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만장, 야단법석,,,,고3 아들의 정신 없었던 수시 일정이 거의 마무리되어 간다. 경부선 타고 서울 톨게이트 지나가는 일이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기본 50대 1이요,, 60대 1의 경쟁률을 보며 망연자실했던 가슴을 진정 시키고 도시락까지 싸 가면서 수시 준비에 최선을 다했다. 부족한 아들의 실력을 엄마의 지극 정성으로 채워볼 요량으로~ 신을 한번 감동시켜 운명의 지침까지 돌려 보겠다는 열혈엄마의 의지로 버텼다. 아니 그냥 견뎠다.

공부도 마찬가지겠지만 입시 당일 컨디션과 조별 배정 시간, 실기 순서 추첨까지 음대 입시내내 살얼음판 딛고 서 있는 기분이었다.
긴장때문에 첫 음을 놓치면, 피아노 앞에 줄지어 앉은 10명의 교수님들이 뿜어내는 포스 앞에 주눅이 들어 박자를 제대로 못 잡고 들어가면 혹은 덜덜 떨리는 다리가 주책없이 페달을 잘못 눌렀다면...첫음 시작과 동시에 딱 1분 30초만에 끝나는 입시가 주는 중압감을 누가 알까?
입실한 이후 아이와는 완전 단절이다. 아이가 나올 때까지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리며 바라 본 캠퍼스...입시생 부모에게는 그곳이 유토피아다. 캠퍼스를 오가는 대학생들은 대체 어떻게 그 지옥같은 경쟁을 뚫고 그 자리에 서게 된 걸까? 애써 잡념을 밀어내며 그저 간절하게 애타는 마음으로 실수가 없기를 그리고 후회없이 잘 표현하고 내려오길 기도했다.

이제 겸허한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린다.
오랫만에 몇 권의 책을 구입했다. 집 뒷편 단풍나무 가로수길을 걷다보면 젊은 부부가 운영하는 아담한 카페가 있다. 깊어가는 가을 그 카페에 앉아 온 우주의 기운을 모아 보겠다.
피아니스트가 되기 위한 첫번째 관문 앞에 선 아이에게 온 기운을 몰아주고 싶다. 책을 읽기 위해 찾은 카페에서 나는 오직 아이의 생각만 하다 오겠지....리베카 솔닛에게는 미안하지만 당분간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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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바람에 실려, 날숨과 들숨에 실려 세상을 떠돈다.
어느날 사랑이 찾아 왔을 때, 우리는 변한다. 어느 날 사랑이 떠났을 때도 , 우리는 변한다. 되찾은 사랑 앞에서도, 다시 잃은 사랑 뒤에서도 우리는 변한다. 사랑도 변하고 사람도 변한다. 사랑의 움직임을 좇아 우리도 끊임없이 움직인다. 사랑은 우러만진다. 사랑은 할퀸다. 상처를 내는 것도 사랑이고, 상처를 아물리는 것도 사랑이다. 사랑은 약이면서 독이다. 사랑은 두사람의 코뮤니즘이다. 
- 고종석의 사랑의 말, 말들의 사랑 개정판 서문 중에서 -
 
 
 
 
 
 

인간의 뇌는 애초부터 책 읽으라고 설계된 것이 아니다. 문자가 등장하는 역사는 5000년, 지금 같은 형태의 종이인쇄 책의 역사는 600년에 불과하다. 자연선택이 사냥과 채집 같은, 인간종의 생존에 필요한 다른 여러 기능들을 수행하도록 설계한 뇌 건축물의 부수적 파생 효과 가운데 하나가 책을 쓰고 책을 읽는 기능이다. 말하자면 그 능력은 덤으로 얻어진 것이다. 그런데 이 '덤'이 참으로 중요하다.
- 고독한 성찰과 불안한 의식의 극장 중에서 -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다음 번엔 좀 더 많은 실수를 저지를테다.
덜 완벽해지기 위해 노력하련다.
좀 더 편해질 것이며
지금보다 더 가득할 것이다.
진짜로, 심각한 일은 조금만 만들 것이며
덜 깔끔 떨련다.
위험을 더 감수할 것이며
더 많은 곳을 여행할 것이며
더 많은 석양을 볼 것이며
더 많은 산을 오를 것이고
더 많은 강에서 헤엄치련다.
내가 가보지 못한 곳을 갈테다.
아이스크림을 더 먹을 거고, 
콩은 조금만,
더 많은 (진짜) 근심거리를 가지고,
상상만 하는 일은 조금만 하련다.
나는 매 순간을 신중하고 풍성하게 살아갈 사람 중의 하나이다.
물론 (어떤 면에서는) 즐거운 순간이었다.
하지만 다시 되돌아 갈 수만 있다면 좀 더  좋은 순간을 위해 노력하련다.
인생이 무엇으로 이루어지는지 모른다면,
지금 이 순간을 놓치지 말지어니
나는 체온계와 보온물병 그리고 우산과 낙하산 없이는
어느 곳도 갈 수 없는 사람이었다.
내가 다시 살 수 있다면, 밝은 곳으로 여행할 것이다.
내가 다시 살 수 있다면, 초봄부터 늦가을까지 맨발로 일해 볼 것이다.
손수레도 더 끌어볼 것이다.
좀더 많은 일출을 바라보고, 더 많은 아이들과 놀테다.
내게 인생이 더 허락된다면 - 하지만 난 85세이다.
- 그리고 내가 죽을 거라는 걸 알고 있다.
 

