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드슬럿> 을 읽다가, ‘내스티 우먼‘ 이란 용어에 얽힌 단락을 접했다. 내스티(nasty)란 단어는 못된, 끔찍한, 불쾌한이란 뜻을 가진 형용사다. 그렇다면 내스티 우먼(nasty woman)은 나쁜 여자 또는 못된 여자, 끔찍한 여자란 뜻이 된다.

일단 책의 1 장만 겨우 읽었는데, 1 장의 소제목은 ‘헤픈 매춘부들과 추잡한 레즈비언들‘ 이다. 강한? 제목들과 달리 읽어 보면 언어의 시간적인 뜻의 변화를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약간, 띵~ 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예를 들면, ‘서(sir)‘와 ‘마담(madam)‘이란 단어는 300 년 전에는 두 단어가 격식을 갖춘 인사말이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마담‘이란 단어는 조숙하거나 자만한 아이를 나타내다가, 서서히 정부나 성판매자를 지칭하다가, 결국에는 성판매업소를 운영하는 여성을 일컫게 되었다. 반면 ‘서‘는 처음의 의미 그대로 남아 있다.
‘마스터(master)‘와 ‘미스터러스(mistress)‘도 마찬가지다.
이 용어는 옛날 프랑스에서 영어로 넘어 온 말인데, 권위를 가진 위치에 있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여성을 일컫는 용어만 기혼자와 성적으로 난잡한 관계를 맺는 여성을 의미하는 식으로 변화된 반면, ‘마스터‘는 가정이든, 동물이든 뭔가를 책임지는 남자를 뜻하고, 요리와 같은 어려운 기술을 획득한 사람을 뜻하기도 한다.(39~40 쪽)
단어의 의미 변화는 곧 젠더적 변화가 되어 사람들의 인식에 고착되어 버렸다. 그리하여 격식을 갖춘 여성을 가리키는 단어는 매춘부와 레즈비언을 가리키는 단어로 변모하였고, 그 앞에 형용사를 붙인다면(부정적인 형용사들은 부러, 주로 여성을 가리키는 단어 앞에 놓아, 여성을 모욕하는 단어를 만든다고 한다.) 헤픈 매춘부와 추잡한 레즈비언이란 1 장의 소제목이 된 듯 하다.

영어라는 것의 쓰임이 이렇다니!
맥빠질 수밖에 없다.
그러다 조금 독특한 문장들이 눈에 띄었다.

인터넷 시대가 도래한 뒤로, 밈-웹에 돌아다니는 상징-역시 단어의 주권을 억압자로부터 억압을 당하는 이들에게로 돌려주는데 일조했다. 밈을 통한 재전유에서 가장 유명한 예는 아마 못되어 먹은 여자를 일컫는 ‘내스티 우먼‘일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가 2016 년 대선 토론에서 힐러리 클린턴에게 ‘내스티 우먼‘이라는 말을 한 지 24 시간이 되지 않아서, 이 장면은 ‘짤‘로, 머그잔 문구로(나도 이런 머그가 하나 있다.), 가족계획을 위한 기금 마련 온라인 캠페인 문구로 만들어졌다. 네티즌들이 이 말을 처음 한 남자로부터 빼앗아 오는 데는 하루밖에 걸리지 않았다. 인터넷은 때로 이렇게 멋진 일을 할 수 있다.(60 쪽)

내스티 우먼? 내스티 우먼 머그컵 짤?
머그컵 혹시 구경할 수 있나? 궁금해서 검색을 하다가(머그컵은 안보이더라구요!), 그 시기의 트럼프 대통령의 막말 사건을 읽게 되었다.
검색하다가 읽은 기사를 옮겨 보자면(출처를 밝히자니, 어디서 읽었는지 찾지를 못하겠다.ㅠ)
내스티란 단어는 글의 도입부에 적은 것처럼 떼쓰는 아이나 불쾌한 상황, 형편없는 물건등에 쓰이는 부정적인 형용사다.
‘부인‘이나 ‘엄마‘ 등 여성에게 쓸 경우에는 ‘주제 넘게 나댄다.‘ 또는 ‘되바라졌다‘, ‘짜증나게 군다‘라는 늬앙스를 풍긴다. 반면 같은 단어라도 남성에게 쓰면, ‘만만치 않다.‘, ‘터프하다‘라는 긍정적인 뜻으로 변화된다고 한다.
트럼프는 2016 년 TV 대선 토론회에 상대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과 함께 출연하여, 마침 힐러리 클린턴이 사회보장정책의 답변을 하고 있을 때, 못마땅하여 ‘내스티 우먼‘이라고 내뱉었다고 한다.
백인 남성들이 엘리트 여성에 대한 열등감과 거부감을 이 단어로 표현하여 지지층의 호응을 얻어냈다고 한다.
그리고, 워런 의원이 힐러리 클린턴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서 ˝바로 그 못된 여자들(nasty women)은 강하고, 똑똑하다. 그 못된(nasty) 한 표를 던져 트럼프를 몰아낼 것이다.˝라고 일갈했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sns에서 많은 여성, 스타들까지 나서서 ˝나는 못된 여성이다.(I am a nasty woman.)˝란 해시태그를 달며 힐러리 클린턴을 지원했다고 한다.
˝내가 바로 그 못된 여성이다.˝
˝못된 여성이 그런 의미라면 기꺼이 못된 여성이 되겠다.˝
는 말이 유행하였고, 클린턴 후보의 선거 구호가 되었다고 한다.

