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히말라야>와 '히말라야의 눈물'

옛날에는 이해를 하지 못했다. 지금도 의문이다. 왜 그렇게 기를 쓰고 오르려고 하는지. 정말 죽기살기로 죽을똥 살똥 오르고 또 오른다. 정상을 정복한다고 해서 밥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쌀이 쏟아지는 것도 아니다. 뭐 협찬이나 스폰 이런 것들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것 때문에 오르는 산악인들은 단 한명도 없을 것이다. 흔히 말한다. 저기 산이 있으니 오를 수밖에. 산이 어디로 옮겨갈 수도 없고 인간의 마음 또한 바뀌지 않을 것이니 도리도리 있다없다? 없다. 속수무책이다.

 

아둔한 소생의 짧은 소견으로는 산악인들을 기어코 오르도록 격려하고 조장하는 동력은 바로 그 자신의 마음 속에 도사리고 있는 불타는 욕망일 것이다. 밥도 쌀도 나오지 않는 풀 한포기 자라지 않는 그 눈덮인 절정을 향하는 마음은 어쩌면 신앙일 수도 있다. 욕망은 집념을 낳고 신앙은 이성으로 설명되지 않는 법이다. 그들의 그 엄청난 노고와 희생이 과연 누구에게 이로울 것인가 의문이다. 인류의 행복에 기여한 것을 묻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사랑하고 또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 가족이나 친구들 - 에게 과연 무엇을 주었는지 모르겠다. 그들은 다만 자신의 마음을 흡족함으로 채웠을 뿐이다. 물론 그 집념과 용기에서 희망을 얻은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나 그들 대부분은 아마도 산으로 갈 사람들일 것이다.

 

등정의 과정에서 인듀어런스호에서 있었던 일들과 유사한 감동과 눈물의 드라마도 있었고 생명이 왔다갔다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도 결고 비겁하지 않고 당당하게 행동하여 숭고하고 아름다운 인간 정신을 보여주기도 했다. 히말라야 14좌나 아이거 북벽 등에 도전했다가 혹은 성공하고 혹은 끝내 돌아오지 못한 그 구구절절한 사연들은 영화보다도 소설보다도 더 극적이었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클라이머 보나티가 아이거 북벽 등반중에 부상을 입고 등반을 포기하며 했다는 그 유명한 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산의 등정도 인간의 생명 만큼 귀중하지는 않다.”

 

모든 것이 그렇듯이 빛의 이면에는 어둠이 있고 영광 뒤에는 그늘이 있기 마련이다. 등정에 성공한 산악인은 우선 본인 마음에 아주 흡족함을 얻었을 것이고, 나아가 인간 한계에 도전한 불굴의 정신으로 영웅의 칭호를 받고 나아가 전설의 성에 입성하게 될 것이나 그 아름다운 성 아래로는 가족들의 눈물과 탄식이 넘쳐흘러 안개 자욱한 강을 이룰 것이다. 그가 히말라야에 한 번 갈 때마다 그(혹은 그녀)의 아내나 남편 혹은 부모나 자식은 바짝 마른 입술에 녹아난 애간장과 까맣게 탄 속을 하고 하루이틀사흘 한달두달세달 한없이 기다려야 했을 것이다. 실재로 몇몇은 돌아오지 못했고 혹은 신체의 일부가 절단된 채 돌아왔다.

 

석가는 득도를 하고자 하는, 해탈하고자 하는, 깨달음을 얻고자하는 엄청난 욕망을 향해 매진 용진 약진하여 결국 욕망을 성취해내었다. 부처가 된 것이다. 욕망을 버려서 해탈한 것이 아니라 욕망에 집착하여 얻은 것이다. 뭐 말장난 같지만 그런 생각이 든다. 연이나 소생은 다시 묻는다. 석가의 득도는 사부대중에게 위안을 주었지만 산악인의 성취는 과연 누구에게 이로움이 되었던가? 맹자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제후가 맹자에게 선생이 저에게 오셨으니 이제 우리나라에 어떤 이로움이 있겠습니까?” 맹자가 말했다. “어찌 이로움을 말씀하십니까? 다만 의로움이 있을 뿐입니다.”

    

      

히말라야 14좌의 면면을 소개해 올린다. 그야말로 기라성이라는 표현으로도 한참 모자란다. 인테넷에 히말라야 14좌라고 치면 자세한 내용을 볼 수 있다.

 

1. 에베레스트. 네팔과 중국 국경에 위치. 높이는 8,848m. 초등은 1953년에 이루어졌다. 초등자는 그 유명한 영국의 힐러리경과 세르파 텐징 노르가이다.

 

2. k-2. 파키스탄에 위치. 높이는 8,611m. 1954년 이탈리아 원정대가 초등에 성공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983 김병준 대장이 이끄는 원정대가 정상에 올랐다.

 

3. 칸첸중가. 네팔에 위치 높이는 8,586m. 네팔인들 최고의 성역으로 간주되는 산으로 현지인들은 꼭대기에 올라서는 것을 극히 꺼린다. 1955년 찰스 에반스가 이끄는 영국 원정대에 의해서 초등이 되었는데 등정자는 성역을 밟지 말아달라는 현지인의 부탁을 받아들여 정상을 몇 걸음 앞둔 지점에서 등반을 멈추었다고 한다.

 

4. 로체. 네팔에 위치 높이는 8,516m. 초등은 1956년 에글러가 지휘하는 스위스 원정대에 의해 5 18일 이루어 졌는데 루이징거와 라이스가 서벽을 경유해서 정상에 도달했다

 

5. 마칼루. 네팔과 중국 국경에 위치. 높이는 8,463m 1955년 봄 프랑스 원정대의  J. 프랑코는 9명의 전 대원을 3개 팀으로 나뉘어 연속으로 정상에 도달하였다우리나라에서는 1982년 가을 한국산악회의 허영호씨가 단독으로 등정에 성공했다.

 

6. 초우유. 네팔에 위치. 높이는 8,201m. 여신이 거처하는 곳'이란 이름을 가진 우아한 산이다. 1954년 오스트리아 등반대에 의해 초등이 이루어졌다.

 

7. 다울라기리. 네팔중부에 위치. 높이는 8,167m. 1960년에는 막스 아이젤린이 조직한 스위스 원정대가 5 13일에 초등에 성공했다

 

8. 마나슬루. 네팔중부에 위치. 높이는 8,163m. 1956 마키가 이끄는 일본 원정대의 이마니시와 셰르파 걀첸 노르부가 정상 등정에 성공했다. 1972년 김정섭 대장이 이끄는 한국 원정대는 등반 중 눈사태로 4명의 한국대원과 1명의 일본인 그리고 10명의 셰르파가 사망하는 사고를 당했다.

 

9. 낭가 파르밧. 파키스탄에 위치. 높이는 8,125m. 낭가 파르밧의 대표적인 벽은 디아미르벽과 루팔벽으로 나눠져 있으며 세계 최초로 8000m이상의 14봉을 최초로 완등한 라인 홀트 메스너도 이곳에서 동생을 잃었다

 

10. 안나푸르나. 네팔에 위치, 높이는 8,091m 1950년 모리스 에르조그가 이끄는 프랑스 원정대가 본래 공격 목표였던 다울라기리의 등반로를 정찰하기 위해 안나푸르나로 진입했다가 등반 가능성을 발견하고 목표를 변경부적절한 장비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등반을 감행하여 6 3일에 정상 정복에 성공하였다.

