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세트]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1~2 세트 - 전2권 사계절 만화가 열전
이창현 지음, 유희 그림 / 사계절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랜만에 만화를 읽었다. 음 만화를 봤다가 맞는 표현인지 모르겠다.
제목이 도서 중독자이니 왠지 무거운 주제를 가진 만화책으로 생각했고, 글의 전개도 무거울 거 같았다. 만화이니 책 마니아들이 등장할 것이고, 이들을 유별나게 표현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뿔테안경, 덥수룩한 머리, 올드 한 패션 등. 이런! 나도 책을 좋아하지만, 선입견을 이렇게 가지고 있다니.
책이나 독서에 관한 내용이면 만화라도 좋다. 나는 책을 좋아하고, 책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이 책에 매긴 리뷰 점수도 책을 주제로 선정한 것에 영향을 많이 받았음을 밝힌다.


이 책은 등장인물부터 괴상하고, 코믹스러운 전개와 유치한 배경이 병맛스러운 느낌을 물씬 풍겼다. 그런데, 등장인물들의 대사나 서로 책에 대해 다투는 내용은 수준 높은 글을 인용했다. 뭔가 전반적으로 불일치한 이 분위기는 당혹스러움을 자아냈다. 마치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데, 뭔가 빠져있는 느낌, 하지만 계속 먹게 되는 끌림이 있는 음식 같다. 


독서 모임에 가입하고 싶은 등장인물이 자기 계발서를 주로 읽는다고 하니 바로 쫓아내 버리는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웃었다. 독서 편향은 모든 장르의 책에 해당할 수 있지만, 그게 자기 계발서라니. 이건 좀 아닌 거 같다.


독서하는 방법, 책을 다루는 태도, 책을 진열하는 방식, 도서 추천 등 독서를 주제로 하는 책이 포함할 수 있는 내용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입문자에게 나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또한, 이 책에 언급된 도서 리스트도 있으니 참고해도 좋겠다.


내가 좋아하는 책에 나오는 문구를 기억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말해 주고 싶다. 그런데, 책을 읽어도 문구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책 문구에 스티커를 붙여 놓아도 의도적으로 외우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외워서 기억을 한다고 해도 듣는 사람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추어질지 모른다. 
그러나, 더 어려운 것은 이런 문구를 기억해도 마음 편하게 말할 수 있는 주변 사람들이 없다는 사실이다. 작가와 책 제목도 모르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독서 모임이 대안이 되겠지만, 참여하기가 쉽지 않다. 뭔가 자연스럽지 않고, 불편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물론 주로 평일이 진행되니 따로 시간이 내기도 어렵다.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그저 책을 읽고, 그저 이렇게 글을 쓸 뿐이다.


2023.10.30. Ex. LIbris. HJK


이 지구에 살고 있는 사람들 중 절대 다수가 책을 읽지 않는다 - P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간의 미래 - 코로나가 가속화시킨 공간 변화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느덧 나이가 들다 보니 아파트보다 개인주택으로 이사하고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조그만 마당이 있고, 집 앞에 주차를 할 수 있고, 내 마음대로 공간을 구성하고, 목적에 맞게 구조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 나이가 들면서 누구나 하는 생각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의 내용은 다소 내가 생각한 것과 다르다. 하지만, 꽤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지금까지 몰랐던 공간의 구성, 목적을 가지고 공간을 의도적으로 구성한다는 내용이 재미있었다. 작가의 생각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고, 미처 잘 몰랐던 사항을 알게 되는 기쁨을 누렸다.


나는 30층 아파트에 살고 있다. 베란다 확장 공사를 했기 때문에 거실은 넓어졌지만, 집은 철저하게 외부와 끊어져 있다. 늘어나는 삶의 짐들을 어디에 놓을까 고민하면서 가족 간의 갈등도 커진다. 버릴까 말까로 의견 대립을 지속한다. 더 넓은 평수로 이사를 간다고 해도 평수에 맞게 더 짐이 많아질 뿐이다. 

