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앞의 생 (특별판)
에밀 아자르 지음,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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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가, 작가, 화가 중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이 다른 부류보다 많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 않을까요? 요즘 책을 읽으면, 작가의 인생을 눈여겨 보는데, 인생 후반부에 불운한 삶을 산 사람들이 많습니다. 치열한 고민 끝에 자신만의 작품이 탄생하다 보니 삶을 보는 눈이 보통 사람과 달라서 급진적인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닐지.. 


이 책의 저자 에밀 아자르(본명은 로맹 가리입니다)도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합니다. 1956년 '하늘의 뿌리', 1975년 '자기 앞의 생'  두 작품으로 프랑스의 가장 권위 있는 공쿠르 상을 두 번이나 받을 만큼 유명한 작가였지만, 끝내 언론에 나서지 않고, 로맹 가리가 저자임을 숨겼다고 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사후에야 로맹 가리가 에밀 아자르임을 알게 됩니다.

권총 자살 후 유서를 통해 세상에 자기를 알린 부분에서 본인의 인생을 마감하기 위해 미리 시나리오를 짠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아니면, 살아서는 본인에게 쏟아지는 관심과 언론, 비평 등을 모두 접할 용기가 없어서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모하메드입니다. 매춘부의 아들이고, 3살 때 버려져서 역시 매춘부를 은퇴한 할머니의 보살핌을 받으면서 자랍니다. 이 할머니는 매춘부로부터 정기적으로 일정한 돈을 받고, 아이들을 보살펴 줍니다. 모하메드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부모가 모두 회교도입니다. 

소설 배경이 프랑스 뒷골목인데, 회교도, 유태인, 흑인, 아시아인 등 여러 인종이 프랑스에 모여서 빈민가를 형성하며 살고 있습니다. 모하메드가 비뚤게 자라도 누가 뭐라 욕할 수 없을 정도의 환경이지만, 모하메드는 본인만의 상상력과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잘 극복해 나갑니다. 

자신은 부모로부터 버림받고, 국가의 도움도 전혀 받지 못하지만, 그나마 자신을 보살펴준 로자 아줌마를 끝까지 지키고, 사랑하는 모습에서 잔잔한 감동을 받습니다. 소설 후반부에 이 모든 현실이 지겹다고 소리지르는 모하메드에 공감을 안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이 없으면 살 수 없다는 의미를 깨닫고, 누군가를 사랑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어쩌면 나이하고 전혀 상관없이 우리 주변의 14세의 소년, 소녀에게도 분명 배울점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도처에 애만도 못한 어른이 많이 있는데, 우리도 누군가에게 이런 말을 듣지 않기 위해서라도 가끔 모하메드를 떠올려 보면 좋겠습니다.  


2014.08.24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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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류 오늘의 젊은 작가 40
정대건 지음 / 민음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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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누군가를 그리워하면서 살 수 있을까요? 그리고,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 다시 만나면 변함없이 사랑할 수 있을까요?


시골 마을에 한 소년이 이사를 옵니다. 그는 강가에서 수영하다가 위험에 빠지고, 시골 마을에서 살던 한 소녀가 소년을 구조합니다. 그녀는 소방관 아버지의 딸이었습니다.

소년과 소녀는 서로에게 호기심을 느끼고, 좋아하는 관계로 발전합니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불의의 사고로 소년은 마을을 떠날 수밖에 없었고, 그들은 원치 않게 헤어지게 됩니다. 서로의 아픔을 간직한 채로..


몇 년이 지나 대학생이 된 그들은 우연히 다시 만납니다. 그리고, 정열적인 사랑에 빠집니다. 그리고, 서로의 아픔을 다시 확인한 채 헤어집니다. 

하지만, 그들은 몇 년이 지나 우연히 다시 만납니다. 



몇 가지 질문이 생겼습니다.



