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당신이 젊은 시절 파리에서 살게 되는 행운을 얻는다면 그 후에 당신이 어느 곳에서 살든 파리는 당신을 따라다닐 것이다. 파리는 움직이는 축제니까" 20대 젊은 시절 6년 동안 파리에서 살았던 헤밍웨이가 만년이 돼서 젊은 작가에게 한 말이다. 그의 말 그대로 "움직이는 축제"라는 제목으로 출간한 회고록에는 그가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파리 시절 생활에 보탬을 준 은인으로 '실비아 비치가 경영하는 서점이자 도서관'인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가 등장한다. 그 밖에도 이곳에는 앙드레 지드, 폴 발레리, 에즈라 파운드, 그리고 스콧 피츠제럴드같은 작가나 시인들이 모였다.

- 책 160쪽에서 -

 

 

 

 

1.

봄! 봄! 봄! 봄이 왔네요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 때의 향기 그대로.... 이 봄이 가기 전에~

하루 종일 봄,봄,봄을 흥얼거리며 이 노래를 100번 쯤 들었다.

이른 아침...며칠째 계속되는 꽃샘 추위에도 목련 나무에 여린 꽃봉오리가 맺혀 있다. 보송보송한 솜털에 쌓인 봉오리를 보고 있자니 얼마나 신기하고 기특하던지 저절로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완연한 봄이라고 하기에는 바람이 제법 차게 느껴졌지만 단연코 3월은 봄봄봄...봄인게 틀림없다.

낮이되면 따사로운 햇살을 받은 어린 잎사귀들이 봄바람에 나폴거리고, 아스팔트 좁은 틈새로 작은 풀꽃들이 앞 다투어 얼굴을 내민다. 그리고 두터운 겨울 외투를 벗은 사람들의 옷차림과 표정에서 봄은 다가온다. 나는 이 봄의 발랄함과 경쾌함을 긴 겨울동안 그리워했다. 막연히 봄이되면 즐거운 일, 기쁜 일이 나에게 다가올 것만 같은 기대에 가슴이 설레인다. 행여 우울한 일이 생기더라도 금방 훌훌 털어버릴 수 있는 계절이 봄이다. 짧은 봄은 우울해하거나 슬퍼할 겨를 조차 없다.

 

모란이 지고 말면 그 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시인 김영랑처럼 봄이 지나면 그 뿐 나의 한해는 다 가고 말아 나는 하냥 섭섭할테고 다시 봄이 올 때까지 기다릴 것이다. 찬란한 봄을...너무 찬란해서 슬퍼지는 봄을 말이다.

봄이 되니 우선 마음에 이유없는 기쁨이 강처럼 넘치고, 다양한 나물들로 식탁이 풍성해지고, 새학년이 시작되어 아들이 학교에 다니니 다시 자유가 찾아왔다. 아파트 상가 앞에 나물을 내어 놓고 파는 노점상 좌판을 구경하는 재미도 크다. 달래와 냉이, 취나물, 돌나물, 참나물, 방아나물... 그리고 향기 좋은 딸기는 보기만 해도 상큼하다. 그저 봄에는 땅에서 자란 나물을 막 삶아서 무쳐내거나 바로 물에 씻어 송글송글 물기가 맺힌 상태로 쌈을 싸 먹는것이 제일 좋다. 마트에서 랩에 포장된 제품을 구입하는 것보다는 재래시장이나 노점에서 소쿠리에 푸짐하게 담긴 것을 사는게 좋다. 무엇보다 한 줌 더 집어 넣어주는 덤이 있어 좋고 봄의 기운까지 더불어 오니 흥겹다. 식구가 적다며 극구 사양하지만 할머니는 꼭 한 주먹을 더 넣어 주신다. 그 마음 씀씀이가 고마워 한 잎도 헛으로 버리지 못하겠다. 어제도 속이 노랗게 꽉찬 배추를 한 포기 사서 된장국을 끓이고 듬성 썰어 겉절이를 해서 먹었다. 깨소금과 매실청, 고추가루를 넣어 버무린 겉절이를 보니 식탁에도 봄이 한가득이다.

나는 풍성한 이 봄이 너무 좋다.

 

 

 

 

2.

재활용 수거일에 버리려고 모아 두었던 쥬스병을 이용해서 색연필 꽂이를 만들었다. 씻어서 색연필만 담아 두기에는 무언가 부족해 보여서 면 레이스로 장식을 해 보니 제법 그럴 듯 해 보였다. 내심 뿌듯한 마음이 들어 사진까지 찍어두고 가족들에게 자랑을 했다. 다이소에서 천원 주고 산 레이스 끈을 크기에 맞춰 자르고 글루건을 이용해서 고정시켰다. 12개 음료수 병 중 4개는 색연필꽂이로 사용하고 나머지 4개는 원두를 넣어 방향제로 쓸 예정이다. 그리고 나머지 4개 병은 지끈으로 묶어서 화병으로 사용할까 ?

바쁘게 지낼 때는 필요한 것은 대부분 돈으로 해결했는데 요즘은 느긋한 오전 시간에 청소를 하거나 빈 화분에 꽃을 심거나 아니면 이렇게 손으로 만드는 일에 재미를 붙였다. 지난 주에는 원단 시장에 가서 연두색 체크 무늬 천과 광목 천을 떠서 커텐을 만들어 왔다. 큰 돈이 아니어도 좋다. 세련되진 않았지만 그 작고 소박함이 좋아졌다. 천원짜리 작은 화분에 오백원짜리 다육 식물을 옮겨 심으며 느꼈던 흙의 감촉과 정겨움이 좋아서... 그저 봄이 되면서 새롭게 시작된 모든 일들이 고맙고 기쁘다.

내가 손수 심고 보니 다 예쁘고 귀하다. 빈병 하나도 예사롭게 보이지 않고 다 쓸모있어 보인다.

손을 움직여 하는 일이 얼마나 재미있고 즐거운지 알아가는 봄이다.

 

 

 

 

3.

