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좁은 공간을 벗어난다. 그러나 순간적으로 지워져버린다. 이에 비해 글은 시간과 공간을 거치면서 오랫동안 여행한다. 말은 살아있는 것이며, 글은 죽어 있는 것이기에 그렇다. 말 없이 글은 생생해질 수 없다. 고대에는 언제나 큰소리로 책을 읽으면서 독서를 했다. 그래서 감기에 걸린 사람은 아예 책을 펴들지 못했다. 글 읽기 수련의 첫 번째 단계도 큰 소리로 책을 읽는 훈련이었다. 정신적인, 또는 내면적인 독서인 묵독은 두 번째 단계의 훈련이었다.

말이 글보다 먼저 있었다. 신은 세계를 명명함으로써 세계를 창조했다. 그것은 창조주의 말씀이었다. 수천 년이 지난 뒤에야 등장하는 글은 말에서 생겨난 것이며, 글에게 생생한 힘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말이 필요하다.

- 미셸 투르니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시간 중에서 -

 

 

 

 

 

 

 

 

 

 

 

아주 오래 전, 차분하고 고즈넉한 분위기의 전주는 더 이상 없다. 전주 한옥마을 거리도 인사동거리처럼 다양한 물건을 파는 상점과 프랜차이즈 식당 그리고 겉모습만 흉내 낸 전통가옥들이 즐비하다.  그래도 높은 빌딩이 하늘을 가리지 않았고, 자동차의 매연과 경적소리로부터는 잠시 벗어날 수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위안이 된다. 프랜차이즈 카페의 천편일률적인 인테리어와 맛이 아니라 작고 아담한 카페 분위기와 커피를 마시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골목 골목마다 숨어있는 카페들이 얼마나 많은지... 저리 많은 가게들이 전부 유지가 될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일요일 오후 한옥마을 거리를 걸으며 불량식품을 사먹고, 악세사리를 구경하고, 베테랑 칼국수를 먹었다. 그리고 천원짜리 시집을 두 권 샀다.

노점상에서는 주로 수공예 한지 제품이나 은 세공품, 수공예 가죽 장신구, 다양한 군것질거리를 파는데 모퉁이에 작은 좌판을 놓고 시집을 팔고 있었다.

 

 

 

 

심지어 먹을거리를 파는 좌판에는 긴 줄을 늘어 선 사람들이 보이는데, 시집은 외면을 받고 있었다. 나 역시 처음에는 곁눈질 한번 하고 지나가려는데, 오히려 함께 간 아들 녀석이 시집이 천원이라며 신기해했다. 가던 길을 멈추고 천원짜리 시집을 구경했다. 판매하는 두 권의 시집을 2,000원에 구입하며 시인이 누구일까? 궁금해했더니 수줍어 하며 본인이 쓴 시집이란다.

아~시인이셨구나... 자기가 쓴 시집을 1,000원에 직접 팔고 있는 시인...가방에서 펜을 꺼내 시집에 사인을 청했더니 너무 쑥쓰러워하신다. 

"행복해 보여서 즐거워집니다" 평범한 문장인데도 괜시리 마음이 따뜻해졌다. 다행히 우리가 시집을 사고 있는 동안 주변에 몇몇 사람들이 모여 시집에 관심을 보였다.

초췌해 보이는 얼굴이었지만 시인의 표정만은 아이처럼 순박하고 순수해 보였다. 돌아오는 길에 몇 편의 시를 읽었다. 시인이 행복한 세상이 되면 좋으련만... 더 이상 시를 그리고 소설을 읽지 않는 시대가 되었으니 전업시인으로 살아갈 시인의 삶이 밝지 않을 것 같아 안타깝다.

자신의 시집을 천원에 팔아야 하는 사연은 무얼까 ? 따뜻한 차 한잔 아니면 바로 옆에서 팔고 있었던 붕어빵 한 봉지라도 사드릴 걸... 뒤늦은 후회를 했다.

 

 

 

일요일 늦은 저녁, 알라딘에서 미셸 투르니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시간을 발견했다. '남자와 여자', '사랑과 우정','웃음과 눈물','고양이와 개' 등등 대립되는 것 옆에 서 있을 때 사물은 비로소 뚜렷한 존재 이유를 드러낸다고 한다. '고양이와 개' 편을 읽으면서 완전히 공감했다.