 

   
봄비가 꽃비와 함께 내리는 날... 
가지에서 떨어져 나온 개나리꽃과 흰 벚꽃들이 온통 도로 위를 수 놓았다. 가을비에 젖은 낙엽을 밟으면 왠지 모를 우울에 빠져 드는데, 봄꽃들을 밟고 걸어야 하는 거리는 아쉬움 속에서도 생명이 느껴진다. 
꽃을 먼저 피우는 벚꽃은 단연 봄의 전령사이다. 
꽃을 살피면 소박하고 수수하지만 나무 전체를 바라보면 그 화려하고 화사한 모습에 감탄하게 된다. 특히 벚나무가 줄지어 선 도로를 지나다 보면 당장이라도 창문을 내리고 손을 뻗어 만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해마다 벚꽃길을 걸으면 기억 저편에서 불현 듯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초록 지붕 2층 작은 창문에 턱을 괴고 혼자 아름다운 상상에 빠져 있는 앤이 벚꽃과 함께 기억 속에서 살아난다. 
대청호 가는 길...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전군가도를 자전거로 달린 김훈을 떠올렸다.
속수무책으로 온 천지에 떨어지는 벚꽃을 맞으며 온 몸을 작게 웅크리고 쩔쩔 매었다는 김훈의 봄을 생각했다. 이 봄...나를 쩔쩔매게 하는 건 무엇일까 ? 사쿠라 꽃이 피면 여자 생각이 난다는 김훈의 문장을 읽으며 짜릿한 전율과 함께 절망했다.
김훈보다 더 고급스럽고 관능적이까지 한 봄의 문장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 
고운 벚꽃 잎이 바람에 흩어져 가는 풍경을 한없이 바라본다. 절정을 이루고, 절정에서 죽고, 절정에서 떨어져 내린다는 벚꽃...찰나의 운명을 지닌 벚꽃들이 아름답고 슬퍼서 오랫동안 바라봤다. 봄비가 절정으로 치닫아가는 봄을 한숨 돌리게 한다. 자기 열정에 사로잡혀 정신없이 달리던 봄이 비를 만나서 숨을 고르며 느긋하게 우리 옆에 머물러 주기를 바란다.

 

 


4월 첫주...봄꽃은 절정인데 봄바람의 끝은 매섭다. T.S 엘리엇이 말한 잔인한 4월의 시작은 뒤늦은 꽃샘 추위와 함께 찾아왔다. 죽었던 땅에 봄비와 봄볕이 와 닿으면 생명이 불어 넣어진다. 그 생명의 틈새로 땅은 녹고, 꽃은 핀다. 예전에도 내가 이렇게 봄을 좋아한 적이 있었던가 ? 자연의 변화에 예민해졌고, 그 작은 움직임에도 눈길이 간다.  지난 주에 대청호 둘레길로 두 번이나 벚꽃 구경하고 왔는데도 떨어지는 꽃잎은 늘 아쉽다. 일요일 오후..시내 서점에서 몇 권의 책을 구입했고, 커피를 마셨다. 지난 주에 알라딘에서 새책처럼 깨끗한 창비세계문학 단편선 9권을 구입하며 당분간 책을 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이사벨 아옌데의 수필집 '모든 삶이 기적이다'와 버지니아 울프의 문학에세이 '보통의 독자'가 어느새 내 책상에 놓여 있다. 이 책을 언제 다 읽을 것인가 ? 대답은 언젠가는... 하워드진의 교육을 말한다와 필립로스의 '포트노이의 불평' 그리고 허밍웨이의 단편선을 사가지고 돌아오는 길의 충만한 행복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 최근에 내가 가장 관심있게 읽고 있는 책은 이탈로 칼비노의 '보이지 않는 도시들'이다.

내가 그 동안 왜 이런 작품을 몰랐을까 ? 더 한심한 일은 이 작가의 책이 내 책꽂이에 두 권이나 있었다는 사실이다. 무분별한 구매가 불러온 부작용이다.

마르코 폴로와 칸의 대화를 통해 접하게 된 신비롭고 아름다운 도시들의 아포니즘에 나도 모르게 빠져들었다. 소설과 시의 경계를 넘나드는 아름다운 문장들과 환상 속에 존재하는 도시들을 머릿 속에 그려본다.

 

 "살아 있는 사람들의 지옥은 미래의 어떤 것이 아니라 이미 이곳에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날마다 지옥에서 살고 있고 함께 지옥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지옥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 입니다.