우리 가족은 봄이 되면 꼬옥 전주 나들이를 간다. 차분한 마음으로 전동 성당을 둘러보고, 고즈넉한 한옥마을 골목들을 느릿느릿 걸으며 예쁜 수공예품을 파는 가게도 기웃거려보고, 길거리에서 파는 군것질거리들로 허기를 달래기도 한다. 하지만 몇 해전부터는 도이름도 알 수 없는 간식들과 줄을 길게 선 식당들로 인해 도통 정신을 차릴 수 없다. 외할머니 솜씨와 풍년제과 그리고 수제만두 가게는 줄이 너무 길어서 뭔가를 먹거나 사겠다는 엄두가 나질 않았다. 그리고 이런 번잡함 자체가 싫다. 시끄러움을 피하고 싶어서 찾았던 곳이 점점 상업화되는 게 씁쓸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팡이 아이스크림을 들고 다니며 먹고 있었고, 꼬치를 한입 가득 물고 있거나 사람 머리보다 큰 솜사탕을 손에 든 사람들도 많았다.

요즘 전주는 사람 구경하러 간다고 하는게 더 맞다. 남편과 함께 예쁜 소품 파는 가게에 들렀는데 노숙자인 듯 한 할아버지 한 분이 지팡이로 가게 바닥을 치며 소리를 지르고 계셨다. 낮부터 술을 드신 듯... 알아들 수도 없을 뿐 아니라 가게 입구를 막고 계시니 다시 밖으로 나가기도 어려워 참 난감했다.

젊은 가게 주인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안절부절하는데... 남편이 할아버지 옆에 앉아 조근조근 말을 붙이고 있는게 아닌가 ? 좁은 마음에 손을 뻗어 남편의 어깨를 쿡쿡 찌르며 눈짓을 마구했다. 괜시리 끼여들었다가 술 취한 할아버지가 휘두르는 지팡이에 맞기라도 하면 어쩔까 ? 그리고 가게 주인이 해결해야 할 일을 왜 나서고 그럴까 ? 하지만 남편은 아랑곳없이 할아버지 옆에 찰싹 붙어 앉아 뭘 도와드리면 되겠냐고 친철하게 묻는다.

112를 불러달라고 하시는데... 그 이유를 물으니 갑자기 낡은 신발을 벗기 시작하신다.

겨우내 꽁꽁 얼어 동상에 걸린 발은 검붉은 색으로 변하여 퉁퉁 부어 있었다. 발이 아프다며 112를 불러 달라고 하신다. 옆에서 그 이야기를 차분하게 다 들어주니 할아버지의 화도 조금은 누그러지신듯 목소리가 한결 부드러우지셨다. 우리는 112를 불러 상황을 이야기 한 후 가게를 나왔다.

누군가 할아버지의 이야기에 좀 더 빨리 귀 기울였다면 그리 화를 내지 않으셨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 할아버지가 겪은 겨울이 얼마나 혹독하고 힘들었을지를 그 발이 보여주고 있었다. 그 아픈 발로 온 거리를 헤매고 다니셨겠지 생각하니 마음이 짠하니 아프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저녁값이라도 드리고 올 걸 하는 후회를 했다. 착한 일을 할 기회였는데 또 망설이다 기회를 놓쳤다. 그 할아버지에게도 이 봄이 희망이 되길 기도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선한 남편의 마음을 배우고 싶다.

 

4.

 

 

 

 

 

 

 

 

 

 

 

 

 

 

 

 

 

 

 

 

 

 

 

 

 

 

 

 

 

최근에 장영희 수필집을 읽고 있는 중이다. 이 봄에 읽기 좋은 편안한 문장들과 소개된 시와 책들이 참 좋다. 그리고 박완서의 노란집은 하루종일 세 군데의 카페를 돌아다니며 커피를 네 잔 마시며 다 읽었다. 이 봄이 가기 전에 읽고 싶은 책이 너무 많다. 그런데 봄 햇볕이 좋은 날은 책을 읽기보다는 꽃구경을 갈 예정이다. 나는 지금 벚꽃이 눈처럼 내리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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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03-11 0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저씨가 할아버지 마음을 읽으셨나 봐요.
아저씨한테서는 맑은 빛이 흘러나오는가 봐요.
그 맑은 빛이 온 집안에 감돌기에
착한시경 님도 예쁜 손을 놀려
멋진 연필꽂이를! 책꽂이에 살포시 얹으셨군요~
 

그때부터 두 사람은 사냥하는 법, 물고기를 잡는 법, 폭우에 견딜 수 있는 튼튼한 오두막을 짓는 법, 먹을 수 있는 과일을 고르는 법을 배웠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밀림의 세계에서 자연과 더불어 사는 기술을 터득하는 일이었다. (책 53쪽에서)

 

 

 

 

 

 

 

 

  

소담스럽게 쌓인 눈 한번 제대로 보지 못하고 겨울이 가고 있다.

열흘동안 책을 싸고, 책꽂이를 새로 맞추고 다시 제 자리를 찾아 정리하면서 2월의 마지막을 분주하게 보냈다. 이번에는 필요 없는 책은 버리거나 친구들에게 나눠 주려고 마음 먹었지만 결국 욕심을 버리지 못해서 대부분의 책들은 먼지만 털어 다시 나의 책꽂이로 돌어갔다. 이번에도 찾기 쉽게, 같은 책을 다시 구입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제대로 정리해보자 마음 먹었지만 게으름과 피곤함 때문에 지키지 못할 약속이 되어 버렸다.

책이 엄청난 짐이 될 수 있음을 온 몸으로 체험한 시간들이었다. 책정리를 핑계로 한동안 책도 읽지 못했고 덩달아 알라딘에도 오랜만에 글을 올린다. 2월달에 읽으려 했던 책들은 대부분 3월로 미뤄야 겠다.  "작가란 무엇인가?"와 "꼬리치는 당신"을 오늘부터 다시 시작하려고 집어들었다.

무슨 일이든지 꾸준히 흐름대로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한동안 쉬었더니 오히려 집중이 잘 되지 않아 연애소설 읽는 노인을 다시 읽으며 정리했다.

 

 

 

 

 

나는 글을 읽을 줄 알아. 그것은 그의 평생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이었다. 그는 글을 읽을 줄 알았다. 그는 늙음이라는 무서운 독에 대항하는 해독제를 지니고 있었다. 그는 읽을 줄 알았다. 하지만 읽을 게 없었다. (책 75쪽에서)

 

밀림의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이 소리야말로 진정 살아 있는 자연의 소리라고 할 수 있을 거야.

