 끊으시라는 경고같습니다. 치질로 서재를 잠깐 비웁니다...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요 ㅋㅋㅋ

하이드 2005-04-21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섯번 남았어요.

클리오 2005-04-21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질 덩어리라니.. 참으로 '의사'스러운 꿈이 아닐 수 없습니다. ^^;; 그리고 '다시 라면에 의존해야 한다'는 생각... 이라니요? 그럼 어제 술값을 또 님이??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흑흑...

인터라겐 2005-04-21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머니의 말씀 깊이깊이 새겨주세용~

마태우스 2005-04-21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라겐님/저도 그러고 싶은데 여건이 안되요 흑흑
클리오님/저도 너무 슬퍼요 흑흑.... 카드를 없애든지 해야지...
하이드님/다섯번이나 남아서 행복해요* (이 무슨 해괴한 소리란 말이냐...)
물만두님/그런 생각을 하니까 갑자기 슬퍼집니다. 흑...

플레져 2005-04-21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리에 누워 습관처럼 TV를 틀었다... 를, 거리에 누워...로 봤답니다.
멋지잖습니까? 거리에 누워 습관처럼 TV를 켜고, TV에선 마이클 조단이 나오고...
치질만 뺀다면 카드가 없는 꿈 속 세상이 훨씬 멋지네요^^

2005-04-21 17: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05-04-21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앗. ^^; 마이클 조던이 바쁜 와중에 날아와 경고까지 해주셨군요. 치질.. 무섭습니다. ㅠㅠ 님, 부디 몸조심하셔요. 아, 그리고 저, 라면 되게 좋아한답니다. ^^; (눈치없는.. -_-;)

sooninara 2005-04-21 1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쿡쿡쿠....후....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이고 배 아파라..마이클 조던 몸집이라면 거시기도 컷을듯...
마태님..치질 조심하세요.

sooninara 2005-04-21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도 해드릴께요

Phantomlady 2005-04-21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충걸이 그랬잖아요 '술을 끊느니 숨을 끊겠어'라고.... ㅎㅎ

하이드 2005-04-21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 충걸오빠 짱멋져!!

마태우스 2005-04-23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정말 멋지네요
스노우드롭님/그런 멋진 분이 계시다니....
수니님/거, 거기서 거시기 얘기를 하시다니...민망^^
문나이트님/치질 무섭죠.... 몸 조심하겠습니다. 조던의 경고를 새겨들어야죠^^
플레져님/술먹고 길거리에 누운 적이 2년 전인가 한번 있습니다. 아니다 두번세번네번...다섯번쯤 있습니다. 술에 취해 누워서 본 하늘은 참 아름답더이다^^%

sooninara 2005-04-25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마태님..거시기란 치질 크기를 말한건데..
뭔 생각 하신겁니까?
 

 

 

 

 

일시: 4월 16일(토)

누구와: 내 친구들과

마신 양: 아, 정말 대단했다


용수철같은 몸이지만, 나도 다음날 눈이 안떠질 때가 있다. 유난히 컨디션이 좋았던 지난 토요일, 난 좀 과도하게 술을 퍼마셨고, 나도 모르게 술집에서 뻗어 잤다. 깨어보니 새벽 3시, 내 옆에는 같이 마시던 친구가 드러누워 자고 있다. 나머지 두명은 먼저 간 모양이다. 남은 친구와 함께 택시를 잡아타고 집에 왔고, 테니스를 치려고 6시쯤 일어나려 했지만 이 작은 눈이 떠지지가 않았다. 할 수 없이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테니스를 취소하고 두시간을 더 잤다.


최근 들어 가장 많이 마신 날이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지난 토요일의 술은 역사에 남을 만큼 많이 마신 것 같다. 인간이 어쩜 그렇게 술을 잘 마실 수 있는지, 나의 위대함이 존경스럽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친구 녀석이 내 책을 들고 갔다는 것. 할머니가 내게 부탁했던 책을 서점에서 사가지고 친구를 만났는데, 집에 갈 때 보니까 그 책이 없다. 다음날 먼저 간 친구와 통화를 하다가 그 책을 그가 가져갔음을 알게 되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궁금하다. 그는 왜 내 책을 가져갔을까? “잊어버릴까봐”라고 말을 하던데, 그렇게 말하는 친구의 모습이 아주 궁색해 보였다. 그러고보니 날 버려두고 의리없이 먼저 간 것도 수상하다.


참고로 그 친구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친구로서, 이곳 알라딘에 자주 들어온다. 그래서 이 글을 쓰다가 통화를 했다.

