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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하일기 - 그곳에 가면 노무현이 있다
노무현 외 지음, 김경수 엮음, 노무현재단 기획 / 부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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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25년 6월 19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방문했을 때 구입한 책입니다. 

봉하마을은 노무현 전 대톰령님의 묘역, 사저, 복원된 생가, 노무현 기념관 등이 있는 조그만 마을입니다. 

봉하마을을 방문하니, 조용하면서 깨끗하고, 정돈된 느낌을 받았습니다. 봉하마을내 생태 학습장도 있어서 어린이들이 단체 방문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묘역을 가보면 바닥에 있는 사각형 돌에 많은 글들이 적혀 있습니다. 일반 시민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님을 추모하는 글입니다. 당시에 노무현 전 대통령님을 잘 몰랐는데, 참여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습니다. 


일반인에게 오픈된 사저를 방문했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안내자의 설명을 들으면서 관람할 수 있습니다.

직접 보니 독특한 구조의 단층 전원 주택이었습니다. 거실, 부엌, 응접실을 이동하기 위해 외부로 나가야 하는 한옥 구조입니다. 은퇴해서 전원 주택을 짓고 산다면, 참고로 삼고 싶은 집이었습니다. 제가 소장하고 있는 책을 사저 서재에서 보니 반가웠습니다. 


 











노무현 기념관을 갔습니다. 노무현 기념관에 노무현 전 대통령님과 관련된 내용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근대사를 정리한 판넬과 멋진 나무 영상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재직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님을 다룬 많은 기사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었습니다. 당시에 조중동 뿐만이 아니고, 한겨레, 경향 등의 신문들도 모두 비난을 했습니다. 조중동을 싫어해서 한겨레, 경향을 봤었는데, 이 신문들도 모두 조중동처럼 변해 버렸죠. 이제 아예 신문을 보지 않습니다. 기득권이라고 생각하는 언론이 공정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윤석열 계엄 이후 시사 만평을 그리는 사람들도 노무현을 비난했습니다. 아방궁이라고 비판하는 그림도 있더군요. 하지만, 그들이 여기에 와 봤을까요? 과연 기자라는 사람들이 진실을 확인하려는 최소한의 노력을 할까요? 기자와 기레기의 차이가 발생하는 부분이 이런 노력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기념관의 마지막은 참여 정부에서 추진한 업무에 대한 상세 설명이 있습니다. 아쉬운 점도 있었고, 업적으로 생각하는 점들도 있었습니다. 저는 실패한 정부라는 생각은 안 합니다.    










노무현 기념관 1층에 기념품 가게가 있는데, 그곳에서 <봉하일기, 그곳에 가면 노무현이 있다>를 구입했습니다. 


2008년 2월 25일 노무현 전 대통령님은 고향인 봉하 마을로 내려옵니다. 

2009년 5월 23일은 노무현 전 대통령님 서거일입니다.


이 책은 봉하로 내려오신 후부터 2008년 10월까지 노무현 전 대통령님이 봉하 마을에 방문한 사람들에게 말한 글, 웹사이트에 적은 글, 봉하 마을에 함께 있었던 비서관 들의 에세이 모음집입니다.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사진이 많이 수록되어 있어서 그리워하는 분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거 같네요. 비서관 분들의 글도 좋지만, 퇴임 후 노무현 전 대통령님이 직접 말하고, 쓴 글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은 목적을 가지고 고향으로 귀향을 했습니다. 재임 당시에 했던 그 분의 말씀을 실천하기 위해서였죠.




농촌이 안정된 노후 생활을 하다가 여생을 마칠 수 있는 곳이라는 믿음을 우리 국민이 가져야 됩니다. 기존에 살고 있던 분들은 말할 것도 없고, 좀 더 나아가 도회지에서 살다 힘들고 지친 사람들이 돌아가서도 안전하게 노후를 보내고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농촌 환경을 조성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농촌을 도회지 사는 사람도 가 보고 싶고, 또 나아가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의 거시적인 목표를 항상 놓치지 않도록 관리해 주십시오. 구체적이고, 작은 목표에 매달리느라 자칫하면 이 큰 목표를 잊어버릴 수 있거든요. (P. 69)



노무현 전 대통령님은 봉하마을로 내려가 많은 일을 시작합니다.