노인은 <낮에는 인간과 밀림이 별개로 존재하지만, 밤에는 인간이 곧 밀림이다>는 수아르 족 인디오의 말을 떠올리며 어둠을 응시하고 있었다. (책 130쪽에서)

 

노인은 천천히, 아주 천천히 책을 읽었다. 그의 독서방식은 간단치 않았다. 먼저 그는 한 음절 한 음절을 음식 맛보듯 음미한 뒤에 그것들을 모아서 자연스런 목소리로 읽었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단어가 만들어지면 그것을 반복해서 읽었고, 역시 그런 식으로 문장이 만들어지면 그것을 반복해서 읽고 또 읽었다. 이렇듯 그는 반복과 반복을 통해서 그 글에 형상화된 생각과 감정을 자기 것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음절과 단어와 문장을 차례대로 반복하는 노인의 책읽기 방식은 특히 자신의 마음에 드는 구절이나 장면이 나올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도대체 인간의 언어가 어떻게 해서 그렇게 아름다울 수 있는가를 깨달을때까지, 마침내 그 구절의 필요성이 스스로 존중될 때까지 읽고 또 읽었다. 그러기에 그에게 책을 읽을 때 사용하는 돋보기가 틀니 다음으로 아끼는 물건이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책 46쪽에서)

 

안토니오 호세 볼리바르 프로아뇨는 틀니를 꺼내 손수건으로 감쌌다. 그는 그 비극을 시작하게 만든 백인에게, 읍장에게, 금을 찾는 노다지꾼들에게, 아니 아마존의 처녀성을 유린하는 모든 이들에게 저주를 퍼부으며 낫칼로 쳐낸 긴 나뭇가지에 몸을 의지한 채 엘 이딜리오를 향해, 이따금 인간들의 야만성을 잊게 해주는 세상의 아름다운 언어로 사랑을 얘기하는, 연애소설이 있는 그의 오두막을 향해 걸음을 떼기 시작했다. (책 180쪽에서)

 

 

 

문을 열면 물씬 풍기는 나무 향기와 내가 좋아하는 고흐의 그림들 그리고 아끼는 책들과 클래식 음악이 은은히 울려 퍼진다. 책을 보다가 마음에 드는 부분이 나오면 언제나 메모할 수 있는 예쁜 노트와 잘 깎여진 연필도 있다. 힘들었지만 정리하고 꾸며놓고 보니 나름 마음에 드는 공간이 되었다. 이제는 커다란 창을 통해 비와 햇빛 그리고 바람도 다 느낄 수 있으니 참 기분 좋은 일이다.

새로운 공간은 설레임과 동시에 낯설음도 준다. 쏟아져 버릴 것 같은 책들과 정리 불가했던 잡다한 잡동사니들이 가득했던 예전의 공간에 비하면 넓고 훌륭한 공간이지만 아직은 적응이 필요하다.

 

사실 루이스 세풀베다의 "연애소설 읽는 노인"은 아마존 밀림을 개발하려는 백인들과 그곳에서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원주민과 연애 소설을 읽는 한 노인 그리고 암살쾡이의 이야기이다.

아마존 밀림 속 엘 이딜리오 마을에 사는 노인 안토니오 호세 볼리바르는 원주민 수아르 족과 생활하면서 그들에게서 자연속에서 생존하는 방법을 배워간다. 아내을 불임으로 인한 온갖 소문에서 벗어나고자 아마존 밀림에서 그들은 죽자살자 열심히 땅을 일구어 갔지만 우기를 겪으면서 모든 것들을 송두리째 잃어버리는 악몽을 반복한다. 그곳에서 자연에 맞선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때부터 두 사람은 사냥하는 법, 물고기를 잡는 법, 폭우에 견딜 수 있는 튼튼한 오두막을 짓는 법, 먹을 수 있는 과일을 고르는 법을 배웠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밀림의 세계에서 자연과 더불어 사는 기술을 터득하는 일이었다. (책 53쪽에서)

 

백인 밀렵꾼들에게 새끼와 수컷을 잃은 암살쾡이의 잔혹한 복수와 자연이 자신에게 허락한 모든 것에 자족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노인의 연애소설 읽기가 묘하게 어우러진 소설이다. 전체적인 내용은 자연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오만하고 하찮고 이기적인 존재인가를 보여주고 있지만 나는 노인의 책읽기 방식에 더 크게 감동을 받았다.

내가 이런 아마존 밀림에서 홀로 살아 간다면 어떤 책을 가져갈까 ?

우선은 아직 한번도 제대로 읽지 못한 성경 한 권과 어려워서 읽다 포기한 책들을 좀 가져가야 할 듯 싶다. 그리고 노인처럼 몇 권의 연애소설을 가져 가고 싶다.

폭풍의 언덕, 안나 카레리나 그리고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알랭드 보통의 소설도 좋다. 책 속의 아름다운 문장과 단어 그리고 장면들을 반복해서 자기 것으로 만드는 책읽기 방식... 많이 읽기 보다는 깊이 읽어야 하는데 아직도 유치하게 많이 읽기에 집착하고 있으니 참 부질없다.

며칠 남지 않은 2월은 좀 쉬면서 마무리해야 겠다. 그리고 3월달에는 다시 으쌰 으쌰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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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4-02-26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멋진 공간이네요. 사진으로 올려주셨던 카페보다 이곳이 더 훌륭한걸요.

착한시경 2014-02-26 14:43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별 말씀을요~^^ 그냥 책이 최고의 인테리어인거 같아요~ 앞으로는 사는 일보다 읽는 일을 열심히 해보려구요,,, 즐거운 오후 되세요~

숲노래 2014-02-26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곳은 서재? 또는 식탁? 책상에 얹은 꽃무늬 천이 책꽂이와 책빛하고 몹시 잘 어울려요. 이곳에서 차 한 잔이나 밥 한 그릇 먹으면 얼마나 즐거울까 하고 한참 생각해 봅니다.

착한시경 2014-02-26 14:45   좋아요 0 | URL
서재도 아니고 식탁도 아니고,,, 일터~^^ 예쁘게 봐주시니 감사해요...
차도 마시고, 밥도 먹고...그러면서 편히 쉴수 있는 공간도 되면 좋으련만...아직도 익숙하지 않네요^^ 차차 정이 들겠죠~

서니데이 2014-02-26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정리에 이어 책장도 새로 맞추셨군요.^^ 공간의 가운데에 테이블이 있어도 좋네요.

