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화 통화로 얘기를 나누던 중에 친구가 하루에 커피를 네 잔이나 마신다고 하여 좀 줄이라고 말했는데 그다음부터 하루에 한 잔 마시던 내가 한 잔 반을 마시게 되더라. ‘네 잔을 마시는 친구도 있는데 뭐.’ 하고 안심이 되었던 모양이다. 커피를 많이 마시면 잠이 안 온다는 부작용이 있고 건강에 해로울 수 있어 끊고 싶지만 즐거움을 하나 잃는 게 싫어서 하루 한 잔은 매일 마셨는데 늘 더 마시고 싶다는 유혹이 있어도 잘 참아 왔다. 그런데 하루에 커피 네 잔을 마신다는 그 친구를 떠올린 다음부터 끊기는커녕 한 잔 반을 마시게 되더라는 것. 역시 친구를 닮아 가는 게 맞다고 본다. 그러나 그 친구를 원망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를 안심시켰으니까. 즐겁게 커피를 마시게 했으니까.

 

 

 

 

 

 

2.
허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원래 허리 디스크가 있는데 통증을 느낀 건 오랜만이었다. 화장실에 갈 때나 부엌에 갈 때 목도리를 가지고 벨트처럼 허리를 감았다. 그랬더니 통증이 나아지는 것 같고 움직이기가 편해졌다. 병원에서 물리치료를 받고 주사 두 대를 맞았다. 매일 오라는 의사의 말에 매일 올 수 없다며 주 3회 오겠다고 했다.

 

 

예전에 허리 디스크로 병원에 갔을 때 초음파 검사를 했던 것 같다. 그때 무거운 걸 들지 않으면, 그것만 조심하면 평생 괜찮을 거라는 의사의 말을 들었는데도 살다 보면 무거운 걸 들 때가 있다. 이번에 허리가 아팠던 이유는 쌀 10키로가 배달되었는데 그냥 놔두면 될 걸 얼른 싱크대 안으로 넣고 싶어서 쌀을 질질 끌고 와서(들지 않고 끌었으므로 여기까진 잘했다.) 싱크대 안으로 넣는 동안 그러니까 그 이삼초 동안 무거운 쌀을 들었던 것 때문인 것 같다. 그전부터 허리에서 좀 수상한 조짐을 느끼긴 했다. 명절(구정) 때 서울과 대구를 오가고 부엌일을 많이 해서 그런 거라고 생각을 했지만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던 것일까. 운이 나빴던 것은 쌀이 배달되던 그 시간에 왜 집에 아무도 없냐는 것이다. 내가 미련한 짓을 하고 식구들을 탓했다.

 

 

 

 

 

 

3.
허리 통증으로 누워 지내고 있는 동안 다시 말해 내가 환자로 있는 동안 편하긴 했다. 내가 집안일에서 면제되었기 때문. ‘그래, 너희 셋이 집안일을 하며 주부의 존재 가치를 깨달아 보렴.’ 이러고 있었는데 아무도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듯 보이는 우리 식구들의 태연한 모습. 청소와 설거지를 딸과 남편이 분담해서 잘하는 것이다. 그것도 즐겁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난 허리가 많이 나았지만 계속 환자로 있을 예정이다.

 

 

 

 

 

 

4.
허리 디스크, 목 디스크, 팔은 테니스엘보. 이런 병을 갖고 있는 내게 딸이 묻는다.

 

 
딸 : 엄마는 아픈 데가 왜 그렇게 많아? 
나 : 내가 머슴 체질이 아니고 귀족 체질이라서 일하지 말라고 아픈 데가 많나 봐. 골골대며 장수하는 형인가 봐.

 

 

딸의 물음에 내가 답한 것은 ‘내 병에 대한 긍정적인 해석’이었다. 병이란 것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언제나 중요한 건 해석이다. 해석만 잘한다고 해서 모든 불행이 없었던 게 되는 건 아니지만 확실한 건 덜 불행해진다는 사실이다.

 

 

 

 

 

 

5.

이렇게 아픈 와중에 누워서만 있자니 지루해서 누운 채 폰으로 쇼핑을 했다. 돌아오는 내 생일, 돌아오는 30주년 결혼기념일, 돌아오는 어버이날로 인해 남편과 자식에게서 축하금을 받을 걸 예상해서다. 결혼 25주년 은혼식은 생략했고 결혼 50주년 금혼식 때는 내가 단명해서 이 세상에 없을 수도 있고. 이런 말을 늘어놓았더니 직장에 다니는 딸이 하는 말이 반갑다. 내가 사고 싶은 것 사라고 한다. 이건 축하금을 주겠다는 뜻이겠지.

