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살 마음 사전 아홉 살 사전
박성우 지음, 김효은 그림 / 창비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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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고 있는 감정 단어는 몇개나 될까?

감정 단어를 세면서 두 손을 다 써야 한다면 그나마 제법 많이 알고 있는 편이란다,

화난다 기쁘다 슬프다 우울하다  외롭다 불안하다 불안하다 부끄럽다  미워하다 의심스럽다 등등...

과연 내가 느꼈던 감정을 열 손가락 이상 말할 수 있을까?

쉽게 생각했는데 의외로 그게 쉽지 않다,

내가 감정을 잘 느끼는 편이라고 믿었다면 다시 한번 생각 해보시길,,,

과연 나는 감정에 민감한 사람인지 아니면 그저 감정기복이 심한 사람일 뿐인지,,,,,

 

내가 느끼는 감정은 내가 풀어내지 못한 나의 욕구의 표출이다,

내가 지금 이순간 이 상황에서 누군가 때문에 불쑥 솟아 오르는 감정이 그저 이 상황탓이거나 상대방 탓이다, 니가 그렇게 말해서 혹은 니가 그렇게 나를 무시해서 지금 상황이 너무 따라주지 않아서 에상했던 상황이 아니어서  그래서 나의 감정이 올라오는게 아니었다,

지금 이순간 혹은 나의 오랜 무의식속에 숨어있던 어떤 나의 욕구가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남아있어서 그렇게 불쑥 불쑥 어떤 상황과 마주하는 순간 나의 욕구는 나의 감정을 올려보낸다,

인정받고 싶고 지지 받고 싶고

안정감을 느끼고 싶고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보편적인 바람 그것이 욕구다,

그 욕구가 채워지지 않은 내 마음에 어떤 상황이 부딪치고 어떤 사람과 만나서 갈등을 일으키는 순간 나는 나도 이름붙일 수 없는 감정이 올라온다,

그 감정을 가만히 들여다 보고 그 이름을 알아차려야하지만

나는 의외로 감정에 둔감하고 감정에 무지해서

그저 화가나!!! 슬퍼!!!! 행복해!!!! 아 짜증나,.... 너무너무 우울해,,,

그런 한손만으로도 충분한 감정들만 알아차린다,

외로움을 감추고 싶어서 행복할 수 있고  수치스러운 감정을 숨기고 싶어서 화를 내기도 하고  불안한 마음을 어쩔 수 없어 짜증을 내고 지지받고 존중받고 싶은데 해결되지 않아서 우울하기도 하는 것을 그저 감추어진 감정은 알지 못하고 화나고 우울하고 짜증나고 그저 괜찮기만 할 뿐이다.

 

책은 아이들 눈눞에에서 다양한 감정을 다양한 상황으로 보여준다,

그 또래 아이들이면 경험했을 상황들을 예로 들면서 그때그때 내 마음을 채웠던 그 감정의 이름들을 알려 준다,

내 감정의 결을 하나하나 섬세하게 알게 된다면

그 감정 뒤에 숨은 내가 원하는 바람을 알게 되고

그 바람이 무엇을 원하기에 무엇이 부족해서 무엇이 힘들어서인가를 알게 된다,

그리고 조금 더 나아간다면 그 모든 상황이 결국 나로 인한 것임을 내 감정은 결국 나의 것이고

어떤 감정이든 나쁜 것은 없다는 것 ... 나는 괜찮은 사람이고 이렇게 느끼는 것 이렇게 휘둘리는 일이 나쁜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내 감정이 잘못되었거나 나쁜 것이 아니라

그 감정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마음대로 감정을 터뜨리는 일이 잘못된 일임을 알게 된다,

 

누구나 세상에서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나라고 믿는다,

"나"라는 존재는 다른 무엇이 아닌 '나"이므로 내가 가장 잘 안다는 것

그러나 의외로 내가 나를 이해하고 내가 나와 소통하고 내가 나를 존중하고 공감하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다,

나를 존중하고 나와 소통해서 공감할 수 있다면 세상에 내가 공감할 수 없는 일이 없고 내가 소통하지 못할 사람은 없다,, 시간은 조금 많이 걸릴지라도......

