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행복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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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 작가의 소설은 처음 읽었다. 2일 동안 정말 몰입해서 읽었다. 만약, 회사가 아니었으면 하루만에 읽었을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비슷한 장르의 다른 외국 도서에 비해 전혀 뒤떨어지지 않았다. 섣부르지만, 음악, 영화, 드라마에 이어서 문학도 전세계로 뻗어나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행복은 덧셈이 아니야. 행복은 뺄셈이야. 완전해질 때까지, 불행의 가능성을 없애가는 거."


이 소설을 정말 잘 표현한 문장이다. 스릴러, 범죄 소설은 어느 정도 인물들을 알게 되고, 그들이 한 짓을 예측하면 흥미가 많이 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끝까지 숨기고, 반전을 숨겨 놓는다. 하지만, 합리적 추정을 통해 대략적인 전개 스토리를 예측할 수 있어도 쉽게 이 책을 놓을 수 없었고, 그 상황에 내가 직접 처했다고 생각하며 몰입을 할 수록 무서웠다. 빨리 상상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정유정 작가가 창조한 신유나라는 인물이 내뿜는 서늘함은 이제까지 다른 소설에서도 쉽게 느낄 수 없었다. 

다정하게 다가오지만, 꼼짝하게 만들 수 없는 섬뜩함을 지니고, 가정의 행복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의 약한 감정을 최대한 이용하지만,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할 지 잘 예측이 안되는 인물이다. 


누군가의 설계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그 결과를 감당할 수 없다. 그런데, 그 누군가가 가장 가까이 있는 가족일 수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는 순간 이미 때는 늦었다.


2021.10. 03 Ex. Libris HJK


엄마는 오리 먹이를 잘 만든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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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 룸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17
마이클 코널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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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로 3박 4일 휴가를 다녀왔다. 코로나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지만, 이미 오래전에 예약을 했고, 이번에 아니면 가족과 함께 휴가 갈 시간이 없어서 제주도로 떠났다. 각 방문 장소마다 QR 체크인을 했고, 항상 마스크를 쓰고 다녔는데, 정말 한국 사람들 대단한 것이 마스크를 안 쓴 사람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그리고, 제주안심코드 앱을 설치했는데, QR 성능이 정말 대단하다. 


이번 휴가와 함께 떠난 책은 마이클 코널리의 <버닝 룸>이다. 마이클 코널리가 쓴 책 중에 내가 읽은 책은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다섯 번째 증인> 이다. 이 책들은 변호사 미키 할러가 주인공이다. 법정에서 다투는 과정을 간결하고, 재미있게 쓴 소설이다. 강추하는 소설들이다. 이번에 읽은 <버닝 룸>은 형사 해리 보슈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소설 중 가장 최신작이다. 이전에 보슈가 주인공으로 등장한 소설이 자그마치 16권이고, 이번이 17번째 소설이다. 

증거 수집, 탐문 수사, 용의자 추적 등 장기간 동안 해결하지 못한 미제 사건들을 조사하는 과정을 재미있게 묘사했다. 마이클 코널리의 빠른 전개와 간결한 묘사는 소설의 몰입감을 높인다. 하지만, 해리 보슈보다 미키 할러가 더 좋았다. 미키 할러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최신작 <배심원단>도 구매해 놓았다. 기대가 높다.


영장을 청구하기 전에 동의를 얻어 조사하는 방법, 용의자에게 증거를 얻어 내는 법, 기소하기 전에 주의할 점, 언론을 적절히 이용하는 법 등 미국 형사들이 범인을 밝혀내기 위한 과정을 이 책에 고스란히 들어 있다. 마치 나 자신이 형사가 되어 미제 사건 서류철에서 시작하여 어떻게 증거를 분석하고, 용의자를 선정하고, 가정과 추론으로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누가 범인인지를 명확하게 밝혀내는 재미가 있다. 

한 가지 사건에 몰두하여 해결할 때까지 집중을 다하는 모습이 꼭 형사에게만 필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2021.07.22 Ex. Libris HJK


보슈의 눈에는 피해자가 고통을 두 배로 겪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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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매트 헤이그 지음, 노진선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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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절망에 빠진 한 여인이 있다. 주변에 가족도 없고, 직장에서 해고를 당하고, 기르는 고양이도 죽고, 아무 희망도 없는 한 여인이 자살을 시도한다. 그리고, 그 여인은 미지의 도서관에서 깨어나고,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후회했던 삶을 다시 살아 보는 기회를 얻는다. 수많은 삶을 경험하며 살아보지만, 결국 그녀가 선택한 삶은 무엇일까?