 

11. 가셔브룸. 파키스탄에 위치. 높이는 8,068m. k5라는 측량명을 가지고 있다. 1975년 베이스캠프까지 불과 12명의 포터만 동원한 2인조 원정대 라인 홀트 메스너와 패트 하벨러가 등정에 성공. 이 등정은 최초로 무산소 등정으로 이루어진 알파인 방식이었다

 

12. 브로드 피크. 파키스탄에 위치. 높이는 8,047m. 1957년 슈무크의 지휘 아래 헤르만 불슈무크디엠 베르거빈터 슈텔러 4인조가 최초로 정상에 올랐다.

 

13. 가셔브룸2. 파키스탄과 중국 국경에 위치. 높이는 8,035m. 측량부호 k4. 1956년에 오스트리아 원정대가 모라벡의 지휘아래 남서릉을 경유하여 초등에 성공

 

14. 시샤팡마. 중국 티벳에 위치. 높이는 8,012m. 8,000m이상의 고봉 중 유일하게 중국측에 속해 있어 가장 늦게 등정이 이뤄졌다중국 원정대는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1964년 북면 야북캉가길라 빙하를 넘어 정상 정복에 성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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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15-12-24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oren 님의 페이퍼 `영화 <히말라야>와 히말라야의 눈물` 읽고 생각나서 적어봤습니다. 이페이퍼를 oren님의 페이퍼에 먼댓글로 달고 싶은데 당최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ㅜㅜ

oren 2015-12-24 15:14   좋아요 1 | URL
속세에서 아웅다웅하며 사는 것도 좋지만 가끔씩 일상에서 훌쩍 벗어나 가깝거나 먼 `산`에 올라보는 것도 좋답니다. 전인미답의 거봉을 오르는 희열은 아무나 깨닫기 어려운 경지가 있다고도 봅니다.. ㅎㅎㅎ

* * *

˝참된 등산가는 하나의 방랑자이다. 내가 말하는 방랑자는 일찌기 인류가 도달하지 않은 곳에 가고 싶어하는 사람, 일찌기 인간의 손가락이 닿지 않은 바위를 붙잡거나, 대지가 혼돈에서 일어난 이래 안개와 눈사태에 그 음산한 그림자를 비쳐온 얼음으로 가득 찬 걸리를 깎아 올라가는데 기쁨을 느끼는 사람을 의미한다.

바꾸어 말하면 참된 등산가는 새로운 등반을 시도하는 사람인 것이다. 그는 성공하거나 실패하거나 마찬가지로 그 투쟁의 재미와 즐거움에 기쁨을 느낀다. 그것을 이해하려면 그것을 느껴야 한다. 그것은 행복에 대한 강력한 감정이다. 그것은 온 혈관에 욱신거리는 피를 흐르게 하여 모든 냉소의 자국을 파괴하고 비관적인 철학의 뿌리 그 자체를 강타한다.˝

˝인생의 근심걱정은 금권주의 및 사회의 본질적 속악함과 함께 아득히 저 아래쪽에 남는다. 위쪽에서 우리는 맑은 공기와 날카로운 햇빛 속에서 신들과 함께 걷고, 인간은 서로를 알며 자신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를 안다.˝

- 알버트 머메리, 『알프스에서 카프카스로』

표맥(漂麥) 2015-12-24 16: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누굴 위해 등산을 할까요?... 근본적으론 제 자신을 위해서겠지만... 더 근원을 따지면 내 아이를 위해서였습니다. 의사에게 경고를 받고... 내가 먼 곳으로 가고나면 아이가 어떠할 지 생각하니 산을 타게 되더군요.
저의 건강이 가족의 웃음이 되는 것을 보고 산을 타는 즐거움이 배가됩니다... ^^

붉은돼지 2015-12-26 14:40   좋아요 0 | URL
제가 사실은 운동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요..이제 나이먹고 배 나오고 건강검진 결과 이런 저런 수치들이 올라가서 소견이 나오고 하니 아하...뭐라도 해야겠다는 급한 생각이 듭니다...제가 생각하기에 제일 손쉬운 것이 등산인 것 같아 요즘 주말에는 왠만하면 가까운 곳에라도 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cyrus 2015-12-24 19: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누군가가 저에게 책을 왜 읽느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할 겁니다. ˝제 손에 책이 있으니까요.˝ (현문우답)

붉은돼지 2015-12-26 14:40   좋아요 0 | URL
우문현답 아닌가요 ^^

AgalmA 2015-12-24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먼댓글에 대한 설명은 아무도 안해 주고 있는가ㅎ;;
애초에 [먼댓글 바로쓰기]로 글 작성을 못 하셔서 그런 거지요? 북플에서는 안 보이실 테고요. 웹에서 이 글의 글수정 누르시면 수정창 맨 아래쪽에 [보내기] 설정이 있죠. (먼댓글/트랙백) 박스에 v체크하시면 먼댓글 주소창이 나와요. 이미 업로드한 글이더라도 주소 넣으면 먼댓글 처리됩니다^^ 좀 아쉬운 건 초반에 설정해서 올린 게 계속 노출되기 때문에 수정해도 반영이 안 되니 제목과 최초 4~5줄은 오타가 없는지, 확실한 지 잘 살피고 올리셔야 합니다. 제가 몇 번 그런 적 있어서 부끄러움이 다반사ㅋ;;;
ㅡ이상 먼댓글쟁이 Agalma 올림ㅎ

참 붉은 돼지님 올해 서재의 달인 되신 거 축하드립니다. 왠지 이 글은 그 기나긴 여정에 대한 소회 같기도 하고ㅎㅎ;;
붉은 돼지님 때문에 반디 앤 루디스 가서 리뷰 적립금 나도 노려볼까 고민 주신 건 어쩔 겁니까ㅎㅎ))

붉은돼지 2015-12-26 14:49   좋아요 1 | URL
친절하신 아갈마님 감사합니다. 아갈마님의 자상하신 가르침에도 아둔한 돼지는 결국 님의 염려에 보답하고야 말았습니다. 먼댓글에 주소를 복사해 넣은 것이 그만 오렌님의 `히말라야` 관련 페이퍼가 아닌 다른 페이퍼 주소를 복사해 넣고 말았습니다. 이건 수정이 안되더군요..뭐 어쩔 수 없죠...ㅜㅜ

저도 은근히 그 `서재의 달인` 메달이 탐이 났었는데 금번에 드디어 서재의 달인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축하해주시니 너무 감사합니다. 제가 알라딘 서재에 처음 글을 올린 것이 아마 2004년도 쯤 되는 것 같은데.....뭐 그동안은 서재질을 열심히 하지도 않았지만 어쨋든 근 10여년 만의 쾌거라서 실로 감개가 무량합니다. 흑흑흑흑

AgalmA 2015-12-26 16:15   좋아요 0 | URL
어...이상하네요. 먼댓글주소 지우면 먼댓글 처리도 지워지던데, 수정이 안된다니;;; 새주소로 다시 넣어보세요

2015-12-24 2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26 14: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5-12-25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붉은돼지님, 메리 크리스마스
오늘도 좋은하루되세요^^

붉은돼지 2015-12-26 14:58   좋아요 1 | URL
어머 서니데이님~~ 한참 늦었지만 저도 메리 크리스마스 ~~

이제 크리스마스도 다 지나갔군요. .ㅜㅜ 즐거운 성탄 보내셨는지 모르겠습니다...크리스마스는 지났지만 오늘은 또 토요일....행복한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

oren 2015-12-27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빌어먹을~~`에 빌붙은(?) 엉뚱한 먼댓글은 `친구의 자일을 끊는 심정으로` 제가 짤랐습니다.
부디 용서하세요~

붉은돼지 2015-12-27 12:39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오렌님 ^^ 제가 먼저 끊었어야 했는데....
사이먼이 친구의 자일을 끊었기 때문에 조 심슨도 결국 살았고
산악문학계의 명저인 `친구의 자일을 끊어라`도 쓰여졌다고 생각합니다.
심산의 `마운틴 오딧세이`에 소개된 부분을 보니 그렇더군요...

