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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셋이 나온다고 모든 극이 치정극으로 치닫지 않는다는 사실

남자 하나 여자둘 게다가 부부에 끼어든 한명의 여자

이 관계가 진부하다면 진부하지만 상투적이지 않고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다

 

당신의 봄은 언제인가요?

 

영화는 내내 여름장면을 보여준다,

여름 밤의 개구리 울음소리

연신 부채질을 하고 조금은 흐트르지게 치맛자락을 걷어 올린 여자들

물안개

짙은 초록으로 덮힌 논들

그 여름속에 봄을 보여준다,

 

병색이 짙어 더 이상 삶에 미련을 보이지 않는 남편을 이해 모델을 구해오고

그 곁에서 다가가지도 않고 멀어지지도 않는 거리를 지키면서 남편을 사랑하는 아내

생애 마지막 작업을 통해서 진짜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예술보다는 삶에서 진짜를 찾아내고 자신의 삶을 지켜낸 일상의 고마움을 알게된 조각가

이들 부부에 끼어들어 인생의 봄을 다시 경험하고 성장하는 여자

 

참 상투적이랄 수 있고 흔한 긴장감 (악인은 악인이라 언제든 터질 수 있는 흔하지만 불쾌한 긴장감)도 있지만 영화는 멋있다

여름을 나타내는 색감 그리고 치맛자락들 논길 물안개  여름밤 다리위의 기다림 등등

소소한 풍경에서 어떤 격정적인 장면 없이 세 사람의 긴장감 불안 그리고 그 속에서 오랜만에 느끼는 봄냄새가 화면 가득하다

세 사람 누구도 자기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심지어  잠깐 나오는 조연들도 감정을 절제한다,

그 절재되고 한번 접어져 있는 감정선이 무심한 눈빛이나 손짓 몸짓을 통해 텨져나온다고 할까

서로가 자기 감정을 터뜨리는게 아니라 상대의 감정을 결대로 만져주는데 그 조용한 순간 감정이 터져나오고 보는 나는 언제 숨을 쉬어야 하나 진장하고 있었다

 

드라마에서와 전혀 다르게 말없이 정숙하고 조용한 아내역을 한 김서형과

여기서 처음 보지만 그대로 송이 엄마이고 순수한 여자인 이유영

이 두사람의 연기가 그냥 딱 영화에 맞춤

(그에 비해 남자 주인공은 전형적이랄 수 밖에 없지만 그대로 마지막에서는 잘 어울어졌다)

고즈넉한 여름 저녁

한바탕 열기는 식었지만 그래도 아직 남아 있는  뜨거움의 뒷자락같은 영화다

풍경도 고즈넉하고 그 풍경속 사람들도 고즈넉하다,

 

아무 기대없이 보고 눈물이 났던 영화

나의 봄은 언제였던지 한번 생각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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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마음산책 짧은 소설
이기호 지음, 박선경 그림 / 마음산책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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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읽진 않았지만 이기호의 단편은 재미있다,

재미 있는데 마냥 재미있구나 하고 웃기엔 뭔가 섬뜩하기도 하다

이렇게 웃어도 되나? 재미있다고 하고 넘어가도 되나 싶게 찔리는 기분이거나 속내를 들킨 기분이 들어서 무섭다,

이번 짧은 소설집도 그렇다

무심하게 화장실에서 한두편 읽기에 좋겠다 게다가 이기호니까,,, 하고 산 책인데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다,

자리를 뜰 수가 없다,

무서워서...

누군가 나를 지켜보는게 아닐까

내가 생각하고 있지만 알고 있지만 입밖으로 꺼내지 않는 그래서 모른 척 외면하고 있는 현실을 아주 가볍게 던지는데 받는 사람에겐 너무 묵직헤서 순간 휘청하게 한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왠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제목부터가 너무 짠하다,

괜찮아요.. 괜찮다니까요

아무렇지 않아요...

