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은 행진으로부터 시작된다"
제목을 보았을 때 무슨 의미로 이런 제목을 붙였는지 잘 파악이 되지 않았다.
궁금하신 분은 이 책 앞부분에 답이 나와있으니 참고하시길...
저자는 다큐멘터리 PD로 많이 알려진 김환균PD이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미국" 등이 그가 제작한 다큐멘터리라고 한다)
요새 아침잠이 많아져서 출퇴근용 도서를 고를 때 신중하게 고르지 못하고 눈에
띄는데로 집어들고 나와 종종 실망을 하곤 했는데,이 책은 의외로 감추어진
현대사의 새로운 사실(혹은 진실)을 가득 담고 있었다.
스탈린이 조금만 더 오래 살았으면 우리 국토는 미국이 떨어뜨린 핵폭탄을 얻어맞을
수도 있었을 것이고,맥아더가 핵폭탄을 소련,중국에 날리자는 꼴통 발언을 해 댈때
이를 거부한 해리 트루먼조차도 맥아더 해임 이후 핵폭탄 투하를 검토했었다는 사실,
미국의 쉐이크다운 계획에 의하면 소련이라는 국가는 지구상에 소멸될수 있다는 것 등등
또한 다규멘터리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취재의 뒷얘기들 ... 이것은 단순한 에피소드가 아니라
진실에 접근해 가는 중요한 단서가 되고 있는 듯하다.
현대사의 진실에 한 발자국이라도 더 다가가고 싶은 이들에 초 강력추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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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4살짜리 얼라들을 키우다보니 연말정산 시즌이 되면 정신없이 바빠진다.
아이들이 1년동안 다닌 병원이 소아과,이비인후과,내과,외과,치과,한의원을 망라하고 있어
소득공제 영수증을 받으려면 이 병원과 약국들을 두루 섭렵해야 하니 주말이면
병원과 약국 순례로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비는 총소득금액의 3%를 초과해야 공제가 되므로 소모되는 노력에
비해  공제받는 폭도 별로 크지 않다.
신용카드나 보험료는 양도 얼마되지 않지만 영수증도 보내주더만,병원과 약국은 양도 많은데 쫓아다녀야 한다. 오전내내 모아논 소득공제 서류를 정리하고 보니 오전이 후딱 가버리고 한권의 책(소득공제 신청서와
그 첨부서류들)만 남았다. 올해도 이렇게 1년이 가나보다....

바램이 있다면 세금 좀 더내도 좋으니까 의료비 영수증 떼러 병원과 약국을 순례하는 행사는 올해로 마감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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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진/우맘 > [퍼온글] 독서에 관한 18문답

1. 책상에 늘 꽂아두고 있는 책이 있는가? 있다면 무엇?
: 회사 책상에는 김준호 교수님의 "민법강의".윤경 판사의 "보전처분의 실무"와 "부동산 경매의 실무",
  장찬형 교수의 "회사법 강의",송영식 변호사 외 "지적소유권법(상),(하)",송영곤 변호사의 "민법의 쟁점(상), 
  (하)",권오승 교수의 "경제법",권재열 교수의 "경제법",청림출판에서 나온 "ㅇㅇㅇ의 법률지식" 7~8권,
  내가 여기저기서 베껴 갖고 쓴 책 "신용카드법률"(이 책은 비매품으로 약 200여명만 갖고 있는 책),
  이재석 법무사의 "부동산 등기법",이재상 교수의 "형법총론","형법각론",전병서 교수의 "파산법"."소비자
  파산법",김상용 교수의 "물권법",법원행정처에서 출간한 "법원실무제요-강제집행/소송-(상),(하)" 등등등
  회사 생활한지 10년동안 모아놓은 나의 먹고살기 위한 무기들이다.
  이 책들을 읽는 것을 독서라고 하기는 그렇고 일을 한다고 한다.

  집에 있는 책상 위에는 영영사전 한권이랑,"다빈치코드의 진실(해설,사전)", "네 이웃을 사랑하라",미국의
  유명한 뉴스앵커 피터  제닝스가 쓴 "20세기" 등등이 몇 개월째 자리를 차지만 하고 있다.