착한시경 2014-02-26 14:48   좋아요 0 | URL
세상은 역시 더불어 사는구나...이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친구부부와 친구가 적극적으로 도와줘서 멋진 책장도 만들고 정리도 쉽게 할 수 있었어요~ ㅎㅎ 즐거운 오후 되세요~

자목련 2014-02-26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착한시경 님^^
매번 눈으로만 귀한 글을 읽었는데, 넘 예쁜 공간이라 손으로도 인사를 남겨요.
정말 예쁘네요. 저 곳에서 있으면 책을 읽는 동안, 차를 마시는 동안, 아주 아주 충만할 것 같아요^^

착한시경 2014-02-26 17:5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요즘 사진기가 성능이 좋은가봐요~ 사진이 더 예쁘게 나왔네요
가까운 곳에 계시면 정말 향 좋은 커피 대접하고 싶은데요~ 편안한 저녁 보내세요^^

꿈꾸는섬 2014-02-26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사한 책상에 앉아 차도 마시고 책도 읽고 분위기 정말 좋은데요.
깊이 읽기에 대한 고민은 저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아름다운 공간, 멋지네요.^^

착한시경 2014-02-26 18:00   좋아요 0 | URL
많이 읽기가 아니라,,, 깊이 읽기를 해야 하는데... 사실은 둘 다 부족해요ㅜ.ㅠ
그동안은 많이 사기였는데 이제는 제대로 읽기 한번 해보려고요~ 따뜻한 저녁시간 되세요^^

다락방 2014-02-26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책으로 꽉꽉 찬 공간, 근사해요!
저도 언젠가 혼자 살게 된다면, 방 안 전체를 책으로 꽉 채워보고 싶어요. 멋집니다!

착한시경 2014-03-03 23:44   좋아요 0 | URL
언제가 둘이 같이 살게 된다면... 이렇게 되시길...ㅎㅎ
다락방님처럼 센스있고, 재미있고, 책도 좋아하시는 분 만나서...근사한 서재 만드세요.. 늘 다락방님이 올리신 글 열심히 찾아 읽고 있어요~ 어제 읽어도 유쾌한 글 감사합니다.

세실 2014-02-26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참 멋진 공간입니다. 책장도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입니다. 나무향 솔솔~~~~
저도 안방을 서재로 만들긴 했는데 옷장도 그대로 있고, 피아노도 있어서 폼이 안나네요.
음 다시 시작해 볼까요? 끙!!!

착한시경 2014-03-03 23:47   좋아요 0 | URL
책 정리하고 옮기는 일로 이번 겨울은 마무리 했네요...
나무 책장이 주는 느낌과 향은 저도 무척 좋아했는데,,, 나무 책장은 저도 퍽 맘에 들었어요.. 가까이 계시다면 서재에서 만난 분들을 초대해서 차 한잔 마시면서 소소하게 수다 떨고 싶네요...물론 세실님은 당연 초대하고 싶구요~

단발머리 2014-02-26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멋져요. 책장도 근사하구요.
첫번째 사진은 '이미지저장'하고 싶어요.
저도 이렇게 꾸미고 싶군요*^^*

착한시경 2014-03-03 23:50   좋아요 0 | URL
와...과분한 칭찬~
정말 핸드폰 사진기 성능이 120% 발휘된 것 같아요... 여전히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서 뒤죽박죽 마구잡이로 꽂혀있답니다~ 그렇지만 나무 책장은 제 맘에도 쏙 들어요..ㅎㅎ
예쁘게 봐주셔서 저두 감사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7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맙소사, 이렇게 멋진 서재라니..... 아이구야.. 이거 전 그냥 책 창고가 되어서리...
음 이번 기회에 저도 아예 .. 아니다... 그냥 집 사면 방 크기에 맞게 주문 해야겠어요.

착한시경 2014-03-03 23:52   좋아요 0 | URL
사진만 멋지게 나온건데...ㅎㅎ 직접 보면 책장만 멋있는,,, 정리안된 창고 수준이예요^^ 그래도 봄이 시작되기 전에 대충 마무리 되어...알라딘 서재에 축하를 받으니 기분 좋은데요...특히 제가 좋아하는 곰곰발님께 멋진 서재라는 댓글까지...감사해요~

페크pek0501 2014-03-01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놀러 가서 책 외양을 감상하며 차 마시고 싶은 서재에요. ^^
멋져요, 멋져...

착한시경 2014-03-03 23:54   좋아요 0 | URL
오세요...오세요... 언제라도 오신다면 열렬하게 환영합니다.
페크님과 맛있는 커피 한잔 같이 마실 수 있다면 저도 영광~ 페크님 올리신 글은 빼놓지 않고 꼼꼼하게 읽고 있는 중이예요~ㅎㅎ 봄에도 좋은 책 많이 소개해주세요~

nada 2014-03-02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멋집니다.책으로 꽉찼으니 질리군요.
좋은 책들 많이 보시고 좋은 글들 많이 올리시기 바랍니다.
저는 초보입니다.
첫나들이했습니다.

착한시경 2014-03-03 23:56   좋아요 0 | URL
와~저도 서재에서 활동한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같은 초보네요^^
자주 놀러오세요~ 알라딘 서재에서 뵙는 분들이 가까운 곳에 계신다면 초대해서 차 한잔 마시며 이야기 나누고 싶은데요~ㅎㅎ 앞으로도 자주 뵈요...

그렇게혜윰 2014-03-04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읽기 좋은 공간이네요. 저도 3월엔 착한시경님 따라 꼬리치는 당신 읽을까봐요^^ 진짜 저런곳이 존재한다니 검증하고 싶어질 정도!^^
 

훌륭한 작가가 되기 위해 작가는 글을 쓰는 매 순간 절대적으로 제정신이어야 하며 건강해야 합니다. 저는 글 쓰는 행위는 희생이며, 경제적 상황이나 감정적 상태가 나쁘면 나쁠수록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는 낭만적인 개념의 글쓰기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합니다. 작가는 감정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아주 건강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문학작품 창작은 좋은 건강 상태를 필요로 한다고 생각하며, 미국의 '잃어버린 세대' 작가들은 이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인생을 사랑한 사람들입니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파리 리뷰 인터뷰, 책 375쪽에서)

 

 

 

 

 

 

나는 글을 읽을 줄 알아.

그것은 그의 평생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이었다. 그는 글을 읽을 줄 알았다. 그는 늙음이라는 무서운 독에 대항하는 해독제를 지니고 있었다. 그는 읽을 줄 알았다. 하지만 읽을 게 없었다.