“내가 이러이러하게 글을 썼으니 읽기 전에 마음 단단히 먹어라”고. 그는 매우 억울해 하면서 “사실 관계를 모두 밝히겠다”고 했는데, 난 믿는다. 나와 친분을 쌓아온 알라디너 분들이 모두 내 편을 들어 줄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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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5-04-18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싸인 그려진 책을 보내 주셔야 편을 들어 드리겠슴돠.....음하하하하하
그렇지 않을 경우?.............^^

마태우스 2005-04-18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우님은 웃음 소리도 매력적이어요. 히히힝(말울음 소리어요)

moonnight 2005-04-18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그분이 밝히시는 사실관계도 무척 궁금하네요. ^^

울보 2005-04-18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어떤책인데요..
궁금하네요..
그리고 라면만 드셔야하는 분아니셨나요...

2005-04-18 23: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4-18 16: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인터라겐 2005-04-18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뭘까 궁금하지만...봐서 편들어 드리겠습니다... ㅋㅋㅋ

sweetmagic 2005-04-18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용수철같은 몸이지만,...아 부러워요... 지남철 같은 몸이라 안 잤으면 안 잤지 한 번 잠 들면 침대에 스며들어버려요,,,,물아일체 ㅠ.,ㅠ;;;;
그니까 님과 저는 침대 매트리스 한장 차이군요.....

클리오 2005-04-18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을 들어드려야 되나 말아야 되나.. 그 분의 말씀을 일단 들어보죠..!!! ^^;;

숨은아이 2005-04-18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의 주제와 상관없이) "빨간 목도리 가져가세요"란 저 책, 참 재밌어 보이는군요! 보관함에 넣었어요. 살 때 '고마워요' 누를게요. 호호호!

아영엄마 2005-04-18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일단 엄정한 심사를....해야하니까, 공정하기로 유명한 부리님의 편에 서 있을께용~ ^^

하루(春) 2005-04-18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그건 말을 들어본 후에 결정할 일이죠. ㅎㅎㅎ

joansa 2005-04-19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마태수탐정은 예리해!
완전범죄를 노리던 나의 희망을 단시간에 깨버리고...
목격자만 없었어도.

술만 마셨다 하면 휴대폰이며 지갑이며 잃어버릴 수 있는 것들은 너무 쉽게 분실해버리는 그였기에, 저의 시야에 들어온 긴 제목의 책을 보는 순간 전 술 마시기를 포기했습니다. 안주만 먹으면서 그에게 계속 술을 권했죠. 1차,2차를 끝내고 3차에 가서 그의 작은 눈이 점점 더 작아지는 것을 예리하게 간파한 저는, 결정적으로, 화장실에서 나온던 그를 넘어지게 만들었고 결국 그는 잠시 정신을 차리는 듯하더니 그대로 그만의 세상으로 가버렸습니다.
앗싸! 작전성공.6시간동안의 작전이 이렇게 끝났고 전 책을 부등켜 안은채 그를 버리고 도망치듯 나왔습니다.
제가 나쁜건가요?

하루(春) 2005-04-19 0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joansa님, 그 분이시군요. 반갑습니다. ^^; 초면(?)에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요, 마태우스님은 그 책을 할머니께서 부탁하신 거라 하셨는데, 가져갈만한 거였나요?

paviana 2005-04-19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로 나쁘지는 않은 둣 하네요..ㅎㅎㅎ
원래 마시고 먼저 가는 사람이 나쁜 거 아닌가요?
제가 사는 바닥에서는 끝까지 같이 하지 못하는 사람이 제일 나쁘다고 했습니다.

마태우스 2005-04-19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aviana님/으음, 역시 님은 제 편이 아니셨어요. 흑...곱창 같이 먹기로 해놓고선...
하루님/책 제목에 '49가지'가 들어가던데, 보니까 잘 팔리는 책이었어요
조안사/그렇구나. 어쩐지 나만 맛이 갔다 했더니.... 늦게라도 고백을 하는 것은 아름다운 것이다. 책 좋은 말 할 때 내놓아라.
아영엄마님/부리만 이뻐하지 마시고 저도 좀 좋아해 주세요
숨은아이님/어머 우연히 고른 책인데 님 마음에 들었다니...님은 제편이죠?
클리오님/전 클리오님이 누군가와 다투었다면 무조건 클리오님 편인데....T.T
매직님/요즘 들어 용수철이 많이 풀린 듯합니다.... 다시 감아야 할텐데..
인터라겐님/진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친구가 저를 술에 취하게 하고 책을 가져갔다는 것. 너무도 명백한 사건이지 않습니까?
진주님/제 신체는 좀 비하해도 상관없습니다. 그걸 즐기거든요. 음하하하하하
울보님/가끔은 라면에 갈비도 넣어 먹습니다. 재벌2세의 라면은 이렇듯 틀린 법이죠
문나이트님/님은 제 편을 들어주실 것을 확신합니다. 왜냐하면 아주 공명정대한 분이라고 알고 있거든요.^^