 

 

그리하여 폰으로 고른 게 있으니 14k로 된 목걸이와 팔찌다. 종로 3가에 있는 귀금속 가게의 매니저로 일하는 친구에게 내가 폰으로 쇼핑하며 고른 것들을 폰 사진으로 보냈다. 이왕 사려면 친구 가게의 매상을 올려 줄 생각으로 보낸 것. 그런데 그 친구가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것보다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게 해 주겠다고 한다. 으음~~. 친구 덕 좀 봐야겠다. 발품이 들지도 않고 누워서 물건을 고르고 그것도 싸게 사다니. 참 편리한 세상일세.

 

 

그런데 내가 이런 사치를 누려도 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아파서 누워 있는 동안 우울한 마음을 떨쳐 보고자 했던 쇼핑이므로

이십 년 만에 하는 사치이므로
아주 오랜만에 누려 보는 사치이므로
욕하시는 분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고가품을 사려는 건 절대 아니다.(간이 콩알만 해서.) 

 

 

 

 

 

 

 

대단한 글도 아닌 잡담만 쓰고 나니 꽃 사진이라도 올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stella.K 2018-03-01 14: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인스턴트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모든 커피 중 그게 카페인 함량이 가장 적다고 하더군요.
그걸로 보통 3잔 마시고 적으면 2잔이죠.
전에 가끔 4잔 마셨더니 속이 좀 쓰린 것 같더라구요.
김갑수 같은 문화평론가는 워낙에 커피마니아라 그런지
그것 때문에 잠을 못 잔다는 건 낭설이라고까지 말하죠.ㅋ

요즘엔 워낙 장수하는 세상이라 무난히 금혼식하지 않을까요?
암튼 부럽습니다. 정말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부럽지 않더더니
언니가 그덕을 누리시나 봅니다. 축하드려요.^^

페크pek0501 2018-03-01 16:02   좋아요 2 | URL
인스턴트 커피 저도 좋아합니다. 달달해서 좋아요.
여름엔 냉커피로 달지 않은 아메리카노가 맛있더군요.

커피가 수면을 방해하는 건 맞는 것 같아요. 티브이를 통해 실험을 한 것 봤어요.
자신은 커피를 마시고도 잘 잤다고 하는데 관찰해 보니 여러 번 깨며 자더라는 것. ㅋ

자식 키우기는 장사로 치면 밑지는 장사랍니다. 한 친구가 돌 지난 손자 보느라 친구도 못 만나고 살아요. 시아버님 모시고 살 땐 식사만 챙겨 드리면 되었는데
손자 보는 건 쫓아다녀야 해서 더 힘들대요. ㅋ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고 몇 시간 뒤에 데리고 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하네요. 게다가 퇴근하는 딸과 사위 저녁 밥까지 해야 된다니... 저의 앞날을 보는 것 같아서 심란하더군요. 무자식이 상팔자...ㅋㅋ

늘 고맙고요.
한 박자 쉬고 나중에 님의 서재에 놀러 갈게요. 오늘 급하게 글 써서 올리느라 허리가 걱정되어서요.
약골 드림.

stella.K 2018-03-01 16:36   좋아요 1 | URL
ㅎㅎ 그 생각을 잠시 깜빡했네요.
그런데 친구분 좀 일찍 결혼하셨나 봅니다.
아님 따님이 일찍 결혼을 했을까요?
벌써 손주를 보시다니.
하긴 슬슬 그럴 나이가 돌아오긴 하죠?ㅠ
진짜 자유를 얻을 날은 자식을 넘어 그 손주가
자기 앞가림을 해야하는 때까진데
그럼 너무 나이들어 있어 서글프죠.
인생이 다 그렇더라구요.
마음 단단히 잡수셨야겠어요.ㅎ

아, 저는 믹스 커피 말고 그냥 인스턴트요.
믹스는 가끔 먹으면 맛있긴 한데
좀 텁텁하고 달더라구요.^^

페크pek0501 2018-03-01 17:51   좋아요 2 | URL
맞아요. 그 친구가 결혼을 일찍했고 그 딸 역시 너무 일찍 결혼했어요. 그 친구가 사위 얘기를 할 땐 적응이 안되더라고요. ㅋㅋ 아직 그럴 나이는 안 된 것 같아서 이상해요.