 

고양이가 독립적인 동물이라는 사실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드러나지만, 특히 개가 정신을 못차리고 좋아하는 설탕과 단 음식을 싫어한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물론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행동을 배우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 고양이의 독립적인 특성을 가장 잘 보여준다. 작가이자 영화감독인 장 콕도는 자기가 개보다도 고양이를 더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경찰 고양이를 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고양이는 또한 고독한 존재이기도 하다. 개가 열심히 친구들을 찾아다니는데 반해 고양이는 동족들에게서 도망친다. 개는 사람에 대한 헌신적인 사랑으로 고통을 겪기도 하고, 때로는 강제로 비천한 일을 시키는 주인때문에 품위를 잃기도 한다.

- 미셸 투르니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시간 중에서 -

 

 

 

전주 시인 덕택에 즐거운 기억이 하나 더 생겼다. 하지만 다음에는 시인이 자기 시집을 파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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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01-07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주에 서학동사진관이라는 예쁜 전시관이 있어요.
홍지서림 골목에는 헌책방이 여러 곳 있고요.

전주마실을 하셨군요~

시를 쓰고 시집을 파는 일도
시인한테는 독자를 눈앞에서 만나는
재미난 삶이 되지 않으랴 싶기도 해요.

미스코리아 뚱 2014-01-09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인의 강추로 전주를 두서너번 간적 있는데,,,예쁜수공예품들과 길거리 음식??재미있었던 기억나네요,,노란버스가 인상적이군요,,옆사람의 행복으로 즐거워진다는 말 공감,,공감,,반대로 우울하고 속상해보이면 너~무 속상속상 입니다,,요즘 제곁에 친구가 마음의 길을 잃어서 속상해요,,빨리 마음의 길을 잘 갔으면 좋겠어요,,예전처럼 행복해서 즐겁도록,,,
 

노란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나는 두 가지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꺽여 내려간데까지

바라볼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 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선택 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많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그 길도 거의 같아질것이겠지만

 

그날아침 두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날을 위하여 한길은 남겨 주었습니다

길은 길에 이어져 끝이 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 올수 있는지를 의심 하면서

 

오랜 세월이 흐른 훗날에

나는 한숨을 쉬면서 이야기 할것입니다

숲속에 두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가는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것이 달라졌다고

- 로버트 프르스트의 가지 않은 길(피천득 역) -

 

"착한 마음씨보다 더 뛰어난 인간의 장점을 나는 알지 못한다"

이 문장을 읽으며 마음 속에 떠오르는 친구가 한 명있다. 내가 하지 못하는 일들을 척척해내는 이 친구를 보면 언제나 신기하고 재미있다. 최근 나의 친구는 독학으로 익힌 빵과 파이 만드는 일 그리고 바느질하는 일에 푹 빠져있다. 물론 이런 취미 생활 덕분에 덩달아 다양한 파이와 빵을 맛보고 있는 중이다.

지난 주에도 직접 구운 초코칩 쿠키와 단호박 머핀 그리고 호두 파이와 사과 파이를 먹었다.

빵은 파리파게트, 떡은 고향떡집을 늘 이용하는 나로써는 빵과 떡을 직접 만들어 먹는 친구의 솜씨에 늘 감탄하고 감탄할 뿐이다. 하지만 단지 이런 솜씨 때문에 내가 그녀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늘 주변사람들을 생각하는 착하고 넉넉한 마음 씀씀이에 더 큰 감동을 받는다. 금요일 저녁에는 그 친구의 집에서 모임이 있었는데 사과와 딸기 파이, 호두 파이, 계란과 베이컨으로 만든 빵 그리고 쑥 반죽으로 만든 송편... 직접 만든 다과를 준비해 우리를 깜짝 놀라게 했다. 저녁을 먹고 간 모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들 맛나게 먹었다.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때문에 낯선 사람들과의 모임이 어색하지 않고 즐거웠다. 역시 사람들은 같이 먹으면서 친밀해 지는 것 같다.

 

 

 

 

 

아들의 첫번째 피아노 선생님이면서 나의 베스트 프렌드 그리고 소올메이트이면서 언니...

우리는 일주일에 다섯번 정도를 만나 시간을 보내는데, 한번도 그 만남이 지루한 적이 없다.

만나지 못하는 이틀은 전화 통화로 안부를 주고 받는다. 이런 친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난 정말 행복하고 즐겁다.

