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군이 이미 교과서를 통해서 알고 있는 것이지만, 이것 역시 입학 시험과는 상관 없는 이야기니까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 주기 바란다.  면에는 안과 겉이 있다.  예를 들자.  종이는 앞뒤 양면을 갖고 지구는 내부와 외부를 갖는다.  평면인 종이를 길쭉한 직사각형으로 오려서 그 양끝을 맞불이면 역시 안과 겉 양면이 있게 된다.   그런데 이것을 한 번 꼬아 양끝을 붙이면 안과 겉을 구별할 수 없는, 즉 한쪽 면만 갖는 곡면이 된다.   이것이 제군이 교과서를 통해서 잘 알고 있는 뫼비우스의 띠이다.  여기서 안과 겉을 구별할 수 없는 곡면을 생각해 보자.  

- [뫼비우스의 띠] 중에서,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 수록, 조세희 -

   

 

  두 명의 나폴레옹  

 

 

 

 

 

  

    

 

 

1804년 7월 국민 투표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프랑스의 황제가 된 나폴레옹(1769~1821)은 같은 해 12월 2일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성대한 대관식을 거행했다.  나폴레옹은 이 역사적인 행사를 기록하여 후대에 남기고 싶었는지 자신의 밑에서 전속 화가로 활동하고 있었던 자크 루이 다비드(1748~1825)에게 맡겼다.  

자크 루이 다비드는 프랑스 혁명이 발발할 때 자코뱅 당원 소속으로서 혁명에 가담하였으나 당시 자코뱅당의 지도자인 로베스피에르(1758~1794)가 처형당하여 권력이 몰락당하자 투옥 생활을 하기도 하였다.  급직적인 혁명파들이 하나씩 숙청당하는 피바람 속에서도 다비드는 기사회생하였다.  제1통령 시절이었던 나폴레옹에게 종용되어 전속 미술 감독으로 활동하기 시작하면서 다비드의 인생은  커다란 반전을 겪게 되었다.   언제 죽음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르는 자코뱅파의 화가였다가 이제는 프랑스 전 지역을 다스리는 절대왕권의 권력자에게 총애를 받는 '왕의 화가' 가 되었던 것이다.   나폴레옹이 황제로서 절대권력을 누렸듯이 다비드 역시 미술계 최대의 권력자가 되어 프랑스 화단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였다.  

 

 

자크 루이 다비드 <나폴레옹의 대관식>  1807년 

  

나폴레옹은 다시 다비드에게 그의 승리의 행진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1804년 12월의 노트르담 대관식을 그려달라고 요청했다.   이것은 화려함이 극치에 이른 행사였다.  프랑스의 내로라하는 인물은 모두 이 성당에 모였다.   교황 피우스 7세도 참석했고, 유럽 대부분의 나라에서 대표를 보냈으며, 장-프랑수아 르쥐외르는 특별히 음악을 작곡했다.  교황은 나폴레옹을 축복하여 고요한 성당 안에서 "황제 만세" 를 외쳤다.   다비드는 이 장면을 <조세핀의 성사 1807>라는 제목으로 1807년 11월에 완성했으며, 이것을 "나의 탁월한 주군에게" 바쳤다.  나폴레옹은 환호작약하여 '예술에 기여한 공로로' 다비드에게 레지옹 도뇌르 훈위를 수여했다.  그는 다비드의 가슴에서 훈장을 꽂아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 당신 덕분에 프랑스에 고상한 취향이 되살아 났소. "  

- 알랭 드 보통 <불안> 중에서 -  

  

그러나 다비드는 이 대관식 장면을 한 장의 스냅 사진을 촬영한 것처럼 즉석에서 바로 그려낸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나폴레옹은 그 당시 승리의 도취감이 하늘에 찌를 정도로 위풍당당하였지만 주변 유럽 국가들과 교황은 나폴레옹의 등장에 썩 달갑게 여지기 않았다.    다비드가 그린 나폴레옹의 대관식 장면은 막강한 권력을 가진 영웅, 단 한 사람을 위한 성대한 잔치에 불과했다.  

 

 <나폴레옹의 대관식> 일부  

   
 

중앙에 특별히 마련된 좌석에 앉아 있는 귀부인이 나폴레옹의 어머니이다. 

그러나 그녀는 실제로는 대관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왕관을 씌우려고 하는 나폴레옹의 뒤에 앉아 있는 사람은  

당시 로마 교황 피우스 7세(1742~1823)이다.   

 
   

 

프랑스의 '영웅' 이자 '절대권력자' 는 장엄한 대관식을 생생하게 묘사하기 위해서 다비드에게 특별한 요구를 하게 되는데 실제로 대관식에 참석하지 않는 자신의 어머니를 중앙에 그려넣으라고 하였고 자신보다 연상인 황후 조세핀을 우아하고 젋은 '영웅' 의 아내로 미화하여 묘사할 것을 주문하였다.  

그리고 다비드가 그린 대관식 장면 속에 압권은 나폴레옹의 모습이다.  황제를 상징하는 왕관을 쓴 나폴레옹이 부인 조세핀에게 직접 왕관을 씌워주고 있다.  양손에 왕관을 쥔 나폴레옹의 모습에는 황제로서의 위엄이 묻어나 있다.   

나폴레옹 뒤에 앉아 있는 사람은 당시 로마 교황이었던 피우스 7세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기존의 대관식 장면을 그린 그림들은 교황이 직접 황제가 될 사람에게 왕권을 수여하는 장면이 그려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다비드의 그림에는 교황은 그저 황제 뒤에 앉아 있을 뿐이다.  

피우스 7세는 프랑스 혁명 이후로 프랑스와 적대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는데 나폴레옹과의 종교협약을 맺음으로써 프랑스에 로마 가톨릭교를 부활시키는 동시에 화해를 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종교협약은 유럽 왕권에 대한 교황의 지위가 한 단계 격하되는 계기가 되었다.  나폴레옹의 등장은 곧 왕권이 교황의 지배권으로부터 독립되었다는 것을 증명해준 사건이었다.   그림 속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교황은 나폴레옹의 원맨쇼를 앉아서 지켜볼 수 밖에 없는 대관식을 참관만 하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되어 있다.    그리고 대관식이 치뤄진 뒤 2년 뒤에 나폴레옹은 교황의 교회령에 대한 세속적 지배권을 제한하는 정책을 취하여 교회령의 병합을 선언, 교황 피우스 7세를 체포함으로써 오랫동안 유럽 왕권을 군림하였던 교황권의 지위를 굴복시키는데 성공하고 만다.  

 

<프랑스 초대 황제 나폴레옹의 대관식 행렬> 제임스 길레이, 1805년  

  

실세를 잡은 나폴레옹 황제는 자신의 권력에 대해 비판을 가하는 반동적이거나 풍자 신문을 폐간할 것을 명하고 심지어 자신의 외모에 풍자하는 것까지도 허용하지 않았다.  나폴레옹이 왕권을 잡고 있었던 시기에 다비드를 비롯한 화가들은 그를 신격화하는 그림들을 탄생시켰다.    

하지만 나폴레옹의 힘이 미치지 않는 유럽에서는 프랑스의 젋은 영웅을 마음껏 조롱하고 풍자할 수 있었다.   영국의 풍자화가 제임스 길레이(1756~1815)는 다비드가 대관식 장면을 제작하고 있었던 무렵에 마찬가지로 똑같은 주제의 장면을 그렸는데 다비드의 그림과는 다르게 대관식 장면을 희화화하였다.   길레이는 단순히 영웅인마냥 자아도취에 빠진 황제만 비난한 것이 아니라 속으로는 불만에 가득차 있으면서도 나폴레옹의 등장에 환호를 하는 당시 유럽 국가와 교황의 이중적인 태도까지도 조롱하였다.   

 

제임스 길레이는 추종자, 아첨꾼, 죄수를 이끌고 점잔빼며 걸어가는 황제의 모습을 그렸다.  황제는 잔뜩 부풀어 올라 우쭐거리고 있다.  교황 피우스 7세도 등장하지만 다비드의 그림에서와는 달리 길레이의 교황은 가운 밑에 성가대의 소년을 감추고 있는데, 이 소년은 가면을 벗고 악마의 얼굴을 드러낸다.    (중략)   행렬을 나폴레옹이 정복한 프로이센, 스페인, 네덜란드의 대표들이 이끌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자발적으로 그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이들 뒤에는 족쇄를 찬 병사들의 행렬이 따라온다.   따라서 나폴레옹은 백성이 자발적으로 권력을 내준 황제가 아닌 것이다.    

- 알랭 드 보통 <불안> 중에서 -  

 

길레이의 풍자화가 유럽 곳곳에 유행하기 시작하자 나폴레옹은 자신의 희화화한 그림을 프랑스로 반입하는 자를 재판없이 수감하도록 강력한 지시를 내렸다.   영국 출신의 풍자화가가 그린 단 한 점의 그림 때문에 나폴레옹은 얼마나 심기가 불편했던 것일까?    그는 또 영국을 침공하여 정복하게 된다면 반드시 제임스 길레이를 찾아내겠다고 엄포를 할 정도였다.  

 

 

  거짓말같이 오고 만 해방

     

 

 

 

 

 

 

 

  

1939년 독일의 폴란드 침공으로 시작된 제2차 세계대전이 1943년 들어 연합국의 우세가 확실해짐에 따라 연합국측은 전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1943년 카이로 회담을 열었으며, 한국에 대해서는 적당한 시기에 독립시킬 것을 결의하였다. 1945년 2월 얄타 회담에서는 신탁 통치가 거론되었으며, 1945년 7월 포츠담 선언에서는 카이로 선언이 재확인되었다. 1945년 8월 6일 일본의 나가사키,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되고, 8월 9일 얄타 협정에 따라 러시아가 대일선전포고를 한데 이어 38선 전역을 점령하였다. 러시아의 남하를 우려한 미국이 38선 분할안을 제기하였으며, 8월 15일 일본은 무조건 항복하였다.   

1945년 8월 15일,  미국의 뉴욕 타임즈의 1면 헤드라인에는 '일본 항복, 전쟁 끝!' 이라고 간결하게 알림으로써 연합군의 승리를 선포하였다.  그리고 기사에는 '1943년 12월 카이로 선언에서 "위험과 욕심으로부터 지배당했던" 영토들도 해방될 것이다. 한국의 독립 또한 약속되었다. ' 라고 게재함으로써 한국의 독립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하였다.     

재미교포단체들이 발간하는 항일 민족 기관지 신한민보에는 미국의 대통령 트루먼, 영국의 수상 윈스턴 처칠, 중국의 주석 장제스 그리고 소련의 서기장 스탈린이 보낸 한국의 독립에 대한 축전까지 게재되었다.   

