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의미에는 단순한 주관적 행복 외에도 변화와 성장, 배움과 진보 같은 가치 요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주관적 만족은 우리를 행복한 현재에 머무르게 하려는 속성을 가진다. 반면 의미는 우리를 만족스런 현재에 머무르지 말고 더 나아가도록, 변화하고 성장하도록 앞에서 손짓한다.

(책 108쪽에서)

 

 

 

 

 

 

 

 

행복, 그것은 어린아이가 자라면서 사랑하게 되는 것,

젊은 가슴에 사람들이 한 번도

불러주지 않은 신비한 이름을 간직하는 것,

부드러운 손 안에서 은밀한 말을 가만히 속삭이는 것,

말로 할 수 없는 결합을 온화함으로 받아들이는 것,

흩어지는 물을, 날아가 버리는 구름을 시샘하는 것,

한 마디 음성에 떨리는 사랑하는 사람의 가슴을 느끼는 것,

사람들이 좋아하고, 질투심으로 따라가는 발자취를 아는 것,

빛나는 낮을 꿈꾸는 것,

밤을 불사르고 비틀어버리는 것,

무엇보다 영혼이 잠들어 있는 나이를 슬퍼하는 것,

여인들의 모든 시선을 받으며 항상 괴로워하는 것,

4월의 모든 덤불, 진홍빛 하늘의 불꽃들 가운데 고통을 견디는 것,

하나의 시선, 한 송이 꽃, 하나의 태양만을 추구하는 것이려니 !

- 책 128쪽 빅토르 위고의 그래서 행복은 어디에 있나요 중에서 -

 

 

 

- 일단 환락의 도시를 떠나 시골로 가야 한다.

- 자신이 먹을 것은 자기 손으로 해결해야 한다. 즉 육체 노동을 해야 한다.

- 모든 사람을 형제처럼 사랑해야 한다.

- 착하게 살고 남을 위해 살아야 한다.

- 거짓말하지 말아야 한다.

- 곡물과 채소만 먹어야 한다.

- 술과 담배는 끊어야 한다.

- 어렵고 복잡한 예술은 다 버려야 한다.

- 항상 죽음을 생각하며 겸허하게 살아야 한다.

(책 285쪽에서)

 

 

어느 시점에서는 상대방에게도 꼭 그만큼의 목숨 건 사랑을 기대하는 것이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상대방은 나처럼 그렇게 헌신적인 사랑을 하지 않는 것 같다. 나한테는 네가 전부인데 너한테는 내가 전부는 아닌 것 같다. 이런 식의 생각은 곧 근거없는 의심과 질투로 발전해 나간다. 안나는 이런 고전적인 심리적 동요의 단계를 차근차근 밟는다. (책 59쪽에서)

 

노주인(老主人)의 장벽(腸璧)에

무시(無時)로 인동(忍冬) 삼긴물이 나린다.

자작나무 덩그럭 불이

도로 피여 붉고,

구석에 그늘 지여

무가 순돋아 파릇하고,

흙냄새 훈훈히 김도 사리다가

바깥 풍설(風雪)소리에 잠착하다.

산중에 책력(冊曆)도 없이

삼동(三冬)이 하이얗다.

- 정지용의 인동차 -

 

1.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서 들려오는 아름다운 피아노 소리... 겨울왕국 Let it go의 선율에 잠시 현관문 앞에 멈춰 섰다. 연휴에 가족들과 함께 겨울 왕국을 보고 돌아온 후, 피아노를 치는 아들이 악보를 출력해 열심히 연습을 하고 있는 곡이다. 생각보다 어렵다고 며칠동안 끙끙거리며 연습에 몰두하더니 이제 제법 음이 끊어지지 않고 연주가 된다. 평소 모습대로라면 학교에서 돌아와 피아노 학원에 가기 전까지 스마트폰 게임을 하거나 간식을 먹으며 빈둥거리고 있었을텐데 진지하게 몰입해서 피아노 연습을 하는 것을  보니 괜히 마음이 찡해졌다.