내스티란 단어는 젠더화된 모욕적인 단어였지만, 위의 일화를 통해 좋은 뜻의 단어로 변모하는 과정도 있다는 것이 흥미롭게 읽혔다. 물론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긍정적인 이미지로 탈바꿈하기까지는 모두가 연대하여 저항했기에 가능했던 일이기도 하다.
언어가 사람의 영혼을 지배한다고 한다.
지배하는 언어에 지배당하지 않고, 계속적인 주체성을 가지게 만드는 일들이 이 책에서 계속 이야기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흥미롭게 읽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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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3-03-11 07: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책나무님 시작하셨군요!! 그 부분 저는 검색까지 안 해 봤는데 그런 사연이.. 흥미롭고 열받는구만요😡

책읽는나무 2023-03-11 10:33   좋아요 1 | URL
시작은 좀 한 것 같은데 요즘은 책 읽기 진도가 잘 안 빠지네요?ㅜㅜ
지난 달부터 책 읽기 권태기에 빠진 듯 합니다.
그냥 즐기면서 천천히 읽기로 맘 먹고, 이 책, 저 책 천천히 읽고 있어요.
천천히 읽으니 검색도 해 볼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안그랬음 그냥 읽고 넘겼을 문장들인데 말입니다^^
저는 쓰면서도 이런 이야기 나만 모르고 혹시 다 알고 있는 내용인 거 아닐까? 그러면서 쓸까, 말까 고민하며 썼네요.
괭님의 댓글을 읽으며, 화난 얼굴을 보니, 음...쓰길 잘했군!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ㅋㅋㅋ

주말 잘 보내셔요♡
 
엘레나 페란테 글쓰기의 고통과 즐거움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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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나 페란테 작가의 ‘순응적인 글쓰기‘와 ‘충동적인 글쓰기‘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대작가들도 모두 글쓰기는 쉽지 않다는 걸 배우게 된다. 하지만, 페란테 작가의 쓰기 위한 치열한 사유는 감히 범접하기 힘든 영역인 듯하다. 그래서 <나폴리 4부작>같은 책이 나올 수 있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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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3-03-09 21: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목만 봐도 고통스럽네요;;;
즐거움은 눈에 안들어와요.
제 상태인듯 ㅋㅋ

책읽는나무 2023-03-09 21:26   좋아요 1 | URL
ㅋㅋㅋ
글쓰기는 정말 모두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정희진 샘은 글쓰기를 하면 뇌에 골다공증 걸릴 것 같다는 동료의 표현을 빌려 쓰시더군요.ㅋㅋㅋ
모두에게 고통인 것 같아요.
즐거움은 읽는 이들에게만 느끼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레이스 님의 고통도 읽는 자들에겐 즐거움을?ㅋㅋㅋ

그레이스 2023-03-09 21:30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stella.K 2023-03-10 14: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값이 너무 비싸요.ㅠ

책읽는나무 2023-03-10 15:29   좋아요 1 | URL
번역본이라서 그렇겠죠?
책은 또 생각보다 얇습니다.ㅋㅋ
저는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던지라, 책값은 이제 확인해 보았습니다.
요즘 책값도 많이 올랐네요.
2 만 원은 들고 있어야 한 권은 살 수 있는 것 같아요. 예전엔 두 권은 샀었던 것 같은데 말입니다.
도서관 이용은 필수가 되었어요.^^;;;
 
술꾼도시처녀들 3 - 완결
미깡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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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만화는 완결판에서 힘이 쭉쭉 빠지는 기분이 드는데 ‘술꾼도시처녀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녀들의 이야기기가 계속 무궁무진할 것 같은데 끝나버려 아쉽다. 세 언니들의 주사는 귀엽고, 주사엔 이유가 있어 보인다. ‘술꾼도시총각들‘부록 이야기도 시즌으로 나오면 재밌을 듯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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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필드 2023-03-03 13: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무님 요책 드라마로도 나온거 봤는데여
책은 어떤가요?

책읽는나무 2023-03-03 17:11   좋아요 1 | URL
드라마를 많이들 보셨군요?
전 몇 편 에피소드만 봤어요.^^
만화책은 1 권부터 쭉 연결해서 읽어서인지? 전 재밌드라구요.
제가 약간 이런 스타일의 만화를 좋아해서 그런 것도 같구요^^
드라마와에서의 소재가 조금 다르긴 하던데, 그래도 캐릭터들은 개성있어요. 만화에 나오는 캐릭터들이 조금 더 순하고 귀여운 것 같아요.
지금 품절이라 못 구하던데, 도서관에서 빌려 읽어 보세요. 저도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어요^^

자목련 2023-03-10 08: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거, 만화가 원작이었나요?

책읽는나무 2023-03-10 08:55   좋아요 0 | URL
네. 그런 걸로 알고 있어요.
온라인에서 연재 만화로 실렸다가, 드라마로 채택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만화를 읽다가, 드라마를 살짝 보니까 만화는 만화이고, 드라마는 드라마더군요?
전 만화가 더 재밌었어요^^
 
은혜씨의 포옹
정은혜 지음 / 이야기장수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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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블루스‘ 드라마에서 인상 깊었던 은혜씨는 4천 명의 사람들 얼굴 그림을 그린 정은혜 작가였다. 사람들의 얼굴 표정은 다양하지만, 그림 속 포옹 장면은 한결같다. 문득 나도 따뜻한 포옹을 받고 싶어지는 그림들이다. 작가님의 앞날에 더 큰 사랑의 포옹이 계속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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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3-03-02 22: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은혜씨 어머님이 또 유명한 만화가잖아요. 장차현실작가요. 은혜씨 어릴때 이야기를 책으로 읽었었는데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은혜씨 나오는거 보고 굉장히 반갑더라구요. 마치 오래전 친구를 만난듯한 느낌요. 사랑이 많은 분이라 그런 사랑을 계속 나누고 포옹하며 사실거 같아요.

책읽는나무 2023-03-02 23:10   좋아요 2 | URL
또리네 집을 내셨다고 들었는데 전 읽어보진 못했어요. 근데 제목은 들어본 것 같아요.
은혜씨 연기를 보면서 어머님의 모습도 보여 감동이었어요.
정말 잘 키우셨구나! 존경스러웠고, 은혜씨의 당당함도 보기 좋았구요.
그림마다의 포옹을 보면서 나도 포옹을 많이 하며 살아야겠단 생각도 했네요^^;;
연습 많이 해서 바람돌이님 담번에 뵈면 포옹을 한 번 해드리겠습니다ㅋㅋㅋ

바람돌이 2023-03-02 23:13   좋아요 2 | URL
연습 안하셔도 됩니다. 제가 잘합니다. ㅎㅎ

책읽는나무 2023-03-02 23:19   좋아요 2 | URL
포옹 기대하겠습니다ㅋㅋ 🫂🫂

긴 휴식시간이 끝나고 모처럼의 출근 날이어서 조금 정신 없고, 피곤한 하루셨겠어요.
모쪼록 건강 유지 잘 하셔서 앞으로 계속 활기차고 재미난 삶이 이어지셨음 합니다.^^

그레이스 2023-03-03 00: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은혜씨 넘 감동이예요
드라마 메시지도 좋았구요~~

책읽는나무 2023-03-03 07:24   좋아요 1 | URL
드라마를 보는 내내 행복했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울기도 많이 울었지만요ㅋㅋ
은혜씨 하면 한지민이 언니를 배웅해 주고 돌아와 버스 안에서 은혜씨가 그리고 간 그림들을 보면서 오열했던 장면이 계속 생각나네요. 그 때 진짜 많이 울었던~😭😭
참 좋은 드라마였어요^^
 

금요일에 볼일이 있어 서울에 잠시 다녀왔었다.
자가용으로 움직이다 보니 다 같이 움직이자!
일사분란하게 새벽에 눈 뜨자마자 씻고,
착착착착착(다섯 명) 자리에 앉았다.
올라가는 길에 차창 밖으로 본의 아니게 일출 광경을 무심하게
쳐다보다가, 뒷좌석을 넘어다 보니 애들은 곯아 떨어져 있었다.

