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는 더 많은 빛깔을 원한다 - 성소수자 혐오를 넘어 인권의 확장으로
한국성소수자연구회 지음 / 창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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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여기에 있다

한국의 성소수자 문제를 다양한 분야별로 접근한, 한 권으로 아주 잘 정리된 책이다. 성소수자 문제에 대한 입문서로 추천한다. 이런 연구와 책이 더 많아지길, 이런 연구를 위한 국가기관의 성소수자 통계자료가 더 많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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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를 농락한 천재 과학자 빅토르 모리츠 골트슈미트. 오빠 윌리엄 허셜과 함께 천문학자로 많은 업적을 남긴 캐롤라인 허셜, 그러나 역시나 책에는 남성인 오빠의 이름만..

물과 이산화탄소가 유기 분자로 바뀌어 생명 탄생 과정의 연료가 되어주면, 그로부터 수소와 메테인(CH4, 메탄)이 생겨난다. 이때 바위에 뱀처럼 구불구불 갈라진 흔적이 남는데, 이것을 사문석화(蛇紋石化, serpentinization)라고 부른다. 다른 세계에서 생명을 찾는 과학자들은 종종 "물을 따라가면 된다." 라고 말한다. 물이 생명에게 꼭 필요한 기본 조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과학자들은 "바위를 따라가면 된다." 라고도 말한다. 사문석화된 바위는 생명을 가능케 한 과정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 P112

과학자들은 이처럼 생명이 바위에 처음 정착했다고 믿는다. 하지만 생명은 태어난 순간부터 탈출 마술사였다. 늘 자유롭게 풀려나서 새로운 세계를 정복하려 들었다. 거대한 바다조차 생명을 가둘 수 없었다. - P113

지구 역사에서 최대 격변 중 하나였던 그 시절을 보기 위해서, 우주력으로 돌아가 보자. 시간이 흐르기 시작한 뒤 약 30억 년이 흐르는 동안, 우주의우리 구역에서는 별다른 일이 벌어지지 않았다. 우리 은하가 형성된 것은 우주력으로 3월 15일이 되어서였고, 우리 태양이 빛을 밝힌 것은 그로부터 또60억 년이 더 지난 8월 말일이 되어서였다. 그 직후 목성과 지구를 비롯한 행성들이 뭉치기 시작했다. 그때로부터 불과 3주밖에 지나지 않은 9월 21일, 예의 바닷속 바위틈에서 생명이 시작되었던 것 같다. 그 후로 3주가 더 흘렀다. 그동안 화산들이 계속 솟아나서 바다 위로 고개를 내밀었고, 그 분출물로부터 땅덩어리가 생기기 시작했다. - P114

골트슈미트는 지구를 하나의 계(系, system)로 바라본 최초의 과학자 중한 명이었다. 그는 우리가 전체 그림을 보기 위해서는 물리학, 화학, 지질학을따로따로 알 것이 아니라 모두 다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당시는 원소 연구가 막 시작된 시절이었다. 주기율표에서 우라늄 너머의 불안정한 원소들, 이른바 초우라늄 원소들은 아직 발견되지도 않았다. - P121

우주는 은하를 낳는다. 은하는 별을 낳는다. 별은 행성을 낳는다. - P126

고향 하노버에서는 허셜의 여동생 캐롤라인 허셜(Caroline Herschel)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 될 오빠로부터 영국 배스로 건너오라는 연락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처음에 남매는 함께 음악가로 활동했지만, 나중에는 천문학자로 더 큰 명성을 얻었다. 캐롤라인은 영국 정부로부터 보수를 받고 공식적인 지위를 얻은 최초의 여성이었다. 과학자로 보수를 받은 여성으로는 세계 최초였다. 캐롤라인은 키가 130센티미터밖에 되지않았다. 열 살 때 티푸스에 걸려서 왼쪽 눈 시력을 좀 잃었고, 성장도 멎었다. 그래도 그녀는 시대의 한계에 도전했다. 어느 정도까지는.
캐롤라인은 중요한 천문학적 발견을 많이 해냈다. 그리고 그 결과를 정운 및 성단 목록(Catalogue of Nebulae and Chusters of Stars)』이라는 책자로 발표했다. 하지만 책에는 오빠 윌리엄의 이름을 내세웠다. 아쉬운 일이지만, 1802년이었으니까 이해할 만도 하다. 윌리엄의 아들이자 캐롤라인의 조카인 존 허셜(John Herschel)은 자라서 고모의 목록을 더 확장했고, 책은 ‘신판 일반 목록 (New General Catalogue)』(약자 NGC)이라는 새 이름을 갖게되었다. 요즘도 NGC 숫자로 이름 불리는 천체들이 많다. - P132

