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ILLCUT

 

 

꿈도 미래도 모국어도 허락되지 않은 시대에 시를 쓴다는 것은,,,

그는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문학의 뒤에 숨어서 현실에서 도피하는 일이 아닌가 고민한다고도 했다,

무어가 그리 부끄럽냐고  대놓고 물어보았다면 무어라 대답했을까?

그냥 그렇게 어정쩡하게 미소를 남기고 혼자 또 골똘하게 생각에 빠져버렸을지도 모르겠다,

큰 이념과 시대적 사명보다 시를 쓰는 일이

사람을 위로하고 마음을 달래주는 일도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그는 결국 그 모든 일이 부끄럽다고 했다,

"염치"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라고 한다,

부끄러움을 모르고 그런 자신이 오히려 자랑스럽고 무엇이든 드러내고 표현하지 않으면 안되는 절박해져버리고 가벼워진 요즘

매사가 부끄럽고 부끄러워서  반성을 하고 돌아보는 시인의 이야기는 경이롭기까지 하다,

 

영화는 흑백이어서 좋았고 주인공이 강하늘이어서 좋았고

나즈막히 시를 암송하는 목소리가 또 그렇게 좋은지 몰랐다가 알아서 좋았다,

감독은 어쩌면 한편의 시집을 만들려고 했었던 모양이다,

흑백 화면속에 별과 골목길 고향집 그리고 친한 벗과  설레는 이성의 모습을 시처럼 뿌려놓는다,

다만 인물이 너무 웅장하고 경건하다

제목을 '동주'라고 했다면 우리는 시인 동주가 아니라 인간 동주도 보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계속 어리버리하거나 경건하거나  수줍은 동주만을 보여준다,

참고한 도서인지 모르겠지만 소설 "시인 동주"속의 동주는 잘 웃고  말이 많지는 않지만 자기 의견을 뚜렷하게 드러낼 줄도 알고 앞날에 대해 스스로 선택하기도 하는 인물이었는데

영화속의 '동주'는 너무 수동적이다, 게다가 몽규와의 대비점을 보여주려고 했는지 몰라도 시인가 운동가라는 뚜렷한 대비가 조금은 상투적이다,

 

책속에서도 그렇고 영화에서도 그렇고

지금 21세기를 사는 우리 모습이 그때 암울한 일제강점기 막바지와 젼혀 달라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달라진 것도 있지만 여전히 어떤 이상을 위해 개인은 보이지 않게 되고

문리대를 나오면 앞날이 불투명하고 (의전이나 제국대 법대를 선호하고 )

전체의 질서가 개인의 욕구보다 우선시되며 감정보다는 이성이 지배하고 있다,

내가 원하는 것보다 사회가 요구하는 것에 맞추어야 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은 그때와 다를게 없다는 씁쓸한 생각도 들면서 지금 여기 어딘가에도 염치를 알고 부끄러워하며 혼자 끊임없이 참회하는 어떤이가 있을거라 생각한다,

 

무심히 보는 줄 알았던 아이의 영화평

너무 슬펐어

그리고 마지막 두 사람 약력이 올라갈 때는 눈물이 났어,,

나두 그랬어..

 

부끄러워해야 할 사람들은 점점 염치없어지는데 도리어 무심해서  주저해서 부끄럽다고 염치없다고 하는 이들이 나를 부끄럽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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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6-02-19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보셨군요. 어서 봐야겠어요. 윤동주문학관에서의 감흥이 떠오릅니다

푸른희망 2016-02-20 16:52   좋아요 0 | URL
꼭 보셔요.. 저절로 마음이 숙연해 지더군요
참 문학관에서 찍은 사진 봤어요..
지금 이 계절엔 너무 쓸쓸할거 같아서 조금 따뜻해지면 가보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