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31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눈썰매 타는 임금님 안도현 선생님과 함께 읽는 옛날이야기 3
안도현 지음, 김서빈 그림 / 상상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섯개의 설화중에서 가장 재미있고 기억에 남는건, [도깨비 대장 비형랑]입니다. 신라에서 귀신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비형랑은 출생만큼 특별함이 있었습니다. 왕은 궁으로 비형랑을 데리고 갔지만, 답답한 궁중을 벗어나 노는걸 좋아하는 비형랑은 산속의 짐승들과 도깨비들과 노는걸 좋아합니다


비형랑은 빗자루를 도깨비로 만드는 재주가 있습니다. 도깨비 무리에서는 형님으로 모시기 시작합니다. 어느날 도깨비 무리들과 궁중의 성벽을 넘으면서 장난치다가 비형랑은 왕에게 꾸짖음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도깨비들과 어울리지 않겠다고 말해야 했습니다.

p37 "형님은 이제 우리를 좋아하지 않나 봐"
도깨비들이 슬피 울었어. 도깨비는 인간에게 한번 정을 주면 쉽게 그 정을 때지도 못하고 인간을 미워하지도 못하지. 그런 도깨비들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아는 비형량도 슬프긴 마찬가지였어.



도깨비 무리중의 길달이라는 녀석이 꾀를 내어서 비형랑을 궁에서 데리고 오기로 합니다. 호랑이를 궁중으로 몰아서 겁을 주려는 거였습니다.

P41 호랑이는 최면에 걸린 것처럼 빗자루를 바라보고 있었지. 그때를 놓치지 않고 빗자루가 풍성한 짚으로 호랑이의 등과 콧구멍을 살살살 간지럽히기 시작했지. 호랑이는 간지럼을 참지 못하고 벌러덩 드러누웠어. 호랑이는 바닥에 온몸을 뒹굴면서 자리러졌어. 도깨비의 장난이 호랑이의 정신을 쏙 빼놓은 순간이었지.


이 장면에서 위협적이고 커다랗고 무서운 호랑이가 쩔쩔매는 모습을 하고 있을걸 생각하니 웃음이 나와서 깔깔깔 웃었습니다. 동물의 왕인 호랑이의 체면이 얼마나 구겨졌을까요?

길달은 도깨비 무리들과 호랑이를 앞세워서 왕에게 협상을 합니다. 왕은 비형랑을 보내주는 조건으로 신원사의 북쪽의 도랑에 다리를 놓으라고 합니다. 도깨비들은 힘이 세고 모든 장작들을 도깨비로 둔갑시켜서 하룻밤만에 다리를 완성합니다

왕은 도깨비들을 궁중으로 불러 들입니다.평생동안 먹을 메밀묵과 수수떡, 돼지고기를 실컷 먹게 해주겠다고 약속을 합니다. 도깨비들은 매일 밤 비형랑과 장난을 치다가 궁으로 들어 왔어요. 도깨비들이 만든 다리는 귀신 다리라고 '귀교'라는 이름이 붙였답니다.


그 다리를 건널때마다 도깨비에게 인사를 하고 메밀묵과 수수떡을 다리에 올려놓고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만일에 우리집에도 도깨비가 살고 있다면 같이 장난치며 놀았을것 같아요. 도깨비랑 게임도 하고, 하룻밤에 뚝딱 집도 만들고 재미있을것 같아요. 하지만 장난끼가 심해서 잘 견딜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도깨비가 인간이 만든 메밀묵과 수수떡, 돼지고기를 좋아하는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어요. 이 음식들을 볼때마다 도깨비 생각이 나겠어요.