어색하게 입꼬리를 올리고 웃으려고 하지만 눈매는 이미 쳐져있고 그 목소리가 가늘게 떨리고 있는 사람이 나같고 내 아이같고 내가 아는 누군가 같아서 아팠다,

취업하지 못한 사람들의 일상들

혼자 남아 반려견에게 의지하는 어머니

사라져 버린 아내

카드 청구서때문에 집을 나온 가장은  또 카드를 긁으며 별을 바라보고

엘리베이트를 이용하지 못하는 배달원

자살하려는 사람

정말 학부모의 상담을 해야하는 교사 등등등

모두가 마주한 현실을 겨우겨우 버티면서 모두 말한다

왠만해선 아무렇지도 않아요

뱃집이 쎄졌다는 건 그만큼 많이 맞어봤다는 의미라면 그것만큼 슬픈게 있을까

더 이상 놀랄 일이 뭐가 있으랴 하고 똥베짱을 잡지만 세상일은 내가 예상하지 못한 그 이상으로 덮쳐온다,

이제 알만큼 알았다는 나이에도 새로운 상황이 닥치고 새로운 경험들이 나를 뚫고 지나가고

새로운 사람들이 몰려오고 세상은 나날이 새롭고 새롭다,

 

아무렇지도 않게 툭툭 던지는 이야기들

괜찮아요~~ 하고 돌아서지만 자꾸 뒤통수가 저릿하다

사실 괜찮지 않다고 많이 아프다고 힘들다고 죽고 싶다고  나 좀 살려달라고

그렇게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

어쩌면 그건 나이고 미래의 내 아이들이고 내 냠편이라는 사실때문에

나는 왠만해서 아무렇지 않은건 아니라고 소리치고 싶다,

웃고 있는데 눈물이 나는 상황이 바로 이 작은 이야기들이다,

아,,, 읽지 말걸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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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의 방정식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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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고 든 첫 생각

어~ 문학동네에서 나왔네?

그동안 미미여사 책이 여기서 나왔었나?

왠지 뭔가 찜찜한 느낌......

 

책은 아주 짧다,

솔로몬의 위증에 나온 후지노 료코가 변호사가 되어 사건을 맡게 되고 내가 좋아하는 미미여사의 탐정인 스기무라 사부로의 첫 만남이다,

어쩌면 솔로몬의 위증과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의 번외편같은 느낌이다,

어른이 된 후지노와 이혼을 하고 정식 탐정이 된 스기무라의 만남은 두 사람답게 큰 사건이 아니고 작은 학교내의 사건이다,

학교내에서 벌어진 캠프 행사엥서 벌어진 교사의 부적절한 언행이 일어나고 양쪽은 팽팽하게 서로의 주장을 부정하며 대립하는데....

 

"음의 방정식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선생과 학생 가르치는 족과 배우는 쪽 이끄는 쪽과 따르는 쪽 억압하는 쪽과 억압받는 쪽의 조합부터 잘못 되었고 그러니 어떤 숫자를 넣어도 마이너스 답만 나온다"

 

어쩌면 갑과 을 이라고 봐도 무방할까

이끄는 쪽의 과잉의욕과 결과중시만을 강조하면서 상대를 억누르고 비난하고 자존감을 누르기 시작하면 사람은 전의를 상실하고 무너지거나 다른쪽으로 튀어나가려고만 할 뿐이다,

누구도 이길 수 없다,

마음속으로 딴 마음을 품으면서 겉으로 복종하는 걸 평화라고 할 수 있을까

상대를 미워하는 마음을 감추고 복종하는 걸  리더쉽이라고 할 수 있을까

책속에서는 학교라는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리고 있지만

이런 마이너스만 나올 수 밖에 없는 음의 방정식은 세상 곳곳에서 일어난다,

나만 옳다고 여기는 일방적인 소통은 모두를 소외시키고 외롭게 만든다,

그리고 엉뚱하게 그 끝에는 누구나 행복할 수 없는 마이너스의 세상만 남는다,

 

목적이 옳아도 수단이 잘못되면 모조리 틀린 것이 되어버리는데 나쁜 놈을 해ㅣ우기 위해서라면 그 나쁜 놈이 하지 않은 나쁜 짓을 꾸며내도 되는 거니?

왜 나쁜 놈이 저지른 진짜 나쁜 짓을 하나하나 모아서 입증하고 정면으로 맞서지 않았어? 왜 거짓말에 기댄거냐고?  난 그게 더 분하단 말이야...