전화 번호로 모르고, 주소도 모르는데, 서울에서 다시 만날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오랜 시간이 흐른 후 다시 만나면 과거의 감정이 살아날까요?

10년 넘게 한 명만을 계속 가슴에 품을 수 있을까요?



물론, 이 책은 소설입니다. 우리가 소설을 읽는 이유는 우리가 겪어보지 못한 미지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느껴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현실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낮아도 말이죠. 



그들은 서로 헤어져 있는 동안 다른 사람들을 만납니다. 그들에게 다가와 아픈 마음을 보듬어 주면서 안식처를 제공해주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다시 만났을 때 그동안 그들에게 따스함을 제공해 주던 사람들에게 이별을 통보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마음에 두고 있는데, 그 마음을 숨기고 아무 일 없이 행동하는 것도 예의가 아닙니다.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 놓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애초에 사랑하는 사람의 존재가 마음에 계속 있다면, 다른 사람을 만나지 말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필요에 따라 만나고,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은 비겁한 것이 아닐까요? 이렇게 말해도 사람의 감정을 제어하기는 정말 힘들겠죠.



이 책을 읽으면서 제가 좋아하는 신카이 마코토의 <초속 5cm> 애니메이션이 생각났습니다. 학생일 때 서로 좋아하는 소년, 소녀가 부모님의 의사로 원치 않게 헤어진 후 소녀를 그리워하는 소년의 모습을 그려낸 애니메이션입니다. 가슴이 여미는 슬픔과 안타까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별은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시간이 해결해 줄거라 믿었지만, 오랜 시간이 흘러도 미치도록 생각나는 그 사람을 우연히 다시 만날 때의 느낌은 어떨까요? 

저는 경험해 본 적은 없지만, 이 소설을 통해 상상해 봅니다.  



2025.7.15 Ex. Libris HJK

  





(전자책) 불안한 예감은 결국 현실로 닥쳐왔다. - P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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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비행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66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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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어린 왕자> 소설로 유명한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입니다. <야간비행> 은 그의 자전적 소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항공사에 취직을 해서 항공기를 운항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스페인 내전 당시에 특파원이었고, 제2차 세계 대전에 공군 조종사로 참전했습니다. 1944년 그는 혼자 비행을 떠나 행방불명이 됩니다. 숙달된 조종사가 아니어서 항공기 조종을 금지 당한 적도 있었지만, 그는 계속 비행하기를 원했고, 그의 마지막도 비행과 함께 한 순간이었습니다. 



생텍쥐페리는 왜 비행을 그만둘 수 없었을까요? 만약, 그가 항공기 조종을 하지 말라는 경고를 받아 들었다면 오래 살면서 좋은 작품을 쓸 수 있었을텐데 아쉬움이 큽니다. 이 책을 통해 그가 왜 비행을 그만둘 수 없었는지 알 수 있을까요?



이 책의 주인공은 사실 조종사가 아닙니다. 전 항공 노선을 총관하는 책임자인 라비에르입니다. 그는 항공 우편물이 늦지 않게 도착지에 배달될 수 있도록 항공기 점검, 수리, 운항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냉정한 성격이면서 원칙을 준수합니다. 조그만 실수도 원칙에 입각하여 처벌하고, 조종사가 야간비행에서 두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관리합니다. 



"어떤 이유로든 출발 시간을 지키지 못하면 무조건 벌을 주는 것은 부당한 일이었지만, 모든 기항지에서 정시 출발을 하도록 긴강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었다. 그는 이런 의지를 창출해냈다. 날씨가 나쁜 날을 쉬는 날로 여기고 좋아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아서 리비에르의 직원들은 조마조마해하며 날씨가 개기를 기다렸고, 이륙이 지연되는 것을 말단 잡엽부들까지도 수치스럽게 여겼다." (P.35)



"라비에르는 생각했다. '내가 이토록 매정하게 해고하는 것은 그가 아니다. 어쩌면 그에겐 책임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잘못은 그를 통해 빚어졌으므로 나는 그 잘못을 해고하는 것이다.' " (P.59)




이 책은 파타고니아, 칠레, 파라과이를 출발한 세 대의 우편기가 부에노스아이레스를 향해 돌아오고 있는 상황으로 시작합니다. 

