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이것저것 일도 약속도 많아서 이번 주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겠네요..

어느새 선선한 바람이 불고, 오늘은 가을비도 내리더군요. 참 계절이란 묘합니다. 

8월의 기록, 더 늦어지기 전에 남겨 봅니다.


산 책: 2권


함달달 책, <Story of the world> 3권

그리고 김애란 작가의 신간 <이중 하나는 거짓말>

콜드브루는 두 종류를 샀는데, 제 입맛에는 주황이 쪽이 더 맞는군요. 















예외: 아이들 책


<우리들의 재판을 시작하겠습니다> -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내어 재밌을 것 같습니다. 저도 읽어야지 하고 아직 못 읽음.. 첫째가 글씨 많다고 뭐라 했는데 아직 안 읽은 듯.. 

<시큰둥이 고양이> - 소피 블랙올 작가 신간이라 샀습니다. 소피 블랙올 책들 좋아요. 특히 <지구에 올 너에게>를 아이들이 참 좋아합니다. 이 책도 사랑스러워요. 

<제인 구달의 내가 사랑한 침팬지> - 첫째가 요즘 동물들 실사 영상(그림이 아닌)에 관심을 갖길래 제인 구달이 생각나 어린이용으로 나온 자서전을 사봤는데.. 자긴 강아지,고양이가 좋지 침팬지는 별로라며 외면.. ㅡㅡ















읽은 책: 8권


많이 읽었쥬? 의외로..

가열차게 읽다가 월말에는 통 못 읽었지만. 

<읽지 못하는 사람들> - 리뷰 씀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 와 진짜 오래된 책이라, 처분하려고 읽었는데 꽤 재밌었음

<숄> - 리뷰 씀

<오늘도 이혼주례를 했습니다> - 재밌었음

<ALONE> - 리뷰 씀

<긴 인생을 위한 짧은 영어책> - 이북대여로 읽음

<안녕 주정뱅이> - 리뷰 씀. 이걸로 오랜만에 리뷰 당선되었네요.

<이중 하나는 거짓말> - 리뷰.. 써야 하는데.. 































* 가지고 있는 책 3권 읽고 1권 사기 * 


저번에 구간이라는 조건을 없애기로 해서, 대신에 함달달 책을 예외에서 뺐습니다. 

가능한 새로 산 책은 빨리 읽는 게 목표. 

7월에 읽은 3권 + 이번 달 읽은 7권(이북 제외) = 10권

산책 2권 * 3 = 6권

10-6 = 4 


9월에도 일단 1권은 살 수 있군요. 이미 샀지만.. 여성주의 책읽기 책 ㅋㅋ 아직 시작은 못했습니다.

이번 달은 이 책들 완독 목표! 

독서의 계절에 신나는 독서 하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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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09-05 19: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아~~ 태그는 산 책 자랑인데요ㅋㅋㅋㅋㅋ 제게는 읽은 책 자랑으로ㅋㅋㅋㅋㅋㅋ
아니, 이 더위에, 이 폭염에 어쩜 이리 많이 읽으셨는가요? 정말 엄지척, 기립 박수입니다!! 정재승의 과학콘서트 저 표지, 옛날 표지 ㅋㅋㅋㅋ 저희집 책도 그 얼굴입니다. 반갑습니다!

전, 9월에 많이 읽으려고요. 추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능할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9-07 13:43   좋아요 1 | URL
그것이.. 읽다 말다 하던 책들도 몇 권 있는데 빨리 읽어버리려고 하다보니 권수가 많아졌네요 ㅋㅋ 과학콘서트 저 책으로 가지고 계시다니 반갑습니다!! 오래 되어 좀 누릿누릿한데 ㅋㅋ
단발님의 추석연휴 열독 응원!! 집안일 많이 안 하시면 가능!!

공쟝쟝 2024-09-05 20: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긴 인생을 위한… 나도 읽음ㅋㅋㅋ 🤗
리뷰 쓰면 당선되는 머찜 괭님!! 9월이니까 구매를 갈겻!!!!

독서괭 2024-09-07 13:44   좋아요 1 | URL
오 쟝쟝님도 그 책 읽으셨군요. 자본주의자 책 쓴 분이라는 걸 나중에 알았어요.
구매 갈기.. ㅋㅋ 이사 가고 나서 사려고 꾹 참고 있음다..