장거리다 보니 중간 중간 휴게소에 들러 끼니를 때우고,
주전부리를 먹다 보니 내 얼굴이랑 다리가 빵빵 부풀어 오르는 느낌이 든다. 이래서 장거리 여행에 나이 드신 부모님들이 왜 부담스러워 하시는지 알 듯도 했다.
그나마 압박 스타킹이라도 신었으니 조금 안심이다.

긴 시간 남편이 운전해 준 덕분에 도착한 서울은 처음엔 놀라움이다. 차도 많고, 빌딩도 많고, 사람들도 많고, 한강은 이쁘지만 미세먼지 뿌얘서 저만치 앞이 잘 보이지 않고...모든 것이 낯설고 생경하다. 서울 사람들은 이곳에서 어떻게 살아갈까? 재미나게 살고 있을까? 아니면, 그냥 그렇게 살고 있을까?
어느 곳을 여행하다 그 곳에 처음 도착하게 되면 늘 이 생각이 먼저 든다. 이 곳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는 걸까?

서울은 지방 소도시에 사는 우리들에겐 우리나라 중심도시란 인식이 박혀있긴 하지만, 살짝 먼 나라처럼 느껴질 때가 종종 있다. 모든 것들이 서울에 집중되어 있기에, 의료시설 혜택을 받고 싶을 때는 다들 서울로 올라가 치료나 수술을 받고 온다. 그래서 서울 쪽 병원에 다니러 갔다.라고 하면 큰 병? 인가 보다.라고 짐작만 한다. 실제로 친정 엄마도 서울에서 큰 수술을 하셨던지라, 서울 톨게이트 입구에 들어서면 늘 엄마 병원을 오르내렸던 그 무거운 기억에 짓눌려 썩 들뜨는 기분이 들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서울은 공연이나 전시회를 보러 가는 곳이기도 하다. 모든 큰 공연과 큰 전시회는 서울에서 열린다. 아이들에게 서울은 좋아하는 아이돌 콘서트를 구경하러 놀러가는 곳이다. 아이들 친구들 얘기를 들어보면, 팬카페에 회비를 걷어 고속버스를 대절하여 하루만에 콘서트를 다녀오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개인으로 KTX를 타고 올라가 콘서트를 보고 오는 것도 같다.
그래서 서울은 내게 있어 치료하러 가는 곳, 공연보러 가는 곳으로 인식된다.

그러다 이번엔 볼일도 보면서 둥이들이 여기도 가보고 싶다, 저기도 가보고 싶다고 성화를 부려 바쁜 일정에도 지하철을 타고 두 세 군데 돌아보고 왔는데, 그동안 뭔가 너무 많이 바뀐 환경에 조금 놀랍고 어리둥절하여, 그야말로 나 홀로 촌놈 표시를 팍팍 내고 왔었다. 둥이들이랑 길을 걷다, 마침 이대 앞을 지나는 길이었는데 젊은 언니들이 넘 이뻐서 멍~
둥이들이랑 이대 들어가보자! 셋이서 쫓아들어갔었다.
들어갔더니 마침 졸업식 날이었나 보다.
이쁜 졸업생들이 더 많았다. 다 예뻐!
미모지상주의인 나로선, 그야말로 헤~ 하면서 힐끔힐끔 훔쳐봤다.
젊음은 이렇게 보나, 저렇게 보나, 모든 게 다 이쁘다.
나도 저럴 때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부러웠다.
사회 초년생이 될 그들,
앞으로 펼쳐질 그녀들의 생이 반짝반짝 빛났음 싶다.
그녀들이 사는 세상은 부디 좀 더 나은 세상이길!
딸을 키워서인지? 그녀들이 예사롭지 않게 보였다.

둥이들이랑 왜 다들 저렇게 예쁜 것이야?
젊어서 이쁜 건가? 수다 떨며 우리집 남자들을 만나, 지하철을 타고, 광화문 교보문고로 갔다. 막내가 해운대 교보문고를 다녀오더니 서울 교보문고에 꼭 가보고 싶대서 광화문을 갔었다.
그런데 교보가 광화문에만 있었던 게 아니란 걸, 다락방님과 댓글을 나누다 뒤늦게 알았다.
나는 거기에만 있는 줄 알고 애들을 데리고 갔더니 아니, 이 녀석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문구류 쪽으로 냅다 달려가는 것이다. 교보에 책을 보러 간 게 아니고, 문구류 보러 간 것이었다. 이럴 거면 왜 왔을까? 허탈해 하며 왼쪽으로 고개를 돌린 순간, 헐~~ 남편과 둘이서 어마어마 하다이!!!!
중소도시 작은 서점만 보다가 대도시 대형 서점을 바라보니 현기증 살짝 날 것 같았다. 그리고 책을 보는 많은 사람들!!!
그동안 집에만 틀어박혀 너무 사람 구경을 안 한 탓인가?
사람들이 가는 곳마다 많았다. 그리고 책을 읽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았단 말인가?
그런데 교보에도 중년 여성들이 눈에 띄었었는데 또 예뻤다.
아니, 왜 다들 예쁘지? 저들 중에 알라디너들도 혹시 있나?
상상하니 재밌었다.
암튼 휘휘 둘러보며, 기념으로 책을 사려는데 막상 뭘 골라야 할지 몰라 계속 둘러보다 결국 습관처럼 이승우 작가의 소설책을 집었다. 그리고 마침 <흰옷을 입은 여인> 보뱅의 책이 눈에 띄었다. 잠자냥님 리뷰를 읽은지 며칠 안되었기에 더더 눈에 들어왔었다. 그렇게 서울 교보 들른 기념으로 두 권만 사고, 북마크는 왕창 사고....ㅜㅜ