(책 75쪽에서)

 

 

 

 

 

 

 

 

 

한동안 주인의 관심에서 멀어져 홀로 비어 있었던 서재를 다시 찾기 시작한 것은 작년 11월 말 무렵이었다. 여러가지 복잡한 개인적 상황을 잊기 위해서 책 읽기와 서재에 마음을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

오랫동안 돌보지 않은 서재에 들어와서 책장에 새로운 책을 담아 정리하고, 배경 화면을 바꿔주고 틈틈히 들어와서 글을 올렸다. 물론 잘 가꿔진 다른 서재를 구경하는 재미도 덤으로 얻었다.

주인이 관심을 갖고 사랑하며 돌보기 시작하니 어느날부터 내 서재를 구경하러 오는 분들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부끄럽게도 알라디너 선택을 받는 글도 생겼다. 그리고 부족한 나의 글에 댓글을 달아주는 서재 분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열 명도 찾지 않았던 나의 서재에 이제는 하루에 수십 명씩 다녀가니 신기할 뿐이다.

 

서재에서 재미있게 노는 동안 내가 얻은 것은,

우선 내 주변 상황들이 많이 정리되었고,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다른 분들의 서재를 통해서 내가 좋아하고 관심 갖고 있는 책들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얻었고, 그동안 알지 못했던 다른 분야의 책과 작가들도 많이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댓글에 담긴 그 분들의 따뜻한 마음과 관심에 감사 드린다. 얼굴도 나이도 모르고 사는 곳도 알지 못하지만 무엇보다 책과 삶에 대해 함께 공감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위로였다.

사람으로 인한 상처는 역시 사람으로 치유 받을 수 있으며, 대부분의 문제들은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결론을 다시 얻었다. 내가 이렇게 편안한 마음으로 책이 주는 즐거움에  몰입할 수 있게 된 것은 결국 시간과 알라딘 서재 때문이다.

 

 

 

축하...축하...

가족들과 서재에 방문자 수가 10,000명을 넘은 것과 지난 달에 이어 이번달에도 마이 페이퍼에 당선된 것을 함께 축하했다. 물론 서재의 달인 분들에 비하면 10,000명이 뭐 대단할까 싶지만 나에게는 의미가 크다. 서재에 들어오면 잠시 걱정도 고민도 다 잊게 된다. 그리고 알라딘 서재로 때문에 책을 더 많이 읽게 되었으니 일석이조다. 유치하지만 가족과 친구의 축하를 받으며 아이처럼 신났다. 이달 당선작으로 뽑혀도 이렇게 가슴 떨리고 즐거운데 정말 신춘 문예나 유명한 문학상에 당선된다면 아마도 심장이 터져버리거나 기절해 버릴 것만 같다. 당선작에게 지급된 알사탕으로 사고 싶은 책을 구입했다.

 

 

 

 

내가 돈으로 고 책을 때와는 완전 다른 기분... 남편은 케익을 사주며 글 써서 돈 벌었다고 기특해 했다.

가장 먼저 그 동안 찜해 놓고 구입하지 못했던 '작가란 무엇인가'를 장바구니 담아 결재했다. 책을 받는 순간 떨림...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의 이름을 보며 마음까지 숙연해졌다.

우선 12명의 작가의 파리 리뷰 인터뷰 중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쓴 밀란 쿤데라와 '콜레라 시대의 사랑'과 '백년 동안의 고독'을 쓴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부분부터 읽었다.

'작가란 무엇인가'를 읽고 싶은 마음은 너무 컸지만 두려운 마음이 들어 사지 않았다. 물론 내가 이렇게 위대한 작가가 되고 싶다는 대책없이 허황된 꿈을 꾸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에 나는 뭔가를 써 보고 싶다는 마음이 자꾸 든다. 내 일상과 책에 대해서 기록해 두고 싶다는 마음이다.

축하금을 받아서 산 책들을 책상 위에 잘 쌓아두었다.

'연애 소설을 읽는 노인'에 나오는 주인공 안토니오 호세 볼리바르의 고백처럼 글을 읽을 줄 안다는 것이 축복이다. 그런데 나는 글을 읽을 줄도 알고, 읽을 책도 많으며 다양한 감정 표현이 가능한 한글을 모국어로 사용하니 특별한 축복을 받은 게 틀림없다.

이번 주에 책을 정리하면서 당분간 구입을 자제하겠다고 다짐했는데 또 책을 샀다. 그리고 나를 우울에서 구해준 알라딘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어 루이스 세풀베다의 소설을 몇 권 더 구입할 예정이다.

 

정말로 정말...대책없지만 지금은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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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12 04: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14-02-12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가란 무엇인가>는 장바구니에만 담아놓고, 일주일이 넘었어요. 아... 착한시경님 인용해주신 마르케스의 '제정신론' 보니까, 꼭 사야겠는데 말이지요^^

2014-02-12 09: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4-02-12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알라딘에 둥지를 틀고 꽤 오랜 시간이 흘렀더군요. 케잌을 사서 축하해주는 남편 분, 참 따뜻하시네요. 우울에서 벗어나게 되셨다니 잘 되었습니다. 저에게 알라딘 서재는 우울해서 들어오기도 하고, 우울해서 들어오지 못하기도 하는, 그런 곳이랍니다.
예전에 구병모 작가가 인터뷰에서, 글을 쓰고 있는 동안 자기는 언제나 작가였다고 하는 것을 들었어요. 책을 내든 안내든, 여기서 뭔가 끄적거리고 있는 동안엔 우리 모두 작가의 기분을 누려보아도 괜찮지 않을까요? 억지로 하는 일이 아니라면요 ^^

페크pek0501 2014-02-13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가지 소식에 추카 추카 드립니다. ^^

nada 2014-03-02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대책이 상대책일수도 있습니다.
축하합니다.오늘도 행복하세요.
 

노인은 천천히, 아주 천천히 책을 읽었다. 그의 독서 방식은 간단치 않았다. 먼저 그는 한 음절 한 음절을 음식 맛보듯 음미한 뒤에 그것들을 모아서 자연스러운 목소리로 읽었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단어가 만들어지면 그것을 반복해서 읽었고, 역시 그런 식으로 문장이 만들어지면 그것을 반복해서 읽고 또 읽었다. 이렇듯 그는 반복과 반복을 통해서 그 글에 형상화된 생각과 감정을 자기 것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음절과 단어와 문장을 차례대로 반복하는 노인의 책읽기 방식은 특히 자신의 마음에 드는 구절이나 장면이 나올 때도 마찬가지였다.  

- 연애 소설 읽는 노인 44쪽에서 -

 

 

 

 

겨울이 길다고

걱정하지 말자.

 

겨울이 길면

봄은

순식간에 찾아오니까.