  " 한국은 당신들의 승리를 얻었고 한국의 자유가 속히 올 것을 위하여 축하합니다. " 

 

하지만 광복의 기쁨을 먼저 만끽해야할 한반도에서는 외세 언론 속의 반응과는 다르게 분위기가 달랐다.   그리고 그 날의 1면 역시 상반되는 내용이었다.  

조선총독수 소속 기관지인 매일신보경성일보는 일본의 항복에 대한 소식을 전파하기보다는 여전히 천황제를 존속할 것을 알리는 내용들을 게재하였다.    그리고 일본의 무조건 항복을 공식적으로 한반도에 알리게 된 것은 경성중앙방송국의 라디오 중계를 통해 히로히토 천황의 항복 선언 방송을 통해 뒤늦게 알 수 있었다.  

히로히토는 "항복" 이란 말은 쓰지 않았지만, "짐은 제국 정부로 하여금 미. 영. 소. 중 4국에 대하여 그 공동선언을 수락할 뜻을 통고케 하였다. " 는 말이 곧 항복 선언이었다.  

- 강준만 <한국 현대사 산책 1940년대편 1> 중에서 - 

 

엄명하게 말하자면 일본의 항복 선언은 곧 조선의 독립을 알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라디오 방송을 청취한 조선인들은 해방의 감격을 길거리에 나와 만끽하였지만 라디오를 소유하지 못했다거나 '항복' 이라는 단어를 표현하지 못한 천황의 항복 선언에 시민들은 여전히 광복이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그리고 매일신보와 경성일보와 같은 친일 언론들은 실제로 벌여진 일제의 몰락 사실을 전 국민들에게  알리려고 하지 않았다.    그래서 2~3일 후에야 해방을 알게 된 지역이 많았다.  (강준만, <한국 근현대사 산책 1940년대편 1> pp 30)  

원로 여류 시인 홍윤숙의 표현대로 8월 15일의 해방은 '참으로 거짓말같이 그날은 오고 만 것' 이었다.  (강준만, pp 25)   36년 간 일제의 억압에 시달려야했던 조선인들은 갑자기 찾아온 해방에 반신반의하였다.   그리고 거짓말같이 찾아온 조선의 해방은 또다른 강대국들의 등장으로 인해 광복의 기쁨은 단 하루, 잠시뿐이었다.   이북 38선 전역을 점령한 소련의 남하를 우려한 미국은 38선 분할을 제기하였고 남한에 미 군정이, 북한에는 소련이 점령하였다.  광복을 맞이하였으나  조선인들로 이루어진 자주적 정부 수립은 끝내 이루어지지 못했으며 미국은 조선의 자주성 존재마저도 인정해주지 않았다.    그리고 광복을 맞은지 66년이 지난 지금도 일본의 극우파들은 조선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뫼비우스의 띠로 이루어진 세상을 살기 위해서는   

 

 

'안과 겉' 구분이 없는 뫼비우스의 띠 

 

조세희의 연작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 수록된 첫번째 단편 '뫼비우스의 띠' 에서 수학 교사는 뫼비우스의 띠라는 수학적 개념을 학생들에게 알림으로써 안쪽과 바깥쪽이 구별되지 않은 이 요상한 형체와 같이 우리가 진실이라 여기는 뜻이 그렇지 않을 때가 있음을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앞에서 소개한 역사적 사실뿐만 아니라 지금도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는 흑백 논리,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채 왜곡된 사고와 사회적 시선들이 존재하고 있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세상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안과 겉으로 구분을 할 수 없듯이 하나의 사건만을 가지고 무조건 옳다,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은 도리어 왜곡되고 고집된 생각을 형성할 수 있는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잘못된 방식이다.  

다양한 이면으로 이루어진 복잡한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물과 현상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려야 하며 올바른 판단력과 비판적 태도를 통해 현상을 바로 인식할 줄 알아야 한다.    

영국의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아는 것이 힘이다' 라는 유명한 명언을 남겼다. 그러나 인간이 '이성' 을 가짐으로써 다양한 학문을 안다고 해서 그 경험만으로도 세상을 완벽하게 이해한다고 볼 수 있을까?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사물과 현상 속에서 숨겨진 그 내면의 진실을 왜곡하지 않은채 뚜렷하게 볼 수 있다는 것.   이제는 '아는 것' 이 힘이 아니라 '진실을 왜곡하지 않은채 제대로 볼 수 있는 것' 이야말로 복잡다단한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오늘날의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가장 요구되는 진정한 힘인 것이다.   

'뫼비우스의 띠' 에서 교사가 수업을 마무리하는 장면을 끝으로 이 글 역시 마무리하고자 한다.

 

" 끝으로 내부와 외부가 따로 없는 입체는 없는지 생각해 보자. 내부와 외부를 경계지을 수 없는 입체, 즉 뫼비우스의 입체를 상상해 보라.  우주는 무한하고 끝이 없이 내부와 외부를 구분할 수 없을 것 같다.   간단한 뫼비우스의 띠에 많은 진리가 숨어 있는 것이다.   (중략)   차차 알게 되겠지만 인간의 지식은 터무니없이 간사한 역할을 맡을 때가 많다.   제군은 이제 대학에 가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제군은 결코 제군의 지식이 제군이 입을 이익에 맞추어 쓰이는 일이 없도록 하라. " 

 

  

 

* 관련 동영상  

EBS e지식채널 <두 개의 시선> (다비드와 길레이의 그림) 

                    <그날의 기록> (8.15 광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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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거핀 2011-09-10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아주 유익합니다. 아무튼 우리는 지금 뫼비우스의 띠 어딘가에의 바깥, 혹은 안쪽에서 반대편을 못 보고 있겠지요?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그 띠를 걷다보면 지금 반대쪽에 있는 것을 언젠가는 볼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살아야 되는 거겠지요.^^

cyrus님 그간 여러 좋은 글 읽게 해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추석맞아 전합니다. 추석 잘 보내세요.^^

cyrus 2011-09-10 18:19   좋아요 0 | URL
<한국정부론>이라는 수업 첫 시간에 보여준 동영상에 대해서 그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봤습니다. 그 수업은 매주 수업내용을 피드백해서 정리해서
교수님 홈페이지에 올려야하거든요. 동영상을 보면서 하나의 현상을
한쪽면만 봐서는 안 된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추석 인사 댓글을 읽으면서 맥퍼님의 서재를 들리지 않은게 오히려
맥거핀님께 송구스러운 마음이 드네요, 영화는 제가 관심 있는거만 보는
편이라 맥거핀님 서재에 댓글을 남지지 못한 것도 있었습니다. ^^:;

맥거핀님도 추석 잘 보내세요 ^^

노이에자이트 2011-09-10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차세계대전은 1939년 9월에 독일이 폴란드를 공격한 날을 시작으로 잡습니다.1941년 12월 일본이 진주만을 기습한 전쟁은 태평양전쟁이라고 하지요.단,통칭 2차세계대전은 태평양전쟁을 포함하여 말합니다.독일이 1945년 5월 항복하지만 일본은 8월에 항복하기 때문에 이 날을 2차대전이 끝났다고 하지요.물론 그날을 태평양 전쟁이 끝났다고도 합니다.

cyrus 2011-09-10 18:21   좋아요 0 | URL
사실 저는 2차세계대전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발발하고 진행되었는지 몰랐어요.
그저 영화에서 소개된 유명한 전쟁 이외에는 모르는게 많아요.
댓글이나마 노자님께서 이와 관련된 내용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노자님도 추석 잘 보내세요 ^^

2011-09-10 13: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0 18: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cene #1  버스 통학의 어려움

이번 주는 개강 수업이 많다.  수업 첫 날에는 수업 소개를 하는 OT를 하는 편이라 학교 갈 때 가방이나 책을 준비할 필요가 없다.  교수님들마다 성향이 다르겠지만 의외로 첫날부터 수업 진도를 나가시는 교수님은 꼭 한 명씩 있다.   지금까지 몇 몇 첫 수업을 들으면서 다행히 첫 수업에도 열정적인(?) 교수님은 없었다.    

개강한지도 얼마 안 되었고 수강변경 기간도 아직 남아 있는 상황이라 요즘에는 거의 빈 손인 채 즐기는 마음으로(?) 학교를 간다.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열공 모드에 돌입해도 충분하니까. 

학교를 가기 위해서는 버스를 타고 다니는데 집에서 출발하교 학교에 도착하는데만 1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위치상 학교가 거리가 먼 편이다.   그래서 버스 타고 타니는 것만 해도 고역이다.   운이 없으면 만원버스를 탈 수도 있고 그렇다고 손님이 없다고해서 좋은 점도 없다.  혼자서 버스를 타는데 1시간 내내 앉아 있으면 너무나 지루하고 졸립다.   전날에 일찍 잠을 잔다고해도 버스에 앉기만하면 서서히 눈꺼풀이 무거워진다.  버스를 타다보면 꾸벅꾸뻑 졸 때도 있지만 선잠에 불과하다.    

더구나 버스 안에서 잠을 안 잘려고하는 가장 큰 이유는 꾸벅꾸벌 졸다가 머리가 창문에 부딪히거나 자신도 모르게 벌어진 입술 사이에 침이 흘릴 수 있는... 아주 난감한 상황이 연출하게 된다.   버스에 타고 있는 주위 사람들이 제대로 보지 않는다면 괜찮겠지만...

그나마 잠을 깰 수 있는 방법으로는 스마트폰이다.  음악을 듣는다거나 게임을 한다.  하지만 버스 타는 내내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기에는 시간 낭비이며 건강상으로는 좋지 못하다.  스마트폰을 자주 이용하다보면 시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나중에 사용하다보면 목이 뻐근하기 때문이다.      

  

 

 Scene #2  나, 이런 사람이야...

그래서 항상 버스 통학을 하면 가방 안에 읽을 책 한 권은 꼭 가지고 다닌다.  통학 이외에도 수업 마치고 집으로 귀가할 때도 스쿨버스를 타게 되는데 주로 이 시간 때 읽는 편이다.   

요즘에는 무거운 전공교과서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어서 학교를 가게 되면 읽을 책 한 권을 들고 다닌다.  달랑 책 한 권만 들고 학교를 다려보니깐 편하고 좋다.     하지만 버스 안에서 책을 읽는다고 해도 잠이 안 오는 것이 아니다.   정말로 흥미롭고 집중 몰입을 할 수 있는 내용의 책이라면 괜찮은데 대부분 몇 페이지 정도 읽고나면 졸리기 시작하는 편이다.    아무래도 흔들림이 잦은 버스나 지하철, 기차 내에서 책을 읽게 되면 시야 초점이 맞춰질 수 없기 때문에 눈이 피로해진다.  그러니 책을 읽어도 당연히 졸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시력을 떨어지게 만드는 습관이기도 하다.