유난히 겨울을 싫어하는 친구는 늘 봄을 기다린다. 11월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내복을 입기 시작해서 꽃샘 추위가 지나고 완연한 봄이 되면 그제야 내복을 벗는다. 본인의 고향은 경상도, 남편은 강원도 그리고 현재는 대전에 살고 있기 때문에 세 군데 사투리를 복합적으로 사용하는데... 재미있는 것은 본인은 사투리를 많이 사용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리스인 조르바를 같은 조씨라서 좋아하고, 체게바라와 디오니소스적인 삶을 추구하는 나의 친구... 골목 운전의 달인이며 이해하지 못하는 다양한 은어를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그녀의 유쾌함을 나는 120% 사랑한다.

천사커피보다 더 향기로운 커피를 내릴 수 있고, 식당에서 먹는 맛있는 음식을 다 직접 만들어봐야하는 친구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

어떤 고민이나 걱정도 함께 이야기하고 있으면 다 사소하게 느껴지는데, 그건 아마도 늘 나를 안심시키고 위로하는 특별한 능력이 그녀에게 있기 때문이다.

나는 누군가에게 이런 친구가 된 적이 있었는가 ? 부끄럽지만 아직은 없다.

삭막한 세상에서 나를 누구보다 아끼고 이해해주는 친구 한명이 있다는 건... 행운이고 행복이다.

 

 

 

 

 

친구가 좋아하는 시 한편과 내가 좋아하는 노래에 마음을 담아 보낸다. 겨울을 몸서리 치게 싫어하는 나의 친구를 위해 올 겨울이 덜 춥기를 기도한다 그리고 올해는 친구의 계획처럼 같이 좋은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요즘 함께 읽고 있는 오르세나의 '오래 오래'도 꼭 이 겨울 마무리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스인 조르바와 체게바라를 좋아하지만 아직 책을 읽지 않은 친구를 위해 올해는 책 선물을 많이 하고 싶다.

그리고 먼 훗날... 우리가 꿈꿔왔던 일을 함께 할 수 있기를...

우리의 만남과 인연이 삶의 끝날까지  아름답게 마무리 될 수 있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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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05 23: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06 09: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숲노래 2014-01-06 0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착한시경 님 스스로한테도, 고운 벗님한테도
예쁜 마음과 책과 이야기
서로 주고받으면서
즐거운 하루 되겠지요~

착한시경 2014-01-06 09:48   좋아요 0 | URL
와...언제나 예쁜 댓글 감사드려요...
정말 함께살기님 말처럼 고운 벗님...인것 같아요...
너무 착하고 고운 친구니까요... 오늘도 행복하세요^^

심야책방 2014-01-06 0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런 친구가 하나 있어요. 친구가 많진 않지만 저 친구 하나 얻은 걸로 충분히 감사하고도 남을 만한 친구요. 저도 그 친구한테 그런 친구였음 좋을 텐데 말이죠.

착한시경 2014-01-06 09:49   좋아요 0 | URL
많은 친구보다 나를 이해해주고 서로 아껴주는 친구 한명만 있으면...
외롭지 않은 거 같아요.. 토마토님도 감사와 행복이 넘치는 하루 보내세요^^

세실 2014-01-06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좋은 친구분이네요^^
체 게바라, 조르바를 좋아하는 취향도 굿입니다!
 

 

 

 

창 반쯤 가린 책꽂이를 치우니 방안이 환하다

눈 앞을 막고 서 있는 지식들을 치우고 나니 마음이 환하다

어둔 길 헤쳐간다고 천만근 등불을 지고 가는 어리석음이여

창 하나 제대로 열어놓아도 하늘 전부 쏟아져 오는 것을

- 도종환의 책꽂이를 치우며 -

 

슬프면 그냥 슬프고 기쁘면 그냥 기쁘고 그렇게 살려고 해. 요즈은 그래. 근사한 일이지. 너무 근사해...

- 시도니 카브리엘 콜레트의 여명 중에서 -

 

그러니까 겁이 많은 사람은 미래의 불행에 미리 젖어 현재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돌보지 않게 된다. 이빨이 썩을까 봐 달콤한 초콜릿을 먹지 못하는 사람, 실연의 공포 때문에 프로포즈를 거부하는 사람, 시험의 공포 때문에 공연을 즐기지 못하는 사람, 사고가 날까 봐 여행을 가지 않으려는 사람....한마디로 겁이 많은 사람은 실패를 두려워하는 사람이다. 결국 겁이라는 감정에서 빠져나오는 유일한 방법은 현재 자신의 욕망에 몰입하고 그것을 관철시키려는 자세 이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

- 강신주의 감정수업 428쪽에서 -

 

온 종일 겨울이 녹아들만큼 따사로운 햇볕이 들었다. 겨울은 정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 오늘은 마치 우연한 선물을 받은 듯 따뜻한 하루였다. 분주한 하루를 보내고 느긋한 기분으로 카페에 앉아 책을 뒤적이고 있다. 지금 내 가방에는 여명과 감정수업,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그리고 12색 색연필과 노트북이 들어 있다.