아쉽게도 이 책은 절판인 모양입니다.
 

*스포일러가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작일 소생은 소생이 호구의 책으로 삼아 열심히 다니고 있는 공장에 하루 휴가를 냈다. 아침에 일어나 미역국에 밥 말아 김치반찬에 후르륵 호르륵 짭짭쩝쩝해주시고 양치하고 목욕재계하고 빤스와 난닝구도 갈아입고 설레이는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어디를 가려고??? 아아아아 아기다리 고기다리 던 <스타워즈 에피소드 7>을 보러 갔다. 극장 안에는 20대 아가씨 세 명, 20대 커플 한쌍, 50대로 보이는 아주머니 한 분, 그리고 돼지 한 마리가 전부다. 스타워즈 피규어 하나 없는 주제에 뭐 덕후라고 하기에는 한심하지만 그래도 어쨌든 팬심 간직한 한마리 돼지로서 금번 <에피소드 7>이 물론 재미있기도 했지만 솔직히 말해서 보는 내내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이 먼저였다. <스타워즈> 시리즈가 프리퀄 3부작으로 끝나지 않고 시퀄 3부작으로 다시 시작하려하고 이제 그 첫 편을 극장에서 보고 있자니 가슴 속에서 뭔가 뭉클뭉클한게 꾸역꾸역 부풀어 오르면서 눈물까지 찔끔 나려고 했다.

 

살육의 역사도 반복되고 저항의 역사도 반복되고 승리의 역사도 반복된다. 이 모든 역사들이 차례대로 하나의 끝을 향해 고속도로를 달리듯 나아가는 것은 아니다. 한데 섞여 거대한 수레바퀴 속에서 서로 물려 돌아가면서 순환하고 반복된다. 경전에 나와있듯이 해는 떴다가 지며 그 떴던 곳으로 빨리 돌아가고 한세대는 가고 또 한세대는 오는 것이다. 새로운 포스가 한 소녀에게서 깨어나자 이제 한 세월을 풍미했던 영웅은 퇴장한다. 지난날 루크 스카이워커가 운명적으로 제 아비인 아나킨 스카이워커(다스베이다)와 대결했듯이 30여년이 흐른 후에 한솔로와 레아공주의 아들인 카일로 렌이 어둠의 기사가 되어 제 아비인 한솔로를 죽인다. 루크와 레아가 쌍둥이 남매이니 루크 스카이워커는 카일로 렌의 외삼촌이 된다. 전편의 중심 테마였던 스카이워커 가계의 비극은 또 다른 형태로 전개될 모양이다.

 

<에피소드 7>의 시간적 배경은 전편으로부터 30여년 후가 되는데 상황은 그때나 거의 변한 것이 없다. 30여년 전에 ‘새로운 희망’ 루크 스카이워커가 제국을 괴멸시켰지만 어느듯 자라난 어둠의 힘은 또다시 거대해지고 막강해졌다. 제국의 비밀병기 ‘데스스타’는 ‘스타킬러 베이스’로 대체되었고 제국 황제는 ‘퍼스트 오더’가 되었다. 저항세력은 한줌밖에 안되어 약한듯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마지막에는 승리한다. 루크부자의 타투인 행성이 레이의 자쿠행성으로 바뀌었고 소년이 소녀로 변했을 뿐 결국 ‘새로운 희망’은  ‘깨어난 포스’의 다름 아니고 지난 세대의 영웅들은 언제나 세상을 등지고 숨어있다. 오비완이 사막에 숨고 요다가 늪지대에 숨었듯이 루크 스카이워커는 절해고도에 은거한다. ‘새로운 희망’이 은사를 찾아내었듯이 ‘깨어난 포스’도 스승을 찾아낸다. 과거의 젊은 제자는 싸부를 죽였고 이제 젊은 아들은 애비를 죽인다. 부자의 대결은 세대를 이어가면서 가슴아프게 펼쳐지는데 존 윌리엄스의 장엄한 스타워즈 테마곡은 관객의 감상(感傷)과 우수를 더욱 조장하고 격려한다.

 

30여년만에 다시 밀레니엄 팔콘호, 한 솔로, 추바카를 보는 기분은 그야말로 감개가 무량무량하다. 달려가 뜨거운 포옹은 아니더라도 따뜻한 악수라도 나누고 싶은 마음이다. 레이역의 여주인공인 데이지 리들리는 얼굴 생김이나 표정, 몸의 움직임이 마치 소년같은 느낌이다. 그 옛날 아나킨이 다스 베이다로 변신하게 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바로 유년기의 엄마와의 분리불안이었다. 어린 아나킨의 마음 깊은 곳에는 엄마와 헤어지는 것에 대한 공포가 뱀처럼 도사리고 있었다. <에피소드 7>을 보니 ‘깨어난 포스’ 레이에게도 유년기에 부모와 이별한 아픈 사연이 있는 듯하다. 레이에게 어떤 출생의 비밀이 있는지 이야기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 지 궁금하다.

 

인종주의자들이 레이의 파트너로 등장하는 핀 역의 존 보예가가 흑인이라는 이유로 이 영화를 보이콧하겠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에 대해 우리 쌍제이 감독은 포스 넘치는 의견을 피력했다. “당신이 흑인이든 백인이든 어떤 인종이든, 혹은 자바, 우키, 제다이, 시스 그 누구이든 영화를 즐겨주길 바란다.” 하지만 쌍제이도 아직 인종주의에서 그리 자유롭지는 못한 것 같다. 만약 핀이 백인남성이었다면 분명히 레이와 뜨거운 입맞춤을 나누었을 장면에서 둘은 그냥 포옹을 하고 만다. 소생의 생각에도 스크린에서의 흑인남성과 백인여성의 키스신은 왠지 어색한 느낌이다. 당연하게도 소생의 편견이다. 우리가 이미 알고있듯이 흑백이고 흑황이고 황백이고 간이 그들이 뭔들 못 할 일이 있겠는가. 하지만 영화에서 흑백(특히 흑인남성과 백인여성)이 키스하는 장면을 본 기억은 없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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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5-12-19 0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보셨군요^^..

붉은돼지 2015-12-20 00:10   좋아요 0 | URL
네, 롯데시네마광장점에서 봤습니다^^

saint236 2015-12-19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분은 대단한 실망감을 가지고 나오셧더라고요. 아직 보지 못한 저로서는 어떻게 평가를 내려야할지...