저자는 단지 내 정원이 많은 것보다 베란다를 좀 더 확장해서 나만의 조그만 정원을 가꿀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아파트를 제안한다. 공감한다. 삶의 짐을 줄이고,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 


저자는 건축 사무소를 운영하지만, 많은 생각을 하고,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다. 그 모습이 인상적이다. 특히 사회적 현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남다르다. 책을 읽으면서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집을 자산 증식의 수단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내가 살아가는 집을 아끼고, 가꾸고 싶다. 하지만, 아파트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정해진 공간에 인테리어만 계속 바꿀 뿐, 집과 함께 하는 삶은 달라지지 않는다. 

<나는 자연인이다.>, <구해줘 홈즈> 등을 찾아서 본다. 용기가 안 나니 대리만족이다.    


마스크로 인한 소통의 어려움은 동양과 서양이 다르다. 동양인인 우리는 휴대폰에서 웃는 얼굴을 표현할 때 'AA'로 웃는 눈을 표기한다. 반면에 서양에서는 ':)'로 웃는 입을 표기한다. 동양은 눈으로 감정을 표현하고 서양은 입으로 감정을 표현한다. 인간의 얼굴 근육에서 의지로 조정이 불가능한 근육이 눈 주변의 근육이라고 한다. 입은 의식적으로 웃는 표정을 지을 수 있지만 눈은 가짜로 속이기 어렵다. 그래서 미인 선발 대회에서 긴장한 참가자들이 계속 웃고 있는 모습이 어색해 보일 때가 있는 것이다. 눈으로는 웃지 않는데 입으로만 웃기 때문이다. 동양이 눈을 보는 이유는 집단 노동을 해야 하는 벼농사 지역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의 감정 조율의 필요성이 개인 노동 중심의 밀 농사 지역보다 더컸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벼농사 지역은 생활 공간에서 사람 간의 거리가 가깝고 감정 파악도 중요하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감정을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가까이에서 눈 주변의 근육을 관찰하는 방식으로 발전했을 것이다. (P.141)


보통 책상 위에 놓인 랩톱 컴퓨터에 달린 카메라로 찍으면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는 것처럼 촬영된다. 이럴 때 나의 모습은 못생겨 보이지만 다른 사람을 내려다보는 시선이 된다. 의도치 않게 권력자의 거만한 표정이 된다. 겸손하게 보이고 싶다면 책을 쌓아 놓고 그 위에 랩톱 컴퓨터를 올려놓고 화상회의 할 것을 추천한다. (P.148)


일자리  구성 때문에 대도시로 인구가 집중될 가능성도 있다. 우리나라 일자리의 55퍼센트는 사무직이다. 이들 중 재택근무가 가능한 일 자리들은 자신의 업무를 디지털화할 수 있는 일자리이다. 이런 업무의 디지털화가 가능한 일자리는 향후 인공지능이 발달할수록 인공지능 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향후 재택근무 가능한 일자리는 줄어들고 대신 인간이 인간에게 서비스하는 일자리가 살아남거나 늘어날 것이다. 간호, 미용, 아기 돌보기, 고급 레스토랑 서빙 같은 서비스업 은 아직 로봇으로 대체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에게 서비스하는 일자리는 어디에 있을까? 사람이 많은 곳에 있다. 도 시에 더 많은 일자리의 기회가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텔레커뮤니케이션 기술이 발달하고 자율 주행 자동차가 나오면 부자들은 교외로 나같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지만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은 오히려 더 도시로 모여들 것이다. 일을 안 해도 되는 부자들은 교외에서 살까? 이들은 누군가에게 서빙을 받고 싶어 하고 여러 가지 문화 시설을 누리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다.  교외에 엄청난 저택과 많은 일꾼을 고용하고 있는 정도의 사람이 아니라면 아마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도시에 살고 가끔씩 교외로 나가는 삶의 형식을 취할 것 이다. 따라서 향후 도시는 인구와 밀도가 성장하면서도 전염병에 강한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P.169)