첫 번째 방법은 많은 사람들이 쉽게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지옥을 받아들이고 그 지옥이 더 이상 보이지 않을 정도로 그것의 일부분이 되는 것입니다. 두번째 방법은 위험하고 주의를 기울이며 걔속 배워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즉 지옥의 한가운데서 지옥 속에 살지 않는 사람과 지옥이 아닌 것을 찾아내려 하고 그것을 구별해 내어 지속시키고 그것들에게 공간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 보이지 않는 도시들 208쪽에서 -

 

 

 

 

 

보이지 않는 도시를 마무리하며 칼비노의 책을 알라딘 장바구니에 모조리 담아뒀다. 이 책을 읽고나니 작가의 나머지 책들이 너무 궁금했다. 교외로 나가는 시간보다 훨씬 더 즐거운 일요일 오후였다.  아메리카노 한잔과 오천원짜리 책 한권으로 세 시간을 알차게 보냈다. 아름다운 책을 만난 오늘 이 순간 나의 삶은 풍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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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25 11: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착한시경 2014-11-25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네,,,나름 즐겁게 지내고 있어요~ 북플 어플 다운 받고~바로 서니데이님께 친구 신청했어요~ㅎㅎ 앞으로 자주 뵙고~핸드메이드샵이라면 주로 어떤 제품들인가요? 앞으로 자주 인사해요~ 대전은 날씨가 우울해요~^^

서니데이 2014-11-25 12:19   좋아요 0 | URL
며칠만에 여기 날씨가 좋아요.^^ 실제로는 쌀쌀하지만 창문 밖으로는 따뜻해보이는 그런 날이에요. 여기도 한동안 흐리고 비오고 그랬거든요.
저희는 패브릭 소재로 만드는 여러 가지가 있어요. 티코스터랑 파우치, 그리고 가방이나 주방에서 쓰거나 책상에서 쓸만한 것들을 만들어요. ^^ 상품란에 없는 것은 신청도 받는 중이구요. 연말과 크리스마스 앞두고 이것저것 살펴보는 중이에요.
북플이 생겨서 새 글을 읽고 왔어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밤하늘의 별과 별 사이를 즐겁게 나는 상상력은 또 별과 인간을 잇고, 지상의 별들인 사람과 사람의 가슴 사이에, 사람과 개구리 사에 길을 놓는다. 이야기는 단순 오락이 아니다. 그것은 상호 반응이며 길 놓기이고 연결하기다. 이 연결의 능력이 상상력이다. 
 
- 별들 사이에 길을 놓다. 19쪽에서 -
 
 
 
 
 

 
 
   

인생은 당신이 배우는 대로 형성되는 학교이다.
당신의 현재 생활은 책 속의 한 장에 지나지 않는다.
당신은 지나간 장들을 썼고, 뒤의 장들을 써 갈 것이다.
당신이 당신 자신의 저자이다.
사람이 자기 조국을 사랑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왜 국경에서 멈추는가 ?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도록 당신의 사상을 하늘 위에 불로 새겨 놓은 것처럼 그렇게 사고 하라.
진실로 그렇게 하라.
온 세상이 단 하나의 귀만으로 당신의 말을 들으려고 하는 듯이
그렇게 말하라, 진실은 그렇게 하라.
당신의 모든 행위가 당신의 머리 위로 되돌아오는 것처럼 행동하라.
진실로 그렇게 하라.
당신의 신이 존재 확인받기 위해 당신을 필요로 하듯이 살아라.
진실로 그렇게 하라    - 아름다운 사람, 사랑 그리고 마무리 중에서 -
 

 

 

백목련이 고운 자태로 봄의 시작을 알린다면, 꽃을 먼저 피우는 벚꽃은 봄의 절정을 예고한다. 분명 아침에는 봉우리 채로 서 있던 목련이 햇살이 비추기 시작하자 활짝 꽃을 피웠다. 담벼락을 타고 줄지어 핀 노란 개나리도 정겹고, 꽃집 앞에 이름모를 작은 화분들에도 저절로 눈길 간다. 

올 봄 내가 유난히 집착하는 건...꽃무늬 패턴이 그려진 옷들인데 옷가게 마다 나를 보며 손짓하는 꽃무늬 원피스를 보면 절로 지갑을 열고 싶어진다. 

 

평소 자주 입지 않던 옷도 입고 싶고, 머리 모양도 바꿔보고 싶어지는 건 아마 봄이 주는 마음이 아닐까 ? 나이를 먹으면서 계절의 변화가 더 섬세하게 관찰되고, 느껴진다. 최근에 나는 결국 참지 못하고 어울리지도 않는 보라색 큰 꽃무늬가 한 눈에 들어오는 스커트를 사는 만행(가족들의 반응이다)을 저질렀다. 하지만 인생 뭐 있니를 줄기차게 주장하는 친구의 말에 힘입어 화사한 구두까지 사 신고, 뛰어보자 팔짝 하는 마음으로 신나게 다니고 있는 중이다.

 

라디오에선 영화 엘비라 마디간의 모차르트 피아노 연주곡이 흐르고, 익숙한 목소리의 DJ는 소소한 일상의 사연들을 읽고 있다. 창가에 앉아 커피 한잔을 마시는 이 시간과 제법 잘 어울리는 도정일의 에세이 두 권이 책 상위에 놓여 있으니 봄날 아침 풍경이 퍽 그럴 듯 하다.