2024-09-06 09: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독서괭 2024-09-07 13:45   좋아요 0 | URL
땡투가 자목련님이었군요!! 감사합니다^^ 약간 청소년문학 같은 느낌이 있어요 단편에 비하면 특히나? 자목련님은 어떻게 읽으실지 궁금하네요~!

잠자냥 2024-09-06 09: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리뷰 은근히 많이 썼네요?! 오잉...?!
<이중 하나는 거짓말> 리뷰 쓴다고 거짓말....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저도 침팬지는 별로입니다~!! 인간 닮아서 안 좋아하는 듯;;;

독서괭 2024-09-07 13:47   좋아요 0 | URL
다른 건 안 놨다니까.. 그쳐? ㅋㅋ 오늘 <타고난 거짓말쟁이들>도 끝냈는데 리뷰 쓸게요 ㅋㅋㅋ 거짓말 아니지 않지 않..
저도 침팬지 그닥.. 보고있음 좀 소름돋아요. 인간 너무 비슷해서.
 

앙골라 역사는 처음이라 신기. 멋진 여왕을 알게 되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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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함께 2024-08-23 21: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렇게 열심히 공부를! 괭님 존경합니다~

독서괭 2024-08-23 23:03   좋아요 2 | URL
존경까지.. ㅎㅎㅎ 햇살님 감사해요!

다락방 2024-08-23 21: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괭님 너무 멋져요! 😍

독서괭 2024-08-23 23:03   좋아요 0 | URL
꺄올 다락방님 감사해요~~

은오 2024-08-23 21: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괭님이 더 멋집니다~!!

독서괭 2024-08-23 23:03   좋아요 2 | URL
엄머 이게 누구야!!!😘😘😘

은오 2024-08-23 23:05   좋아요 3 | URL
헐....... 괭님의 뽀뽀이모티콘이라니.... 귀하다.....😭😭😭 쭈와아아아앙압💋💋💋💋💋💋

독서괭 2024-08-23 23:06   좋아요 1 | URL
아니 여기오지 말고 은오님 서재 가서 거미줄 좀 치워봐요…

잠자냥 2024-08-24 23:55   좋아요 0 | URL
푸하하 좋아하긴 실제로는 나한테 뽀뽀하고 있는데🤣🤣

독서괭 2024-08-26 13:14   좋아요 0 | URL
은오님이 나한테 뽀뽀 한 거 보고 달려와서 질투하는 거 봐.. 어휴.. (절레절레)

건수하 2024-08-23 22: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독서괭 2024-08-23 23:04   좋아요 2 | URL
🥰🥰🥰🥰

청아 2024-08-24 08: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괭님 덕에 함달달 유지되는 것 같습니다. 사랑합니다💕(갑자기?)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8-24 11:11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 청아님도 읽고 계시겠죠?(압박)😘😘😘

단발머리 2024-08-24 17: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공부에 진심인 걸로 밝혀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온 알라딘 기립박수에 연일 환호!!!

앙골라 역사 처음 읽어봐요. 용감한 여성 한 명의 힘으로는 막을 수 없었던 침략의 기세 ㅠㅠㅠ 참 안타까운 일이에요.

독서괭 2024-08-26 13:15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공부에 진심 ㅋㅋㅋ민망하군요 ㅋㅋ
앙골라 단발님도 처음 아셨나요! 이런 멋진 여왕이 알려지지 않아 안타까워요~

수이 2024-08-29 19: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 반했음 독서괭님에게

수이 2024-08-29 19: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도 해야지 함달달

수이 2024-08-29 19: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왜 이렇게 멋져요

독서괭 2024-08-30 13:51   좋아요 2 | URL
고백인가요..?(두근)

독서괭 2024-08-30 13:51   좋아요 2 | URL
함달달 함께 해요 수이님!

수이 2024-08-30 21:08   좋아요 2 | URL
다음 책부터 고고씽🫢😎😳😜
 

끼아악! 김애란님 신간이 왔습니다!! 기❤️대❤️만❤️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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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8-22 15: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독서괭 님, 김애란 좋아해요?