최근에 강신주의 감정수업을 읽고, 그 책에 소개된 책들을 찾아보고 있는 중이다. 물론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스피노자의 에티카를 먼저 읽어야겠지만 우선은 잠시 뒤로 미뤄두고 있다. 대신 스피노자를 쉽게 해석한 '눈물 닦고 스피노자'를 구입했다.

강신주가 소개한 48권의 책 중 28권 정도는 이미 내가 갖고 있는 책이고, 나머지 책들은 요즘 구입하고 있다.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펼쳐 들기 시작한 에릭 오르세나의 '오래 오래'는 3분의 1정도을 읽고 잠시 보류 중이다. 우선 내가 처음 생각했던 내용과는 사뭇 다른 내용이 나오면서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물론 마음에 와 닿는 아름다운 문장들이 많았기 때문에 끝까지 완독할 계획이지만 오늘은 잠시 접어두었다. 대신 주말을 이용해서 읽을 수 있을 분량의 책으로 여명을 선택했다.

우선 작가의 삶 자체가 한 편의 소설이다. 책 뒷 부분에 나오는 작가 소개글부터 읽었는데 작가의 자전적 내용이라는 점과 그녀의 파란만장한 삶이 작품 속에서 어떻게 그려지는지 궁금하다.

특별한 일정이 없는 이번 주말은 차분하게 이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고 싶다.

 

 

 

 

 

 

 

책을 읽고 텍스트를 읽는 다는 것은 그런 정도의  일입니다. 자신의 무의식을 쥐어 뜯는 일입니다. 자신의 꿈도 마음도 신체도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 일체를 지금 여기에 있는 하얗게 빛나는 종이에 비치는 글자의 검은 줄에 내던지는 일입니다.

-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중에서 -

 

 

부제인 '책과 혁명에 관한 닷새 밤의 기록"을 보지 않았더라면 나는 이 책을 종교 서적이라고 생각해서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직 읽지 않았지만 많은 알라디너들의 선택을 받은 책이고 책 읽기 자체의 혁명을 다룬다는 추천의 말도 인상 깊다.

지금 읽고 있는 소설들을 마무리하면 바로 읽고 싶다. 1월달에 읽을 에세이로 찜했다.

 

 

슬프면 그냥 슬프고, 기쁘면 그냥 기쁘고... 우울하면 그냥 우울하고 싶다.

감정에 특별한 근거나 이유가 있을까 ? 요즘은 그냥 단순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 밖에 없다.

쓸데없는 생각에 빠져들수록 삶이 복잡해진다. 최근에 내가 책에 집중하고 싶은 까닭도 생각으로 얽힌 곡선의 삶을 단순한 직선의 삶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다.

 

돌아보니... 삶은 거대한 것도 위대한 것도 아니었다. 그냥 하루 하루를 살아내는 것이다.

내 삶에 대단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도 않고 그렇다고 함부로 말하고 싶지도 않다.

힘들여 최선을 다하고 싶지도 않고 그렇다고 나태하고 게으르게 살고 싶지도 않다.

지금은 적당히 살고 싶다.

 

 

 

 

토요일 밤... 카페 안에 모인 사람들은 끊임없이 말과 다양한 표정들을 만들어 낸다.

오후부터 여러 잔 마신 커피 때문인지 정신은 맑고 몸은 피곤한 밤... 여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야 겠다. 올 겨울 기회가 된다면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맛있는 커피를 찾아 다니고, 모든 연락을 끊어 버리고 그냥 책만 보며 하루를 보내고 싶다. 방해 받지 않는 절대 독서의 시간이 필요한데, 일상에 매여 있으니 쉽지 않다.

하나님께 기도하면.... 이 정도 소원은 바로 예스하며 응답해 주지 않으실까....

 

1월의 첫번째 토요일 밤도 조용히 과거의 시간이 되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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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01-05 0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날그날 읽을 만큼 읽으면서 하루를 즐거이 누리셔요.
종이책뿐 아니라, 삶에서 누리는 숱한 이야기도
모두 책일 테니까요.

