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식탁에 앉아 하는 말
-엄마 나 어린이집에서 노란색 전화기로 119에 전화걸었다.
:그래? 119에?
-응 엄마 오후에 태은이 데리러 어린이집에 오라고.
:그랬구나. 그런데 엄마가 안갔지?
-응, 그래서 태은이 속상했어.
나는 잠시 움찔했다. 정말 속상했겠구나. 정말 한 약속 아니고 정말 한 통화아니지만 아이는 자신이 바란게 이뤄지길 얼마나 기다렸을까? 그런데 엄마가 갔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지만 태은아 엄마랑 집앞에서 만나서 신나게 걸어왔잖아. 그래서 괜찮지?
-응.
:엄마가 다음에는 어린이집에 데리러 갈게.
아이는 엄마인 나를 좋아해 주어서 그리고 가끔 감동스런 말을 해 주어서 숙연해 질때가 있다.
어깨에 올라타고 껴안고 할 때 에고에고 하면 엄마 나 엄마 좋아서 그러는 거야 한다. 아빠한테는 수시로 사랑해요 하며 사랑고백을 한다.
어쩌면 이렇게 착하고 천사같은 아이가 왔는지 놀라울 때가 있다.
고슴도치 엄마는 날마다 놀라고 날마다 감동하며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