인간은 스스로를 특별한 존재로 여긴다. 우리가 우주에서 가장 중요한존재라고 여긴다. 하지만 그런 우리도 아마 지구 화학적 힘들의 부산물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힘들은 코스모스 곳곳에서 발휘되고 있다. 은하는 별을 낳고, 별은 행성을 낳는다. 어쩌면 그 행성과 위성은 자연히 생명을 낳을지도 모른다. -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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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분 읽으니 생각난다. 예전에 처음 박상영 작가 단편 읽을 때 느꼈던, 내 속에 스멀스멀 올라오던 불편함, 낯설음이.. 이성적으로는 이성간 연애나 동성간 연애나 같다고, 같은 사랑아니냐고 나에게 정보를 주입하지만, 게이 커플의 사랑에, 애정표현에, 애무에 대한 글을 읽을 때 내 느낌까지 속이지는 못하겠더라. 이게 불편한 것은 익숙하지 않아서다. 폐미니즘도, 퀴어도 접해보지 않아서다. 그래서 결론은 자꾸 읽어야 한다. 당연하게 생각되도록. 지금은 박상영 작가 책 읽으면 ‘이 커플 너무 귀엽군’하는 생각^^

한편 시드니나 샌프란시스코 등 해외의 유명한 프라이드 행사에서는잘 다듬어지고 성적인 매력을 강조한 남성 신체의 노출과 전시를 쉽게 볼수 있다. 이러한 노출은 어떤 맥락에서 벌어지는 일이며, 그것이 불편하게 느껴진다면 그 불편함은 어디에서 비롯하는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공중도덕이나 ‘불편함‘이라는 감각에 객관적이거나 절대적인 기준은 존재하지 않으며 이는 사회가 용인하는 범위 안에서 문화적으로 학습되고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다. 손을 잡거나 포옹을 하는 등 이성 간의 애정표현, 사회가 ‘아름답다‘고 규정하는 여성의 신체노출, 미디어에서의 성적 묘사 등은 다수의 사람이 비교적 너그럽게 받아들이며, 때로는적극적으로 수용되기도 한다. 비슷한 수준의 행위가 성소수자에 의해 표현될 때 느끼는 불편함은 상당 부분 규범적 이성애와 획일적인 성별이분법적 사고(애정표현은 이성 간에만 일어나야 한다‘ ‘남성은 남성다워야하고 여성은 여성다워야 한다‘ ‘남성 중심의 이성애적인 쾌락을 제공하는 신체에게만 노출을 허용할 수 있다‘ 등에서 벗어난 표현에 대한 낯섦과 충격에서 온다. - P262

또한 비도덕적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반대로 기존의 도덕관념이 과연 사회성원 모두에게 공정하게 존재해왔는가라는 의문을 던질 수 있다. 퍼레이드에서 동성끼리 손잡거나 포옹하고 입을 맞추는 등의 애정표현은 지금까지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사랑의 표현으로 간주되어왔던 이런행위들이, 사실은 특정한 조건 —— 이성애 – 하에서만 허락되어 왔음을 을드러낸다. 이러한 모습은 성소수자에게는 평소에 가리고 있었던 자기다움을 극적으로 드러내는 카타르시스적인 효과가 있고, 당사자가 아닌 앨라이에게도 당연시해왔던 기존의 성규범과 젠더규범을 거리를 두고 재고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만약 성소수자의 노출과 애정표현 같은 모습이 불편하다면, 그래서 표현을 막거나 음지로 돌려보내고 싶다면, 사실은 지금까지의 ‘편함‘ 이라는 것이 다수의 ‘편함‘을 위해 소수자의 권리나 실존을 희생한 결과가 아니었는지, 그런 사회는 과연 윤리적인지에 대해 의문을 가질 필요가 있다. - P263

사회의 낙인과 차별이 두려워서, 스스로 벽장 속에 숨던 성소수자들이조롱과 차별의 위험을 무릅쓰고 바깥세상으로 나와 존재의 당당함을 알리는 일년에 한번의 기회, 그 기회조차 반대자들의 위협과 폭력, 공권력의 실망스러운 대처 속에 무산되려는 듯했다. 퀴어풍물패의 풍물소리에 맞추어, 굴다리 밑 어두운 공간에서 참여자들은 목이 터져라 외쳤다.
"우리가 여기에 있다!" "우리는 여기에 있다!" - P275

이호림 일단 활동 차원에서는 법제도와 거버넌스를 둘러싼 현재의 지형을 변화시킬 수 있는 돌파구를 찾는 게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혐오·선동세력과 성소수자 인권, 이 대립구도와 프레임에 갇혀서 법·제도적인 변화를 이루지 못하는 상황에 변화가 절실하다고 봅니다. 정치인과 공무원이 성소수자 의제를 마주할 때마다 반대세력의 존재를 먼저 의식하고, 성소수자 의제를 인권·시민권의 문제로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예민한 사안으로만 취급하는 상황이 현재 성소수자 운동이 당면한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생각해요. 이 상황을 바꾸기 위해 필요한 운동의 전략이나 활동은 무엇인가를 함께 깊이 고민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하나 있고요. - P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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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지 않을 책탑

요즘 북플에 영어공부하시는 분들 많은데 저도 영어 책탑 올려봅니다 ㅎㅎ 제가 읽을 책은 아니지만^^

큰 아이가 겨울방학에 백만년 만에 영어소설 hatchet 읽고 재밌다고 하길래 뉴베리 수상작 찾아보라고 했더니 어제 검색한 책들.