이러한 모습을 극단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다. 영화 속 가난한 주인공들은 비좁은 반지하 집에서 인터넷에 연결되기 위해 인터넷 와이파이를 찾아서 헤맨다. 현실 속 오프라인 공간이 열악한 이들은 온라인 공간으로의 접속이 절실하다. 반면 부자 주인공의 집에는 거실에 TV도 없다. 대신 햇볕이 잘 드는 마당을 바라볼 수 있게 소파가 놓여 있다. 이 집에서는 쉴 때도 TV를 보는 대신 마당에서 햇볕을 받으면서 책을 읽는다. 초등학생 어린이도 스마트폰으로 놀지 않고 마당에 텐트를 치고 논다. 부자의 공간에서는 미디어에 대한 의존이 없고 인터넷 공간이 필요 없다. 양질의 오프라인 공간이 있기 때문이다.이러한 공간의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서 정부는 일반시민 누구나 공짜로 누릴 수 있는 양질의 오프라인 공간이 도시의 1층면 곳곳에 배치되도록 도시 공간 구조를 리모델링해야 한다. (P.247) 


줄 서서 들어가는 맛집에 사람들이 더 모이는 이유는 뭘까? 모든 사람은 태어남과 동시에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는다.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길수록 공간적인 자유는 늘어난다. 더 큰 집을 갖게 되고, 더 다양한 여행지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은 누구에게나 제한적이다. 맛집에 가려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시간을 써야 한다. 회장님은 큰 집과 요트는 가질 수 있어도, 맛집에서 먹으려면 남들과 똑같이 줄을 서야 한다. 그런데 그분들은 그럴 시간이 없다. 그런데 돈은 부족해도 시간이 많은 사람은 그 시간을 사용해 특별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그리고 그 사진으로 인터넷 SNS 공간에 회장님은 만들 수 없는 나만의 공간을 만들 수 있다. (P.253)


집값이 폭등하고 은행 대출 없이 집을 사야 하는 세상이 되면 두 집단은 좋아한다. 바로 대자본가와 정치가들이다. 빈부 격차가 커질수 록 자본가는 자본의 집중을 얻게 되고, 정치가는 집을 소유할 수 없어서 임대 주택을 구걸하는 표밭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악당을 잡으면 세상이 좋아진다고 믿지만 실제로 세상에는 악당과 그 악당을 손가락질하면서 그 상황을 통해서 자신의 권력과 이익을 챙기는 위선자가 있음을 알아야 한댜 악당과 위선자 사이에서 국민은 정신을 차려야 한다. 이기적인 인간이 만드는 사회에서 권력은 쪼개서  나눠 가질수록 정의에 가까워진다. 돈은 권력이다. 따라서 부동산 자산은 권력이다. 부동산이 정부나 대자본가에 집중되기보다는 더 많은 사람이 나누어서 소유할 수 있는 사회가 더 정의로운 사회다. 내 아이를 위해서 거대 권력을 가진 정치가나 기업가가 착하기를 기대하기보다는 부동산 자산이 나누어진 사회를 만들어 물려주고 싶다. (P.279)


2021.07.31 Ex. Libris


전염병은 공간을 바꾸고, 공간은 사회를 바꾼다. - P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래된 질문 - 내 안의 두려움을 마주하는 인생의 지혜를 찾아서
다큐멘터리 〈Noble Asks〉 제작팀 외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옥스퍼드 대학교 명예교수인 데니스 노블이 한국의 사찰을 몇 개월 동안 방문한 다큐멘터리 기반으로 만든 에세이이다. <이기적 유전자>를 주장한 리처드 도킨스의 이름은 많은 사람들이 알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데니스 노블은 <이기적 유전자> 개념을 비판하는 새로운 생명 이론을 주장한 학자이다. 


처음에는 별 관심 없이 회사 출퇴근할 때 가볍게 읽어보자는 마음으로 독서를 시작했지만, 나에게 있어서 좋은 책이었다. 한 번 읽었다고 섣불리 이해한다고 결코 말할 수 없지만, 모두 이해를 못 할지라도 마음에 새겨두고 싶은 말씀이 많았으니 앞으로 남은 평생 동안 곱씹으며 이해를 하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다. 


이번에는 내 생각보다 데니스 노블과 4명의 스님(사찰음식으로 유명한 정관스님도 포함되어 있다.)의 말씀을 그대로 남겨놓는 것이 좋다. 지금은 섣부른 나의 이해를 배제하는 것이 맞다.   