당시에 야간비행은 매우 위험했다고 합니다. 아무 것도 안 보이는 어둠 속에서 오로지 무선과 나침반에 의지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했습니다. 잘 가고 있는지 알기 위해서 목적지로 가는 중간에 있는 도시의 불빛에 의존해야 했습니다. 만약, 난류를 만나거나 태풍을 만나 경로를 벗어나면 바다로 갈수도 있고, 잘못하면 연료가 떨어질 때까지 방황하다가 행방불명될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낭만적인 비행일 수도 있지만,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몇 시간 동안 어둠 속에서 엔진 소리만 들으면서 조종간을 붙들고 가야 하는데, 저는 낭만을 느끼기 보다는 무서웠을거 같아요. 물론, 목적지에 가까워 지면서 보이는 불빛과 어둠속에서 빛나는 별들의 아름다움에 빠질 수도 있겠지만, 그건 한순간일 뿐 바로 두려움이 엄습 할거 같습니다. 

이런 두려움을 극복하고, 매번 어둠의 심연 속으로 나아가는 조종사의 용기를 존경합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공항에 항공기들이 하나씩 도착하지만, 파타고니아에서 출발한 항공기가 늦어집니다. 저자는 공항에서 대기하고 있는 관계자들과 항공노선을 점검하고 있던 라비에르가 있던 사무실내 회사 직원들, 그리고 조종사의 아내까지 기다리는 사람들을 담담하게 표현합니다. 안타까움이 점차 절망으로 변해가는 순간,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기적이 일어날거라는 희망을 품고 책장을 넘깁니다. 



생텍쥐페리는 어떠한 역경이 있어도 비행은 계속 되어야 하고, 용기있는 자들이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했을까요?

그리고, 자기도 그걸 실천하고 싶었을까요? <야간비행>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책임감이 그가 항공기에 오르면서 느끼는 감정이었을까요? 

우리는 오로지 그가 쓴 소설만으로 그를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25.07.10 Ex. Libris. HJK




비행기 아래로 보이는 언덕들은 벌써 황금빛 노을 속에 골마다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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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을 선호하지 않지만 출퇴근 시에 읽기 위해 밀리의 서재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지원도 되기 때문에 한 달에 1~2권 정도 읽고 있죠.

이번에 조지 오웰의 <나는 왜 쓰는가>를 재미있게 읽고 있었습니다.
평상시처럼 출근 시간에 읽으려고 눌렀는데, 서비스 종료되었다고 나오네요.
이미 공지를 했겠죠, 제가 너무 안이하게 대응했네요.
전자책 페이지 기준으로 200 페이지 정도 남았는데 많이 아쉽습니다.

전자책 읽으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입니다.
조지 오웰이라는 작가에 관심이 생기는 와중이었는데 종이책이라도 구해 읽고 싶네요.
그는 제국주의, 전체주의(파시스트), 무정부주의, 보수 주의, 공산 주의, 좌파 등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표현하면서 직접 행동하는 작가였습니다. 버마 식민지에서 식민지 경찰이었다가 극빈층 노동자의 삶을 살았다가, 기자, 언론인으로 살다가 스페인 내전으로 뛰어 들어가 공화파 편에서 싸웠죠. 스페인 내전이 상당히 복잡한 이념의 장이었기 때문에 관련 책을 읽어 알아 볼 생각입니다. 조지 오웰이 쓴 <카탈로니아 찬가>도 읽어 볼 생각입니다. 읽고 싶은 책은 많고, 사고 싶은 책도 많고, 시간과 공간은 부족하네요. ㅜ

이번에 조지 오웰 걸작선 3종 세트가 나왔더군요. <나는 왜 쓰는가>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알라딘에서 위스키 잔을 주는 이벤트도 하던데 집에 위스키 잔이 많아서 탐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구매 욕구가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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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법
모티머 J. 애들러.찰스 밴 도렌 지음, 독고 앤 옮김 / 시간과공간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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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원제는 "How to read a book" 입니다. 저는 원제 그대로 직역하지 않고, 다른 제목으로 바꾸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원제보다 한글 제목이 직관적입니다.