꿈꾸는 사람은 늘 스스로 하고픈 일을 하며 살겠지요~

착한시경 2014-01-05 13:12   좋아요 0 | URL
스스로 하고 싶은 일...뭘까,,고민중이예요^^ 그런데 나이를 먹을수록 상황과 관계에 얽매이는 경우가 많은거 같아요~즐거운 일요일 오후 되세요~

프레이야 2014-01-05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명,을 읽으며 새벽을 맞이했던 날이 생각나요. 카페 분위기가 아주 커피맛 제대로인 것 같은데요^^

착한시경 2014-01-05 13:14   좋아요 0 | URL
제가 동네에서 제일 좋아하는 카페...키브~ 개인이 하는 카페인데 정말 커피가 맛있어요~가까이 계시다면 제가 커피를 사드리고 싶어요~^^

서니데이 2014-01-05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도 사진으로 보면서 우아, 좋다~~ 그러면서 봤습니다. 집에서 편하게 책읽는 것도 좋겠지만, 여기처럼 분위기 좋은 곳에서 읽어가는 책읽기는 또 다른 느낌을 주겠지, 하면서요. 착한시경님 댁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곳이면 여기선 멀어서 가볼 수 없겠군요. 사진으로 보여주셔서 오늘도 구경하고 갑니다. 즐거운 일요일 보내세요.^^

아, 라온제나로 가는길, 이라는 서재이름이요, 라온제나는 무슨 뜻인가요? ^^;

착한시경 2014-01-05 16:56   좋아요 0 | URL
서니데이님은 어디 사시는지 궁금한데요...저는 자주 카페에 가서 책을 읽는 펀이예요..혼자 가도 어색하지 않고, 가장 저렴한 값에 긴 시간동안 편안히 있을 수 있어 좋아해요... 라온제나는 순 우리말로 즐거운 나~라는 뜻이랍니다^^

2014-01-05 16: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05 17: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강신주의 감정수업 중 '경탄' 부분에 소개된 책을 주문했다.

"엘리자베트의 말처럼 관계가 범상함을 초월하려는 노력이 사라지는 순간, 다시 말해 너절한 타성에 빠져 그저 생리적인 욕구나 채우려고 만나는 관계가 되는 순간, 우리는 더 이상 서로에 대해 경탄의 존재로 남을 수 없게 된다.

- 강신주의 감정수업 52쪽에서 -

알라딘 종이박스에서 이 책을 꺼내면서 우선 책의 두께에 놀랐다. 무려 611쪽의 묵직한 두께감과 연두빛 표지가 참 마음에 들었다.

제목 '오래 오래'의 사전적 의미는 아주 긴 시간이 지나도록이다. 오래오래 어떻게 되었다는 뜻일까 ? 행복하게 살았다, 건강하게 살았다, 즐겁게 살았다, 갇혀 살았다... 다양한 문장들을 이어 본다. 두 남녀와 정원이야기라는 작품 해설을 보며 어떤 이야기일까 너무 궁금하지만, 맛있는 음식은 아껴서 두고 먹고 싶은 마음처럼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아껴 둘 것이다. 그리고 불현듯 소설이 읽고 싶어지는 마음이 들면 이 책을 제일 먼저 꺼내들고 싶다.

 

올해 마지막으로 나에게 배달된 알라딘 책들 중 다자이 오사무의 산문집 '나의 소소한 일상'이 눈에 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책 표지를 넘겨 목차를 보니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었다. 따뜻하다는 것(생활론)과 아직 말하지 못한 농담(작품론)...서론 아홉살에 자살로 삶을 마감한 다자이 오사무의 개인적인 생활이 담겨 있을 법 싶은 생활론에 더 관심이 간다. 내일부터 당장 가방에 넣어두고 다니며 한편씩 읽어보고 싶다.

"자기의 작품이 좋을지 나쁠지는 자기가 가장 잘 안다. 천에 하나라도 스스로 좋다고 인정한 작품이 있다면, 그보다 행복할 수는 없는 것이다. 각자 자기 마음에 잘 물어볼지어다."

- 나의 소소한 일상 170쪽에서 -

 

 

 

연민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그 중 하나인 나약하고 감상적인 연민은 그저 남의 불행에서 느끼는 충격과 부끄러움으로부터 가능한 빨리 벗어나고 싶어 하는 초조한 마음에 불과하며, 함께 고통을 나누는 대신 남의 고통으로부터 본능적으로 자신의 영혼을 방어한다. 진정한 연민이란 감상적이지 않은 창조적인 연민으로, 이것은 무엇을 원하는지를 분명히 알고, 힘이 닿는 한 그리고 그 이상으로 인내심을 가지고 함께 견디며 모든 것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연민을 말한다.