흔히 상담에서 이용하는 감정카드 대신 이 책을 이용하는 것도 괜찮을 거 같다,

그림도 귀엽고 상황들도 쉽게 남득할 수 있다,

다만.....

같은 상황에 대해서 제각각의 경험이나 성격에 따라 느끼는 감정은 다를 수 있다,

어두운 방안에서 누군가는 외로움을 느끼고 누군가는 불안을 느끼고 누군가는 공포를 느낀다,

비맞는 아기 고양이를 보고 누군가는 마음이 아프고 누군가는 슬퍼지고 누군가는 애가 타고 누군가는 간절해지는 법이다,

딱 이런 상황은 이런 감정이라고 단정지어버리는 건 아닐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다만 책을 아이와 함께 읽으며

이런 상황에서 너라면 어떤 기분이 들까?  하고 한 번 물어보고 생각해보는 과정을 거치면 좋을거 같다,

같은 상황에서 다른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건 틀린 건 아니다,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면 그건 걱정해야 할 일이지만 조금씩 다른 결의 마음을 가지는 건 괜찮은 것 아닐까?

각각 상황에 대해 내가 느끼는 감정은 어떤 것일까?

어른인 나도 한번 더 생각해보기로 하자,.....

 

감정은 누구나 느끼는 것이기에 누구나 잘 알고 있다고 믿지만

의외로 누구도 알기 쉽지 않은 미묘하고 에민한 것이다,

그러나 충분히 친해질 가치가 있다,

내 감정을 아는 것 그건 나를 알고  내 곁에 누군가을 알아봐 주는 일이다,

감정은 무엇이든 틀리지 않고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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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늑대 작은 늑대 - 프랑스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83
올리비에 탈레크 그림, 나딘 브룅코슴 글, 이주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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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창피해,...

 

큰 아이가 7살쯤에 살짝 한 말이다,

깊이 공감되었다,

사실 엄마지만 나도 내 자식이 창피할 때가 많았다,

지금은 많이 사람되었지만.... 그 당시는 본인에게도 기억하고 싶지 않은 흑역사였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 라며 스스로도 의아해한다,

 

작은 아이는 3살부터 5살까지 까다롭고 예민하기가 끝이 없었다,

멀쩡하게 집에서는 잘 있다가 외출만 하면 낯선 사람만 보면 누군가 타인만 보면 아주 예민하게 굴었다, 엘리베이터에서 함께 탄 이웃이 있으면 내릴때까지 째려보고 있거나   엄마 따라 낯선 곳에 가면 얼굴을 수건으로 가리고 두시간도 세시간도 그러고 있었다,

고집에 땡깡에... 그런 동생때문에 늘 뒷전이던 큰 아이가 한 말이다,

쟤가 너무너무 창피해...

그런 힘든 시간이 지나고  지금도 강아지와 고양이처럼 둘은 참 다르고 참 어긋난다,

한 놈이 기분좋게 다가가면 한놈이 팩하고 돌아서고 한놈이  뭐라고 하려치면 한놈이 문닫고 들어가고... 마주치면 싸우고  오죽하면 서로 자기 폰에 전화번호조차 저장하지 않는다,

둘이 사이가 좋아지는 순간은 엄마에게 혼날 때나 뭔가 아이돌 이야기하면서 나는 모르는 말들을 주고받을 때.... 아주 잠깐....

오죽하면 둘 중 하나가 죽어야 싸움이 끝나겠구나 ... 하고 혼자 중얼거리며 나중에 한놈은 동쪽 끝에 한놈은 서쪽끝에살아라... 하고 말았다,

그래도 지들은 .. 쥐어뜯고 싸우는게 서로 무시하고 말도 안하는거보다 낫지 않냐고... 하지만

뭐 그것도 그렇다고 위안한다,

큰 녀석은 저대로 작은 녀석한테 트라우마가 많다, 동생때문에 양보한 일이 많고 손해본 일이 많고 늘 언니니까 큰 아이니까 참아라 했던 말... 양보를 당당하게 받던 작은 녀석의 모습 등등이 아직도 상처가 되고 .. 작은 놈은 제 언니가 자기를 싫어한다는 걸 본능적으로 안다, 뭘 잘못했는지 모르는 건 아니지만 그건 지나간 일인데 쪼잔하다고 자기는 뭐 잘하기만 했냐고 하며 상처받는다

이놈 이야기를 들으면 이놈이 짠하고 저놈 이야기를 들으면 저놈이 짠하고...