붉은돼지 2015-12-20 00:13   좋아요 0 | URL
보고 싶던 옛친구를 오랜만에 만난 느낌이라고 할까요...
뭐 새로운 건 없어도 그냥 반갑고 고맙고 그런 기분이었어요^^

moonnight 2015-12-19 11: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펭귄박수치러 가야하는데.. 보셨다니 부럽습니다.ㅠㅠ
원나잇스탠드에서 나스타샤 킨스키와 웨슬리 스나입스는 두근두근 멋졌다는 기억.@_@;;;;

붉은돼지 2015-12-20 00:18   좋아요 0 | URL
역시 물개박수를 치지는 못했습니다만
그리웠던 분들을 뵈오니 가슴은 뭉클했습니다 ㅋㅋ
원나잇스탠드가 있었군요. 보예가는 덴젤 워싱턴을 닮은 것 같아요^^

마녀고양이 2015-12-20 15:58   좋아요 0 | URL
원나잇스탠드 개봉 당시에도 시끌시끌했죠....
흑인 대통령이 나와도 그렇군요, 하긴 어제 김무성 대표가 흑인 청년을 보고 연탄에 비유했담서요~ 에휴.

마녀고양이 2015-12-20 15: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대를 이은 막장이라는 기사를 봤는데, 3편 역시 가족사의 비극이었군요.

저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엄청난 팬이랍니다. 4-6편이 나오고 1-3편이 나온 이후 조지 루카스가 나이 들어서 7-9편은 포기한다고 했을 때, 정말 아쉬웠어요. 판권을 다른 곳에서 사들여서 제작한 작품이라 다소 걱정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미래판이 나오니 참으로 기쁘답니다. 시간이 없어서 아직 못 보는데, 이미 보고 오신 붉은돼지님, 너무 부럽습니다. ㅠㅠ

붉은돼지 2015-12-21 12:53   좋아요 0 | URL
마녀고양이님....아직 스타워즈를 못보셨다니 오히려 제가 다 부럽습니다. ㅜㅜ
저는 이제 또 일년을 기다려야 하는군요..ㅜㅜ

일설에 의하면 카일로 렌과 레이가 쌍둥이 남매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있더군요...
그 근거라는 것이....일단 기본적으로 에피소드 7이 에피소드4를 거의 그대로 차용하고 있고
루크와 레아가 쌍둥이 남매잖아요.....그리고 포스터를 보시면 카일로렌과 레이가 쳐다보는 방향도 비슷하고
또 렌의 광선검과 레이의 창이 거의 붙어 일직선으로 포개져있다는 이유를 드는데 나름 일리가 있는 듯도 하고 꼭 쌍둥이 남매는 아니더라도 뭔가 복선이 깔려있는 듯 하기는 합니다...보통 아군과 적군은 서로 바라보는 방향이 정반대이고...무기도 서로 교차하도록 배치하는 경우가 많다는 말이죠....

마녀고양이 2015-12-21 14:22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4편의 차용, 저는 7-9편이 조지 루카스의 원기획을 따랐을지 계속 궁금한데 혹시 아시나요? 바람과함께사라지다 속편처럼 맘 한구석에서 짝퉁같다는 의구심이 들까봐 염려된답니다 ㅠㅠ

붉은돼지 2015-12-23 21:35   좋아요 0 | URL
<매거진 B - 스타워즈>에 에이브럼스 인터뷰 내용이 나오더군요....

˝조지루카스는 아침 일찍 에이브럼스에게 전화했다. 에이브럼스는 그날 통화를 회상했다. `이봐 자네는 스타워즈를 해야 해, 그거 꼭 할거지?` 루카스는 아주 자상하게 말했어요 `자네가 이 영화를 한다면 그건 이제 자네거야. 원한다면 성심껏 돕겠지만 이젠 자네 것이야˝

비로그인 2015-12-23 0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옹은 꼭 인종문제라기 보다 레이와 핀의 러브스토리를 넣을지 말지 제이제이 감독이 결정하지 않고 다음 감독에게 에피소드8로 바통을 넘긴 것 같습니다. 레이 팬들 중 일부는 레이의 연애 장면을 고심하니깐요... 저도 레이 왕팬이 되었습니다만, 연애 문제는 어찌되든 상관 없습니다.

붉은돼지 2015-12-23 21:44   좋아요 0 | URL
movieloveil 님 말씀이 지당하십니다. 저도 저렇게 써놓고 나중에 다시 읽어보니 제가 조금 오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뜨거운 키스 언급했던 그 장면에서는 어쩌면 포옹이 더 적당한 것 같아요... 저도 사실 스타워즈에서 연애사는 뭐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그건 그렇고 저도 레이를 보고 첫눈에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 소년같은 외모와 행동거지도 마음에 들구요...어느 분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와 비슷하다고 하시더군요.. 오리지날 3부작이 루크 스카이워커의 스토리고 프리퀄 3부작은 아나킨 스카이워커의 이야기라면 시퀄 3부작은 레이의 스토리가 될 듯합니다. 기대만땅입니다.

 
매거진 B (Magazine B) Vol.42 : 스타워즈 (Star Wars) - 국문판 2015.12
B Media Company 지음 / B Media Company / 2015년 12월
평점 :
품절


 

<매거진 B> 42호에서 소개하는 브랜드는 바로 <스타워즈>되겠다. <에피소드 7> 개봉 D-2일을 앞두고 이런 게 또 나와주어서 소생으로서는 뭐 감지 덕지덕지다. 하지만 손끝이 파르르 떨리고 심장이 벌렁벌렁거리거나 콧물이 줄줄 새고 눈물이 철철 흐르는 정도는 아니다. <에피소드 1>이 개봉할 때만 해도 학의 목을 하고 사슴의 눈망울로 오매불망 전전반측 기다렸었다. 그야말로 일각이 여삼추였다. 소생도 이제 나이를 먹고보니 뱃살은 늘어지고 감성은 둔해진 모양이다. 그렇다고 님향한 일편단심이 변한 건 아니다. 청춘의 사랑이 화톳불과 같다면 장년의 애정은 군불과도 같은 것이다. 비록 뜨겁게 확 타오르지는 않지만 따끈하고 포근하게 오래오래 아랫목을 데워준다. 추운 계절엔 역시 따뜻한 아랫목이 최고다.

 

잡지는 Opinion, Fandom, Mecca, Generation, Brand Story, George Lucas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Opinion’에는 일본 영화배급사 대표, 세계 최대 스타워즈 컬렉터 그리고 우리나라 허지웅의 인터뷰가 실려있다. ‘Fandom’에는 미국, 일본, 한국의 기라성같은 스타워즈 덕후들이 등장한다. ‘Generation’코너에는 일본, 미국, 한국, 프랑스에서 캐릭터 디자이너, 포스터 아티스트, 로봇엔지니어, 장난감 제작자, 작곡가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1960~ 1980년대 각 세대들의 스타워즈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Mecca’에서는 타투인 행성의 촬영지가 된 튀니지의 ‘라 뒨스 일렉트로니크’, 루카스의 개인 작업실과 음향제작부서인 스카이워커 사운드가 상주하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스카이워커 랜치’ 등을 둘러볼 수 있다. 세계적인 피겨 컬렉터 조웅이 2000여 개의 고퀼러티 리미티드 에디션 피겨를 수집하여 전시한 아시아 최대의 피겨 박물관 ‘CW 레스토랑&갤러리’ 도 소개되어 있다. 이게 대구에서 엎어지면 코 깨지는 위치인 경산에 있는데 언제 한번 가본다 가본다 가본다 하면서 아직 못 가봤다. 아마 더 좋은 것들은 내일을 위해 남겨둔다는 그런 심정일 것이다.