- 슈테판 츠바이크의 초조한 마음 중 17쪽에서 -

심리 소설의 대가인 슈테판 츠바이크의 유일한 장편소설로 500쪽에 달하는 분량이다. 초조한 마음은 어떤 마음을 말하는 것일까 ?  적당한 긴장과 떨림이 있는 마음.. 아마도 조마조마한 마음쯤을 의미하는 것 같다. 빠른 시일 내에 읽고 싶은 소설이다.

 

2013년 12월 31일...알라딘에 마지막으로 주문한 책을 저녁에 배송 받았다. 오래오래와 초조한 마음은 소설, 나의 소소한 일상과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는 에세이로 모두 네 권을 주문했다. 네 권 모두 당장 읽고 싶을 만큼 마음에 들지만 지금 읽고 있는 책들을 마무리 한 후 시작해야 한다. 파란만장했던 2013년은 이제 과거형이 되었다. 그리고 새로운 한 해가 다시 내 앞에 찾아왔다.

12월 31일과 별다른 차이 없이 1월 1일은 조용하게 다가왔다. 시내 서점에 가고, 알라딘에 가고, 영화를 보며 소소한 일상을 즐겼다. 그리고 새해 맞이 기념 떡국을 끓여 먹었다.

 

 

 

 

 

 

 

 

 

 

 

 

 

 

 

2014년 알라딘 중고서적에서 구입한 첫 책들... 네루다의 시집과 세 권의 소설

그리고 알라딘 장바구니에 담아 둔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을 구입했다. 겨울은 밤이 길고 방학이 되면 시간의 여유도 생기니 열심히 읽어야 겠다. 기다리던 봄이 오면 햇볕 따뜻한 날을 골라 책을 정리해야겠다. 조용한 일상 속에서 시간은 흘러가고 봄은 따사로움을 안고 나에게 올 것이다.

 

 

 

 

오랫만에 영국의 록밴드 radiohead의 creep을 들었다. 나는 좋아하는 노래만 계속 듣는 버릇이 있는데 한동안 이 노래를 다운 받아서 수백 번쯤 들었던 기억이 난다. 정말 오랫만에 creep을 무한 반복중이다. 이 노래를 듣다보면 이유없이 슬픈 마음에 빠져 든다... creep은 그냥 눈을 감고 조용히 듣는게 제일 좋다. 책도 덮어 버리고 계속 음악만 듣고 싶은 밤이다.

 

만약... 내일 아이를 깨워 학교에 보내지 않아도 된다면,, 내일 오후 일이 없다면 난 밤을 새우는 일을 밥 먹듯 할 수 있을 만큼 밤을 좋아한다.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깊이 잠든 밤이 되면 나는 오히려 살아있는 기분이 든다. 이렇게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거나 이런 저런 생각에 빠져든다. 아침형 인간들이 보면... 자야 할 시간에 자지 않는 내가 이해가 되지 않겠지만, 잠으로 보내기에 밤이 너무 아깝다. 그리고 지금은 추워서 열어 둘 수 없지만, 봄부터 가을까지 창문으로 들어오는 청량한 새벽바람을 좋아한다. 밤이 되어야 인공적인 도시의 냄새에서 벗어나 진짜 바람 냄새를 맡을 수 있다.

모든 것들이 단순해 지는 밤이 좋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의 시가 생각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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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01-02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밤에 동네나 마을 한 바퀴를 살짝 돌면
참 다른 느낌을 받아요.

따뜻한 봄날에, 또 더운 여름날에
책을 하나 들고 살몃살몃 동네마실을 하면서
등불 밝은 곳에서 책을 읽어 보아도
새로운 맛이 되겠지요~

착한시경 2014-01-02 11:15   좋아요 0 | URL
함께 살기님이 사시는 곳은 밤이 더 적막하겠네요~
인공적으로 만들어 놓은 도시공원과는 차원이 다르겠지요~
오늘도 행복한 하루되세요^^

프레이야 2014-01-03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좋아하는 세가지^^ 마음에 들어오는 책 두 권 담아갑니다. 땡스투유^^

착한시경 2014-01-04 12:53   좋아요 0 | URL
어떤 책 두권을 담아가셨을까,,,궁금한데요~ 너무 화창한 토요일..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 씨 뿌릴 때 배우고, 거둘 때 가르치고, 겨울에 즐겨라.

- 욕망할 뿐 행하지 않으면 질병이 생긴다.