화포천 습지 살리기, 봉화산을 아름답고 포근한 숲으로 가꾸기, 테마가 있는 관광 마을 조성하기, 친환경 농업으로 바꾸기, 지역의 특성에 맞는 소득 작물 재배 등을 직접 관리하면서 함께 실천합니다. 

친환경 농업을 하기 위해 오리를 통한 농사를 동네 주민들과 함께 실천해서 봉하쌀을 출하합니다. 또한, 소득 작물을 재배하기 위해 장군차나무를 심고, 가꾸었습니다. 보트를 타고, 화포천을 청소하고, 오염된 농수로를 청소했습니다. 물길을 뚫어서 화포천을 다시 습지로 만들었습니다. 


건전한 공론의 장을 만들기 위해 민주주의 2.0 사이트를 기획하고, 베타 오픈도 진행했습니다. 결국, 실패로 끝났지만, 당시에 만약, SNS이 활발했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님은 어떻게 활용했을까 궁금하네요.


노무현 전 대통령님이 계속 말씀한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를 처음 실천한 모임이 노사모였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노무현 전 대통령님이 원하는 바를 완성할 수는 없었지만, 역사의 흐름은 조금씩 계속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근혜 국정 농단의 탄핵을 이끈 촛불 시위와 윤석열 계엄을 막고, 탄핵을 이끈 빛의 시위는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탄핵을 막은 평화 시위에서부터 비롯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이 귀향한 후 6개월도 안 돼어서 55만 명을 넘어선 방문객이 봉하 마을을 찾았습니다. 재임 당시에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받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들이 그 분을 찾았습니다. 저는 약 17년이나 지나서 방문을 했습니다. 좀 더 일찍 와볼 걸 후회가 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이 하고자 하는 방향은 좋았지만, 방법에 대해서 잘못된 점도 있지 않았냐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증세를 해서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큰 정부를 만들자는 생각은 좋지만, 그전에 이미 걷은 세금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먼저 보여 주었다면 어땠을까 생각을 합니다.


저는 진보와 보수의 차이에 대해서 공부하고 있는 중입니다. 저를 나름대로 생각해보면 보수에 가깝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보수 타령을 하면서 실제는 헌법을 무시하고,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부정을 저지르면서 내로남불 행동하는 세력을 혐오합니다. 

저는 상식과 공정이 지켜지는 사회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진보와 보수 양쪽 모두의 시선으로 상식적인 행동을 하고, 잘못을 했으면 똑같은 잣대로 비판하고, 처벌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님이 남긴 진보에 대한 생각을 적습니다.

알고,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만큼 보입니다.




왕과 귀족이 누리던 권리를 모든 국민이 함께 누리는 사회로 가는 것, 인간의 권리가 확대되어 나가는 게 역사의 진보라고 생각합니다. 자유와 행동이 꽃피는 사회를 만드는 것, 그게 진보입니다. 진보의 철학은 연대입니다. 가난한 사람끼리 의지하고, 힘 있는 사람과 가난한 사람이 의지하고, 서룰 사람과 지방 사람이 의지하는, 그래서 모든 사람이 의지하고, 협력하는 사회가 진보의 가치입니다.

보수도 아니면서 기득권도 없으면서 보수의 노래를 따라 불러서는 안됩니다. 나한테 손해가 되더라도 나라가 잘된다면 따라 불러야죠. 그러나 그렇게 해서는 절대로 나라가 잘되기 어렵습니다. (P. 283) 


2025.6.29 Ex. Libris. HJK

 


안녕하세요? 노무현입니다.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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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박준 지음 / 난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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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2017년 방영된 로맨스 드라마인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 빠져 있다.

서로의 필요로 월세 계약 결혼을 한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이다.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정소민님과 이민기님이 주연인데, 두 명의 연기가 참 좋다. 물론, 배우도 좋지만, 그들이 연기한 캐릭터에 빠지는 성격이라서 정소민님이 연기한 윤지효와 이민기님이 연기한 남세희에 대한 감정이 가슴 속에 남아 있다. 당분간 이들 배우가 연기하는 다른 드라마는 보기 힘들거 같다. 

남녀간의 사랑만이 아니고, 집, 연애, 결혼, 사랑에 대해 기존의 사고 방식과 다르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 드라마에서 몇 권의 책이 나온다. 그 중 한 권이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이라는 산문집이다. 드라마에 빠져서 살다 보니 책에도 관심이 생겼다. 바로 주문 후 읽었다. 