저는 철없는 아내 콘셉트를 가끔 써먹는데 이다음에 딸이 결혼하면 철없는 장모 콘셉트로 밀고 나가려고요. 믿지 못해 장모한테 애 못 맡기겠단 말 들으려고요. ㅋ

[그장소] 2018-03-01 18: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허리 통증은 끔찍하죠 . 비명이 절로 나오고요 . 저도 슈퍼마켓에서 장 본 것조차 직접 못들고 다녀요 . ㅈㄹ맞은 허리 통증 때문에요 . 에휴 이젠 아픔을 살아있는 증거로 셈하는 날들이 되는.거 같아서 좀 그래요 . 많이 아프진 마세요!! 3월 첫날 안부 놓고 갑니다~^^

페크pek0501 2018-03-01 18:56   좋아요 1 | URL
아, 아시는군요? 통증도 무섭지만 저는 잘못 움직이면 허리가 어떻게 될 것 같은 공포... 저는 이게 끔찍해요. 몸이 삐끗해 버려서 뭔가 큰일이 일어날 것 같아 꼼짝 못하고 있어야 하는... 들것에 실려 나가야 할 것 같은 공포... 이럴 때면 내가 뭐 죄를 지었나, 하는 생각마저 든답니다.

그장소 님도 아프지 마세요.
안부 놓고 간다는 말씀에 제 마음이 훈훈해집니다. ㅋ 고맙습니다.

[그장소] 2018-03-01 19:03   좋아요 1 | URL
디스크 이신거죠? 삐긋의 두려움이라니 그래보여요 . 제 친구는 재채기하다 허릴 삐끗하곤 오래 병원에 있었어요 . 재채기에도 말이에요 . 그러니 허리는 몸의 기둥인데도 얼마나 허약한 건지 싶더라고요 .
저는 임신, 출산 후에 온 후유증인데 이제 고질이 됐어요 . 근육이 없어 더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 ㅎㅎㅎ 전 근육질은 싫은데 말이죠 .
죄는 무슨이요 .. 그럼 재채기도 죄게요~ 그저 약한 것이죠 . 하긴 오랜 병은 스스로에게 죄같긴 해요 .
암튼 , 건강한 날들 응원할게요~^^
저도 고맙습니다~

페크pek0501 2018-03-01 19:15   좋아요 1 | URL
저도 고맙습니다. 다행히 허리가 많이 회복되어 이렇게 댓글을 쓰고 있어요.
허리 조심... 절대 무거운 것 들지 맙시다. 허리 디스크 맞습니다.
굿 밤 되세요.

[그장소] 2018-03-01 19:39   좋아요 1 | URL
네~ pek0501님도 굿굿한 밤!^^♡

페크pek0501 2018-03-02 13:24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

프레이야 2018-03-07 21: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저보다 일년 선배네요. 아픈 곳들 잘 다독이시길요.

페크pek0501 2018-03-08 13:58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 님.
님은 29주년인가 보네요.
우리 건강 관리 잘해서 병 나지 않도록 합시다...
고맙습니다.
 


 


조순자 단편소설집

 

 

 

 

 

 

 

 

 

 

 

 

 

 

 

 

 

표제작인 첫 번째 단편 <무엇이 되어 만나리>를 읽었다.

 


다 같이 불행해질 수 있는 삼각관계를 모두 불행하지 않을 수 있는 이상적인 그림으로 제시하며 끝나는 게 인상적이었다.

 

 

‘한 여자가 유부남인 한 남자에게 갑자기 덮쳐오는 포옹~~~’ 이런 반전이 있어서 궁금증을 자아내었다. 만약 그 이유에 설득력이 없었다면 그 반전은 실패했을 텐데 설득력이 있어서 그 반전을 잘 살렸다고 느꼈다.

 


전반적으로 흡인력이 있어 재밌게 읽었다.

 

 

쉽게 쓰여진 것 같지만 이만한 이야기를 쓰려면 꽤 탄탄한 구성이 밑받침이 되어야 하는 바, 밑받침이 튼튼한 건물 한 채를 감상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알라디너 성에 님의 책이다.

 

 
보내 주셔서 감사드리고 다시 한 번 책 출간을 축하드린다.