그래도 버스 타는 내내 멍때리거나 온종일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것보다는 독서가 낫다고 본다.  적은 시간을 통해서도 책 한 권을 통해서 새로운 지식과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으니까.   그리고 비어 있는 시간을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의미로운 행위이기도 하다.    

 

 

 

 

 

 

 

 

그래서 요즘 버스에서 읽고 있는 책이 조세희의 <난쏘공>이다.   이 책을 중학교 3학년 때 구입해서 처음 읽어봤는데 그 이후로는 읽지 않은채 책장에 꽃혀 있다가 8년 만에 드디어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이 책을 오랜만에 펼치게 된 이유는 이번 주 월요일에 '한국정부론' 이라는 수업에 조세희의 <난쏘공>을 소개하는 EBS 'e 지식채널' 동영상을 본 이후로 오랜만에 읽어보고 싶었다.  (조세희의 <난쏘공>에 대한 지식채널 동영상에 대한 감상은 내일 안으로 페이퍼로 작성하겠다)  

그래서 그 수업을 듣고 다음 날인 화요일, 그러니까 어제 <난쏘공>을 한 손에 쥔 채 학교에 갔다.   아무래도 월요일에 있었던 수업에도 소개된 책이라 주위 친구들의 반응을 기대한 의도도 있었다.    

대학에서 만나는 친구들은 만난지 올해만 포함하면 2년이다.  군대 2년을 제외하면 오랫동안 사귄 편은 아닌 것이다.  그렇다보니 내가 독서를 좋아하는 것을 잘 모른다.  중학교, 고등학교 때 만난 꽤 친구들은 오랫동안 친하게 지내다보니 내가 독서를 좋아하는 것까지 취미, 습관을 다 꿰뚫고 있을 정도이다.      

그런데 대학교 친구들은 오히려 나라는 사람을 말 많고 먹는데 엄청 밟히며 특히나 술 좋아하는 과탑이라는 존재로 알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대학교 친구들 앞에서 나의 지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나 스스로 과장한 것도 있지만 우리나라 사회문제를 다룬 소설을 읽는 사회의식이 뚜렷하게 가지고 있는 대학생으로 보이고 싶었다.   

하지만 평소 독서와는 거리가 먼 대학생 친구들에게 괜한 큰 기대감을 가졌다. 정말로 책에 대해서 무관심한건지 아니면 일부러 안 보는 척 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하루동안 만난 친구 10명 중에 아무도 내가 들고 있는 책 한 권에 단 한 명도 관심을 쏟지 않았던 것이다. 

그날따라 오히려 한 손에 달랑 쥐고 있는 <난쏘공>이 더욱 허전하게 느껴졌다. 

 

 

 Scene #3  책을 알리는 나만의 방법   

친구들이 나의 새롭고도 지적인 면을 보지 못한게 아쉽다기 보다는 이런 좋은 책이, 그것도 곧 사회라는 거대한 세상을 알아야 할 대학생들이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 더욱 아쉽게 느껴졌다.  200쇄를 돌파한 우리나라 최대의 문제작이며서도 한 때 대학생들의 필독서로 추천될 정도로 우리나라 사람들이아면 꼭 기억해야할 책인데도 말이다.   대학생들이 그저 힘으로만 밀어붙이는 권력으로 인해 삶의 터전을 빼앗기는 철거민들의 생활에 대해서 안중에 없듯이 <난쏘공>의 내용도 대학생들에게는 자신의 삶과과 거리가 먼 그저 '남 이야기' 에 불과한 것이다.  

나는 어떻게든 <난쏘공>이라는 이 좋은 책의 가치를 딱 한 사람이로도 알려주고 싶었다.  물론 그런 좋은 의도 뒤에는 지적인 면모를 어떻게든 알리고픈 졸속한 마음도 여전히 남아 있었다. ^^;;  

 

그래서 이런 방법을 써봤다.     

 

 1) 평소에 성격이 어른처럼 성숙하고 진지한 면이 있는 마음씨 착한 친구 한 명을 지목한다.  

    꼭 진지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이런 사람이 의외로 책을 읽을 줄 알기 때문이다. 

 

 2) 그 친구가 가방을 들고 다니는지 확인한다.  

 

 3) 가방을 들고 다닌 것을 확인한 후, 내가 지금 책 한 권 들고 다니니가 불편하니 잠시만  

     가방에 넣어줄 것을 부탁해본다.  마음씨 착한 친구는 이런 작은 부탁에도 잘 들어준다.

 

 4) 그러고는 친구에게 책을 건네주면서 살짝 책에 대한 정보를 알려준다.  <난쏘공>이  

     어제 수업에 소개된 책인데,,  교수님이 소개하길래 다시 한 번 읽어보려고  

     한다는 식으로..  그리고 이 책의 내용이 정말 좋다고 찬사의 미사여구를 늘어놓는다.  

 

 5) 책이 친구의 가방에 들어간 것을 확인하고 난 후에는 

    일부러 책을 받으러 가지 않는다. 즉,  모르는 척 하는 것이다.

     그 친구는 나중에 집에 도착하고 난 뒤에서야 가방 안에 맡기고 있었던  

     책을 확인하게 되는데 90%는 이런 경우에도 다음 날에 책을 안 돌려주는 편이다.  

     왜냐하면 책을 돌려주고 싶어도 굳이 학교까지 가는데  

    가방 안에 들고다니기가 은근히 귀찮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자주 만나니깐 나중에 돌려줘도 된다는 식으로 미루게 되는  

    일종의 귀차니즘적 생각을 하게 된다.

 

대충 이런 시나리오(?)를 예상하면서 실행을 하게 되었는데 딱 맞아떨어졌다.  오늘 그 친구가 나에게 책을 가져가지 않은 사실을 알려주었는데 본의 아니게 책을 자기 집에 놔두고 왔다고 하였다.

나는 겉으로 까맣게 잊어버린 척하면서 괜찮다고 대인배 모드로 들어갔다. 그러고는 내가 맡긴 그 책, 좋은 책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시간이 나면 집에서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한다.  그리고 다 읽고나면 천천히 돌려줘도 된다고 말한다.    

그 친구는 <난쏘공>을 읽어보겠다고 대답은 했긴 했는데 그 친구가 정말로 읽었는지 확인할 길은 없다.   대답만 하고 책을 방치해두고 있다가 기간이 좀 지난 뒤에 돌려줄 수도 있기 때뭉이다. 

그래서 농담삼아 그 친구에게 이런 말을 했다.   

 

  

" 천천히 돌려주는 대신에 원고지 200자 이내로 <난쏘공> 독후감 써 와라.  

  독후감 안 써오면 책을 안 읽는걸로 간주할께" 

 

그 친구에게 농담삼아 책 읽어보라고 권했지만 내 마음의 진심이 그 녀석이 통하기를 그저 바랄 뿐이다.   이렇게 해도 안 읽는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만약에 이런 경우에는 절대로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한 페이지조차도 읽어보지도 않으면서 책을 돌려주지 않는 것.   이런 행위는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이다.   정말로 읽어보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독서 행위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을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좋은 의미로 그냥 넘어갈 수는 있다.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지 쭉 지켜봐야할 듯하다.  <난쏘공>이 영영 못 받게 되는 최악의 상황이 안 일어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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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시스 2011-09-08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돌려받기란 돈 돌려받기만큼 힘든 것 같아요. 어쩌다 띄엄띄엄 읽다가 본인 눈에 우연히 띄어 좀 빌려줘, 해서 빌려준 책은 더더욱.ㅋㅋㅋ 사람들이 책은 돌려줘야 한다는 전제를 까먹고 빌려가는 것 같더라구요. 안 빌려주면 괜히 치사한 사람 되고, 빌려주고 나면 못 받고 그래요. 히히. <난쏘공>은 꼭 돌아오길 빌어줄게요.^^

cyrus 2011-09-09 22:09   좋아요 0 | URL
몇 년전에 여자애한테 책 빌려줬는데 못 받은 적이 있었거든요,
그 책이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였어요. 그 때 못 받은 책이
요즘에 나온 표지랑 다른 흰 색 바탕의 구판이였거든요.
그래서 헌책방에서 흰 색 구판을 다시 구했어요 ^^;;

그 친구는 이번 학기동안까지 계속 마주쳐야하기 때문에 학기가 끝날 땎자ㅣ
책을 받을 수 있을거 같습니다. ^^;;

교고쿠도 2011-09-08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오. 저랑 비슷하시네요. 외출할 때는 꼭 어떤 책이든 갖고 나갑니다. 멍때리고 있는걸 싫어하기도 하고, 엉덩이 붙이면 무조건 책!이에요. ^^심지어는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의 책읽기가 집이나 여타 다른 장소에 비해 더욱 집중이 잘 되는듯도 합니다.