[눈썰매 타는 임금님]에선 미추왕이 자신의 무덤위에서 눈썰매를 타고 있는 장면에서 휘리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p106 "어린아이의 웃음소리는 참으로 대단해. 그렇지? 몇 백 년을 들어도 질리지가 않어"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새가 지저귀는 것보다 아름답고 나뭇잎이 흔들리는 것보다 개구지고 말이야"

"그럼 빗방울이 노래하는 것보다 감미롭지"

미추왕은 예전처럼 아이들이 찾아와서 무덤위에서 눈썰매를 타지 않자, 아이들을 그리워 하면서 눈썰매를 신나게 탑니다. 곤룡포와 금관을 쓰고서 근엄하고 근사할 것만 한 왕이 눈썰매를 탄다는 생각을 하니 함께 눈썰매를 타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도현 작가님의 다섯편의 설화를 현대식 버전으로 바꾼 옛날 이야기는 쉽게 쓰여져 있고, 이해하기 쉬워서 그림을 보고 있으면 옛날속으로 들어가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습니다. 전 도깨비가 가장 부러웠습니다. 아무 걱정없이 장난치고 노는 도깨비는 스트레스가 없어 보였거든요. 도깨비처럼 하고 싶은거 하면서 살수만 있다면 그곳이 동화의 세상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미래의 아이들은 그런 세상에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두의 안녕 샘터어린이문고 71
박주혜 지음, 김승혜 그림 / 샘터사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두씨는 화장품 회사에서 토끼를 상대로 화장품 동물 실험을 하면서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어느날 토끼 한마리를 실험하려고 잡으려는 순간 손이 움직일수가 없었습니다. 토끼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여 모두씨는 실험장 문을 열고 토끼에게 바깥세상을 한번 보여주려고 합니다.


버스를 타고 산들이 둘러 쌓인 들판으로 갔습니다. 검게 그을린 농부 박씨를 만납니다. 토끼는 허브가 가득한 곳으로 뛰어 갑니다.

농부박씨는 농작물을 길러서 동물들이 먹도록 그냥 두는 것입니다


p30 "내가 고구마 농사를 지었다고 다 내 고구마는 아니더라고요. 멧돼지가 고구마를 파먹은 다음 날에는 꼭 고라니도 와서 고구마를 파 먹어요. 멧돼지는 그나마 양심이 있는지 한 곳에 있는 고구마만 먹고 가는데, 고라니 이 녀석은 양심도 없어요. 여기 파고, 저기 파고....
온 고구마밭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는다니까요. 굼벵이도 와서 먹고, 이 동네 생명체들은 다 제가 키우고 있답니다! 하하하"


이 장면에서 농부 박씨의 여유로운 마음과 동물도 사람도 함께 자연과 어울리고 공존해야 한다는 진리를 알게 됩니다. 모두씨는 토끼의 이름을 "안녕"이라 짓고서는 함께 하기로 합니다.

어릴적 행복당이라는 행복한 빵집을 생각합니다. 그리고는 화장품 회사를 그만두고 "모두의 안녕"이란 빵집을 엽니다. 농부 박씨가 보내준 허브와 채소들로 건강하고 행복한 빵을 만들기로 합니다. 고구마가 들어가 부드럽고 달콤한 "뜨거울 때 먹으면 행복해지는 빵" 등 빵의 이름도 특색있게 짓습니다.


전 검은밀에 허브를 넣어 만든 "검은 숲속에 뿌려진 마법의 초록 가루 빵" 이 먹고 싶어요. 왠지 이 빵을 먹으면 마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해서요. 빵 굽는 걸 좋아해서 한번 독특한 이름을 지어 봐야 겠어요.

모두의 안녕에는 사람들은 찾아오지 않고, 길 잃은 강아지, 긿잃은 고양이만 찾아 옵니다.

p56 "내가 어제부터 봤는데 왜 손님이 동물밖에 없어요? 기분이 별로라 빵이나 먹어 볼까 했는데, 빵도 이상하고, 손님도 다 동물이고! 여기 이상해요!"


아이가 투덜거리자 모두씨는 '작은 정원에 핀 빨간 꽃빵'을 아이에게 주었습니다. 아이는 다음날 친구랑 와서 싸우기 시작했어요. 이때도 모두씨는 '노랑 팀 대 하양 팀 5대 5 빵"을 내밀었어요.

이 장면에서 빵 이름을 기막히게 잘 지었다는 생각과 함께 그 빵을 먹을 아이의 얼굴에서 환한 미소와 함께 맛있게 입을 오물거리면서 빵을 먹는 장면을 생각하니 저도 행복해집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때는 그 기억이 오래도록 남는다고 합니다. 아이들도 이 기억들이 행복한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다음날부터는 손님들이 들어오고 빵이 다 팔렸습니다. 박주혜 작가님이 10년동안 길렀던 토끼를 생각하면서 만든 그림책이라 따스한 사랑이 그림책 곳곳에서 느낄수 있었습니다. 모두씨의 동물에 대한 연민과 실험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에서 인간미가 느껴졌어요.