봄은 햇살과 잘 어울려서, 여름은 더위를 피하는 시원한 카페가 좋아서, 가을은 이유없이 외로운 마음이 들어서 그리고 겨울은 한 해를 마무리하기 위해서 책을 찾아 읽는다. 이른 아침 외출을 준비하면서 가방에 넣어 나갈 책을 고르는 일은 늘 황홀한 고민이다. 버스 안에서 읽기 딱 좋은 에세이 한 권도 좋고, 호흡이 짧은 아포니즘도 좋다. 지금 내 가방 안에는 도정일의 ‘별들 사이에 길을 넣다’와 강유원의 ‘책과 세계’가 들어있다.

 

 

 

 

며칠 전 자주 가는 서점 사장님이 도정일 에세이 서문에 자기 이야기가 나왔다며 반가워하셨는데, 정말 ‘별들 사이에 길을 놓다’의 서문에 대전의 큰 책방 계룡문고 사장님과 작가의 인연이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는 게 아닌가 ? 괜시리 내 얘기가 나온 것처럼 반가운 마음이 들어 호들갑스럽게 축하 인사를 건냈더니 사장님도 그동안 알고 지내 온 작가들과의 인연들을 신나게 이야기 하신다.

일행들과 커피를 마시며 한비야, 정호승, 도정일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작가들과의 에피소드를 듣는건 너무 신나는 일이다.

비록 도정일은 아니지만 계룡문고 사장님이 책에 나태주의 짧은 시를 넣어 사인을 해주셨다. 혼자 읽기보다는 모임에 속해서 함께 읽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들어 이런 저런 모임을 소개 받았다. 서점과 작가, 출판사 그리고 독자가 함께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싶다는 사장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생각이 많아졌다.

 

어렸을 때부터 서점에서 꼭 한번 일하고 싶었다는 이야기를 하자, 언제나 환영한다며 꼭 와서 일하라고 하신다. 청년 실업자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상황에서 경력도 없는 아줌마에게 확실한 일자리까지 보장해주다니..역시 단골이 좋다.

특히 알라딘에 밀려 침체된 노랑 책방(계룡문고에서 운영하는 헌책방)의 텅빈 서가를 보니 마음이 아프다. 특히 노랑 책방의 판매 수익은 지역의 불우 아동들에게 책을 사주는 용도로 사용된다. 취지는 훌륭하지만 아무래도 구입할 책이 없다보니 나 역시 훓어 보고 나오기만 하니 마음이 좋지 않다.

봄날 외출은 언제나 즐겁지만 이렇게 뜻하지 않은 만남과 대화가 있어 더 즐겁다. 다음 주에 서점에서 열리는 동화작가 엄혜숙의 그림책 콘서트에 초대를 받았다. 난 알라딘도 사랑하지만 사명감을 갖고 지역에서 열심히 독서 운동을 하는 계룡문고를 더 사랑한다.

나 역시 나름대로의 소신을 가지고 있어 신간은 계룡문고를 이용하려고 하는데, 앞으로는 좀 더 자주 서점에서 직접 구입해야 겠다.

파랑새가 집 안에 있었던 것처럼 지금 행복은 내 가방 속에 있다. 특별한 일이 없어 지루해 하기 보다는 아무 일 없음에 감사하고 싶은 봄날... 나른한 오후에 느긋하게 앉아 읽을 수 있는 책들이 있으니 기쁘다. 무엇보다도 끊임없이 책을 쓰고 또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존재하니 나처럼 책 사는 일에 목숨 거는 사람이 즐겁게 살 수 있어 좋다.

 

 

2.

북 바인딩 2차 수업... 지난 주에 제도를 하고 하드 보드지를 이용해서 다이어리의 겉 표지를 완성했다. 드디어 이번 주부터는 본격적으로 책을 직접 묶는 바느질 작업에 들어갔다.

아! 절망... 송곳으로 섹션 별로 구멍을 뜷을 때까지만 해도 속도를 내며 신나게 작업을 했는데, 면사에 초칠을 해서 홈질로 책을 꿰매는 작업을 하면서부터는 마치 수전증 환자처럼 손을 떨었다. 도대체 이미 뚫린 구멍으로 바늘을 넣었다 빼는 단순한 홈질을 반복하면 되는 데도 불구하고 어찌 그리 바늘은 미끄럽고 구멍은 작은지... 바느질 중간에는 길게 잘라 놓은 실이 꼬여 버렸고, 섹션끼리 연결하는 매듭 작업에서는 오른쪽과 왼쪽을 연거푸 헤매여서 계속 선생님~ 선생님을 불렀다. 7권의 얇은 섹션을 실로 연결한 후 다시 책등에 한지를 잘라 풀칠을 했다. 그리고 책갈피를 연결하고, 마감하는 작업을 하는데 꼬박 두시간 반이 걸렸다. 바늘은 손 끝에서 미끌미끌 따로 놀았으며, 불편한 자세로 오랫동안 앉아 작업을 하다보니 어깨와 목 결림까지 왔다.

 

 

 

 

 

 

 

 

이번 주까지 다섯 시간에 걸쳐 작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완성하지 못한 다이어리다.

아마 다음 주에 책과 표지를 연결하는 작업을 할 것 같다. 핸드 메이드 티를 팍팍 낸 나의 첫 작품...

