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의 <부활>(문학동네, 2013) 새 번역본이 출간된 것과 맞물려 연극으로도 무대에 오른다. 예술의 전당에서 5월 18일부터 6월 2일까지 공연되는 고선웅 연출의 <부활>이다. 소개기사를 옮겨놓으면서 겸사겸사 번역된 <부활> 리스트도 만들어놓는다. 개인적으론 톨스토이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는 터여서 연극도 관람해볼 참이다.   

 

 

'푸르른 날에' '늙어가는 기술' '리어 외전' 등 재기발랄한 연극 어법을 선보인 연극연출가 고선웅(45)이 러시아 문호 레프 톨스토이(1828~1910)의 소설 '부활'을 무대로 옮긴다. 고 연출이 예술감독인 경기도립극단과 예술의전당이 합작했다. 18일부터 6월2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2013 예술의전당 토월연극' 시리즈 첫 작품이기도 하다. 이 시리즈는 '보이체크' '갈매기' '벚꽃동산' 등을 무대에 올리며 정통연극의 산실로 평가받고 있다.

'부활'은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와 함께 톨스토이의 3대 걸작으로 손꼽힌다. 1899년 발표 당시 러시아의 불합리한 사회구조를 통렬하게 비판하며 큰 반향을 일으킨 문제작이다. 고 연출은 러시아 관객에게는 익숙한 '부활'의 함축된 극 전개를 한국의 관객은 이해하기 쉽지 않다고 판단, 원작소설을 읽지 않은 관객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극본을 각색했다. 자신의 기존 연출법과 다른 사실주의에 주력하되 미장센은 연극성을 강조하는 방식을 취했다. 귀족과 창녀의 이야기를 통해 정신적 타락과 육체적 타락에서 부활한다는 내용의 이 작품에 대해 "이 시대, 가진 자들의 역할과 의무를 생각하게 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주인공 '네흘류도프 공작'은 뮤지컬 배우 서범석, 순진한 처녀에서 매춘부로 마침내 살인범으로 전락하는 '카주샤 마슬로바'는 예지원이 맡았다. 원작에 묘사된 103명의 배역은 이승철, 류동철 등 경기도립극단 배우 19명을 포함해 총 26명이 연기한다. 폴란드의 디자이너 알렉산드라 바실리코프스카, 작곡가 미하엘 슈타우다허, 안무가 박호빈 등 내로라하는 스태프들이 힘을 보탠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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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1 (무선)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백승무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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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2 (무선)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백승무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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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부활 - 상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대우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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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 하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대우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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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운 책 2013>(부키, 2013)이 출간됐다. 재작년부터 해마다 '지난해 우리가 놓친 명저들'을 다시 건져낸다는 취지로 책이 나오고 있는데('명저'란 말이 좀 과하긴 하다. '좋은 책' 정도라고 새기는 게 맞겠다), 첫 권은 <지난 10년, 놓쳐서는 안될 아까운 책>(부키, 2011)이었고, 작년에 <아까운 책 2012>(부키, 2012), 그리고 올해는 <아까운 책 2013>이다. 이젠 '시리즈'의 모양새가 좀 갖춰진 셈이다.

 

 

올해는 탐서가 47인과 편집자 42인이 작년에 나온 책들 가운데 놓치기 아까운 책을 꼽아 재조명했다. 개인적으로는 3년간 원고 청탁을 받아놓고서(응낙하고서) 세 차례 모두 기한을 못 지킨(요컨대 펑크를 낸) 까닭에 '내가 놓친 원고들'도 떠올리게 한다. 기억엔 아래의 책들에 대한 글을 쓰겠다고 해놓고 여러 가지 이유로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여러 가지 이유를 한 마디로 줄이면 예상보다 견적이 많이 나와서다). 내년에도 기회가 닿을지는 모르겠지만, 필히 적당한 규모의 책을 골라야겠다고 미리 마음 먹는다.

 

 

그건 그렇고 <아까운 책> 시리즈의 용도는 무엇인가. 당연히 '패자부활전'이다. 베스트셀러가 되는 데는 실패했지만 그럼에도 그냥 잊어먹고 지나치기엔 아까운 책들을 다시 손에 들거나 최소한 책장에 꽂아놓는 것.