그건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작가님의 시선에서 동물 실험을 반대하고 자연으로 돌려 보내고 싶은 마음이 오버랩이 되어서 나타난 거라 생각합니다. 희귀 동물을 소유하고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진 요즘입니다. 사람은 사람이 사는 곳에서 있어야 하고, 동물은 동물들이 있는 자연 속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도 동물도 모두 안녕했으면 하는 바램으로 심장이 훈훈해지는 그림 동화책을 행복하게 읽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곤충 호텔의 비밀 토토의 그림책
클레르 슈바르츠 지음, 김희진 옮김 / 토토북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부즈만 가족은 소똥 덩어리를 먹을수 있도록 여행 가방을 만들어서 여행을 떠납니다

흰개미나라에서 휴가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날 폭풍이 불어 닥칩니다. 아빠는 소똥을 떼어 먹으면서 마음을 가라앉고 운전을 합니다


🐜거대한 줄기가 자동차를 덮치는 장면에선 저도 모르게 긴장감이 느껴졌어요. 그림속의 부즈만 가족들의 눈은 두려움으로 가득차 있었고, 오렌지빛의 자동차는 그 두려움을 극적으로 보여 주었어요

🐛눈앞에 보인 곤충호텔로 들어가니 로비에는 곤충들로 북적북적 거렸어요. 지네들이 짐가방을 등에 지고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구한 방이 작은 곤충들을 위한 방이라서 좁았어요. 부즈만의 다섯가족이 지내기엔 불편했어요.

폭풍우에 지친 가족들이 잠이 들었는데, 딸인 수지는 잠을 이루지를 못합니다. 엄마의 코코는 소리, 할아버지의 발냄새 때문에 참을수가 없어 소똥가방을 챙겨서 복도로 나왔습니다.

🐜맛있는 냄새가 솔솔 풍겨 나와서 찾아가보니 주방에서는 딱정벌레 주방장아래 진딧물들이 열심히 요리하고 있었고, 여기에서 지낼수가 없어 다시 방을 찾아 나섭니다.


🐛 매매의 방에는 노래자랑을 하는 매미들이 있었고, 지나가는데 매미가 경고를 합니다
이번에는 뒤영벌의 방을 찾아갔는데, 뒤영벌도 매일밤 지나가는 무시한 녀석때문에 잠을 이룰수가 없다고 합니다.

🐜 3층으로 가니 하루살이가 있는 방이었어요. 하루살이는 쉬지않고 사랑의 편지를 쓰느라 방해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루밖에 살지 못하는 하루살이는 열정적인 러브레터를 쓰는 모습이 너무 진지해서 웃음이 나왔습니다.

🐛4층에는 시끄러운 무당벌레들이 회의하고 있었어요. 가족들이 보고 싶어서 가려고 하는데, 발에 진딧물 주스가 달라 붙고, 갑자기 시끄러운 소리가 들립니다.

"탕탕, 딸각, 삐걱, 펑펑
수지는 다른 곤충들이 무서워하는 존재가 다가오자 벌벌 떨었어요. 그런데 그 무서운 존재는 반딧불이었어요.


달콤한 주스와 따끈한 팝콘을 끌고 왔어요. 반딧불은 혼자 자는게 무서워서 산책을 한다고 합니다. 수지와 반딧불 친구인 샤를리의 방으로 가서 간식을 먹으면서 책을 읽었어요.

🐛샤를리는 잠이 들었고, 수지도 반딧불의 빛에 무섭지 않아서 잠이 들었어요. 그리고 호텔이 모든 곤충들이 편안하게 깊은 잠에 빠졌습니다.

🐜그림책을 읽으면서 형광빛의 노랑과 오렌지의 색감이 마음을 환하게 해주다가도, 극의 전개를 더욱 실감나게 해주었습니다.