이래저래 엄마는 솔로몬왕이 될 수는 없다,

공정하다는 건 누구에게나 상처고 불만일 수 밖에 없다,

 

 

큰 늑대는 호자 나무아래 살다가 저기 멀리 한점처럼 다가오는 작은 늑대를 만났다,

자기보다 크면 어쩌나  어떤 녀석일까 큰 늑대는 혼자 몰래 걱정이 많고 겁이 났다,

그러나 작은 늑대를 보며 마음이 놓인다, 나보다 작구나...

모른 척 무시하지만 자꾸 신경쓰인다,

살짝 곁눈으로 보고 조금 무심하게 자기것을 나눠주고

자기를 따라해도 모른 척하고 내버려두고

그리고 혼자 나무아래 두고 산책을 나간다,

점점 숲으로 가까이 갈 수록 작은 늑대는 멀어지고 점으로 보이다가 끝내 보이지 않게 되지만

큰 늑대는 알고 있다, 작은 늑대가 거기 있다고...

보이지 않아도 존재함을 알고 있다는게 크게 뿌듯하다는 것도 알았다,

산책을 마치고 숲에서 나무아레로 돌아오니 작은 늑대는 없었다,

당연히 있을거라고 믿었던 존재가 사라졌다,

큰 늑대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었다,

다만 슬플 뿐이었다,

작은 늑대가 돌아오기만 한다면.....

큰 늑대는 뭐든 다 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다짐도 했다,

작은 늑대가 자기보다 커져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작은 늑대가 여전히 작은 모습으로 왔다,

 

"네가 없으니까 쓸쓸해..."

둘의 마음이 같았다,

그 말을 듣고 둘은  기분이 좋았고 아마도 안도했을 것이다,

 

친구 사귀기 타인과의 관계를 이야기하는 이 책이 내게는 작은 동생을 만난 큰 아이 이야기였고

큰 아이를 만난 작은 아이의 이야기처럼 읽혔다,

타인은 불편하고 낯설고 거북하다,

그런데 가만 보고 있으면 좋기도 하다,

뭐라고 이유는 모르겠는데 피시식 웃음이 나기도 하고 누군가 내 옆에 있다는 게 든든하기도 하고 배꼽아래가 간질간질한 어색함이기도 하면서 그 간지르움이 싫지 않다,

큰 녀석도 작은 녀석도 그런 순간이 있었을 것이다,

"이건 내 동생이야" 하면서 누구도 손도 못 데게 하던 시절도 있었고 유치원에서 돌아오면 제일먼저 안아주고 자전거 뒤에도 태워주던 때도 있었는데...

작은 놈이 자기 주장을 하면서 둘의 평화는 깨어졌다,

그래도 없으면 쓸쓸하지 않을까

그게 설령 엄마의 착각이고 바람이라도 .... 그렇게 믿는다,

 

아주아주 얄미워도 절대 때릴 수도 없고 말로 논리로 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지만 너무너무 무식해서 말을 함께 할 수도 없고 (세상에서 무식이 제일 쎄다는 걸 쟤를 보면 알수 있어... 라고도 했었다)  자긱보다 30센티가 작았던 동생이 어느 순간 자기랑 10센티도 차이나지 않게 되고 어는 순간 나보다 커지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고 지금은 무식이 철철 넘치지만 어느 순간 쑥 자라서 나보다 좋은 학교를 가고 더 잘되면 어쩌나 질투도 나면서.... 행여 저렇게 굴다가 내가 저 놈까지 책임져야하나 싶은 마음도 있고... 뭐 그렇게 매일매일이 복잡하다,

 