그녀가 경험했던 수많은 삶을 만족하지 못하고, 다시 도서관으로 돌아가는 이유를 솔직하게 납득하기 힘들다. 유명 가수, 금메달리스트, 와인 농장 여주인, 대학교수, 북극 과학자 등으로 살아보지만, 만족을 못 한다. 그런데, 그런 삶을 단순하게 며칠 살아보면서 어떻게 바로 판단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런 삶에서 본인이 노력해서 더 나은 삶으로도 바꿀 수 있는데, 왜 굳이 만족을 못하고, 다시 도서관으로 돌아갈까? 어떤 하나의 삶을 살아가는 것을 단순하게 몇 페이지만으로 서술하면서 독자를 납득시킬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 


나의 판단은 저자가 어떤 하나의 결말을 정해 놓고, 그 결말로 어떻게든 유도하기 위한 무리한 방식을 쓴 것이다. 물론, 한 번의 독서로 저자의 의도한 바를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별로 다시 정독을 하고 싶지는 않다. 


노라는 개와 비스킷 냄새가 풍기고, 빵 부스러기가 떨어진 폐차 직전의 현대자동차를 끌고 병원과 스포츠센터를 지나 회색 벽돌로 지은 현대적인 단층 건물 앞의 작은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그곳이 동물보호센터이다. (P.281)


노라라는 주인공이 선택한 삶 중에 동물애호가로 살아가는 삶을 설명하는 부분이다. 재미있는 부분이 있다. 이제까지 소설을 읽으면서 많은 차에 대한 묘사를 읽었지만, 현대자동차는 처음이었다. 두 가지 중의 하나가 아닐까. 영국에서 현대자동차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진 것인지, 아니면 그냥 싸구려 차를 묘사하기 위해 현대자동차를 언급한 것은 아닐지. 혹은 두 가지 모두일 수도 있다. 어찌 되었든 외국 소설을 읽으면서 이렇게 국산 브랜드를 접한 것이 신선했다.


노라가 현실로 돌아가기 위해 자신의 마음을 외치는 부분이 있다. 

노라는 살고 싶었다.

노라는 살기로 마음 먹었다.

노라는 살 준비가 되어 있었다.

이렇게 외쳐 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노라는 마지막으로 외쳤다.

나는 살아 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났다. 운동을 하고 싶었다. 운동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운동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등은 아무 쓸모가 없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정말 중요한 것은 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아무리 마음을 먹고, 계획을 세우고, 준비를 해도 정작 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우린 감각을 통해 인식하는 것만 알아.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것은 결국 그것에 대한 우리의 인식일 뿐이야. '중요한 건 무엇을 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보느냐'지." (P.313)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보느냐가 중요하다는 의미일까? 우리의 인식만 달라지면 인생이 바뀔 수 있을까? 물론, 바뀔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다. 나에게 다른 인생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그리고 다시 돌아올 것인가? 


책을 읽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볼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책을 읽는 재미이다.


2021.07.11 Ex. Libris. HJK


죽기로 결심하기 19년 전, 노라 시드는 베드퍼드에 있는 헤이즐린 스쿨의 아늑하고 작은 도서관에 앉아 있었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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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소설이다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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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인 기욤 뫼소는 국내에서 꽤 유명한 작가라고 하는데, 이 책은 실망스럽다.

실망스럽다는 판단은 이 책을 읽은 나의 주관적인 판단인 것이지 객관적인 팩트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한 권의 책을 읽고, 내가 느낀 점을 적는 것이니 모든 사람이 나와 생각이 같을 수는 없다. 


소설 속의 주인공은 작가가 참 많다. 그것도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마치 자신의 이야기라고 생각해서 많이 주인공으로 이용하는 것일까? 

자신이 쓴 책의 주인공을 만나기 위해 책 속으로 들어가는 작가는 현실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혼을 당하고, 아들을 빼앗기는 위기에 처해 있지만 자신이 창작한 소설 속 주인공의 도움을 받아서 극복하려 애쓴다. 결국 이혼한 아내와 함께 미국으로 떠난 아들은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갑자기 뉴욕에 있는 병원에서 탈출해서 프랑스 파리로 날아온다. 나이는 겨우 6살이다. 그리고, 이렇게 잘 끝나는가 했더니(어차피 소설이니 6살이 어떻게 무일푼으로 비행기를 타고 왔는지 그냥 무시하자.) 진실이라고 창작한 소설의 주인공이 현실에서 책을 썼고, 주인공인 작가의 서재에 소설의 주인공이 쓴 책이 꽂혀 있고. 암튼 계속 이야기를 꼬아대는데, 솔직히 귀로 갈수록 궁금하기보다는 짜증이 났다.