저는 얼마전 친구를 만날 때마다 한두권씩 빌려줬던 책들을, 몰아서 택배로 한꺼번에 반납받았습니다. ^^(마치 도서관의 택배대출서비스를 연상케 하는...)

cyrus 2011-09-09 22:11   좋아요 0 | URL
아 근데 저 오늘 학교 가는 버스 타면서 책 읽다가 졸았어요. 웃긴건
너무 졸다가 읽고 있던 책을 바닥에 떨어뜨렸어요, 그 때 얼마나 부끄럽던지,,
^^;; 택배로 받아내시다니,, 그런 방법으로 반납도 가능하는군요 ㅎㅎ

조선인 2011-09-08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전 '난쏘공' 못 돌려받길 기대할게요. =3=3=3

cyrus 2011-09-09 22:11   좋아요 0 | URL
좋은 책을 그 친구가 읽는다면 못 받아도 상관 없어요. ^^

잘잘라 2011-09-08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난쏘공 못돌려받으시길~ 흐흐흐

잘잘라 2011-09-08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고요 저는 '의외로' 수업 첫날 진도 빼시는 교수님이 의외로 기억나고 대체로 좋은 분이었다는 기억이 나요 의외로^^;;

cyrus 2011-09-09 22:12   좋아요 0 | URL
의외로 못 받기를 바라는 분들이 계시네요 ^^

맞아요, 포핀스님 말씀대로 그런 분이야말로 정말로 학생들을 위해서
열정적으로 수업을 하고자하는 좋은 교수님이에요.

stella.K 2011-09-09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사귀고 싶은 이성친구 있으면 슬쩍 그 방법 써도 좋을 것 같아요.
이래서 CC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니까요.
그래서 연애도 젊을 때 하는 거구요.ㅋㅋ
근데 독후감 쓰라는 거에서 쫌 깨는데요? 갑자기 교수님 모드.ㅎ
저는 초등학교 때 좋아하는 남자애 눈길 끌려고 책을 일부러 코높이까지 올려서
읽어 본적 있는데.
그래도 나름 성공했어요. 빌려 달라고 했으니까.ㅋㅋ

cyrus 2011-09-09 22:13   좋아요 0 | URL
저도 이 글을 쓰고나면서 문득 떠올렸어요. 정말로 이 방법, 써보려고 해요.
그런데 상대방 이성이 책을 안 좋아하면, 어쩔 수가 없고요.. ^^;;


yamoo 2011-09-08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그런 방법이 있었군요! 그런데, 그런 방법이 성공하려면 어느정도 친구가 책이라는 매체에 가까워야 하는데...대학 친구들이건 고교 동창들이건 시루스니믜 방법이 먹힐만한 친구는 제게 없네요..ㅎㅎ

스텔라님 말마따나 사귀고 싶은 이성친구에게 이 방법은 서로 가까워 질 수 있는 좋은 수단 같습니다만..ㅎ

시루스님, 참 멋지신데요^^ 그런 의미에서 추천 쾅~

cyrus 2011-09-09 22:13   좋아요 0 | URL
저도 제 주위에 책이랑 가까이하는 친구 한 명도 없어요. 아무래도
나이가 먹고 바쁜 세상을 살다보니 책이랑 멀어지는거 같아요 ^^;;
 

 

 

 

 

 

 

 

 

  바틀비, 그는 왜 그랬던 것일까?   

미국의 소설가 허먼 멜빌의 <필경사 바틀비>은 독특한 인물이 등장하고 일반 소설과 다른 독특한 전개가 있는 흥미로운 단편소설이다.  짧은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도 수많은 독자들뿐만 아니라 들뢰즈, 지젝 등의 철학자들까지 멜빌이 쓴 단편소설의 매력에 꽂혔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비유처럼 <필경사 바틀비>는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을 연상시킨다.  <변신>의 첫 장부터 주인공 그레고리 잠자가 느닷없이 바퀴벌레로 둔갑하여 독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듯이 멜빌의 <필경사 바틀비>는 필경사라는 직업을 가진 바틀비라는 사내는 "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 라는 말만 늘어놓는다.  도대체 바틀비라는 인물에게 무슨 사연이 있는걸까?

<필경사 바틀비>는 월가의 변호사인 화자가 바틀비란 인물을 회고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자신을 나이가 꽤 지긋하며 직업의 성격상 흥미롭고 다소 특이한 집단의 사람들을 제법 깊이 접한 사람이라고 소개한 화자는 바틀비에 대해 ‘내가 본 것 중에 가장 이상한 필경사’ 라고 말한다. 화자인 ‘나’ 는 부자들의 채권, 저당증서, 부동산 권리증서 등을 쌓아놓고 수지맞는 일을 하는 야심 없는 변호사인데 업무가 증가하자 바틀비란 필경사를 새로 고용한다.  

하지만 이 필경사는 평범하지가 않다. 필사에 굶주린 사람처럼 밤낮으로 필사를 하다가 사흘째 되던 날 이상한 기미를 보이기 시작한다. 필경사의 업무는 필사를 하고 그것을 원본과 대조하는 것인데 바틀비는 서류를 대조해보자는 ‘나’ 의 요청에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라고 대답한다.

소설 속에서 바틀비는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원문으로는 I prefer not to). 이 말을 반복함으로써 오늘날까지도 바틀비의 기이한 행동에 대해서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고 있다. 

바틀비의 존재를 죽음의 잠재성과 싱명의 잠재성을 동시에 접해 있다고 보고 있거나(조르조 아감벤) '하지 않겠다' 는 행위는 단순히 어떤 행위를 거부한다기보다는 '하지 않음' 의 가능성과 이에 대하여 선택할 수 있는 권리까지 동시에 강조하기 위한 의미로도 보고 있다. (역자, pp 101)   그 밖에도 월 스트리트가 번성함으로써 도시화가 되어가는 19세기 말 미국 사회에 팽배해온 고립과 소외, 계급투쟁, 허무주의, 기독교적 알레고리가 담긴 메시아론까지 다양한 해석이 있다.   

역자는 이 작품을 '프로테우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변신 능력이 뛰어난 신)처럼 다양한 모습을 가진 소설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만큼 읽는 독자들마다 받아들여지게 되는 소설의 주제 및 바틀비의 행위에 대한 의미가 다양하다는 것이다.  

  

 

  관료주의적 시각에서 바라본 바틀비 

가르치는 주제와 범위마다 차이가 있지만 행정학 과목 중에는 '관료제' 에 대해서도 다루게 된다.   관료제의 '관'(官, 벼슬) 자 에서도 알 수 있듯이 관료 즉 행정가가 국민에게 행하는 통치제도를 일컫는 말이다.   

관료제의 전형적인 특징으로는 관료기구 내부의 상급자와 하급자 사이에도 엄중한 신분상의 차이가 존재한다. 그래서 상사에 대한 복종의 체계로 이루어진 위계질서가 존재한다.  이와 같은 관료제의 특권적 지배로 인해 수많은 폐단이 존재하게 되는데 이런 병리적 문제를 '관료주의' 라고 부른다.   오늘날에도 관료주의는 관료제의 폐단을 가리키는 부정적인 용어로 간주되고 있다.    

<필경사 바틀비>도 관료주의적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다.  관료주의는 정치적 직무를 담당하는 집단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사무직, 노동직과 같은 경영 집단에서도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멜빌은 도시화와 산업화가 이루어지고 있던 19세기 말 미국인의 모습을 '평일에는 상점이나 공장, 사무실 등 외얽고 회반죽 친 벽 안에 갇혀 계산대나 작업대, 책상에 꼼짝없이 붙들려 있는 사람들' 이라고 비유하였다.   멜빌이 비유한 '사람들' 에는 <바틀비>에 등장하는 화자 그리고 화자 밑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모습과 유사하다.  

'필경사' 의 원어는 Scrivener 이다.  1828년 판 웹스터 영어사전에서는 '계약서나 기타 문서를 작성하는 일이 직업인 사람' 으로 정의되어 있다.   말 그대로 필경사는 책상에 앉아서 문서를 작성해야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관료제' 의 원어는 Bureaucracy 이다.  Bureaucracy는 '책상과 사무실' 을 뜻하는 Bureau와 '통치' 를 뜻하는 cracy가 합쳐진 단어이다.  그래서 관료주의가 '사무실에 틀어박혀 책상에만 앉아서 탁상공론에만 매달리는 관료' 의 단점을 상징하고 있는 것이다.  

<필경사 바틀비> 속에 등장하는 인물 역시 관료주의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  

  

 

 1) 형식주의, 관료의 방해행위    

관료제는 형식적인 규칙과 절차에 집착하게 된다.  그 결과 조직 내의 목표 달성보다는 규칙을 더 중요시되는 형식주의에 빠지게 된다.   형식주의가 심화되면 '문서주의'(레드 테이프 현상)로 발전됨으로써 조직목표의 달성은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화자의 사무실에 일하는 인물 중에는 '진저 너트' 라는 별명의 소년이 있다.  자신의 아들이 판사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했던 아버지로 인해서 소년은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하게 되었다.  그러나 아버지의 소원과는 반대로 진저 너트는 판사가 되기 위한 업무와는 다른 엉뚱한 임무만 하고 있을 뿐이다.

사무실 직원 중에서 담당하는 임무의 비중이 적지만 그의 별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직원들은 소년에게 '진저 너트' 라는 이름의 생강 과자를 자주 사오도록 하고 있다.   이 소년이 특이한 점은 자신이 일하는 사무실에 개인 책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별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만 그의 책상 서랍 안에는 온갖 종류의 견과 껍데기가 가득하게 있을 뿐이다.    

진저 너트는 정작 자신이 하고 있는 임무의 목표 및 당위성을 알지 못한 채 그저 시키는대로 과자를 사오고 사무실을 청소하는 잔심부름꾼이다.  과자를 사오고 사무실 청소만 하는 임무가 어린 진저 너트에게는 자신에게 주어진 '규칙' 이다.     그런 규칙적 임무에 매달리다보니 자연스럽게 '진저 너트' 라는 별명이 생기게 된 것이다.    

어떻게 보면 진저 너트는 사무실 안에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잉여 노동력일뿐이다.  감독자가 시키는 일만 기술적으로 처리하고 그 밖의 임무에는 일체 행동하지 않는다거나 또는 임무에 투여할 수 없는 비생산적인 결과를 낳게 된다.   이는 결국 조직 목표의 달성에 방해가 되는 장애를 초래한다.

  

 2) 책임 회피  

업무에 대한 규정과 절차가 정해지면 이에 따른 책임 역시 결정된다.  그러나 관료적 책임은 업무의 능률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만들어진 제도인만큼 쉽게 책임을 회피하는 경향이 발생하게 된다.  

터키는 업무중에도 진저 너트가 사온 과자를 먹고 하다보니 업무상 실수를 자주 발생하게 되는데 그들은 이에 대해서 어떠한 책임을 지려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  능글스럽게 자신이 행한 실수를 무마시키려고 한다.  

그리고 사무실 업무를 총체적으로 담당하고 이끌어나가는 화자의 태도에서도 집단 내 문제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이 있다.   

 

정말 이상한 일이야. 나는 생각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하지만 업무가 나를 재촉했다. 나는 이 문제를 다음에 한가할 때 처리하기로 하고 일단은 잊기로 했다.  

- pp 30 -

 

화자는 바틀비의 알 수 없는 거절 행동에 이내 화가 치밀어 올라 흥분한다. 그러나 서류 대조를 안하겠다는 바틀비의 의지를 꺾지 못하는데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바틀비의 거부가 계속되면서 화자는 단순히 화가 나는 게 아니라 일종의 무력감을 느끼면서 바틀비의 행동을 개선하기보다는 오히려 그런 행동의 원인을 살펴보게 된다는 점이다.  한가할 때 바틀비의 문제점을 해결하겠다는 화자의 안일한 생각은 정작 해결해야할 문제점을 회피하려는 주관적 변명으로 포장되고 있다.

소설의 전개는 바틀비가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라면서 거부하는 일의 범위는 점점 넓어진다. 우체국에 들러서 우편물이 와 있는지 봐달라는 부탁도, 옆방의 직원을 불러달라는 부탁도 거부한다. 