  참고로  가방속에는 성석제의 "즐겁게 춤을 추다가"와 "부시의 엉터리 영어"가 들어가 있다 

 
2. 어쨌든 서점에서 눈에 뜨이면 사지 않고는 못 배기는 종류의 책들이 있는가? 있다면 무엇?
: 예전에는 강준만,진중권,김정란,홍세화,정연주,박노자,조이한,손석춘,조정래,황석영,김수영,서민,마이클
  무어.. 이 분들이 쓰신  책은 두말않고 구입을 하였다.
  잡지 중에는 인물과 사상,아웃사이더 역시 신간이 출간되면 구입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분들이 쓰신 책 중에 일부가 기존에 출간된 책와 잡지에 써놓은 글들을 모아 출간되는
  사례를 몇 번 겪고나서  가급적 내용을 살펴보고 사려고 한다.
  서점에 가면 지나칠 정도로 충동 구매를 하여 와이프한테 혼나므로 가급적 오프라인 서점은 안 간다.
  
3. 올해 읽은 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
: 이봐, 내 나라를 돌려줘!,다빈치 코드,개미,썸데이 서울,민법의 쟁점,헌법의 풍경,대통령과 기생충 등

4. 인생에서 가장 먼저 '이 책이 마음에 든다'고 느꼈던 때가 언제인가?
:  신영복 "감옥으로부터 사색"과 서준식의 "옥중서신"(제목은 정확치는 않다)
   갇힌 공간에서 무한한 사색과 감동을 주는 글들로 가득찬 책들이다.
   정말 버릴 것 하나없이 몇번이라도 꼭꼭 씹어먹을 글들이다.   

5.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 책이 있는가? 있다면, 어떤 책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 1권의 책을 읽고 인생이 바뀌지는 않은 것 같고, 계속 책을 읽다보니 사람이 조금씩 변하는 것 같다.
  마초적 근성으로 똘똘 뭉쳤다가 상식을 가진 인간으로 아주 쪼금씩 변하는 것 같기도 하고,
  법대 입학 당시에는 법전을 외우는 것이 법공부의 전부인 줄 알았다가 그것보다 훨씬 공부할 것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등등 ... 책을 읽고 자신을 반성하는 과정에서 변하는 것이 아닐런지.. 

6. 단 한 권의 책으로 1년을 버텨야 한다면 어떤 책을 고르겠는가?:
:  쉽지 않은 질문이다. 몇달전에 입수한 "맨큐의 경제학강의"(영문판)로 일년을 버텨볼란다.
   영문판은 지금까지 10여 페이지 읽었는데 예상보다 내용이 쉬운 편이고,영어공부에도 도움이 많이
   될듯하여 경제학과 영어 이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하여 위 책으로 1년을 버티겠다.

7. 책이 나오는 족족 다 사들일 만큼 좋아하는 작가가 있는가?
:  황석영(단,삼국지 제외..돈이 모질라서),김정란(시는 제외),마이클 무어,신영복

8. 언젠가는 꼭 읽고 싶은데 엄두를 못 내고 있는 책이 있는가? 있다면 무엇인가?
: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 원래 이론과 실천이라는 출판사에서 "자본"이라는 명칭으로 출간되었고,
  이어 서울대 김수행 교수가 "자본론"으로 번역해서 비봉출판사에서 출간했는데,당시 신문에 실린
  서평에서 김수행 교수의 "자본론"이 읽기 쉽고 교양서로 손색없다는 거짓말에 속아 1권 샀다가
  서문읽다가 때려치웠음. 분량과 내용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독파가 어려운 책이라고 생각함.
   최근에는 안토니오 네그리의 "제국"을 보면 한숨 먼저 나옴.