- 흙벌레는 쟁기를 용서한다.

- 물을 좋아하는 자는 강물 속에 묻어라.

- 바보가 보는 나무는 지혜로운 사람이 보는 나무와 같지 않다.

- 빛을 내지 않는 얼굴은 별이 되지 못한다.

- 분주한 꿀벌은 슬퍼할 겨를이 없다.

- 어리석은 시간은 시계로 재어지나, 지혜로운 시간은 시계로 잴 수 없다.

- 좋은 먹이는 그물이나 덫으로 잡은 것이 아닌다.

- 어리석은 자가 그의 어리석음을 고집하면 지혜로워진다.

- 감옥은 법의 돌로써, 창부의 집은 종교의 벽돌로써 세워진다.

- 사자의 분노는 하나님의 예지이다.

- 현재 증명되는 것은 한때는 오직 상상된 것이다.

- 저수지는 가두며, 샘은 흘러넘친다.

- 분노하는 호랑이는 훈계하는 말보다 훨씬 지혜롭다.

- 고여 있는 물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도이다.

- 용기가 부족하면 간계가 능하다.

- 감사하게 받는 이는 풍성한 수확을 맞이한다.

- 벌레는 가장 좋은 잎사귀에 알을 까고, 사제는 가장 좋은 기쁨에 저주를 내린다.

- 한 떨기 꽃을 창조함은 몇 세대의 노동이 걸린다.

- 넘쳐 흐름이야말로 아름다움이다.

- 사자가 여우의 충고를 받으면 교활해질 것이다.

- 행하지 못할 욕망을 심어 주기보다는 갓난아기를 요람에서 죽여 버리는 편이 낫다.

- 인간이 없는 곳에 자연은 불모지이다.

- 충분히 ! 아니면 지나치게 많이 !

(윌리엄 브레이크의 지옥의 격언 초(抄))

 

다시 한 해를 보내며... 나는 후회와 회한에 마음이 무겁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어떤 하루도 되풀이 되지 않고, 보냈던 시간도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새해를 생각하면 가슴 뛰기도 하고, 후회가 아닌 새로운 계획들을 세우며 설레이는 기분에  빠져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특별한 계획없이 새해를 맞이할 듯 싶다. 유일하게 계획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책읽기에 대한 스케줄 정도...

2014년에는 반드시 밀란 쿤데라를 전작독서 할 예정이다. 한달에 한 권씩만 제대로 읽고 리뷰를 쓴다면 한 해를 알차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 ? 이번 달에는 다양한 책들을 읽으며 보냈지만 올 초에 세웠던 계획에 비하면 부끄럽기만 하다.

나는 왜 책을 읽고 있는가 ?

책에 집착하고 읽어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는 근본적인 이유와 목적은 무엇일까 ?

좋아하는 일이 잘하는 일이라는 말을 일단 믿어 보기로 한다. 내가 책을 좋아하는 건 분명하니 잘하는 일도 책에 관한 일이다 믿자... 믿어보자...

 

2013년을 세 개의 단어로 정리하면....

 

1. 천사빙수 (빙수야~ 팥빙수야~ 사랑해 사랑해~)

올 여름 열렬하게 사랑했던 천사빙수... 도대체 몇 그릇을 먹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틈나는대로 수없이 먹었다. 심지어는 더위를 핑계로 밥 대신 팥빙수를 먹었다.

내가 천사빙수를 좋아했던 이유 중 하나는 쫄깃 쫄깃한 떡 때문이다. 심지어 인절미를 따로 가져가서 팥빙수에 비벼 먹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할 만큼 빙수 속 떡을 사랑한다. 날씨가 더운 날도 빙수를 먹었고, 장맛비 때문에 짜증이 날 때도 먹었다. 그리고 일이 힘든 날에도 빙수를 퍼 먹으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심지어 친구들은 내가 기분이 울적하거나 더위에 힘들어 하면 천사 빙수로 나를 달래주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팥빙수도 좋아했지만 에어컨 바람이 시원한 카페와 늘 소소한 농담으로 나를 즐겁게 해준 언니를 더 좋아했던 것 같다. 빙수가 메뉴판에서 사라질 때까지 열심히 먹었고,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내년 여름에도 팥빙수를 먹을 예정이다. 천사 빙수와 함께 한 여름은 시원하고 달콤했다.