 

<매거진 B>를 볼 때마다 느끼는 점이 있다. 뭐라 딱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어딘가 2~3% 부족한 느낌이다. 이 잡지가 시원찮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없으면 섭섭한 그 무언가가 빠져있다는 그런 아쉬운 기분이 든다. 이번 스타워즈 편으로 말하자면 스카이워커의 가계도라든지, 기본적인 등장인물의 소개, 광선검이나 무기 등 소품의 소개, 제국과 공화국 세력 판도 등 은하계의 정치적 혹은 역사적 배경, 그리고 제다이 기사단에 대한 이야기 같은 것들도 좀 소개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하기사 이런 걸 다 집어넣으려고 하면 책이 더 빵빵해지고 값은 더 올라가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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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오 작품의 가장 큰 테마는 비행과 소녀(혹은 소년, 혹은 소년과 소녀)다. 여기에 배경은 환타지다. 무슨 비행소녀의 로망같은 느낌이다. 어쨌든간에 비행과 소녀가 만들어낸 아름답고 놀라운 장면들이 무수리 짱짱하다. <천공의 성 라퓨타>에서는 의식을 잃은 소녀(시타)가 어둔 밤 빛나는 보석과 함께 하늘로부터 공중부양하며 서서히 내려오는 장면. <토토로>에서는 토토로와 토토로의 배에 메달린 소녀들이 거대한 팽이를 타고 빙글빙글 돌아가며 하늘을 날아가는 장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는 소년(하쿠)와 소녀(치히로)가 하늘에서 빙글빙글 돌며 떨어져 내리는데, 치히로의 눈에서는 눈물이 방울방울 하늘로 올라가는 장면 등등 기타 등등이 그렇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는 소녀 소피와 마법사 하울이 사방에서 몰려드는 고무인간들을 피해 공중으로 날아올라 춤추듯 하늘을 걸어다니는 장면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이때 흘러나오는 흥겨우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애잔한 왈츠풍의 음악이 바로 이 영화의 메인테마곡인 히사이시 조의 ‘인생의 회전목마’다. OST에는 이 장면을 별도로 ‘공중산책’으로 명명하고 있다. ‘인생의 회전목마’의 한 변주다. 유투브에 올라와 있는 히사이시 조의 '인생의 회전목마'나 '지브리 25주년 기념콘서트'를 꼭 함 보시라. '25주년 기념 콘서트'는 정말 감동감동적이었다. 관람석 저 뒤편에 앉은 하야오의 눈에 눈물이 맺히더라. 동영상을 보면서 소생도 하야오와 히사이시 조에게 따뜻한 격려와 감사의 박수를 보냈다.

 

 

<마녀 배달부 키키>는 빗자루를 타고 비행하면서 물건을 배달하는 택배 소녀 이야기이고, <붉은 돼지>는 전쟁에 회의를 느낀 비행기 조종사가 스스로 돼지가 되어 하늘의 해적을 소탕한다는 이야기다. (소생의 프로필 사진 되겠다. 날지않는 돼지는 그냥 돼지일뿐이야!!!)  <벼랑위의 표노>는 배경이 바다속 이지만, 여기서 바다는 바로 하늘의 다른 이름이다. 바다 속에서의 유영은 바로 하늘에서 비행에 다름 아니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에서는 모터같은 기계장치없이 순전히 바람의 힘만으로 하늘을 나는 비행체가 등장한다. 소녀(공주) 나우시카는 이 비행체 최고의 조종사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은 모두 소장하고 있고 모두 보았는데 똬악! 하나 못본 것이 있다. 당연히 아직까지 DVD로 출시되지도 않았다. 그것은 바로 ‘전쟁 미화’라는 논란이 있었던 2013년작 <바람이 분다> 되겠다. 하야오의 은퇴작이다. 하야오는 은퇴선언을 한번 번복한 적이 있지만 왠지 이번은 정말인 것 같은 느낌이다. 일본에서는 700만이상이 관객을 모았지만 우리나라에서 공식집계된 관람객은 106,546명이다. 2013년도 국내 개봉당시에 소생이 극장에서 보려고 했는데 아마도 대구에서는 상영관을 확보하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지로는 일본의 항공 엔지니어인 호리코시 지로(1903-82)를 실제 모델로 하고 있다. 바로 2차대전 당시 일본 해군의 주력 전투기인 제로센의 설계자이다. 제로센은 ‘영식함상전투기(零式艦上戰鬪機)’를 말한다. 줄여서 ‘영전(零戰)’이라고 했는데, 일본어로는 레이센 또는 제로센이라고 불렸고 영어로는 Mitsubishi A6M Zero다. 미쯔비시에서 생산했다. 제로센은 전쟁말기에는 가미카제 자살 특공대의 전투기로 사용되었다.

 

 

소생이 뭐 이 작품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대충 주워 듣고 또 미루어 짐작하기에 하야오가 침략 전쟁을 미화하기 위해서 이 작품을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하야오는 일관되게 기계문명에 대한 경고와 반전(反戰), 평화, 생태주의의 메시지를 설파해왔다. 소생은 이 작품의 메시지에 대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내용적인 면에서 조금 아쉽다. 하야오 작품의 주요 테마인 ‘비행’과 ‘소녀(소녀)’와 ‘판타지’에서 이제 소년은 자라서 어른이 되었고 환타지는 거세되어 배경은 현실과 접속했으니 남은 것이라고 오로지 ‘비행’뿐인데, 환타지가 제거된 비행은 왠지 퇴색한 느낌이다. 재미가 없어졌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소생이 어디 감히 거장에 대한 감탄과 존경의 념을 회수하고자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소생의 유소년이 코난과 포비가 없었다면 얼마나 황량하고 쓸쓸했을 것이며, 지브리의 작품들을 보고 감탄에 감탄을 거듭했던 깜짝 놀란 그 마음들도 아직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돌이켜 보면 ‘비행’은 인류의 오랜 비원 중에 하나다. 신화 속에서 아폴론의 아들 파에톤은 부질없이 신의 아들임을 입증하려 아버지의 태양마차를 훔쳐 몰고 하늘을 날다가 제우스의 벼락에 맞아 죽었고, 다이달로스의 아들 이카루스는 밀납으로 붙인 깃털 날개를 달고 미궁을 탈출하면서 태양 가까이 다가가려는 헛된 욕심을 부리다가 태양열에 밀납이 녹으면서 깃털이 분해되어 추락하여 사망했다. 신화이래로 또 수많은 인간들이 비행을 염원했고 그 염원만큼이나 많은 추락과 실패 끝에 라이트 형제가 마침내 비행에 성공했으니 신화와 현실이 이어지는 그 길의 끝에서 지로도 같은 꿈을 꾸었을테지만 시절이 너무 암울했다. 한 개인의 오래고 아름다운 꿈이 집단적 광기가 발동하는 전쟁의 참혹한 광풍 속에서 온전하게 살아남기는 어려울 것이다. 극중에서 지로가 했다는 말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는 발레리의 시구절은 의미심장하다. 어서바삐서둘러 <바람이 분다> DVD가 출시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문득 머리에 떠올랐는데 ‘바람이 분다. 날아야겠다.’도 괜찮지 않나유?

