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있는 집 자식들이 잘되는 건 왜 그렇게 뻔해 보일까.
언니, 언니는 무너지다를 무‘노‘지다로 발음하는 거 알아?
언니, 이 술집 선불이야.
언니, 어묵탕에 청양고추를 넣어야지 오이고추를 넣는 사람이 어디 있어?
언니, 나 오늘 돈이 없어서 고깃집 앞을 지나다가 울 뻔했어.
언니, 오늘 목사님의 설교 주제는 ‘우리는 왜 일하고 있는가‘야.
언니, 맛동산을 물에 불리면 개똥처럼 보이는 거 알아?
그 밖에 그 아이가 했던 많은 말들이 밤새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 P181

언니, 김오리는 늙지 않잖아. 이십 년 뒤에도 그 얼굴이고, 삼십년 뒤에도 그 얼굴이잖아. 내가 환갑이 되어도 김오리는 지금그 얼굴이야. 김오리의 매력 자본은 사라지지 않는 거야. 김오리는 나와 다르게 늙지 않고 썩지 않는 거야. 하지만 그런 김오리도 언젠가 결국 잊히겠지. 그렇더라도 진짜가 아닌데 잊힌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김오리는 상처받지도 않을 거야. 상처받을 줄 모르는 존재이니까. 그건 너무 부러워. - P183

언니, 관종이 되려면 관종으로 불리는 걸 참고 견뎌야 해.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언니는 모르지? 한가지 더 언니가 모르는 게 있어. 관종도 직업이 될 수 있다는 거야. 그걸 왜 모를까. 왜겠어. 언니가 꼰대라서 그런 거지.

- 이서수, 젊은 근희의 행진 - P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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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스트벨트의 밤과 낮 - 여성 철강 노동자가 경험한 두 개의 미국
엘리스 콜레트 골드바흐 지음, 오현아 옮김 / 마음산책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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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 질병, 성폭행, 실연, 차별, 트럼프의 당선. 이 모든 고통에도 엘리스는 절망할지언정 완전히 무너지진 않았고, 죽음에 한 발짝 가까이 있는 ‘뜨거운’ 제철소의 불안정한 노동환경과 안정적인 삶의 기반인 월급명세서 사이에서 내면의 소리를 쫓아 길을 찾아갔다. 이 책이 그 멋진 발자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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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05-25 16:0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읽느라 고생하셨습니다, 햇살과함께 님. 백자평도 정말 근사하네요!!

햇살과함께 2023-05-25 20:04   좋아요 2 | URL
이번 책은 고생 안하고 재밌게 술술 잘 읽었어요~ 백자평은 책나무님에게 많이 배우는 걸로요^^

레삭매냐 2023-05-25 16: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며칠 전에 사서 단박에 백 몇쪽
까지 읽다가, 캐런 헤스의 소설
에 빠져 잠시 멈춤이네요.

가방에 들어 있으니 열심으로
읽어 보겠습니다.

햇살과함께 2023-05-25 20:06   좋아요 1 | URL
소설처럼 재밌게 잘 읽히죠~
그래도 읽는 동안 소설 읽고 싶어지는 맘은 계속 ㅎㅎ

청아 2023-05-26 10: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완독 수고하셨습니다 햇살님^^*

햇살과함께 2023-05-26 11:29   좋아요 2 | URL
이번달 책은 잘 읽혀서 다행이었어요~
다음달 책은 저도 일찍 시작해야겠어요^^
미미님도 수고하셨고 감사해요!

건수하 2023-05-26 14: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햇살과함께님, 제가 어제 안 달았네요?;; 왼독 축하드려요~
가부장제의 창조도 읽으시고 5월에도 고생하셨어요! ^^

Duedate는 지킨다! 태그 좋아요 ㅎㅎ

햇살과함께 2023-05-26 15:21   좋아요 0 | URL
ㅋㅋ 감사해요
이번 달 책은 수월해서 다행이었지 정말 가부장제의 창조 힘들어서…(재밌었지만)…
다음 달엔 희진 샘 책으로 쉬어가기(?)로요~
항상 퀄리티는 못지켜도 마감은 지킨다는 심정으로 ㅋㅋ

책읽는나무 2023-05-26 16: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햇살 님의 백자평 넘 멋집니다.^^ 어떻게 써야 할지 생각이 안나 들어왔다가 오호...햇살 님의 백자평에 빠져버렸습니다^^

햇살과함께 2023-05-27 11:56   좋아요 1 | URL
백자평 달인 나무님 따라배우기^^ 나무님 페이퍼 읽어보겠습니다
 

어느 한 부분이 움직이면 그 힘을 느낄 수 있었다. 나뭇가지를 흔드는 바람의 힘과, 방파제에 부서지는 물결의 힘과, 무거운 하늘 아래 수평선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비록 조증의 결과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 느낌에는 어딘지 초월적인게 있었다. 손을 뻗으면 세상을 쥐고 있는 영혼과 접속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때 갑자기 명료한 자각의 순간과 마주했다. 내가 자살하려고 하는 것은 죽고 싶어서가 아니란 걸 일순간 깨달았다. 내가 자살하려고 하는 것은 살아가는 법을 모르기 때문이었다. - P343