클리오 2005-04-19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술에 취하신 것도 아니고 넘어지시게 만들기까지.. 이러한 정황증거를 조안사님이 너무 쉽게 털어놓으시는군요.. 알라딘에서 마태님에게 잘못하는 사람은, 흠.. 큰일 날지도 모르는데... 신중하시죠, 조안사님.. ^^;; (흑, 마태님! 공정한 척 한번 해보려는 거였어요..)

마태우스 2005-04-19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역시 공명정대한 판단을 내려주셨군요. 감사합니다. 조안사는 이제 알라딘에서 책을 주문해도 배송이 안될 것입니다^^
 

 

 

 

 

일시: 4월 12일(화)

누구와: 하핫 비밀이다

성(姓(이라도: 요즘 난 남자랑은 잘 안마신다^^

마신 양: 소주--> 맥주


내가 술을 자주 마실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간 다져놓은 조직? 아니면 돈? 하지만 방대한 조직을 만든 건 다 술의 힘을 빌어서였으니 그걸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건 선후가 뒤바뀐 일이다. 또한 내가 한달에 60만원을 받던 공보의 시절에 300번을 넘게 마신 적이 두 번이나 있는 걸 보면 꼭 돈이 많아서만은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비결은 바로 신체적인 조건이다.


지난 화요일, 나와 같이 술을 마신 그분은 하루 종일 고생을 한 모양이다. 나라고 고생을 안한 것은 물론 아니지만 그건 잠이 부족해서 그런 거였고, 속은 멀쩡했다. 이번뿐 아니라 난 술 때문에 다음날 속이 안좋아서 고생했던 기억이 거의 없다. 그래서 난 “어제 너무 많이 마셔서 오늘은 못마신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어제는 어제고 오늘은 또다른 날인데 어제의 술이 도대체 오늘과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하지만 많은 사람이 전날 마신 술로 골골대는 걸 보면서 난 내가 특별한 사명을 받고 이 세상에 온 게 아닌가 싶다.


에디슨은 아마도 전구를 발명해서 어둠을 밝히라는 신의 사명을 받고 이 별에 태어났을 것이다. 테레사 수녀는 사랑을 실천하러 오셨을테고, 조지 부시는 신이 중대한 착각을 해서 여기 왔을거다. 열거한 사람들처럼 큰일은 아닐지라도, 신이 내게 이렇게 고무공 같은 몸을 주셨다면, 그 뜻을 헤아려 열심히 마셔주는 게 올바른 길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난 오늘도 술집에 간다. 44번째 술을 마시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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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5-04-18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저 같은 사람은 무슨 이유로 온겁니까? 쳇~~~
날도 흐린데 낮술이나 마셔야 할까부다......

LAYLA 2005-04-18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시보다마태님이 세상에 오신 이유가 더 중요해보여요^^

마태우스 2005-04-18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우님이야 유려한 문체로 알라딘을 평정하러 오셨죠^^ 저도 님만큼만 글을 잘 쓴다면 그렇게까지 술 안마셨을지도 모른다는....

마태우스 2005-04-18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일라님/그럼요, 저도 사실은 제 사명에 뿌듯해하고 있답니다. 술을 마시기 전, 그러니까 18세 때까지 전 제 사명이 뭔지 모르고 전 아무 가치도 없는 인간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moonnight 2005-04-18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마테우스님께 그분이 아주아주 오래 머무시는가봐요. +_+;
저도 술마신 담날 그렇게 힘들어하는 편이 아니라 지인들의 항의-_-를 받곤 하지요.
"누님(-_-;)은 웃는 얼굴로 원샷하게 만들어서 이제는 무서워요!! -0-;;" 라며 울면서 저를 피하는 후배들 땜에 충격받고서 이제 술 좀 살살 줄여볼까 하는데 마테우스님 글을 읽다보니 또 살짝 술생각이 나는... ㅠㅠ 책임지시와요!!!-_-;
..라는 건 부러워하는 거구요. ^^; 속은 괜찮다 해도 몸이 축나긴 하는 거 같더라구요. 체력이 예전같지 않은 -_-;;
마테우스님도 신이 주신 엄청난 몸을 과신하지 마시고 보살피시길 바래요. (앗. 은근히 협박하는 듯한.. ^^;;)