드라마에 소개된 부분 이외에도 좋은 내용들이 있었다. 산문을 읽으면서 무엇인가 가슴에 맺히는 글을 발견할 때 느끼는 떨림이 산문을 읽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그 느낌을 정확하게 표현할 단어를 모르겠다.



나는 타인에게 별생각 없이 건넨 말이 내가 그들에게 남긴 유언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같은 말이라도 조금 따뜻하고 예쁘게 하려 노력하는 편이다. (중략) 말은 사람의 입에서 태어났다가 사람의 귀에서 죽는다. 하지만, 어떤 말들은 죽지 않고 사람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살아 남는다. (P.19)


평생 동안 만나서 대화를 하는 사람들이 몇 명이나 될까? 앞날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지금 내가 한 말이 상대방에게 기억되는 마지막 말이 될 수 있다. 내가 말한 것이 귀에서 죽으면 다행이지만, 마음속으로 들어가 살아 남는다면, 내가 말할 때 엄중함을 느껴야 하지 않을까? 내가 말한 것을 듣는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기억할지 생각한다면 내 기분대로 말을 내뱉으면 안 될거 같다. 상대방이 나를 기억하는 마지막 말일 수가 있다는 생각에 두려움까지 느낀다.



내가 들었던 욕이나 비난들은 대부분 말로 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다 오해가 풀리거나 화가 누그러졌을 때 종종 상대에게 사과를 받기도 했는데, 곰곰 생각해 보면 이러한 사과는 말보다 글을 통해 받는 경우가 많았다. (P.26)

    

정말 그렇다. 화를 낼 때는 글로 표현하지 않는다. 내 감정을 표출해야 하는데, 글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일단 빨리 내뱉어야 한다. 물론, 감정을 표현 안 하고, 마음속에만 간직하면 스트레스가 될 수 있지만, 대부분 빠르게 내뱉고 나서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글로 표현하다 보면 마음을 어느 정도 진정하는 경우가 많다. 나의 감정이 과민하게 대응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과를 글로 하는 것보다 욕이나 비난을 글로 써 보면 어떨까? 이런 습관이 나에게 도움을 줄 것이다.



외로움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것일 텐데, 예를 들면 타인이 나를 알아주지 않을 때 드는 그 감정이 외로움일 거야. 반면에 고독은 자신과의 관계에서 생겨나는 것 같아. 내가 나 자신을 알아주지 않을 때 우리는 고독해지지. 누구를 만나게 되면 외롭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고독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야. 고독은 내가 나를 만나야 겨우 사라지는 것이겠지. 그러다 다시 금새 고독해지기도 하면서. (P.51)


가끔 많은 사람들과 어울려 정신 없이 놀다가도 갑자기 처절하게 고독해질 때가 있다. 이유는 모른다. 갑자기 여기가 어디이고, 나는 왜 여기에 있느냐는 생각이 든다. 고독과 가까워진다고 두려울 필요는 없다. 나의 내면과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흔히 말하는 고독사는 사람이 그리워져 죽는 것이 아니고, 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내 자신을 미워해서 죽는 것이 아닐까?



일상의 공간은 어디로든 떠날 수 있는 출발점이 되어주고 여행의 시간은 그간 우리가 지나온 익숙함들을 가장 눈부신 것으로 되돌려놓는다. 떠나야 돌아올 수 있다. (P.111)


이제까지 한 번도 혼자서 여행을 해 본적이 없다. 혼자 식당에서 밥 먹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이제까지 손가락으로 셀 정도이다.

하지만, 이제 사랑하는 사람과 잠시 멀어지는, 혼자서 떠나는 여행을 꼭 해보고 싶다. 

<이번 생은 처음이라> 드라마에서 계약 결혼을 종료하고, 그(녀)는 사랑하지만 떠난다. 계약을 끝내고 떠나야지 다시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 떠나서 고독을 느끼며 나 자신과 마주해야 한다. 상대방의 소중함을 느끼는 순간이 시작점이다.

 


2025.4.21 Ex.Libris HJK 

 



남들이 하는 일은 나도 다 하고 살겠다며 다짐했던 날들이 있었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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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송세월
김훈 지음 / 나남출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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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들지 않는 밤이 찾아왔습니다. 살그머리 거실로 나가서 한동안 우두커니 앉아 있었습니다. 책을 읽을까 생각하고, 고른 책이 김훈 작가님의 <허송세월>입니다. 김훈 작가님의 나이가 70대 중반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책을 읽고, 소감을 쓸 때 보통 작가 이름만 쓰는데, 김훈 작가님으로 부르게 되네요.


