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음미하는 책 읽기 : 조금 전, 커피를 다 마시고 나서 ‘아차 깜빡 했네.’ 이랬다. 컴퓨터 화면을 보면서 커피를 마셨는데 커피의 맛을 음미하지 않고 물을 마시듯 벌컥 마신 거였다. 커피의 맛을 음미하지 않은 걸 후회했다. 이런 일이 생긴 건 컴퓨터 화면을 보며 커피 생각을 하지 않고 딴 생각을 했기 때문이고 커피가 식어서 커피가 뜨겁지 않았기 때문이다. 딴 생각을 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커피가 뜨거웠다면 천천히 마시며 맛을 음미할 수 있었을 텐데. 이런 경우 커피를 또 마시게 되어 연거푸 두 잔을 마시게 된다. 이번엔 제대로 맛을 음미하며 마시기 위해서다.

 

 

현재의 순간에 집중하기, 커피를 마실 땐 커피만 생각하기. 이것을 못했다.

 

 

책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을 때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딴 생각을 하지 말고 문장뿐만 아니라 문장 부호와 행간까지 꼼꼼히 그리고 천천히 읽는다면 이것이 바로 ‘음미하는 책 읽기’가 될 것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깊이 읽기’가 된다.

 

 

<작가 수업>을 읽다가 만난 다음의 글을 기억해 놓기로 했다.

 

 

작가는 책 한 권을 쓰느라 몇 달을 보내며 자신의 진심을 쏟아붓지만, 그 진심을 읽는 독자는 거의 없다.(윌리엄 서머싯 몸)

- 도러시아 브랜디 저, <작가 수업>, 111쪽. 

 

 

내가 책 한 권을 읽고 나서 작가가 하고 싶었던 말을 얼마나 이해했을까를 생각해 보면 백 퍼센트를 이해했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커피의 맛을 제대로 음미하지 못했던 것처럼. (서머싯 몸의 말을 내 맘대로 이해했다는 걸 밝힌다.) 

 

 

 

 

 

 

 

2. 책을 추천할 때 : 글 쓰는 사람은 최소한 한 가지의 책임이 따른다. 자기의 글에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책임이란 글을 쓸 때 ‘거짓’이 아닌 ‘사실’을 써야 하는 책임을 말한다. 그러니까 거짓으로 글을 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내가 어떤 책을 추천하는 글을 쓸 때가 있는데 이런 때에도 그런 책임이 마땅히 따른다.

 

 

‘페크 님이 추천하는 책을 읽었는데 읽기 지루했다. 앞으론 페크 님이 어떤 책을 추천하는 글을 신뢰하지 않겠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로선 신뢰가 떨어지는 글을 쓴 셈이니 주의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책을 추천할 땐 신중해진다.

 

 

 

 

 

 

 

3. 소설을 쓰고 싶다면 : 책을 읽다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읽히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글을 만날 때가 있다.

 

 

예를 들면 다음의 글.

 

 

소설을 쓰고 싶어하는 후배들에게 가끔 주제넘은 충고를 한다. 나 자신은 소설을 단 한 줄도 써본 바 없으면서 말이다. “인물의 내면을 말로 설명하겠다는 생각을 접어라. 굳이 말해야 한다면, 아름답게 말하려 하지 말고 정확하게 말해라. 아름답게 쓰려는 욕망은 중언부언을 낳는다. 중언부언의 진실은 하나다. 자신이 쓰고자 하는 것을 장악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 장악한 것을 향해 최단거리로 가라. 특히 내면에 대해서라면, 문장을 만들지 말고 상황을 만들어라.” 그러고는 덧붙인다. “카버를 읽어라.”

- 신형철 저, <느낌의 공동체>, 287쪽.

 

 

 

 

 

 

 

 

 

 

 

 

 

 

 

 

 

 

 

 

 

아름답게 말하려 하지 말고 정확하게 말해라.

 

 

아름답게 말하지 못하는 것은 나의 약점이라서 맘에 드는 말이다.

 

 

장악한 것을 향해 최단거리로 가라.

 

 

묘사에 약한 것도 나의 약점인데 (장황하게 묘사하지 말고) 최단거리로 가라는 것도 맘에 드는 말이네. 

 

 

카버를 읽어라.

 

 

카버의 작품을 읽어서 배우라는 말이다. 주목할 만한 카버의 작품이 <대성당>이다. 이것이 신형철 문학평론가가 추천하고 김연수 작가가 옮긴 책이라고 하니 신뢰가 팍팍 가네. 내용이 궁금해진다. 궁금한 것은 못 참을 듯. 그러니 앞으로 읽게 되겠지.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9권. '헤밍웨이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가', '리얼리즘의 대가', '미국의 체호프' 등으로 불리며 미국 현대문학의 대표작가로 꼽히는 레이먼드 카버. (…) 그러나 카버의 진면목은 무엇보다 단편소설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그런 까닭에 전 세계 많은 젊은 소설가들이 좋아하는 작가로 주저 없이 '레이먼드 카버'를 꼽는다.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역시 카버의 팬을 자처하며, 그의 소설을 직접 번역해 일본에 소개하기도 했다. (…) <대성당>은 단편작가로서 절정기에 올라 있던 레이먼드 카버의 문학적 성과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그의 대표작이다.

- (알라딘, 책소개)에서.

 

 

 

 

 

 

4. 헛꿈이라도 꾸기 : 소설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 내 주위에도 많이 있다. 나도 한때 소설을 쓰고 싶어 했다. 그때가 삼십 대 초반이었다. 내가 본받고 싶은 단편 소설을 하나 정해서 그 작품을 일곱 번이나 읽어 봤다. 여러 번 읽으면 소설을 쓸 수 있는 줄 알았다.

 

 

지금은?

 

 

지금은 그렇지 않다. 소설가들은 특이한 집단의 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소설 쓰기는 나 같은 부류의 사람들이 넘볼만한 일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나에 대해서 진작 알았다면 그런 실수를 또는 착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 실수는 내 정신에 영양분을 공급했다. 소설을 쓸 수 있으리라는 착각 때문에 소설을 많이 읽었고 그래서 문학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게 되었으니까. 그래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도움이 되었으니까.

 

 

그래서 이런 결론을 내린다.

 

 

‘헛꿈이라도 꾸기. 무슨 꿈이든 그 꿈을 위해 노력하며 사는 게 그렇지 않은 것보다 좋다.’

 

 

 

 

 

 

 

5. 꿈을 가진다면 : 이미 읽은 책을 펼쳐 밑줄 그어져 있는 부분만 골라서 다시 읽는 것은 내 취미다. 다시 읽으며 그 뜻을 음미하길 즐긴다. (나는 책을 읽을 때 좋은 글에 밑줄을 긋는 버릇이 있다.)

 

 

난 말야, 아주 행복하다네. 이것 봐. 내 시 교정지일세. 알아두게. 다른 사람들은 (이곳에서) 불편에 괴로워할지 몰라도 난 아랑곳하지 않네. 꿈을 가지고 살면서 시간과 공간의 지배자가 되기만 한다면, 생활 환경이 무슨 대수겠는가.

- 서머싯 몸 저, <인간의 굴레에서 2>, 169~170쪽.

 

 

꿈을 갖고 시간과 공간에 개의치 않고 살면 불행한 시간들을 견딜 수 있다는 것.

 

 

인생에서 재미있는 것 한 가지는 최고만 고집하다 보면 대개 최고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윌리엄 서머싯 몸)

- 도러시아 브랜디 저, <작가 수업>, 37쪽.

 

 

얼마나 집중하느냐가 관건이라는 것. 자신의 생각대로 인생이 만들어진다는 것.

 

 

 

 

 

 

 

 

 

 

 

 

 

 

 

 

 

 

 

 

 

 

 

 

 

6. 당신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무엇? : “당신이 하고 싶은 일과 잘할 수 있는 일이 일치하지 않을 때 당신은 어느 쪽을 위해 노력하며 살겠는가?”

 

 

..........

A : 당신은 무엇을 하고 싶습니까?

B : 칼럼을 쓰고 싶습니다. 특히 인간 심리에 대한 칼럼을 쓰고 싶어요.

A : 그런데 당신은 요즘 무엇을 쓰고 있습니까?

B : 단상을 쓰고 있습니다.

A : 그렇다면 당신은 미래에 무엇을 쓰게 될지 저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B : 뭐라고요? 내가 미래에 무엇을 쓸지 나도 모르는데, 당신은 안다고요?

A : 예, 알지요. 당신은 미래에 단상을 쓰게 될 것입니다. 현재 당신이 하고 있는 일이 당신의 미래를 말해 주기 때문입니다.

B : 으음... 일리 있는 말이네요. 하지만 백 퍼센트 믿을 순 없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을 테니까요.

A : 당신이 단상을 쓰고 있다는 건 그쪽에 당신의 취향이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앞으로 당신의 글쓰기 능력도 취향이 있는 쪽으로 발달하게 될 겁니다.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B : 당신의 말이 맞는다면 난 미래에도 단상이나 쓰고 있겠군요.

..........

 

 

 

참고로, 단상의 뜻은 (네이버 사전으로) ‘생각나는 대로의 단편적인 생각’이다. 생각나는 대로 쓰는 것이니 완결된 구성법으로 쓰지 않아도 되어 누구나 쓸 수 있는 글이 단상이다. 칼럼에 비해 얼마나 쉽게 쓸 수 있는 글인가. 잘 쓰기가 어려운 게 문제이긴 하지만.

 

 

앞의 질문을 다시 한다.