 

 

 

목록을 일람하다가 구입한 책이 전리군의 <모택동 시대와 포스트 모택동 시대 1949-2009>(한울, 2012)다. 전리군 혹은 첸리췬의 책은 작년에 <내 정신의 자서전>(글항아리, 2012)와 <망각을 거부하라>(그린비, 2012)까지 출간된 건 알았는데(그래서 구했는데), <모택동 시대와 포스트 모택동 시대>는 모르고 지나쳤던 책이다. 중국 현대사에 대한 관심 때문에 부랴부랴 거금을 주고 구입해놓았다.

 

 

 

이 책을 추천한 장석준 진보신당 부대표는 '함께 읽으면 좋은 책'으로 모리스 마이스너의 <마오의 중국과 그 이후>(이산, 2004)와 쉬지린의 <왜 다시 계몽이 필요한가>(글항아리, 2013)를 꼽았는데, 완독하진 않았지만 읽던 책들이어서 반갑다. 나름 '컬렉션'을 갖춘 셈이니까.

 

 

 

<아까운 책 2013>에는 '편집자가 뽑은 우리 출판사 아까운 책'도 말미에 실렸는데, 동양서 가운데는 사토 잇사이의 <언지록>(알렙, 2012)도 눈에 띈다. 일본의 대유학자 사토 잇사이의 문구 1133조항을 묶은 책. 최근에 <불혹의 문장들>(알렙, 2013)이라고 초역본이 나왔다(사실 <언지록>이란 타이틀보다는 <불혹의 문장들>이 훨씬 가깝게 와 닿는다). 그리고 유지기의 <사통>(역사비평사, 2012). 1500년 전에 쓴 '역사란 무엇인가'라고 하면 구미가 당기지만 사실 10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의 책인지라 엄두를 내기 어려웠다. 놓치긴 아깝지만 구입하기엔 부답스럽다고 할까. 여하튼 <아까운 책>의 용도가 패자부활전인 만큼 한번 더 '오디션'의 기회를 주어본다. 한 번 놓친 건 실수일 수 있지만 두 번 놓치면 실력이다...

 

13. 0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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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저자를 골라놓는다. 압도적인 저자는 신작 <어제까지의 세계>(김영사, 2013)가 나온 재레드 다이아몬드이지만, 이미 언급한지라 좀 덜 알려진 저자들을 골랐다. 정확하게는 '덜 읽히는' 저자들이다.

 

 

 

먼저 여성으로선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1909년) 스웨덴의 국민작가 셀마 라겔뢰프(라게를뢰프)(1858-1940). 그녀의 장편소설 <예스타 베를링 이야기>(다산책방, 2013)가 이번에 출간됐다. <닐스의 이상한 모험>(<닐스의 신기한 모험>)의 저자로만 알려져 있지만 정작 작가가 10여 년간 심혈을 기울여 쓴 작품이 <예스타 베를링 이야기>(1891)라고(작가의 데뷔작이다!). <닐스의 모험>은 스웨덴 교육계의 부탁을 받아서 초등학교 지리 수업 부교재용으로 쓴 것이라 한다(라겔뢰프는 원래 초등학교 교사였다).  

 

 

<예스타 베를링 이야기>는 1924년에 무성영화로 만들어졌는데, 그레타 가르보가 주연을 맡기도 했다. 채 스무 살이 되기 전 가르보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영화다. 당시 주류를 이루었던 사실주의 사조에 대항하는 신낭만주의의 대표적 작품이라는 <예스타 베를링 이야기>는 이런 식으로 전개된다.   

이야기는 1820년대 황량한 스웨덴의 시골을 배경으로 벌어진다. 목사 예스타 베를링은 눈부시게 잘생기고 총명한 청년이지만, 외딴 시골에 발령받은 후 술독에 빠져 직무를 등한하다가 파면당한다. 걸인이 되어 죽음에 이른 이 풍운아를 교구의 세력가인 에케뷔 소령 부인이 구해내 자신의 장원으로 데려간다. 에케뷔 소령 부인은 본래 아름답고 선량한 여자였으나, 부모의 강요로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 결혼한 후 모진 심성으로 줄곧 살아왔다. 예스타 베를링이 그녀의 휘하에서 장원의 기사로 살아가던 어느 겨울 크리스마스, 그와 동료 기사들이 잔치를 벌일 때 악마가 나타나 일러주기를, 소령 부인이 해마다 기사 한 사람의 영혼을 악마에게 넘겨주기로 계약을 했다고 밝힌다...