   

  '방황하는 기계' 로 남은 사내, 바틀비

관료제는 형식적인 규칙과 절차를 중요시하고 조직 구성 운영 능력이 경직화되어 있어서 변화에 대한 저항성이 떨어진다.  그러므로 제도의 변화를 유도하거나 촉진하기가 대단히 힘들다. 

바틀비의 알 수 없는 거부 행동 속에는 '현상유지적' 관료주의를 주체적으로 거부하려는 의지가 담겨져 있다.    월 스트리브의 회반죽 벽 그리고 사무실 안의 칸막이 벽으로 상징되는 폐쇄적이면서도 수동적인 관료제'국' 앞에서 홀로 외롭게 저항하고 있는 것이다.   

바틀비의 조용한 거부는 무엇보다도 ‘안정’을 가장 중시하며 월 스트리트를 움직이고 있었던 관료적 체제에 순응하고 살아왔던 화자와 그 밖의 인물들에게는 큰 혼돈과 충격일 수 밖어 없었을 것이다.  돈으로 꼬드기기도 하고, 으름장도 놓아보면서 화자는 바틀비가 자신의 자선을 거부하는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온갖 궁리를 다하지만 그때마다 듣는 대답은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일 뿐이었다.  

왜 업무를 거부하는 행위를 택할 수 밖에 없었는지 바틀비의 사연을 알 수 없다.  그만큼 이 작품을 읽는 독자들은 바틀비의 행위에 대해서 독자적미면서도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다만 사무실에 입사하기 전에 워싱턴의 사서 우편물을 담당하는 하급 직원으로 일하다가 갑작스럽게 해고된 적이 있는 그의 짤막한 경력을 추정하면 이미 관료제의 수동적인 폐해의 실체를 몸소 경험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지금 우리는 똑같이 숭고한 인간을 이윤을 위해 마음대로 모욕하고, 마음대로 해고하면서 기계부품처럼 취급하는 비인간적인 고용체제에 둘러싸여 있다. 그리고 그 벽 안에 들어가기 위해 그저 시키는 대로 따라 하라고 세뇌시키는 사회적 체제 속에 살고 있다.  특히나 제도의 안정성과 수동성에 익숙해지게 되면 자연히 변화와 개선 의지가 줄어들게 된다.   관료주의로 이루어진 사회적 집단 내에서 관료주의로 인한 사회적 문제만 늘어날 뿐 체제의 문제점을 인식하면서도 정작 개선하려는 의지를 가진 관료나 행정가를 찾기란 하늘에 별 따기다.

바틀비의 1인 거부 시위(?)는 관료제라는 접착제로 만들어진 월 스트리트의 벽을 무너뜨릴 만큼 너무나 미약했다.   한 때 관료제가 만들어낸 '기계'였던 바틀비는 견고한 제도를 거부할 줄 아는 자유로운 '인간' 이 되고자 하였다.   그러나 그는 불행한 죽음을 맞이하면서 관료제도 앞에 '방황하는 기계' 로만 남고 말았다.  

 

 

* '관료제' 내용 참고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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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1-09-05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대단해요. 이렇게 연결시키다닛!
이 책이 카프카의 변신과 비견이 되는군요.
정말 비교해서 읽어보면 좋겠어요.^^

cyrus 2011-09-05 23:55   좋아요 0 | URL
네, 꼭 한 번 읽어보셔요. <바틀비>는 창비에서 나온 세계단편소설집 시리즈
에도 수록되어 있는데 제가 읽은 건 일러스트가 있는 문학동네판이에요.

yamoo 2011-09-05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틀비를 봐야 겠군요~ 멜빌의 <백경>토론회할 때 누군가 바틀비 얘기를 하면서 관료제 문제를 꺼낸 기억이 있습니다. 그 때 생각이 나네요^^

cyrus 2011-09-05 23:56   좋아요 0 | URL
정말이요? 갑자기 소름이 확 돋네요. ㅎㅎ 나의 생각이 그전에 누군가가
먼저 했다는 사실이 신기해요 ^^;;


아이리시스 2011-09-05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쨌거나,
댓글은,

안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yrus 2011-09-05 23:57   좋아요 0 | URL
언젠가는 댓글로 바틀비의 대사를 넣어주면 되겠어요 ^^

비로그인 2011-09-05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올리신 글이 넘 재밌습니다. 나중에 누군가를 가르치실 일이 있다면 이렇게 섞어서 얘기해준다면 쏙쏙 머리에 들어올 것 같네요 ㅎㅎ

올리신 글이 꼭 재닜고 웃기기만 한건 아니지만, 그래도 웃음이 먼저 나는건 어쩔 수 없네요 ㅎ

cyrus 2011-09-05 23:59   좋아요 0 | URL
가끔은 행정학을 공부하면서 행정학 내용을 관점으로 문학을 접한다면
재미도 있겠고 공부하는데 더 수월하지 않을까 종종 생각했을 때가 있었어요.

<바틀비>가 내용이 독특하면서 재미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많은 생각을
제공해주는 정말로 훌륭한 소설인거 같습니다. ^^

잘잘라 2011-09-06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yrus님과 알고 지내다보면 '하늘의 별'을 딸 날이 오겠지요? 그렇지요?
제발 부탁이예요. 우리 하늘의 별이 되어주세요. cyrus님 화이팅!!!

cyrus 2011-09-06 11:25   좋아요 0 | URL
하늘의 별이 되기를 너무 과분한데요. ^^;;
그래도 포핀스님과 같은 분들을 위해서 좋은 사람이 되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

blanca 2011-09-06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장에서 보니 바틀비 같은 사람은 왕따나 고문관인 것처럼 소외시켜 버리더라고요. 그만큼 체제라는 게 사람의 자율성을 침범하고 겁쟁이로 만들어 버리는 것 같아요. 현실 안에서 안주하느냐, 고독한 행동가가 되느냐, 이 두 개 사이 어느 지점에서 항상 방황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좋은 책, 좋은 리뷰, 잘 읽고 갑니다.

cyrus 2011-09-08 00:41   좋아요 0 | URL
군대에도 그런게 있죠. 제가 근무한 부대에서도 바틀비처럼
아예 명령을 거부하는 관심병사가 있었거든요.
그 병사가 그런 행동을 보인 이유가 개인적인 문제도 원인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사회 집단 체제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고 봐요.
모든 사람이 다 특정 사회 집단 체체에 적응하는게 아니니까요. ^^
 

 

  Scene #1  또 다시, 수강변경 

어제 날씨가 참으로 무더웠다.  나중에서야 알았는데 어제 대구의 최고 낮 기온이 무려 35도나 올랐다고 한다.   개강하기 전 주에는 날씨가 덥지 않아서 더위가 한풀 꺾일줄만 알았다.  그리고 세계육상대회 개최 전부터 이번 주에 태풍이 한반도로 북상한다는 예보 소식이 있어서 대회 진행에 변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었는데 무더위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는걸로 보아하니 태풍이 한반도를 비껴갔는가보다.  

어제 개강하는 날이라 학교로 가기 위해서 버스를 타게 탔는데 하필이면 버스를 탄 시간대가 자외선이 가장 강하게 내리쬔다는 오후 4시 경이었다.   만약에 누군가가 대구에 살면서 제일 더운 시간이 언제냐고 물어보게 된다면 오후 3~4시 사이라고 말하고 싶다.   사람들마다 개인적인 차이가 있겠지만 내가 알기로는 일반적으로 오후 3~4시 사이가 자외선이 가장 강렬하게 발하는 시간대로 알고 있다.    혹시 여행차 대구에 들려서 오후에 외출할 일이 생긴다면 자외선 차단 크림은 필수다.  그리고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번화가일수록 제일 무덥게 느껴진다. 

내가 다니는 학교로 향하는 버스가 번화가를 거쳐 지나가는데 운 없으면 오후에도 만원버스가 될 정도로 손님이 많고 그만큼 불쾌지수도 높아지게 된다.    

서울, 경기도나 그 밖의 다른 지방에 사시는 분들 중에 남, 여 마라톤이나 경보 경기를 보셨다면 아실 수 있겠는데 선수들이 달렸던 코스 일부 구간이 바로 대구 내 번화가로 알려진 동성로라는 곳이다.    내일 모레 남자 마라톤 경기가 남았는데 선수들이 지나가는 코스를 유심히 잘 보시기를.  

이야기가 너무 옆으로 새고 말았다. ^^;;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본의 아니게 또 수강변경을 하게 되었다.  

하루에 시간이 겹치는 수업이 두 과목이 있는데 그  중에 수업을 담당하는 전공 교수님 한 분께 직접 연락해서 넉넉한 시간대로 변경될 수 있도록 설득(?)했다.   표현상으로는 교수님께 무턱대고 시간대를 다시 바꿔달라고 때쓰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나름 정중하게 나의 상황을 교수님께 말했다.    하지만 교수님은 시간이 겹치는 걸 알면서 왜 수강신청했냐고 되물으셨다.  그러고는 **대학교에 몇 년간 다녔으면 시간표 잘 때 왜 그걸 고려하지 못했냐고 은근히 훈계를 하면서 지금으로서 시간대를 학생 개인의 의사만 가지고 다시 변경할 수 없으니 한 과목은 포기하라고 말씀하셨다.   

사실 교수님께 전화하기 전부터 충분히 예상한 일이었다.  그럴 줄 알고 방학 기간에 수업 시간표를 짜면서 예기치 못한 변수를 대비하고 있었다.  좀 멋있게 표현하자면 일명 '수업시간표 플랜 B' 인 것이다.   야간 수업 한 과목을 듣지 못하게 되면 그것을 포기하고 주간 수업 한 과목으로 대신 채우기로 하는 것이다.     

무더운 여름 날씨만큼이나 여름방학 때 학교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었던 수강변경 기간 사태 때문에 다행히 다음 주에도 수강 변경할 수 있는 기간이 남아 있게 되었다.   원래는 전공수업이 대부분 지금 다니고 있는 2학년 과목에다가 나머지 한 과목은 4학년 과목이었는데 또 다시 수강변경을 하게되면서 2, 3, 4학년 전공과목 한 과목씩 동시에 듣게 되는 참으로 보기 드문 시간표가 완성되었다.   

   

 Scene #2  대학교 등록금이 올라가면 '함께' 올라가는 것  

오랜만에 강의실에 들어오면서 평소에 친한 과 동기들을 오랜만에 만날 수 있어서 좋았지만 그 중에 몇 몇은 이번 학기에 휴학하는 녀석도 있었다.    그저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두 달만에 보게 된 강의실 안의 풍경과 분위기가 1학기 때와는 사뭇 달랐다.   각각 따로 떨어져서 학생들이 앉다보니 강의실 분위기가 썰렁한 느낌이 나기도 했다.

