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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 (초판본, 양장)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6월
평점 :
정말 조심스럽다.
알라딘에서 평점도 높고, 많은 분들이 뛰어난 소설이라고 평가를 내리는 이 책에 대해 솔직한 나의 생각을 쓴다는 것이 조심스럽다.
초반부에 농장에 살다가 대학교에 진학하여 영문학을 전공하는 주인공을 보면서 흥미를 많이 느꼈는데, 소설은 계속 답답함과 무미건조로 나를 이끌었다. 자신의 인생을 조용히 관조하는 자세와 모습에서 이 소설의 뛰어남이 있다는데, 왜 나는 스토너의 무기력함, 이기심, 도피로 인해 계속 불편할까?
어쩌면 우리 인생에서 우리가 자유 의지를 가지고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을 수 있다. 스토너도 마찬가지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주인공 스토너는 연인을 만들 때는 자유 의지를 가지고 굉장히 적극적으로 행동한다. 이디스를 만났을 때, 캐서린을 만났을 때 보여 주는 스토너의 용기는 나로서는 상상하기 어렵다. 그의 판단에 동의하기도 했고, 그의 행동에 기쁘기도 했지만, 그의 판단에 책임을 안 지는 스토너에게 많이 실망했다. 그게 쉬운 일이냐, 너는 할 수 있느냐고 나 자신에게 반문도 해보았지만, 소설이라서 더 기대했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이런 단편적인 몇 가지 모습으로 스토너를 판단하는 것이 무척 부적절할 수 있다. 내 수준에 판단하기 어려운 주제일 수도 있다. 아마도 며칠 전에 읽은 <노르망디의 연>에 나오는 주인공 뤼도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의 베스트셀러 도서가 항상 나의 베스트셀러 도서는 아니다. 이건 그 책과 무관할 수 있다. 오로지 그 책을 접할 때의 나의 사고, 감정, 정신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단지 종이로 만들어진 한 권의 인쇄물이 나에게 최고의 책이 될 수도 있고, 다시 쳐다보고 싶지 않은 인쇄물이 될 수도 있다.
내가 한 이 책의 평가는 이 책 자체가 아니고, 오로지 이 책을 바라보는 나만의 시선일 뿐이다.
2020.10.02 Ex. Libris HJK
윌리엄 스토너는 1910년. 열아홉의 나이로 미주리 대학에 입학했다. - P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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