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글 쓰는 게 쑥스럽군요.
그래도 유부만두님이 올리신 백일 결심 읽고 용기를 내봅니다. 저라는 인간은 뭔가 계획을 세우면 실천을 밥 먹듯이 안하는 종족인지라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그냥 해보렵니다.
거창하지 않고, 소박하게, 뚜벅뚜벅.....
저는 ‘하루에 책 한 권 읽기’ 같은 건 절대 못해요.
1. 당분간 책 사지 않고 집에서 잠자고 있는 책 읽기
-독서 동아리 필독서만 예외로 둠
2. 읽다가 멈춘 책(니콜 크라우스의 《사랑의 역사》는 2년에 걸쳐 ‘읽고 있는 책’에 들어 있어요) 다시 읽기
3. 생일 선물 받은 책, 알라딘 서재 친구분에게 선물 받은 책 읽기
4.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마무리하기, 그리고 책 잇기
-5월부터 한 달에 2권씩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고 있어요. 이 책 때문에 삶이 많이 피폐해졌어요. 읽기에 결코 만만하지 않은 책이네요. 그래도 도전해보고 싶었던 책이라 열심히 전진했습니다. 지금 10권까지 읽었고, 10월에 11권을 읽을 예정입니다. 민음사에서 프루스트 100주년을 맞이해 10월말에 마지막 12, 13권을 출간한다고 하니 올해에 이 책을 마무리할 수 있겠습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처음부터 시작을 하지 말거나, 시작했다면 한 번만 읽어서는 안 되는 책입니다. 내년에 그레이스님과 함께하는 독서동아리에서 다시 이 책을 읽을 계획이라 프루스트 다지기 해야겠어요. 프루스트가 이 책에서 여러 다른 작품을 많이 언급해 가능하면 책 잇기를 병행하는 ‘프루스트 읽기’를 해야겠어요.
저와 함께 프루스트 읽으시죠!
5. 건강 먼저 챙기기
-중학교 1학년 같은 반에서 만나 친해진 친구들이 있어요. 저까지 10명인데 그 중 두 사람이 먼저 암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요즘 100세까지 수명이 연장된 것에 비해 너무 일찍 가버렸어요. 얼마 전 알라딘 서재에서 ‘자유 죽 음’의 서평대회가 열려서인지 그 책에 대한 리뷰가 많이 올라오더라고요. 저는 잘 모르겠어요. 죽음과 자유가 어떤 연관을 가지는지요(책 꼭 읽어보고 싶어요). 마약 성분의 패치까지 몸에 붙이고, 복수로 배는 부풀어 올라 있고, 오줌줄로 통해 받아낸 유리병에 담겨있는 진한 담갈색의 오줌을 보며 친구들의 육체적 고통을 봤지만, 그 친구들이 남기고 갈 가족에 대한 마음의 걱정과 애통함도 본 듯합니다. 그리고 어제 또 한명의 친구가 암 투병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그래서 아침부터 이런 우울한 소리를 하고 있어요, 이해해주시기를). 우리 친구들 그냥 지금부터 만나지 말고 우정을 포기하면 우리 운명이 달라지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책 읽는 게 뭐가 급하고 중요한가요. 건강을 챙겨야지요.
건강, 건강하기 위해 운동하고, 맥주와 과자 먹지 않고, 커피 줄이고 밥 잘 먹기를 해야겠어요. 남편과 딸아이 건강도 더 많이 챙기고요.
6. 시간 아끼기
-아침 시간 활용하고, 스마트 기기 접근 제한
7. 일단 하루에 영어 단어 10개 외우기
-독서 동아리에서 3개월에 걸쳐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소설을 읽었습니다. 회원 중 한 분이 영어 원작을 같이 읽으셨다고 했는데 번역본보다 원작의 문장이 훨씬 아름다웠다고 하더라고요. 영어 공부를 하고는 싶은데, 7번이 가장 안 지켜질 수 있는 공약이라 가볍게 시작하려 합니다.
8. 글쓰기에 대한 압박 받지 않고 열심히 쓰기
-말이 되냐고요?
그래도 제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