다만, 마음속에 명심하고 싶은 하나의 문장을 정리했다. 앞으로 지켜야 할 규칙, 또는 마음속에 품어야 하는 생각 정도가 아닐까 싶다.



## 첫 번째 화살은 맞을 수 있다. 두 번째 화살은 맞지 말자.


여기 길가에 아름다운 꽃 한 송이가 피어 있습니다. 누구든지 꽃을 보고 좋다는 감정을 느낄 수 있죠. 그걸 첫 번째 화살 이라고 합니다. 첫 번째 화살은 누구나 다 맞게 되어 있어요. 부처님도 꽃을 보면서 ‘이야, 저 꽃이 참 아름답다’ 하며 꽃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즐길 겁니다. 

그런데 깨닫지 못한 사람들은 ‘이야, 저 꽃이 참 아름답다’ 굼臣 데서 그치지 않고, ‘저 꽃을 꺾어 가져가서 내 방에 놓으 면 더 좋겠다’로 이어지는 거예요. 이게 바로 문제의 두 번째 화살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두 사람만 있어도 서로 꽃을 가져가겠다고 싸우겠죠. 두 번째 화살을 맞지 않으면 꽃 한 송이로도 칠십억 인구가 그 아름다움을 다 같이 만끽할 수 있어요. 그런데 두 번째 화살 을 맞게 되면 지구 전체가 싸움판이 되어버립니다. 두 번째 화살을 맞는가, 안 맞는가는 완전히 다른 결괴를 가져옵니다. (P. 38 ~ 39)



## 우리는 이미 독화살을 맞았다.


“만약 어떤 사람이 길을 가다가 어디선가 날아온 독화살에 맞았다고 하자. 그런데 그가 화살은 그대로 두고서 ‘이 화살을 쏜 사람은 누구이고 왜 나에게 쏘았을까. 이 화살을 만든 나무 의 재질은 무엇이며 화살촉에 묻은 독의 성분은 무엇일까. 궁금증을 모두 다 해결하기 전에는 이 독화살을 뽑지 않겠다’라 고 한다면 그는 어떻게 되겠느냐." 만동자가 대답했습니다. "독이 온몸에 퍼져 죽게 되겠지요." 

그러자 붓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이미 독화살을 맞은 것과 같다. 너는 먼저 화살을 뽑는 데 애를 쓰겠느냐, 아니면 그 화살을 누가 왔는지부터 궁리하겠느냐." 답은 아주 간단합니다. 얼른 화살부터 뽑고 몸안의 독을 빼 내는 치료를 받아야겠죠. 일단 죽음의 위기를 모면하고 살이 찢어지는 아픔에서 해방된 다음, 화살을 쏜 그 끔찍한 인간에 대해 생각해도 됩니다. 이 우화는 인생의 우선순위를 짚고 있습니다. (P.56)



## 모르고 있다는 걸 모르는 것. 그게 가장 큰 병이다.


그래서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명확하게 구별하는 것이 중 요합니다. 그게 깨달음이죠. 참된 깨달음을 얻고 싶다면, 다시 말해 잘 알고 싶다면, 먼저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지금 내가 모르는 게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아야 하는 것이지요. 

요즘 사람들은 너무 많이 알아요. 그런데 너무 많이 알다 보니까, 정작 자신이 어떤 걷 모르는 줄은 모르는 거예요. 쓸데없이 아는 건 많은데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지금 어떤 상태인지는 잘 모르고 살아가죠. 정작 중요한 것을 모르는데, 그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살고 있어요. 중요한 건 쓸데없는 걸 많이 아는 게 아닙니다. 내가 모른다 는 것을 아는 것이죠. 모르고 있다는 걸 모르는 것, 그게 가장 큰 병입니다. (P.33)


## 장님이 되어 코끼리를 만지지 말자.


눈먼 장님들이 코끼리를 만집니다. 그런데 코끼리의 생김새에 대해 물으니 다리를 만진 이는 기둥 같다고 하고, 몸을 만진 이는 벽 같다고 말합니다. 모두 직접 만져봤으니 자신의 주장 이 옳다고 강하게 확신합니다. 그래서 열 사람이 만지면 열 사람이 다 싸움판에 휘말리죠. 이렇게 끊이지 않는 싸움 탓에 장님들은 매우 고통스럽고 불행합니다. 