 

 

 

 

 

 

 

...........................................
덧붙임)


허리가 아파서 컴퓨터 사용을 자제하고 지내느라 오늘에야 서재에 로그인을 했습니다.
원래 허리 디스크가 있어서 탈이 날 때가 있습니다. 의사가 무거운 걸 드는 것만 피하면 평생 괜찮다고 했는데 가끔 어리석은 짓을 하여 결국 병원 신세를 지게 됩니다.

 

여러분은 건강을 위해 지혜롭기 바랍니다.

 

저는 물리치료를 받으러 병원에 갑니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tella.K 2018-02-26 13: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저런... 저도 책상에 오래 앉아 있지는 못해요.
그래도 하루를 볼 때 책상 앞에 있는 시간이 가장 많기는 한데
중간에 자주 움직여주긴 하죠.
아픈데 없이 살면 얼마나 좋을까요?
나이드니 엄마를 더 많이 이해하겠더군요.
옛날에 엄마 염색한다고 뭐라고 그랬는데 이젠 내가 안하면 안 되니까
그맘 알겠더라구요. 역시 사람은...!ㅋㅋ

성에님 소설가셨군요. 부럽네요.
제가 최고이자 최후에 하고 싶은 장르가 소설인데
쓴다고 하면 왜 그렇게 자신없고 이게 소설이 맞나 의심스러울 때가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성에님과 진작 친하게 지낼 걸 그랬습니다.ㅎㅎ

페크pek0501 2018-03-01 12:47   좋아요 0 | URL
스텔라 님도 허리를 조심해야겠군요. 제가 디스크 판정을 받은 건 집에 컴퓨터가 없던 시절이었으니 독서 때문이라고 봐요. 한 자세로 여러 시간 앉아서 책을 보니 허리가 망가졌나 봐요. 한 달에 열 권씩 읽던 시절이 있었어요. 목 디스크도 있어요. ㅋ

건강검진을 받으면 건강하다고 나와요. 고혈압, 고지혈, 당뇨... 이런 것 아직은 없거든요. 그런데 디스크 환자이니 건강하달 수는 없겠으니 엉터리 건강검진 같아요. ㅋ

성에 님이 소설가인지 저도 몰랐답니다. 책을 받고서 알았어요. ㅋ

소설을 쓰는 모든 분들께 선생님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나보다 젊은 분들에게도요.
존경의 뜻이죠.

늘 고맙습니다.

cyrus 2018-02-26 14: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읽을 때나 스마트폰 볼 때 목 상태가 신경 쓰여요. 목 디스크도 조심해야 하거든요. ^^;;

페크pek0501 2018-03-01 12:49   좋아요 0 | URL
저는 이미 목 디스크도 있답니다. 책을 봐서 얻은 병인데 그렇게 책을 봐서 무엇을 얻었나, 하는 생각이... 디스크만 얻은 게 아닌가 하는...ㅋ

오늘은 삼일절... 나라 생각하며 좋은 휴일 되세요...
고맙습니다.

dldrjfl 2018-02-26 16: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감사

페크pek0501 2018-03-01 12:49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무엇이 감사한지는 모르겠으나
저는 댓글을 달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서니데이 2018-02-26 18: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pek0501님, 병원에 물리치료 받으실 정도라면 많이 아프신거군요.
허리 아프면 많이 불편한데,
물리치료 잘 받으시고, 빨리 좋아지시면 좋겠어요.
편안한 저녁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8-03-01 12:52   좋아요 1 | URL
옙. 내일도 병원 예약이 있어요. 주사 두 대와 물리치료. 내일만 가면 끝~ 하려고요. 많이 나았어요. 명절 때 시댁 갈 땐 케이티엑스를 탔는데 올 땐 고속버스를 탔어요. 네시간 반 가량. 그때만 해도 허리에 무리가 있겠거니 했는데 증세가 없었어요. 그런데 10키로 쌀을 잠깐 들어 싱크대 안에 넣는 그 몇 초 동안으로 허리가 망가졌나 봐요. 미련한 짓을 한답니다. 그리고 반성과 다짐... ㅋ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1. 다시 일상이 시작되고

길게만 느껴졌던 설날 연휴가 끝났다.
다시 일상이 시작되어 행복하다.
피로한 연휴였지만 끝이 있다는 게 새삼 좋았다.
끝.
끝이 있다는 것이 주는 위안.

