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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미술관 - 풍속화와 궁중기록화로 만나는 문화 절정기 조선의 특별한 순간들
탁현규 지음 / 블랙피쉬 / 2023년 2월
평점 :
탁현규 작가님의 재치있는 입담으로 조선의 미술을 즐겁게 감상했습니다.
총 2관으로 나뉘는데, 1관은 궁궐 밖의 사사로운 날들로 제1전시실의 풍유로 통하던 조선 양반들에서 조영석은 [현이도]란 그림에서 선비 다섯이 놀이를 하는 장면을 그린 것이다. 조선 양반 풍속과 평민 풍속화의 출발과도 같은 그림이라고 한다.
김홍도의 [포의풍류]는 선비가 되고 싶은 중인이 소박하게 살면서 벼슬없이 풍류를 즐기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어쩌면 김홍도의 이상향이 그려진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귀인응렵]은 조선 선비들에게 최상의 놀이인 매사냥을 그린 것이다. 중인 신분인 김홍도가 고을 사또로 누렸던 호사를 그린 것이다. 특징은 사물들을 다 그려넣지 않고, 공간을 비워 놓았다.
정선의 [사문탈사]는 절 문에서 도롱이를 벗는 장면이다. 정선은 같은 소재를 여러번 그렸는데, 66세에 그린 사문탈사와 80세에 그린 사문탈사가 있는데, 60세에 그린 그림을 뒤집어서 그렸다.
80세에는 색을 버리고 수묵으로만 그렸다. 60세에 그린 그림엔 중국 물소가 있는데, 80세의 그림에선 황소로 바꾸어 조선 고유색 화풍을 완성하였다.
김홍도의 [마상청앵]은 버드나무 가지 사이에 꾀꼬리 한 쌍의 소리에 마음을 빼앗겨 길을 가다가 멈춰선 장면에서 선비의 여유로운 마음이 그림속에서 느껴진다.
김득신의 [밀희투전]은 몰래 투전을 즐기는 조선시대의 모습을 그렸다. 인물들의 특징들이 노름에 빠져 있는 특유의 몸짓과 표정들이 보여서 흥미로웠다.
신윤복의 [임하투호]는 수풀 아래에서 기생과 투호 놀이를 하는 선비들을 그렸다. 양반보다는 기녀들에게 따뜻한 눈길을 주었고, 다른 화첩의 놀이에도 기녀를 승자로 만들어 기녀들의 삶을 동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았을까하며 작가는 짐작한다.
[납량만홍]은 무더운 여름철에 시원함을 느끼며 한 무리의 선비와 기생이 흥에 취하는 장면의 그림이다. 해금 주자는 불만이 가득한 표정인데, 햔량들의 태도가 못마땅함을 잘 그려 내었다.
[기방무사]는 열린문과 안방의 인물과 기생간의 묘한 긴장감이 흐름과 상류층 인물들이 벌이는 퇴폐성을 고발하고자 그린 것이다.
[홍루대주]는 문화 절정기때의 기생 문화를 보여 주는데, 형제들에게 기생과의 사이에서 낳은 혼외자를 소개하고자 하는 장면이다. 신윤복의 그림 중에서 기방이 무대인 그림이 5점이다.
제2전시실에선 가부장제 아래의 조선 여인들의 모습입니다.
[자모육아]는 신윤복의 아버지인 신한평의 가족을 신한평이 그린 것이다. 가족 개체간의 심리 상태를 고스란히 기록했다. 신윤복의 풍속화는 신한평에게서 온것임을 느낄수 있다.
신윤복의 [표모봉욕]은 비구승이 빨래하는 과부를 욕망에 넘쳐 행동하려다 노파에게 저지 당하는 장면이다. 개가가 불가했던 조선의 과부들의 삶과 불교 수행자들의 모습을 그린 것이 아닐까
[이부탐춘]은 벚꽃피는 춘정에 불을 지핀 개들의 짝짓기 장면을 과부와 몸종이 눈빛을 주고받는 장면이다. 사대부 여인들의 절제할수 밖에 없는 시대상과 '열녀 이데올로기'에 반기를 들었다고 표현한다.
[문종심사]는 사대부 여인이 절에 제를 드리러 가는 모습이다. 유교문화와 불교문화가 만나는 묘한 장면이다.
제3전시실 하루하루에 충실한 서민들.
정선의 [어초문답]은 중국을 조선화 시킨 그림으로 조선후기 문화 절정기 미술이 갖는 고유색이다. 조선 선비들의 바람을 담은 소박한 삶을 꿈꾸는 그림이다
김희겸의 [야주취월]은 어부가 달을 보며 무아지경의 모습을 그렸다. 신선그림이 조선 풍속화로 소화된 상황을 이야기 한다. 김홍도의 [기우부신]은 소를 대하는 한국인의 선량함과 소가 하나의 가족이라는 걸 느끼는 친숙한 모습이다. 백성들이 살기 좋았던 태평성대를 볼 수 있다
신윤복의 [노중상봉]은 길위에서 마주한 평민부부의 심리묘사를 드러낸 그림이다. [니승영기]는 불교의 위상이 낮은 모습과 조선시대 여성들의 일상생활 속속을 기록한 그림이다. [노상탁발]은 선비는 신윤복의 분신으로 탁발공연을 해야하는 스님들의 삶이 측은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2관 궁궐에서 열린 성대한 잔치
조선은 기록사회였고, 군주제 국가, 경로사회, 문화 절정기였다.