야간 수업은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수업이 아닌 이상 수강하는 학생들 수가 적은 편이다.  내가 듣게 되는 야간 수업에 참관하는 학생 수가 거의 33~39명 사이 정도다.    개인적인 차이가 있겠지만 교수님 입장에서는 과목을 가르칠 수 있는 학생 수가 25~35명 정도면 적당하다고 한단다.      

야간보다는 주간에 하는 수업을 선호하는 학생들도 많겠지만 주위에 휴학하는 학생들이 생겨나는 걸로 봐서는 취업 준비 혹은 다음 학기 등록금 마련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한 학기 정도 휴학하게 된다.    이렇다보니 대학생들은 비정규직이나 아르바이트를 통해서 힘들게 등록금을 마련해게 되는데 하늘 높게 치솟아 오르고 있는 요즘 대학교 등록금을 생각하면 월급을 많이 주는 비정규직 혹은 아르바이트가 아닌 이상 100 만원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만 않다.

'행정개혁' 관련 과목을 담당하는 B 교수님이 대학교 휴학생 관련 기사 내용을 말씀하셨는데 4년제 대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휴학하는 이유가 대부분 등록금 마련을 위한 아르바이트를 위한 것이라고 한다.

  

[대학생 52%, 등록금 마련 위해 알바] 

조선일보  2011년 8월 24일


해마다 대학교 등록금이 인상될수록 학생과 그의 가족들의 재정적 부담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휴학률도 덩달아 높아지게 된다.    수치가 높아지는 현상이 나오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등록금 인상인 것이다.    

반값 등록금 문제가 올해 우리나라 최대의 사회적 논쟁으로 남을 줄 알았건만 무상복지 화두에다가 곽노현 서울교육감 비리 사건 그리고 서울시장 선거 전초전까지...   최근동안 굵직굵직한 사회적 이슈와 사건들이 생길수록 반값 등록금 문제가 정치인과 시민들의 기억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는듯하다.  

  

 

  Sence #3  도서관에서 빌린 책 

개강하는 날이다보니 수업을 일찍 마쳤다.  수업 첫 날은 간단히 앞으로 진행하게 될 수업에 대해서 간략히 소개만 하기 때문이다.    모든 수업이 마쳤을 때 시간이 밤 8시 20분쯤이었다.  야간 스쿨버스가 10시부터 출발하는데 그 때까지 기다리기에는 마땅히 할 게 없었고 그렇다고 시내버스를 타고 다니기에는 교통비가 아까운...  어중간한 시간만 남게 되었다.  

항상 이 시간때쯤이 되면 배가 고프기 마련이라 무언가를 먹고 싶었다.  저녁 식사를 권하기에는 조금 늦은 시간이라 항상 같이 다니는 동기들을 꼬셔서 2학기 첫 날인데 술집에 가자고 바람 잡았다.    하지만 누구는 며칠 전부터 계속 술 마셔서 질린다고 그러고 또 누구는 돈이 없다고 안 마신다고 하였다.   사실 나 역시 지갑 안에는 정신줄 놓을 정도로(!) 마실 수 있는 술값이 없었다.      

4년 전, 갓 대학교의 세계에 들어선 1학년 때만해도 아무런 근심 없이 주야장천으로 마실 수 있었는데...    이제는 술 마시고 놀 수 있는 돈이 없어서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배불리게 식사 할 수 있는 식비가 제일 먼저 걱정하는 시대가 되었으니...   대학생활의 즐거움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사라지는거 같다.  

결국에는 합일점을 찾기 못한 채 헤어지기로 하였다. 같이 어울리는 동기들은 다 자가용이 있어서 집으로 귀가하게 되었지만 자가용 없이 버스로 통학하는 나는 남는 시간을 도서관에서 때우기로 했다. 

우리 학교 도서관은 신간도서 비치가 내가 애용하고 있는 공공도서관보다 빠른 편이다.  아무래도 공공도서관보다 소장할 수 있는 서가 공간이 넉넉한데다 학생들이 내는 등록금으로 책으로 구입하기에 도서관 예찬론자로써는 만족스럽다.  가끔씩 눈에 보이는 빈 공간의 책장 때문에 대학 도서관이 학생들이 낸 등록금으로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때도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대학교 도서관을 신뢰하는 이유는 알라딘에서 이슈가 되는 신간도서들이 비치되는 편이기 때문이다.   어제도 신간도서 코너에서 그 전부터 읽고 싶었던 신간도서들이 보여서 무척 반가웠다.     

내가 도서관에서 빌린 책은 두 권이었는데 둘 다 이번 알라딘 신간평가단 선정도서들이다. 그것도 신간평가 도서로 공개된지 얼마 안 된 것들이다.   내가 무슨 책을 빌렸는지 공개하지 않겠다.    알라딘 블로그 활동을 1년동안 하면서 깨닫게 되었는데 출간된지 얼마 안 된 신간도서를 페이퍼 형식으로 소개한 글이 추천을 3개 이상(맞는지 확실하지가 않다) 받으면 '알라디너의 선택' 으로 노출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예전에도 가끔 페이퍼를 쓰다보면 내 글이 '알라디너의 선택' 에 노출되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부끄럽게 느껴졌다.    내가 읽고 있는 책에 대해새 간략하게 소개한 페이퍼라면 괜찮은데 책의 내용에 상관없이 그저 책표지만 노출한 채 쓴 글이 '알라디너의 선택' 으로 공개된다는게 부합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간도서를 구매자들에게 확실하게 알릴 수 있는 방법으로는 일간지 북섹션처럼 책에 대한 내용을 구매자들의 관심을 끌어당길 수 있게 만드는 글. 아니면 리뷰라고 생각한다. 신간평가단원들이 매달 작성하게 되는 신간도서 페이퍼처럼 소개하면 좋겠지만 지난 기수 때 활동해본 경험상 여러 권, 아니 딱 한 권의 신간도서를 핵심적으로 소개한다는게 쉽지 않다는 것을 느겼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페이퍼보다는 차라리 리뷰로 소개하는 것이 낫다고 보고 있다.   왜냐하면 신간도서 페이퍼를 쓸 때 언급되는 책들은 '아직 읽어보지 못한, 어떤 내용이 100% 확실하지 않은' 책이지만 리뷰의 경우에는 완독 100%든 발췌해서 읽은 50%든지 간에 '읽은 상태' 에서 쓰는 글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리뷰로 신간도서를 소개하는게 편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단,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리뷰가 편하고 쓰기 좋다고 느낀 것이지 신간도서 리뷰가 구매자들에게 무조건 좋은 정보만을 제공한다는 입장은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독자가 책을 어떻게 읽는냐에 따라서 책의 저자가 말하고자하는 핵심을 놓칠 수도 있거나 자칫 텍스트를 과장, 축소 또는 왜곡된 해석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 역시 리뷰를 쓰다보면 그런 오류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나름 노력을 해보지만...  이것도 쉽지가 않다.  신이 아닌 '인간' 이기에 완벽함을 끝까지 추구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는 아직 한창 많이 배워야할 학생이라서 지금도 너무 모르는게 많다.  하지만 모르는게 많은게 부끄럽고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많이 모르기 때문에 앎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에는 나를 키운 것은 팔할... 은 좀 과장이고..  ^^;;     

현재 나를 키우고 있는 것이 독서 그리고 공부라고 생각된다.   

 

어제 개강하는 날에 대해서 좀 재미있게 쓰려다보니..  주제도 옆으로 새고 내용도 너무 진지해져버렸다.    학업 관리 때문에 독서를 소홀하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학교 생활하다 재미난 이야기가 있으면 페이퍼로나마 소개하고 싶다.   그리고 수업을 통해서 새롭고 유용한 정보를 알게 되면 변변찮은 서재를 들려주시는 이웃분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다.   

  

 

P.S>  도서관에서 빌렸다는 그 비공개의 신간도서 두 권에 대해서 힌트를 주자면요..  

한 권은 인문사회 분야이고 나머지 한 권은 예술 분야 도서입니다.   

두 책의 저자는 공통적으로 우리나라 사람이며 이름만 대면 누구다 알고 있는 대중적으로 영향력 있는 사람들에요. 그리고 두 사람 다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 날카로운 비판을 하기로 유명하고요... 그 중 한 사람은 독설가로 유명합니다.  (결정적인 힌트 ㅎㅎ)

추석 때까지는 당분간은 개강하는 기간이라 책 읽을 시간이 넉넉해요.  그 때까지 신간도서가  어떤 것인지 리뷰로 공개하겠습니다.  그런데  너무나도 대중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책이라 리뷰로 쓰기에는 살짝 부담되네요.   비공개라는 이유만으로 리뷰에 대해서 큰 기대를 갖지 않았으면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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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9-02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핑크색 바탕으로 소개해 주셔서 그런지 더 기대되는걸요!!ㅎㅎㅎ 전 기다리고 있을거예요~
cyrus님 글에서 대학 개강의 진지함과 함께 설레임이나 들뜸도 감지되요. 부러워요~^^
어서 날이 좀 선선해 져야 본격적인 캠퍼스 생활을 즐기실텐데요..!

cyrus 2011-09-03 22:42   좋아요 0 | URL
제가 의도했던 것과 정반대로 받아들이셨군요 ^^;;

다음주부터는 날씨가 선선하다네요. 대구 같은 경우에는 말로만
선선할뿐이지 대구 특유의 습한 기운은 여전할거 같습니다.

루쉰P 2011-09-03 0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여전히 대단하십니다. 전 항상 cyrus님을 보며 정말 저도 대학 다닐 때 저렇게 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는 그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 ^^ 정말 대단하세요.