어떻게 하면 이 괴로운 싸움을 끝낼 수 있을까요? 장님들이 눈을 뜨고 코끼리의 실체를 볼 수 있다면 모든 논쟁은 자연스럽게 해소될 겁니다. 바로 이처럼 마음의 눈을 뜨는 것을 불교에서는 깨달음이라고 합니다. 깨달음을 너무 어렵고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눈을 뜨고 실상을 보는 것이 곧 깨달음이지요. (P.35)



## 있는 그대로 보자.


부처님이 든 꽃과 마찬가지로 세상의 모든 것들을 볼 때 우리는 욕심을 부리거나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추측하고 상상합니다. 그것은 결국 실제를 보는 일이 아니라, 내가 만든 의식으로 보는 것이죠. 내 의식이 아닌 무아적 관점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p.137)



## 인간이 만든 관념에 사로잡히지 말자.


마찬가지로 사람과 사람, 너와 나도 애초에 완전히 분리될 수가 없는 거예요. 이 세상에 오직 혼자 힘으로만 살아가는 사람이 있습니까? 지구상에는 지금도 서로 으르렁거리고 싸우는 나라들이 있는데, 두 나라는 하나입니까, 둘입니까? 민족이나 국가 같은 언어로 규정된 관념에 사로잡혀서 전혀 별개의 존재처럼 구분 짓고 있지만, 사실 둘 다 지구라는 하나의 행성에서 두 발을 딛고 살아가는 존재들입니다. (P.94)



## 내 삶의 주인공은 나다.


인간이란 자신의 삶을 창조하는 창조주다.

바로 지금 사고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대로 삶은 창조된다.

거짓말을 한다. 그러면 거짓말하는 인생이 된다.

욕설을 한다. 그러면 욕설하는 인생이 된다. (P.197)



##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자.


보통 사람들은 굳이 대도시에 나가서 뭘 해야 대단하고, 저 멀리 외국에 나가서 뭘 해야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실제로는 이렇게 내 삶의 터전을 갈고 닦는 작업이 우리가 살고 있는 무대 전체를 좀 더 완성도 있게 만들어가는 가장 대단하고 특별하고 중요한 작업입니다. 그리고 마땅히 해야 할 일이죠. 누가 알아 주든 말든 기꺼이 해야 할 일입니다. 

이런 삶을 살아야 내 삶도 더 좋아져요. 보람을 느끼고 심신이 더 건강해지고 활기를 얻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는 온 우주를 보살피는 마음으로 내 집 마당을 가꾸고 대문 앞을 깨끗하게 치우는 일들이 사실은 최고의 참선이자 수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발붙이고 있는 삶의 터전, 삶의 현장을 떠난 수행이란 존재할 수 없습니다. (P.226)


2021.07.17 Ex. Libris. HJK


노블 교수와 스님들이 처음으로 다룬 화두는 바로 ‘고통‘이다. - P2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꽂이 투쟁기
김흥식 지음 / 그림씨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0년. 독서 슬럼프에 빠진지 6개월째이다. 그동안 읽은 책은 겨우 7권이다.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 어느 한순간부터 책과 멀어졌다. 겨우 책을 읽어도 감상문 한 줄 쓰지 못했다. 뭔가 삶의 활력소가 빠진 느낌이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책을 읽는 것은 아닌데, 책을 읽으면, 지적인 성장을 한다는 기쁨을 느끼지 못했다. 


2020년 7번째 읽은 책은 "책꽂이 투쟁기"이다. 책과 가까워지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 책을 고른 거 같다. 

이 책의 저자는 김홍식 님이다. 서해문집 출판사의 대표이다. 서해문집이라는 출판사를 몰랐는데, "징비록"이라는 책이 베스트셀러라고 한다. 직접 번역했다고 하니 번역가이기도 하다. 어찌 보면 그의 자서전, 아니 에세이 책이다. 물론, 주제는 책이다.