 

 

 

 

 

 

 

 

 

 

 

 

 

 

 

 

 

 

 

 

 

 

 

 

 

 

 

 

 

 

 

 

 

 

 

 

 

 

 

 

 

 

 

 

 

 

 

 

 

 

 

 

 

 

 

 

 

 

 

 

 

제 옷장 속의 dvd들입니다. 도서수용계획상 불가피하게 책장에서 쫓겨난 dvd들은 오랜 세월 동가식 서가숙하며

거실 서랍장, 안방 서랍장 등을 전전하며 풍찬노숙하다가 서재방 옷장 속 서랍속에 일단 보금자리를 틀었습니다.

어둡고 후미진 곳이지만 어쩔수 없지요. 처음에는 비디오테이프를 사모았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이게 퇴출되어

버려 지금도 안방 옷장 속에는 100여개의 비디오 테이프가 잠자고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없어 틀어볼 수도 없고

그렇다고 버리자니 피땀으로 모은 것이라 손발이 덜덜 떨리게 아깝고,..그런데...요즘은 또 블루레이라는 것이

나와서 기존 일반 dvd는 다 쓸모없이 그리 되는 것인지 걱정이 많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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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 2015-12-12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청난 컬렉션입니다. 미래소년 코난은 정말 엄청난 작품이었죠^^ 콧수염 선장 아저씨가 타고 다니던 로보트가 그렇게 갖고 싶었었는데. 그나 저나 다음주에 스타워즈 에피소드 7이 개봉됩니다. 예고편을 보니 이번편의 나쁜놈은 십자가형의 라이트세이버를 사용합니다. 자기칼에 팔목 날아가지 않을까 보는 사람이 두근두근 하더군요. 다음주가 기대됩니다.

붉은돼지 2015-12-12 20:27   좋아요 0 | URL
미래소년 코난은 정말 재미있었죠...물론 지금 보면 그림이 조금 거시기 하기는 합니다만....십여년 전인가 언젠가 대구시내 지하상가를 지나는데 어떤 작은 가게 앞에 20-30대 남성들이 소복하게 모여있어서... 뭔가 싶어 가보니 텔레비젼에서 미래소년 코난을 하고 있더군요..ㅎㅎㅎ 코난이 80년대에 티비 방송을 처음햇었고 두어번 재방송도 했던것 같은데 아마 재방송하고 얼마안된 시점이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저도 스타워즈 무척기다리고 있습니다. 설마 자기 팔목을 날리기야 하겠습니까...나쁜놈이라도 그놈도 다 강력한 포스를 쓰는 넘인데요 ㅎㅎㅎㅎㅎ

appletreeje 2015-12-12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려 주신 dvd 중, 제가 소장한 11장도 보여 반갑습니다~
물론 `붉은돼지`도 포함해서요~ㅎㅎㅎ

붉은돼지 2015-12-12 22:56   좋아요 0 | URL
어머머! 저를 가지고 계시군요 ㅎㅎㅎㅎㅎ

컨디션 2015-12-12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미야자키 하야오, 애들 어릴때 비디오 시절 대여점 꽤나 들락거린 기억나네요. 추억돋게 만드시는 이런 페이퍼. 게다가 뭔가 개념장착한 맥락까지 갖춘. 아, 이런 팔로십 가득한 댓글이라니.. 아 뭐어때. 붉은돼지님 건방이(죄송^^) 하늘을 찔러서 어쩜 날수있을지도..ㅎㅎ

붉은돼지 2015-12-12 23:10   좋아요 0 | URL
시건방이 충천탱천을 한들 비행은 언감생심 뛰어본지도 오렌지입니다^^
좀전에 드라마 `애인있어요`에 `인생의 회전목마` 음악 나오더군요

비로그인 2015-12-12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dvd가 나오기전 일본 ld를 떴던 비디오테이프는 구하기 힘들어 하나의 권력이었다죠. 대원미디어에 감사할 뿐. (아직 블루레이 판갈이가 남았습니다....) 거장의 시대는 가고 지브리스튜디오도 쇠락의 길로 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이렇게 또 한 시대가 지나가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붉은돼지 2015-12-12 23:46   좋아요 0 | URL
아아 그렇군요 이렇게 속절없이 한 시대가 가는군요 ㅜㅜ
문득 전도서의 한구절이 떠오릅니다 한 세대는 가고 한 세대는 오되 땅은 영원히 있도다 ...

oren 2015-12-13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돼지는 아무리 `낙관적으로` 생각해 봐도 바람이 분다고 훌훌 날라다니기는 좀 힘들지 않을까요? 물론 그 돼지가 붉은 비행기를 탄다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지겠지만요... 그냥 돼지는 식용으로 쓰일 때가 최선일 지도 C= C= C=
* * *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은 쉽게 증명됩니다. 왜냐하면 모든 것은 목적을 가지고 있고, 그 목적이란 가장 좋은 목적일 수밖에 없으니까요. 일례로 코는 안경을 얹기 위해 만들어졌고, 그래서 우리는 안경을 씁니다. 다리는 양말을 신기 위해 만들어졌고, 그래서 우리는 양말을 신습니다. …… 또 돼지는 식용으로 쓰이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1년 내내 돼지고기를 먹습니다. 그러니까 모든 것이 좋다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모든 것이 최선이라고 말해야 합니다.」 - 볼테르,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

붉은돼지 2015-12-14 11:09   좋아요 0 | URL
붕이란 새는 한번 날개짓에 구만리를 난다고 했는데..그 전신은 곤이라는 커다란 물고기였다고 하죠 아마...(혹자는 이 곤이 우임금의 아버지라고도 하더군요..곤은 치수에 실패하여 순임금에게 죽임을 당하게 되었다고 옛날에 배웠어요...이런 이야기 참 재미있죠....)

소생이 돼지이긴 하나 겨드랑이에서 보드라운 깃털이라도 돋아나면 문득 환골탈태하여 바람없이도 하늘을 날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ㅎㅎㅎ.. 뭐.....그도저도 안돼면 기꺼이 제 한 몸 던져 인류의 일용할 양식이 되겠습니다. ㅎㅎㅎㅎㅎ 양은 보증하지만 맛은 장담못합니다. ㅎㅎㅎㅎ

transient-guest 2015-12-23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첨엔 비디오테입, 그 다음엔 DVD로 요즘엔 BD로 미디어를 모으기 때문에 그 기분은 잘 알죠.ㅎㅎ 비디오로 영화를 보면 묘하게 아날로그한 느낌에 추억이 돋아납니다.ㅎㅎ 버리지 마셔요. 나중에 후회할 수 있습니다.ㅎㅎㅎㅎ 저도 지브리 좋아합니다.

붉은돼지 2015-12-23 21:52   좋아요 0 | URL
저도 사실 말은 저렇게 해도 버릴수가 없죠..한 개씩 두 개씩 나름 발품팔아 가며 힘들게 사모은 것들인데 쉽게 버릴 수야 없죠 ^^ 저는 BD가 뭔가 했습니다. 검색해보니 방글라데시..ㅎㅎㅎㅎ 블루레이 디스크를 말하는 군요....저는 아지 BD는 한장도 없습니다. 이것도 곧 다른 것으로 대체될 것 같은 불안감이 들어서요..ㅎㅎㅎㅎ
 
프로코피우스의 비잔틴제국 비사
프로코피우스 지음, 곽동훈 옮김 / 들메나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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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뭐 호사가가 아니더라도 비밀스러운 이야기에는 누구나 마음이 솔깃하고 귀가 쫑긋해진다. “돼지야, 이건 정말 비밀인데 있잖아...,,놀라지 마래이...니 옆집에 사는 늙은 암퇘지가 사실은.....” 이러면 누가 뭐라 안해도 자동으로 의자를 바싹 당겨앉게 되는 것이다. 인지상정이다. 소생은 뭐 돼지인 주제에 비록 인간은 아니지만 어쨌든 ‘비사’라고 하니 관심 폭발이었다. 특히나 소생이 깊이 애정하는 바 비잔틴 제국의 비사라니 말해 무엇하겠나. 설상가상에 국 쏟고 밥상이 엎어진 격이다. (항상 그렇지만 어째 비유가 적절치 않다....)