작은 놈대로 언니는 어렵다가 만만하다가 측은했다가  고소하다가  업으면 자꾸자꾸 빈 방을 열어보게 되고 있으면 깐죽거리고 뭐 그런 존재일 것이다,

 

늙은 엄마는 감수성이 점점 풍부해져서 소소한 그림책에 울컥하고 있는데

애들은 그냥 읽고 만다,

그림책에 감동하고 재미있어할 순진한 나이는 지나버렸고  그래서 뭐... 하는 마음이 가득한 사춘기라 그림책에 자기들을 반영할 줄 모른다,

그래도 둘이 서로 죽일 듯 싸우는 시기는 지났고

서로가 측은해지고 그려러니 하는게 꼭  중년에 접어든 부부같단 생각도 든다,

뭐 좋아사 사나... 이제 익숙하고 서로 측은하니 봐주는거지 뭐.. 그런

 

이젠 나도 지쳐서 둘이 싸워도 집 천정으로 고성이 휙휙 날아다녀도 나는 모른다,

그러다 조용히지면 그냥 물어볼 쭌이다,

누가 이겼니?

 

아마 큰 늑대 작은 늑대도 서로 좋기만 하진 않겠지

그림책은 이렇게 끝나지만... 그 뒤의 두 늑대의 삶은 계속될테니까,,,,

동화는 동화일 뿐이고 현실은 누구나 팍팍하고 낭만적이지 않다.

고로 나도 두 아이의 전쟁이 이젠 그렇게 심각하지 않다, 다들 그러고 살테니까,,,

 

그림책이 동생을 가진 언니를 위로하지도 언니가 있는 동생에게 감동을 주지도 않지만

두 아이를 가진 엄마에게는 참 큰 위안이 되었다,

그럼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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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하철입니다
김효은 글.그림 / 문학동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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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뚜벅이입니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가끔 탑니다,

지하철은 서울로 진학하면서 처음 타봤습니다,

어리버리한 촌년이 서울 친구 뒤를 바짝 쫓아가며 지하철을 탔던 기억이 납니다,

2호선을 반쯤은 돌아서 다니던 등교길

어느날은 3호선으로 갈아타는 코스를 친구따라 쫄래쫄래 가보기도 하고

이대입구역의 에스컬레이터에서 지레 멀미가 났던 기억도 있고

충무로의 에스컬레이트는 어디를 타야 내가 원하는 곳으로 가나 한참을 망설였는데 알고 보니 같은 방향이라는 거...

막차시간을 놓치지 않으려고 교문에서 뛰어오던 기억

시끄러운 나이트에서도 시계는 열심히 봤던 기억

한때는 땅속으로만 다니는게 너무 지겨워서 돌아가더라도 버스를 타야지 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타인에게 부끄러움도 없이 몸이 밀착되는 경험도 지하철에서 처음이었고

대학이 밀집한 지역을 지나면서 척척 내리는 학생들이 부럽기도 했네요

서울대랑 한참 멀리 있는 주제에 서울대역이라는데 사기당한 기분도 들었고

잠실사는 친구네 간다고 성내역에 내렸다가 강바람에 놀라기도 했었지요

시청앞 지하철역만 지나면 동물원의 노래가 기억나 혼자 맬랑코리해지다가

출퇴근길 늘 내리던 을지로 입구역의 지하상가들은 늘 신기했었고

평화시장간다고 동대문 운동장에서 내려서 한참을 돌아가던 기억

유난히 간격이 긴 압구정에서 신사 신사에서 잠원

월미도까지도 지하철이 되는구나 신기해하며 탔던 길고도 긴 여행길

복잡한 용산역에서 어느방향으로 타야할지 가늠이 가지 않아 서너대는 그냥 보냈던 막막한 날도 있었는데

참 처음오로 변태를 본것도 지하철안에서였군요

이젠 지하철 타는 건 누워서 떡먹기가 되었습니다,

 

 

