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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키가하라전투 1 - 히데요시의 죽음
시바 료타로 지음, 서은혜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2년 7월
평점 :
절판
<이순신의 바다>를 읽고, 한산 : 용의 출현을 보면서 조선을 침략한 왜군에 대해 아는 것이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대해서 들어 보았지만, 조선을 침략한 많은 장수들에 대해 아는 것은 별로 없었습니다. 1598년 임진왜란의 원흉인 히데요시가 죽은 후에 내분이 발생하고, 동군, 서군으로 나누어서 세키가하라 전투를 했습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승리를 함으로써 전쟁의 주도권을 잡고, 도요토미 가를 멸망시켰습니다.
이 책 <세키가하라 전투>를 고른 이유는 책을 통해서라도 도요토미 가의 멸망을 지켜보고 싶었습니다. 이 책은 2002년에 출판되었고, 현재 절판된 책이라서 구하기 어려워서 상호 대차 서비스를 통해 도서관에서 대여했습니다. 제가 주로 다니는 도서관에도 해당 책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상호 대차 서비스를 처음 써봤는데, 만족했습니다. 도서관에서 대여할 수 있는 책의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읽고 싶은 책은 많은데, 어찌 감당할 지 모르겠습니다.
야마오카 소하치의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이에야스를 미화시키는 경향이 있지만, 시바 료타로의 <세키가하라 전투>는 히데요시 입장에서 최대한 객관화시킨 소설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객관화 여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 책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이시다 미쓰나리의 만남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은 후 그의 아들인 6살 히데요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이시다 미쓰나리와 정권을 잡으려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갈등이 불거지는 상황까지 1권을 마무리합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명령으로 일본으로 출병한 왜군은 적지 않은 피해를 입고, 철수합니다. 더 많은 왜군을 죽지 못한 것이 애통하지만, 이것 또한 역사입니다. 그런데, 히데요시가 죽은 날부터 분열이 시작됩니다. 충성스러운 부하들이 명령 하나로 조선으로 가서 죽을 기회를 넘기면서 싸웠는데, 이들이 왜 도요토미 가를 지키지 않았을까요?
가장 큰 이유는 히데요시와 다이묘들은 이해 관계로 엮여 있었기 때문입니다. 임금과 신하의 관계보다는 힘이 센 놈에게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 엎드린 놈의 사이였기 때문입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히데요시의 5대로(다이로) 중의 한 명이었습니다.
히데요시가 다이묘들을 포섭할 때도 "설득하려면 이성이 아니라 이해 관계에 호소해야 한다"를 철저히 따랐습니다. 다이묘들이 자신을 따르면, 좋을 것이고, 따르지 않으면, 어떻게 된다는 것을 분명히 이해시킨 것입니다.
또한, 히데요시의 아들 히데요리는 측실 요도도노가 낳은 자식이었습니다. 정실인 기타노만도코로(애칭 오네네)는 자식이 없었습니다. 오네네는 히데요시와 같은 오와리국 출신이었고, 정치에 깊숙히 관여하면서 히데요시와 함께 목숨을 무릅쓰고 싸웠던 오와리국 출신 장수들과 파벌을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히데요시의 칠본창 중 후쿠시마 마사노리와 가토 기요마사와 친했습니다. 오네네는 히데요시가 오다 노부나가의 잡역부일 때부터 일생을 함께 했습니다.
반면에 요도도노는 오미국 출신이고, 당시에 오미국은 오와리국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요도도노 역시 오미국 출신들과 친밀한 파벌을 형성했습니다. 오미국 출신으로 가장 성공한 사람이 히데요시 옆에서 집정관 역할을 하던 5부교 중의 한 명인 이시다 미쓰나리입니다. 요도도노는 명문가 아자이 출신으로 어머니는 오다 노부나가의 여동생인 오이치였습니다. 가문부터 오네네와 비교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여기까지 읽으시면 궁금한 부분이 많을 것입니다. 대체 다이묘는 뭐고, 칠본창은 뭐고, 오와리국, 오미국은 대체 어디이고, 5부교는 뭔지 답답할 수 있습니다. 왜군 장수인 와키자키 야스히로에게 히데요시의 책략가인 젊음발이 구로다 요시타카가 칠본창 중의 한 명이라고 칭찬을 합니다.이것들을 모르면, 소설을 제대로 즐길 수 없습니다.
마치 예전에 삼국지를 읽으면서 중국 지도를 펼친 것처럼 히데요시 당시의 지도를 먼저 펼쳐서 파악해야 합니다. 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생각할 수도 있지만, 역사와 지리는 떨어질 수 없는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읽기 위해 필요한 보충 설명은 별도의 페이퍼로 작성할 생각입니다. 제가 일본 역사 책을 읽으면서 계속 참고하기 위함입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바로 오네네를 통해 오와리국 출신 다이묘들에게 접근하고, 이에야스의 의도를 눈치 챈 이시다 미쓰나리는 정도를 내세우면서 이에야스를 견재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1권에서 다룹니다.
머릿속에서 16세기 조선, 일본이 떠나지 않네요. 김영진의 <임진왜란> 책도 알라딘 보관함에 있는데, 이 책까지 읽으면 16세기 명나라까지 생각날 거 같습니다.
2025.7.31 Ex. Libris H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