9. 헌책방 사냥을 즐기는가, 아니면 새 책 특유의 반들반들한 질감과 향기를 즐기는 편인가?
: 헌책방 사냥은 최근에 맛을 들였는데 쏠쏠한 재미를 만끽하고 있는 중이다.
  초등학교 시정 소풍가면 했던 보물찾기 게임이랑 비슷한 즐거움이다.
  허다하게 많은 책들 속에 내가 찾고 있던 책을 찾아내는 반가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다만 지나치게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고,나는 아무래도 손때 묻은 책보다는 새 책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알라딘 경영진은 그렇게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10. 시를 읽는가? 시집을 사는가? 어느 시인을 가장 좋아하는가?
: 거의 안 읽는다. 시집도 거의 사지 않는다. 시인 중에는 작고한 김남주 시인을 좋아한다.
   

11. 책을 읽기 가장 좋은 때와 장소를 시뮬레이션한다면?
: 출퇴근 하는 지하철에서 운 좋게 자리를 잡고 앉아 독서삼매경에 몰두...
  아니면 침대에 엎어져 포테이토 칩을 씹으면서 베개를 배에 깔고 뒹굴뒹굴 책읽기..  

12. 혼자 책을 읽으면서 조용히 주말 오후를 보낼 수 있는 까페를 한 군데 추천해 보시라.:
: 까페는 아니고 토요일 오후에 스포츠센타 가면 사람들이 거의 오지 않으므로 운동하다가 힘들면
  책 보고(목마르면 물이나 음료수 즉시 조달이 가능),음악도 듣고(이때 센타에서 틀어주는 시끄러운 음악을
  줄여달라고 요청),땀나면 샤워도 하고..혼자 책읽고 놀기에 최적

13. 책을 읽을 때 음악을 듣는 편인가? 주로 어떤 종류의 음악을 듣는가?
:
: 음악을 들으면 집중이 안 되어서 음악을 듣지 않음.

14. 화장실에 책을 가지고 들어가는가? 어떤 책을 갖고 가는가? :
: 주로 만화책 (강풀,스누피 등등)과 가벼운 읽을 거리 (이코노미 21같은 주간지)

15. 혼자 밥을 먹으면서 책을 읽는가? 그런 때 고르는 책은 무엇인가?:
: 혼자 밥 먹을 때는 주로 텔레비젼이나 비디오 같은 동영상물을 즐겨본다.
  밥먹을 때는 책을 전혀 안본다.

16. 지금 내게는 없지만 언젠가 꼭 손에 넣고 싶은 책이 있다면 무엇인가? :
: 유혹하는 모나리자,종교미술 이야기 등 노성두 님의 미술관련 책은 욕심이 난다.
  진/우맘님이 갖고 계시는 베르베르의 싸인이 들어간 "타나토노트"  

17. e-book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e-book이 종이책을 밀어낼 것이라고 보는가? :
: 돈 주고 보래도 싫은 것은 나도 마찬가지다. 책 보는 기분이 전혀 나질 않기 때문에 E-BOOK은
  절대 사절... 

18. 책을 읽는 데 있어서 원칙이 있는가? 있다면 무엇인가?:
: 읽어서 내 정신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책을 읽고자 함.
  평범하고 굴곡이 별로 없는 30여년을 살아서인지 책을 통한 간접경험을 많이 하고자 하며,
  간접경험에 도움이 많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책을 선호함.
  아울러 재미없는 책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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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동네 대표 헌책방 "집현전"에서 구한 책들이다.


 

 김석철 "20세기 건축산책"

 

 

 고성훈 외 "민란의 시대"




 

 루츠 폰 베르더 외, "교양인을 위한 즐거운 글쓰기"

 

 


간만에 원정이어서 많은 기대를 하고 갔으나,원하던 책들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베르베르의 "타나토노트" 정도는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개미"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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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12-20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베르베르의 타나토노트는 의외로 구하기 쉬운 아이템인데....그래요?

요즘은 잘 안 하지만, 헌책방 나들이 하다가 발견하면 꼭 알려드리겠습니다.

제가 가진 타나토노트도 동네 헌책방에서 구입한 거지요. 거기에다가 베르베르의 친필 사인까지 받았답니다. 음하하하하핫~~~~~

(실컷 염장 지르고 튐=3=3=3)

짱구아빠 2004-12-20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님,베르베르의 친필사인까지...다음에 더 멋진 아이템을 입수함으로써 제가

자랑질 한번 해봐야겠죠?