 


저자가 독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목적 의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책을 읽으면서 정보를 얻고 저자의 의도와 생각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책을 읽는다에서 멈추지 말고, 책을 분석하고 비평하면서 나의 생각을 정리해야 합니다. 많은 책을 읽는 것보다 한 권의 책이라도 제대로 읽어야 합니다. 제대로 책을 읽는 법을 습관으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제대로 책을 읽는 법은 무엇일까요?

저자는 4 가지 독서 수준을 제시하고, 각 수준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을 설명합니다. 여기에서 단계가 아니고, 수준이라는 의미가 중요합니다. 최종적으로 독서의 제4수준이라는 것은 이미 앞선 3가지 수준을 거쳐 도달했다는 것입니다. 즉, 앞의 수준에서 실천한 내용이 다음 수준으로 나아가는데 도움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1. 기초적 읽기(독서의 제 1수준)

  2. 살펴보기(독서의 제 2수준)

    1. 속표지나 머리말을 보라

    2. 목차를 보라

    3. 찾아보기를 보라

    4. 표지에 있는 광고글을 보라

    5. 논점의 중심이 될만한 장을 보라

    6. 책장을 띄엄띄엄 뒤적이며 골라 읽어보라

  3. 분석하며 읽기(독서의 제3수준)

    1. 분석하며 읽기 1단계 : 무엇을 다룬 책인지 알아낸다

      1. 책을 종류와 주제에 따라 분류하라

      2. 전체 내용이 무엇에 관한 글인지 최대한 간략하게 이야기해 보라

      3. 주요 부분을 찾아 어떤 순서에 따라 전체적으로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파악하라.

      4. 저자가 풀어나가려는 문제를 분명하게 찾아내라

    2. 분석하며 읽기 2단계 : 내용을 해석한다

      1. 중요한 단어를 저자가 어떤 의미로 사용하는지 파악하라

      2. 가장 중요한 문장에서 저자가 제시하는 주요 명제를 찾아라

      3. 저자의 논증을 문장과 연관 속에서 구성해 보거나 찾아보라

      4. 저자가 풀어낸 문제와 그렇지 못한 문제를 구분하고, 풀지 못한 문제를 저자도 알고 있는지 파악하라

    3. 분석하며 읽기 3단계 : 지식을 잘 전달하는지 비평한다

      1. 책을 완전히 파악하고 해석하기 전까지 비평하지 않는다

      2. 반대한다고 트집을 잡거나 따지지 말고 조리 있게 비판하라

      3. 어떤 비평을 하든 지식 차원에서 하는 비평인지 개인 견해를 이야기하는지 명확히 구분하고, 그 비평의 근거를 제시하라

      4. 저자가 잘 알지 못하는 부분을 제시한다

      5. 저자가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을 제시한다

      6. 저자가 논리적이지 못한 부분을 제시한다

      7. 저자가 분석한 내용이나 설명이 불완전한 부분을 제시한다

  4. 통합적 읽기(독서의 제4수준)

    1. 통합적 읽기 1단계 : 관련된 문단을 찾아라

    2. 통합적 읽기 2단계 : 저자에게 단어의 의미에 맞추도록 하라

    3. 통합적 읽기 3단계 : 질문을 명확히 하라

    4. 통합적 읽기 4단계 : 쟁점을 규정지으라

    5. 통합적 읽기 5단계 : 논의되고 있는 내용을 분석하라.