지하철을 타면 언제부턴가 정면을 보지 않습니다,

앞사람과 눈이 마주치는 것도 어색하고

이젠 누군가에게 자리를 양보하기도 힘들어져서 그냥 눈을 깔고 있거나 감고 있는 게 편하더군요

핸드폰을 보거나 책을 읽거나

사실 지하철에서 앉아 갈 수 있다면 가장 좋은 독서환경입니다,

적당히 흔들리고 적당히 소란스럽고 적당히 개인적인 공간

함께 있으나 혼자인 공간

다른 할 게 없으니 책읽기 딱 좋은 공간입니다,

앞에 누가 있던 상관한 적도 없네요

한 때는 눈치가 빤해서 누가 어디서 일어날지 감으로 잘 찍었었는데

이젠 누군가 내 앞에 서 있는 사람에게 무척 미안해집니다,

나 무지 멀리가요~~~

잘 찍었다고 내 앞에 섰을 텐데 꽝이야요

 

그림책은 별 거 없는데  울컥한데가 있네요

지하철이 주인공이고 지하철을 타는 모두가 주인공입니다,

올해 나는 여전히 지하철을 타고 다닐 테지요

그림책 한 페이지에 슬그머니 내 이야기도 집어 넣어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리고 주인공들같은 이웃을 찾아 보려고 지하철에서 고개를 조금 덜 숙여야 겠다는 마음도 먹습니다

올해도

지하철을 타고 달리는 모두가 조금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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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1-05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서울에 왔을 때 처음으로 지하철을 타봤어요. 제가 사는 대구에도 지하철 3호선까지 있지만,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편해서 지하철을 타본 적이 거의 없어요. 사실 지하철 좌석보다는 창문으로 밖을 내려다볼 수 있는 버스 좌석이 편해요. ^^

푸른희망 2017-01-06 11:49   좋아요 0 | URL
서울로 진학하면서 첨 배운게 지하철 타는 법이었어요 지금은 왠만한 광역시에는 다 있는 지하철시지만 닟선 땅에서 낯선 지하철
그래서 지금도 지하철을 기다리면 막막하고 외로워진답니다~
 
책 씻는 날 학고재 대대손손 5
이영서 글, 전미화 그림 / 학고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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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문제가 있다고 했다,

사회성이 많이 떨어지는 편인거 같다고 했다,

친구들이랑 말도 잘 하지 않고 혼자 있고 표정도 밝지 않다고 했다,

걱정해주는 마음은 고마웠다,

그러나 너무 필요이상 간섭같다는 느낌도 받았다,

한편으로는 왜 내 아이만 이렇게 티가 나는지 짜증이 났고 왜 내 문제도 아닌 것에 이렇게 죄스러워야 하고 불편해야하는지 하는 이기적인  마음도 생겼다,

 

지금 사춘기라서 그렇다고 믿기로 했다,

흔히 중 2병이라는 것이 일년 이년 정도 먼저 올 수 도 있다, 물론  늦게 올 수도 있다고 그렇게 믿기로 했다,

그냥 아이의 특징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예민하고 까탈스럽고 섬세해서 스스로가 아마 가장 힘들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이게 아닌데.. 이런 건 아닐지도 몰라,, 라고 가장 크게 느끼고 깨닫지만 그래도 타고난 성정 때문에 늘 혼자 갈등하고 힘든 건 나보다도 아이일 거라고 믿기로 했다,

모른 척 하기로 했다,

무시하는게 아니라 모두가 널 걱정한다는 사실을 숨기고

니가 문제가 있어보인대 라는 말을 무시하기로 했다,

너는 그냥 조금 다른 것 뿐일거야

사람은 저마다의 리듬을 가지고 있는거야

누군가는 느리고 우아한 왈츠의 리듬이고 누군가는 격정적인 탱고 리듬일테고 또 누군가는 느리고 한스러운 살풀이 리듬을 가지고 있겠지

니가 가진 리듬은 낯설어서 불편할지 몰라.. 예전에 어떤 음악가가 만든 곡이 너무 낯설고 불편해서 모두 악담을 퍼붓고 음악도 아니라고 했는데 그게 지금은 대단한 작품으로 평가받지