곤충들의 그림도 친근하면서도 편안하게 다가와서 따라 그리기도 하면서 즐겁게 읽었습니다.

부즈만 가족이 소똥을 여행 가방으로 만들어서 간식으로 먹기도 하는 장면에서 저도 저만의 좋아하는 음식으로 여행가방을 만들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상상력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그림책이라 즐겁게 읽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짜감정
김용태 지음 / 미류책방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알아 차리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그들은 어떻게 알아 차렸을까?하는 의문이 문득 들었습니다. 저도 어린시절의 아빠와 할머니를 닮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뇌리에 가득 찼습니다. 하지만 어느새 저도 싫어하는 모습을 닮아가고 있어서 소름이 돋았습니다.

p88 "맞아요. 어렸을 때부터 너무 외로웠어요. 아무도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없었어요. 나 자신이 너무 별 볼 일 없는 사람 같았어요. 다른 사람들이 그걸 알면 창피할 것 같았어요. 너무도 서럽고 초라했어요. 그런 느낌을 없애버리고 당당하게 살겠다고 다짐했어요. 그런데 이제는 그럴 수 없다는 사실도 알게 됐어요"


진영은 기천이 다정한 아빠로 아이들과 놀아주고, 자신이 바라던 이미지상을 그대로 대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다. 하지만 기천은 그런 진영의 기대와 회사에서의 좋은사람 컴플렉스를 겪으면서 괴물로 변해 버렸다.

기천과 진영은 상담을 통해서 서로의 감정을 털어놓게 된다. 서로에 대한 감정이 어떠한지를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과정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P118 결국 우리는 외롭고 두려워하는 작은 존재들인데, 스스로에게도 남 앞에서도 이것을 인정하기 힘들었다. 인정하는 대신 외롭지 않고 두려운 것이 없는 큰 존재가 되려고 하다가 상처 입고 힘들어했던 것이다.

자신은 결코 부모를 닮지 않아야겠다고 했지만 괴물처럼 변해버린 기천은 진영과의 다툼에서 화가 나고, 회사에서는 거절하지 못하는 사람 좋은 이미지로 생활을 한다.


P118 수치심은 역설적으로 이런 인간의 불완전성과 한계를 받아들일 때 해결할 수 있다. "인간은 불완전하다. 부모도 불완전하다. 나도 불완전하다. 너도 불완전하다. 우리 모두 인간으로서 불완전한 작은 존재다"라는, 그렇게도 피하고자 했던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으면 오히려 해결이 가능하다.

우리는 이런 불완전하다는 자체를 인정하려 하지 않음으로서 불편한 감정과의 대립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나 스스로도 완전하지 않은 한 인간에 불과하고, 작고 미약한 존재인걸 알면서도 사회생활속에서는 표면적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왜냐하면 약자로 보일 가능성이 있기에 스스로 감정을 포장하는 것 같다


3부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감정들에서, 자신의 감정에 머물며 왜 그런 감정이 드는지 곰곰히 생각해 보며 감정일기를 쓰라고 권유를 합니다. 저도 감정일기장을 얼마전부터 사용하고 있는데요. 제 감정을 알아 차리는 방법으로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4부 나를 휘젓는 감정, 조절할 수 있다에선 감정조절은 훈련을 통해서 필요함을 인지시켜 줍니다. 꾹꾹 눌러 참다가 별거 아닌 일에 폭발한 적이 있는 저에게는 이 훈련이 필요함을 느낍니다. 느낌을 알아 차리는 방법으로 감정일지를 쓰면서 자신의 감정을 마주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5부에서는 감정과 사이좋게 지내는 법에서 오늘 내 기분이 어떤지 물어보고 자신과 대화하라고 합니다. 이 방법을 사용해보니 제 감정이 이러하구나를 알아 차릴수 있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경우 없는 세계
백온유 지음 / 창비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경우없는 세계] 백온유 장편소설 창비 출판사
가출팸 시절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간직한 채 어른이 된 인수와 골목길에서 자동차 자해공갈로 마주친 이호. 인수는 청소년 시절의 자신을 보는것 같아서 이호를 돌보기로 합니다

집에서 가출한 인수가 pc방에서 만난 성연과 빌딩의 화장실이나 pc방에서 잠을 해결하며 떠돌이 생활을 연연합니다. 인수는 아버지의 계속되는 폭행과 그런 아버지를 용서하는 어머니의 모습속에서 자신의 설 곳을 찾지 못한체 가출을 결심합니다.