 

 

 

 


2. 고통 그리고 비참

어떤 고통도 머지않아 끝나는, 예정된 시간이 있다는 확신만 있다면 우리는 삶을 견디기가 좀 더 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끝이 보이지 않는 고통은 얼마나 잔인한가. 지진으로 집이 무너지고 가족이 죽거나 크게 다친 것을 겪는 일. 또 지진이 일어날까 봐 공포를 갖고 사는 일. 그들의 고통을 헤아려 본다.(포항에서 일어난 지진에 대한 뉴스를 접하고 나서.)

 

 

하지만 나는 범인(凡人)인지라 남의 고통을 헤아리는 것을 그치고 다시 생활 습관의 노예가 되어 내 삶에 충실해지고 만다. 한가하게 책을 읽고 글을 쓴다. 이런 내게 에밀 시오랑이 다음과 같이 일침을 가할 것만 같다.

 

 

...............
이 지상에 비참한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그 무엇보다도 인간의 명예를 더럽히는 것이다. (···) 비참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 앞에서 나는 음악이 있다는 것도 부끄럽다.(169쪽)

 

에밀 시오랑,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에서. 
...............

 

 

 

 

 

 

 

 

 

 

 

 

 

 

 

그러나 나는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고통스럽고 비참한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임에는 틀림없다.

 

 

...............
- 아침부터 저녁까지 무엇을 하십니까?
- 내 자신을 견딥니다.(53쪽)

 

에밀 시오랑, <지금 이 순간, 나는 아프다>에서. 
...............

 

 

나도 나름대로 견디고 있는 무엇이 있다.

내 삶에도 힘겨운 시간이 어찌 없다고 할 수 있겠는가.

나도 내 삶을 견디는 시간이 있다.

그런 시간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게 인생이므로.

 

 

 

 

 

 

 

우리가 힘겨운 인생길을 걷는 시간에도 천연덕스럽게 꽃은 피어 있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8-02-21 16: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21 16: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8-02-21 16: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에 찍어놓으신 사진인가 봅니다.
예쁜데요? 이제 얼마 안 있으면 꽃이 피겠죠?
올해는 지난 겨울이 혹독해서 그런지 어느 때보다
봄꽃이 기다려집니다.^^

페크pek0501 2018-02-21 16:38   좋아요 1 | URL
맞아요. 1월에 제주도에서 찍었어요. 겨울에도 꽃을 볼 수 있어 좋아요. 식물원 같은 곳이라...

저도 봄꽃을 보고 싶고 사진으로 남기고 싶어 기다립니다. 반가운 스텔라 님!!!
 

 

 


1. 좋은 삶이란 :
좋은 삶이란 별 게 아니다. 딱 두 가지를 실천한다면 좋은 삶이 될 거라고 믿는다. 첫째, 자기 주위에 좋은 사람들을 배치할 것. 둘째, 좋은 습관을 가질 것.

 

 

자기 주위에 좋은 사람들을 배치해야 하는 이유는 가까운 사람들을 보면서 닮기 때문이다. 닮는다는 것은 병처럼 전염된다는 뜻에서 ‘전염성 효과’라고도 할 수 있겠다. 예를 하나 들면, 남편이 담배를 끊은 이유 중 하나는 시댁 식구들 중에 자기를 빼고 아무도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없어서였다고 본다. 남편의 남동생도, 남편의 매형 두 사람도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아마 세 명의 남자들 중 누구라도 담배를 피웠다면 남편이 굳이 담배를 끊을 결심을 하지 않았을 것 같다. 오히려 맞담배를 피웠을 것이다. 친구들도 서로 닮는다. 하나의 예로, 남편이 삼십 대였을 때 남편 친구들 중에서 스키장을 다니는 친구가 하나 생기자 남편을 포함해 남편 친구들 모두 스키장을 다니기 시작했다. 한 사람으로 인해 친구들 모두 스키 취미가 생긴 것이다. 그 덕분에 몇 년 동안 겨울이 되면 가족 동반으로 함께 스키장을 다니곤 했다. 그래서 나도 스키를 배울 수 있었다.  

 

 

난 이번에 좋은 습관을 갖기 위해 발레 수강료 석 달치를 한꺼번에 냈다. 돈이 아까워서라도 열심히 발레 학원을 다닐 거라는 생각으로. 인간은 습관의 노예라서 운동하는 습관을 갖겠다는 생각으로. 