물론 니가 나중에 대단한 작품이 될거라고 부담주는게 아니라

누구의 리듬이든 다른거지 틀린건 아닐거라는 거지

누군가에겐 한없이 신나고 자유로운 락도 누군가에겐 그냥 소음이니까

가끔 너무 다정하고 남의 말을 공감해주고 조곤조곤 이야기해줄 때는 얼마나 이쁜데

너의 시간은 다른 사람과 조금 다른 속도로 흐르고 가끔 다른 곳으로 돌아 흘러가는 거라고 믿어주기로 했다,

물론 아이가 이유을 모르게 짜증을 내고 도무지 내 상식으로는 알 수 없는 일들로 토라지고 삐질때는 나도 뚜껑이 열리지만.. 모두가 같은 상식을 가진것은 아니고 모두에게 당연한 건 셍각보다 적다고 믿기로 했다,

적당히 모른 척하고 다시 헤헤거리면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받아주고

이쁜말만 해주려고 노력하고 (정말 노력하고) 그냥 니가 별난 건 아니라고 여기려고 했다,

그래서 조금씩 괜찮아지고 편해지는 걸 느낀다,

또 언제 뚜껑 열리게 하거나 스스로 자존감이 낮아져서 토라지고 예민해질 수 있지만

지금 예쁠 때 감사하기로 했다,

 

아이가  가장 듣기 싫은 말이 모범생같다 는 말이라고 했다,

그냥 외모에서 행동에서 믿음직하고 성실한 인상을 주는 건 사실이다,

그리고 사실 성실하고 착하다,

늘 안타까운게 요령이 없고 딱 노력한 만큼만 결과가 나와서 아쉬웠다,

누구는 쉽게 무언가를 얻기도 하고 운이 좋아 잘 피해가는 일들도 있는데

(심지어 엄마인 나도 그런 경험을 수없이 했는데)

아이는 딱 자기가 노력한 만큼의 결실을 얻을 뿐... 인것처럼 보였다,

엉덩이가 무겁고  이해는 좋아도 암기가 나빠서 오래오래 앉아 있어야 하고

시험때는 남들이 하는 톡도 문자도 더 끊어야 겨우 진도를 맞출 수 있어서

누가 봐도 늘 공부하는 아이처럼 보이고 늘 모범생처럼 보이고 늘 우등생처럼 보일거다,

그런데 아이는 그런게 정말 싫다고 했다,

그 말의 이면엔 공부밖에 모르고 공부에 동동거리는 삔따라는 의미도 있다고

가끔 친구들이 대놓고 넌 모범생 같애 니가 공부를 젤 열심히 하는 거 같아 (젤 잘하는게 아니라)

그런 말을 툭툭 던지면 그게 바늘 처럼 콕콕 찌른다고 했다,

그게 나쁜게 아니라고 얼마나 좋으냐는 말은 이미 의미가 없다,

공부벌레같고 요령없고 고지식한 것

그리고 특징없고 희미하게 착하기만 한거

그건 싫다고 단호하게 말 했다,

느리고 큰 키가 흐느적거리고 조금은 나른해 보이는 분위기가 싫다고....

그게 니가 가진 가장 큰 달란트일지도 모르는데...

아이는 자기가 가진 것보다 남들이 가진 것을 부러워한다,

날라리처럼 보이는데 의외로 성적이 잘 나오네

놀기도 잘하고 공부도 잘하고,.

뭐 그런 팔방미인을 꿈꾸고 있는 걸까?

그것도 나쁘지 않지만 그렇게 다른 걸 쫒다가 내가 가진 장점을 그냥 버릴까 걱정스럽다,

 

 

김득신은 조선중기에 살았던 문인이다,시인이다,

어려서부터 너무나 어리석고 둔해서 남들보다 천자문도 늦게 떼고 환갑을 앞두고 급제해서 벼슬에 나아갔다, 그러나 김득신은 포기를 모르는 사람이었다,

남들보다 아둔하고 느리니까 그만큼 더 많이 더 오래 하며 된다고 믿었다,

만번 이상 같은 책을 읽고 또 읽고

그렇게 읽어도 돌아서면 기억나지 않는 경험을 하는 동안

김득신이라고 허망하지 않았을까? 포기하고 싶지 않았을까 다 떼려치고 말지 싶게 화나지 않았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계속했던 모양이다,

만번이 아니면 만 한번 만두번 ....