무료 급식소에서 만난 경우와 '우리집'에서 인수, 성연, 경우가 함께 생활을 하게 됩니다. 반지하방에서 유독 추위에 약한 인수는 술기운을 빌어서 아버지가 있는 집으로 가서 자신보다 부모에게 사랑을 더 독차지하는 고양이의 사료를 변기에 넣어 버립니다.

인수는 아버지가 아끼는 시계와 돈이 될만한 물건들을 챙기고 나옵니다. 시계는 경우에게 선물로 주고, 다른것은 현금으로 바꾸어서 성연, 경우와 함께 대패 삼겹살을 배터지게 먹습니다.


새아버지와의 불화로 가출한 성연, 가족과의 불화에 가출한 인수, 보육원에서 도망친 경우, 소년원에서 만난 영철과 세준, 지민과 정희, 한달에 한번씩 찾아오는 A는 존재감도 드러내지 않고, 인수는 A가 자동차 자해공갈로 돈을 버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하루하루 어떻게 돈을 벌어서 먹고 살 것인가를 고민하던 이들은 여자인 지민을 앞세워서 성매매 사기단을 조직해서 그 돈을 갈취합니다.


새해가 시작되는 어느날 A가 온몸이 퉁퉁 부어 올라서 찾아옵니다. 병원에 가자는 아이들을 뒤로한 채 그렇게 잠이 들었습니다. 아침에 싸늘한 주검으로 변한 A는 그날도 자동차 자해공갈로 골목길에서 자동차에 치여서 치명적인 부상을 당한 것입니다.

신고하자는 경우와, 소년원을 들락거리는 성연, 영철, 세준과의 갈등이 시작됩니다. 성연은 이미 '우리집'에서 우두머리 행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낡은 트렁크에 A의 시신을 넣어서 인적이 드문 산으로 가서 묻자고 합니다. 성연, 영철, 세준은 이 행동에 함께 했지만, 나머지는 가담하지 않습니다.


이날 이후로 인수는 귀신의 환영에 휩싸여서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점점 추위에 시달리게 됩니다. A를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에 시달리며 점점 아프게 됩니다. 결국 인수는 경찰에 신고를 하게되고, 아버지의 힘으로 무죄로 풀려 나지만, 다른 아이들은 처벌을 받게 됩니다. 어느날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을 하던 경우의 죽음을 알게되는 인수

자신처럼 가출 청소년인 이호가 어른들에게 이용 당하는 모습을 차마 볼수가 없어서 인수는 이호를 돕기로 합니다.

📖p258 "해도 돼. 그냥 해.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말고. 도와줄께."


백온유 작가님의 장편소설은 처음 읽었습니다. 가출 청소년들의 심리적인 묘사와 압박감을 리얼하게 표현하여서, 나도 저런 감정 느낄 때가 있었어 하며 맞장구를 치기도 했습니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부모의 사랑과 가족이라는 단어를 책을 읽는 내내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었습니다. 청소년기에 환경이 얼마나 소중하며, 중요한지와 가출 청소년들 사이에서의 서열 싸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며, 어른들의 사회에서 일어나는 서열싸움과 다르지 않음을 느낍니다.


열심히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경우는 어이없게도 오토바이 사고로 죽음에 이르렀고, A의 온몸에 푸르딩딩한 멍이며, 차가운 시선이 인수에게 환영으로 다가와 시달리던 것도 이호를 만나게 되면서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어쩌면 A에게 미안하고 죄책감이 드는 것을 이호에게 살갛게 대함으로서 그 죄를 씻기고 싶어하는 마음이었는지도 모릅니다.

등장하는 8명의 인물들의 각자의 시각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현실감있게 표현하여서 읽는내내 긴장감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다 읽은 뒤에 허탈감마저 들었습니다. 백온유 작가님의 장편소설 [경우없는 세계] 당분간 경우와 인수가 생각날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31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