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마음산책 짧은 소설
이기호 지음, 박선경 그림 / 마음산책 / 201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많이 읽진 않았지만 이기호의 단편은 재미있다,

재미 있는데 마냥 재미있구나 하고 웃기엔 뭔가 섬뜩하기도 하다

이렇게 웃어도 되나? 재미있다고 하고 넘어가도 되나 싶게 찔리는 기분이거나 속내를 들킨 기분이 들어서 무섭다,

이번 짧은 소설집도 그렇다

무심하게 화장실에서 한두편 읽기에 좋겠다 게다가 이기호니까,,, 하고 산 책인데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다,

자리를 뜰 수가 없다,

무서워서...

누군가 나를 지켜보는게 아닐까

내가 생각하고 있지만 알고 있지만 입밖으로 꺼내지 않는 그래서 모른 척 외면하고 있는 현실을 아주 가볍게 던지는데 받는 사람에겐 너무 묵직헤서 순간 휘청하게 한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왠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제목부터가 너무 짠하다,

괜찮아요.. 괜찮다니까요

아무렇지 않아요...

어색하게 입꼬리를 올리고 웃으려고 하지만 눈매는 이미 쳐져있고 그 목소리가 가늘게 떨리고 있는 사람이 나같고 내 아이같고 내가 아는 누군가 같아서 아팠다,

취업하지 못한 사람들의 일상들

혼자 남아 반려견에게 의지하는 어머니

사라져 버린 아내

카드 청구서때문에 집을 나온 가장은  또 카드를 긁으며 별을 바라보고

엘리베이트를 이용하지 못하는 배달원

자살하려는 사람

정말 학부모의 상담을 해야하는 교사 등등등

모두가 마주한 현실을 겨우겨우 버티면서 모두 말한다

왠만해선 아무렇지도 않아요

뱃집이 쎄졌다는 건 그만큼 많이 맞어봤다는 의미라면 그것만큼 슬픈게 있을까

더 이상 놀랄 일이 뭐가 있으랴 하고 똥베짱을 잡지만 세상일은 내가 예상하지 못한 그 이상으로 덮쳐온다,

이제 알만큼 알았다는 나이에도 새로운 상황이 닥치고 새로운 경험들이 나를 뚫고 지나가고

새로운 사람들이 몰려오고 세상은 나날이 새롭고 새롭다,

 

아무렇지도 않게 툭툭 던지는 이야기들

괜찮아요~~ 하고 돌아서지만 자꾸 뒤통수가 저릿하다

사실 괜찮지 않다고 많이 아프다고 힘들다고 죽고 싶다고  나 좀 살려달라고

그렇게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

어쩌면 그건 나이고 미래의 내 아이들이고 내 냠편이라는 사실때문에

나는 왠만해서 아무렇지 않은건 아니라고 소리치고 싶다,

웃고 있는데 눈물이 나는 상황이 바로 이 작은 이야기들이다,

아,,, 읽지 말걸 그랬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