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슨 벡델의 그래픽 노블 2권 완독. 아버지에 대해 쓴 [펀 홈]과 어머니에 대해 쓴 [당신 엄마 맞어?]

두 책의 결이 많이 다르다.

펀 홈은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해 회고하는 방식이고 어린 시절부터의 아버지 및 가족과의 관계,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의 성 정체성을 듣게 되고 작가 자신의 성 정체성도 깨닫고 확인하는 과정이 겹치고, 영문학교사였던 아버지가 좋아하던 책에 대한 내용과 아버지의 인생, 성격이 겹치는 과정이 무척 흥미롭게 읽혔다. 이 책을 읽고나면, 목차에 나오는(작가의 아버지가 좋아했던) 제임스 조이스의 [젋은 예술가의 초상[이나 알베르 까뮈의 [행복한 죽음]과 [시지프 신화],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와 [피츠제럴드 전기], 오스카 와일드의 [정직함의 중요성]에 심지어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까지 모두 읽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반면에, 두 번째 책은 펀 홈과 달리 아직 살아계신 - 계속 관계를 맺고 있는 - 어머니에 대해, 펀 홈을 쓰는 과정에서의 갈등, 작가 자신의 오랜 심리상담 과정과 도널드 위니캇, 프로이드, 자크 라캉 등 복잡하고 어려운 정신분석에 대한 책을 직접 섭렵하며 과거 및 현재의 어머니와 자신과의 관계, 동성연인과의 관계에 대해 분석하는 상당히 난해한 내용이 포함된 책이다. 이 책은 구성에서부터 쓰는 과정에서 상당히 힘들었을 것 같다. 나의 엄마에 대해 말하기란 쉽지 않은 작업이다. 대단한 작업이다.

두 번째 책에는 정신분석 책 외에 버지니아 울프의 [등대로] 외, 실비아 플라즈의 [일기], 에이드리언 리치의 [피 빵 시], 베티 프리댄의 [여성의 신비] 등 여성작가 책이 연결되며 이 또한 위시리스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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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1-09-16 14:0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펀홈> 예전에 팟캐스트 책읽아웃에 소개되어 담아둔지 오래됐는데 아직 못 봤네요 ㅠ 그런데 두번째 책이 또 있군요. 읽어보고 싶습니다.

햇살과함께 2021-09-16 14:37   좋아요 3 | URL
저도 벌새 김보라 감독님 편 듣고 벡델 테스트 첨 알았네요. 독서괭님 퀴어공부에 강추드려요~

붕붕툐툐 2021-09-17 00: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요즘 집단 상담하며 가족에 관심이 많아졌어요! 저도 담아요! 기대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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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는 당신 옆에서 일하고 있다 - 당신이 모르는, 그러나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 대한민국을 생각한다 43
희정 지음 / 오월의봄 / 2019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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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퀴어, 성소수자에 대한 얘기만이 아니다. 20대 청년 노동에 대해, 여성 노동에 대해, 장애인 노동에 대해, 결국 모두 다 연결된 이야기라는 것을 말한다.
퀴어가 우리 옆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 퀴어가 내 주변 있다는 것을 우리가 모르는 것이 진정 차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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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1-08-04 10: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퀴어관련 독서를 시작하면서 이 책도 염두에 두었었는데 못 읽었네요. 햇살과함께님 리뷰 보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가는 가족에게 떠넘기고, 남자는 여자에게 떠넘기고, 기혼자는 비혼자에게 떠넘긴다." - P207

여성 철학자 수전 웬델은 "삶의 속도는 장애를 구성하는 사회 요인의 하나"라고 했다. 비하와 언어·신체적 폭력만 차별이고 괴롭힘이 아니다. 일괄적인 잣대를 모든 존재에게 들이대는 것이 차별이다. 이 사회에서는 나이 듦조차 장애가 된다.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으니까. 효율성 없는 몸으로 취급된다. 타인에게 던진 차별은 결국 (나이 들어가는)나에게도 돌아온다. - P221

누구나 함께 지낼 수 있는 공간이 되려면 차별과 평등에 대한 감수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차별이 무엇인지에 대한 자각이 없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의 슬로건이 떠오른다.
"차별을 알아차리기 위해 차별금지법이 필요합니다." - P221

"누구나 차별은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무엇이 차별인지에 대해서는 사회적으로 토론해본 적이 없습니다. 무엇이 차별인지 더욱 잘, 더욱 많이 알아차릴 수 있다면 우리는 그만큼 차별을 줄여갈 수 있습니다." - P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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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에게 좋지 않은 직장은 성소수자에게도, 아니 어느 누구에게도 좋지 않았다. ‘여성‘의 자리에 다른 단어를 넣어도 마찬가지이다. - P187

불과 10년 전만 해도 성소수자 노동에 대한 이야기를 제대로 들을 수 없었다고 한다. "성소수자로 차별받은 적 없는데요. 회사에는 숨기고 다녀서요" 정도의 답변이 되돌아왔다. 그러나 이제 성소수자 직장인들은 이렇게 말한다.
"내가 퀴어인 걸 사람들이 모르잖아요. 그게 차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 P192

우에노 지즈코와 미나시타 기류는 <비혼입니다만, 그게 어쨌다구요?!>에서 남자는 ‘사축‘ (회사에서 기르는 가축), 여성은 ‘가축‘이라고 비유했다. 쥐어짜듯 소모시킨 노동력(사축)은 ‘집안의 노동자‘(가축)의 공짜 노동(부불노동)을 통해 회복된다. 무한히 착즙 가능한 노동. - 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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