잠을 청하기 전에 또는 잠이 오지 않을 때 산문을 읽는 것이 좋습니다. 소설은 줄거리에 빠져서 책을 덮기 힘들고, 역사는 생각이 많아지고, 자기계발은 머리를 또렷하게 만듭니다. 산문은 하나의 주제로 짧게 구성되는 경우가 많고, 생각을 나누다가 잠을 청하기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김훈 작가님은 경기도 일산 신도시에 산다고 합니다. 저는 수원시 광교에 사는데, 일산에 호수 공원이 있듯이 광교에는 호수 공원이 있습니다. 일산을 오래전에 가봐서 기억이 잘 안나는데, 일산보다 작은거 같네요. 작가분들이 평범한 일상을 보내면서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은 대단합니다. 분명 광교 호수 공원에도 새가 있고, 여러 가지 풍경이 있지만, 그저 무심히 지나칠 뿐 감히 글로 남길 생각을 못합니다. 걸음수 정도만 체크하면서 운동했다는 자부심만 느낄 뿐이죠.


산문을 읽다 보면 다른 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책을 읽으면서 읽을 책을 발견하고, 독서 리스트를 확대합니다. <일본제국패망사>, <장자>, <걸음예찬>, <비글호의 항해기> 를 읽어 볼까 합니다.
<일본제국패망사>는 소장하고 있는 책인데, 진주만 공격까지만 읽고, 멈춘 상태입니다. 저자의 친일 시각이 안 좋았습니다. 미국이 잘했으면 일본의 진주만 공격을 막을 수 있었다는 내용을 꽤 길게 풀어 씁니다. 역사는 주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지만, 저는 무책임하게 행사되는 권리에는 반대합니다. 핵무기를 쓰는 것이 가혹하다면, 그전에 일본이 한 가혹한 짓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악이 있다면, 악으로라도 처벌한다. 저는 생각합니다.


안중근 의사는 천주교도입니다. 그에게 세례를 한 신부는 그가 하얼빈에서 한 역사적인 의거를 비난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일본은 안중근 의사가 잘못된 행동을 했다는 것을 인정하도록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합니다. 참으로 치졸한 대처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객관성 또는 다양한 시각으로 생각을 해야 한다면서 안중근 의사를 테러리스트라고 말하는 작금의 현실이 개탄스럽습니다.
현실을 외면한 종교, 기득권에 붙어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종교는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역사 이야기를 하나 더 하고 싶습니다. 대가야의 왕조는 신라 진흥왕과 신라 장군 이사부에 의해 멸망했습니다. 서기 562년의 일입니다. 신라는 주변국들을 멸망시키면서 한반도 일부를 통일합니다. 한국이 한반도에 갇힌 이유 중의 하나가 신라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외세의 힘을 빌어서 백제와 고구려를 멸망시키고, 고구려의 드넓은 땅을 당나라에게 빼앗겼기 때문입니다. 물론, 고구려가 통일했다고 해도 이후 광대한 영토를 잘 지켰는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역사적 사실만으로 보면 신라의 통일로 인해 한반도 일부로 줄어들었습니다.
김훈 작가님은 김부식의 <삼국 사기>를 통해 열다섯 살의 소년 화랑 사다함을 이야기합니다. 김부식은 철저하게 승자와 집권자의 편에서 역사를 기술합니다. 명분의 모호한 신라의 침략으로 시작된 참상은 언급 안하고, 어린 영웅을 치켜 세웁니다.


출근하는데, 박정희 대통령을 추모하는 현수막을 보았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대한 민국에 많은 영향을 끼쳤고, 그중의 일부는 좋은 결과를 나았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처음 알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경부고속도로 현장에서 노동자 77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착공한 지 887일 만에 428Km를 개통했다고 합니다. 세계는 놀랐지만, 노동자 77명이 목숨을 잃은 것은 알지 못합니다. 좀 더 안전하게 오래동안 건설하면 무슨 문제가 있었을까요? 산업 발전 뒤에 숨어 있는 현실이 사뭇 무섭습니다.