일곱 살 가을... 처음으로 피아노를 쳤을 때, 고사리처럼 작고 여린 손은 어느새 내 손보다 크고 듬직해졌다.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 우리 부부가 함께 세웠던 목표가 있다.

아들에게 평생 함께 할 수 있는 악기와 운동을 찾아서 일정한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끝까지 시키는 것이었다. 남자 아이가 꾸준히 한 악기를 배우는 일이 쉽지 않았을텐데 긴 시간동안 성실하게 연습해준 덕분에 지금까지 쉬지 않고 올 수 있었다. 대학 입시까지는 4년 그리고 앞으로 평생을 피아노와 함께 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100배의 노력이 필요할텐데... 닥치지 않은 일에 대한 걱정과 염려가 때로는 마음을 무겁게 한다. 하지만 피아노 치는 아들때문에 쇼팽, 베토벤, 드뷔시, 라흐마니노프 그리고 슈만까지 늘 클래식을 들을 수 있으니 덤으로 얻은 행복도 크다.

피아노를 치는 아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뿌듯함과 동시에 미치도록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하나의 사물에 지나지 않는 악기에 사람들이 숨결을 불어 연주를 하면 살아있는 생명의 소리가 된다.

이번 달에 처리해야 하는 여러가지 분주한 일들을 마무리하면 악기를 하나 배워보고 싶다. 현악기 소리를 좋아하는데 비교적 쉽고 빠르게 배울 수 있다는 우쿨렐레에 관심이 간다.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것보다 직접 연주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막연하고 허황된 꿈이 아니라 꼭 이룰 수 있는 꿈이 되었으면...... 아들은 피아노로, 나는 아쿨렐레로 Let it go를 연주할 날이 올 수 있다면 좋겠다. 해마다 악기를 배워야 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늘 실천에 옮기지 못했다. 이번만큼은 더 이상 미루지 말고 꼭 도전해 봐야 겠다. 때로는 아들도 내 삶에 신선한 자극이 된다...

 

2.

'굿바이 카뮈', '행복은 어디에 있나요', '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를 읽고 있는 중이다. '굿바이 카뮈'는 최근에 탄력을 받아 열심히 읽고 있는데 거의 마지막 부분만 남기고 있다. 카뮈의 시지프스 신화를 예로 들어 삶의 의미를 묻고 있는 책이다. 객관적 가치와 주관적 만족을 둘 다 이룬 삶이 가장 이상적인 삶이라고 이야기 한다. 이 두가지를 만족시키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뭘까? 처음 부분은 쉽게 접근이 가능하지만 읽을수록 고민과 생각이 많아지는 책이다.

'행복은 어디에 있나요'는 정말 심심할 때 읽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구입한 책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톨스토이를 비롯해서 클레지오, 빅토르 위고, 앙드레 지드, 알랭, 장 지오노와 오스카 와일드, 모파상 등이 생각하는 행복에 대한 정의를 다양한 형식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는 안나 카레리나를 통해 톨스토이의 삶과 문학 세계를 쉽고 재미있게 다루고 있는 책이다. 한마디로 톨스토이 입문서 정도로 생각하면 좋겠다.

정신없게도 세 권의 책을 번갈아 가며 읽고 있는 중이다. 오늘은 틈틈히 '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를 읽었는데 톨스토이의 결혼생활을 다룬 부분을 읽으며 흥미롭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했다. 이 책을 통해 톨스토이의 삶과 문학에 더 많이 관심을 갖게 되었으니 의미있는 시간이다.