 

 

“당신이 하고 싶은 일과 잘할 수 있는 일이 일치하지 않을 때 당신은 어느 쪽을 위해 노력하며 살겠는가?” 

 

 

내 대답.

 

 

“저는 쉽게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하게 되더군요. 어려운 일은 나중으로 빼지요. 칼럼을 쓰고 싶지만 어려워서 단상을 쓰고 있듯이 말입니다.”

 

 

 

 

 

 

 

7. 똑같은 건 있을 수 없다 : 자신이 경험하는 상황이 남과 똑같을 수 없고 자신이 경험하는 감정이 남과 똑같을 수 없다. 그래서 작가들은 같은 소재와 같은 주제로도 얼마든지 명작을 탄생시킬 수 있는 것이겠다.

 

 

아그네스 뮤어 매켄지(1891~1955, 스코틀랜드 작가)는 『문학의 과정』에서 이렇게 말한다.

“그대의 사랑과 나의 사랑, 그대의 분노와 나의 분노는 똑같은 이름으로 불린다는 점에서 서로 매우 비슷하다. 하지만 우리의 경험과 이 세상 어느 두 사람의 경험에 비추어볼 때 그 둘은 완전히 똑같을 수 없다.”

이 말이 그야말로 진실이 아니라면 예술은 토대도 기회도 없을 것이다.

- 도러시아 브랜디 저, <작가 수업>, 145쪽. 

 

 

글을 쓸 때 중요한 건 소재나 주제가 아니다. ‘다른 사람의 눈’이 아닌 ‘자기만의 눈’으로 보고 느낀 것을 쓰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만 개성 있고 독창성 있는 작품이 나올 수 있다. 어찌 보면 똑같은 감정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은 글을 쓰는 사람에겐 축복이다. 남들이 이미 썼던 소재나 주제로도 얼마든지 자기 방식으로 새롭게 쓸 수 있으니까.

 

 

 

 

 

 

 

8. 작가가 되고 싶은가 글을 쓰고 싶은가 : 작가가 되고 싶다는 것과 글을 쓰고 싶다는 것은 다르다. 작가가 되고 싶다는 건 작가라는 직업을 갖고 싶다는 것이고, 글을 쓰고 싶다는 것은 직업과 상관없이 단지 글을 쓰고 싶다는 것이다. 가수가 되고 싶은 것과 노래를 부르고 싶은 것이 다르듯이 그 둘은 다르다.

 

 

예술가는 비평가에게 귀를 기울일 시간이 없다. 작가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은 비평을 읽지만, 글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은 비평을 읽을 시간이 없다.(윌리엄 포크너)

- 도러시아 브랜디 저, <작가 수업>, 89쪽.

 

 

오직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은 자기 글에 대해 비평가가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관심이 없겠지. 작가로서의 위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쓰고 싶은 글을 쓰는 게 중요할 테니까. 그러므로 비평을 읽을 시간이 없겠지. 비평을 읽을 시간에 차라리 글을 쓰고 있을 테니까.

 

 

예전에도 쓴 적이 있는데 나는 작가라는 직업을 갖는 건 싫다. 고정 수입이 있는 직업을 따로 갖고 살면서 취미처럼 글을 쓰는 게 좋다. 그래야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고 즐길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물론 글을 잘 쓸 자신이 없으니까 이런 생각을 하는 거겠지만.)

 

 

 

 

 

 

 

9. 감탄하는 것에 대하여 : 요즘 매일 해 질 무렵에 한 시간 가량 걷는다. 어제도 걸었다. 어머니에게 내가 만든 두부조림을 갖다 주기 위해 친정에 가느라 걸었고, 집에 돌아올 땐 어머니가 만든 장조림을 가지고 걸었다. 걸으면서 춥지도 덥지도 않은 딱 알맞은 날씨가 얼마나 아름다운지에 감탄했다. 걸으면서 나무들의 푸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에 감탄했다.

 

 

어느 책에서 읽었다. 감탄을 잘하는 건 예술가 기질이 있기 때문이라고. 내게 예술가 기질 같은 건 전혀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있다는 것인가. 으음... 그래서 내가 예술을 사랑하고 글을 쓰며 사는 것인가.

 

 

 

 

 

 

 

10. 또 여름이 왔다 : 날씨가 더워졌다. 여름은 또 이렇게 시작되려나 보다. 같은 여름이라고 해도 매년 다르다. 유난히 더 더운 여름이 있고 덜 더운 여름이 있다. 사람에 따라서도 더위를 느끼는 정도가 다를 것이다. 요즘 날씨에 대해서도 다르겠지. 시원한 수영장에 들어가고 싶을 정도로 많이 덥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정도로 더운 것은 아니고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을 정도로 조금 덥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또 이 정도의 날씨가 뭐가 더운가 하고 말할 사람도 있을 듯.

 

 

사람에 따라 각자 다르게 느끼는 게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요런 후진 단상의 글도 좋게 봐 주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겠지, 하고 기대할 수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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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4-06-07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1번의 인용문이 좀 서글프군요. 하지만 현실일 거여요.
그래도 써야하는 사람이 소설가겠죠.
신형철의 말은 정말 음미해 볼만한 말이로군요.
저는 갈수록 소설은 안 읽게되요.
할 수만 있으면 소설은 쓰고 싶은데 말이죠.
재미없으면 소설을 안 읽으니까 소설가는 어쩌면 원맨쇼하는 거랑
비슷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요.
언니가 저리 써 놓으시니 커버를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읽고 싶은 책은 많은데 많이 읽을 수 없음이 늘 안타깝군요.ㅠㅠ

페크pek0501 2014-06-07 19:07   좋아요 0 | URL
오늘 얼마나 더운지, 밖에 나가 깜짝 놀랐어요.
집에 있을 땐 모르겠더니... 집 오자마자 세수부터 했네요.
화장을 하면 더 더운 것 같아요. 그렇다고 썬크림을 안 바를 수도 없고...
들어오면서 강냉이와 아이스크림 사 가지고 왔어요. 요런 걸 먹어 줘야 더위를 잊을 수 있겠다 싶어서요.

카버의 작품은 저도 사 볼 생각이에요. 문장이 얼마나 훌륭하면 그런가 싶어서요.
저도 소설보다 에세이를 많이 읽게 되는 것 같아요. 책을 살 때 보면 에세이 류가 월등히 많아요.

저도 읽고 싶은 책은 많은데 인생은 짧아서 안타깝죠. 하루는 또 얼마나 짧은가요...

아, 무플일 뻔했는데 님이 구해주셨어요. 감사합니당 ... ^^

마녀고양이 2014-06-11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글이 단락단락 참으로 좋아요.
하나씩 음미하면서 읽었네요. 서머셋 몸의 인용구가 참으로 와닿아요, 꿈이 있고 시간과 공간의 지배자가 된다라는... 그리고 현재의 커피 한모금을 음미하는 것으로 지금-여기를 산다는 것도...

여름이 정말 빨리 다가와요.
그냥 멍한 시간이 좋아요, 코 끝에 공기가 흐르는 시간이예요.

페크pek0501 2014-06-13 09:54   좋아요 0 | URL
오랜만에 놀러오셨네요. 반가운 마고 님.
진행 중인 일은 잘 되고 있겠지요? 제가 그 일을 빨리 끝내기를 바란다는 걸 알아 주세요. 그래야 님을 많이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ㅋ

시간과 공간의 지배자가 되기만 하면 볼품 없는 집에 살면서도 멋진 저택에서 살 수가 있겠지요. 그러려면 육체는 땅을 밟았으되 정신은 다른 곳을 지향해야 되겠죠. 바로 꿈을 향한 정신이 필요한 거죠.

이번 여름... 더운 게 싫어서 저는 벌써 늦여름을 기다려요. 8월 중순이 지난 여름을요. 저는 8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가 좋아요.
바빠도 충분한 휴식을 가지고 사시길... 또 봐요.^^

노이에자이트 2014-06-11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을 읽는 사람이 무슨 뜻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쓰기 위해서도 상당한 훈련이 필요하죠.그 다음 중요한 건 역시 단락을 구성하는 문장들 간의 일관성입니다.이 단계로 정착하기가 참 어렵죠.하나의 문장을 명료하게 쓰는 것보다 더 높은 훈련이 필요하니까요.저도 이게 잘 안 돼서 고민입니다.

페크pek0501 2014-06-13 09:57   좋아요 0 | URL
반가운 님!
저는 초심의 마음으로 요즘 글쓰기에 대한 책을 읽고 있어요.
글쓰기란 항상 어렵죠.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만족하기보단 자신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싶을 거예요.
노력과 훈련이 답인 듯해요. 우리 노력하면서도 즐기자고요.
저는 배워 가는 게 재밌어요.

노이에자이트 2014-06-13 14:07   좋아요 0 | URL
새로운 것이 싫다면 마음이 늙은 것이고, 그 반대로 늘 배우는 것을 즐기면 마음이 젊은 증거랍니다.결론--- 페크 님은 마음이 젊은 상태!

페크pek0501 2014-06-14 14:39   좋아요 0 | URL
하하하~~~ 님의 말씀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답니다.
새로운 것이 싫다면 마음이 늙은 것이고, 그 반대로 늘 배우는 것을 즐기면 마음이 젊은 증거랍니다, 라는 말씀은 맞고요... 하지만 제 마음이 젊은 상태라는 건 반은 맞고 반은 틀려요. 문학이나 예술을 배워가는 것은 좋아하지만 기계를 다루는 방법을 배우는 건 좋아하지 않아요. 예를 들면 스마트폰 사용이나 자동차 운전 같은 거요. 이런 건 더 새로운 게 나와 뭘 배워야 한다면 저는 도망가고 싶을 거예요. 흐흐~~

노이에자이트 2014-06-16 00:10   좋아요 0 | URL
음...그런 분야에 취약하군요...
 