 

 

 

 

 

 

 

1.

같은 하늘 아래서 눈폭탄을 맞아 고립된 곳이 있는가 하면 하루종일 어둡고 낮게 내려 앉은 하늘에선 비만 오락 가락한 곳도 있다. 깊은 겨울 밤 잠깐 내린 눈이 계족산 꼭대기를 살짝 덮었을 뿐 좀처럼 함박눈을 보기가 힘든 겨울이다.

올 겨울이 시작되면서 아파트 입구에 붕어빵을 파는 트럭이 보이기 시작했다. 나이 지긋한 아주머니가 흑미 찹쌀을 섞어서 붕어빵 반죽을 만드시는데 겉은 바삭하고 안은 쫄깃쫄깃해서 찰떡맛이 난다. 무엇보다도 붕어빵 머리부터 꼬리까지 듬뿍 넣은 달달한 팥이 너무 맛나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저 지나냐... 우리 가족은 보약 챙겨 먹듯이 매일매일 2,000원어치의 붕어빵을 사먹고 있다. 이 겨울이 끝나가는게 아쉽다면 단연코 붕어빵을 먹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입맛도 사람도 길들이기 나름이다. 어떤 일에 익숙해지면 길들여진다. 내가 올 겨울 붕어빵을 자주 먹으며 그 그 트럭 아줌마의 흑미찹쌀 붕어빵에 입맛이 들여진 것 처럼 사람도 자주 만나면 길들여진다.

길들여진다는것은 결국 익숙해지고 닮아가는 것 아닐까 ?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던 친구가 최근에 폭풍의 언덕, 콜레라 시대의 사랑을 열심히 읽고 있는 중이며 심지어 문학동네 카페나 알라딘에 와서 책 소개나 기사를 찾아 읽곤 한다. 함께 공감하고 대화할 수 있는 주제가 있다는 건 참 즐거운 일이다. 비록 아직은 여전히 주인공 히스클리프의 이름을 발음하는데 헤매고 있지만 그래도 그녀의 변화는 아름답다.

 

 

 

 

 2.

몇 년동안 쌓아 놓은 채 정리를 하지 않았던 책들을 마음 먹고 정리 하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이 흐르는 동안 켜켜히 쌓인 먼지와 책꽂이 깊숙한 곳에서 몇 년동안 사람의 눈빛 한번 받지 못한 책들 그리고 다양한 사연을 안고 나에게 온 책들이 빼곡하다. 한권 한권 먼지를 털어내고 정리를 하면서 수많은 감정들이 교차 했다. 도대체 나에게 이 많은 책들이 어떤 의미일까 ?  난 왜 이렇게 긴 세 월동안 많은 책들을 모았을까 ? 지금은 내가 정리하고 있지만, 만약 내가 죽고 난 후라면 이 많은 책들을 남은 가족들은 어떻게 처리할까 ? 아들에게 정말 물려주고 싶은 책을 제외하고는 기부를 해야겠다. 아니면 내가 죽고 난 후 내가 정말 좋아했던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나눠주고 싶기도 하다. 오랫동안 이 책을 아껴줄 사람에게 주고 싶다. 책을 짐으로 여기지 않을 사람... 그리고 그 책을 보면서 나를 기억해 줄 수 있는 사람에게 주고 싶다.

정리가 너무 힘들어서 앞으로는 정말 꼭 필요한 책, 정말 갖고 싶은 책만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랫만에 하는 육체 노동에 완전 지쳐버린 주말이다. 새로 읽기 시작한 '연애 소설 읽는 노인'

뒷 이야기가 궁금해서 다 읽고 싶지만 너무 피곤하다. 아마도 내일 오전으로 미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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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4-02-10 0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착한 시경님 댁의 서재를 사진찍으신 건가요. 어우, 저 보고 깜짝 놀랐어요. 책이 많아서요. 저희집에 저만큼 있으면 아마 저는 목록 써야 할 거예요. 그래도 부럽네요. ^^

착한시경 2014-02-10 13:14   좋아요 0 | URL
책에 쌓인 어마어마한 먼지를 온 몸으로 마시며 정리했어요ㅠ.ㅠ
남편이랑 아이한테 눈치 보이더라구요,,, 앞으로 미리미리 정리하고 구매를 자제해야지하고다짐했어요,,,

숲노래 2014-02-10 0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들은
둘레 좋은 이웃한테 베풀고 싶은 선물이 될 수도 있고,
이 책들은
보기만 해도 즐거운 빛일 수 있고,
이 책들은
앞으로 찬찬히 느긋하게 누리고 싶은 이야기일 수 있겠지요.

착한시경 2014-02-10 13:19   좋아요 0 | URL
책이 좋아서...한권씩 모으다보니,, 어느새 이렇게 많아져 버렸어요^^
먼 훗날 개인도서관을 만들고 싶은데~ 이룰 수 있을지...
아직도 읽고 싶은 책, 사고 픈 책이 너무 많아 고민이네요~

페크pek0501 2014-02-10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구경을 잘 했어요. 책이 많네요. 보기 좋아요.
저도 거실 한 면을 책장의 책으로 가득 메우고 안 방 침대 부근에 쌓아 놓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생각한 건데, 계속 쌓아 놓을 수만은 없고 그렇다고 책을 사지 않을 수도 없어서
천 권 정도로 정해서 그 이상 넘지 않도록 하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니까 천 권만 두고 나머지는 중고서점에 팔고... 그 다음부턴 세 권 구입하면
세 권을 중고서점에 파는 식으로 해서 천 권을 넘지 않게 조절하는 것이죠.
사실 다시 읽지 않을 책은 남이라도 읽도록 처분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

울보 2014-02-10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처음인사드리네요,
그냥 너무 멋진 책장을 보고 달려와 인사드리고 갑니다,

착한시경 2014-02-11 22:0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읽지 않은 책만 가득한 책장인데..ㅎㅎ
앞으로도 자주 뵈어요...저도 울보님 서재에 놀러갈께요^^

appletreeje 2014-02-11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먼저, 올려주신 <연애 소설 읽는 노인>의 글귀가 마음에 쏙 들어오네요~
감사해요. 이렇게 좋은 글 함께 읽게 해주셔서요.^^