다음 날은 코엑스에 잠깐 들렀다가 집으로 일찍 내려왔다.
삼성동 코엑스에 들른 김에 결혼 전, 잠깐 다녔었던 회사 사무실을 찾아보느라 걸어갔는데....음! 외국에 온 줄 알았다.
너무 많이 바뀌어 있어 깜짝 놀랐다. 특히나 저 건너편은 한전 본사 건물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 사옥은 온데간데 없고, 다른 사옥을 짓느라 한창이었다. 저 곳이 저럴진대, 내가 다녔던 작은 건물이 여적 남아있을 턱은 없겠지만, 어디가 어딘지?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곳이 되어 있는 모습은 뭔가 허탈함으로 사람을 멍~하게 만들었다. 약간의 광장 공포증도 몰려오는 느낌이 들어 얼른 아이 손을 잡고, 집으로 내려왔다.

고요하고 적막한 우리 동네.
이 고요함을 느껴야 이제 우리 집에 왔다는 안도감이 밀려 오곤 했었는데, 이번엔 좀 기분이 싱숭생숭하여 며칠 째, 이 기분이 이어져 온다. 그래도 어제보다 오늘이 조금 더 낫긴 하다만...

어젠 울집 막내, 남편 차에서 내릴 때, 안경을 놓고 내렸다.
안경을 안 쓰니까, 눈이 자꾸 뱅글뱅글 도는 것 같단다.
어제 아침 자고 일어나더니 갑자기 아빠한테 안경 찾으러 가겠다고 했다. 금요일 저녁에 아빠가 가져 올텐데?라고 말을 해도 녀석은 안된단다.
그래서 또 녀석이랑 고속버스를 타고 안경 가지러 거제도에 갔다.
고속터미널에 내리니 차멀미가 살짝 나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해서 딸이랑 시내를 한 바퀴 돌았다.
거제 고현은 시장 쪽만 사람들이 붐볐고, 반대 쪽은 한산했다.
며칠 전만해도 사람들 북적이는 서울에 있다가, 조용한 거제에 있으니 괴리감이 들었다. 그래서 또 이곳 사람들은 뭘 하고 살까? 그 생각을 하며 걷다가, 걷다가 작은 다리 위에서 물 위를 떠 다니는 오리 구경을 하니 멀미도 얼추 달아났다.
막내랑 물 구경을 하니 이 곳에 진정 여행을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호등 맞은 편에 작은 카페가 보여 허브차를 시켜 둘이서 마주보고 마시며, 들고 간 김혜진의 소설을 조금 읽었다.

남편은 곧 퇴근하여 ˝니 일부러 아빠 차에 안경 놓고 내렸제? 고단수다. 고단수야! 아빠한테 놀러오고 싶어가 난리네. 난리야˝
반가우면 반갑다고 하면 될 것을,
꼭 저렇게 말을 빙빙 돌리는 걸 보면 역시 변하지 않는 나의 반려인답다.
고현 시장 안에 남편이 자주 들른다는 횟집에 찾아가 모듬회랑 물회를 먹고 다시 고속버스를 타고 늦은 밤 집에 도착했다.
며칠 새, 이 곳 저 곳, 왔다 갔다 하니 정신은 좀 없었다만...
뭐랄까? 사람 사는 모습이 참 다양해 보이긴 하지만, 다 거기서 거기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여행 후유증이 많이 사그라 들었다는 말인 것이다.
밥도 하기 싫고, 반찬도 하기 싫었는데...
다시 또 시작해야 할 것 같다.
내 삶은 내가 또 꾸려나가야 할테니..
그동안의 게으름 걷어내자고 주문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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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2-28 18: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대 앞에서 저 보셨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저냥 사는 서울 사람 올림

책읽는나무 2023-02-28 19:33   좋아요 1 | URL
앗!!!!
그 분이?????
지나쳐 가길래, 고개를 돌려 뒷모습 한없이 쳐다봤었는데 고양이 털이 보였어요. 잠자냥 님인가? 의심은 했었습니다만....역시!!
아는 척 할 걸 그랬네요ㅋㅋㅋㅋ

다락방 2023-02-28 21:24   좋아요 1 | URL
절 보신 거 아닐까요? (예쁘다니까..)

책읽는나무 2023-02-28 22:11   좋아요 1 | URL
다락방님은 교보에서 본, 이쁜 그 분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광화문 쪽이 아니고, 잠실 쪽을 다녀가셨다고 해서...아녔구나!!! 생각했습니다.ㅋㅋ
하지만 이대로 금방 이동하셨다면? 혹시 어쩌면?ㅋㅋㅋ

건수하 2023-02-28 18: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무님 서울 다녀가셨군요! 서울 많이 바뀌었지요? 저도 시내는 잘 안 나가서 가끔 깜짝 놀라곤 한답니다. 교보는 강남에도 있고 다른 곳에도 있지만 문구류는 광화문이 제일 다양하고 많은 것 같아요 :)

책읽는나무 2023-02-28 19:31   좋아요 1 | URL
엄청 바뀌어서 깜놀했어요.
코엑스 쪽이 넘 바뀌어서 어디가 어딘지??ㅜㅜ
계속 위만 올려보다가 고개 빠지는 줄~ㅋㅋㅋ
예전에 붕붕툐툐님이 다른 지역으로 여행을 다니다 보면 한국말 통하는 외국을 다니는 것 같다고 하셨는데 그 말이 맞구나! 생각했었습니다^^
교보는 강남에도 있나요? 와~ 교보는 사업이 엄청 넓어졌군요?
그래도 문구류는 광화문 쪽이라니 그나마 다행?이었네요ㅋㅋㅋ
저는 서가쪽 둘러보다 시간 다 가서 문구류 쪽은 구경도 못했었어요.ㅜㅜ
거의 5,6 년 주기로 서울 가면 꼭 광화문 교보를 들렀던 것 같아요. 거긴 갈 때마다 서가 배치가 달라져 있어 맨날 놀라고 오네요.ㅋㅋㅋ 서울은 놀람 그 자체에요^^

stella.K 2023-02-28 18: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좀 죄송한데 갑자기 서영춘이란 희극인 (아시죠?)가 부른
서울 구경인가? 그 노래가 생각났어요. ㅋㅋㅋ
저는 첨 책나무님 알았을 때 서울 분인 줄 알았어요.
근데 결혼전에 서울에 계셨군요.
저도 좀 놀란 건 서울이나 외국의 여타 도시나 별 차이가 없겠구나를
비교적 최근에 알았어요.
예를들면, <라라랜드> 극장에서 봤을 때 초반에
남녀주인공이 무슨 공원에서 노래 부른 장면이 무슨 우리나라 남산 같은데서
찍은 거 아닌가 했어요.
그때 좋았다기 보다는 그냥 세계화되어가는구나 그런 느낌을 받았죠.
암튼 장거리 여행 힘드셨겠습니다.
그래서 장거리는 KTX들 많이 타고 다니더라구요.
여독은 좀 풀리셨는지...?^^