 

 

 

 

 

 

2. ‘절대’라는 말은 쓰지 않기 :

‘절대’라는 말은 쓰지 않기로 했다. 예를 들면 “절대 바람을 피울 사람이 아니다.” “절대 돈을 안 갚을 사람이 아니다.” 이런 말은 쓰지 않기로 했다. 인간에겐 자신도 모르는 어떤 영역이 있는 것 같다. 인간은 불가사의하다는 것에 한 표를 던지겠다.

 

 

 

 

 

 

3. 소방대원에게 감사를 :
화재를 진압하는 소방대원들을 우러러보게 된다. 남을 돕겠다는 마음이 없다면 일할 수 없는 직업이 소방대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무나 쉽게 그런 직업을 택할 수 있는 게 아닐 것이다. 그들의 봉급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남을 위해 애쓰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4. 마음의 거리가 필요 :
부모 자식 간에도 부부간에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 사랑한다고 해서 밀착되는 것만이 최선이 아니라는 얘기다. 오히려 사랑할수록 마음의 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5. 죽음과 흔적 :
마음속 뭔가를 풀어내서 속 시원해지는 느낌이 좋아 일기를 쓴다. 나중에 보려고 기록을 남기기 위해 일기를 쓸 때도 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내가 죽을 때쯤 이 여러 권의 일기장을 어떻게 해야 하나?’

 

 

내가 죽은 다음에 일기장이 나의 흔적으로 남는 건 싫다. 만약 죽음이 가까이 오고 있다고 느끼면 가족에게 내가 쓴 모든 것들을 태워 없애 달라는 유언을 해야겠다. 더불어 이 서재도 폐기해 줄 것을 당부해야겠다.

 

 

 

 

 

 

겨울 추위에도 쓰러지지 않고 쭉쭉 뻗은 나무들의 강한 생명력이 좋아서 찍은 사진.

 

 

 

 

 


........................................
<고백> :
준비된 글이 없어서
글감으로 뭐가 있을까 하여
그동안 내가 썼던 댓글을 훑어보고 나서
요런 글을 올리게 되었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서니데이 2018-02-13 16: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늘 쓰신 글을 읽으면서, 앗! 저도 그래요.^^ 하는 기분으로 읽었어요.
1. 좋은 분들이 옆에 계시면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가는 것 같아요. 긍정적인 에너지라는 것을 느낍니다. 습관이라는 건 좋은 습관은 유지하기가 힘들고, 나쁜 습관은 고치기가 힘들어요.^^
2. 절대, 완벽히, 전혀, 그런 단정적인 말들을 언젠가부터 잘 쓰지 않으려고 합니다. 가끔 이전의 습관처럼 쓰던 말이 나오기도 하지만, 그래도 전보다는 덜 씁니다. 그건 아마도 그렇게 정해진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기 때문일거예요.

오늘도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8-02-14 10:15   좋아요 0 | URL
1. 주위 사람들을 많이 닮아가며 사는 것 같아요. 흉 보면서 닮는다는 말도 있잖아요.
2. 맞아요, 정해진대로 흘러가지 않게 만드는 뭔가가 있는 것 같아요.

서니데이 님, 즐거운 명절 연휴 보내시길 바랄게요.
고맙습니다.
굿 데이...

성에 2018-02-14 05: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의 문장 톤이 좋아요.
가끔 올리는 사진도 의미심장해 보이구요,
나,아마 페크님께 반했나 봐요.ㅎ ㅎ

발렌타이 데이, 사랑을 보내며 설 명절 즐겁게 지내세요.
황금 개가 복을 많이 물어 들이기를.

페크pek0501 2018-02-14 10:24   좋아요 0 | URL
문장 톤이 좋다고 하시니 최고의 찬사이십니다.
사진은 눈을 맞고도 겨울 추위에도 꼼짝않고 서 있는 나무들의 강한 생명력이 좋아서 찍었답니다.
쭉쭉 뻗은 나무들이 멋지잖아요.