 

 

1.

오늘은 6월 1일. 새 달을 시작하는 첫날이다. 새 달의 첫날이라는 것에 의미를 두고 이 글을 쓴다.

 

 

 

 

 

 

2.

5월에 글을 많이 올린 줄 알았다. 여섯 편 올렸나 일곱 편 올렸나, 하고 서재를 들어가 보니 네 편이었다. 이번 달에 올린 글이 겨우 네 편이라니, 적게 올렸잖아, 이러면서 급하게 글 두 편을 올렸다. 그것이 3일 전이었다. 급하게 올린 글인 걸 방문자들께서 아셨는지 공감 수는 낮았다. 공감 3, 그리고 공감 1.

 

 

‘공감 1’이 귀엽다고 느꼈다. 얼마 만에 받아 보는 공감 1인가. (귀엽지 않습니까? 그러니 ‘공감 1’의 글에 아무도 공감을 누르지 마세요. 공감 1을 그대로 보존하고 싶으니까요. 숫자 1을 보면서 ‘겸손’을 배우겠습니다.)

 

 

 

 

 

 

3.

이렇게 산다. 어, 날짜가 벌써 이렇게 되었잖아. 나 그동안 뭐 한 거야? 시간은 이렇게 흘렀는데 난 정지되어 있었던 거잖아. 이번 달에 책을 몇 권 읽었지? 글은 얼마나 쓴 거지?

 

 

분발해야지, 하면서 각오를 새로이 한다.

 

 

내가 정지되어 있었던 거라고 느꼈다고 해도 삶은 바쁘게 돌아갔다. 어떤 날은 쉬지 못해 발바닥이 아플 정도로. 어떤 날은 걷는 운동을 못할 정도로. 

 

 

 

 

 

 

4.

요즘 방문자가 많아졌다. 새 글이 없는데도 방문자가 백 명이 넘은 날도 있던데 왜 그런지 궁금해 죽겠다. (알고 계시는 분은 댓글로...)

 

 

 

 

 

 

5.

최근 글쓰기에 관한 책, <헤세의 문장론>과 <작가 수업>을 읽었다. 이런 종류의 책을 수십 권 읽지 않았을까 싶다. (세어 보진 않았지만 아마도 그럴 것 같다.) 지금도 이런 책은 흥미로울 뿐 아니라 글에 대한 열정이 새롭게 생기게 해 줘서 좋아한다.

 

 

나의 삶을 두 가지로 나눈다면 책에 대해 열정이 있는 때와 없는 때로 나눠 확실히 구분할 수 있겠다. 처음 책에 매료되기 시작했을 때 마치 멋진 연인과 연애라도 하는 듯 꽤 설렜다. 그때가 서른한 살이었다. 서른한 살 이전엔 열정 없는 독서를 했다면 서른한 살부턴 열정 있는 독서를 했다고 할 수 있다. 그야말로 열독하였다. 어느 정도로 책과의 연애에 빠졌냐 하면 감옥에 들어가서 책만 읽을 수 있다면 감옥 생활을 견딜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때 모 월간지에서 자유기고가로 일했는데 그 일로 보내는 시간을 빼고 주부로서 일하는 시간을 빼고 문학 강의를 들으러 다니는 시간을 빼고 책만 봤다.

 

 

“요즘 당신에게 책 구입이란?” 하는 물음이 있다면,

 

 

“저에게 책 구입이란 ‘4박 5일은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선물’입니다. 어떤 책을 살 것인가로 고민하는 하루, 주문한 책을 기다리는 하루, 그리고 그 책들이(5~6권) 도착하면 그것들을 훑어보느라 3일 정도는 더 행복한 시간으로 이어지죠. 저는 저에게 2~3개월에 한 번씩 그런 선물을 줍니다.”라고 대답하겠다.

 

 

그런 선물을 자주 하지 않는 까닭은 읽지 않은, 쌓여 있는 책이 많아서 돈 낭비를 하는 게 싫기 때문이고, 또 선물이란 ‘자주’가 아니라 ‘가끔’ 있어야 즐거움이 배가되기 때문이다. 행복이라는 것도 아끼며 가질 필요가 있다.

 

 

아, 이 얘기를 빠뜨렸다. 책에 빠져들었던 것은 글쓰기에 관심을 가지면서부터라는 것.

 

    

 

 

 

 

 

 

 

 

 

 

 

 

 

 

 

 

 

 

 

 

6.

최근에 찜한 책은 고종석 저, <고종석의 문장>이다. 저자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터라 이 책을 보지 않고도 신뢰가 간다. ‘당대의 대표적인 문장가 고종석의 글쓰기 강의를 녹취 정리한 것’이라고 한다.

 

 

<불안의 황홀>에 이런 글이 있다.

 

 

고종석 선생님은 알려진 것처럼 한국어의 본질적 가능성과 한계를 외국어와 대비하여 진정성 있게 짚어나가는 언어학자인 동시에 집단주의와 국가주의를 반대하는 개인주의자의 입장에서 탁월한 시평時評을 쓰는 칼럼니스트이기도 하다. (…) 나는 선생님의 일련의 지적작업(대사회적 작업)들을 존중하고 지지하면서도 『기자들』, 『제망매』, 『엘리야의 제야』 같은 작품을 쓴 소설가로서의 고종석 선생님의 재능을 귀히 여기는 편이다. 그의 문장은 억압적이지 않다는 측면에서 다른 작가들의 문체가 공히 지향하는 지점을 반대한다. 비문단형 비주류 작가로서 선생님은 내가 감히 롤모델로 삼을 수 있는 분이다.

- 김도언 저, <불안의 황홀>, 85~86쪽.

 

 

문장이 억압적이지 않다는 것. 비문단형 비주류 작가라는 것. 좋아할 만하네.

 

 

 

 

 

 

 

 

 

 

 

 

 

 

 

 

 

 

 

 

 

7.

<불안의 황홀>은 ‘문학 일기’라는 부제에 끌려 구입한 책인데 책 제목도 좋다. 불안의 황홀이라니. 

 

 

나는 이것이 ‘불안한 젊음’이라고 읽혀진다.

 

 

고등학생 딸과의 대화.

 

 

딸 : 엄마는 젊은 내가 부럽지?

나 : 천만에, 이 나이가 얼마나 좋은데. 넌 학교 다니느라 니 나이가 싫겠다. 나 같으면 일찍 일어나 학교 가는 거 싫을 것 같아. 난 학교도 안 다니고 얼마나 좋은데 숙제도 없고.

딸 : 정말이야?

나 : 그럼,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며 사는 게 좋지, 너처럼 학교에서 하루 종일 있는 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내 삶이 얼마나 자유롭고 좋은데. 읽고 싶은 책을 맘대로 읽을 수 있는 지금의 나이가 좋아.

 

 

우리의 유치한 대화는 이런 식이다.

 

 

지금의 내 나이에서 십 년을 깎고 싶을 때가 있지만 이 나이가 좋다고 느껴질 때도 있다. 그 이유는 지나온 시간들을 돌아보면 다 지나와서 다행이다 싶은 일들이 있기 때문이다. 다시 겪어야 한다고 가정하면 싫었던 일들이 먼저 떠올라 젊은 시절로 돌아가는 게 좋지만은 않다. 젊은 시절은 고민이 깊고 불안한 시절이 아닌가. 취직 문제, 결혼 문제, 출산과 육아 문제, 그리고 진로 문제 등으로.

 

 

어디에 취직을 할 것인가로 속씨름을 해야 하고 어떤 사람과 결혼해야 할 것인가로 속씨름을 해야 한다. 취직을 하려면 여러 번 낙방의 고배를 마셔야 하고(처음부터 취직되는 건 드문 일이니까), 연애를 하면 싸우면서 여러 번 이별과 만남을 반복해야 한다.(첫사랑과 결혼하게 되는 건 드문 일이니까) 이런 생각을 하면 젊은 그때보다 지금의 시간이 차라리 평화롭고 좋다. 마음의 여유도 생기고 좋다. 선배들이 늙어가는 것도 좋다고 한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다. 나이 먹어 가면서 얻어지는 것들이 분명히 있다.

 

 

내가 삼십 대 초반이던 시절. 그땐 그 나이가 아주 많은 줄 알고 지금부터 새로운 걸 시작하긴 늦어 버린 게 아닐까 불안해 했다. 그러면서 마흔 살에 작가가 되신 박완서 작가 님을 떠올리며 용기를 내곤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새로운 걸 시작해도 충분히 되는 나이였는데... 결코 늦은 게 아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렇다.

 

 

지금의 나이도 그렇지 않을까. 십 년이 지나고 나면 '그때 시작해도 늦지 않았을 텐데.' 하고 생각하지 않을까.

 

 

공인중개사 자격증에 도전해 볼까 하는 사오십 대의 사람들에게, 그리고 방통대에 도전해 볼까 하는 사오십 대의 사람들에게 파이팅을 외쳐 드린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것이라면서. 하고 싶을 땐 망설임 없이 하라면서. 결과보다 과정을 즐기라면서.

 

 

백 세 시대로 가고 있는 지금, 새로운 삶이 만들어지는 새로운 시작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본다.

 

 

 

나도 뭘 더 배워 볼까, 생각 중이다. 최근에 내가 찾은 강의가 있다. 칼럼니스트를 양성하기 위한 강의이다. 그 강의를 들으면 칼럼을 잘 쓰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칼럼니스트가 되겠다고? 뭐 꼭 그런 건 아니고 관심 있는 걸 배우면 즐겁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다. 같은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즐겁겠고. 내게 적극 추천하는 친구도 있고. 또 강의 들어본 지가 오래되었으니.