감동도 없고, 반전은 있으나 긴장감도 없고, 억지스러운 전개는 소중한 주말 동안 투자한 시간을 아깝게 생각하게 만들었다. 


언론에 대해서 언급한 작가의 글에 공감이 많이 갔다. 요즘 기레기들이 판치면서 여론 몰이를 하고, 쓰레기 같은 기사를 포털에 도배하고 있다. 백신 접종, G7 정상 회담, 수출 증가 등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온갖 부정적인 기사만 써대는 한심한 기자들이 정말 싫다.


언론의 무차별한 의혹 제기와 팩트 체크도 하지 않은 악의적인 기사, 네티즌들이 유포하는 아니면 말고 식 가설들은 판사가 법정에서 내리는 판결보다 훨씬 더 잔인하고 가혹했다. 다양한 의혹들이 아무런 확인 절차도 거치지 않고 사실로 둔갑해 널리 퍼져나갔다. 언론은 진실이 무엇인지는 전혀 관심이 없어 보였고, 오로지 판매부수와 인터넷판 조회 수를 높이는 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몇몇 언론사들은 클릭 노예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선정적인 이미지를 동원해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기사들을 거침없이 내보기도 했다. 내 삶을 송두리째 뒤흔든 캐리의 실종이 사이비 저널리스트들에게는 그저 기분 전환용 오락거리이자 조롱의 대상일 뿐이었다. (P.41)


2021.06.19 Ex. Libris HJK 


세상에 얼굴을 드러낸 적이 없는 서른아홉 살의 작가가 해마다 그해에 출간된 소설 전체를 평가해 선정하는 최고 권위의 프란츠 카프카 상을 수상했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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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 사망법안, 가결
가키야 미우 지음, 김난주 옮김 / 왼쪽주머니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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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처럼 70세가 되면, 정부에서 안락사를 시키는 법안이 가결되었다면 어떻게 될까?

이 책의 저자는 이 법안에 대해 어느 쪽도 편을 들지 않는다. 저자가 쉽게 답을 낼 수 없는 이유는 일본의 현실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뉴스에서 혼자 사는 노인이 집에서 죽었는데, 그 집에서 엄청난 현금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일본이 코로나 검사를 일부러 안한다는 소문도 있다. 올림픽 때문만이 아니고, 이번 기회(?)에 연금 문제를 해소하기 원한다는 것이다. 일본은 노령화 인구가 많아지면서 연금에 대한 지출 부담이 크다고 한다. 더구나 젋은 세대는 살기 힘들어서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고 한다. 이러니 노인에게 줄 연금을 내야 하는 젋은이들의 부담이 커지는 것이다. 

물론, 이는 일본만의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한국도 점차 심각해질 것이다. 하지만, 일본은 비정규직이 많아지고, 30년 불황이고, 민영화도 많이 했기 때문에 생활 수준이 나빠지고 있다고 한다. 일본은 전력 회사도 민영화를 해서 도매상에서 전기를 사서 일반 소비자에게 파는 구조라고 한다. 한국도 감옥에 간 대통령들이 인천 공항 민영화를 추진하려다 좌절된 적이 있다. 공공 기간 산업을 민영화해서 국민들의 생활이 힘들어진 사례는 많다. 


이 책에 나오는 한 가족의 이야기가 어찌 보면 일본에서의 사회 문제를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거동이 여의치 않은 시어머니와 그녀를 보살피는 전업 주부, 전업 주부의 어려움을 외면하는 정년 퇴직을 앞둔 가장, 회사를 그만둔 후 몇 년 동안 취직을 못해 집에만 머무르는 아들, 집을 떠나 혼자 살면서 힘들게 회사를 다니는 딸이 있는 한 가정이 70세 사망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변화를 한다. 

한 가정의 붕괴를 통해 70세 사망법안의 잘못된 점을 나타내려는 저자의 의도를 예상했지만, 내 생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누군가 나에게 70세 사망법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본다면 솔직하게 잘 모르겠다. 아직 노후 준비가 다 안되어 있고, 노후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얼마나 노후 준비를 잘 했는가 이 점이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될 것이라고 본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 젊은이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아야 할 것이다. 이제 자녀에게 자신의 노후를 기대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요즘 전 세계가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을 보면 놀랍다는 생각을 한다. 한국의 기레기 언론들은 절대 알리지 않겠지만,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 소식을 빠르게 알 수 있다.  

정치가 중요하고, 정치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정말 중요하다. 국민이 국가를 만들고, 국가가 국민의 삶을 풍요롭고 가치있게 만드는 순환이 필요하다. 다시 옛날로 돌아갈 것일까 말까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2021.05.23 Ex. Libris HJK


70세 사망법안이 가결되었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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