 

이틀동안 매서운 겨울 추위를 경험했다. 절기상으로는 입춘이라 했지만 피부로 체감한 날씨는 올 해 들어서 가장 추웠다. 알라딘 장바구니에 담아놓은 책을 구입하기 위해 늦은 밤 시내에 다녀왔다. 내일 퇴근 길에 사다 주겠다는 남편에게 반은 협박 반은 애원하며 졸랐더니 결국 함께 서점에 가 주었다. 한 권만 사겠다고 다짐하고 왔지만 결국 세권을 구입해서 신나게 돌아왔다.

남편에게는 살짝 미안한 마음도 들었지만, 당장 읽지 않더라도 그 책이 집에 있어야 기쁘고 흐뭇한 마음이 드는 걸 어쩌란 말인가 ?

 

 

 

 

 

 

 

 

 

 

 

 

 

 

 

 

이렇게 추운 날은 즉석에서 보글보글 끓여먹는 음식이 확 와 닿는다. 오랫만에 남편과 즉석 떡볶이를 먹었다. 예전 추억을 떠올리며 반가운 마음에 먹었는데, 그때처럼 맛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우선은 조미료 맛이 너무 많이 나서 많이 먹을 수 없었다. 그래도 한 번쯤은 옛날 기억을 떠올리며 즐겁게 먹을 만 했다. 한참 먹다가 식당 주변을 둘러보니 우리가 가장 연장자였다. 대부분이 교복을 입은 여고생들이나 생기 발랄 대학생들이다. 어느새 그런 식당에는 어울리지 않는 중년의 나이가 되어 버리다니... 그래서 세월이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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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02-07 0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쿨렐레 즐겁게 배우셔서 아들과 함께 집안공연을 해 보시기를 기다립니다~

한 마디 말은 언제나 사랑일 때에 빛나고,
시골에서 밭을 일구는 일은 '육체 노동'이라기보다 '즐거움'이 되겠지요~ ^^

착한시경 2014-02-07 12:00   좋아요 0 | URL
따뜻한 삼월부터 시작해 보렵니다^^
아들이랑 같이 연주할 날이 속히 와야 할텐데,,,
게으른 제가 잘 할수 있을까 싶어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세실 2014-02-07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콤한 즉석 떡볶이 먹고 싶네요.
아드님이 피아노 전공하는군요.
아쉽게도 우리 집안엔 음악 전공자가 하나도 없어서 선망의 대상입니다.
울 아들이 하는 우쿨렐레, 쉬워 보이더라구요.

착한시경 2014-02-07 12:02   좋아요 0 | URL
대전 시내에 있는 즉석 떡볶이 가게 였는데,,,아이들이 많더라구요~
그래도 맛있게 잘 먹었어요...
저도 악기를 다룰 줄 몰라서~ 아들보며 대리만족 중인데
더 나이 먹기 전에 배워보려고 결심했어요....^^

단발머리 2014-02-07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아노 치는 아들, 완전 멋지지요.
착한시경님 아드님도 듬직한 뒷모습 보이며 '겨울왕국' 연주한다니, 너무 멋진대요.
저는 아롱이랑 할려고 사다 놓은 책 A-B-C 중 A 하다가 중단한 상태거든요.
남자아이들이 피아노치기 더 어려운가요. 아니면 피아노 앞에 앉기 더 어려운가요.@@

'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 눈팅하고 갑니다. 톨스토이님은 너무 빡빡하셔서, 가까이 있기엔 조금 부담스러울것 같기는 한데, 착한시경님 소개글 읽어보니, 책으로 만난다면야, 뭐... 즐거운 마음으로 만날 수 있을 거 같아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셔요^^

착한시경 2014-02-07 12:05   좋아요 0 | URL
피아노 칠 때와 잠 잘때만 멋지고 착한 아들이예요ㅠ.ㅠ
이제 그 무섭다는 중2를 보냈으니 좀 의젓해지겠죠,,
남자 아이들은 대체로 에너지가 많아서~ 오래 앉아서 하는 일은
힘들어 하더라구요,,,특히 어렸을때...
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와 안나 카레리나를 같이 읽음 더 줗을꺼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