한국 자동차 역사의 원년이 1911년 입니다. 1911년 일제 치하 시대인데 이게 대체 무슨 말일까요? 일본 초대 총독 데라우치는 영국에서 리무진 자동차 두 대를 구입해서 그 중 하나를 고종에게 주었다고 합니다. 이 자동차가 한국의 최초 자동차입니다. 서글픈 역사입니다.


두서 없이 소감문을 썼습니다. 읽은 책이 산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내 새끼 지상주의를 이 책에서 인용합니다.


지금 내 새끼 지상주의는 이 사회의 민주적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내 새끼 지상주의는 학교와 교사를 괴롭혀서 교육의 근본을 파괴하고 사회 계층 간의 적대 의식을 고조시킨다. 국회 청문회에 나온 고위직 후보자들은 하나같이 위장전입의 전과가 있다. 이 위장전입은 모두 부동산 거래의 이익을 노린 것이거나 '내 새끼'를 명문 중고등학교에 보내고 명문 대학에 보내서 기득권을 세습해 주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리고, 이 위장전입은, 맹모삼천이나 애꿇는 부정의 프레임 속에서 사면된다. 위장전입은 실정법(주민등록법)을 위반한 범죄인데, 위장전입만으로 공직 임명에서 탈락한 후보자는 없다. '내 새끼'의 위력은 헌법도 국회도 여론도 당해 낼 수가 없다. '아기가 타고 있어요'는 아기를 보호하자는 취지로서 아름답지만, 이 아기가 스무 살이 넘고 서른 살이 가까워도 '아이고 내 새끼야'는 메아리친다.



2024.10.28 Ex. Libris HJK


핸드폰에 부고가 찍히면 죽음은 배달상품처럼 눈앞에 와 있다.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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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
정지아 지음 / 마이디어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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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읽지 않았다. 동네 도서관에서 23년 소설 분야 1위를 한 책인데, 아직까지도 대여하기가 쉽지 않다. 이 정도 시간이 지났으면, 이제 도서관의 책은 거의 망가져 있지 않을까?
이 책은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쓴 정지아 님의 에세이이다. 그런데, 제목이 특이하다.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 즉 술에 대한 주제일 거 같은데, 책을 읽어보니 술을 엄청 좋아하고, 흡연도 하는 작가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술이 조니워키 블루라벨 이라니..


1 년 정도 된 거 같다. 갑자기 위스키에 관심이 높아진 시점이다. 당시 발베니 12년 더블 우드, 맥켈란 12년 더블 캐스크를 사기 위해 사람들이 마트 오픈런을 했던 때이니 나만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닌 거 같다. 지금은 마트에서 쉽게 구하는 위스키라서 남이 좋다면 무조건 따라 하는 한국 사람들의 특징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그전까지 마셨던 위스키는 글렌피딕 12년 정도인데, 술을 잘 마시지 못하기 때문에 당시에 위스키는 그냥 집에서 혼자 멋부리고 싶을 때 마셨다. 멋부린다는 것은 혼자만의 착각이다. 테네시 위스키인 잭 다니엘 올드 넘버 7을 코크와 함께 마시고, 너무 맛있어서 꾸준하게 마셨던 적도 있다.


아직까지 고급 위스키는 비싸다고 생각해서 주로 명절 때 코스트코나 트레이더스에 가서 몇 병을 구입하곤 한다. 작년에 짐빔, 시바스 리갈 12년, 발렌타인 마스터즈, 와일드 터키 8년을 구매했다. 이 중에서 와일드 터키 8년을 제외하고 1년에 걸쳐 모두 마셨다. 스트레이트보다 하이볼을 좋아하는데, 와일드 터키 8년은 온더락이나 물을 약간 타서 마시고 있다.
오늘 트레이더스에서 에반 윌리암스, 조니워커 그린 라벨 15년, 탈리스커 10년을 사 왔다. 그런데, 작년에 사놓은 발베니 12년 더블 우드, 맥켈란 12년 더블 캐스크는 아직 밀봉으로 보관 중이다. 왠지 술을 모으는 취미에 빠진 것은 아닐지 의심이 간다. 하지만, 이 정도로 취미라고 한다면 실례일 거 같다.
퇴근 후에 1~2잔의 위스키는 나에게 있어서 소확행이다. 누군가 매일 술을 마시면 알코올 중독이라고 걱정을 했다. 그런가 싶기도 해서 이틀에 한 번으로 바꾸었는데, 얼마나 지킬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 책의 저자가 좋아하는 조니워키 블루 라벨은 약 25만 원 정도의 가격이기 때문에 구입하기 쉽지 않다. 이 정도 가격이면 부담 없이 하이볼로 마시기도 아깝기 때문에 부담이다. 정지아 님은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것을 즐겼다는데, 술꾼임이 틀림없다.