 

 

 

 

 

 

 

8.

이것도 잘하고 저것도 잘하면서 살 수 있을까? 예를 들면 집안일도 잘하고 직장일도 잘하며 살 수 있을까? 어머니 역할도 잘하고 직업적으로도 성공할 수 있을까? 돈도 잘 벌고 글도 잘 쓸 수 있을까? 내가 알기론 한 가지의 성공을 위해선 다른 것들은 대충 해야 할 것 같다. 우리 몸의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어서 어떤 일에 70프로를 쓴다면 다른 일엔 30프로밖에 쓸 수 없으므로.

 

 

어느 페이퍼에서 이런 글을 봤다.

 

 

‘제대로 사는 인간'이란 정말 중요한 것에 힘을 몰아주고 나머지는 대충 살아야 제대로 사는 것이라고 한다.

- 송숙희 저, <당신의 책을 가져라>에서.

 

이 문장에 꽂혔다. 일상이 복잡하여 한 방향으로만 갈 수 없는 현실에서, 다방면으로 잘해야 하는데 그렇게 할 수 없는 현실에서 이 문장에 위안을 받는다. 중요한 것에만 집중하고 나머지는 대충 하기, 이것이 삶의 요령일 듯하다.

 

 

 

 

 

 

9.

아이스크림을 사오다가 경비 보시는 분을 만나면 하나 골라 드시게 한다. 떡이 생기면 (우리 식구는 떡을 좋아하지 않아서) 내가 다니는 미용실 원장에게 갖다 준다. 그럴 때 뭔가 좋은 일을 한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아마도 그 순간에 착하게 살고 있다는 생각이 만족감을 주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린 미워하는 사람에게 이런 말을 해 주고 싶은가 보다.

 

 

“당신의 호의를 받기 싫어요. 왜냐하면 나는 당신에게 만족감을 주기 싫으니까요.”

 

 

 

 

 

 

 

10.

나쁜 일이 생기면 내가 죄를 지은 게 없나 하고 생각해 보게 된다. 가령 돈이 든 지갑을 잃어버렸다고 하자. 그럼 우선 속이 상하고 그 다음엔 왜 지갑을 잃어버리는 일이 생긴 거지 하는 물음과 함께 내가 어떤 죄를 지어서 그 벌로 잃어버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나의 과거 시간을 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죄를 지으면 벌을 받는다는 이 미신 같은 생각을 언제부터 갖게 되었는지 알 수 없다. 믿을 만한 근거가 없는 이 생각은 어떻게 살아 왔느냐 하는 것이 앞으로 어떻게 살게 될 것인가를 결정한다고 보는 생각으로 통한다. 뿌린 대로 거둔다고 보는 것이다. 내가 옳지 않은 일을 경계하며 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독일의 철학자 니체는 우리가 잘못을 저지르지 않아야 하는 이유가 도덕을 위해서가 아니라고 한다. 두려움 때문도 아니라고 한다. 신앙의 이유도 아니라고 한다. 우리가 잘못을 저지르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단 하나, 마음속에 그늘이 생기지 않기 위해서라고 한다.

 

 

 

 

 

 

 

 

 

 

 

 

 

 

 

 

 

잘못된 행동이나 부정을 저지르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도덕을 위해서가 아니다. 누군가로부터 야단맞거나 칭찬받거나 혹은 나중에 있을 앙갚음이 두려워서도 아니다. 신앙의 이유도 아니다. 부정을 저지르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마음의 평안과 행복에 상처를 내지 않기 위함이다. 이미 누구나 느끼고 있다. 자신이 저지른 사소한 부정, 단 한 번의 거짓말로 마음속에 그늘이 생긴다는 것을. 잔잔한 마음의 바다에 풍랑이 일고, 청명한 공기와 밝은 햇빛을 방해한다는 것을.

- 시라토리 하루히코 (엮은이), <초역 니체의 말 2>, 169쪽.

 

 

잘못을 저지르고 나면 마음속에 그늘이 생긴다는 것. 누구나 그럴까?

 

 

그렇게 되길 바란다. 누구나 잘못을 저지르고 나면 마음이 평화롭지 않기를 바란다. 누구나 잘못을 저지르고 나면 당당하게 살 수 없기를 바란다. 그래야 제대로 돌아가는 세상이 되지 않겠는가.

 

 

하지만 큰 잘못을 저지르고 나서도 그늘 없이 태연하게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문제다. 반성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문제다. 니체가 한 말은 그런 사람들을 제외한, 상식적인 사람들에 한해서만 적용할 수 있을 듯하다.

 

 

나라 전체를 슬픔에 빠지게 한 ‘세월호 참사’만 해도 그렇다. 반성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한다. 또 한 번 슬픈 이유다. ‘세월호 참사’가 주는 교훈을 우리 모두 잊지 않기를.

 

 

(나도 반성할 게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하겠다.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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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4-06-01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새 6월이어요. 세월 참 빠르죠?
앞에서 세면 빠른데 뒤에서 세면 그래 시간은 이렇게 흐르지 아쉬울 게 없어요.
이상해요. ㅎ
고종석은 정말 탁월한 언어학자겸 작가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의 책을 한 권인가,
두 권 밖에 안 읽었어요.ㅠ

따님과 나눈 대화가 재밌네요.
저도 학교 때 엄마를 엄청 부러워한 때가 있어요.
학교 다니는 게 얼마나 머리를 많이 쓰는 건데요.
그래서 엄마 같이 단순하게 살고 싶었죠.
특히 엄마는 자고 싶을 때 언제든 잘 수 있는데 저는 그러지 못해 늘 부러웠어요.
근데 엄마는 늘 잠이 안 온다고 지금도 투덜대시곤 하죠.ㅋ

지금 살아 보니 알겠어요. 만날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는 게
진짜 사람의 진을 빼놓는 것 같아요.
이걸 좀 더 단순화 시키거나 빼면 인류가 좀 더 많이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걸 왜 해야하나 앞으로 얼마나 더 하고 살아야 하나 그런 생각 자주해요.
언니의 생각에 동의는 하지만
그래도 할 수만 있으면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긴 해요.
대신 학교도 안 다니거나 충분한 자유를 보장해 준다면 금상첨화겠죠.
다시 젊어진다는데 마다할 건 없잖아요. ㅋㅋ

페크pek0501 2014-06-02 08:01   좋아요 0 | URL
무플을 면하게 해 주셔서 감사드려요. ^^
고종석 님은 언제부터 읽어야지, 했는데 읽을 기회가 없었네요.
이번엔 꼭 읽어야겠어요.

저는 자랄 때 엄마를 부러워하는 걸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나이 들면 무슨 재미로 사나, 오히려 그런 생각을 했네요.

아, 님도 집안일이 진을 빼놓는 걸 아세요? 시간이 아까울 때가 많아요.
집안일에 지쳐 누워 버리다가 하루가 다 가 버릴 때도 있어요.
특히 장을 봐 와서 반찬을 많이 만들어 놓고 게다가 대청소까지 한 날은요.

젊은 시절로 돌아가는 게 꼭 좋지만은 않은 게...
십 대는 학교를 다녀야 해서 싫고
이십 대는 취업과 결혼 문제 때문에 싫고
삼십 대는 출산과 육아 때문에 싫고 - 외출도 맘대로 못하죠.
사십대부터 좋은 것 같아요.

젊음이 좋긴 하죠. 젊음이 좋다는 것 자체엔 이견이 없습니다만 요즘 우리 큰애를 보면 이 시대에 대학생이 아닌 게 다행이다 싶어요. 스펙 쌓기 위해 얼마나 바쁜지 살이 쪽 빠지더라고요...

난 그냥 이 나이 할래요. ㅋㅋ 좋은 하루 보내세요. ^^

아무개 2014-06-02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역 니체의 말 II >
오늘 오전에 50 페이지 정도까지 읽었어요.
기대한것과 조금 다르긴한데 이제 시작이니....

저는 지금의 나이도 나쁘지 않아요.
그렇다고 딱히 좋은것도 아니지만..
돌아가고 싶은 나이때가 있긴 한데,
또다시 그렇게 살지는 못할것 같네요.

한차례 비가 쏟아지더니
좀 시원해 진거 같기도 하네요.

페크pek0501 2014-06-03 16:37   좋아요 0 | URL
님은 책을 많이 읽으시는 것 같아요.
저는 요즘 많이 읽기보다(그럴 수도 없고) 깊이 읽기로 하고 있어요.
니체의 문장이 내용도 좋지만 문학적인 표현 때문에 더 좋았어요.

몸이 젊어지는 건 좋지만 걸어온 길을 또 걷는 건 싫더라고요.
그래서 이 나이에 만족할 수 있는 듯해요.

지금 비 옵니다. 모처럼 비 오는 휴식, 같은 날이에요. ^^
행복한 독서 하세요.

세실 2014-06-02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페크님 글 재미있어요^^
고종석의 문장은 저도 사놓고는 아껴두고 있답니다. 님 글 읽으니 더 기대됩니다.
요즘 당신에게 책 구입이란?
제게 책 구입은 스스로를 위로하는 선물입니다.
택배 받는 날은 왠지 아침부터 설레이면서 엔돌핀이 솟아요~~ 가슴이 콩닥콩닥^^ ㅎㅎ

페크pek0501 2014-06-03 16:41   좋아요 0 | URL
호호호~~~ 제가 제일 듣고 싶은 말을 해 주시다니... 재밌다는 것.... ㅋ
벌써 고종석 님의 책을 사신 거예요? 관심이 비슷하다니까요.
저도 책 사 놓고 저건 뒀다 야금야금 읽어야지, 하는 게 있어요.
저도 책의 위로를 받습니다. 책은 변심도 배신도 거짓말도 하지 않으니 좋아요.

