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과 함께 할 때 좋은 일

지젝 리뷰를 드디어 처리하고 조금 가벼운(마냥 가볍진 않아ㅜㅜ) 마음으로 출근길...
벤치가 멋져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이럴 땐 냉큼 책을 꺼내 책에게 세상 구경을!
책 감옥은 방 하나에서 또 다른 방으로 가는 것. 끝은 없지.


 

"그의 이름을 세상에 널리 알린 불확정성원리에서, 하이젠베르크는 양자역학에서는 위치와 속도가 고전 역학에서 향유하던 직접적이고 명확한 지위를 가지지 않는다는 점을 증명해 보였다. 위치와 속도는 이제 특정 입자의 기본적 성질이 아니라 양자계에 대한 정밀한 측정을 수행하여 도출해 내야 하는 부차적인 성질이 된 것이다. 불확정성원리는 종종 '입자의 위치를 정밀하게 측정할수록 속도를 확정하는 것은 더욱 힘들어지며, 반대의 경우 또한 마찬가지다'라는 식으로 표현된다. 그러나 보다 엄밀하게 표현하자면, 양자 단위의 입자는 위치나 속도에 상응하는 고유한 성질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이런 양적 성질에 대한 값을 얻어내기 위해 양자계를 측정할 경우 그 측정이 양자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전자는 입자일까, 아니면 파동일까? 하이젠베르크가 이 책에서 주장하는 대로, 이 질문의 답은 '파동'과 '입자'라는 단어가 일상의 경험에서 유래하여 고전역학에 의해 정의된 개념이며, 그 정의에 따라 서로 배타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파동은 입자일 수 없으며  입자는 파동일 수 없다. 양자 단위의 대상은 둘 중 어느 한 쪽에 속하지 않는다. 파동으로서의 성질을 측정하려 하면(예를 들어 회절이나 간섭 실험을 통해 파장을 측정하려 하면) 관찰 결과는 파동처럼 보이게 된다. 반면 입자로서의 성질을 측정하면 (즉 위치나 속도를 측정하면) 전자는 입자의 행동 양식을 따른다."
ㅡ데이비드 린들리의 서문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물리와 철학 (Physics and Philosophy, 1958) - 근대과학의 혁명> (서커스 출판 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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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부터 명쾌하게 치고 나가며 아주 멋지다! 중언부언 "인간이란..." 어쩌고 하는 수식들에 서설이 길면 난 정말 지루하다-_-) 바쁜 사람들끼리 본론, 알맹이를 말합시다!
지젝의 《시차적 관점》 생각하면 연결되는 게 한 둘이 아닌 책. 예전에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원리와 지젝의《시차적 관점》 연결해 말했다가 '니가 뭘 알아!' 하며 욕 잔뜩 먹었는데 공부가 부족해 자신 있게 대응하지 못했다. 당신들은 그때 날 욕하고 끝났지만 나는 여전히 내 생각에 책임을 지고 있다.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말할 때도 상대를 지적할 때도 정확한 논거를 댈 것. 이걸 언제나 숙지해 말하고 쓰려고 노력 중이다. 

 

 

 

 

 

 

 

 

 

2018년 5월 내가 산 책 1 - 《사탄탱고》 외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사탄탱고》
원하던 빨간색으로 도착^^!
책을 사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문제인 표지가 랜덤인 건 좀 아닌 거 같다고 선택하게 바꿔 달라고 출판사에 건의했는데 어찌 될지....
여하간 책 포스 그저 황홀~~~ 책에 반해서 어쩌자는 건지;;

처음부터 서늘한 감동이! 벨라 타르 감독이 영화에서 이 정서를 정말 잘 잡아냈다는 게 확 느껴진다!


나머지 책은 e book 구매^^




5월 알라딘 굿즈 - 알라딘 메모리폼 책 베개(앨리스)
보자마자 바로 삼ㅋㅋ
비닐에서 막 꺼내서 아직 구겨짐이 있어요;
푹신푹신 좋네요^^

 

 

알라딘 원두 신상 또 맛을 안 볼 수 없징!
스탬프도 두 개 받을 수 있는 알라딘 블렌드(봄)
예가체프 선호하는 저 같은 사람에게 딱 좋은 맛~
이제껏 블렌드 그렇게 만족스럽지 않았는데 이번 상품은 향기와 맛 둘 다 잡았네요! 추천^^



알라딘 4월 인스타그램 댓글 이벤트 선물(피너츠 아크릴 메모홀더+메모지 세트)도 도착!
4월 알라딘 굿즈로 산 피너츠 독서대랑 나란히 두니 예상대로♡0♡!

공양미 300석에 인당수로 몸을 던진 심청처럼 굿즈 때문에 인스타그램에 자신을 던진 굿즈중독자의 작은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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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4 17: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04 18: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호랑이 2018-05-04 19: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AgalmA님께서는 Alice를 좋아하시는 것 같네요. 그러고보니, 호기심을 가지고 모험을 떠나는 Alice모습과 AgalmA님의 모습은 공통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AgalmA 2018-05-04 19:48   좋아요 1 | URL
앨리스는 누구나 가지는 호기심과 욕망을 실행하는 자, 많은 관계들과 세상을 경험하면서 끊임없이 자신을 점검하는 자, 세상의 모든 걸 관찰하는 자, 자신의 선택에 따른 위험과 책임을 져야 하는 자 등등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캐릭터죠. 거기서 누구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결정적으로 모습도 이쁘고 이름도 이쁘잖아요>ㄱ<)!