진/우맘 2004-12-20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예전에 다니던 헌책방을 스윽 훑었더니, 타나토 노트 하 권만 달랑.... 한 권은 소용 없겠죠? 배송비 보태면 새 거 사는 값이나 비슷하니. ^^;

짱구아빠 2004-12-20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권투중계 버전)

아나운서: 진/우맘 선수,짱구 아부지 선수에게 베르베르 친필사인으로 스트레이트를

날렸습니다.짱구아부지 선수 타격이 큰 거 같죠?

해설자 : 네,짱구아부지 선수 진/우맘 선수의 이어지는 염장 훅에 그로기 상태에 빠졌

네요..

아나운서 : 아 ! 말씀드리는 순간 진/우맘 선수 하권만 달랑 어퍼컷을 작열시키는군요..

짱구아부지 선수 .. 맞고 울고 있네여.. 참 눈물없이는 보기 힘든 장면이죠..

ㅠ ㅠ ;;

진/우맘 2004-12-28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울 동네에서 내가 종종 가는 (실제로는 딱 한번..지나다니기는 많이 다녔음) 헌책방에 대한 기사가
오마이뉴스에 실렸다. 반가운 마음에 기사를 퍼와부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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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원당 <집현전>에서 만난 절판된 책
[헌책방 나들이 90] 경기 원당 <집현전>에서 만난 절판된 책
기사전송  기사프린트 최종규(함께살기) 기자   
<1> 논밭을 지나 헌책방으로

길그림으로 보았을 때 퍽 먼 곳에 있다고 생각한 경기도 원당에 가 봅니다. 서울 사람도 아닌 저이지만, 일산이나 분당이란 곳은 서울에서 참 먼 곳이라고 느껴요. 종로에 살면서 성북구 끝자락이나 천호동, 강남 또 강서구 방화동 쪽이나 금천구 쪽 모두 멀다고 느꼈기 때문일까요? 하긴, 생각해 보면 서울이 너무 넓고 커요. 그러니 경기도 원당을 멀게 느낄 수밖에 없겠다 싶습니다.

전철(3호선)을 타고 갑니다. 원당, 일산, 고양 쪽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분들이 많은 듯, 전철은 꽉 찼습니다. 서울에서는 땅밑으로만 다니던 지하철이 땅 위로도 나옵니다. 한참을 달리는 동안 창밖에는 논밭이 길게 펼쳐집니다. 일산 쪽에서 서울로 오가는 분들은 이 논밭을 어떻게 느낄까요? 그저 아무렇지도 않게, 창밖으로 보이는 구경거리쯤으로만 생각할까요?

▲ 책방 앞에서. 해질 무렵 찾아갔습니다. 왼쪽에 매장 하나가 있고, 오른쪽 2층에 어린이책과 전집을 중심으로 다루는 매장이 하나 더 있습니다.
ⓒ2004 최종규
돈 버는 일을 잿빛 도시에서만, 그것도 사무실에 앉아서 서류를 쓰고 컴퓨터를 사용하며 사람을 만나는 것들로 흔히 생각하는 요즘이지요? 나날이 자연과 멀어지고 자연스러움을 잃다 보니, 우리 자신을 차분하게 돌아보며 우리 안에 깃든 자연스러움을 헤아리는 책읽기와도 거리가 멀어지지 않나 싶습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창밖 논밭을 바라보니 어느새 '원당역'까지 왔습니다.

<2> 시모음 한 권을 보면서

원당역에서 내린 뒤 밖으로 나와 조금 걸으니 헌책방 <집현전>이 보입니다. 낯선 길이라 헤매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 헌책방을 찾기는 아주 쉽군요. 이렇게 찾아오기 쉬울 줄 알았으면 진작 찾아와 볼 것을…. 가방을 내려놓고 차근차근 책을 구경합니다.