분명 하얀색이였던 속지는 손 때를 타 회색빛으로 꼬질꼬질해져서, 졸지에 빈티지한 다이어리가 되어 버렸다.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선생님... 죽을 것 같아요~ 했더니 그냥 웃으신다. 성경과 내가 아끼는 책을 가죽으로 바인딩하겠다는 야무진 첫 다짐은 벌써 마구 흔들리는 중이다. 지금처럼 인쇄소에서 대량으로 책을 만들기 전까지는 분명 이런 작업들을 일일이 손으로 했다는 얘기인데, 정말 그 수고와 노력이 놀랍다. 섬세한 손길이 필요한 작업이며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또 다른 즐거운 도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이라도 그만 두라는 주변 친구들 보란 듯이 멋진 책을 만들어 볼테다... 나의 첫 번째 작품을 가족들에게 선물하려 했지만 아무도 원하지 않으니 내가 가져야겠다.

이렇게 확실한 핸드메이드 다이어리를 거부하다니.... 나중에 엄청 후회하게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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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03-29 0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빠빠라기가 새로운 판으로 다시 나왔군요!
아아. 언뜻 보기로도 예쁘게 나온 듯한데,
아무튼 언제나 문제는 번역일 테지요 ^^;

그나저나 대단한 공부를 하시네요.
책장과 얽혀서
이세 히데코 님이 선보인 그림책이 있어요.
<나의 를리외르 아저씨>였지 싶은데
차근차근 꼼꼼히 익히셔서
착한시경 님이 아끼는 책에
새로운 숨결 불어넣으시기를 빌어요.
두근두근 기다립니다 ^^

착한시경 2014-03-31 19:52   좋아요 0 | URL
소개해주신 그림책,,,꼬옥 읽어볼께요^^ 아끼는 책에 숨결을 불어 넣으라는 말씀~ 와 ~넘 멋져요~^^ 열심히 해보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3-29 0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계룡문고 사장님 말씀 들으니 이게 바로 서점이 살아나갈 수 있는 기회인것 같군요.
서점이 독자와 모임을 연결해서, 그러니깐 읽기 모임 같은 거 말이죠.
굉장히 좋은 기획인데요. 많은 소규모 서점들이 그런 모임을 주선했으면 하네요.

착한시경 2014-03-31 19:55   좋아요 0 | URL
지역서점이지만...다양한 문화 활동을 하고 있는 서점이랍니다...
출판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서점, 독자, 작가 그리고 출판사가 서로 협력해서
공생해야 한다고 얘기하셔서~공감했는데...쉽지 않은 일일것 같아요~

그렇게혜윰 2014-03-29 0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주 이용하시는 서점도 있으시고...부럽네요^^ 북바인딩은 손과 힘이 많이 가는듯하여 선뜻 하겠다 용기낼순 없지만 시경님 작품 기대하겠어요^^

착한시경 2014-03-31 19:57   좋아요 0 | URL
제가 해보니...눈썰미와 꼼꼼함을 요구하는 작업이더라구요,,,
이번주 수요일에 드디어 첫번째 작품이 완성되겠네요~
제가 사진으로. 올릴께요^^

페크pek0501 2014-03-29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점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특히 책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런 것 같아요.
저는 남의 서재를 구경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에요.
물론 서점에서 잘생긴 책들이 쌓여 있는 것도 좋은 구경이라서
동네 서점에 드나들지요. 그러다가 예상치 못한 책을 하나 사서
들고 오기도 하지요. 인터넷 서점이 책값이 싸긴 하지만 이렇게 동네 서점에서도
구입해야 동네 서점이 사라지지 않겠죠. 형편 어려워 문 닫는 서점이 많잖아요.

인터넷 서점이 계획적인 구매라면 동네 서점은 즉흥적, 충동적 구매예요.
둘 다 좋아요. ^^

착한시경 2014-03-31 20:00   좋아요 0 | URL
저도 꼬옥 한번 일해보고 싶기는 해요,,,
그냥 책이 많은 곳이 좋으니까요~ 사라져가는 동네 서점이나 참고서만 파는
서점을 보면 안타까울 뿐,,,앞으로는 좀더 자주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이들어요~
 

당신은 이제 막 여든두 살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당신은 여전히 탐스럽고 우아하고 아름답습니다. 함께 살아온지 쉰여덟 해가 되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요즘 들어 나는 당신과 또 다시 사랑에 빠졌습니다. 내 가슴 깊은 곳에 다시금 애타는 빈자리가 생겼습니다. 내 몸을 꼭 안아주는 당신 몸의 온기만이 채울 수 있는 자리입니다. 밤이 되면 가끔 텅 빈 길에서, 황량한 풍경 속에서, 관을 따라 걷고 있는 한 남자의 실루엣을 봅니다. 내가 그 남자입니다. 관 속에 누워 떠나는 것은 당신입니다. 당신을 화장하는 곳에 나는 가고 싶지 않습니다.

당신의 재가 든 납골함을 받아들지 않을 겁니다. 캐슬린 페리어의 노랫소리가 들려옵니다.

세상은 텅 비었고, 나는 더 살지 않으려네.