 

그림책은 그 김득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다,

남들보다 늦다고 말이 많은 친척들

친구들은 벌써 책을 다 외우고 떼서 책씻기를 하는데 그는 아직 천자문이다,

그의 글 읽는 소리를 들은 그의 하인마저 줄줄 외고 있는 걸 단지 그 혼자 못 외웠다,

그 부모라고 포기 하고싶지 않았을까

아이에게 미련하다고 한소리 하고 닥달하고 싶지 않았을까

그러나 아이가 계속 미련하게 하고 있다면 역시 그의 부모처럼 그렇게 기다릴 수 밖에 없을까

이 길이 아닌가벼.. 하며 다른 방법을 찾기 위해 아이의 손목을 끌고 다니고 싶지 않았을까

스스로 바보같다고 눈물을 흘리는 몽담이(김득신의 어릴적 이름)에게 아버지는 태몽을 이야기해준다

"너는 학문으로 세상에 이름을 떨칠 게야

  아비는  한 번도 그걸 의심해 본 적이 없어"

 

아비의 믿음에 몽담이는 말한다

 

" 만번을 읽겠습니다.

  깨칠 때 까지 읽고 또 읽겠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몽담이도 책씻기를 하는 날을 맞는다,

남들보다 늦었지만 그래도 확실하게 잘 가고 있다는 증거다,

훈장 선생님은 몽담에게  없을 無 를 써 준다,

아무것도 모르는 무식장이란 뜻일까 하고 울음이 터질것 같은 순간 훈장 선생님이 말씀 하신다

" 오늘 몽담이의 책을 보니 난 비로소 부지런 할 근 (勤)자의 의미를 알겠구나

  배움은 그 시작도 마침도 모두 부지런 함이다

  몽담이는 그것을 잘 아는구나 난 몽담이에게 더 당부할 것이 없다"

 

그림책 내내 우울했던 몽담이의 얼굴은 無를 받아들고 비로소 환해졌다,

그리고 이어지는 책씻기  즐거운 시간들

 

몽담이는 다른이와 다른 시간의 흐름을 살고 조금 느리게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

멈춘건 아니었다,

모두가 안달할 때 아버지와 훈장님이 그걸 알아 주었다,

몽담이가 아무리 엉덩이가 무거운들 모두가 믿어주고 기다리지 않았다면 훗날 김득신이 될 수 있었을까

사람은 저마다 다른 시간의 흐름을 살고 있을 거고 조금씩 다른 방향을 가고 있을 것이다,

그게 비슷해보이기도 하고 좋아보이는 것 납득이 가는 게 분명 있겠지만

세상엔 좀 이상해 보이고 고쳐주고 싶고 아닌거 같은 것도 있을 것이다,

조금 기다려주고 그러려니 하면 그것도 그냥 비슷하고 납득할 수 있는 게 되지 않을까

억지를 부리고 싶다,

성실한게 참 미덕인 세상이 있었는데

이젠 모든게 빨라지고 모든게 반짝거리는 창의력의 문제이고 모든게 타고난 운이나 능력이고

왠만한 노력은 누구나 한다고 노력의 가치는 이제 헐값이 되었다,

열심히 하는 것보다 잘하는 게 더 중요해진 세상이다,

 

아이는 고민하고 또 상처받고 그러다 좋아지기도 하며 자라는 중이다,

책을 읽어 주지 않아도 김득신도 되었다고 그를 걱정하는 척 혀를 차는 숙부도 되었다고 할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내게 필요한 거 같다,

이렇게 바라봐 주라고 기다려 보라고 ...

그러다 아니면.. 그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 지도 모른다고....

가끔 뚜껑 열리고 조급해지는 나에게 몽담이는 수줍고 나른하지만  자신있게 웃고 있다,

그냥 기다려 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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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10-19 11: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회가 풍요로워질수록 인내심의 가치는 점점 희미해집니다. 급격히 빨라지는 사회 변화의 속도에 맞춰 살아가게 되니까 일을 빨리 끝내야 직성이 풀립니다. 천성적으로 행동이 느리거나 신중하게 일을 하는 사람들은 괴롭습니다. 나태한 성격으로 오해를 많이 받습니다.
 