저에게 반했다고 하시니 남자 분 같습니다. ㅋ 여자 분인 것 아는데... ㅋ
아, 오늘이 발렌타인 데이군요. 명절로 머리가 복잡해 어제는 생각했는데 오늘은 잊었어요.
성에 님도 복 많이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서니데이 2018-02-15 13: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pek0501님, 즐거운 설연휴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페크pek0501 2018-02-19 12:35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 님,
답글이 늦어서 미안합니다. 이제야 로그인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네요.
명절 연휴 잘 보내셨겠지요?
저도 잘 먹고 잘 놀고 잘 웃고 그랬습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니 행복합니다.
고맙습니다. 서재에서 저를 맞이해 주시는 님이 계셔서... ㅋ
 

 

 


즐겁지 않은 명절이었다.
지난 주 설날 연휴에 3박 4일 동안 대구에 있는 시집에 머물다 왔다. 명절로 인한 ‘민족 대이동’ 속에서 서울에서 대구로 가는 것 자체도 고단한 일인데, 시집에 도착을 하자마자 며느리로서 해야 할 일이 많았다. 잠을 자야 하는 밤이 되기 전까지 발 뻗고 쉴 여유가 없이 바빴다. 집에 돌아오니 몸살기가 있었다. 며칠을 앓았다. 명절 후유증인 셈이다. 명절로 인해 며느리만 고단한 게 아니다. 시어머니도 친정어머니도 고단해 한다. 아이들도 고단해 한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명절이란 말인가.

 

 


즐거운 명절이었다.
지난 주 설날 연휴에 3박 4일 동안 대구에 있는 시집에 머물다 왔다. 명절로 인한 ‘민족 대이동’ 속에서 서울에서 대구로 가는 것 자체는 고단한 일이지만 명절이 아니라면 따로 시간을 내서 시집에 갈 기회를 만들기 쉽지 않으니 명절이 필요한 것 같다. 명절의 즐거움은 역시 모든 가족과 친척이 모이는 데 있다. 며느리들은 며느리들끼리 수다로 즐겁다. 부모님은 자식들을 만나서 즐겁고 아이들은 사촌들을 만나서 즐겁다. 반갑게 만나 서로 안부를 묻고 서로 음식을 맛있게 먹으라고 권한다. 모두가 유쾌하게 하하하 웃는 시간이 많은 날. 몸은 고단하지만 마음만은 행복한 명절이었다.

 

 

 

사람에 따라서 즐겁지 않은 명절일 수도, 즐거운 명절일 수도 있는 것은 해석의 차이 때문이리라.

 

 

니체가 잘 정리해 놓은 글이 생각났다.

 

 

..........
모든 일은 어떻게든 해석이 가능하다. 좋은 일, 나쁜 일이 처음부터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 그 어떤 것이라도 해석하는 이는 결국 자기 자신이다. 그러나 어떤 식으로든 해석을 하는 순간부터는 그 해석 속에 자신을 밀어 넣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결국 해석에 사로잡히고, 그 해석이 나올 수 있는 시점에서만 사물을 보게 된다. 요컨대 해석 또는 해석에 기인한 가치 판단이 자신을 옴짝달싹 못하도록 옭아매는 것이다.

 

- 시라토리 하루히코 (엮은이), <초역 니체의 말>에서.
..........

 

 

 


 

 

 

 

 

 

 

 

 

 

 

 

 

 

이것을 니체는 다음과 같이 다른 말로 표현하기도 했다.


 
..........
사람의 눈은 카메라의 렌즈와 비슷한 역할을 하지만 렌즈처럼 앵글에 비친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투과시키지 않는다. 가령 석양에 물든 산자락을 넋을 잃고 바라볼 때도 자연의 풍광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다. 본인 스스로는 마음을 비우고 본다 생각할지라도, 실상은 바라보는 대상 위에 영혼의 얇은 막을 무의식적으로 덮어씌운다. 그 얇은 막이란 어느 사이엔가 성격이 되어버린 습관적인 감각, 찰나의 기분, 다양한 기억의 편린들이다. 풍경 위에 이러한 막을 얹고, 막 너머를 희미하게 바라보는 것이다. 즉 인간이 바라보는 세계란 이미 그 사람의 일부이다.

 

- 시라토리 하루히코 (엮은이), <초역 니체의 말 2>에서.
..........
 

 

 

 

 

 

 

 

 

 

 

 

 

 

 

위에 옮겨 놓은 니체의 글을 다시 읽는다.

 

 

모든 일은 어떻게든 해석이 가능하다. 좋은 일, 나쁜 일이 처음부터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 그 어떤 것이라도 해석하는 이는 결국 자기 자신이다. 그러나 어떤 식으로든 해석을 하는 순간부터는 그 해석 속에 자신을 밀어 넣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 <초역 니체의 말>에서.