그를 보고 재빨리 웃어 보였지만 목울대가 울컥 뜨거워지는 게 느껴졌다. 울지 않으려고 커피를 들고 수선을 떨었다. 크림을 더 섞고 설탕도 더 섞었다. 블랙커피 색이 점차 밝아지는 걸 지켜보면서 며칠 전에 간호사가 한 말을 생각했다. 적어도 저 남자 같지는 않잖아요. 어쩌면 간호사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나는 이 아저씨같지는 않을 것이다. 몇 달 동안 하는 일마다 엉망으로 꼬이는 바람에 나는 상황을 바로잡아야겠다는 의지마저 잃었다. 이 나라가 끔찍하다고ㅡ갇힌 기분이라고 정신과 의사에게 말했을 때 나는 몇 년 동안 마음속에서 조금씩 자란 생각을 말로 표현한 것이었다. 길을 잃은 기분이었고 무기력함을 느꼈다. 변화를 향한 나의 꿈은 헛되고 무익해 보였다. 미국은 약한 것들을 무자비하게 뭉개버리는 기어였지만, 나를 꾸짖은 정신과 의사는 옳았다. 그는 자신의 위치에서 미국을 전연 다른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에게 미국은 이민자가 의사 자리까지 오를 수 있는 나라였다. 이곳은 망명과 기회의 나라 - P356

였다. 거대한 실험. 세계 제일의 나라. 그곳에는 자체의 결점이 있고 그것도 치명적인 결점이 대부분이지만, 절망은 그 어떤 것도 해결하지 못한다. 말을 더듬는 아저씨가 그 증거였다. 그는 자신의 외로움을 키울 수 있었지만 지독한 패배감에 젖거나 자기감정에 몰입하지 않았다. 마음속으로는 치유할 수 없는 깊은 슬픔을 안고 있지만 노래를 불렀다. 자신이 기댈 수 없었던 아버지 앞에서 노래를 불렀다. 그의 말을 앗아간 폭력 앞에서 노래를 불렀다. 그의 고통은 냉소를 키우는 변명이 되지 않았다. 그는 분노를 방패처럼 들지 않았고 그 압력 아래에서 무너지지도 않았다. 삶은 그에게 주목받지 못하는 목소리를 주었으므로, 그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을 해냈다.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찾은 것이다. - P357

"아주 간단해요." 여자가 또 한 번 설명했다. "논문의 승인 페이지를 새 서식으로 작성하고 논문 심사위원회의 서명을 받으면 돼요."
그게 끝이었다. 종이 한 장과 세 명의 서명. 4년 동안 이 문제는 넘을 수 없는 산처럼 보였다. 무슨 의례인 양 행정실의 이 여직원을 찾아올 때마다 서명을 받지 못한 채 돌아섰다. 매번 어깨를 으쓱하면서 관심을 꺼버리고는 학위가 뭐 중요하냐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물론 학위는 매우 중요했다. 학위를 받는 게 그저 두려웠을 뿐이었다. 성공이 두려웠고, 실패가 두려웠고, 내 병이 두려웠고, 내 잠재력이 두려웠고, 나 자신에게 기회를 주는 게 두려웠다. 젊은 시절 아빠도 학위를 따려고 노력했지만 끝내 포기하고 말았다. 재능과 실력이 있었지만 음대 학사 학위까지 몇 학점을 남겨놓고 그만두었다. 엄마가 내게 했던 말을 결코 잊지 못한다. 아빠는 학위 받는 게 두려웠던 거야. 아빠는 나를 빚고 만들었다. 나를 세상으로 인도했다. - P386

오랜 시간 우리는 한패인 동시에 동료-한 거푸집에서 만든 두 개의 형상—였지만 나는 아빠가 아니었다. 내가 아빠의 길을 따라갈 필요는 없었다. - P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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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우체국 택배로 도착한 한편 11호 플랫폼


이번 글꼴 아주 특이하다. 'ㅍ'이 사다리 모양.

택배 봉투에 세계문학전집 문장을 넣은 아이디어도 좋네.


<인생의 베일> 이 책은 읽어본 책이다. 무려 2011년에 읽었네!

내용은 대충 기억나는데 아마 영화도 봐서 기억이 나는 듯?

다시 읽고 싶지만, 시간 관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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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3-05-24 17: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봉투 ㄷㄷㄷ 멋집니다!

햇살과함께 2023-05-24 20:31   좋아요 1 | URL
그죠 그죠 멋지죠~~!

독서괭 2023-05-24 20: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정말 택배봉투 멋집니다!!

햇살과함께 2023-05-24 20:32   좋아요 0 | URL
여러 방법으로 책 읽고 싶게 만드는 마케팅 ㅋㅋ

책읽는나무 2023-05-24 22: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봉투 버리기 아깝겠어요.ㅋㅋ

햇살과함께 2023-05-24 23:28   좋아요 1 | URL
ㅋㅋㅋ 그렇지만 저는 잘 버리는 사람!!
 
[전자책] 나혜석 - 이혼고백장 9의예술 한국문학전집 104
나혜석 / 9의예술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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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은 작가가 엮은 <나혜석, 글 쓰는 여자의 탄생>중 뽑은 [경희], [부처 간의 문답], [이혼 고백장], [모된 감상기] 4편이 실린 민음 북클럽 특별판으로 읽었다. 나혜석은 지금 시대, 대한민국에서 태어났어도 큰 반향을 일으킬 인물이다. 우리는 나혜석을 읽어야 한다. 나혜석에게서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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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3-05-24 20: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으셨군요~^^ 참 멋진 사람입니다!

햇살과함께 2023-05-24 20:34   좋아요 0 | URL
나혜석 책 야금야금 읽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