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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우 없는 세계
백온유 지음 / 창비 / 2023년 3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경우없는 세계] 백온유 장편소설 창비 출판사
가출팸 시절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간직한 채 어른이 된 인수와 골목길에서 자동차 자해공갈로 마주친 이호. 인수는 청소년 시절의 자신을 보는것 같아서 이호를 돌보기로 합니다
집에서 가출한 인수가 pc방에서 만난 성연과 빌딩의 화장실이나 pc방에서 잠을 해결하며 떠돌이 생활을 연연합니다. 인수는 아버지의 계속되는 폭행과 그런 아버지를 용서하는 어머니의 모습속에서 자신의 설 곳을 찾지 못한체 가출을 결심합니다.
무료 급식소에서 만난 경우와 '우리집'에서 인수, 성연, 경우가 함께 생활을 하게 됩니다. 반지하방에서 유독 추위에 약한 인수는 술기운을 빌어서 아버지가 있는 집으로 가서 자신보다 부모에게 사랑을 더 독차지하는 고양이의 사료를 변기에 넣어 버립니다.
인수는 아버지가 아끼는 시계와 돈이 될만한 물건들을 챙기고 나옵니다. 시계는 경우에게 선물로 주고, 다른것은 현금으로 바꾸어서 성연, 경우와 함께 대패 삼겹살을 배터지게 먹습니다.
새아버지와의 불화로 가출한 성연, 가족과의 불화에 가출한 인수, 보육원에서 도망친 경우, 소년원에서 만난 영철과 세준, 지민과 정희, 한달에 한번씩 찾아오는 A는 존재감도 드러내지 않고, 인수는 A가 자동차 자해공갈로 돈을 버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하루하루 어떻게 돈을 벌어서 먹고 살 것인가를 고민하던 이들은 여자인 지민을 앞세워서 성매매 사기단을 조직해서 그 돈을 갈취합니다.
새해가 시작되는 어느날 A가 온몸이 퉁퉁 부어 올라서 찾아옵니다. 병원에 가자는 아이들을 뒤로한 채 그렇게 잠이 들었습니다. 아침에 싸늘한 주검으로 변한 A는 그날도 자동차 자해공갈로 골목길에서 자동차에 치여서 치명적인 부상을 당한 것입니다.
신고하자는 경우와, 소년원을 들락거리는 성연, 영철, 세준과의 갈등이 시작됩니다. 성연은 이미 '우리집'에서 우두머리 행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낡은 트렁크에 A의 시신을 넣어서 인적이 드문 산으로 가서 묻자고 합니다. 성연, 영철, 세준은 이 행동에 함께 했지만, 나머지는 가담하지 않습니다.
이날 이후로 인수는 귀신의 환영에 휩싸여서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점점 추위에 시달리게 됩니다. A를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에 시달리며 점점 아프게 됩니다. 결국 인수는 경찰에 신고를 하게되고, 아버지의 힘으로 무죄로 풀려 나지만, 다른 아이들은 처벌을 받게 됩니다. 어느날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을 하던 경우의 죽음을 알게되는 인수
자신처럼 가출 청소년인 이호가 어른들에게 이용 당하는 모습을 차마 볼수가 없어서 인수는 이호를 돕기로 합니다.
📖p258 "해도 돼. 그냥 해.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말고. 도와줄께."
백온유 작가님의 장편소설은 처음 읽었습니다. 가출 청소년들의 심리적인 묘사와 압박감을 리얼하게 표현하여서, 나도 저런 감정 느낄 때가 있었어 하며 맞장구를 치기도 했습니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부모의 사랑과 가족이라는 단어를 책을 읽는 내내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었습니다. 청소년기에 환경이 얼마나 소중하며, 중요한지와 가출 청소년들 사이에서의 서열 싸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며, 어른들의 사회에서 일어나는 서열싸움과 다르지 않음을 느낍니다.
열심히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경우는 어이없게도 오토바이 사고로 죽음에 이르렀고, A의 온몸에 푸르딩딩한 멍이며, 차가운 시선이 인수에게 환영으로 다가와 시달리던 것도 이호를 만나게 되면서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어쩌면 A에게 미안하고 죄책감이 드는 것을 이호에게 살갛게 대함으로서 그 죄를 씻기고 싶어하는 마음이었는지도 모릅니다.
등장하는 8명의 인물들의 각자의 시각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현실감있게 표현하여서 읽는내내 긴장감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다 읽은 뒤에 허탈감마저 들었습니다. 백온유 작가님의 장편소설 [경우없는 세계] 당분간 경우와 인수가 생각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