그러다 나는 잠에서 깨어납니다. 당신의 숨소리를 살피고, 손으로 당신을 쓰다듬어 봅니다. 우리는 둘 다, 한 사람이 죽고 나서 혼자 남아 살아가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이런 말을 했지요. 혹시라도 다음 생이 있다면, 그때도 둘이 함께 하자고. (D에게 보낸 편지 88~89쪽 중에서)

 

 

 

 내가 만일 플라타너스라면 그 그늘에 들어가 쉴테요

 내가 만일 책이라면 잠 없는 밤, 지침 없이 읽을 테요

 내가 만일 연필이라면

 손가락 사이에서 나른히 있지만은 않을 테요

 내가 만일 문이라면

 선인에겐 열어 주고 악인에겐 닫아걸 테요

 내가 만일 창이라면, 커튼이 달려 있지 않은 드넓은 창이라면

 온 도시 전체를 내 방으로 불러들일 테요

 내가 만일 하나의 단어라면

 아름다움을 공정함을 진실함을 요청할 테요

 내가 만일 말이라면

 나는 내 사랑을 나직이 말할 테요.

 ( 존 버거의 모든 것을 소중히하라 44~45쪽 중에서)

 

 

1.

칼로 오려낸 것인가 ?  붓으로 그려 낸 것인가 ?

조화신공(造化神功)이 사물마다 야단스럽다.

정극인의 상춘곡의 한 구절로 봄의 즐거움에 빠져 있는 내 마음을 대신해 본다. 고전문학을 읽다보면 옛 사람들의 풍류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 진다.

수풀에 우는 새는 봄 기운을 이기지 못하여 소리마다 교태로다...

엊그제 겨울을 지나고 봄이 찾아오니, 연두빛 싹들이 소리없이 땅 위로 올라오고, 온갖 꽃나무들은  봉우리를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 겨울을 이겨낸 이름을 알 수 없는 야생화들의 생명력을 조물주의 신기한 재주라고 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주인없는 자연은 누구나 마음껏 즐길 수 있으니 참 공평하고 감사한 일이다. 따사로운 봄 기운은 세상의 가장 높은 곳과 가장 낮은 곳을 가릴 것 없이 희망을 안고 다가 온다.  부귀도 날 꺼리고. 공명도 날 꺼리니 바람과 달 이외에 어떤 벗이 있겠냐고 말한 정극인의 마음에 100배 공감하는 이 봄이 그냥 좋다. 마냥 좋다. 

물론 나에게 특별히 재미있고 신나는 일이 생긴 것은 아니다. 난 여전히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지내고 있지만 계절이 주는 특별한 힘이 나를 즐겁게 한다. 봄 기운을 이기지 못한 새처럼... 봄이 되면 자꾸만 뭔가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은 마음에 사로 잡힌다. 지난 주부터 시작한 북바인딩 수업은 또 다른 도전이다. 난 유난히 손재주가 없는 편인데, 예를 들어 바늘을 잡으면 손이 떨리고 자꾸만 땀이 난다. 그리고 뜨개질이나 십자수을 하다보면 두통까지 와서 끝까지 완성해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손으로 제도를 하고 하드 보드지로 표지를 재단한 후 꼼꼼하게 풀칠을 해서 연결하는 작업을 하는데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너무 재미있게 했다. 아직은 표지를 만드는 작업만 완성된 상태인데, 속지를 실로 엮는 바인딩 작업이 너무 기대된다. 지금은 가장 기초가 되는 다이어리 만드는 법을 배우고 있는 중인데 최종적으로는 아끼는 책들을 새롭게 바인딩해서 세상에서 유일한 나만의 책으로 만들어 보고 싶다. 올 겨울 쯤이면 내가 가장 아끼는 책을 가죽으로 새롭게 바인딩해 볼 수 있지 않을까 ? 뭔가 배우는 일은 언제나 신선한 자극이고 즐거움이다.

그리고 아주 아주 멋 훗날, 알라딘 서재에 쓴 내 글들을 모아서 바인딩해두고 싶다. 세상에서 유일한 핸드 메이드 책으로... 늘 이렇듯 생각만 야무지다.

 

 

 

 2.

욕망과 욕심의 차이는 무엇일까 ?

욕심의 사전적 정의는 어떤 것을 정도에 지나치게 탐내거나 누리고자 하는 마음이며, 욕망은 무엇을 가지거나 하고자 간절하게 바람 또는 그러한 마음을 의미한다.

이번 달에도 나는 욕심인지 욕망인지 알 수 없는 마음에 사로잡혀 여러 책들을 구입했다. 나름대로 장바구니에 담아놓고 선별해서 구입하려고 마음 먹었지만 서재에 올라온 리뷰를 읽거나, 책을 읽다가 작가가 인용한 책을 보면 사고 싶은 마음이 자꾸만 든다. 신간에서 가장 관심이 가는 김중혁의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과 스캇 펙의 아직도 가야할 길 그리고 앙드레 고르의 D에게 보낸 편지를 구입했다. 최근에 가장 관심있게 읽고 있는 작가 중 한 명은 존 버거이다.  거짓과 불의, 새로운 형태의 독재에 대해 저항라고 말하고 있는 그는 스스로의 마르크스주의자라고 밝히고 있다.  몇해 전부터 열화당 사진문고 시리즈를 꾸준히 모으고 있는 중인데 존 버거의 대다수의 책들이 열화당에서 출간되어 더 반가웠다.