 

 

본처가 아닌 첩이라고 하면 뭔가 구리면서도 야리한 향내가 나는 듯하고, 제때에 먹는 삼시 세끼보다는 아무 때나 땡길 때 먹는 군것질이 역시 맛은 그만인데, 소생은 이 ‘비사’가 당연 ‘정사’가 아닌 ‘야사’이니 보드라운 살들도 살아 펄떡이고 달달한 냄새도 솔솔 풍기는 그런 유토피아 지상낙원 주지육림을 얼마쯤 기대했지만 이건 다 소생의 헛된 꿈이었다. 그건 뭐 그렇다고 치더라도 야사에는 역시 유머와 위트, 노골적인 야유와 은근한 비난이 뒤석여 있어야 하고 더 나아가서 ‘나쁜 짓 하는 못된 놈은 벼락을 맞는다.’는 교훈까지 가미된다면 첨상첨화요 화룡점정이 되겠다. 고려 정지상 귀신이 뒷간에서 응가하는 김부식이 불알을 잡아당겨 죽인 이야기처럼 말이다. 연이나 본 도서를 일독한 작금의 느낌이란 국 쏟고 손 데이고 뺨까지 한 대 맞은 그런 기분이다.

 

 

‘비사’라는 것의 99%는 유스티니아누스 황제와 테오도라 황후에 대한 적나라한 욕설이다. 욕도 뭐 말하자면 쌍욕이다. 두 연놈이 바로 인류를 멸절시킬 악마라는 것이다. 프로코피우스는 웃음기 하나 없는 목소리로 계속 진지하게 같은 이야기를 주장하고 있다. 아!!! 읽다가 지겨워 죽는 줄 알았다. 로마의 네로나 칼리쿨라 황제, 혹은 중국 하은주 시대의 주왕이나 걸왕 등등 기타둥둥 유사이래 폭군, 혼군, 망군, 암군으로 양명한 이들이 수다하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유스티니아누스 부부에 비하면 새발의 피요, 새끼 발가락과 네 번째 발가락 사이 골짜기에 끼인 때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소생은 이른바 저명한 역사학자가 왜 이런 쓰레기보다 못한 글을(노리치의 표현을 빌리자면 ‘거의 귀담아 들을 가치가 없는 이야기’) 썼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비잔티움 연대기>의 저자인 줄리어스 노리치는 프로코피우스를 가리켜 ‘짐짓 신안심 깊은 체하는 늙은 위선자’라고 했고, 에드워드 기번은 ‘비사’의 역사서로서 효용에 대해서는 “악의에 찬 독설이 증발되고 남은 ‘비사’에서는 공적인 역사서에는 신중하게 살짝 언급만 한 불명예스러운 사실들까지 그 내적 증거와 당대의 권위있는 문헌에 의해 확인되고 있다”(로마제국쇠망사 4권 p45-46)고 했지만 프로코피우스 개인에 대해서는 ‘속을 알 수 없는 역사학자’라고 몇 번이나 이야기하고 있다.(로마제국 쇠망사 p78,80) 소생이 보기에 독설이 증발하고 남은 것은 속이 새까맣게 탄 빈 냄비 밖에 없는 듯하고 당연하게도 음흉한 인물들의 심사를 알기란 열길 물 속을 살피기보다 어려운 법이다.

 

 

기번은 프로코피우스가 <전사>에서 벨리사리우스 장군을 너무 치켜세우다가 그만 결과적으로 자존심 강한 황제에게 상처를 입혔고, 이를 만회하고 용서와 보상을 바라는 마음에서 황제를 찬양한 <건축에 대하여>를 저술하여 헌상했지만 아마도 원하는 보상을 받지 못해서 실망한 나머지 은밀한 복수로 매일 밤 남몰래 써내려간 것이 바로 이 ‘비사’일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거 변태 아니가? 정녕 프로코피우스가 이 ‘비사’를 썼다면 그를 역사학자라고 칭하기 낯부끄럽다. 어둑한 방구석에서 꿍꿍거리며 연예계 악성루머를 생산하는 찌라시 제작자와 한가지다. 모름지기 진정한 사관이란 바른 소리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불알이 까이는 그 엄청난 치욕 속에서도 이른바 ‘춘추필법’에 입각하여 엄정하게 역사를 기록해야 하는 것이다. 비록 불알은 까였으되 털붓은 꼿꼿하게 세웠느니, 아!!! 생각할 수록 드높아라!!! 사관의 매운 얼이여!

 

 

<비잔틴제국 비사>에 나오는 몇 구절을 옮겨본다. “그들을 보면 인간의 몸을 뒤집어쓴 악마 둘이서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하면 가장 빠르고 쉽게 인류를 멸절시킬 수 있는지 궁리하는 모습이 연상되곤 했다.”(p142), “유스티니아누스가 인간이 아니라 인간의 형상을 한 악마였다는 사실은 그가 인류에게 초래한 재앙의 규모만 봐도 알 수 있다.”(p175), “이제부터 황제가 어떻게 제국의 토지 소유자들을 파멸시켰는지 설명하겠다.”(p201), “황제가 병사들의 등골을 빨아먹었던 사실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p206), “이제부터 유스티니아누스가 자신의 신하들을 약탈한 방법에 대해 좀 더 서술하겠다.”(p211), “이제부터 나는 황제가 얼마나 거짓말쟁이이자 위선자였는지 보여주겠다.”(p236)

 

 

위키백과에 나오는 프로코피우스에 대한 설명이다. “프로코피우스(생몰년 미상)는 6세기의 동로마 제국의 역사가. 팔레스티나의 카이사레이아 출신. 유스티니아누스 1세 때에 활약했던 장군 벨리사리우스의 비서관 겸 법률 고문으로서 페르시아 전쟁, 동고트 왕국 정복전 등에 종군하여 기록을 남겼다. 저작으로 《전사(戰史)》(전8권), 유스티니아누스의 건축 업적을 찬양한 《건축에 대하여》, 동로마 제국의 은밀한 뒷이야기가 담긴 《비사(秘史)》가 남아있다. 그의 문체는 고대 그리스의 사가 헤로도투스나 투키디데스의 것을 이어받아, 동로마 제국 초기의 역사서 가운데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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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5-12-09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다면, 이 책 <비사>는 저자의 사심가득한 책으로 봐도 될 것 같은데요.
페이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붉은돼지님,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붉은돼지 2015-12-10 12:43   좋아요 0 | URL
그렇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개인적인 감정이 너무 이입되어 있는 듯 합니다.
무슨 억하심정이 있던가 아니면 황제부부에게 많이 당한게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ㅎㅎㅎㅎ

마법의활 2015-12-09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 신뢰도가 매우 낮다는 얘기죠. 다만....테오도라가 몸 파는 여자였다는 건 이 양반의 다른 점잖은 책에서도 검증되니...;;; 스트립쇼도 했던 건 분명합니다.