제목의 '책이 쌓이는 소리'....음...ㅠㅠ
몇 년 전부터 저도 저렇게 쌓여있던 책들을 차례차례 정리했던 생각이 나구요.
작은 도서관이나 지하철문고, 책을 사랑하는 이웃분들이 캐리어로 원하시는 책들을
옮겨 가셨구요, 무엇보다 결정적으로 이사,를 계기로 어느 정도 pek0501님의 말씀처럼
저도 꼭 소장해야 할, 약 천 권 정도만 남겨놓고 아낌없이 다 방출했던 듯 싶어요~ㅎㅎ
아마, 착한시경님께서도 이사를 하시기 전엔 책정리 쉽진 않으실 것 같아용~ㅋㅋ
무엇이든 함께 하는 인연의 시간이 있을테이니~즐거운 마음으로 '책이 쌓이는 소리'를
즐기시면 될 것 같습니다~!!^^

착한시경님! 오늘도 즐겁고 행복한, 좋은 날 되세요~*^^*

착한시경 2014-02-11 22:11   좋아요 0 | URL
저두...책을 좀 정리해야 겠다는 다짐은 늘 하는데... 쉽지가 않아요..
이 욕심에서도 벗어나야 하는데...왜 이렇게 뜻대로 되지 않는지 모르겠어요
저도 트리제님처럼 가까운 분들과 책이 필요한 곳에 나눠줘야 할 듯 싶네요
한동안 뵙지 못해서 너무 궁금했어요...
이렇게 댓글까지...ㅎㅎ 너무 감사하고 반갑습니다....
 

인생의 의미에는 단순한 주관적 행복 외에도 변화와 성장, 배움과 진보 같은 가치 요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주관적 만족은 우리를 행복한 현재에 머무르게 하려는 속성을 가진다. 반면 의미는 우리를 만족스런 현재에 머무르지 말고 더 나아가도록, 변화하고 성장하도록 앞에서 손짓한다.

(책 108쪽에서)

 

 

 

 

 

 

 

 

행복, 그것은 어린아이가 자라면서 사랑하게 되는 것,

젊은 가슴에 사람들이 한 번도

불러주지 않은 신비한 이름을 간직하는 것,

부드러운 손 안에서 은밀한 말을 가만히 속삭이는 것,

말로 할 수 없는 결합을 온화함으로 받아들이는 것,

흩어지는 물을, 날아가 버리는 구름을 시샘하는 것,

한 마디 음성에 떨리는 사랑하는 사람의 가슴을 느끼는 것,

사람들이 좋아하고, 질투심으로 따라가는 발자취를 아는 것,

빛나는 낮을 꿈꾸는 것,

밤을 불사르고 비틀어버리는 것,

무엇보다 영혼이 잠들어 있는 나이를 슬퍼하는 것,

여인들의 모든 시선을 받으며 항상 괴로워하는 것,

4월의 모든 덤불, 진홍빛 하늘의 불꽃들 가운데 고통을 견디는 것,

하나의 시선, 한 송이 꽃, 하나의 태양만을 추구하는 것이려니 !

- 책 128쪽 빅토르 위고의 그래서 행복은 어디에 있나요 중에서 -

 

 

 

- 일단 환락의 도시를 떠나 시골로 가야 한다.

- 자신이 먹을 것은 자기 손으로 해결해야 한다. 즉 육체 노동을 해야 한다.

- 모든 사람을 형제처럼 사랑해야 한다.

- 착하게 살고 남을 위해 살아야 한다.

- 거짓말하지 말아야 한다.

- 곡물과 채소만 먹어야 한다.

- 술과 담배는 끊어야 한다.

- 어렵고 복잡한 예술은 다 버려야 한다.

- 항상 죽음을 생각하며 겸허하게 살아야 한다.

(책 285쪽에서)

 

 

어느 시점에서는 상대방에게도 꼭 그만큼의 목숨 건 사랑을 기대하는 것이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상대방은 나처럼 그렇게 헌신적인 사랑을 하지 않는 것 같다. 나한테는 네가 전부인데 너한테는 내가 전부는 아닌 것 같다. 이런 식의 생각은 곧 근거없는 의심과 질투로 발전해 나간다. 안나는 이런 고전적인 심리적 동요의 단계를 차근차근 밟는다. (책 59쪽에서)

 

노주인(老主人)의 장벽(腸璧)에

무시(無時)로 인동(忍冬) 삼긴물이 나린다.

자작나무 덩그럭 불이

도로 피여 붉고,

구석에 그늘 지여

무가 순돋아 파릇하고,

흙냄새 훈훈히 김도 사리다가

바깥 풍설(風雪)소리에 잠착하다.

산중에 책력(冊曆)도 없이

삼동(三冬)이 하이얗다.

- 정지용의 인동차 -

 

1.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서 들려오는 아름다운 피아노 소리... 겨울왕국 Let it go의 선율에 잠시 현관문 앞에 멈춰 섰다. 연휴에 가족들과 함께 겨울 왕국을 보고 돌아온 후, 피아노를 치는 아들이 악보를 출력해 열심히 연습을 하고 있는 곡이다. 생각보다 어렵다고 며칠동안 끙끙거리며 연습에 몰두하더니 이제 제법 음이 끊어지지 않고 연주가 된다. 평소 모습대로라면 학교에서 돌아와 피아노 학원에 가기 전까지 스마트폰 게임을 하거나 간식을 먹으며 빈둥거리고 있었을텐데 진지하게 몰입해서 피아노 연습을 하는 것을  보니 괜히 마음이 찡해졌다.

일곱 살 가을... 처음으로 피아노를 쳤을 때, 고사리처럼 작고 여린 손은 어느새 내 손보다 크고 듬직해졌다.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 우리 부부가 함께 세웠던 목표가 있다.

아들에게 평생 함께 할 수 있는 악기와 운동을 찾아서 일정한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끝까지 시키는 것이었다. 남자 아이가 꾸준히 한 악기를 배우는 일이 쉽지 않았을텐데 긴 시간동안 성실하게 연습해준 덕분에 지금까지 쉬지 않고 올 수 있었다. 대학 입시까지는 4년 그리고 앞으로 평생을 피아노와 함께 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100배의 노력이 필요할텐데... 닥치지 않은 일에 대한 걱정과 염려가 때로는 마음을 무겁게 한다. 하지만 피아노 치는 아들때문에 쇼팽, 베토벤, 드뷔시, 라흐마니노프 그리고 슈만까지 늘 클래식을 들을 수 있으니 덤으로 얻은 행복도 크다.

피아노를 치는 아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뿌듯함과 동시에 미치도록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하나의 사물에 지나지 않는 악기에 사람들이 숨결을 불어 연주를 하면 살아있는 생명의 소리가 된다.