맞아요 택배 상자 받을 땐 부러운 사람이 없는 것 같아요.
비 와요, 세실 님... ^^

마태우스 2014-06-02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따님이 중년의 즐거움을 모르는군요. 하기야, 모르는 게 당연하겠지만요^^ 칼럼니스트가 되는 법 강의라니, 저도 그런 강의를 한 적이 있어요 준비가 부족해서 망하긴 했지만...ㅠㅠ 참참, 글 안써도 방문자가 많은 것은 예전 글들을 읽어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단 뜻이랍니다

페크pek0501 2014-06-03 16:44   좋아요 0 | URL
고딩이 중년의 즐거움을 우찌 알겠습니까.
마태우스 님이 그런 강의를 하신 적이 있군요. 깜놀~~
서울에서 또 하시게 되면 알려 주세요. (몰래 가서 봐야징...그리고 사인 받아 오고... 댓글로 알려 줘야징. 사인 받은 사람들 중 한 명이 저예요, 라고... )
키득... 재밌겠다.
방문자가 많은 이유, 믿을 순 없지만 믿고 싶은 말씀을 해 주셨어요.
감사드려요. ^^
 

 

 

세상엔 확실하게 말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예를 들면 이런 것도 그렇다. 

 

 

 

1.

잘생긴 남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바람둥이일 확률이 높다. - 맞다.

잘생긴 남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바람둥이일 확률이 높지 않다 - 이것도 맞다.

 

 

 

우리 사촌들 중 잘생긴 남자들이 많다. 사촌 오빠들도, 남동생들도 잘 생겼다. 그들을 관찰한 결과 잘생긴 얼굴과 바람둥이 기질은 상관관계가 없어 보인다. 그들은 애처가이고 순종파 같기 때문이다. 내가 알기론 오히려 잘생긴 사람은 예쁜 여자를 덜 밝히는 것 같다. 못생긴 사람일수록 예쁜 여자를 밝히는 것 같다. 그 이유는 자기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갖고 싶은 욕망 때문이 아닐까 한다. 키 작은 남자일수록 키 큰 여자를 좋아하고 가난한 여자일수록 부유한 남자를 좋아하는 것처럼.

 

 

 

누군가 이런 말을 해서 웃었다. 차라리 잘생긴 남자하고 결혼해서 바람피우는 꼴을 보는 게 낫지, 못생긴 남자하고 결혼해서 바람피우는 꼴을 어떻게 보느냐고. 못생긴 남편이 아내를 무시하고 바람피우는 꼴은 더 괘씸하다고. 끼악, 캭캭캭 웃었다.

 

 

 

요즘 젊은 여자들은 남자의 외모를 많이 따지는 것 같은데 배우자 선택에 있어서 외모가 뭐 그리 중요하랴. 중요한 건 ‘내면’이라는 걸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고상한 생각을 품을 줄 아는 사람과 고상한 생각을 전혀 품을 줄 모르는 사람과의 차이를 주시해야 하지 않겠는가.

 

 

 

만약 앞으로 딸애들이 배우자감으로 생각하며 남자를 사귀는 일이 생긴다면 잘생기지 않은 남자이면 좋겠다. 그 이유는 그런 사람이 잘생긴 사람보다 왠지 더 신뢰가 가기 때문이다. 혹시 외모에 반해 다른 단점들을 놓쳐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잘생기지 않았는데도 사랑하게 되었다면 분명히 그에겐 어떤 장점이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렇다.

 

 

 

“얘들아 잘생긴 얼굴을 뜯어먹고 살 것도 아니니 외모는 보지 마라. 외모에 집중하는 순간 다른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만다.” 

 

 

 

결론 :

통계를 보면 아마도 잘생긴 남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과 비교해서 얼굴값을 할 확률이 더 높을 듯. 잘생긴 남자가 바람둥이일 확률은 60퍼센트 정도. 즉 잘생긴 남자 10명 중 6명은 바람둥이이고 4명은 바람둥이가 아니라는 결론.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2.

담배를 좋아하는 것을 보니 술도 좋아하겠군. - 맞다.

담배를 좋아하는 것을 보니 술은 좋아하지 않겠군. - 이것도 맞다.

 

 

 

우리 사촌들을 보면 담배를 좋아하는 부류와 술을 좋아하는 부류가 딱 나뉘어 있다.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은 술을 좋아하지 않고 담배를 아예 피우지 않는 사람은 술을 좋아한다. 사람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 것 같다.

 

 

 

반면에 담배와 술을 다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결론은 담배와 술의 상관관계는 없는 걸로, 사람마다 다른 걸로 정리하겠다.

 

 

 

 

 

 

................................................................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하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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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4-05-29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책 하나 추천해 드릴께요.^^
'가짜논리'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4314447

위 이야기는 논리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조사를 통한 통계로 결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결과가 나오면 그 과정을 뒷받침할 논리를 만들어내겠지만요.

마을 공동체였을 때는 외모가 중요하지 않았죠. 오랜 접촉을 통해 인간성을 판별할 수 있으니, 도시화되면서 빠른 시간내에 사람을 판단해야 하니, 외모의 중요성이 강조되었습니다. 외모와 인간성 중간에 있는 것이 재력을 나타낼 수 있는 물건(자동차, 고가수입사치품), 그리고 학벌입니다.

결혼하고 며칠 살다가 헤어질 것이라면 외모가 중요할 수도 있겠지요. 제가 배우자의 조건으로 성격을 운운하면서 많은 비웃음을 샀습니다. 솔직히 돈이나 외모 중에서 하나를 택하라고.

페크pek0501 2014-05-29 22:15   좋아요 0 | URL
가짜논리, 세상의 헛소리를 간파하는 77가지 방법... 멋진 책이군요. 찾아보겠습니다.
모든 건 통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거겠죠. 통계가 나오는 책은 뭐든 책밌더라고요. 인간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 주기 때문이에요. 늘 궁금한 건 인간...

결혼생활에서 중요하게 생각할 건 돈이나 외모보다 성격인 것 같아요.
성격 좋은 배우자가 최고라는 거죠.(제 생각임.) 돈은 뭐 집안이 망할 수도 있는 거고, 실직 당할 수도 있는 거고 외모는 매일 보면 미인이라도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을 테고... 결국 상대의 성격과 가치관에 좌우되는 게 결혼생활일 것 같아요.
외모를 보고 배우자를 고르지만 정작 살아 보면 내면에 의해 결혼생활의 분위기를 좌우한다가, 되겠네요.
막상 살아 보니 뭐가 중요한가?, 이것 설문조사를 해서 통계 내고 싶군요.
결혼 전과 결혼 후가 다르게 나올 듯해요. ^^

마립간 2014-05-30 08:18   좋아요 0 | URL
진화론에 의하면, 남자는 여자에게 교제 전 성경험이 있었는지가 중요하고 (남의 아이를 부양하고 싶지 않으니), 여자는 남자에게 교제 후의 성겸험이 중요하죠. (아이의 부양 능력을 다른 곳으로 돌리게 되니.) 남자는 출산을 위한 건강한 여자가 필요하고(그래서 젊고 이쁜 여자), 여자는 자신과 자녀을 부양할 남자의 재력이 중요하죠.(그래서 돈 많은 남자.)

이와 같은 이론은 결혼 정보 회사의 결혼 성사를 통계를 보면 일치한다고 합니다.

페크pek0501 2014-05-31 12:23   좋아요 1 | URL
님의 말씀으로 싹 정리가 되네요.
그런데 생활패턴이 바뀌니 생각도 바뀌는 것 같아요.
여자들도 요즘 경제력이 생기니까 자기가 돈 벌면 되고 남자가 요리를 잘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는 여자들도 있더라고요. 우리 큰애만 해도 졸업반인데 그런 생각을 하더라고요. 살림 잘하는 남자가 좋대요. 돈은 자기가 벌겠대요. ㅋㅋ

아무개 2014-05-29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은 이쁜아내 얼굴
뜯어먹고 사신다구...^^;;;

페크pek0501 2014-05-29 22:16   좋아요 0 | URL
어맛, 아무개 님... 꺄악... 재밌는 댓글이에요. 호호~~

마립간 2014-05-30 08:20   좋아요 0 | URL
저는 마태우스님의 배우자 분을 보지 못했는데, 제 안해는 TV에서 봤다고 합니다. 미모가 출중하다고.^^

페크pek0501 2014-05-31 12:24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네요...