책읽는나무 2023-02-28 19:25   좋아요 2 | URL
진짜 그 서울 구경 그 노래 가사말이 딱 들어맞는 상황이었습니다ㅋㅋㅋ
결혼 전 잠깐 살았어서 서울 살았다는 말을 꺼내기도 뭣하네요^^;;
라라랜드...ㅋㅋㅋ
그러네요? 그렇겠네요?
거긴 밤 중 어느 야경 펼쳐지는 언덕 위에서 부른다면 비슷하겠어요.
울 동네에도 저기 지대가 높은 동네가 있어요. 거기 근처는 등산로 입구가 있거든요. 거기서도 신도시 쪽 바라보면 야경도 보여 거기서 춤 춰도 되겠어요ㅋㅋㅋ
해변가는 죄다 부산 해운대같아 보이고...저도 좀 그렇더군요^^
장거리 다녀와서 또 어제 거제까지 다녀오니까, 심란했던 맘은 좀 사그라들었네요. 여독도 얼추 풀렸구요. KTX를 안 탄다면 장거리는 이제 힘들어지지 싶어요.
감사합니다^^

오후즈음 2023-02-28 19: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행은 역시 남이 해준 밥 먹으며 다니는게 젤 좋죠. 서울에서 경기도로 밀려나 살고 있는데 가끔 서울 나가는게 엄청 힘들더라고요. 즐거운 여행 돼셨기를 ~^^

책읽는나무 2023-02-28 19:45   좋아요 1 | URL
서울은 너무 복잡하고, 사람들도 많아 한적한 우리 동네에 살다가 그 곳에 가면 어질어질 했어요.
그래도 이것 저것 아기자기한 것들 구경하고, 예쁜 사람들 구경하니까 재밌었어요.
며칠 밥 안 하다가 밥 하려니 이게 참 고역이네요^^;;;;

은오 2023-02-28 20: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대까지 들어갔다오신거 왤케 웃겨욬ㅋㅋㅋㅋㅋㅋ 한남인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무님이랑 따님들이라 귀여우십니다 ㅋㅋㅋㅋ
저도 광화문 교보 몇 번 갔던 기억이 나네요!! 교보는 광화문 교보만 가본 것 같아요. 오프라인 서점은 자주 안 가지만 광화문 교보는 아무래도 제일 큰 서점이다보니 근처 가면 들리고 싶더라고요 ㅎㅎ 저는 아직 여행 후유증이 ㅠㅠ 이게 또 안가다가 가면 자꾸 생각나더라고요. 자주 가면 그닥 감흥도 없는데 ㅋㅋㅋ 😂

책읽는나무 2023-02-28 21:49   좋아요 1 | URL
이대 앞에서 왤케 예뻐? 들어가 보자!
와~ 진짜 예쁜 사람 천지였어요.
둥이들 특히 막내가 하트 뿅뿅해갖고, 촌놈 표시 팍팍 내고 왔네요ㅋㅋㅋ
교보 가서 은오님의 그 예쁜 독서대 두 눈으로 확인했어요. 그것도 이뻤어요^^
서울은 예쁜 것들 천지였어요ㅋㅋㅋ
근데 서울 살아도 교보 서점도 다 돌아보는 건 아니군요?
저는 유명하다면 모두 다 도장깨기 하는 줄 알았어요ㅋㅋ
바다 다녀오셨는데 아직 후유증이 안가셨군요? 저도 며칠 그랬다가, 어제 거제도를 당일로 한 번 더 다녀왔더니 조금 낫네요! 여행은 진짜 자주 다녀야지~ 너무 오랜만에 다녀오면 계속 후유증이 남아서 일상 생활에 적응하는 건 정말 고역이죠! 절레절레...ㅜㅜ

페넬로페 2023-02-28 20: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나무님, 가족분들과 서울 다녀 가셨군요?
병원행은 아니신거죠?
온라인서점 활성화되기 전에는 종로 교보 자주 갔었는데 요즘은 거의 가지 않아요.
알라딘을 너무 좋아하는 것 같아요^^ㅠㅠ

거제 바다 보고 싶어요!

책읽는나무 2023-02-28 21:55   좋아요 3 | URL
다행히 병원행도 아녔고, 그렇다고 아이돌 콘서트도 아녔어요.
식구들 중 볼일이 있었네요^^
저는 언제부턴가? 서점 나들이 하는 게 넘 재밌더군요.
직접 눈으로 보는 책들이 좋더라구요.
대신 오프라인에선 알라딘 마일리지 때문에 많이 사긴 좀 꺼려지긴 합니다.
그래서인지? 요즘엔 서점에 가면 문구류나 굿즈를 사게 되는 것 같네요?ㅋㅋㅋ
이번엔 이동의 한계로 거제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작은 물밖에 못 찍었네요. 저도 제대로 된 거제 바다 못 보고 온 게 좀 아쉬웠습니다.
딸이 바다 보고 싶댔는데 버스 타고 이동하기가 시간이 안되겠더라구요.
이럴 때 운전 못 하는 게 참!!!ㅜㅜ

거리의화가 2023-02-28 21: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대...ㅎㅎㅎ 저 한 번도 이대 가본 적 없는데 나무님이 가보셨네요^^; 그냥 이대 근처만 가봤지 실제 들어가본 적은 없습니다^^;;; 그러고 보니 서점 나들이 한지도 좀 됐네요ㅠㅠ
수도권은 금새 바뀝니다. 저희 동네도 한두달 지났을 뿐인데 새 건물이 보이고 가게가 바뀌는 건 금방이더군요. 예전에도 그랬지만 이제는 사람 많은데 가면 어지러움증이 입니다. 저도 광장공포증 좀 있는듯하네요ㅜㅜ 거제가 이제 제게 더 맞을 듯합니다.
모든 게 서울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말씀이 지방 소멸에 대한 인식을 다시금 하게 됩니다. 너무 서울 중심이에요. 전반적으로 좀 변화가 필요한데 말이죠.
모쪼록 좋은 여행이셨길^^*