독서괭 2024-08-22 15:11   좋아요 0 | URL
좋아합니다! 단행본 출간된 건 다 읽었다지요🥰

잠자냥 2024-08-22 17: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왜 좋아요???? 궁금쓰

독서괭 2024-08-22 17:54   좋아요 0 | URL
잠자냥님 읽은 거 없으세요?

독서괭 2024-08-22 18:04   좋아요 0 | URL
워낙 오래 봐온 작가라 뭐라 단순히 말하기는 어려운데.. 일단 문장이 좋고요, 이야기의 강약조절이랄까..? 그런 것도 좋고요. 음. 설명하기 구차한데 그냥 읽어보심 안 되나요?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8-23 06:58   좋아요 1 | URL

독서괭 2024-08-23 07:16   좋아요 0 | URL
뭐야 안 된다는 거야 알겠다는 거야..🤨

잠자냥 2024-08-23 07:32   좋아요 0 | URL
🤣🤣

잠자냥 2024-08-23 10:18   좋아요 2 | URL
딱히 좋아하는 작가는 아니어서... <달려라 아비>, <침이 고인다>까지만 읽고 더 안 읽었는데요.
<바깥은 여름> 이거 리뷰 대회하기에 한번 응모해볼까? 하고 다시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바깥은 여름> 리뷰로 리뷰대회에서 상받았는데.. 그게 아마 제가 알라딘 서재 활동 시작하고 처음 받았던 리뷰대회 상이었던 거 같아요.......

독서괭 2024-08-23 13:20   좋아요 1 | URL
많이 읽으셨네요! 게다가 리뷰대회 상까지!!! 그 정도 읽었는데 별로면 더 안 읽으셔도 되겠네용 ㅎㅎ 전 <침이 고인다> 읽고 나서 <달려라 아비>도 읽고 그 다음부터는 단행본 나올 때마다 사다 읽어서 같이 나이먹어가는 것 같은 느낌이 있어요~ 설명하기 어려운 애정이 있음요 ㅎㅎ

다락방 2024-08-23 21:38   좋아요 3 | URL
잠자냥 님 찌찌뽕. 저도 두 권인가 읽었는데 별 감흥이 없었어요. 난 독서괭 님이 김애란 읽고 리뷰 쓰시면 그 리뷰만 읽어도 될 것 같아요. 후훗.

독서괭 2024-08-23 23:04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리뷰 부담!!!

달자 2024-08-23 23: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리뷰 기대중…!

독서괭 2024-08-24 11:12   좋아요 0 | URL
쿨럭…..
 


오랜만에 딱한 영어 올려봅니다.

이번에 가져온 표현은 모닝스페셜 '무모한 문장' 코너에서 소개된 것.

"혼자가 더 편할 때도 있죠" 라는 말을 영어로 어떻게 표현할까?

폴쌤(폴 매뉴)의 제안: One can be fun. / I like to be all by myself.(그 노래 패러디 맞음)

수쌤(최수진)의 제안: I love me some me-time sometimes. 


수썜 표현은 me, some, time이 두 번씩 반복되는 말장난이 재미있죠. 

"I love me some ~ "은 많이 쓰는 표현이라고 합니다. 뒤에는 뭐든 좋아하는 걸 넣으면 된다고. 

예를 들어 I love me some book/coffee/cat 등등. 심지어 you를 넣으면 I love you라는 뜻. 

문법적으로 정확한 표현은 아니고 유머러스하고 귀엽게 표현하는 말이라고 하네요. 


혼자만의 시간을 me-time 이라고 많이 표현한다고 합니다.

예전에도 한번 소개되었던 표현인데, 

'Schedule some me-time' , 나를 위한 시간을 만들어라, 는 뜻입니다. 


다들 me-time 많이 확보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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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2 09: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9-02 10: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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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2 10: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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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2 10: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9-02 10: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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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주정뱅이
권여선 지음 / 창비 / 2016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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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술을 마셔야만 하는, 주정하는 마음을 모른다. 술을 마셔야만 잊을 수 있는 무언가- 그 시커먼 고통이나 공허같은 것들- 을 알지 못한다.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구나, 하고 <안녕 주정뱅이>의 글들을 읽으며 생각했다. 