세실 2014-05-30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전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잘 생긴 사람이 좋아요~~~ 현빈, 현빈!! ㅎㅎ
잘 생긴 사람은 실수해도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종종 있던데......제 경우를 꼭 짚어서 하는건 아닙니다~~~~ 3=3=3=3=3=

페크pek0501 2014-05-31 12:27   좋아요 0 | URL
안녕 세실 님!!!!!!!!!!
현빈... 꺄악... ㅋㅋ
저는 현빈의 팬은 아니지만 그 정도면 멋지죠.
저는 십년 전쯤 오대규 라는 탤런트의 팬이었어요. 우리 애가 저를 팬클럽에 가입시키기까지 해서 이메일 자주 왔어요. 무슨 모임이 있으니 오대규 님이 보고 싶으면 오라는 거죠. ㅋㅋㅋ 나이가 십 년만 젊었어도 가는 건데... 그 뒤에 제가 탈퇴했나 봐요. 더 이상 이멜이 안 오는 걸 보면...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저도 팬하고 싶어요. 그런데 지금은... 없네요. 찾아봐야징...

stella.K 2014-05-30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그러니깐요. 여자들 남편 바람 피우는 현장 딱 걸려서 보면
상관녀가 자기 보다 못 생기면 그렇게 자존심 상한다잖아요.
반대로 어떤 사람은 바람도 능력인데 내 남편 너무 가정에만 충실하면 그것도
자존심이 은근 신경 쓰인다는 말도 있고.ㅋ

그런데 나이들면 들수록 확실히 잘 생긴 사람이 못 생긴 사람보다
낫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더군요.
그래서 아줌마 아저씨들이 아이돌을 더 좋아한다잖아요.
그거 정말 이해가요.ㅎ
그니까 잘 생긴 건 보기에만 좋으면 되구요,
같이 살 사람은 잘 생기진 않아도 인격, 됨됨이 따질 것들이 더 많은 거죠.

전 요즘 sbs 모닝 와이드의 최기환 아나운서가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그 프로 몇 년을 두고 봐도 느낌이 없었는데 요즘 참 잘 생겼구나 늦게 느끼는 거 있죠?
보통 잘 생긴 사람은 금방 질리는 단점도 가지고 있던데.
클났어요. 늦바람 난 것 같아.ㅋㅋ



마립간 2014-05-30 15:31   좋아요 0 | URL
부와 권력을 가진 사람이 외모가 출중한 배우자를 얻기 때문에, 그리고 그들의 자녀는 부모 중의 한 사람이 외모가 뛰어나기 때문에 자녀의 외모까지도 뛰어나죠. 외모는 사회활동에서 유리한 점이 있고. 그러니까 부와 권력이 외모와 선순환을 가져오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나이들면서 다른 사람들의 외모에 대한 매력을 느끼는 것이 줄고 있습니다. 제 경우에 대한 나름대로 해석은 TV, 인터넷을 통해 기준이 워낙 높이 설정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만.

stella.K 2014-05-30 18:23   좋아요 0 | URL
그건 그래요. 모임에 나가도 그렇고,
거리에 나가 봐도 그렇고 잘 생긴 사람은 그리 많지 않죠,
그래서 잘 생긴 사람이 더 도드라져 보이고 희소성이 높은 것처럼 인식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하지만 잘 생긴 사람이 모든 면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건 아니죠.
그럴 가능성은 많지만.
못 생겨도 특출난 뭔가가 있으면 그것을 더 빛나게 만드는 것도
생존전략의 하나라고 봐요.ㅋ


페크pek0501 2014-05-31 13:39   좋아요 0 | URL
스텔라 님.
아, 바람도 능력이란 말씀은 공감이 안 가네요. 그런 능력은 없는 게 좋죠.
저는 저보다 더 예쁜 여자와 바람 나면 더 열받을 것 같아요. 약 오르고...
저보다 못한 사람이면, 그래 니들끼리 살아봐라... 이럴지 몰라요. 화딱지 나서...
너희 질릴 때까지 살아 봐라... 킥킥...

누구의 팬이 되는 건 좋은 현상... 행복지수가 올라갑니다.

저는 외모보다 더 중시하는 게 있으니 분위기예요. 사람마다 풍기는 분위기가 다 다르잖아요. 아무리 잘생겨도 욕이나 하고 무식해봐요., 어디 끌리나...
그러나 지적인 분위기를 풍기면 좀 못 생겨도 봐 줄 수 있어요.
지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 이것 멋지지 않나요.
뭘 물어 봐도 철학자 이름을 딱딱 대면서 설명하면 저는 매료될 것 같아요.
예전에 논술 지도사 자격증을 따려고 강의 들으러 다녔을 때 정말 멋진 교수님을 만났죠. 키도 작고 아주 못생겼는데도 우리 수강생들 전부 사랑에 빠졌지 뭐예요.
그분의 박학다식 게다가 유머가 곁들여진 강의에 전부 매료되었죠.
그런데 그분, 여자한테 질린 적이 있는지 우리가 모여서 밥 한 번 먹자고 해도
일체 사절, 좀 웃겼어요. 나이도 많으신 분이었는데 누구와도 사석을 갖지 않겠다는 철칙을 세우신 듯해요.
그런 분의 강의를 또 들을 수 있는 행운이 앞으로 올까요? 싶네요.


페크pek0501 2014-05-31 12:44   좋아요 0 | URL
마립간 님.
"부와 권력이 외모와 선순환을 가져오죠"
-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삼성 가만 봐도 미인들이 많잖아요.

댓글로 와글와글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신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 ^^

노이에자이트 2014-05-31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지적인 분위기로 철학자 이름을 대면서 이야기하고...박학다식하고 유머가 곁들여진 강의를 할 줄 알고...제 이야기로군요.저는 밥 먹자고 하면 거부도 안 합니다.게다가 미모도 좀 되는데...군살도 없고 복근도 발달되어 있구요...

페크pek0501 2014-05-31 13:57   좋아요 0 | URL
으음~~ 노 님의 말을 다 믿어야 할지 말지...ㅋ 사실인 것도 같지만...
미모는 질릴 때가 있지만 지성미는 안 그런 것 같아요.
예전에 진중권 님이 티브이 나와 따다다닥 논리정연하게 말하는데 멋있더군요.
동안이라 꽤 젊은 줄 알았는데 저보다 겨우 한 살 적더군요. 제 또래라는 게 깜놀~이었죠.
그런 사람의 강의를 듣는다면 많은 여성들이 금방 팬이 될 듯...
군살... 복근... 이런 데에 약한 여성들도 많겠죠... 그런 여성들에 제가 포함될까요. 안 될까요... 비밀이에요. ㅋㅋ




노이에자이트 2014-05-31 23:37   좋아요 0 | URL
단언컨대 포함되겠지요.

페크pek0501 2014-06-01 14:41   좋아요 0 | URL
ㅋㅋ 제가 비밀이라고 한 이유는 저도 제가 뭘 더 좋아하는지 몰라서예요.
제가 이십 대엔 가냘프게 생긴 여성적인 남자를 좋아했거든요. 성격도 남자답기보다 섬세한 사람이 좋고요. 그런데 지금은 잘 모르겠어요. 남성적인 것도 여성적인 것도 다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아마 지성미에 가장 끌리지 않을까 싶어요.^^
박학다식에다 글 잘 쓰고 유머까지 있다면 우러러 볼 듯해요.

으음~ 그래도 복근을 좋아하는 여성들이 많으니 잘 관리하시길... ^^

노이에자이트 2014-06-01 23:15   좋아요 0 | URL
운동하다 보니 복근이 생긴 것이지 애초부터 몸매 만들기 위주로 다듬은 건 아니에요

외모가 아무리 좋아도 입만 열면 품위없고 무식한 소리 하는 사람이 매력있게 보이긴 힘들죠.
 

 

 

지난 토요일에 결혼식이 있어 갔다 왔다. 큰집 오빠의 둘째 딸이 결혼하는 것이다. 사촌 오빠의 딸이니까 내겐 조카가 된다.

 

 

 

그 집은 어쩌면 그렇게 일이 술술 잘 풀리냐는 우리 어머니의 말씀.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큰 딸은 이미 결혼해서 아들 둘을 낳아 다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고 이번에 둘째 딸마저 결혼시키고 나면 이젠 오빠의 할 일은 다 끝난 거라고 여겼으니 말이다. 게다가 그 오빠가 육십이 넘은 나이인데도 어느 회사에서 '고문'이란 자리를 얻어 일을 하고 있으니 이것도 복이라고 여겼다. 본인도 퇴직해서 집에 있을 나이에 일자리가 생겨서 좋다고 말한 적이 있었으니.

 

 

 

그렇게 사촌 오빠는 우리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될 만했다. 그런데 결혼식이 끝나 뷔페 식사를 마치고 차를 마시고 있을 때 그 오빠가 우리에게 들려준 말은 뜻밖이었다. 둘째 딸의 결혼을 처음엔 반대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 이유가 궁금했다. 우선 나이가 문제였다고 한다. 신랑이 신부보다 열두 살 많은 띠 동갑이란다. 신부가 서른 살이니 신랑의 나이는 마흔 살이 넘는다는 얘기다. 누가 늙은 사위를 좋아하랴. 그리고 신랑이 건축 설계 사무소를 가지고 일하는데 월수입이 넉넉지 못하다는 것이다. 듣고 보니 어머니와 나는 오빠가 결혼을 반대할 만하다고 생각되었다.

 

 

 

새삼 깨달았다. 겉으로 보기엔 다 행복해 보이는 집들도 집집마다 걱정거리가 있을 거라는 것을. 사람 사는 모습은 거기서 거기라는 것을. 고만고만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이라는 것을.

 

 

 

거리를 걷다 보면 어느 음식점에서 외식하며 크게 웃고 떠드는 사람들을 볼 때가 있다. 티브이를 통해서 해외여행을 하기 위해 공항을 들락거리는 사람들을 볼 때가 있다. ‘참, 잘도 사는군.’ 내 눈에 그들의 모습은 무척 행복해 보인다. 그런데 그게 진실이 아닐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본다. 그들의 생활을 깊숙이 들어가 보면 겉으로 볼 때와 달리 한숨 쉬며 우울해 하는 구석이 있으리라고 생각해 본다. 결혼식장에서 행복해 보였던 사촌 오빠처럼.