책읽는나무 2023-02-28 22:08   좋아요 1 | URL
이대 안가보셨어요?
아....그럼 지방 사람들만 신기해서 구경하러 가는군요?ㅋㅋㅋㅋ
한강 유람선도 지방에서 올라간 사람들이 가장 먼저 타러 간다던데...ㅋㅋㅋ
예전엔 서울 가면 무조건 63빌딩이랑 경복궁 가야되는 줄 알고, 몇 번을 갔었는 줄 몰라요^^;;;
중학교 때 수학여행을 저흰 63빌딩 갔었어요. 다들 경주 간다는데, 우린 경주가 넘 가까워 아예 안 가거든요ㅋㅋㅋ
저는 들판 넓은 곳이나, 산이 높은 곳을 바라보면 익숙해서인지? 아무렇지 않은데요. 망망대해 바다를 보거나, 높은 건물을 보거나, 넓은 광장을 바라보면 갑자기 어지럼증이 생겨 고개를 못들어 살짝 고개를 숙이고 있어야 할 지경이 되었네요ㅜ
<다락방 미친 여자들> 책에 집안에 갇혀 있는 여자들이 밖으로 나가면 광장 공포증에 시달린다는 문장을 보았는데 내가 그래서 그런가? 싶더군요. 거제의 한적함과 우리 동네의 한적함과 호젓함이 좀 심심하긴 한데, 제겐 이런 생활이 딱 제격인 것 같아요. 좀 더 시골로 들어가도 살 수 있을 것도 같구요? 안되려나? 심심해서 뛰쳐 나올 것 같지만, 책이랑 빵이랑 커피만 있다면? 뭐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만ㅋㅋㅋ
대도시와 중소도시의 생활이나 환경을 비교해 보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ㅋㅋㅋ

2023-03-01 0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23-03-01 22:31   좋아요 1 | URL
아, 전 거제에 살고 있진 않아요.
전 부산 옆 동네인 양산에 살고 있어요.
거제는 남편 근무지구요.
숙소가 거기 있어 한 번씩 거제 놀러가곤 해서 거제 사진을 올리다 보니, 거제 살고 있다고 착각하셨나 봅니다^^
거제는 제가 몇 번 가보니까, 해산물이나 미역, 멸치등 품질이 다르더군요.
그 곳에서 먹는 미역국도 조개 종류나 품질이 달라서 깜놀했었어요.
거제 양식은 사랑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ㅋㅋ
근데 외숙모님이 거제 갑부집 딸이라면? 어느 정도일까요? 상상이 안가네요?ㅋㅋㅋ
그 곳은 조선소가 두 곳이라, 물가도 비싸고, 교육열도 높은 곳으로 알고 있어요. 땅값도 얼마나 비싸던지..ㅜㅜ

서울 물가가 세계 정상급인가요?
카페를 갔었는데 빵이나 커피값이 좀 비싸긴 했어요. 몇 개 안시켰는데 식사비보다 더 나와서 깜놀했네요. 요즘은 카페는 어딜가나, 식사비보다 더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우리 동네도 대형 카페는 커피랑 빵값이 얼마나 비싼지!!ㅜㅜ
광화문 교보는 문구류가 최고라니~~애들한테 구경 잘 시켰네요ㅋㅋㅋ
근데 스콧님은 0.0001퍼센트라니? 상상이 안됩니다^^

이대 갔을 때, ECC 건물 한 번 들어갔었어요. 저는 건물이 특이해서 한참 구경했었어요. 효율적으로 잘 지었더군요. 지상과 지하 공간을 잘 활용했더라구요. 지하 공간이 살짝 어둡긴 했지만, 웅장한 면도 있었어요. 애들이 기념품샵을 못지나가서 옆에 자그마한 교보도 있던데 거긴 휙 지나치고 기념품샵에서 이것 저것 예쁜 물건? 몇 개 사고, 스벅에서 커피 하나 사서 홀에 앉아 마시면서 건물 내부 올려다보고 감탄했었네요. 시간이 많았으면 다른 곳도 둘러보고 싶었는데 다리도 아프고, 시간도 없어 딱 ECC만 구경하고 왔어요. 모모 공간이 따로 있었군요? 제대로 조사도 안하고 갔던지라, 제대로 구경 못하고 온 게 아쉽네요.ㅜㅜ
담번엔 고대 스벅 라떼를 마셔야겠군요!✍️

애들 어릴 때, 경복궁은 몇 번 갔었는데 덕수궁은 한 번도 안데리고 갔네요.
남편과 결혼 전, 데이트하러 갔었다가 그 날 배우들 사극 찍는 것 멀리서 바라본 기억은 납니다. 그 때 임호 배우였던 것 같기도 하고?
사람들 붐비지 않는 곳에 살아서인지?
사람들이 너무 많고, 줄 서서 기다리고 하는 모든 게 너무 긴장되고, 지쳐서 집에 돌아와서도 한동안 후유증이 남더라구요.
전 아무래도 조용한 우리 동네가 딱 체질에 맞는 것 같아요^^
그걸 이번에 또 깨달았습니다ㅋㅋㅋ

서니데이 2023-02-28 22: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읽는나무님, 서울다녀오셨군요.
저도 최근 몇 년 코로나19 이후로는 가지 않아서, 가끔 생각나면 가보고 싶네요.
코엑스라거나, 광화문의 교보문고라거나, 아는 곳이라서 페이퍼 읽으면서 반가웠어요.
잘읽었습니다. 따뜻한 밤 되세요.^^