 

모든 욕망이 다 자유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자유란 하나의 욕망이 인정받고 선택되고 추구되는 과정과 경험에 다름 아니다. 욕망의 목표는 대상에 대한 소유가 결코 아니다. 욕망의 목표는 대상의 변화다. 욕망은 바라는 것이다. 바로 지금 바라는 것이다. 그 바람에의 성취가 모두 자유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자유는 그 바람이 지고(至高)함을 확인해 준다.

하느님은 지금 가난한 자의 곁에 계신다.

(존 버거의 모든 것을 소중히 하라 13쪽에서)

 

 

 

 

 

 

 

 

 

 

 

 

 

 

 

 

 

 

 

 

 

 

 

 

 

 

 

제목과 책 날개에 있는 작가 소개 그리고 목차와 머릿말이나 옮긴이의 말, 뒷표지만 읽어도 책에 대한 기본 예의는 지킨 것이니 책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지 말자. 인생은 길고, 시간은 많다. 느긋한 마음으로 마음가는대로 읽어보자... 이번 주에 읽은 책 중 단연코 최고의 책은 D에게 보낸 편지이다. 남편 앙드레가 거리막염이라는 불치병에 걸린 아내에게 쓴 가슴 저린 편지글이다. 서로 만난지 60년 만에, 결혼한 지  58년 만에 오랫동안 살아온 정든 집에서 함께 삶을 마감한 부부의 이야기에 생각이 많아졌다.

그리고 국내 작가의 소설을 참 오랫만에 구입했는데, 김중혁은 기발한 상상력으로 날 실망시키지 않으리라 확신한다.

 

 

 

3.

크기는 작았지만 탱글탱글한 딸기가 향이 너무 좋아 한 바구니를 구입했다. 그런데 너무 작아서 그냥 먹기는 좀 그렇고, 우유와 꿀을 넣어서 갈아 먹으니 한결 맛이 좋다. 이른 저녁을 먹고 출출한 마음이 들어 오랫만에 야식으로 떡볶이를 만들어 먹었다. 번잡한 생각이 들었지만 최근 주부놀이에 최선을 다하기로 마음을 먹었기 때문에 열심히 만들었다.하지만 먹고 나니 느는 것은 몸무게요, 쌓이는 것은 설거지 뿐... 식구들의 반응은 뭐 그닥 그랬다. 도대체 감사를 모르는 족속들이다. 편하게 앉아 개콘을 보며 일요일 밤을 보내고 싶은 마음을 참고 열심히 닦고 썰고, 사리면까지 삶아서 만들었는데... 맛에 대한 평가는 냉정하다. 아니 그냥 침묵하며 먹는다. 아들을 키우는 일은 참 드라이 한 일이다. 도통 재미가 없다. 결국 내가 만들어서 내가 제일 많이 먹어서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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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 2014-03-24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마지막에서 그만......빠 ㅇ! 지송~~

착한시경 2014-03-27 19:58   좋아요 0 | URL
ㅎㅎ 누가 가을이 식욕의 계절이라고 했을까요~ 전 봄이 되니 세상 모든 음식이 너무 맛나서 고민이예요,,, 제가 만들고 제가 다 먹고~^^

서니데이 2014-03-24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으로 엄마가 많이 먹어, 하고 말하면, 이 글 생각날 거 같아요. ^^;;
(그렇지만 사진 속의 간식은 좋아 보이는데요??)

착한시경 2014-03-27 20:00   좋아요 0 | URL
그쵸,,,사진은 그럴 듯 하죠~ 전 먹을만 하던데~ 그들은 너무 MSG에 익숙한지 앞으로는 사다 먹자고 하네요 ㅠ.ㅠ 흑~

잘잘라 2014-03-26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도대체 감사를 모르는 족속들이다. 에서 한 번,
내가 만들어서 내가 제일 많이 먹어서 슬프다. 에서 또 한 번.
빵 터집니다. 아이고. 이를 우째.. 저 눈물 맺혔어요. ㅎㅎㅎㅎㅎㅎㅎ

착한시경 2014-03-27 20:02   좋아요 0 | URL
샤방샤방한 원피스 입으려면 몸무게 감량에 돌입해야 하는데,,, 어쩜 좋죠~ 하여튼 그날 혼자 배터지게 먹고,,, 서러운 맘에 잠들었어요~ㅎㅎ
 

 

 

 

 

 

 

 

 

 

 

 

 

 

 

 

 

 

 

 

 

 

 

 

 

 

 

 

 

 

 

 

 

 

 

 

 

 

 

 

 

 

 

 

 

 

 

 "사람들은 논리적이지도 않고 이성적이지도 않다. 게다가 자기중심적이다. 그래도 사람들을 사랑하라."

"당신이 착한 일을 하면 사람들은 다른 속셈이 있을 거라고 의심할 것이다. 그래도 착한 일을 하라."

"당신이 성공하게 되면 가짜 친구와 진짜 적들이 생길 것이다. 그래도 성공하라."

"오늘 당신이 착한 일을 해도 내일이면 사람들은 잊어버릴 것이다. 그래도 착한 일을 하라."