.. 우리 어린이들은 거의 모두 시가 무엇인지를 모르고 있다. 그 대부분이 시가 되었다고 할 수 없는 어른들의 동시와 그런 동시를 흉내내어 쓰고 있는 아이들의 그릇된 작품을 시로 알고 있을 뿐이다. 장차 이 땅의 주인이 될 어린이들이 우리 민족의 정서와 삶을 표현한 시 한 편을 읽지 못하고 그대로 어른이 된다는 것은 개인으로나 민족으로나 큰 불행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어른들이 국제적인 무슨 경기에서 일등을 한 것을 어린이들에게 자랑삼기보다 훌륭한 우리 민족시인의 시를 단 한 편이라도 우리 자신이 외워 보이고 어린이들에게도 가르치는 것이 백 배도 더 자랑스런 일이 아닐까, 온 세계에 자랑할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 해설-이오덕


▲ <꽃 속에 묻힌 집> 겉그림입니다. 저작권자 권리를 짓밟은 출판사 횡포 때문에 판이 끊어진 안타까운 책입니다.
ⓒ2004 창작과비평사
먼저 <꽃 속에 묻힌 집>(이오덕·이종욱 엮음, 창작과비평사, 1979)이란 어린이 시모음을 만납니다. 이 책은 어린이들이 읽을 만한 시모음 하나 변변하게 없던 때 묶은 책이에요. 그릇된 동심천사주의와 상업주의 그리고 독재권력에 빌붙으면서 문단세력이나 키우는 흐름에 휩쓸려 제대로 된 동시 하나 만나기 힘들던 지난 날, 일반 어른시를 쓰는 분들 작품 가운데에서도 어린이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시를 추려서 모은 책이 <꽃 속에 묻힌 집>입니다.

'어린이를 위한 시집'이라는 이 책 차례를 살펴보면, 김수영(풀), 김현승(나무), 나태주(가을 산길), 민영(대조롱 터뜨리기), 박두진(해/산봉우리), 신경림(아침/낮달/장에 가는 길), 신석정(그 꿈을 깨우면 어떻게 할까요), 이시영(바람아), 장만영(닭장/가을 들판에서/돌아가는 길), 정호승(구두 닦는 소년), 조태일(대낮), 한용운(나룻배와 행인), 한하운(파랑새), 서정주(골목), 심훈(그날이 오면), 유치환(저녁놀), 윤곤강(인경)… 같은 작품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김수영, 김현승 같은 분들 시를 어린이에게 읽혀도 좋겠다고 생각해 보셨나요? 참 좋은 시라면 아이들이든 어른들이든 누구든 즐기기에 좋습니다. 바로 이런 대목이 참으로 시를 시답게 하고, 시를 온 나라 사람들이 맛보도록 이끌지 싶어요.

찬찬히 생각해 봅니다. 좋은 책을 처음 묶어내는 사람 마음이 있고, 그 책을 고이 받들어 펴내는 사람 마음이 있어요. 그리하여 이처럼 나온 책을 반갑게 마주하며 읽는 사람 마음이 있고, 살가운 책을 읽은 사람이 나누는 풋풋함을 얻어 가지는 사람 마음도 있습니다. 이런 마음은 언제까지나 고이고이 이어가야지 싶습니다. 그런데 세상 모든 일이 곱게만, 또 옳게만, 또 아름답게만, 또 살뜰하게만 이어가는 건 아니더군요.

▲ 왼쪽 매장 골마루. 골마루가 셋 있습니다. 골마루 둘을 사이에 두고 앞쪽에는 "책에 앉지 마세요"란 쪽지를 꽂아 두셨군요.
ⓒ2004 최종규
<3> 이런 책도 구경

<戶籍(소화17년)>라는 얇은 잡지 하나를 봅니다. 1942년에 나온 책으로 온통 일본말로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잡지가 '식민지 조선'에서 나왔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이, 판권을 보면 '조선총독부법무국민사과'에 있는 '조선호적협회'에서 펴냈다는 글귀와 잡지 뒤에 있는 '인천해운조합' 광고 때문입니다.

제 고향이 인천인 터라 '인천 옛 자료'로 쓰일 수 있겠구나 생각하며 집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 <호적>이란 잡지는 '창씨개명'을 억지로 시키던 그즈음에 나온 책이고, 그리하여 그때 흔적과 역사를 살필 수 있는 소중한 자료로도 제구실을 하겠다 싶습니다.