저자의 책에 대한 사랑, 특히 고전을 사랑하고, 다양한 분야의 지적 성장을 위한 책 읽기를 소개한다. 또한, 우리나라 출판 시장의 열악함도 소개한다. 일본에서 출판되는 책도 한국에서 출판이 안된다고 한다. 출판 시장만 놓고 볼 때 일본에 비해 많이 뒤처진다고 한다.

일본에 뒤처지는 것은 무엇 하나 용납할 수 없는데, 우리나라의 책 문화나 출판 시장만 일본에 비해 많이 열악하다니 안타깝다. 사실 일본 책을 무분별하게 가져와서 한국 시장에 출판을 하는데, 어떤 책은 정말 좋지만, 어떤 책은 정말 한심하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책을 만들고 있는 일본 출판 시장은 우리가 배워야 한다.

지동설로 유명한 코페르니쿠스나 의학의 아버지인 히포크라테스의 책은 일본에서 번역되어 출판되지만, 한국은 아니다. 


저자는 21세기의 대한민국 시민을 5천만 명이라고 가정할 때 책을 읽을 수 있는 경제적, 시간적, 현실적 여유를 가진 시민은 100만 명이 채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약 2%이다. 2%가 부족한 것이 아니고, 2%가 전부인 것이다. 

경제적으로 2%에 속하는 것은 어려우니 책 읽은 사람인 2%에 속하는 것으로 기쁨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라고 자기 위안을 해도 결국 이 2%는 안 늘어날 것이다.


2020년 6개월 동안 내가 산 책은 딱 4만 원이 전부이다. 미니멀라이프를 집중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책을 처분했다. 책장 3개에 흩어져 있던 책들을 책장 1개로 줄였다. 하지만, 아직도 이 책장에 아직 못 읽은 책들이 있다. 


책을 사서 빠르게 읽은 후에 다시 중고로 팔아도 출판시장에 도움이 될까? 아니면, 계속 책을 소장해야 할까? 한정된 공간을 책으로 뒤덮고 싶지는 않지만, 새 책에 대한 욕망이 아직 있기 때문에 알라딘을 기웃거리며, 계속 보관함에만 책을 추가하고 있다. 


아래는 저자의 서재로 예상되는 스케치이다. 책에 마지막 페이지에 그려져 있다. 심플 라이프하고 거리가 먼, 하지만 온전히 그만의 공간으로 보인다. 이런 서재에 있을 때 어떤 기분일까?




한정된 책꽂이 공간에 정말 내가 읽은 최고의 책을 꽂는 그 순간을 위해 계속 2%에 속할 수 있기를 원한다. 



2020.6.21 Ex. Libris HJK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존스 할아버지의 낡은 여행 가방 - 인생을 바꿔 주는
앤디 앤드루스 지음, 강주헌 옮김 / 뜨인돌 / 201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9년에 읽은 50 번째 책이다. 

2019년 독서 목표는 52 권이다. 일주일에 한 권씩 1년을 읽자는 마음이었다. 

약 2 개월 정도 책을 안 읽은 적이 있었지만, 하반기에 속도를 내어서 이제 50 권에 도달했다. 목표를 상향 조정해서 60 권을 할까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가능할지 모르겠다.


앤디 앤드루스는 2013년에 한국에서 꽤 유명했던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을 쓴 작가이다.

내가 읽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내가 쓴 리뷰를 검색해도 나오지 않았다. 


가상의 할아버지를 등장시켜 사람들에게 인생의 멘토링을 한다. 일곱 개의 사례에서 관점을 달리하면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지를 독자들에게 알려준다. 곤경에 처하거나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접근해서 그들의 문제점을 해결해 준다는 설정이 인위적이고, 마음에 와닿지도 않지만, 나에게 몇 가지 도움 되는 이야기도 있었다.