책읽는나무 2023-03-01 22:05   좋아요 1 | URL
저는 신기한 곳이라서 그런가요?
서울에 살면 매번 여기 저기 구경다니느라 바쁠 것 같은데, 다들 제가 생각했던 것처럼 구경을 다니지 않는군요?
서니님도 코로나 이후로 안가보셨나요?
가만 생각해 보면 자기가 살고 있는 가까운 곳은 걸음하지 않는 것 같기도 합니다. 다들 아주 먼 곳은 부러 찾아가 구경도 하곤 하지만요.
내 주변엔 뭐가 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저도 우리 동네 구석구석은 잘 안가면서 서울은 막 달려가서 구경하고 왔네요.
코엑스도 많이 바뀌었고, 오랜만에 간 교보도 많이 바뀌었더군요.
서울 한 번씩 가면 꼭 두 곳을 가보곤 했는데 갈 때마다 바뀌어 있어요.
이제 2 월도 지나고, 3 월이네요!
서니님도 건강 잘 챙기시고, 따뜻한 봄 얼른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바람돌이 2023-02-28 23: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한 10년전에 이대를 갔었죠. 한때 학교에서 대학탐방 붐이 불어가지고 학교 애들 데리고요. 연세대도 서울대도 다 옛날하고 딱히 다른거 없는거 같던데, 진짜 이대 가서 눈이 확 떠지더라구요. 아니 학생들이 왜 그렇게 예쁘냐구요. 저 그 때 처음으로 진짜 딱 한번 아 20대로 돌아가서 이런 학교에서 살랑살랑 멋부리고 예쁘게 차려입고 학교다니고싶다 그런 생각 했었어요. ㅎㅎ

그래도 서울이 별로 살기에 좋은 곳은 아니라는 생각이 갈 때마다 들더라구요. 이건 제가 안 살아봐서 그런것도 있겠죠? 저는 그래서 나무님이랑 둘째 둥이랑 안경찾아 삼만리까지는 아니고 삼백리쯤 여행이야기가 더 좋네요. ^^

책읽는나무 2023-03-01 21:58   좋아요 1 | URL
바람돌이님도 이대에서 살랑살랑 그런 맘이 들었군요?ㅋㅋㅋ
저도 여대생들 솜털 보송보송한 모습 보니까, 제 맘이 다 설레어 한참 쳐다봤습니다. 애들 이쁘더라구요^^
중앙에 ecc건물도 독특해서 깜놀했네요. 이렇게 설계를 할 수도 있구나! 놀라움이었습니다. 신기해서 안에도 들어갔다가, 애들이랑 기념품샵에서 한참 머물렀어요. 학교를 상징하는 캐릭터로 여러 문구류를 만들어 판매하는 모습도 독특하고 좋아보였습니다. 예뻐서 몇 개 사왔어요ㅋㅋㅋ
코로나여서 그런지? 조금 어둡고 썰렁했지만, 공간을 잘 활용하면 이대도 좀 더 발전할 것 같아 보였구요. 이번에 이대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가지게 되었어요.
여대를 다녔더라면? 저도 저렇게 화장 곱게 하고, 예쁘게 입고 멋부리는 20 대 초반을 보냈을까요? 전 너무 선머슴 난 애같이 하고 다녀서...ㅋㅋㅋ

서울은 여기 저기 건물도 구경하고, 사람들도 구경하는 등 구경거리가 많아 재미는 있는데, 그 복잡함에 쉬이 지치더군요. 아침 7가 안되었는데도 차 소리에 놀라서 깨어, 아...나는 살아라해도 못 살겠구나! 싶었어요. 저도 그냥 조용한 곳이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조금 심심하긴해도 마음의 안정을 느낄 수 있어 아직까지는 우리 동네가 더 좋긴 합니다^^

꼬마요정 2023-02-28 23: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서울 가셔서 예쁜 알라디너님들 다 만나신 건 아닌가 싶어요 ㅎㅎㅎ 저도 가끔 서울 가면 참 예쁜 분들 많던데 혹시 모두??

남편이랑 저랑 대도시 좋아해서 서울 자주 놀러갔는데요, 이대 앞에 베이글 집이 유명하더라구요. 퀸즈 베이글이었나? 그래서 갔는데 사장님이 남편을 너무 좋아하는거에요 ㅋㅋㅋ 사장님 남자였는데 ㅋㅋㅋㅋ 진짜 남편한테서 눈을 못 떼고 말도 엄청 하고 ㅋㅋㅋ 여자들만 보다가 남자 보니까 좋았나봐요 ㅋㅋㅋ

한전 사옥 있던 데는 계속 공사 중인가봐요. 몇 년 전에 갔을 때도 펜스 쳐 놓고 뭐 하던데 말이죠. 교보문고 진짜 크죠? 서울 사람들이 부러운 몇 안 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부러워요 정말 ㅠㅠ

거제도 바다 예쁘네요. 커피 하트도 예뻐요. ㅎㅎㅎ

책읽는나무 2023-03-01 20:40   좋아요 0 | URL
알라디너님들 옆을 지나쳤을 수도 있었겠죠?ㅋㅋㅋ
서울도 그렇고, 부산도 그렇고 예쁜 사람들 많더군요. 부산엔 혹시 요정님을 지나쳤으려나요?ㅋㅋㅋ

이대 앞에 베이글 집이 유명했나요?
아..미리 검색을 해보고 갈 걸 그랬군요. 저흰 혹해서 이대 안에 ecc건물 안에 들어가 구경하고, 그 앞을 걸어나오는데 꽤 예쁜 가게들이 눈에 띄더군요.
베이글 사장님이 남편 분을 눈을 못 뗄 정도였다면? 남편 분의 매력이 상당하시지 않을까? 짐작해 봅니다. 주짓수로 단련된 피지컬이 돋보였을 수도 있겠습니다^^ 저는 사진으로 봤을 때도 남편 분 헤어스타일도 인상적였고, 성격도 괜찮으실 것 같아 요정님과 잘 어울리는 한 쌍으로 보였습니다. 제겐 푸쉬업을 하시는 요정님도 눈을 뗄 수 없는 존재이시긴 하지만요^^

한전 사옥 자리는 공사 중이었습니다. 현대 자동차 본사를 짓는 것 같았어요. 몇 년 전부터 짓고 있었군요? 옛날엔 다니던 사무실 창문으로 맞은 편 쪽으로 한전이 병풍처럼 버티고 있었는데, 사무실 자리도 한전도 없어지니 기분이 이상했었어요. 나중에 새 건물 들어섰을 때 또 보러 가야겠어요. 가끔씩 가서 보고 확인해야 충격이 덜 할 것도 같구요ㅋㅋㅋ
교보문고는 부러운 장소 중 한 곳 맞아요. 큰 전시회도 쪼로록 달려가 볼 수 있다는 것도 저는 늘 부럽구요. 제겐 부산도 때론 부럽습니다^^
내 주변에 없는 새로운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죄다 부럽죠.
그런 면에선 거제 바다도 무척 부럽죠^^

