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밥그릇 상상 동시집 8
장동이 지음, 박종갑 그림 / 상상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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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약꽃이 벙글벙글


똥글똥글 작약 꽃망울 감싼 꽃받침이 살짝 찢어졌다


머지않아 작약 꽃송이가 벙글벙글 피어나겠다


저 꽃밭침잎 얼른 또르르 말려 꽃송이 뒤로 가 숨겠다


'똥글똥글 작약 꽃망울 감싼 꽃받침이 찢어졌다' 이 구절에서 똥글똥글한 이 표현을 읽었을때 딱 느낌이 왔습니다. 작약꽃은 꽃봉우리로 있을때 똥글똥글 아주 야무지게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저 봉우리속에 얼마나 많은 꽃잎을 품고 있으면 저렇게 똥글똥글할까하고 작약꽃 봉우리를 볼때마다 생각했는데, 장동이 시인님은 관찰력이 참 깊은것 같습니다. 


봉우리가 동글동글도 아닌 똥글똥글이라고 표현을 해서 더욱더 단단하고 동그란 모습을 연상케합니다. 어린시절의 제동생의 눈동자같기도 해요


'저 꽃받침잎 얼른 또르르 말려 꽃송이 뒤로 가 숨겠다'  와 이 표현에서 전 감탄사가 나왔습니다. 꽃받침이 작약 봉우리에서 풍성한 꽃잎들이 마구 피어나면 꽃받침은 그 힘에 밀려 또르르 말려서 꽃송이 뒤로 숨어 버린듯 보이지 않게 됩니다. 


요즘 작약꽃이 피는 계절인데 자세히 한번 더 들여다봐야 겠어요. 똥글똥글한 작약꽃 봉우리를 보면 이제는 더 친해질것 같습니다


[송골 할매의 하늘]

할매는 다짜고짜 하늘에 대고 이렇게 말한다

아이구 비 좀 마이 내려 주시지

또 할매는 하늘을 바라보며 이렇게도 말한다

아이구 하늘도 참 무심하시지

그럼 하늘은 할매의 말을 귀담아 들으셔서

비를 듬뿍듬뿍 많이 내려 주셔서

할매가 또다시 이런 부탁의 말도 하게 한다

아이구 참, 이제 비 좀 그만 내려 주시지

그럼 하늘은 또 

옷을 파랗게 차려입어 맑고 더 높아지는데

이 무렵 할매는 

또 너무 바빠서 하늘엔 눈길 한 번 못 준다


'아이구 비 좀 마이 내려 주시지' 이 부분에선 농사짓는 농부의 마음이 가득 담겨있어 정겨우면서도 간절함이 묻어 나옵니다. 

'아이구 하늘도 참 무심하시지' 이 부분에선 할머니의 알쏭달쏭한 마음이 느껴지면서도 귀엽기까지 합니다. 어린시절의 할머니 생각이 납니다. 농사밖에 모르는 할머니의 마음과 비가 많이 와도 걱정, 안와도 걱정인 우리네 할머니의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나서 할머니가 그리웠습니다


[봄에게 미안하다]

핸드폰으로 

버들강아지 사진 찍으면서

흠 없는 것 찾아 찍으려고

걸리적거리는 가지

밀쳐 내기도 하면서

나도 몰래 요리조리

자리를 자꾸 옮겨 다녔다


'흠 없는 것 찾아 찍으려고 걸리적거리는 가지' 이 부분에서 왜 이리도 양심에 찔리는지 모릅니다. 요즘 장미꽃이 화사하게 피어서 사진을 예쁘게 찍으려고, 흠없이 예쁜 장미만 찾아서 찍었거든요. 그래서 장미에게도 미안하고, 왠지 봄에게도 미안한 생각이 들어요. 갑자기 부끄러움이 몰려와서 겨우 동시를 읽었습니다. 


자연을 대하는 시인의 따스한 감성이 녹아있어서 어른이 되어도 이런 감성을 잊지 않아야 겠다고 생각을 해봅니다. 이젠 사진 찍을때 조심해야 겠어요. 장동이 시인은 일상에서 마주하는 자연과 환경에서 친숙한 소재로 시를 만들고, 누구나 읽어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맞어, 맞어, 나도 그래'하며 공감을 이끌어내어서 아이도 어른들도 읽으면 어린아이의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는 듯 합니다


위 서평은 상상으로 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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