나의 명원 화실 비룡소 창작 그림책 35
이수지 글 그림 / 비룡소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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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그림은 언제나 교실 뒷편에 걸린다,

언제나 그렇다,

그건 어려운 일도 아니지

난 어떻게 그리면 내 그림이 뽑히는지를 너무 잘 알고 있으니까

이렇게 대단한 능력을 가진 나는 화가가 될 운명인가보다

그래서 화실에 가서 진짜 화가에게 그림을 배우기로 했다,

 

그렇게 명원화실을 만났다,

 

그 곳은 어둡고 조용했다

화가는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는다

그저 바가지를 꽃병을  해바라기를 수도꼭지를 포도를 연필로 그릴 뿐

화가는  간간히 다가와 내 그림을 보고 갈 뿐이다,

이건 잘 그리는 건지 나도 모르겠다

그런데 뭘까 그사물이 내 속에 들어온다는 걸 느꼈다,

바가지 하나에도 세상이 들어있다는 알쏭달쏭한 말을 이해할것도 같았다

이제 교실뒤에 그림이 걸리고 말고의 일은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물론 여전히 걸리지만,,,

테레빈 냄새가 나는 화가의 어두운 작업실은 매혹적이다,

그 안에서 그림책을 넘겨보며 나는 화가를 꿈꾸기 시작한다,

 

겨울 화가가 보내준 그림카드

점점이 모여  하늘이 되고 강물이 되고 언덕이 되는 그림

그 그림을 들여다 보는 순간 내 마음속이 빵 하고 터졌다,

생전 처음 느껴보는 마음 목이 따끔따끔해지고 가슴이 막 아프고 가운데 배가 저릿한 느낌

그림이 그렇게 내개 들어왔다.

 

그러나 순간의 사고로 화실은 사라지고 나는 더 이상 화실에 가지 않지만

이제 내 그림이 교실 뒤에 붙지도 않지만

나는 괜찮다,

가끔 앞산에 가서 그림을 그린다,

그럼 되었다,

 

쿵 하고 마음이 내려앉는다,

이런 설레임을 두근거림을 내가 가진 적이 언제였던가?

뭔가가 되고 싶다는 것 그것이 말이나 글이 아니라 내 마음으로 쑥 들어오게 되던 열망을 느낀 적이 언제였을까?

 

아이가 무엇인가 욕구를 가지는 순간 감정을 가지게 되는 순간

수욱 자란다,

정말 원하는 건 말하지 않고  드러내지 않아도 내 안에 조용히 고여서 찰랑거린다,

화가가 되고 싶다는 마음은 그렇게

바가지 안에서 세상을 발견하고

교실 뒤에 붙여지지 않은 그림이라도 소중하다고 생각할 줄 알게 되는 것

사물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는 것

그리고 무언가 마음을 치는 것을 느껴보는 것

그런 모양으로 아이에게 다가온다,

그게 무언지 설명할 길은 없지만 충만하다

 

무엇이 되고 싶은지 알고 싶고 그걸 자소서에 써야하기에 발을 동동 구르다보면

자꾸 자꾸 마음이 비어가는데

그냥 그렇게 바라보고 다가가고 경험하면서 마음이 자박자박 차오르게 기다려야하는데

참 시간이 없다, 할 일도 많고

무엇인가를 갈망하고 원하는 건 누가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어느 순간 내게 다가오는것이라는 걸 그림들이 짧은 글들이 보여준다,

가만히 내 갈망을 감정을 들여다 보는 시간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누구에게나

 

 

내게도 나만의 명훤화실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곳 화가처럼 가만히 바라봐주고 기다려주는 누군가가 있으면 좋겠다

좀 더 욕심을 부려서 내 아이들에게도 자기만의 명원화실이 있었으면,,, 하고 뜬금없이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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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3-08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표지가 렘브란트의 그림을 패러디했군요. ^^

푸른희망 2016-03-08 20:51   좋아요 0 | URL
그런가요? 전 이 책만 봤는데 꽤 유명한 그림책 작가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