[기해기사첩]은 숙종 임금이 59세에 기로소에 들어가는 풍경이다. 기로소는 70세 이상 정2품이상 문신들이 들어갔기에 가장 영예로운 국가 경사였다. 행사는 5개로 나눈다.
[어첩봉안도]는 기로신들이 어첩을 가지고 행차하는 모습이다. 악공들과 의장군들과 말을 탄 기로신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구경꾼들 중에는 소의 모습이 보이는데 황소로 바뀌어 있다.
[숭정전진하전도]는 둘째날 행사로 경덕궁 숭정전 마당에 모여 임금에게 축하 인사를 드리는 장면이다. 축하 인사자리에 임금은 참석하지 않았기에 숭정전 세 칸 문이 모두 닫혀있다.
[경현당석연도]는 임금이 경현당에서 기로신들을 위한 잔치를 베푸는 모습이다. 조선 궁중 행사 그림에는 임금을 그리지 않기 때문에 상징하는 물건이 일월오봉병과 용무늬 항아리다.
[봉배귀사도]는 기로신들이 술잔을 받들어 기로소로 돌아오는 장면이다. 오행이 순환한다는 성리학 우주관이 왕실 의례에서 자연스럽게 적용되고 있다.
[기사사연도]는 기로신들이 기로소에서 한번 더 잔치를 여는 모습이다. 기사화첩속 다섯장의 그림 가운데 인물 표현이 가장 세밀하다. 잔치 등장인물에 여인이 없어 조선사회는 남녀유별 사회라는 걸 볼 수 있다. 화첩에 실린 기로신들의 반신 초상 중에서 가장 으뜸은 영의정 김창집이다. 부자가 영의정에 오른 안동 김씨 가문의 명성을 느낄수 있다.
제2전시실 [기사경회첩]은 영조 임금이 기로소에 들어가는 풍경이다.
[영수각친림도]는 영수각 감실에 어첩을 봉안하는 장면이다. 영조는 51세에 기로소에 들어갔다.
[숭정전진하전도]는 숭정전에서 기로신들로 부터 축하 문서를 받는 풍경이다. 숙종때의 기해기사첩과 틀린 점이 있다면 박석크기가 작아졌다. 눈에 보이는 대로 융통성있게 그렸기 때문이다.
[경현당선온도]는 경현당에서 기로신들에게 술을 내리는 풍경이다. 영조대에 잔치가 간략화 되었다. 93세의 박필성은 네명의 임금을 모신 태평성대의 위상이 으뜸이었다.
[사악선귀사도]는 기로신들이 음악과 찬을 가지고 기로소에 돌아오는 풍경이다. 관복의 흉배를 생략하고, 평교자 하나에 호피를 빠뜨리고 흰천을 그려넣은 것이 간략함이 사용되었다.
[본소사연도]는 임금이 기로소에 잔치를 내려주는 풍경이다. 숙종때는 없었던 기녀들을 그린것이다, 숙종때에는 조정에서 사치와 향락을 경계하였기 때문이고, 영조대에는 그 경계가 느슨해진것이다.
문화가 무르 익었기에 가능한 현상이라고 봐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숙종때의 용무늬 항아리는 낮잔치를 의미하고, 영조대의 민항아리는 밤잔치를 의미한다는 점도 틀린 점이다.
제3전시실 궁궐 밖의 잔치- [북원기로회도]는 정선이 그린 장동에 사는 70세 이상 노인들이 이광석 집에서 베푼 잔치이다. 문과급제 60년을 맞이하여 임금이 내려준 술과 음식으로 잔치를 열고, 한달뒤 연회를 한번 더 연 것이 이 그림이다.
한 집안에서 그림, 발문, 제작을 맡은 그림으로, 진경 산수화의 법칙을 사용하고, 정선이 남긴 가장 빠른 풍속화로 진경 산수화의 출발이다.
김홍도의 [기로세련계도]는 200년만의 잔치에 70넘은 노인들이 개성 송악산 아래에서 경로잔치를 벌이는 풍경이다. 김홍도의 마지막 개성여행으로 병들기전 마지막 그림이었다.
이 그림에도 여인은 4명으로 남녀유별 사회와 예의를 중시하는 의복생활이 보인다. 인물들이 각자의 역할을 다하고 있으니, 김홍도 풍속화의 총결산으로 가장 많은 인물이 등장하는 풍속화이다.
최첨단을 향해가고 있는 시대에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고미술은 솔직히 따분하거나 재미없게 느껴진다. 그것은 그림이 담고 있는 스토리를 모르기 때문이다.
화가가 의도한 내용과 그림속에 들어가면 의외로 재미있다. [조선 미술관]을 읽으면서 지루하기만 했던 조선 미술의 역사적인 배경에 깊이있게 공부할 수 있어서 새롭게 눈을 떴다
기록 문화가 역사적인 중요한 사료가 된다는 것을 알았고, 특히 기사첩을 통해서 두 시대의 문화차이를 볼 수 있었다. 영조시대에 조선이 가장 태평성대한 시대였고, 융통성있는 사회상이 드러났고, 남녀유별의 사회속에서 여성들의 불평등함을 그림 곳곳에서 느껴진다.앞으로 우리의 기록문화를 더욱 더 관심있게 지켜볼것 같다.
위 서평은 블랙피쉬로 부터 무상으로 도서를 제공받아서 작성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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