 

나쁜 놈을 나쁘다고 말하는데는 신중해야한다,

그 나쁜 놈이 힘을 가진 놈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잘못 건드리면 옴팍 뒤집어 쓸 수 있고 모든 주도권을 빼앗긴채 내가 나쁘다는 전세역전에 몰릴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주도면밀해야하고 더 신중해야하는데

이 사건은 딱 중학생들이 만들어낸 나름 주도면밀한 사건이었다,

솔로몬의 재판을 경험했던 후지노로서는 분하고 화가 나는 사건이겠지만

폭력교사를 언행이 옳지 않은 교사에게 대항할 소년들에게는 이것이 최선이 아니었을까

달리 무슨 방법이 있었을까?

그는 좋다고 말하는 사람까지 있는 강하고 힘이 있는 교사인데 말이다,

지옥으로 가는 길이 선한 의도로 되어 있다면

천국으로 가는 길에는 약간의 사기와  거짓이 있을 수도 있다고 한다면 억지겠지만 ....

뭐 대단한 반전이 있고  깊은 울림을 주는 사건은 아니지만

우리의 소심하고 조용한 스기무라가 끈기있게 물고 늘어질만큼의 사건이긴 하다,

누군가의 마음을 알아주고 이해해주는 스기무라 맞춤형 사건

다만 정의로운 후지노에게는 영 맞지 않을것이다,

 

하드커버 하지 말고 만원이하였어도,...

미미 여사의 펜이라면 다들 사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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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3-01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 년 전에 문학동네가 미야베 미유키 작품을 번역하니까 원래 미유키 작품 판권을 사면서 번역해온 북스피어 출판사가 이의를 제기한 적이 있어요.
 

남의 꿈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말것

머리에 뭐가 들어있는거냐고

뭐가 되려고 그러냐고

그런게 무슨 가치가 있냐고

헛바람만 들었다고 말하지 말것

 

 

누구나 내가 가진 꿈이 가장 절실하다

누구나 나름의 노력을 한다

노력하고 애쓰고 버틴 사람이 다 성공하는 게 아니라는 걸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조금 더  애쓰라고,, 노력이 부족하다고

가장 쉽게 생각없이 내뱉는 말만 해 줄 수 밖에 없다,'

노력해서 성공하고  창의적이어서 무언가를 이룬 사람들은

그 사람들이 특별해서 알려진 건데

모두가 그렇게 될 수 있다고 헛소리만 하고 있다

왜냐면 나도 그렇게 들으며 나이 먹었고 내가 해 줄 수 있는 말도 그것밖에 없는 머리라서,,,

 

소녀들이 떨어지는 건

노력을 덜해서도 아니고 재능이 부족해서도 아니고

그냥 덜 눈에 띄었고 운이 없었고

어쩌면 이미 누군가가 내정되어 있어서인지도 모르고

더 노력하고 더 애쓰고 더 재능있는 사람이 꼭 먼저 되는 것도 아니리는 걸 알고

많이 노력하고 많이 애써도 안되는 일이 더 많다는 걸 알면서

모두가 아는 사실을 모두가 외면한다,

 

애들하고 보는 프로라 그냥 재미삼아 보면 되지만

자꾸 불편한 이유는

저렇게 웃기만 해도 이쁜 아이들이 그렇게 열심히 노력하는데 안되는게 너무 잘 보인다는 거고

열심히 하는 애들한테 더 잘하라고 하는 말만 하게 되고

나되는 이유가 내가 부족하다고 지책감을 느끼고 눈물흘리는게 너무 미안하고 속상하고

그리고 매스미디어의  뻔한 속내를 알면서도 말초적인 즐거움을 위해  보고 있는 나도 우습고

누구 하나 귀한 딸이고 너무 이쁘고 사랑스러운데 자꾸 경쟁을 시키는게 불편하다

그런데,,

아마 다움주도 또 다음주도 계속 볼  거 같다,

누굴 응원하기도  냉정하게 보기도 쉽지는 않다,

모두가 딸같고 모두가 너무 애쓰는게 뿌듯하게보이는게 아니라 안쓰럽기만 한게...뭘까 싶다

 