파우스트 전설을 바로 떠올리게 하는데, 주인공 예스타 베를링은 '파우스트의 운명'과 '돈 후안의 로맨스', "아서 왕의 모험'을 합쳐놓은 듯한 인물이라고. 여하튼 여러 모로 호기심을 갖게 하는 작품이 국내에 초역됐다.

 

 

 

두번째는 루마니아 출신의 프랑스 철학자이자 에세이스트 에밀 시오랑(1911-1995). 그의 잠언집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챕터하우스, 2013)가 출간됐다. 부제는 '폐허의 철학자 에밀 시오랑의 절망의 팡세'. 짐작엔 절판됐던 <절망의 맨끝에서>(에디터, 1994; 강, 1997)가 다시 나온 게 아닌가 싶다. 시오랑의 책은 여럿 더 나왔었지만 현재는 <독설의 팡세>(문학동네, 2004)만이 절판을 면한 상태다.

 

 

개인적으로는 여러 차례 다룬 바 있는 저자라 군말을 덧붙이지는 않는다(시오랑 이야기는 <로쟈의 인문학 서재>에서 읽을 수 있다). 오랜만에 읽게 되는 책은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 같다. 곧 시오랑과도 만나서 그간의 이야기를 전해듣고 싶다.

 

 

 

끝으로 영국의 작가이자 '논픽션 스페셜리스트' 제프 다이어. 사진 에세이 <지속의 순간들>(사흘, 2013)로 처음 소개된 그의 재즈 에세이 <그러나 아름다운>(사흘, 2013)이 출간됐다. 나름 '존 다이어의 모든 책'이라고 점 찍어놓은 터라 원서도 바로 주문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존 버거와 롤랑 바르트의 독자는 제프 다이어의 독자이기도 하다. 당신이 존 버거나 롤랑 바르트를 흥미롭게 읽었다면(혹은 아끼며 읽는다면) 제프 다이어 또한 당신의 친구라는 얘기다. 뉴욕타임스는 <그리고 아름다운>에 대해 "아름답고, 독창적이며, 유려한 책"이라고 평했다. 물론 그런 책이 자주 나오는 건 아니다. 

 

 

영국 가디언지에 소개된 제프 다이어의 서재인데, 지식인의 서재라기보다는 아티스트의 서재 분위기다. 흠, 나도 언젠가는 '아름답고, 독창적이며, 유려한 책'에 도전해봐야겠다. 서재를 먼저 바꿔야 할까...

 

13. 0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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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달 책&(418호)에 실은 '로쟈의 주제별 도서소개'를 옮겨놓는다. 주제는 '클래식 이야기'다. 클래식에는 문외한인 편에 속하지만, 클래식 전문가나 애호가들의 책은 그것대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그들이 전해주는 클래식 감상법은 간명한데, 반복해서 들으라는 것이다... 

 

 

 

책&(13년 5월호) 음악이 흐르는 책

 

5월은 가정의 달이면서 ‘계절의 여왕’이기도 하다. 싱그러운 계절을 만끽하며 읽을 수 있는 책은 어떤 것이 있을까 생각해보다가 클래식 음악에 관한 책을 몇 권 골랐다. 전문가 수준의 클래식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음악의 감동은 누구에게나 손을 내민다. 하지만 막상 그 손을 맞잡고 환희에 도달할 기회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 않다.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5월에는 클래식과의 속 깊은 데이트를 주선해주는 책들을 통해서 음악과의 만남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보아도 좋겠다.


클래식의 문외한이라도 거리낌 없이 손에 들 만한 책은 조윤범의 <나는 왜 감동하는가>(문학동네, 2013)이다. 현악사중주단의 리더이면서 칼럼니스트이고 음악FM방송의 DJ이기도 한 저자가 클래식 안과 밖의 여러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전해준다. 책으로도 묶인 <조윤범의 파워클래식1,2> 강의로 유명한 그는 음악의 감동이 자연스러운 것도, 쉽게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말한다. 감동은 이해와 공감, 그리고 표현이라는 과정을 거쳐야지 도달할 수 있다. 우리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예술가들은 주변에 많이 있다. 지금 당장에라도 음반을 감상하거나 연주 동영상을 관람할 수 있으니까. 다만 그보다 먼저 필요한 것이 이해와 공감이고, 또한 이를 표현하려는 노력이다.