책을 읽고, 술 이야기만 했는데, 이 책은 저자가 살아오면서 만났던 사람들에 대한 추억과 사연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책 제목이 술에 관한 것인데, 사람을 만나야 술도 마실 테니 사람 이야기가 나올 수 밖에 없다. 다양한 사연이 술 이야기와 함께 어울려져 재미있게 읽었다. 맥켈란 1926이라는 엄청난 고가의 술이 있다는 것도 알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책 한 권을 낼 정도로 많은 사람들과의 만남을 가진 저자가 솔직히 부러웠다. 저자를 만나기 위해 전라도 구례까지 찾아와서, 더구나 비싼 조니 워커 블루 라벨을 가져와서 만나는 사람들이 꾸준하게 있었다는 점이 부러웠다.


퇴직 후 멀리 지방으로 가서 산다면 나에게 찾아오는 사람이 있을까? 아니면, 내가 위스키를 사서 찾아가고 싶은 사람은 있을까? 갑자기 우울해진다. 오늘도 위스키 한 잔이 필요한 밤이다.





2024.2.2 Ex. Libris. HJK

오래전, 부모님 이야기를 <빨치산의 딸>이라는 실록으로 쓰고 수배를 당했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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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생활자
황보름 지음 / 열림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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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읽은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을 쓴 황보름 작가의 에세이인 <단순 생활자>를 읽었다. 읽으면서 단순 생활이라는 의미가 뭔지 파악하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별로 신통치 않다. 그저 혼자 살면서 쓰고 싶을 때 글 쓰고, 산책하고, 배우고 싶으면 수강하고, 깨끗하게 주변 정돈하면서 청소를 즐기는 사람의 라이프이다. 인세를 받아서 어느 정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으니 단순하게 사는 삶이 나쁘지는 않아 보였다. 아니 부러웠다. 퇴사를 하고 전업 작가가 된 저자가 퇴사를 한 이유에 대해 질문을 받자 그저 출근하기 싫어서였다는 대목에서 공감했다. 모든 직장인은 이해할 것이라 믿는다. 그저 출근하기 싫어서이다. 대체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작가들은 비슷한 패턴인 거 같다. 베스트셀러 책을 내고, 이름이 알려지면 그들의 삶을 에세이 형식으로 써서 책을 출간하는 패턴, 왠지 반복된다는 느낌은 나만 느끼는 걸까? 그렇다고, 그들의 에세이를 안 읽는 것은 아니다. 나는 책과 독서를 다루는 책을 좋아한다. 작가들의 삶도 책과 독서와 관련이 있으니 틈나는 대로 읽는다. 다만, 구매는 하지 않고, 도서관에서 대여한다. 다음에 읽을 책 중의 하나가 정지아 작가가 쓴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 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도서관에서 예약하고, 대여했다.

하지만, 이 책은 별로 기억나는 것이 없다. 단순한 생활을 쓴 것이니 그런 것일까? 이 책에서 황보름 작가가 언급한 캐럴라인 냅의 <명랑한 은둔자>는 정말 몰입해서 읽었다. 나중에 다시 읽기 위해 소장 중인 아끼는 책이다.

어찌 보면, 유투브의 브이로그나 에세이는 비슷한 거 같다. 그들의 생활이 주제이다. 인간이 가지는 호기심 중의 하나가 남이 어떻게 사는가이다. 나만 그럴까? 다른 사람의 삶을 엿보는 재미가 유투브를 계속 보게 하고, 에세이를 계속 읽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싶다.

고독한 삶에서 자신의 루틴을 만들고, 심플하고 소박한 라이프를 즐기면서 사유의 시간을 갖는 것이 현대인에게 필요하다. 인생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나이가 들면서 점차 고독의 시간이 찾아올 때 덤덤하게 맞이하기 위해 연습하고, 노력해야 한다. 결국, 고독의 시간은 찾아온다. 원하던 원하지 않던...

2024.1.22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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