 

 

 

 

 

 

 

 

 

......................................................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길 바랍니까?”

 

“자신만 걱정을 달고 사는 게 아니라는 사실에 위안을 받길 바랍니다.”

 

“그리고 또?”

 

“겉모습이 평화로워 보인다고 해서 속마음까지 평화로운 건 아니니 타인에게 괴로움을 보태지 말아야 한다는 것. 우리는 모두 가여운 존재들이니 서로 잘해 줘야 한다는 것. 이런 것들을 느끼기를 바랍니다.”

 

“길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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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4-05-29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곳에서 새벽에 바로 이런 이야기를 끄적이다 잠에 들었어서, 놀랬어요. 페크님.
사람들은 모두 그 내부를 보려하지 않고, 판단을 하죠.
누구든 쉽게 사는 사람은 없다는 사실에는 눈을 감고,
저도 그랬고 그럴때가 많으니까요.


살면서 배우는 건, 모두가 대단하다. 생존한다는 것, 살아남아 자기 존재를, 세상을 어찌되었건 머리에 이고 견디어 내고 있다는 것, 살아남아있는 자들은 그 어떤 의미로건 강하다.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페크pek0501 2014-05-29 22:00   좋아요 0 | URL
반가운 새벽숲길 님... 걷는 운동을 하고 들어왔어요. 오늘은 미세먼지가 심해서
해 질 무렵에 못했거든요. 지금은 괜찮아서요. 날씨가 참 좋습니다.
그곳은 어떠하신지?

우리가 같은 생각을 했나 보군요.
인간은 대단하다는 것에 한 표 던지겠습니다. 이런저런 걱정들이 많을 텐데
태연하게 명랑하게 사는 사람들을 존경합니다. 저도 그렇게 살려고 노력 중입니다.
마치 아무런 걱정이 없고 그저 좋아하는 책이나 읽고 사는 사람처럼 말이죠.
그런데 재밌는 건 명랑한 척하고 살다 보면 실제로 명랑해진다는 사실입니다.
님도 명랑명랑 하시길... ^^

마립간 2014-05-29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 속 사정을 알기 어렵다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자신의 속도 모를 때가 있는데요.)

어떤 사람이든지 그리고 가정이든지 걱정과 문제가 없는 사람/가정은 없습니다. 그런데, 그 사건의 경중도 다르고, 그 걱정과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는 사람/가정과 아무 생각없이 사는 사람/가정의 차이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필요 이상 걱정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아주 생각없이 살면 (아주 편하지 않더라도) 비교적 마음이 편하죠.

(친구들과 이야기 할 때 사용하는 용어로,) 기본적/최소한 정신 긴장이라고 부르는데, 정신 긴장이 0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뜻합니다.

페크pek0501 2014-05-29 22:05   좋아요 0 | URL
깊게 고민하는 사람과 가볍게 고민하는 사람, 둘의 차이는 크죠.
그렇게 다른 각 성향이 그 사람의 행복에도 영향을 미치겠죠.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그것을 받아들이는 태도겠고요.

마음의 기본 자세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일이 술술 풀린다면 금상첨화...^^

아무개 2014-05-30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전에도 말씀 드렸다시피,
전 세상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편이라.
겉으로 꽤나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을 봐도
별로 부럽거나 하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글을 잘쓰는 사람은 부럽습니다만...)
저것도 한때일뿐...뭐 그런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남들의 행복이나 불행도 그렇게 크게 생각하지 않아요.
물론 저의 행복이나 불행도 마찬가지 입니다.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도
불행하다고 느끼는 순간도
이또한 지나가리라...일테니까요.

물론 가끔은 제가 너무 재미없고 맥없이 사는게 아닌가 할때도 있긴 합니다만,
자의반 타의반, 감정적인 학대의 수준까지 경험하다보니
어지간한 일에는 큰 감흥이 없어요.(아마도 방어기제의 작동이겠지요...)

페크pek0501 2014-05-31 12:16   좋아요 0 | URL
저도 글 잘 쓰는 사람이 제일 부러워요.
이 또한 지나가리라... 참 좋은 말입니다. 힘든 시간에도 시간은 흐르고 있다는 건, 위안입니다.

저도 나이 들어서인지 예전에 비해 감흥이 없어지는 걸 느껴요.
노래방에 가서 신나게 노래 부르던 시간이 분명히 있었는데
이젠 누가 가자고 하면 노래방이 시끄럽단 생각이 들어 싫거든요.
즐거움이 하나씩 사라지는 걸 느껴요. 새로운 즐거움을 찾아야 하는 건지...

오늘은 더운 데다가 미세먼지까지 있어 좋은 날은 아닌 것 같아요. 그래도...
우리 힘 냅시다.^^
 

 

 

1. <작가 수업> : ‘작가 수업’이라고 해서 내가 작가 수업 중이라는 말이 아니다. 책 제목일 뿐이다. 작가가 되려고 마음먹은 적이 있긴 하다. 젊은 날엔 무슨 꿈인들 꾸지 못하랴. (한 가지 덧붙이자면 어떤 직업을 갖고 있는가 하는 것보다 어떤 취미를 갖고 있는가 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고 요즘 느낀다.)

 

 

<작가 수업>이란 책에서 뭔가 새로운 것을 얻을 기대는 하지 않았다. 이런 종류의 책을 많이 읽다 보니 이제 새로운 무엇이란 건 없는 것 같다. (저 책에서 읽은 것을 이 책에서도 읽게 되니) 그 얘기가 그 얘기다. 그래도 중복된 글을 읽는 게 싫지 않으니 이런 책들을 계속 즐겨 읽게 된다. 복습이라고 생각하며 읽는 것도 좋다. 원래 자신이 흥미로운 것에 대해선 싫증이 없는 법이다.

 

 

 

 

 

 

 

 

 

 

 

 

 

도러시아 브랜디 저, <작가 수업>

 

 

 

 

“초보자들이 이 책을 통해 글을 잘 쓰는 법보다는 작가가 되는 법을 배우게 된다면 나의 목적은 이루어지는 셈이다. 글을 잘 쓴다는 것과 작가가 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39쪽)라고 밝혔듯이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또 글쓰기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읽어도 좋을 책이다.

 

 

이 책 속엔 좋은 말들이 많이 있다.

 

 

일을 즐길 수 있는 비결은 잘하는 것이다. 또한 일을 잘하고 싶으면 즐겨라.(펄 벅) - <작가 수업>, 75쪽.

 

 

어떤 일을 즐길 수 있기 위해선 잘해야 하는 것이구나. 야구를 즐겁게 보려면 야구 용어와 경기 규칙을 잘 알아야 하듯이, 클래식을 즐기려면 그것에 조예가 깊어야 하듯이 그렇겠군.

 

 

인생은 위험한 줄타기 아니면 안락한 침대다. 나는 줄타기를 택하련다.(이디스 워턴) - <작가 수업>, 83쪽.

 

 

그렇군. 나는 줄타기를 싫어하고 안락한 침대를 좋아해서 요런 삶을 살고 있는 건가. 아, 그래도 난 위험한 줄타기는 싫다. 안락한 침대가 좋아.

 

 

사람들은 평가를 요청하지만 사실은 칭찬을 듣고 싶을 뿐이다.(윌리엄 서머싯 몸) - <작가 수업>, 89쪽.

 

 

이것 어디에서 본 문장이다. 서머싯 몸의 소설에서 본 것 같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열 번쯤 평가를 요청했다면 그중 한두 번은 칭찬보단 자기 글의 문제점을 듣고 싶을 것 같은데. 내 글에서 문제가 무엇인지 정말 알고 싶잖아. 고치고 싶잖아. 그래야 더 나은 글이 될 테니까. 

 

 

좋은 소설은 주인공에 관한 진실을 들려주지만, 나쁜 소설은 작가에 관한 진실을 알려준다.(길버트 키스 체스터턴) - <작가 수업>, 119쪽.

 

 

많이 본 내용이다. 다른 말로 바꾸면 이렇게 되겠다. ‘작가의 목소리를 내지 말고 작중 인물들이 스스로 말하게 하라.’ 만약 자기의 목소리를 내고 싶은 사람은 소설을 쓰지 말고 수필이나 칼럼을 써야 할 듯.

 

 

동료나 선배보다 나은 자가 되려고 애쓰지 말라. 자신보다 나은 자가 되려고 노력하라.(윌리엄 포크너) - <작가 수업>, 187쪽.

 

 

자기 자신을 뛰어 넘기. 흔하게 듣는 이 말이 이렇게 오래된 말이었구나. 

 

 

불만이 없는 자는 만족할 수 없다.(펠럼 그렌빌 우드하우스) - <작가 수업>, 197쪽.

 

 

이 말에 따르면 “제 삶에 불만이 하나도 없고 만족해요”라는 말은 진실이 아니라는 것인가? 불만이 있어서 소망(꿈 또는 바람)이 있을 때 인간은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다는 뜻인가? 의미심장한 말 같네.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

 

 

매일 정해진 시간에 글을 쓰라는 것. 만약 오후 4시에 글을 쓰기로 했다면 그 시간엔 무슨 일이 있어도 글을 쓰라는 것. 습관은 중요하니까.

 

 

글을 쓸 15분을 언제 내는 게 좋을지 정하라. 앞으로는 이 15분 안에 글을 쓰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 <작가 수업>, 85쪽.

 

 

외출 중에도 휴대용 타자기를 가지고 다니면서 글을 쓰라는 것.

 

 

전업 작가는 타자기를 두 대, 즉 표준 타자기와 휴대용 타자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 <작가 수업>, 199쪽.