이번 달에 처리해야 하는 여러가지 분주한 일들을 마무리하면 악기를 하나 배워보고 싶다. 현악기 소리를 좋아하는데 비교적 쉽고 빠르게 배울 수 있다는 우쿨렐레에 관심이 간다.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것보다 직접 연주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막연하고 허황된 꿈이 아니라 꼭 이룰 수 있는 꿈이 되었으면...... 아들은 피아노로, 나는 아쿨렐레로 Let it go를 연주할 날이 올 수 있다면 좋겠다. 해마다 악기를 배워야 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늘 실천에 옮기지 못했다. 이번만큼은 더 이상 미루지 말고 꼭 도전해 봐야 겠다. 때로는 아들도 내 삶에 신선한 자극이 된다...

 

2.

'굿바이 카뮈', '행복은 어디에 있나요', '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를 읽고 있는 중이다. '굿바이 카뮈'는 최근에 탄력을 받아 열심히 읽고 있는데 거의 마지막 부분만 남기고 있다. 카뮈의 시지프스 신화를 예로 들어 삶의 의미를 묻고 있는 책이다. 객관적 가치와 주관적 만족을 둘 다 이룬 삶이 가장 이상적인 삶이라고 이야기 한다. 이 두가지를 만족시키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뭘까? 처음 부분은 쉽게 접근이 가능하지만 읽을수록 고민과 생각이 많아지는 책이다.

'행복은 어디에 있나요'는 정말 심심할 때 읽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구입한 책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톨스토이를 비롯해서 클레지오, 빅토르 위고, 앙드레 지드, 알랭, 장 지오노와 오스카 와일드, 모파상 등이 생각하는 행복에 대한 정의를 다양한 형식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는 안나 카레리나를 통해 톨스토이의 삶과 문학 세계를 쉽고 재미있게 다루고 있는 책이다. 한마디로 톨스토이 입문서 정도로 생각하면 좋겠다.

정신없게도 세 권의 책을 번갈아 가며 읽고 있는 중이다. 오늘은 틈틈히 '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를 읽었는데 톨스토이의 결혼생활을 다룬 부분을 읽으며 흥미롭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했다. 이 책을 통해 톨스토이의 삶과 문학에 더 많이 관심을 갖게 되었으니 의미있는 시간이다.

 

이틀동안 매서운 겨울 추위를 경험했다. 절기상으로는 입춘이라 했지만 피부로 체감한 날씨는 올 해 들어서 가장 추웠다. 알라딘 장바구니에 담아놓은 책을 구입하기 위해 늦은 밤 시내에 다녀왔다. 내일 퇴근 길에 사다 주겠다는 남편에게 반은 협박 반은 애원하며 졸랐더니 결국 함께 서점에 가 주었다. 한 권만 사겠다고 다짐하고 왔지만 결국 세권을 구입해서 신나게 돌아왔다.

남편에게는 살짝 미안한 마음도 들었지만, 당장 읽지 않더라도 그 책이 집에 있어야 기쁘고 흐뭇한 마음이 드는 걸 어쩌란 말인가 ?

 

 

 

 

 

 

 

 

 

 

 

 

 

 

 

 

이렇게 추운 날은 즉석에서 보글보글 끓여먹는 음식이 확 와 닿는다. 오랫만에 남편과 즉석 떡볶이를 먹었다. 예전 추억을 떠올리며 반가운 마음에 먹었는데, 그때처럼 맛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우선은 조미료 맛이 너무 많이 나서 많이 먹을 수 없었다. 그래도 한 번쯤은 옛날 기억을 떠올리며 즐겁게 먹을 만 했다. 한참 먹다가 식당 주변을 둘러보니 우리가 가장 연장자였다. 대부분이 교복을 입은 여고생들이나 생기 발랄 대학생들이다. 어느새 그런 식당에는 어울리지 않는 중년의 나이가 되어 버리다니... 그래서 세월이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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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02-07 0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쿨렐레 즐겁게 배우셔서 아들과 함께 집안공연을 해 보시기를 기다립니다~

한 마디 말은 언제나 사랑일 때에 빛나고,
시골에서 밭을 일구는 일은 '육체 노동'이라기보다 '즐거움'이 되겠지요~ ^^

착한시경 2014-02-07 12:00   좋아요 0 | URL
따뜻한 삼월부터 시작해 보렵니다^^
아들이랑 같이 연주할 날이 속히 와야 할텐데,,,
게으른 제가 잘 할수 있을까 싶어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세실 2014-02-07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콤한 즉석 떡볶이 먹고 싶네요.
아드님이 피아노 전공하는군요.
아쉽게도 우리 집안엔 음악 전공자가 하나도 없어서 선망의 대상입니다.
울 아들이 하는 우쿨렐레, 쉬워 보이더라구요.

착한시경 2014-02-07 12:02   좋아요 0 | URL
대전 시내에 있는 즉석 떡볶이 가게 였는데,,,아이들이 많더라구요~
그래도 맛있게 잘 먹었어요...
저도 악기를 다룰 줄 몰라서~ 아들보며 대리만족 중인데
더 나이 먹기 전에 배워보려고 결심했어요....^^

단발머리 2014-02-07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아노 치는 아들, 완전 멋지지요.
착한시경님 아드님도 듬직한 뒷모습 보이며 '겨울왕국' 연주한다니, 너무 멋진대요.
저는 아롱이랑 할려고 사다 놓은 책 A-B-C 중 A 하다가 중단한 상태거든요.
남자아이들이 피아노치기 더 어려운가요. 아니면 피아노 앞에 앉기 더 어려운가요.@@

'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 눈팅하고 갑니다. 톨스토이님은 너무 빡빡하셔서, 가까이 있기엔 조금 부담스러울것 같기는 한데, 착한시경님 소개글 읽어보니, 책으로 만난다면야, 뭐... 즐거운 마음으로 만날 수 있을 거 같아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셔요^^

착한시경 2014-02-07 12:05   좋아요 0 | URL
피아노 칠 때와 잠 잘때만 멋지고 착한 아들이예요ㅠ.ㅠ
이제 그 무섭다는 중2를 보냈으니 좀 의젓해지겠죠,,
남자 아이들은 대체로 에너지가 많아서~ 오래 앉아서 하는 일은
힘들어 하더라구요,,,특히 어렸을때...
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와 안나 카레리나를 같이 읽음 더 줗을꺼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