 

 

2. 아메리카노 (아메..아메..아메..아메.. 아메리카노 좋아,,좋아,,,좋아)

올 한해 동안 내가 줄기차게 마신 아메리카노...한동안 나는 니어링 부부의 4.4.4법칙에 충실한 삶을 살겠다는 결심으로 매일 오전을 카페에서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하루 중 지적활동을 4시간 한다는 무모한 목표를 세우고, 오전 11시면 어김없이 동네 카페에 출근도장을 찍었다. 오전에 두 시간 그리고 밤에 두시간은 반드시 책을 읽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혼자 뿌듯해 했던 기억이 난다. 니어링 부부, 윤구병, 함석헌, 신영복 그리고 소설과 에세이, 시를 읽었다. 젊은 부부가 운영하는 골목길 카페 '마미'와 제 3세계 음악을 자주 틀어주는 카페 '키브'를 특히 좋아했다. 키브의 넓고 큰 창을 통해 바라보는 해질녁 풍경이나 유리창에 떨어지는 빗방울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아련해지는 기분이 들곤 했다. 브랜드 커피보다는 주인이 직접 로스팅해서 내린 커피 맛을 더 좋아했는데 두 곳 모두 분위기와 맛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아메리카노는 언제 마셔도 좋았지만 특히 혼자 책을 읽으며 마시는 커피는 쓴 맛보다는 달고 향기롭다. 최근에 새롭게 마시기 시작하는 홍차도 좋지만 역시 커피만큼은 아니다.

 

 

 

 

 

 

 

 

 

 

 

 

 

 

 

 

 

3. 책 ! 책 ! 책 !

올 한해동안 알라딘에서 구입한 책들의 목록과 금액을 보며 반성하고 또 반성했다. 책을 많이 산 만큼 열심히 읽었어야 했는데 갈수록 쌓여가는 책과 읽는 속도는 멀어져 가고 있다. 밀란 쿤데라 전집을 구입했지만 제대로 읽은 책은 참을 수없는 존재의 가벼움과 정체성, 두 권 뿐이고...

리스본행 야간열차는 좋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리스본에서 귀국하는데 두 달 가까이 걸렸다.

삶의 우선 순위를 책 읽는데 두지 못했고, 책 사는 일에만 몰두했으니 당연한 결과이다. 지금도 조금씩 읽다가 덮어 놓은 책들이 몇 권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문학동네나 열린책들 세계문학전집을 사려고 벼르고 있으니 정말 대책없다. 그래도 요즘은 정신차리고 열심히 읽고 있으니 위로가 된다.

12월... 한 달 동안 펭귄뉴스, 소로와 함께 한 나날들, 나의 프랑스식 서재, 디어 라이프, 밤은 선생이다, 자발적 소박함 그리고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지금 이순간 나는 아프다를 읽었다. 짬짬이 여러 편의 시도 읽었다. 부족하지만 알라딘 서재에 글도 많이 올렸다.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려버리는 도끼 같은 책을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단어 세 개로 2013년을 짧게 정리해 봤다... 정말 겨울 밤은 길다. 아직 깊은 새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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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12-31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 둔 책은 언젠가 읽기 마련이에요.
책은 사야 할 때와 읽어야 할 때가
똑같지는 않은 듯해요.

즐겁게 품에 모셨다가
기쁘게 손에 쥐셔요~

착한시경 2014-01-02 00:46   좋아요 0 | URL
노후 준비하는 마음으로 책을 사고 있어요...함께 살기님 말씀처럼 언젠가 읽게 되겠죠~ 올해는 기쁘게 손에 쥐는 일이 많기를 바랄 뿐입니다.
품에 모셔놓은 책들이 자꾸 많아져서... 기다리는 책들에게도 미안할 뿐이예요^^

마녀고양이 2013-12-31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워워,,, 천사 빙수와 아메리카노, 저렇게 환상적인 조합을 이 밤에 올리셨군요. ㅠㅠ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집을 사야지 하고 맘 먹었다가, 잊어버렸는데 시경님 페이퍼를 보면서 다시 생각났네요. 워낙 많은 책에서 윌리엄 블레이크를 인용하는지라, 이번에 꼭 장바구니에 넣으려구요.

평온하고 건강한 새해되셔요.

착한시경 2014-01-02 00:49   좋아요 0 | URL
지나고 보니... 팥빙수 많이 먹은 것도 즐거운 추억이 되네요^^ 제가 아는 부부는 올 여름 내내 팥빙수 투어도 다녔어요~ 저는 성격상 맛있는게 먹었던 것만 꾸준히 먹는거 같아요... 따뜻한 방바닥에 앉아 있으니까...천사빙수 먹고 싶은 생각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