그렇다고 이 책에 알코올중독자만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나와 무관하게 느껴지는 삶만 찾아지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필연같은 우연이, 호된 뒤통수가, 방심하지 말라고, 삶은 그리 예측 가능하지 않다고 경고하는 듯 하다. 


「봄밤」에 등장하는 영경은 진성 알코올중독자다. 아이를 빼앗긴 후 시작된 알코올중독은, "자신에게 돌아올 행운의 몫"이라고 느낀 수환을 만나고서도 치유되지 않는다. 류머티즘으로 요양원에 입원한 수환과 중증 알코올중독으로 뒤따라 입원한 영경, 12년 동안 그들이 사랑한 의미는 어디 있었을까. 사랑이 상대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든다는 관념에서 본다면 그들의 사랑은 실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수환은 알코올중독을 치료해야 하는 영경을 요양원에 붙잡아두고 설득하기는커녕 그녀의 외출을 용인한다, 나가면 술을 진탕 마시고 더 좋지 않은 상태로 돌아 오리라는 걸 알면서도. 그러나 사랑이 상대의 가장 밑바닥까지 받아들이고 상대를 억지로 바꾸려 하지 않는 것이라는 관념에서 본다면, 결코 그들의 사랑을 함부로 평할 수 없겠다. 수환의 입장에서 보면 더욱 그렇다. 자신의 병증은 나을 가망이 없고, 이미 병든 영경에게 망각의 선물이라도 주는 편이 낫겠다고.. 적어도 자신이 그걸 막을 권리는 없다고. 


"그런데 그게 뭘까... 나를 살게 한... 그 고약한 게..."라는 말을 남기고 생을 마감하는 윤경호라는 인물을 그린 「이모」는 시조카인 '나'가 췌장암에 걸려 입원한 경호를 처음 만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이후 '나'는 경호의 집에 찾아가 그녀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평생을 어머니와 동생들 뒷바라지를 하며 살다가 쉰 살에 가까운 나이가 되어서야 가족과 연을 끊고 5년을 자신만을 위해 산 경호. 자신의 등골을 빼 먹은 '등허리'와 자신이 모질게 대한 '무력한 손바닥' 사이를 오가던 그녀의 인생은 "불가촉천민처럼, 아무에게도, 가닿지 못하게." 되고 만다. 그녀는 세상과 스스로 거리를 둠으로써 들끓는 증오를 갈무리한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바라본 그들은 나름대로 사랑스러운 데가 있는 이웃들이었다." 


「카메라」와 「실내화 한 켤레」는 독자의 뒤통수를 팡 치는 소설적 재미가 있다. 그러면서도 등골이 오싹해지는 건, 어떤 비극이 일어나기까지 이어진 우연과 우연의 연결 고리, 그 어딘가에 내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 단지 내가 그 사실을 아직 모르고 있을 뿐이라는 가능성 때문이다. 「카메라」의 문정은 결별 후 관주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책임이 없다. 적어도 법적으로는 책임이 없다. 그러나 사건이 일어나게 된 인과관계를 거슬러 올라가면 문정은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단지 관희로부터 우연히 이야기를 듣기 전까지는 그 사실을 알지 못했을 뿐. 「실내화 한 켤레」에서 작가는 고등학교 동창인 세 친구의 14년만의 재회를 경쾌하게 풀어 나가는데, 결국 독자를 아연실색 하게 만들며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너무 자세한 이야기를 하기는 곤란하여 생략하지만, 나는 선미가 혜련을 향하여 한 말이 거짓말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지독한 원시답게 아주 가까이 있는 친구의 불행을 보지 못했던 혜련에게 던진 질 나쁜 벌이랄까. 