그 마음 식기 전에 오늘 바로 알라딘으로 달려가서 산 책^^ 언제 읽을지 모르겠지만. 마션은 서점에 있길래 그냥 샀다. 한글책도 영화도 재밌게 봐서. 내가 읽을 책도 안사면 서운하니 끼워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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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2-12 16: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겨울 방학 알차게 보내고 있는(영어 원서 읽는 기특함!)
열독 열정 식어버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햇살과함께 2022-02-12 19:52   좋아요 2 | URL
책상에 쌓아둔 책은 많지만^^ 봄방학에 1권 완독 예상해 봅니다 ㅋㅋ

바람돌이 2022-02-12 16: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읽지않을 책탑! 제목이 멋있어요. 딱 제 맘입니다. ^^

햇살과함께 2022-02-12 19:50   좋아요 2 | URL
ㅋㅋㅋ 마음의 부담감 없이 올릴 수 있어 좋네요! 두 권은 읽어야하지만~

수이 2022-02-12 20: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안 읽은 책이 한가득인걸요. 그런데 아내 가뭄 너무 눈길이 가서 또 손톱을 자근자근 깨물며 내일 도서관으로 직행해보려고 합니다. :)

햇살과함께 2022-02-12 21:14   좋아요 2 | URL
비타님이라면 다 읽으실 수준^^ 아내 가뭄 다행히 글자도 크고 행간이 넓은 것 같아요.

라로 2022-02-12 20: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만 담으셨네요!! 제가 읽은 책이 많아서 더 기분 좋은 책탑!!헤헤

햇살과함께 2022-02-12 21:12   좋아요 2 | URL
뉴베리니까요 ㅎㅎ 라로님 읽으셨다니 재미 보장!!

프레이야 2022-02-12 21: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읽지 않은, 아니고
읽지 않을,이네요 ㅎㅎ
재미있어요 이런 책탑이라니.

햇살과함께 2022-02-12 22:38   좋아요 2 | URL
ㅋㅋ 읽을 수 없는?!

책읽는나무 2022-02-13 00: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제목 넘 귀여워서 어뜨케요?^^
그래도 책은 넘 또 이쁘구요!^^
근데 햇살님 댁은 가지런히 정돈 잘 된 도서관 같아요!!

햇살과함께 2022-02-13 00:37   좋아요 3 | URL
책등이 알록달록 너무 이쁘죠~ 제가 요리는 못하고(안하고) 정리는 좀 합니다^^ 특히, 책 정리 좋아해요~

mini74 2022-02-13 10: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 아이랑 한글번역본으로 읽은 책이 몇 권 보입니다. ~ 백만년만에 ㅎㅎ 저희 아이도 책 사달라면서 길고 긴 빙하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사달라는 책은 불 피우는 용도일까요 ㅋㅋㅋ

햇살과함께 2022-02-13 11:48   좋아요 1 | URL
ㅋㅋ 책에 관해서는 저희 집에서 제가 제일 구박 받고 있으므로 (저 책들 다 언제 읽을 거냐고??) 할 말 없음요^^ 저는 제가 막 책 사라고 꼬시기 때문에 ㅋㅋ
 

2주간 건너뛴 코스모스 읽기
실수로 죽인 개에 대한 속죄방법이 고양이 1만마리 살륙이라니…

아후라 마즈다는 개를 좋아했고, 고양이를 싫어했다. 조로아스터교 신자가 실수로 개를 죽인다면 속죄할 방법은 고양이 1만 마리를 죽이는 것밖에 없다고 했다. 반면 앙그라 마이뉴는 고양이를 아꼈다. 서구에서 고양이가 악마의 시녀라고 불리는 마녀와 연관된 동물로 그려지는 것은 이 선호의 영향일까? - P83

데카르트가 떠올린 그런 발상의 핵심에는 이후 현대 세계를 특징지을요소가 있었다. 의심이었다. 17세기 초에 이것이 얼마나 급진적인 생각이었을지 상상해 보라. 불과 얼마 전, 갈릴레오는 수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관측결과인 지동설을 발설했다고 해서 재판을 받고, 유죄를 선고받고, 가택 연금에 처해졌다. 교회는 1,000년 동안 대중의 담론을 성공적으로 통제해 왔다. 구약과 신약이 문자 그대로 진실이라는 교리에 대해 누구도 반론을 제기할수 없었다.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데카르트는 의심이야말로 지식의 출발점이라고 여겼다. - P92

아소카는 자신의 칙령을 새긴 석주 꼭대기에 종종 바큇살이 24개인 바퀴를 딛고 선 사자 네 마리를 올려두었다. 불교의 상징인 바퀴, 즉 법륜(法輪)은 나중에 독립 국가가 된 인도의 국기에 그려지게 되었다. - 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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