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생의 취미는 책 수집. 아내의 취미는 프랑스 십자수. 취미의 우열을 가릴 수는 없지만 역사를 따져보자면 아내의 취미가 단연코 우위를 점할 것이다. 석기시대 유적에서 뼈바늘이 출토되었다고 하니 인류가 바늘과 실로 무언가를 쭈물럭 거린 역사는 실로 유구하다.

 

취미의 역사는 그러할진대 그 취미를 시행하는 인간 개개인의 역사로 보자면 소생은 초등학교시절부터 책을 모으기 시작했으니 (당시에 계림문고라는 것이 있었는데, 소생 초등학교 졸업 때까지 아마 200권 정도 모았던 것 같다) 역사가 장장 30. 청춘을 바친 것이 아니라 거의 평생을 바쳤다. 으흑으흑... 갑자기 가슴속 저 깊은 곳에서 무언가 울컥하고 올라오는 것이 있다. 가래는 아니다. 담배 끊었다. 아내의 취미의 역사는 이제 고작 3~4개월. 가소롭다. 당연히 아내 앞에서는 그런 내색을 전혀 하지 않는다. 속으로만 생각해야 한다. 어쩌다 방심해서 실수로 콧방귀라도 뀌었다가는 코피를 쏟거나 콧구멍이 찢어질 수도 있다.(이건 농담입니다.)

 

아내의 취미에 대하여 가부를 왈왈거릴 생각은 없다. 다만 취미는 역시 가지가지라는 생각이다. 몇시간이고 가만히 앉아 손으로 쪼물쪼물 꼬물꼬물. 아무래도 사내대장부가 할 바는 아니다. 하하하. (이것도 농담입니다.) 처음에는 바늘꽂이, 손수건, 컵 받침 같은 별로 쓸데없어 보이는 것들만 만들더니 며칠 전에는 드디어 유용한 것을 하나 만들어 내었다. 바로 북커버다. 작품이 썩 훌륭하지는 못하지만 어쨌든 장하다. 여보 고마워요.

 

지금 읽고 있는 순수박물관을 꽂아 봤는데 조금 넉넉하지만 그런데로 쓸만하다. 알라딘 사은품에 북커버는 없었던 것 같다. 예스에서는 얼마전에 북커버 이벤트가 있었던 거 같다. 알라딘도 예쁜 북커버 한 번 생각해 봐 주세요. 네 감사합니다.

 

궁금한 점 : 프랑스 십자수는 영국 혹은 독일 혹은 오스트리아 십자수와 어떻게 다른지 모르겠다.

 

놀란점 : 프랑스 자수 관련 책도 많이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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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5-02-06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진짜 배우고 싶어서 학원 알아보고 그랬었는데, 제가 성질이 급하고, 꼼꼼하지를 못해서 그냥 계속 하고만 싶어하고 있습니다. ㅎㅎ

알라딘에서만 한건지는 모르겠지만, 창비 이벤트로도 있었고, 북커버 이벤트 있긴 했어요.

프랑스자수 북커버라니 너무 황송하네요.

붉은돼지 2015-02-06 12:25   좋아요 0 | URL
자수 취미는 건강에는 좋지 않은 것 같아요..

저도 창비 이벤트 보기는 했는데 예스에서만 하는 줄 알았습니다.
예~ 너무 황송하죠 ㅋㅋ

AgalmA 2015-02-06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내님 금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저 사이즈 애매한데 맞게 잘 만드셨네요. 저 크기의 책이 많으셨나봐요? 이러다가 북커버만들기 열풍이 올지도ㅎ

붉은돼지 2015-02-06 12:27   좋아요 0 | URL
금손...아내가 웃겠습니다. ㅎㅎ
민음사 책에 맞춘 것은 아닙니다...적당하게 넉넉한 크기로 해서 대충 맞는 것들이 많아요..

moonnight 2015-02-06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_@; 안녕하세요. 처음 인사드립니다. 너무나너무나 고운 북커버네요. 진짜, 쳐다보기도 황송합니다. 좋으시겠어요. 부럽습니다. ^^

붉은돼지 2015-02-06 12:29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북커버 디자인은 십자수 선생님이 주신 것인데.. 제가 보기엔 그전 손수건 도안이나 바늘꽂이 도안보다 못한 것 같아요...어쨋든 북커버 하나 생겨서 좋긴 좋습니다.~

라로 2015-02-06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저도 처음 인사드립니다. 자수 좋아하는 일인으로서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리;;;
일반적으로 서양자수하면 프랑스자수로 인식이 되어요. 프랑스가 그런 쪽으로 앞서(?)있어서. 하지만 거리가 멀어서 그랬는지 스웨덴은 독창적인 스타일을 이루지요,, 자수면에서~~저도 잘 모르지만 예전 배운 기억으로~~~~^^;;; 암튼 사모님의 작품은 정성이 가득해 보이네요~~~. 저도 자수는 건강에 그렇게 좋은 취미는 아니라는데 동의해요. 저같은 경우도 나이가 들다보니 눈이 침침(ㅠㅠ)해져서 자수는 엄두도 못내는데 사모님은 젊으신가봐요!!^^ 잘 봤어요~~~ 사진이 있기를 기대했거든요~~^^.

붉은돼지 2015-02-06 15:26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자수에도 그렇게 깊은 사연이.....하기야 그것이 뭐든지 간에 깊이 들어가보면 오묘한 세계가 있는 것 같더라구요..아내는 자수 배운지 얼마 안되고 또 미싱이 서툴러 그럴듯한 게 아직 없습니다...식탁보같은 대작을 완성하게 되면 한 번 올려볼께요....아내도 그리 젊지는 않습니다...

cyrus 2015-02-06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만 그렇게 느낀 건가요? 파묵의 <순수 박물관>과 프랑스 자수 관련 책표지의 분홍색과 디자인이 약간 비슷해요. 괜히 책커버 만들어달라고 하면 안 되겠어요. 그러면 사모님께서 책 그만 사라고 핀잔 줄 수 있으니까요. ^^

붉은돼지 2015-02-06 15:31   좋아요 0 | URL
순수박물관을 모델로 북커버를 만든 것은 아닙니다..
아마 더이상의 북커버는 없을 듯 해요..북커버는 아내의 취미와 제 취미의 행복한 교집합 같은 것이었습니다...아내는 이제 뭐 식탁보나 뭐 다른 거 그런 걸 만들겠죠...문화센터 프로그램대로....

rosa 2015-08-26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예쁘네요. 저는 아직 자수는 손대지 않았지만, 옷 만들다가 가방 만들다가 급기야 조카 용품까지 영역을 넓히는 중이랍니다. 바느질도 그렇지만 자수를 하면 마음 복잡할 때 가라앉히기 좋을 것 같아요. 조금만 딴맘(?) 먹으면 바늘땀도 난리가 나고, 자수도 마찬가지일 걸요? 늙어서까지 바느질하고 싶은데 벌써부터 눈이 침침.. ㅎㅎㅎ
북커버를 한쪽만 책을 끼우게 만드시면 조금은 더 유용하게 사용하실 수 있으실 텐데 대신 꽉 잡아주는 느낌은 좀 부족할 듯 합니다. 저희 엄마는 성당에서 사용하는 책마다 별도의 커버를 주문하셨거든요. ^^
저한테도 누가 만들어줬음 좋겠어요.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