반값 등록금은 또 사람들에게 잊혀지고 있죠. 참 인간이란 웃겨요. 금방 금방 망각을 하니 말이에요. 루쉰 선생이 잡문을 쓴 이유는 중국 국민성의 가장 큰 폐해가 망각에 있기에 그것을 없애기 위해 써서 남긴다고 했거든요. cyrus님도 루쉰 선생님처럼 그렇게 써서 남기고 있으니 분명 망각의 저주를 멈출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힘 내세요! 더위에 진짜 몸 챙기시구요.

cyrus 2011-09-03 22:45   좋아요 0 | URL
댓글 내용이 인상적입니다. 망각의 저주라.. 루쉰님 댓글 읽고나니
루쉰의 잡문이 읽고 싶어지네요. 그린비에 나오는 루쉰 시리즈 역시
신간도서에 속한지라 학교 도서관에 있을지 모르겠네요.
루쉰님도 더운 날 몸조심하시고 좋은 주말 되세요 ^^

2011-09-03 02: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03 22: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1-09-03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두 강준만, 진중권 생각했는데!
알라디너의 선택은 그런 거 같지는 않구요,
올리는 사람이 누군지 모르지만 눈이 엄청 높은 줄 알고 있어요.
거 아무렇게나 썼다고 해서 올라가는 거 아니거든요.ㅋ

그나저나 등록금 때문에 걱정입니다.
언젠가 대학 졸업하는데 걸리는 기간이 평균 5년 정도 걸린다는 말을
들은 것 같아요. 게다가 남자는 더하겠죠?
오늘 서울은 어제 보다 괜찮은 것 같아요.
햇볕은 강하지만 습도가 낮은 상태. 난 딱 요맘 때가 좋더라구요.
짧지만 즐기고 싶은 때여요.
시루스님도 책 욕심 난다고 책만 보지마시고
가끔씩 요맘 때를 즐겨 주세요!^^

cyrus 2011-09-03 22:52   좋아요 0 | URL
역시 신간평가단원답네요.

방금 볼트 준결승전 관람하고 집으로 왔는데,, 대구는 아직
가을날씨가 오기에는 아직 먼거 같습니다. 밤이 되니깐
시원한 바람이 불긴 한데.. 대구 특유의 습한 기운 때문에
완벽하게 시원한 느낌을 느낄 수가 없더군요.
내일은 육상대회 마지막인데 남자 마라톤을 볼까 고민중이에요.

스텔라님도 좋은 주말 보내세요 ^^

yamoo 2011-09-03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예전에 학교 다닐때부터 교수와 맨날 싸웠습니다. 제대로 된 교수들이 별로 없더라구요..3학년 되니 학교가 지긋지긋해 졌다는...--;;

반값 등록금...어여어여 빨랑 실행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그나저나 친구분들이 자가용으로 등하교를 하다뉘...부자이군요! 헐~

흠...알라디너의 선택이 그렇게 되는 줄은 몰랐네요...역시나, 알라딘은 정말 보면 볼수록 신기한 거 투성이입니다..ㅎㅎ 그런 면이 재밌기도 하구요..

cyrus 2011-09-03 22:55   좋아요 0 | URL
맞아요. 알라딘을 자주 이용하다보니 알라딘의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게 되더군요 ^^

부자라고 하기보다는.. 왠만한 대학생들은 자가용이 있더군요.
제 주위 친구들 몇 몇 녀석들도 그렇고요. 가끔 자가용이 없어서
학교가는데 불편한게 있긴 하지만.. 요즘 기름값을 생각하면
고생해서 번 돈이 너무 쉽게 쓰지 않다는 점에서 나름 위안을 삼고 있습니다.
^^;;


마녀고양이 2011-09-04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인을 위해 교수님 강의 시간을 변경해 달라고 요청하신
시루스님의 담대한 용기에 일단 박수를 보냅니다, 되든 안 되든 적극적인 면이 멋지세요.

그리고 추천 세개면 노출되는 것에 대해,
저도 생각이 참 많습니다. 그러게여, 책에 대해 별 이야기 안 쓰고 노출되는거
좀 창피합니다. 그래도 책은 껴넣고 싶고.. 머 이런 갈등을... ^^

cyrus 2011-09-05 16:25   좋아요 0 | URL
제가 정말로 급할 때는 적극적인 모습이 나온답니다^^;; 간략한 책 줄거리나 감상평 정도 있는 글은 괜찮다고 봐요 ㅎㅎ

순오기 2011-09-06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휴학하는 거~~ 정말 안타까운 일이에요.
우리딸도 마지막 등록금은 장학금도 안돼서 학자금대출 받았어요.ㅜㅜ
알라디너의 선택에 올라가는 건 출간된지 3개월 이내의 신간을 넣었을 때, 추천과 댓글 수에 따라 결정된다고~ 고객센터에 문의했을 때 들었어요.

cyrus 2011-09-06 11:29   좋아요 0 | URL
몇 몇 대학생들은 학자금대출도 할 경제적 형편이 되지 못해서
휴학을 해서 등록금을 마련한다거나 아예 학업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더군요.

신간에도 알라디너 선택에 노출될 수 있는 기준이 있었군요. ^^
 

  

 

  수강신청 못지 않게 골치 아픈 수강변경 

2주 전에 수강신청을 하고나서도 마음 속에는 수강에 대한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긴장' 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조금 과장스러운 면은 있지만 아무리 완벽한 강의 시간표를 만들었다하더라도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기기 마련이다.  

여기서 '예상치 못한 변수' 라는 것은 수강 시간과 날짜 및 강의실 그리고 수강을 담당하는 교수(또는 강사)가 교체되는 것, 수강 신청 인원 미달로 폐강 결정되는 것 등을 말한다.  수강 시간과 날짜, 강의실이 변경되는 것은 좀처럼 보기 드문 일이지만 일반적으로 수강 신청 기간이 지나고 난 뒤에는 폐강되는 강의와 갑작스레 강의 담당 교수가 교체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렇기 때문에 수강변경 역시 수강신청 못지 않게 시간표를 구성하는데 중요하면서도 은근히 골치 아픈 일이다.

수강신청하고 난 뒤부터 거의 컴퓨터 앞에만 서면 항상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수강신청 및 변경 관련 공지사항이었다.  방학이 끝나지 않는 이상 하루에 한번씩 수강시간표 내용이 변경되는 사실을 알려주는 공지문이 게시된다.   만약에 공지사항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으면 자신이 신청한 강의가 폐강된 것도, 그리고 담당교수가 교체되는 줄도 모른채 개강을 맞이하게 된다.  정작 자신이 원하는 수업을 신청한 줄 알았다가 개강날이 되서야 뒤늦게 낭패를 보는 것이다.   

    

 

  개강하는 첫 날의 중요성

대학교의 수강변경 기간은 개강하기 시작하는 날 이후에 편성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개강하는 날, 그러니까 수업의 첫 날은 그 수업에 대해서 교수가 학생들에게 간략하게 소개하는 오리엔테이션(OT)이다.     

오리엔테이션이라고 해봤자 길어야 30분 정도 밖에 안한다. 강의 첫 날이니깐 교재를 챙길 필요도 없다. 그리고 수업 공인 출석에 인정되지 않는다. 그렇다보니 학생들 대부분은 개강 첫 날의 오리엔테이션의 중요성을 간과한 채 강의실보다는 제일 먼저 술집으로 향한다.

대학 강의의 오리엔테이션은 새로운 내용의 수업에 참관하려는 학생들에게, 그 개요를 이해시켜 새로운 학문에의 적응을 위한 심적 자세를 갖도록 하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     

강의를 담당하는 교수들마다 다르지만 학생들에게 자신의 교육 스타일을 알려준다.  시험평가 및 과제물 평가 기준 등과 같은 수업계획서에 있는 내용을 알려주지만 어떤 교수는 개강 첫 날부터 학생들에게 학점 이의제기를 허용하지 않으려는 단호하게 경고하기도 한다.  그만큼 OT는 교수가 강의에 대한 모든 것들을 학생들에게 직접적으로 어필하는 시간이다.  이를 통해 강의를 신청한 학생은 OT를 통해서 자신이 신청한 강의가 자신의 적성과 학습 목적에 부합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즉, 수강신청 기간에 공개되는 수강계획서보다 실감적으로, 그리고 상세하게 자신이 신청한 강의가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단지 수강계획서만 가지고 그 수강이 어떤 것인지, 무엇을 배우는 것인지 100%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학생은 오리엔테이션에 참관하여 자신에게 맞지 않는 강의라는 것을 알게 되면 수강변경 기간을 통해서 다른 강의로 변경, 신청할 수 있다.   

   

 

  이상하게 편성된 수강변경 기간   

그런데..!!! 

수강변경 기간이 방학 기간 안에 편성되어 있다면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앞에서도 언급한 OT와 수강변경 기간의 정의를 함께 생각해본다면 이것은 잘못된 편성이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그런데 최근에 내가 다니는 학교가 이처럼 기이하게 편성된 수강변경 기간 때문에 학생들 사이에서 불만을 가중시켜  큰 논란을 빚고 있다.

수강신청 기간이 되면 동시에 수강계획서가 게시된다. 학생은 수강계획서 속 내용을 가늠하여 시간표를 만든다.   그런데 이 수강신청할 수 있는 모든 과목 전부 다 수강계획서가 게시되는 것은 아니다.    수강신청 할 수 있는 과목 100개 중 30개는 수강계획서가 올려져 있지 않다.    심지어 몇 몇 과목은 아직 담당교수가 확정되지 않은 미선임 과목도 있다.   학생들은 수강계획서 내용만을 토대로 수강을 신청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수강계획서에 한 글자도 적혀 있지 않는 수업은 학생들 입장에서는 차마 신청하기가 껄끄럽고 애매모호하게 만든다.   

특히 학년별 전공필수과목일 경우에는 더욱 난감하다.  가끔 이런 경우도 발생한다.  

  

 

 과목 A1 ,    김 아무개 교수 담당,  수강신청 가능 인원 60명        수업계획서 있음 

  과목 A2,     박 아무개 교수 담당,  수강신청 가능 인원 60명         수업계획서 없음  

 

 

만약에 전공필수과목 A1과  A2가 있다고 하자.  과목명과 수강신청 가능 인원은 60명으로 제한되었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담당교수는 다르다. 그리고 A1 강의는 수업계획서가 상세하게 공지되어 있고 반면에 A2 강의는 수업계획서가 없다.   

그렇다면 당신이 수강신청을 하게 된다면 A1과 A2 중에 어떤 수업을 신청할 것인가?  당연히 수업계획서가 있는 과목 A1을 신청할 수 밖에 없다.    수업계획서 내용이 없으니 A2의 수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수많은 학생들은 수업계획서가 있는 수업을 신청하는 쪽으로 편향하게 된다.  한 학년에 100명이 넘는 학과일 경우에는 먼저 신청하는 사람이 유리하다.  100명 중에 60명이 재빠르게 과목 A1을 신청하면 나머지 40명은 과목 A2를 신청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다른 전공의 학생들도 신청하게 된다면 신청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물론 A1 과목을 신청하는 학생 수가 많으면 분반이 개설되기도 한다.   그러나 새롭게 개설된 분반 역시 A2 과목의 경우와 비슷하다.   