물만두 2005-04-18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일라님 그건 당연하지요^^ 제 생각엔 남보다 간이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우성님은 그 자체만으로도 족하니 낮술하지 마시고요... 저도 있거늘^^:;;

플라시보 2005-04-18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 그 뜻을 헤아리기 위해 마신다구요? 좋은 생각입니다. 신이 주신 선물을 그냥 둘 수는 없지요. 하하^^

2005-04-18 16: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울보 2005-04-18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세상에 왜 태어났을까,,,술도 못마시고,,,,,,,,,,,,,,,,,,

진주 2005-04-18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애 둘 낳기 전엔 속이 좋았는데, 요즘은.....
님은 아직 애를 안 나아서 그렇게 마셔도 속이 좋으신가요?

클리오 2005-04-18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술 먹고 아무리 속쓰려도, 그 다음날 술 다시 마실 수 있답니다. 술로 술을 달래는게 해장술의 묘미 아닙니까. (아! 나날이 나는 왜 이런단 말인가...) 그리고, 그날 술 드신 여자분은 미녀가 아니신가보죠? ^^;;

2005-04-19 0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야클 2005-04-18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부러워라.백수때는 술 마신 뒷날 퍼져 있어도 되지만 직장이라는 조직에 있으면 전날 술 마신 사정 안 봐주고 동일한 수준의 업무량과 동일한 시간의 출근(?)을 요구하기 때문에 무척 힘들어요. 그런데....저도 술 마시러 갑니다. 이따가 ㅋㅋㅋ

깍두기 2005-04-18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단에 추천하오.
그리고, 건강을 과신하지 마시라구요, 흥!(술 먹으면 다음날 죽을 것처럼 괴로운 자의 심술)

줄리 2005-04-19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은 정말 엄청난사명을 띠고 세상에 태어나셨군요^^ 전 아무래도 신이 잘못해서 떨어뜨렸는데 귀찮아서 줍지 않아 이렇게 살게 된듯해요. 그렇지 않고서야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해야 할 사명을 깨닫지 못할리가 있겠습니까요?

maverick 2005-04-19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런 하늘이 주신몸을 타고나셨군요...
속이 안 쓰리다니... 연짱음주를 위해서 태어난 사나이! 부럽습니다 ^^

마태우스 2005-04-19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버릭님/아니 다음날 속이 쓰릴 걸 알면서 왜 사람들은 술을 마시죠??<--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표정...^^
줄리님/저도 뒤늦게 제 사명을 깨달았어요. 자기 사명이 뭔지 모르더라도, 해야 할 일을 주셨을 거예요. 줄리님은 아직 젊잖아요^^
깍두기님/오오 깍두기님도 술 마시면 힘든 과군요.... 그렇담 우리 언제 2박3일로 붙어 볼까요?^^
야클님/오오 술마시는 동지.... 야클님, 오늘 속은 좀 괜찮으셨어요? 저야 늘 멀쩡하죠^^ 부럽죠?
클리오님/으음, 술로 술을 달랜다... 이해가 잘.... 술을 왜 달래야 하죠? 술은 온순하고 착하기만 한데...^^
진주님/으음, 출산을 하면 그럴 수도 있군요. 그런데 담날 속이 안좋다는 남자들도 꽤 많거든요. 그들은 왜 그런 걸까요.
울보님/사명을 모르는 게 더 좋을지도 모릅니다. 전 사명을 알고 나니까 하루라도 안마시면 괜히 미안해지고 그럽디다^^
플라시보님/튼튼한 몸과 더불어 술값도 좀 보태 줬으면 좋으련만...^^
물만두님/술은 원래 자랑이 아니거늘,우리나라에서는 희한하게 자랑이 되버리죠^^
문나이트님/오래 살려고 제가 이렇게 운동도 열심히 하는 거랍니다. ^^

기인 2006-05-03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도 마태우스님과 같은 체질. 술이 센 편은 아니지만, 술 마시고 오바이트도 하지만, 그것은 모두 '술을 마시는 도중'의 이야기. 저도 다음날 '숙취'라는 것은 목마름 정도만 느낀답니다 ^^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