다음으로 각 단계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하겠습니다.



살펴보기는 책을 구매하기 전에 유용합니다. 

남들이 많이 사는 베스트셀러만 쫓아서 구매한다면 살펴보기 수준이 안된 것입니다. 살펴보기는 내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이 책을 선택해서 소중한 나의 시간을 투자해서 읽을 것이냐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입니다. 남들의 관심사가 나와 같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나의 관심사가 뭐고, 무엇을 알고 싶어서 이 책을 선택하는지, 이 책이 과연 좋은 책인지를 짧은 시간안에 최소한으로 알아보는 과정입니다. 



살펴보기를 통해 책을 선택했다면, 분석하면서 읽어야 합니다.

분석하며 읽기 1단계는 처음부터 끝까지 읽기 전에 책의 대한 내용을 좀 더 파악해 보는 단계입니다. 만약, 충분하게 시간을 들어서 독서할 책을 고를 수 있다면, 분석하며 읽기 1단계까지 진행하고, 책을 선택하면 좋습니다. 

분석하며 읽기 2단계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명제와 그에 대한 논증을 찾아가면서 구체적으로 이해하면서 읽습니다.

그리고, 분석하며 읽기 3단계에서 저자의 생각에 동의하거나 비평하면서 자신의 생각의 깊이를 더합니다. 저자는 비평인지 개인 견해인지를 구분하라고 합니다. 유시민의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에서 좀 더 쉽게 설명합니다. 




단순히 자신의 취향을 표현한 게 아니라 타인의 행위에 대해 도덕적 가치판단을 한 것이다. 그러면 그 판단의 근거를 댈 의무, 자신의 주장을 논증할 책임이 생긴다.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P.24)




말이나 글로 타인과 소통하려면 사실과 주장을 구별해야 한다. 사실은 그저 기술하면 된다. 그러나 어떤 주장을 할 때는 반드시 근거를 제시함으로써 옳은 주장이라는 것을 논증해야 한다. 논증하지 않고 주장만 하면 바보 취급을 당하게 된다. 이것이 논증의 미학을 실현하는 두 번째 규칙이다.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P.26)



<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법>으로 돌아가면, 이 책에 나온 독서의 제 4수준인 통합적 읽기 수준까지 가는 것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비슷한 주제를 다룬 여러 권의 책을 읽기는 합니다. 하지만, 독서의 제 3수준인 분석하며 읽기 수준이 안 되면, 비슷한 주제를 다룬 책들을 읽었다고 해도 통합적 읽기 수준은 아닌 것입니다. 그저 많은 책을 읽는 것이죠. 



저의 독서하는 방식을 돌아 보았습니다. 몇 가지 실천할 수 있는 포인트들을 발견했습니다. 우선 이런 포인트 중심으로 개선하고, 향후에 이 책을 다시 읽으면 좋을 듯 합니다. 



실천 포인트 첫번 째 : 

책을 선택하기 전에 살펴보기를 꼭 합니다. 살펴보기 정도는 충분히 실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후회없는 선택을 하기 위해 이 정도는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구매하고, 마음에 안 들면 중고로 팔아야지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중고 가격이 매우 낮습니다. 그정도 가격을 받으면서 시간과 노력을 할 만한 가치는 없습니다. 중고로 판매하는 것을 그만 두어야 하는 이유는 실천 포인트 두번 째하고로 관련이 있습니다.



실천 포인트 두번 째 : 

이 책에서 아래와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책을 산다는 것도 돈을 내고 옷이나 가구를 살 때와 마찬가지로 내 것이 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책을 산다는 것은 단순히 내 것으로 만드는 준비에 불과하다. 그 책을 완전히 소유하게 되는 것은 그 내용을 소화하여 자신의 일부로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책에 표시나 메모를 하는 것이다. (P. 61)



책을 깨끗하게 읽고 중고로 팔 생각이 아니고, 분석하면서 읽기 위해 책에 표시나 메모를 한다면 중고로 팔 수가 없습니다. 중고로 팔지 않고 소장할 수 있는 좋은 책을 선별이 중요합니다. 이는 실천 포인트 첫번 째입니다.