그 분반된 강의가 A1 과목을 담당하는 교수라면 별 문제가 없는데 임시방편으로 개설되다보니 대부분 시간강사가 담당하게 되며 수강계획서가 올려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결국 늦게 신청한 40명은 울며 겨자 먹기 씩으로 분반 또는 A2 과목을 신청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수강변경 기간이 개강 이후에 있기 때문에 학생들은 일단 그 수업을 들어보고 강의의 호불호에 따라서 다시 변경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수강인원이 꽉 차 있어도 그 수업 교수에게 수강허가서를 제출하면 가능하다.  

하지만 수강변경 기간이 방학 기간 내에 있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방학 때 학교에 교수나 강사들이 출근하는 것도 아닌데 수강허가서를 제출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그리고 나처럼 캠퍼스에서 멀리 떨어져 사는 학생 또는 지방에 거주하는 학생들에게는 방학 기간에 캠퍼스를 찾아야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한다.   수강허가서 제출이 불가능해지자 몇 몇 학생들은 교수에게 전화를 걸면서까지 사정을 해보지만 대부분 전화를 받지 않는다거나 수강 인원이 꽉 찼다는 이유만으로 거절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학교 전체의 신뢰를 추락시킨 수강변경 기간 논란 사태  

이런 사례 이외에도 잘못된 수강변경 기간 편성으로 학생들이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수강신청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자신이 원하는 학점을 채우지 못한 채 한 학기 수업을 들어야한다. 특히 취업 전선을 뛰어들어 준비해야 할 대졸 예정자 4학년일 경우에는 다른 학년에 비해 손해가 크다.   얼마 남지 않은 졸업학점을 채우기 위해서 수강신청을 하게 되지만 정작 자신이 원하는 수업 또는 전공필수과목을 신청하지 못해서 내년에도 또 다시 학교를 다녀야한다.  안 그래도 취업 구멍이 좁아서 정신적 부담을 가진 마당에 멈출줄 모르는 고액의 등록금을 수강신청하지 못한 몇 몇 과목 때문에 내야하는 재정적 부담까지, 그야말로 이중고를 떠안게 되는 것이다.  

수강변경 기간이 다가오기 전부터 학생들은 수강변경 기간의 편성의 문제점에 대해서 학생 게시판에서 제기를 해왔지만 수강신청 업무를 총괄적으로 담당하는 수업학적팀에서는 학생들의 입장을 고려해서 편성했을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답변을 밝혔다.   사실 방학 기간 내에 수강변경 기간 편성은 올해가 처음이다.   내가 1학기 수강신청한 작년에는 일반적으로 수강변경 기간이 개강 이후에 이루어졌다.   

이미 학생들이 예고했던대로 수강변경 기간의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학교 게시판에서는 수강변경을 제대로 하지 못한 학생들의 불만이 하나씩 터졌으며 심지어 수업학적팀뿐만 아니라 학교 행정부 그리고 총학생회까지 비방하는 사태까지 불만이 일파만파 커지고 말았다.  수강변경 기간에 불만이 많은 학생들은 이번 일이 학교 행정부와 총학생회 간의 합의된 탓이라고 억측으로 비난함으로써 졸지에 총학생회는 학생들에게 '무능하다' 는 이미지를 얻게 되었다.    뒤늦게 총학생회는 학생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해명의 글을 올렸지만 이미 불만과 짜증으로 가득찬 학생들의 화를 달래기에는 늦었다.  

학생회장의 해명 글에 의하면 총학생회에서 내건 공약에 따라 지난 10년간의 수강신청 전산 시스템의 수요에 따라 복수전공과 교양수업에 치중하는 것을 방지하고 자신의 과에 전공수업을 늘리는 방안으로 변경되었으며  

학교 학칙 제4장 제8조(수업일수)가 16주간의 일정 내에 15주차에 모든 수업 일정을 마쳐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고 그것에 의거하여 수업학적팀에서 수강 변경기간을 학기 중에 시행하지 않고 방학 중에 수강신청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학교는 수업역량강화사업 1주일, 법정공휴일, 그리고 학기중 1주일 수강정정 기간을 가지게 되면 사실 고등교육법에서 나와 있는 15주를 채우지 못하는 사항이 되고, 이것은 곧 학생들의 등록금을 내고도 올바른 수업정상화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 제도를 도입했다고 하였다. 

 

 

값비싼 등록금을 내는만큼 학생들에게 질 좋은 수업을 제공하기 위한 학생회의 의도는 좋다.  하지만 학생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섣불리 도입한 감이 든다.  10년동안 축적된 전산 수요 시스템으로만 학생들의 수강 신청 메커니즘을 파악할 수가 없다.   학생들 개개인마다 수강신청의 형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복수전공에 치중하는 것을 방지하고 자신의 과에 전공수업을 늘리는 방안' 은 취업을 위해서 복수전공을 신청하는 오늘날 대학생들의 수강신청 추세를 읽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사태를 지켜보는 문제의 학교에 소속된 학생으로서 정작 학생들을 위한 제도를 만든답시고 학생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도입한 학교 행정에 문제가 있지만 수강신청에 대한 수요를 잘못 파악한 점 그리고 학생들의 불만이 증폭되어가는 상황에 뒤늦게서야 해명의 글을 올리는 학생회도 문제가 있다.    

또 이번 수강신청과 변경과 관련해서 가장 큰 책임을 담당하고 있는 수업학적팀의 미온적인 태도도 넘어갈 수 없는 처사다.  수업학적팀이 먼저 이번 사태에 관련된 해명의 글을 올리는 것이 당연하다.  총학생회만 모든 학생들의 비난을 감당하게 된다면 총학생회 전체의 이미지만 추락하는 꼴이 된다.      

결국에는 수강변경 기간을 개강 이후 기점으로 새롭게 추가편성하기로 결정했다. 원래 수강변경은 이렇게 편성해야되는 것이 정상적이다.    이번 논란으로 인해 학생 행정부, 학생회 그리고 학생들 모두에게 서로 신뢰와 타협점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게 되었다. 이번 사태를 교훈삼아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또 다시 발생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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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1-08-30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골치 깨나 아프셨겠습니다.
지금은 안정된 거죠?
반값 등록금은 언제쯤 될까요?
시루스님 졸업 전에 되면 좋을 텐데...
아무튼 불미스럽고 번거롭긴 했지만 또 한 학기 힘차게 시작하십쇼!^^

cyrus 2011-09-01 12:14   좋아요 0 | URL
며칠전 신문에서 봤는데 국회에서 반값 등록금 문제가 합의점을 찾지 못한채
잠정 무산 결론을 내렸더군요. 정말로 반값 등록금 문제가 실현될 수
있을지 점점 회의적으로 생각하게 되네요.

일단 지금은 수강변경 사태가 어느 정도 잠잠해졌는데 이번 사태로 인해서
학생들과 학교 행정부 그리고 학생회 사이 간의 불신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거 같습니다.

비로그인 2011-08-30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 정말 복잡하네요. 저는 필 꽂히는대로 확확 신청했다가 나중에 후회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는데, 수강신청 변경 기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대학 강의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서 그런 건지도 모르구요. '강의실<도서관' 요런 공식은 절대 깨지지 않는다니까요 ㅋㅋ (어쩌다보니 수강신청 페이퍼에 이어 수강변경 페이퍼에 덧글을 달게 되었네요, 하하)

cyrus 2011-09-01 12:16   좋아요 0 | URL
후회를 하지 않기 위해서 미리 수강신청 전에 시간표를 짜는 것이죠.
그런데 미리 짜봤자 제가 100% 원하는대로 되지 않는답니다.
다만 수강 실패율과 후회감을 줄일 수 있는 정도에 불과해요 ^^;;




2011-08-30 22: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01 12: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30 23: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01 12: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01 13: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이리시스 2011-08-31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변경이 학교 측 사정이나 인원미달, 강의실 문제 등으로 될 때 미리 계획 짜논 학생으로서 살짝 신경질 나죠. 이제 정말 개강인가 봅니다. 시루스 님 만나고 첫 개강도 아닌데 가을이라 그런지 더 응원하고 싶어요!

cyrus 2011-09-01 12:21   좋아요 0 | URL
응원 팍팍 해주세요~~ ^^ 이번 학기 수업은 1학기때보다
쉽지가 않거든요 ㅎㅎ

pjy 2011-08-31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입장을 고려해서 편성을 했는지? 어떤 기준으로 문제가 없다고 하는건지...참-_-; 문제가 없는데 왜 나중에 변경기간은 생겼는지~

관련자 모두를 만족시킬수 없는게 당연하겠지만, 갑만 만족하는 결론에 현재 매우 시달리는 "을" 괜히 울컥하고 있습니다....

cyrus 2011-09-01 12:22   좋아요 0 | URL
결국 이번 사태는 수강신청을 하는 학생들과 사태의 책임을 떠안게 된 학생회만
피해를 보고 말았어요. 지금 학생의 복지를 위해서 선도해야할 저희
학교 학생회의 이미지가 지금 말이 아니랍니다. ^^;;

yamoo 2011-08-31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강신청 변경...이거 참 골치아프죠. 시간표 맞추기도 힘들고...

아니, 근데 학교측은 어쩌자고 그런 행태를 보이는지....이건 학생들이 데모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이상하게 학생회는 이런데에는 잘 데모를 안하는 거 같다는..--;;

그나저나 진짜, 반값등록금은 언제 시행되는지...

cyrus 2011-09-01 12:25   좋아요 0 | URL
야무님 말씀대로 정말 사태가 계속 확산되었다면 정말로 학생들이
데모를 펼쳤을거에요. 저희 학교 학생회 같은 경우에는
사학재단 복귀 반대 시위를 펼친 적이 있어요. 아무래도 등록금 문제는
자연스럽게 멀어질 수 밖에 없게 되고요. 얼른 사학재단 문제가
시급히 해결되어야 등록금 문제에 대한 논의가 나오는데 말이죠.

맥거핀 2011-09-01 0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에는 별 얘기 아니겠거니 생각하고, 글을 읽었는데, 막상 끝까지 읽어보니 이것 참 복잡하고, 심각한 문제로군요. 문제가 발생하면 빨리 고치면 될텐데, 사실 학교 조직도 어지간히 답답한 조직이라(예전에 '조교'했던 경험을 돌이켜볼 때) 공문 오가야 하고, 보고도 해야하고 어쩌고 해서, 참 잘 안되지요. 아무튼 그동안 피해는 학생들만 본다는...;;

cyrus 2011-09-01 12:27   좋아요 0 | URL
맥거핌은 조교 경험이 있으시군요. 정말 조교도 수강 신청이나 변경
기간만 되면 머리 아플거 같아요. 학생들이 전화로 수차례 문의를 하거나
사무실에 찾아간다면 조교 입장에서는 바쁘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