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썰매 타는 임금님 안도현 선생님과 함께 읽는 옛날이야기 3
안도현 지음, 김서빈 그림 / 상상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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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개의 설화중에서 가장 재미있고 기억에 남는건, [도깨비 대장 비형랑]입니다. 신라에서 귀신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비형랑은 출생만큼 특별함이 있었습니다. 왕은 궁으로 비형랑을 데리고 갔지만, 답답한 궁중을 벗어나 노는걸 좋아하는 비형랑은 산속의 짐승들과 도깨비들과 노는걸 좋아합니다


비형랑은 빗자루를 도깨비로 만드는 재주가 있습니다. 도깨비 무리에서는 형님으로 모시기 시작합니다. 어느날 도깨비 무리들과 궁중의 성벽을 넘으면서 장난치다가 비형랑은 왕에게 꾸짖음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도깨비들과 어울리지 않겠다고 말해야 했습니다.

p37 "형님은 이제 우리를 좋아하지 않나 봐"
도깨비들이 슬피 울었어. 도깨비는 인간에게 한번 정을 주면 쉽게 그 정을 때지도 못하고 인간을 미워하지도 못하지. 그런 도깨비들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아는 비형량도 슬프긴 마찬가지였어.



도깨비 무리중의 길달이라는 녀석이 꾀를 내어서 비형랑을 궁에서 데리고 오기로 합니다. 호랑이를 궁중으로 몰아서 겁을 주려는 거였습니다.

P41 호랑이는 최면에 걸린 것처럼 빗자루를 바라보고 있었지. 그때를 놓치지 않고 빗자루가 풍성한 짚으로 호랑이의 등과 콧구멍을 살살살 간지럽히기 시작했지. 호랑이는 간지럼을 참지 못하고 벌러덩 드러누웠어. 호랑이는 바닥에 온몸을 뒹굴면서 자리러졌어. 도깨비의 장난이 호랑이의 정신을 쏙 빼놓은 순간이었지.


이 장면에서 위협적이고 커다랗고 무서운 호랑이가 쩔쩔매는 모습을 하고 있을걸 생각하니 웃음이 나와서 깔깔깔 웃었습니다. 동물의 왕인 호랑이의 체면이 얼마나 구겨졌을까요?

길달은 도깨비 무리들과 호랑이를 앞세워서 왕에게 협상을 합니다. 왕은 비형랑을 보내주는 조건으로 신원사의 북쪽의 도랑에 다리를 놓으라고 합니다. 도깨비들은 힘이 세고 모든 장작들을 도깨비로 둔갑시켜서 하룻밤만에 다리를 완성합니다

왕은 도깨비들을 궁중으로 불러 들입니다.평생동안 먹을 메밀묵과 수수떡, 돼지고기를 실컷 먹게 해주겠다고 약속을 합니다. 도깨비들은 매일 밤 비형랑과 장난을 치다가 궁으로 들어 왔어요. 도깨비들이 만든 다리는 귀신 다리라고 '귀교'라는 이름이 붙였답니다.


그 다리를 건널때마다 도깨비에게 인사를 하고 메밀묵과 수수떡을 다리에 올려놓고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만일에 우리집에도 도깨비가 살고 있다면 같이 장난치며 놀았을것 같아요. 도깨비랑 게임도 하고, 하룻밤에 뚝딱 집도 만들고 재미있을것 같아요. 하지만 장난끼가 심해서 잘 견딜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도깨비가 인간이 만든 메밀묵과 수수떡, 돼지고기를 좋아하는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어요. 이 음식들을 볼때마다 도깨비 생각이 나겠어요.

[눈썰매 타는 임금님]에선 미추왕이 자신의 무덤위에서 눈썰매를 타고 있는 장면에서 휘리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p106 "어린아이의 웃음소리는 참으로 대단해. 그렇지? 몇 백 년을 들어도 질리지가 않어"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새가 지저귀는 것보다 아름답고 나뭇잎이 흔들리는 것보다 개구지고 말이야"

"그럼 빗방울이 노래하는 것보다 감미롭지"

미추왕은 예전처럼 아이들이 찾아와서 무덤위에서 눈썰매를 타지 않자, 아이들을 그리워 하면서 눈썰매를 신나게 탑니다. 곤룡포와 금관을 쓰고서 근엄하고 근사할 것만 한 왕이 눈썰매를 탄다는 생각을 하니 함께 눈썰매를 타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도현 작가님의 다섯편의 설화를 현대식 버전으로 바꾼 옛날 이야기는 쉽게 쓰여져 있고, 이해하기 쉬워서 그림을 보고 있으면 옛날속으로 들어가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습니다. 전 도깨비가 가장 부러웠습니다. 아무 걱정없이 장난치고 노는 도깨비는 스트레스가 없어 보였거든요. 도깨비처럼 하고 싶은거 하면서 살수만 있다면 그곳이 동화의 세상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미래의 아이들은 그런 세상에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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