▲ <일본원색잡초도감>에 나오는 한 대목. 우리 나라에도 사진으로 된 도감은 많고 그림 넣은 도감도 더러 나옵니다. 하지만 사진만 보아서 잘 알기 어려운 도감이 참 많고, 그림도 너무 곱게만 그려서 '사실성-정보'를 못 담곤 합니다. 일본 도감은 이런 대목을 훌륭하게 엮어내고 있어요.
ⓒ2004 전국농촌교육협회
<日本原色 草圖鑑,全國農村敎育協會(1969)>라는 도감도 하나 만납니다. 책 겉그림을 보고는 요즘 책인가 싶었는데 판권을 보고 놀랐습니다. 1969년에 나온 책이라니! 1969년 책이 맞냐고 물을 만큼 책이 깨끗하고 종이질도 좋으며 사진 상태나 그림 상태도 아주 훌륭합니다. 일본이란 나라가 얼마나 인쇄술이나 편집술이 앞서 있는가를 새삼 느끼겠습니다. 이런 책, 이런 도감 하나 변변하게 없는 우리 나라인 터라 더욱 부럽고 안타깝습니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책 팔아 번 돈으로 이렇게 훌륭하고 살뜰한 책을 새롭게 만들어야지 싶어요. 그래야 책 하나 기꺼이 사준 독자에게 고마움을 갚는 길일 테며, 책 만드는 참된 보람을 느낄 수 있을 테니까요.

<4> 우리가 지켜 가야 할 것

우리가 지켜야 할 것, 지키면 좋은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아주 작고 수수한 것입니다. 먹는 물, 마시는 공기, 먹는 밥이 더럽지 않게 하는 것만으로도 넉넉합니다. 먹는 물과 마시는 공기와 먹는 밥을 더럽지 않게 하는 일은 무엇일까요? 적어도 쓰레기를 만들지 않고 공해덩어리를 낳지 않는 일이겠죠? 이렇게 하자면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밥찌꺼기를 함부로 남기지 않는 한편, 멀지도 않은 곳을 구태여 차를 몰고 갈 까닭도 없으며, 자기에게 돈이 많다고 지나치게 헤프게 쓰면서 쓸모도 없는 물건을 마구 사는 일도 하지 않아야 좋습니다. 전깃불도 아끼고, 추운 겨울엔 내복을 입어서 난방비를 아끼는 일도 훌륭합니다. 사서 읽은 좋은 책은 이웃이나 동무와 나눠 볼 수도 있겠죠? 몸이 자라 작게 된 옷은 이웃이나 동무나 동생에게 물려줄 수 있고요.

작아 보이는 이런 일부터 하나하나 해 나가는 게 바로 우리가 지킬 것이고, 이렇게 지켜 나가는 마음이라면 무슨 일을 하건 무슨 생각을 품건 어떻게 놀건 참으로 아름답고 모두가 즐거울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 <집현전> 헌책방은 자기 책방 이름을 넣은 비닐봉지가 따로 있습니다. 보통은 버려진 봉투나 값싼 비닐봉지를 쓰지만, 이렇게 책방 이름을 넣은 비닐이나 봉투를 쓰는 곳도 있어요.
ⓒ2004 최종규
책을 만드는 출판사 사람도 그렇고 책을 읽는 우리들도 그렇습니다. 언제나 첫마음을 생각해야 좋겠어요. 어린이 마음이 되어야 하늘나라에 갈 수 있다는 말처럼, 어른은 늘 어린이일 적을 떠올리면서 자기 마음을 깨끗하고 다소곳하게 다져 나가면 좋겠어요. 책을 왜 만드는지, 책을 왜 읽는지를 늘 차분하게 돌아보면서 '아, 참 좋구나' 하고 느낄 만한 책을 만들고 읽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리해야 책 문화도 살고 출판사도 사는 한편 독자들도 즐거울 수 있어요. 그러는 가운데 헌책방 살림도 북돋울 수 있으며 우리 살아가는 세상도 한껏 아름다움과 희망과 꿈이 부풀고 하나하나 이루어질 수 있지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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