저자는 어린 시절, 방안에다 여러 개의 실을 빨랫줄처럼 매달고 악기 이름을 적은 메모지를 실에 붙여서 자기만의 오케스트라를 만들어놓았다고 한다. 레코드판으로 듣더라도 마치 음악회 현장에 있는 것처럼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오보에와 플룻이 나오면 가운데를 쳐다봤고, 바이올린이 나오면 왼쪽 앞을, 첼로가 나오면 오른쪽 앞을 쳐다봤다.” 물론 그렇게 듣는 것이 습관이 되자 그는 눈을 감고 들어도 악기들의 위치를 상상할 수 있었다. 어떤 악기가 어떤 소리를 내며 지금 그 소리들이 어떻게 어우러지고 있는가를 느끼는 것은 그런 반복적인 청음의 결과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사랑하게 된다는 점에서 클래식도 예외는 아니다.


대중과 가장 친숙한 지휘자이자 음악 해설가인 금난새의 <금난새의 교향곡 여행>(아트북스, 2012)은 한국인에게 클래식의 대명사로 통하는 ‘불멸의 교향곡’ 11작품에 대한 해설서이다. ‘교향곡이란 무엇인가’란 친절한 소개에서부터 하이든의 교향곡 ‘고별’을 거쳐 말러의 교향곡 1번과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5번에 대한 해설까지를 포함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교향곡에는 “작곡가의 음악적 정서뿐만 아니라 시대정신과 사상, 감정, 나아가 문학적인 내용 등 모든 세계관이 담겨” 있다. 교향곡이 ‘소리로 빚은 위대한 문화유산’인 것은 그 때문이다. 저자는 그 교향곡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하는 친절하면서 미더운 가이드를 자임한다. 


연주자나 지휘자가 아니라고 해서, 곧 음악을 전공하지 않았다고 해서 클래식 애호가의 자격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학시절부터 클래식 음반을 쫓아다니다 결국 일간지의 음악담당 기자가 된 문학수의 <아다지오 소스테누토>(돌베개, 2013)에는 클래식에 대한 저자의 열정과 조예가 여실히 담겨 있다. 그는 어떻게 해야 클래식과 친해질 수 있는가란 물음에 답하여, “이 곡 저 곡 많이 들으려고 하지 말고, 같은 곡을 자꾸 반복해 들으세요.”라고 조언한다. 반복적으로 들음으로써 곡의 흐름에 익숙해지고, 음의 전체 구조가 머릿속에 들어올 때 비로소 우리는 그 음악이 주는 감흥에 본격적으로 입문하게 된다.


물론 바쁜 일상에서 꽤 긴 시간의 클래식을 반복해서 듣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시간을 바치지 않는다면 음악은 결코 당신에게 다가오지 않는다”는 게 저자의 믿음이다. 뒤집어서 말하면, 저자의 ‘클래식 읽기’에는 빈번한 술자리를 잊고 드라마 시청과 주말 등산을 포기하면서 음악에 바친 그의 시간이 집약돼 있다. 음악의 감동이 그런 ‘희생’을 보상해주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젊은 시절 그를 음악의 길로 이끈 대표적인 작품이 ‘혁명’이란 제목이 붙은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5번이라는 점이다. 금난새 역시 특별한 애정을 고백하면서 “가끔 쇼스타코비치가 저를 위해 작품을 썼다고 착각할 때가 있습니다”라고 언급한다. 클래식 애호가들의 이런 감상을 비교해보는 것도 클래식 연주를 비교해서 듣는 것만큼 재미있다. 

 

 


한편 아무리 감동을 들먹여도 진지한 클래식 애호가가 되는 일이 부담스런 독자도 있을 법하다. 부담스럽지 않게 클래식을 살짝 비껴가고자 한다면 애초에 장일범, 정준호 등 클래식 멘토 7인이 쓴 <호모 클라시쿠스>(생각정원, 2012)를 읽고 방향을 틀어도 좋겠다. 클래식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거꾸로 빠져나오는 출구이기도 할 테니까. 7명의 사례를 읽다가 클래식 애호가의 기질을 자기 안에서 발견한다면 하는 수 없다. 류준하의 <내 삶의 변주곡 클래식>(현암사, 2012)으로 넘어가는 수밖에. ‘음악의 기쁨을 아는 젊은 클래식 애호가를 위한’ 책이다. 반면에 클래식이 아니어도 좋다고 생각된다면 이민희의 <왜 그 이야기는 음악이 되었을까>(팜파스, 2013)도 적당하다. 스물 네 곡의 음악이야기를 늦은 밤 라디오방송에서처럼 편안하게 들려준다. 헨델과 모차르트의 곡 이야기와 함께 자우림과 이상은의 노래 이야기도 담겨 있다.