항상 인생의 어려움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 중의 하나가 배우자와의 갈등이다. 사람마다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배우자가 원하는 사랑의 표현 방식을 미리 알고 표현하면,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은 4 가지가 있다. 칭찬, 배려와 행동, 접촉, 함께 하는 시간이다. 칭찬은 강아지를 떠올리면 되는데, 빈말이라도 항상 칭찬을 하면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배려와 행동은 금붕이인데, 먹이만 제때 잘 주고, 어항 청소만 잘 해주면 좋다. 접촉은 고양이가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즉, 스킨십을 계속 해주어야 한다. 함께 하는 시간은 카나리아가 자신의 노래를 항상 들어주는 사람을 위해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많은 시간을 그저 함께 같이 지내면 좋다는 의미이다. 

나는 어떤 사랑 표현 방식을 원할까? 꼭 4개 중의 하나이어야 할까? 칭찬을 하고, 식사를 챙겨 주고, 포옹해 주고, 옆에서 항상 날 지켜봐 주는 사람이 있다면, 사랑하지 않을까? 상황에 따라 여건에 따라 이 4가지를 적절하게 구사하면 배우자와의 관계가 좀 더 나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저자는 항상 걱정하는 사람에게 걱정하는 것 중의 40%는 앞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없는 것이고, 30%는 과거에 있었던 일이고, 12%는 건강에 관한 것이고, 10%는 남의 시선에 대한 것이고, 8%만이 합리적인 걱정이라고 말한다. 즉,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없는 92%에 대해서 걱정하지 말고, 8%에만 집중하라는 것이다. 물론, 건강에 대한 걱정인 12%을 해결하기 위해 식이조절, 운동, 스트레스 해소 등은 필요할 수 있다. 

머릿속에 뭔가 끊임없이 걱정이 떠오른다. 그럴 때마다 지금 이 걱정이 어디에 속한 것인지 판단하고, 빠르게 리셋 시키면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저자는 '실수'와 '선택'을 구분해서 자신이 과거에 한 일이 '실수'인지 '선택'인지에 따라 과거에 한 일을 고치는 방법이 다르다고 한다. 먼저, '실수'와 '선택'의 차이는 뭘까?


"자네가 어두운 밤에 숲에서 방향을 잃고 헤매고 있는 거야. 어두워서 앞이 보이지 않고, 절벽이 근처에 있다는 것도 몰랐어. 그래서 절벽에서 떨어져 목이 부러졌네. 이런게 바로 '실수'야. 하지만, 환한 대낮에 자네가 절대 들어가지 말라는 숲에 들어가 어슬렁거린다고 해 보세. 사방에 '출입 금지'라는 팻말이 있지만 몰래 들어갔다가 나오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지. 그러다 발을 혓디뎌 목이 부러졌네. 헨리, 이런 건 실수가 아니야. 의식적인 선택이지!" (P. 193)


"다행이군. 이제부터라도 상황에 따라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그 차이를 알아야 할 거야. 단순히 실수를 했다면 '죄송합니다'라는 사과만으로 그 상황을 해결할 수 있지. 하지만 '선택'이 개입됐다면 진정으로 후회하는 모습을 보이고 용서를 구하는 방법밖에 없네." (P.194)


결과적으로 상대방은 내가 '실수'했는지 '선택'했는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그에 맞게 상대방에게 행동을 해야 잘못된 경우를 고칠 수 있다는 뜻이다. 


남에게 기회와 격려를 받으려면 남이 나를 좋아해야 한다. 남이 나를 좋아하게 하는 방법은 사람들이 내게서 무엇을 바꿔 놓고 싶어 할지를 파악하면 된다. 즉, 남이 원하는 내가 되어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호의적인 사람이 될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는 하지만, 나 자신보다 남의 시선만 신경쓰는 거짓된 삶을 살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과연 인생의 정답이 있을까? 정의와 진실,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살면, 남이 나를 좋아할까? 내가 생각하는 정의와 진실이 다른 사람과 다르다면 포기해야 할까? 쉽지 않은 문제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존스 할아버지가 들고 다니는 여행 가방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가 궁금했다. 존스 할아버지가 영원히 떠나면서 남겨진 사람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을 형상화한 그 무엇. 이것이 힌트이다.


2019.11.13 Ex. Libris. HJK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