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지식인들이 직접 고르고 추천한 책들을 모아 책과 서재의 향기를 모두와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는 취지의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를 즐겨본다. 지식인으로 등장하시는 분들은 당연 한 분야에게 일가를 이루신 분들이다.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이고 어둔 동굴 속의 수정처럼 빛나는 분들이다. 그야말로 기라성. 기암성이 아니다. 간혹 가다가 기암성 같은 분들도 계신다. 사실 ‘기암성 같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에요.’ 라고 딱 꼬집어 따끔하게 말 할 수는 없지만.
‘지식인의 서재’를 보는 재미가 ‘솔솔랄라 솔솔미 솔미레미도’ 해서(무슨 소린지...ㅉㅉ) 어떨 때는 이제나 저제나 은근히 기다려지고 또 이번에는 어떤 분이 등장하실까 궁금하기도 하다. ‘아 이분은 이런 책들을 보시는구나’, ‘야~ 이건 듣도보도 못한 책인데, 듣보잡일세...음...’ 적지않은 자극을 받기도 하고 좋은 정보를 많이 얻기도 한다.
여기서 잠깐 이야기가 약간 옆길로....
소생이 대학에 갈 때는 학력고사 점수 320점에 체력장 20점을 합한 점수로 대학을 가던 그런 시절이었는데,(소생의 점수를 묻지는 말아주세요..) 소생의 친한 친구 중 한 놈. 때가 되어 학력고사를 치르니 다른 과목은 그런대로 점수가 나왔는데 수학은 50점 만점에 16점. 이 놈이 한 동안 두문불출하며 절치부심하다가 드디어 재수를 결심하고, 그야말로 여절여차 여탁여마하여 수학만 집중적으로 공부를 했더랬다. 무심한 세월은 무심하게도 흘러 어느듯 거사를 치를 날이 되었던 것이었다. 학력고사를 치고 수학 점수를 받아보니.......12점. 실로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일이었다.
이 이야기를 왜 하는고 하니, 자고로 친구란 유유상종. 본인도 수학은 완전 쾅. 수학이 안되니 물리 등 과학분야도 쾅. 경제분야도 당근 꽈광. 독서도 자연 편식. 순수과학, 경제관련 서적은 아예 볼 생각을 안한다. 순수과학이 맹탕이니 철학을 접하기 곤란하고, 경제를 모르니 정치를 논하기 어렵다. 말이 맞나? 어쨌든 그렇다.
그리하여 소생은 역사나 문학이나 가벼운 에세이나 만화나 주로 요런 것들만 틈틈이 보고 있는데 그래도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보면 또 이런 저런 것들을 주워듣게도 되는데,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 같은 것 말이다. 지식인의 서재를 자꾸 보다보니 당대의 지식인들이 직접 고르고 추천한 도서 목록에 스티븐 핑거의 <빈 서판>이 계속 눈에 띈다. 진화학자 장대익, 물리학자 정재승, 영화평론가 이동진, 외화번역가 이미도, 생물학자 최재천, 경제학박사 공병호 이렇게 7분이 추천을 하셨다.
알라딘에는 <빈 서판>을 뇌과학, 진화학, 인지심리학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당연 소생 관심사는 아니다. 무슨 빈 노트도 아니고 빈 서판이라는 제목도 표지도 영~ 아니올시다다. 연이나 아국 지성계의 기라성 같은 분들이 이구동성으로 추천하는 책을 못 본척 외면하는 것은 글하는 선비의 자세가 아닐 것인진저......더구나 oren님도 적극 추천하시는 마당에.
이런 전차로 일단 주문은 했다. 이제 읽는 일만.....남았나?
일단 주문 이단 독서. 끝.
잠깐. <젊음의 노트>라는 노래가 생각난다. 문득
“....내 젊음의 빈 노트에 무엇을 그려야 할까?~
....내 젊음의 빈 노트에 무엇을 써야만 하나~~”
아참참.. 펭귄클래식의 <이성과 감성>도 주문했다. 실물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