희선 2023-03-01 01: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식구가 다 함께 서울 나들이 했군요 빠지지 않고 책방에도 가시다니... 아주 큰 곳이니 책방이라 하면 어울리지 않을 것 같기도 하네요 서울은 다른 곳보다 더 빨리 바뀔 것 같습니다 사람도 많고 차도 많군요 서울 사람은 복잡한 게 일상이겠습니다 서울에서 지방에 가면 아주 한적한 느낌이 들겠네요

책읽는나무 님 삼월입니다 좋은 삼월이기를 바랍니다


희선

책읽는나무 2023-03-01 20:25   좋아요 1 | URL
요즘은 어딜 나서면 딱히 갈 곳이 그리 많질 않아서일까요?
서점으로 향하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 어릴 땐 근처 유적지나 박물관으로 많이 다녔었는데 이제 아이들은 컸다고 지겨워 하거나, 관심이 덜해졌네요.
차라리 전시회나 공연이나 서점을 가보고 싶어해서 그럼 서점을 가자!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각각의 다른 고장의 서점도 특색있고 구경하기 좋은 것 같아요.
광화문 교보는 그 규모에 압도당해 아이들도 좋아했네요. 딸들은 주로 문구류 구경하느라 정신 없었지만요ㅋㅋ
시누이네를 만나러 간다고 버스를 타기도 했었는데 퇴근 시간에 맞물려 콩나물 시루같은 버스를 타곤 이게 뭔가? 싶었네요. 정말 복잡했어요.
복잡한 곳에 있다가 한적한 우리 동네에 오니까 사람이 좀 멍~ 하달까요?
이젠 며칠 지났다고 좀 적응이 되어갑니다.
조용하고 한적한 게 좋네요^^
희선님도 삼 월 행복하게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자목련 2023-03-01 09: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서울나들이, 피곤하면서도 즐거운 시간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서울엔, 2년에 한 번 정도 가는데 갈 때마다 마주하는 분주함에 정신이 어지럽더라고요. ㅎ
이대의 젊음과 교보서점의 풍경은 부럽습니다. 책방에서 한 권만 사오시다니, 대단하십니다.
오늘까지는, 그냥 집밥 패스를 권합니다!!

책읽는나무 2023-03-01 20:17   좋아요 1 | URL
장거리는 정말 힘들고 지치는 시간이기도 했지만, 가족들과 오랜만이라 특별하기도 했었네요^^
한적한 우리동네에 익숙해 있다가, 서울은 정말 복잡하고, 거대해서 정신이 하나 없더군요. 자목련님은 2 년에 한 번씩 올라가시는군요? 그럼 그 변화의 이질감이 좀 덜 느껴지시려나요?
전 거의 5~6 년만에 올라가다보니, 급속도로 바뀌어있는 것 같아요.
복잡한 건 싫지만, 새롭고 구경할 곳이 많은 건 서울의 큰 장점입니다.
교보 문고를 들어섰을 때 늘 그런 생각을 하곤 하거든요. 우리 동네에도 이런 서점이 있고, 이런 활기찬 모습이 있다면 참 좋겠다! 생각도 하구요.
우리 동네는 조용해서 활기가 없어 보인달까요?
책방에선 이승우 소설 한 권과 보뱅의 책 한 권 두 권을 샀습니다^^
오프라인 서점에선 책을 두 세 권 정도만 사게 되더라구요. 알라딘에서 책을 더 사야 하니까요.ㅋㅋㅋ
집밥 패스권을 계속 사용 중인데, 오늘까지 계속 쓰시라고 해주시니 마냥 신이 납니다. 감사합니다^^

그레이스 2023-03-03 08: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기장 이터널 저니 가보고 좋았어요.
기념으로 책 사려고 했다가, 가족들이 말리는 바람에....^^

책읽는나무 2023-03-03 12:11   좋아요 1 | URL
이터널 저니 가셨었군요?
저도 그 곳 다녀왔었어요.
정말 넓고 좋았어요.
밖의 바다 풍경도 예뻤구요^^
전 거기서도 책 두 세 권 사가지고 왔었네요.
옆에서 말리는 걸 못 들은 척 했어요ㅋㅋㅋ
그 곳 참 좋죠?^^

단발머리 2023-03-08 09: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행복한 서울 탐방기 저 이제야 봤어요. 좋은 점도 많지만 애로사항도 많죠. 전 태어나서 쭉 서울에 살아서 부산이든 강릉이든 그 어디든 여행지에요.
광화문 교보는 저의 최애 장소인데 요즘 자주 못 나갔어요. 저 없을 때 다녀가셨군요. 하하하하하하하!!!

책읽는나무 2023-03-08 22:21   좋아요 0 | URL
아침에 차 소리에 놀라면서 잠이 깨어 커텐을 걷었더니 주말 아침인데도 차가 도로에 쫙~~~ 그 때 그 기억이 오래 남네요.
역시 서울은 서울이구나!! 싶었어요.
한적한 곳에 익숙해서인지? 사람들도 많고, 복잡함에 적응이 안되어 어벙벙하다가 내려왔었어요.
지방 사는 사람들에겐 서울이 여행지라 서울 구경가자! 그러곤 올라갔다 오지만, 가서 보면 와~서울에선 어떻게 살까? 싶어요. 그러다가도 구경거리나 각종 정보 전달면에선 서울이 중심이다 보니 그건 또 부럽구요! 죄다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서울 사람들은 또 지방 한적한 곳에 오면 적막해서 무슨 재미로 사나? 그런 마음이 생길 것도 같구요^^
서울 가면 항상 광화문 교보문고를 꼭 들렀던 것 같아요. 제겐 그 곳이 서울의 중심인 것처럼 느껴지고, 그 곳이 서울 사람들이 부러운 이유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우리 집엔 교보문고 디퓨저로 아쉬움을 달래고 있구요.ㅋㅋㅋ
그 날 갔을 때, 이쁜 중년 여성들 많았어요. 서울 알라디너님들 교보 행차하실 때, 그런 모습이시겠구나? 그런 생각 했었습니다. 교보 가실 때, 이쁘게 하고 가세요! 저 같은 사람이 힐끔힐끔 쳐다 볼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