 

 

즉 인간이 바라보는 세계란 이미 그 사람의 일부이다. - <초역 니체의 말 2>에서.

 

 

이 글을 쓰면서 니체의 글을 기억해 두기로 한다.

 

 

좋은 일, 나쁜 일이 처음부터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해석을 하는 순간부터는 그 해석 속에 자신을 밀어 넣기 때문에 인간이 바라보는 세계란 이미 그 사람의 일부라는 것.

 

 

 

 

 

 

 

 

........................................
제가 2014-02-08에 올린 글입니다.
오늘 북플에 들어갔더니 어떤 님이 회원 님 글을 좋아한다고 ‘알림’에 나와 있어서 그 글을 클릭해 봤더니 제가 4년 전에 올린 글이었어요.
읽어 보니 오늘 올리기 적합한 글 같아서 그중에서 필요한 부분만 옮겨 왔습니다.
그때 읽지 않은 분들이 많을 것 같고, 읽은 분도 지금은 기억하지 못할 것 같아 올립니다.
저 역시, 제가 이런 글을 올렸는지 몰랐어요.

 

 

 

 

 

 

 

 

 

 

 

 

 

겨울에도 꽃을 볼 수 있어서 좋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tella.K 2018-02-13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말입니다. 명절이 다 좋은 것도 또 다 나쁜 것만도 아닌데
미디어나 의학계에선 명절증후군하며 심각한 양 하고 있으니.
물론 진짜 괴로운 사람 있죠. 하지만 대체적으로 견딜만 하기도 하죠.

올해는 명절 어떻게 보내시나요?
4년전과 비슷하시겠죠?
그래도 즐겁고 힘차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아, 이제 매서운 겨울 추위는 얼추 다 가지 않았을까요?
꽃 예쁩니다.^^

페크pek0501 2018-02-13 13:30   좋아요 0 | URL
제가 쓴 글을 글을 보고 예전엔 제가 시댁에 3박 4일을 갔다는 것을 알았어요.
너무 착한 며느리였네요.ㅋ 이번 설날엔 2박 3일을 갑니다.

저는 이런 특별한 날이 끼어 있는 달, 사실 좋아하진 않습니다. 제 생활의 리듬을 깨는 것 같고 뭔가 흐트러지는 느낌이에요. 그러나 되도록 즐겁게 설날 연휴를 보낼 생각입니다. 설날 음식도 맛있게 먹고 많이 웃고...

지난 1월에 찍은 사진입니다. 겨울에도 꽃을 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댓글, 고맙습니다. 재탕이라서 사람들이 싫어할까 봐 걱정이 되었답니다.

cyrus 2018-02-13 15: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렸을 때 제가 생각한 명절은 먼 친척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날이었어요. 사촌 형, 동생들 만날 때가 좋았죠. 그런데 이제 저도 어른이 되고나니까 명절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어요. 명절은 ‘쉬는 날’이어야 합니다. ^^

페크pek0501 2018-02-14 10:08   좋아요 0 | URL
ㅋ 명절이 쉬는 날이면 저도 좋겠습니다. 어릴 땐 세뱃돈 받는 재미가 있었는데
이젠 세뱃돈을 주는 입장인데다 명절 음식을 해야 해서 명절이 재미없어요.ㅋ
그나마 명절이 일 년에 두 번밖에 안 되니 다행이라 생각하죠.
피할 수 없으면 즐기자, 하고 있어요.
명절 연휴 잘 보내시길...
고맙습니다.

프레이야 2018-02-13 15: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명절이 크게 의미 없어요. 음식 장만에 좀 피곤하긴 하지요. 그래도 보람 있는 부분도 있구요. 어릴 적엔 친척이 없는 친정이라 명절이면 오히려 너무 적적하고 조용하고 심심했어요. 니체의 저 인용문은 정말 그렇다는 생각이 들어요. 기분 좋게 건강하게 보낼 수 있는 명절이길 바랍니다.

페크pek0501 2018-02-14 10:12   좋아요 0 | URL
저는 동서가 있어서 많이 의지하며 일해요. 처음 결혼했을 땐 저 혼자 며느리여서 심심했어요.
니체의 책은 참 좋았어요. 다시 읽어야 할 책으로 꼽습니다.
프레이야 님도 기분 좋은 명절이 되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