"정직하고 솔직하면 공격당하기 쉽다. 그래도 정직하고 솔직하게 살아라."

"사리사욕에 눈 먼 소인배들이 큰 뜻을 품은 훌륭한 사람들을 해칠 수도 있다. 그래도 크게 생각하라."

"사람들은 약자에게 호의를 베푼다. 하지만 결국에는 힘 있는 사람 편에 선다. 그래도 소수의 약자를 위해 분투하라."

"몇 년 동안 공들여 쌓은 탑이 하루 아침에 무너질 수도 있다. 그래도 탑을 쌓아라."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주면 보따리를 내놓으라고 덤빌 수도 있다. 그래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도와라."

"젖 먹던 힘까지 다해 헌신해도 칭찬을 듣기는커녕 경을 칠 수도 있다. 그래도 헌신하라."

- 켄트 케이스의 그래도 중에서 -

 

봄이 왔다. 하늘하늘한 꽃 무늬 원피스에 저절로 눈길이 갔다.

옷장에서 꺼내 입으려다 아직은 이른 감이 있어 약간 도툼한 옷을 입고 외출을 했는데...

웬걸,,, 길거리에는 샤랄라한 옷차림으로 활기차게 다니는 사람들로 넘쳐 나고 있었다.

봄의 기운은 참 특별한 힘이 있어... 다들 적당히 상기된 얼굴 표정들로 행복하고 즐거워 보인다.

봄이 되면 하고 싶은 일이 많았는데,,, 우선 이번 봄에는 빈 화분들에 예쁜 꽃들을 심었다.

그리고 김치를 직접 담가 먹었다. 난 오늘 저녁에도 마트에서 산 배추 한통을 이용해서 겉절이를

담가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 무우 생채를 시작으로 해서 배추 겉절이 그리고 오이 소박이

를 만들어 볼 예정이다. 배추 한 통을 사서 반은 겉절이를 담고 반은 배추전과

배추쌈까지 만들어 먹었다. 식구가 적고, 친정과 시댁에 김치를 가져다 먹을 수 있어 한 번도 김치

를 담그지 않았는데 해보니 제법 재미가 있어 요즘 열심히 만들어 보는 중이다.

따사로운 봄의 기운을 받아 기분도 업 시키기 위해서... 무언가를 배워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중이다.  오후 내내 문화센터와 평생교육원 사이트를 기웃거리며 강좌를 찾아 봤는데

마음에 와 닿는 배울꺼리가 눈에 띄었다. 물론 책과 관련된 일인데,,,, 좋은 취미가 될 성 싶다.

새로운 피아노 레슨 선생님을  만든 아들이 요즘 피아노 치는 즐거움에 푹 빠져 있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고 있다. 예전에는 레슨곡만 연습했는데

요즘은 집에서도 혼자 악보를 찾아서 다양한 곡을 연주해 나를 즐겁게 해준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영화 주제곡들을 연습하는 중인데 센과 치이로의 행방불명과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연습 중이다. 아들은 정말 피아노를 칠 때만 제정신인 듯 싶다. 나머지 시간들은

대체 안드로메다에서 온 외계인 같다는 생각 밖에는 안 든다. 지구인이라면 저럴 수 없다는 생각

이 절로 든다. (신은 나에게 도민준 같은 외계인을 안 보내주셨다... 짱구를 보내줬다)

출장을 간 남편을 시내에서 만나기로 해서 오후에 혼자 시내에 갔다.

서점에서 책을 몇 권 구입했고, 혼자 아이스 커피를 마셨고, 유니클로에 가서 구경을 하다가 예쁜

반팔 티셔츠를 두 장 구입했다. 29,000원짜리 옷을 5,000원에.... 기쁜 맘으로 친구에게 줄 티셔츠도

한장 골랐다.

나이를 먹는걸까 ?? 자꾸만 화사한 꽃무늬 옷이 입고 싶다...

주절주절 썼다. 매주 일요일 저녁이면,,,이번 주부터는 책을 정말 열심히 읽을테다 다짐을 하지만

도통 지켜지지 못하고 있으니 문제다.

지난 주에는 한강 산문집 '사랑과 사랑을 둘러싼 것들' 그리고 장영희의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를

읽었다. 3월 달에 새로 산 책들이 나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으니 이번 주에는 차분하게 책을

좀 읽어야 겠다. 그렇지만 봄바람이 불고 햇빛이 좋으면 어찌될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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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03-17 0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꽃과 김치와 피아노와 예쁜옷과 봄빛이 여러모로 잘 어울리지 싶어요~ 아침볕이 참 곱습니다~^^

hnine 2014-03-17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금 김치 담그려고 배추 두통 사다놓았네요. 아직도 잘 못 담그지만 계속 하다보면 조금씩 나아질지 모르겠어요. 맛없는 김치 먹어주는 식구들에게 고맙고 미안할 따름입니다.
몇해전부터 저도 화사한 꽃무늬 옷에 자꾸 눈길이 가는게, 나이먹는 증거였나봐요.
책과 관련된, 새로운 배울꺼리 찾아내셨다는것이 무엇일까 궁금해집니다. 저도 지난 주부터 배우기 시작한게 있는데 책과 관련된건 아니고요.
아드님은 예술가 기질이 다분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