 

 

글을 잘 쓰려면 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 앉으나 서나 글쓰기 생각. 늘 글쓰기에 집중하라는 것.

 

 

나는 글쓰기에 관심이 많아서 이런 책은 만화책 읽듯이 가벼운 흥미를 가지고 얼마든지 읽을 수 있다. 뻔한 내용이 많지만 그중에도 건질 건 있기 마련이다. ‘뻔할 책이야 그래서 이런 책은 보지 않을 거야.’ 하면서 이런 책을 무시하는 순간 우리는 중요한 것을 놓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책이든 존경하기, 이것이 뭔가 배우려는 사람의 바람직한 자세가 아닐까 한다. 난 배우는 것을 즐기는 사람.

 

 

 

 

 

 

2. <인간의 굴레에서> : 며칠 전 여기저기 다니면서 일곱 곳의 서재에 댓글을 썼다. (이런 좋은 일도 하고 살아야 하는 거다.) 그중 두 분의 답글에서 서머싯 몸의 작품을 나 때문에 읽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느 님의 답글 : “저도 모옴을 좋아해서 페크님의 성실하고 깊이 있는 모옴 읽기 여정에 저도 동행중이랍니다.^^”

 

 

또 어느 님의 답글 : 지금 열심히 <인간의 굴레에서>를 다시 읽고 있습니다. 또 새롭네요. 새로워요...

 

 

내가 서머싯 몸의 작품에 대한 감상을 몇 개 쓴 것에 뿌듯함을 느끼게 해 주는 답글이었다. 두 분께 감사하다.

 

 

 

 

 

 

 

 

 

 

 

 

 

 

서머싯 몸 저, <인간의 굴레에서 1>, <인간의 굴레에서 2>

 

 

 

 

만약 소설을 쓰려는 분이 있다면 <인간의 굴레에서>를 적극 추천한다. 인생과 예술에 대한 글이 사색적이면서도 읽는 재미까지 선사한다. 그냥 쭉 읽어선 안 되고 밑줄을 그으면서 문장 하나하나를 씹어서 음미해야 한다.

 

 

책을 읽으면서 노년에 다시 읽어 볼 책으로 50권을 추려 놓으려는데 그 50권 안에 <인간의 굴레에서>는 당연히 들어간다. 그 50권을 반복해 읽으며 노년을 보낼 생각이다.

 

 

말이 나온 김에, 그동안 올린 적 없는 문단 하나를 소개한다. 외국에서 사는 경험의 이점을 말하는 글이다.

 

 

외국에서 살게 되면 깨닫게 되는 게 있다고 한다.

 

 

외국에서 사는 경험이 주는 이점은 같이 어울려 사는 사람들의 행동 방식과 관습에 접하는 동안, 국외자로서 그들을 관찰하고 당사자들이 당연하게 믿고 있는 그 행동방식과 관습에 실은 어떤 필연성도 없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자명한 믿음도 외국인에게는 우스꽝스럽게 여겨진다는 사실을 반드시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 그는 이제 선한 것도 악한 것도 없음을 깨달았다. 만사는 목적에 순응할 뿐이었다. - <인간의 굴레에서 1>, 431~432쪽.

 

 

행동방식과 관습에 실은 어떤 필연성도 없다는 것.

 

 

우리에겐 상투를 자르면 큰일이 난다고 여겨지던 시대가 있었다. 남자가 귀고리를 하면 이상하다며 쳐다보던 시대가 있었다. 미래엔 남자가 치마를 입어도 예사로 보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그 무엇에도 필연성은 없는 거니까. 바지에 비해 치마가 시원한 옷이어서 무더운 여름에 남자들이 치마를 선호하는 시대가 올지 모를 일이다. 그런 시대가 오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하랴. 만사는 목적에 순응할 뿐인데.

 

 

요즘 글자 크기를 11포인트로 사용하고 있다. 10포인트를 사용하다가 변경한 것이다. 글자가 크면 읽는 사람이 눈의 피로를 덜 느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읽는 사람을 위해서 글자 크기를 크게 변경한 건 아니다. 인간은 이기적이다. 1) 내가 눈의 피로를 덜 느끼게 하기 위해 변경한 것이다. 2)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글을 볼 경우에 아무래도 글자가 큰 서재를 선호할 것 같아서 변경한 것이다. 그러니까 나를 위해서 그렇게 했다는 얘기다. 서머싯 몸이 쓴 것처럼 만사는 (나의) 목적에 순응할 뿐인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만사를 당연하게 여기는 거의 무한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올더스 헉슬리)

 

 

이 말은 비꼼이지? 만사를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뜻인 것 같다. 

 

 

 

 

 

 

3.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 몸 건강하고 마음 편한 게 최고라는 것을 깨닫는다. 물론 이 깨달음은 거저 얻어진 게 아니다. 몸이 아팠던 경험과 마음이 편치 않았던 경험을 치른 대가로 얻은 것이다. 평범하게 살기도 쉬운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면 범사(凡事)에 감사하는 마음을 저절로 갖게 되는 것 같다.

 

 

 

 

 

 

 

 

 

 

 

 

 

배르벨 바르데츠키 저,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내가 이 책을 읽었던 것은 마음을 편하게 해 줄 것 같아서다. ‘일에서든, 사랑에서든, 인간관계에서든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관계 심리학’이란 부제가 달려 있는 책이다. 

 

 

이런 좋은 말들이 많이 담겨 있다.

 

 

우리 삶에 놓인 가시덤불을 깨끗이 걷어 낼 방법은 없다. 한 가지 희망은 그 모든 나쁜 경우에도 선택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23쪽.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하지만 그것을 이겨 내는 일로도 가득 차 있다.(헬렌 켈러) -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27쪽.

 

 

상처를 받거나 받지 않음은 누구에게 달렸는가? 자신에게 달렸다는 것. 

 

 

앞에서 말한 것처럼 누가, 그리고 어떤 일이 우리에게 상처를 주는가는 상처받는 사람에 의해 결정된다. 상처받았다는 것은 ‘누군가 나에게 상처를 주는 행위를 했다’가 아니라, 그 행위 때문에 ‘나의 가치가 땅에 떨어진 것 같은 감정을 느꼈다’가 원인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누가 봐도 상처 주는 말이지만 나는 상처를 받지 않을 수 있다. 모건 프리먼처럼 말이다. -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31쪽.

 

 

이 책의 내용을 그대로 믿고 따른다면 그 어떤 누구도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겠다. 나는 상처를 받지 않을 테니까. 왜냐하면 이 책을 읽고 상처 받지 않는 마음이 될 테니까.

 

 

그런데 과연 그렇게 될까? 그렇게 될까?

 

 

그렇게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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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아이즈 2014-05-24 0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 작가수업.
빼어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밑줄 긋기는 할 게 많았던 책이었지요.
페크님 밑줄 보면서 맞아, 맞아 맞장구치고 있다는...

그나저나 인간의 굴레 읽어야겠어요. 무조건 페크언냐 덕분~~

페크pek0501 2014-05-24 11:32   좋아요 0 | URL
아, 팜므 님도 작가 수업을 읽으셨군요. 이런 종류의 책은 내용의 질에 상관 없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작가 세계의 분위기를 느끼는 것만 해도 좋다고나 할까요.

<인간의 굴레에서> 같은 소설을 또 찾고 있어요. 제게 글감을 많이 많이 준 소설이라서 말이죠. 읽고 쓰면서 많이 배웠답니다. 인간에 대해서요.

오늘 친척 결혼식이 있는 날이에요. 가서 많이 먹고 와야징, 하고 있어요. ㅋㅋ
물론 축하도 많이 해 줘야겠지요. ^^

stella.K 2014-05-26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래전부터 작가수업을 살까 망설이다 일단 보류하기로 했어요.
하지만 그런 류의 책은 정말 가끔씩 읽어주면 흐트러진 마음도 다 잡고 좋긴한 것 같아요.

내 글에 대한 평가는 참 애매하더군요.
얼마 전 저의 초고 대본을 아는 연출가한테 읽어 봐 달라고 부탁했는데
꽤 미안해 하면서 언급을 회피한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러니까 기분이 좀 묘해지더군요.
뭔가 보는 관점이 다른 건데 이 사람 작품을 볼 줄 아는 사람인가 의문스러워지더군요.
작품도 나랑 좀 대화가 통하거나 관심이 가는 사람과 해야지 안 그러면 기분만 상하더라구요.

아, 또 댓글 쓸게 몇개 더 있는 것 같은데 워낙에 많은 이슈를 다루셔서 쓰는 동안 다 까먹었어요.
나중에 생각나면 다시 올게요.ㅠㅠ

페크pek0501 2014-05-25 12:32   좋아요 0 | URL
흐트러진 마음도 다 잡고... 맞습니다.

글에 대한 평가는 제각각이다 보니 옛날 위대한 소설가를 알아보지 못하고 퇴짜를 놓던 출판사가 많았다는 얘기죠. 중요한 건 자신의 안목을 키우는 일일 듯해요.
자신의 글도 정확히 평가할 수 있는 안목 말이에요. 그러려면 역시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공부가 필요하겠죠. - 이 댓글에서 기시감이 드네요. ㅋ

쓰고 보니 믿을 건 나 자신밖에 없다는 결론 같네요. ^^

마태우스 2014-05-28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크언니, 답글 잘 읽었습니다. 메모장에 옮겨붙이는 방법이 있었네요. 알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글구 글은 정말 11포인트가 좋은 거 같습니다

페크pek0501 2014-05-29 14:23   좋아요 0 | URL
예, 예, 예... ㅋ
감사는 제가 드려야지요. 알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