마지막에 실린「층」은 '주정뱅이'라는 표제로 묶기에는 다소 거리가 있는 작품인데, 서로 끌렸던 두 사람이 오해와 어긋난 우연으로 헤어지는 과정을 그리는 가운데, 순간적인 선택이 일으키는 결과에 관해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다. 초밥집을 운영하는 인태는 간밤에 손님이 두고 간 휴대폰을 발견한다. 그날 밤, 예연의 직장 동료는 회식 자리에서 어제 알던 사람이 죽은 걸 뒤늦게 알고 무덤에 다녀왔다고 하면서, 초밥집에 휴대폰을 두고 왔으니 3차로 거길 가자고 하지만 예연은 거절한다. 그렇게 인태와 예연의 재회가 이루어질 우연을 예연이 걷어찼지만 그녀는 알지 못할 것이다. 예연은 집에 돌아와 누군가 집에 몰래 드나든다는 확신에 몸을 떨면서, 과거 인태가 그녀에게 집에 누가 드나드는 것 같다며 만나 달라고 했던 기억을 떠올린다. 그때 그녀는 뭐라고 했나. "내가 무슨 도움이 되겠어요?" '초추의 양광'을 인용하는 여자와 이를 듣고 '꼬추의 발광'을 연상하는 남자는 그렇게 영영 스쳐 지나간다. "내가 무슨 도움이 되겠어요?"라는 거절과 "그게 내 탓은 아니잖아요.."라는 변명이 교차하며, 그들은 영영 결별의 이유도 알지 못할 것이다. 


「봄밤」「삼인행」「이모」까지 읽은 후 중단되어 한참 시간이 흘렀다. 다시 집어 들어 「카메라」를 읽었는데 너무 재미있는 거다. 이어 「역광」「실내화 한 켤레」「층」을 읽고 신형철 평론가의 해설을 읽은 후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봄밤」「삼인행」「이모」를 재독하니, 이 책은 처분 대상에서 빠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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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8-16 17: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나 주정 안 하는데.....
근데 술꾼 책 사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8-16 18:13   좋아요 3 | URL
제목 때문 아니에요 ㅋㅋㅋ 지만지 택 좋아하시고, 이 작가 전작 재밌게 읽으셨다고 해서!!

공쟝쟝 2024-08-16 21: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 이 책 정말 좋아해요. 이 독후감 읽으면서 기억 다 안나가지고 ㅋㅋㅋ 다시 꺼내봐야지. 소설 속 이모처럼 살고 싶다고 썼고 그리고 거의 그렇게 살고있네요.
이런 저는 과거 주정뱅이였고 찐 철저한 과거형입니다 ㅋㅋㅋㅋ 독서와 벗한 후로는 술 잘 안마십니다! 이렇개 뿌듯하다 내가.

독서괭 2024-08-16 22:53   좋아요 1 | URL
오 소설 별로 안 읽은 쟝쟝님이 좋아하는 책! 소설 속 이모처럼 산다는 건.. 마지막에 규칙적으로 도서관 가던 모습 말이겠죠??! 쟝쟝님은 친구들도 언니들도 고양이도 있으니까 훨씬 행복하게 살겠죠!
술 줄인 거 칭찬해요😍😍😍

망고 2024-08-16 21: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정말 좋아하는 단편집입니당 읽고 울었던 기억😭

독서괭 2024-08-16 22:53   좋아요 1 | URL
이 단편집 좋아하는 분들 많군요~ 저도 이번에 다시 읽으니 좋더라구요. 다른 소설집도 더 읽어야겠어요^^

단발머리 2024-08-17 12:2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단편집 안 읽은이 저뿐인가 하노라.........
맨날 알라딘 이웃님들 서재 돌아다니며 책 줍는데 ㅋㅋㅋㅋㅋㅋㅋ 왜 이렇게 계속 나오나요. 파도파도 또 나오고.
그래도 야무지게 적어둡니다. ‘권여선‘ 짠짠!

건수하 2024-08-18 21:25   좋아요 3 | URL
저도 안 읽었습니다 :)

독서괭 2024-08-20 18:30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 생각보다 읽으신 분이 많았지만 그대로 안 읽으신 분이 더 많겠죠? 특히 아주 좋아한다는 분들이 여럿 계신 거 보니 충분히 권할 만한 책인 듯 합니다^^ 단발님, 수하님도 한번!

자목련 2024-08-18 07: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단편집 좋아해요. 너무 좋아서 리뷰는 쓰지 못했다는 ㅋㅋㅋㅋ

독서괭 2024-08-20 18:30   좋아요 1 | URL
그 마음 알죠, 너무 좋으면 못 쓰게 되기도 하더라고요 ㅜㅜ 특히 단편집은 쓰기 어렵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