 

13. 0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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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책'을 골라놓는다. 타이틀북은 아론 제임스의 <그들은 왜 뻔뻔한가>(추수밭, 2013)로 정했다. 한 주 묵은 책이긴 한데(이번주 한겨레21에 리뷰기사가 떴다), 원제의 'Assholes'이 이번주에 끝도 없이 뉴스기사에서 튀어나오는 바람에 새삼 관심을 안 가질 수 없게 됐다(한겨레21의 리뷰에 따르면 미국판 '그들'은 우리보다 강도가 약하다고 한다. 그들은 진정한 '진상'을 못 겪어본 것). 말하자면 절묘한 타이밍에 출간된 책이다('Assholes'을 번역본은 '골칫덩이'라고 옮겼고, 리뷰를 쓴 기자는 '개자식'이라고 옮겼다). '그들'에 관한 '이론'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는 게 특징.   

 

 

두번째 책은 고경태의 <대한국민 현대사>(푸른숲, 2013). '국민으로 살아낸 국민의 역사'가 부제다. 좀 특이한 역사책인데, "아버지가 남긴 34년간의 신문 스크랩을 재료로 아들인 저자가 뼈대를 세우고 살을 붙여 내놓은 <대한국민 현대사>는 권세 잡은 이들만의 역사를 좇는 일반적인 역사서와는 전혀 다른 특별함이 깃들어 있다. 위세 등등하던 그들과 함께 그 시절을 살아낸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받아들인 일상에 관한 역사책이다." 요즘은 신문 스크랩이 드물어졌지만, 한때는 나도 몇 권의 스크랩북을 가지고 있었다. 몇 번 이사하면서 다 폐기한 듯한데, 34년간이나 보존된 스크랩을 재료로 했다니까 그 지속적인 열정이 감탄을 자아낸다.

 

 

세번째 책은 제프리 잉햄의 <자본주의 특강>(삼천리, 2013)이다. 저자만큼, 아니 그 이상 무게가 실리는 건 역자인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소장이다. 잉햄의 책으론 <돈의 본성>(삼천리, 2011)에 이어서 나온 것인데 전작 역시 홍기빈 소장의 번역이다. '자본주의'에 대한 요긴한 가이드북인 듯싶다.

 

 

네번째 책은 죠슈아 퍼퍼와 스티븐 시나의 <닥터 프랑켄슈타인>(텍스트, 2013). "의사 역시 평범한 인간일 뿐, 신이 아니다. 선한 자질과 성격적 결함을 동시에 지니고 있기에 사람을 살려야 할 의사가 사람을 죽이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사람을 치유하던 의사가 연쇄살인범, 독재자, 테러리스트, 사디스트로 변해버린 수없이 많은 사례를 만날 것"이라고 소개된다. 원제는 <의사가 사람을 죽일 때>이다(번역본의 제목은 오해의 소지도 있다.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의 창조자'이지 살인자는 아니기 때문이다). 끝으로 다섯번째 책은 '우리시대의 명강의' 시리즈의 셋째 권으로 나온 안대회 교수의 <궁극의 시학>(문학동네, 2013)이다. "중국 시학 가운데 난해하면서도 대중적이며, 아직까지도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시품>을 대상으로 회화와 서예, 인장, 그리고 인생의 문제까지 연결시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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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뻔뻔한가- 부도덕한 특권 의식과 독선으로 우리를 욱하게 하는 사람들
아론 제임스 지음, 박인균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3년 4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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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대한국民 현대사- 국민으로 살아낸 국민의 역사
고경태 지음 / 푸른숲 / 2013년 5월
20,000원 → 18,000원(10%할인) / 마일리지 1,0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6월 3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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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특강
제프리 잉햄 지음, 홍기빈 옮김 / 삼천리 / 2013년 5월
23,000원 → 20,700원(10%할인) / 마일리지 1,1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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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닥터 프랑켄슈타인
조슈아 퍼퍼 & 스티븐 시나 지음, 신예경 옮김 / 텍스트 / 2013년 5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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