실천 포인트 세번 째 : 

어떤 책을 읽고, 독서 노트를 쓸 때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되도록 씁니다.



  • 전반적으로 무엇에 관한 글인가?

  • 무엇을 어떻게 자세하게 다루는가?

  • 전반적으로 또는 부분적으로 볼 때 그 글이 맞는가?

  • 의의는 무엇인가?



이 책에서 위의 4가지 질문을 능동적 읽기의 본질이라고 전합니다. 독서 노트에 무엇을 쓸지 막연하게 고민하는 것보다 이정표가 있다면, 즐겁게 독서 노트를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했습니다.   




실천 포인트 네번 째 : 

저는 매년 60 권을 읽는 것을 목표로 정합니다. 지금까지 딱 한 번만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월말이 되면 목표 권수를 채우기 위해 읽기 쉽고, 분량이 얼마 안 된 책을 골라서 읽습니다. 이런 책이 나쁘다기 보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마음이 급해지고, 내용보다는 속독에 빠져드는 문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목표는 책을 멀리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필요합니다. 목표는 있더라도 달성 여부에 의미를 두지 않으려고 합니다.




실천 포인트 다섯번 째 : 

책을 다 읽고, 책 앞 부분에 여백이 있는 페이지에 간단하게 책에 대한 요약을 적습니다. 나중에 이 책을 집어 들었을 때 요약 페이지만 봐도 어떤 내용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많은 내용을 적는 것은 아닙니다. 이 책의 가이드 성격을 나름대로 적는 것입니다.




<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법>에 나온 내용들이 너무 뻔한 내용이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저도 그랬으니깐요. 하지만, 막상 책을 읽고 나니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그저 책을 항상 옆에 두고, 읽는 것이 전부였고, 다 읽고 난 후에 며칠 지나면 책 내용이 생각 안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누군가에게 이 책이 좋다는 말은 하면서 어떤 면에서 좋은지 제대로 설명을 못했습니다. 

통합적 읽기 수준이라는 목적지까지 가야 하는 길은 먼 길입니다. 하지만, 이런 목적지를 알고 떠나는 것과 무작정 가는 것은 차이가 있습니다. 제대로 책을 읽는 법이라는 주제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책 내용과 별도로 이 책에 쓰인 종이 두께나 질이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책을 펼치고 읽을 때의 촉감이 좋습니다. 이건 개인적 취향이기 때문에 논증할 수 없으니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부록으로 제대로 책을 읽는 법을 실천하고, 연습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들을 소개합니다. 제가 소장하고 있는 헤로도토스의 <역사>, 투퀴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 티루스 리비우스의 <리비우스 로마사> 등이 소개되어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평생을 걸쳐 읽어볼 만한 책들이라서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자는 후반부에 "남은 생을 무인도에서 살게 되어 필요한 물건을 가져가야 하는데 그중 책을 10권 가져갈 수 있다면 어떤 책을 가져갈 것인가?" 물어봅니다. 생존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무인도라고 가정하겠습니다. 

어떤 책을 가져갈 것이고, 어떤 이유에서 해당 책을 골랐는지 누군가에게 말할 수 있을까요?



저자의 마지막 문장을 남기면서 마치겠습니다.




잘 읽는 것, 즉 능동적으로 읽는 것은 그 자체가 유익하고, 우리가 하는 일이나 직업에 발전을 가져오는 데서 그 역할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더 나아가 우리의 정신을 살아 있게 하고 성장하도록 만든다. (P. 375) 

 



2025.7.7 Ex. Libris HJK 



이 책은 ‘책을 잘 읽고 싶은 사람‘을 위해 썼다.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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