쇼프로에서 뭐 저런 애들도 가수야... 하는 생각없는 말

이제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그런 말을 들을 이유가 없고 보이지 않은 노력과 운과 재능으로 올라왔을거라고 그냥 말없이 박수쳐줘야겠다,

팬이 되고 응원은 못하더라고  많이 애썼구나 하는 마음은 가지고 봐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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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ILLCUT

 

 

꿈도 미래도 모국어도 허락되지 않은 시대에 시를 쓴다는 것은,,,

그는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문학의 뒤에 숨어서 현실에서 도피하는 일이 아닌가 고민한다고도 했다,

무어가 그리 부끄럽냐고  대놓고 물어보았다면 무어라 대답했을까?

그냥 그렇게 어정쩡하게 미소를 남기고 혼자 또 골똘하게 생각에 빠져버렸을지도 모르겠다,

큰 이념과 시대적 사명보다 시를 쓰는 일이

사람을 위로하고 마음을 달래주는 일도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그는 결국 그 모든 일이 부끄럽다고 했다,

"염치"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라고 한다,

부끄러움을 모르고 그런 자신이 오히려 자랑스럽고 무엇이든 드러내고 표현하지 않으면 안되는 절박해져버리고 가벼워진 요즘

매사가 부끄럽고 부끄러워서  반성을 하고 돌아보는 시인의 이야기는 경이롭기까지 하다,

 

영화는 흑백이어서 좋았고 주인공이 강하늘이어서 좋았고

나즈막히 시를 암송하는 목소리가 또 그렇게 좋은지 몰랐다가 알아서 좋았다,

감독은 어쩌면 한편의 시집을 만들려고 했었던 모양이다,

흑백 화면속에 별과 골목길 고향집 그리고 친한 벗과  설레는 이성의 모습을 시처럼 뿌려놓는다,

다만 인물이 너무 웅장하고 경건하다

제목을 '동주'라고 했다면 우리는 시인 동주가 아니라 인간 동주도 보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계속 어리버리하거나 경건하거나  수줍은 동주만을 보여준다,

참고한 도서인지 모르겠지만 소설 "시인 동주"속의 동주는 잘 웃고  말이 많지는 않지만 자기 의견을 뚜렷하게 드러낼 줄도 알고 앞날에 대해 스스로 선택하기도 하는 인물이었는데

영화속의 '동주'는 너무 수동적이다, 게다가 몽규와의 대비점을 보여주려고 했는지 몰라도 시인가 운동가라는 뚜렷한 대비가 조금은 상투적이다,

 

책속에서도 그렇고 영화에서도 그렇고

지금 21세기를 사는 우리 모습이 그때 암울한 일제강점기 막바지와 젼혀 달라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달라진 것도 있지만 여전히 어떤 이상을 위해 개인은 보이지 않게 되고

문리대를 나오면 앞날이 불투명하고 (의전이나 제국대 법대를 선호하고 )

전체의 질서가 개인의 욕구보다 우선시되며 감정보다는 이성이 지배하고 있다,

내가 원하는 것보다 사회가 요구하는 것에 맞추어야 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은 그때와 다를게 없다는 씁쓸한 생각도 들면서 지금 여기 어딘가에도 염치를 알고 부끄러워하며 혼자 끊임없이 참회하는 어떤이가 있을거라 생각한다,

 

무심히 보는 줄 알았던 아이의 영화평

너무 슬펐어

그리고 마지막 두 사람 약력이 올라갈 때는 눈물이 났어,,

나두 그랬어..

 

부끄러워해야 할 사람들은 점점 염치없어지는데 도리어 무심해서  주저해서 부끄럽다고 염치없다고 하는 이들이 나를 부끄럽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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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6-02-19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보셨군요. 어서 봐야겠어요. 윤동주문학관에서의 감흥이 떠오릅니다

푸른희망 2016-02-20 16:52   좋아요 0 | URL
꼭 보셔요.. 저절로 마음이 숙연해 지더군요
참 문학관에서 찍은 사진 봤어요..
지금 이 계절엔 너무 쓸쓸할거 같아서 조금 따뜻해지면 가보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