붉은돼지 2015-12-10 12:46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기번도 몇번 언급하더군요...몇 가지만 알아보면 금방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사항에 대해서도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기술햇는지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테오도라는 흔히 곰조련사의 딸로 태어났으며 매춘부였다고 하더군요. 니카반란에서는 결기넘치는 단호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구요..

컨디션 2015-12-09 22: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잔틴..(뿐만아니라 세계사를 통틀어) 요쪽은 제가 완전 문외한이라 이 페이퍼를 언제 다 읽고 언제 다 이해해서 언제 댓글 다나.. 똭, 보고 한숨부터 나왔다지 뭡니까. 근디, 읽다보니 님 페이퍼가 완전 제 스타일인걸요. 폭포수 같은 판소리 고수의 완창이 이렇지 싶다니까요.^^

붉은돼지 2015-12-10 12:48   좋아요 0 | URL
컨디션님~ 재미있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
사실 `똭` 이거는 다락방님에게 배운 겁니다....ㅎㅎㅎㅎㅎ

기억의집 2015-12-10 0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페이퍼가 진지함에도 독자는 유쾌합니다~ 저의 남편이 역사를 좋아해서 집에 기번이나 다른 역사책이 있는데, 언젠가 읽어야지 하고 있습니다! 근데 저 때도 등골이란 단어가 있었을까요?

붉은돼지 2015-12-10 12:55   좋아요 0 | URL
`등골을 빨아먹는다`...제 생각에도 이거는 보통 엄마, 아부지가 배우자 또는 자식새끼들에게 쓰는 우리 고유의 언어같은 생각이 듭니다. ㅎㅎㅎㅎ

`비잔틴제국 비사`는 원래 6세기 그리스어로 쓰여있다고 하는데요, 이게 호메로스나 에우리피데스 같은 인사들이 사용하던 고대 그리스어와는 또 달라서 원전 번역이 어렵다고 하더라구요...천병희 선생은 아마 고대 희랍어 전공이신 듯 해요.. 이 책은 1920년대에 영역된 것을 다시 우리말로 번역한 것입니다. 영역본을 우리말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아마 가렴주구 같은 것을 번역하다가 `등골 빨아먹는` 이런 표현이 나온 것 같습니다..

꼬마요정 2015-12-10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너무 재미있어요~ 정말 기분이 좋아지는 글입니다. 테오도라는 창녀였다지만 유스티니아누스보다 더 대담했다고 하죠. 니카의 반란 때도 황제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게 했으니까요. 천민과 결혼하기 위해 법까지 바꾸고 대단한 연애사이긴 합니다.

붉은돼지 2015-12-10 13:00   좋아요 0 | URL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감사합니다.^^ 테오도라라는 인물은 정말 특이하고 특별한 인물 같아요...매음굴의 매춘부에서 제국의 황후(그냥 황제의 배우자가 아니라 황제 버금가는 통치자로서)가 되었다는 것이 너무 신기해요... 그런 여자와 결혼하기 위해 법까지 바꾸어 가며 애쓴 유스티니아누스도 특이한 인물이고 ....저는 특히 벨리사리우스를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겠더라구요... 제국역사상 가장 위대한 장군이라는 그가 아내에게는 어처구니없이 당하기만 하는지....

oren 2019-05-10 21: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로코피우스가 쓴 <전쟁사>와 <건축에 대하여> 등이 혹시라도 국내에 번역되어 나온 게 없나 하고 찾아보다가 멀리멀리 여기까지 왔네요.

예전에도 이 페이퍼를 읽은 적이 있었지만, 그때만 하더라도 프로코피우스가 어떤 역사가인지 전혀 모르던 때여서 별 희한한 역사가가 별 요상스런 <비사>를 다 남겨 놓았구나 싶은 생각만 들었었는데, 이번에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 제국 쇠망사>를 찬찬히 읽는 동안에 프로코피우스라는 역사가를 완전히 새롭게 알게 되어 거듭 놀라고 있습니다.^^

<로마제국쇠망사>는 이제 3권의 중반쯤인 <32장>을 읽고 있는데, 짐작했던 것보다는 훨씬 다양한 스토리가 담겨 있어서 재미있게 읽고 있네요.^^ 이래저래 붉은돼지 님의 발꿈치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기분으로 읽고 있습니다.^^

붉은돼지 2019-05-12 13:33   좋아요 1 | URL
처음 이 책이 나왔을 때는 상당한 기대를 품고 있었는데 막상 읽어보니 별 내용이 없어 실망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 책은 중역본이어서 번역상의 문제도 조금 있는 것 같습니다. 줄리어스 노리치의 <비잔티움 연대기>에도 <비사>가 드문드문 인용되고 있는데, 제가 전에 노리치가 인용한 부분들을 이 책에서 찾아 비교해 본 바로는 내용에 적지 않은 차이가 있었습니다....

민음사의 <로마제국 쇠망사>는 예전에 거의 일 년 넘게 걸려 읽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는 무슨 숙제처럼 무조건 다 읽어야한다는 생각에 즐기면서 읽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나중에 시간이 나면 다시 찬찬히 읽어보고 고 싶습니다. 기번의 문체는 뭐라고 할까요 격조가 있다고나 할까요.....민음사판은 완역이라고는 하지만 기번의 잡답 혹은 수다라고 하는 그 많은 주석을 다 번역하지는 않아서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이 주석이 독서의 흐름을 끊기도 하지만, 또 나름의 재미가 있기도 하거든요...

적극 추천해 주신 <데이비드 코퍼필드>를 금요일날 드디어 다 읽었습니다. 이 만한 장편은 오랜만이기도 하고 여러날 걸려 재미있게 읽었는데 다 읽고 나니 무척 아쉽습니다. 그래서 오늘부터는 <황폐한 집>을 읽어 볼 생각입니다. 이게 또 상당한 두께더군요.....다른 영국 관련 책들도 두어 권 같이 읽고 있기는 합니다만...틈틈이 세월대로 읽어볼 생각입니다. 항상 좋은 책들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oren 2019-05-12 14:10   좋아요 0 | URL
프로코피우스의 작품 가운데 제일 중요도가 떨어지는 작품이 <비사>인 듯한데, 기껏 유일하게 번역된 작품마저 중역본이라니 좀 아쉽긴 하네요.

저는 다른 책들은 다 제쳐두고 『로마 제국 쇠망사』만 읽고 있는데도, 붙잡은지 한 달 만에 절반쯤 읽었네요. 앞으로도 부지런히 읽는다면 한두달 이내로는 다 읽을 수 있지 싶습니다. <기번의 잡담>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건 그의 박학다식함과 유머 내지는 재치더군요. 도대체 <로마 제국 쇠망사>를 쓰기 위해 그가 뒤져본 역사 자료가 얼마만큼 많았을지도 궁금하고요.

<데이비드 코퍼필드>를 드디어 다 읽으셨군요. <황폐한 집>은 데이비드 코퍼필드와는 또다른 묘미를 주는 작품인데, 등장인물들 한 사람 한 사람이 후반부로 갈수록 완벽하게 이어지는 구도는 정말 환상적입니다. 책을 처음 읽을 때부터 등장 인물들 하나 하나를 꼼꼼히 기록하면서(가령 해당 인물 옆에 해당 쪽수를 기록하는 등) 읽으시면, 후반부에 가서 여러모로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싶습니다. 아무쪼록 즐거운 독서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