북다이제스터 2018-05-04 2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점점 물리학과 인문학 사상의 교차점이 왜 이리 많은지 새삼 문뜩 깜짝깜짝 놀라고 있습니다. ㅎㅎ

AgalmA 2018-05-04 22:17   좋아요 0 | URL
그렇죠. 과학과 시의 인식도 엄청 비슷해서 저도 둘 사이를 번갈아 읽으며 놀라곤 합니다. 인식이 상향 평준화되고 있기 때문일까요^^;;
 

홍성수 말이 칼이 될 때

자유와 평등은 자주 나란히 거론되지만 이 개념은 사실 조화보다는 상충한다. 누구나 무한한 자유를 추구한다면 차별받지 않고 평등할 권리는 보장되지 않는다. 편견이 자유를 행사할 때의 문제는 심각하다. 편견이 표현의 자유 탈을 쓸 때 혐오표현이 탄생하고 그것은 차별 행위와 증오 범죄, 집단 학살 등으로 이어진다. 한국에서는 2010년부터 부각된 일베, 2016년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 정치와 연루된 많은 충돌 등등에서 볼 수 있듯 혐오표현이 심각한 사회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심리학자 올포트는 차별과 혐오를 낳는 편견을 가진 사람이 많은 사회의 조건을 이렇게 제시했다.

사회 구조에 이질적 요소가 많고, 사회 이동성이 있고, 급격한 사회 변화가 있고, 의사소통과 지식의 전달이 막혀 있고, 소수자 집단의 규모가 늘어나고 있고, 경쟁과 갈등이 있고, 착취로 이익을 얻고 있고, 공격적으로 화를 내는 것이 사회적으로 억제되지 않고, 민족중심주의 전통이 있고, 동화주의나 문화다양성이 허용되지 않는 사회가 그것이다.”

바로 한국이 떠오른다. 남북정상회담으로 설레는 분위기지만 나는 걱정이 앞선다. 편견과 차별이 확산되어 있는 이런 사회 내부를 어쩌지 못하면서 덜컥 통일이라도 되면 얼마나 심각해질까 싶어서다. 당장 조선족과 중국 동포만 해도 많은 한국 영화에서 범죄자로 그리고 있는데 이는 이 사회의 만연한 정서를 보여주고 있다. 냉전 시대에 민주주의 외의 집단을 악한으로 설정하는 것과 비슷한 헐리웃 스타일 진부함이라고 가볍게 넘기기 어렵다이걸 소재로 우후죽순 쓰는 건 매우 문제적이다. 대중매체와 이미지의 영향력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한국은 증오범죄법도 없고, 형사정책 당국도 혐오범죄에 대한 특별한 판정 기준도 갖고 있지 않다. 통일 대비가 아니더라도 현재 이 사회에서 다양한 구성원들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는 공공선이 더 잘 갖춰져야 한다.

 

 

켈시 우드 한 권으로 읽는 지젝》(Zizek : A Reader' Guide)

이 달 읽은 책 중에 가장 수확이 큰 책이다. 그동안 지젝 책 읽기 진도가 수월하지 않았기 때문에 괜찮은 가이드 책을 계속 찾았다. 이 책은 정말 딱 내가 찾던 것이었다.

지젝의 24편의 저작을 정리한 원저가 2012년에 출판되었기 때문에 이후 지젝의 책은 따로 살펴봐야겠지만 지젝의 핵심 줄기는 변하지 않은 걸로 보인다. 라캉적 정신분석, 헤겔적 변증법, 마르크스 자본주의 이데올로기 비판이라는 3대 축이 그것이다. 챕터마다 요약이 따로 있고, 지젝의 철학 줄기를 반복적으로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자동 반복 학습-_-)!

요즘 내가 인식과 세계 메커니즘에서 느끼는 문제들의 어떤 실마리를 보여주고 있어 흥미로웠다. 일독을 권할 만한 책!

리뷰 : http://blog.aladin.co.kr/durepos/10066993

  

 

스티븐 호킹 스티븐 호킹의 블랙홀

'아인슈타인 이후 최고의 물리학자'라는 평을 듣고 있는 스티븐 호킹이 지난 3월 별세했다. 이들을 잇는 차세대는 누구일까.

블랙홀이란 천체의 중력을 벗어나기 위한 최소한의 속도(탈출속도) 크기가 광속보다 큰 걸 말한다. 그래서 빛도 빠져나오지 못한다. 블랙홀이 왜 중요한가. 블랙홀로 떨어진 정보가 모두 사라진다는 것은 200년 넘게 지배적이었던 과학 결정론, 즉 과학의 법칙이 우주의 진화를 결정한다는 것, 우주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무너뜨린다. 양자역학의 불확정성 원리에 따르면 입자의 위치와 속력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어느 정도의 정확도로 계산할 수 있는 '양자 상태'를 안다면 우리는 임의의 다른 시간에 우주를 예측할 수 있다.

*

"양자역학에서 정보가 보존되는 이유는 시간에 따른 양자역학적인 모든 과정이 일원성 연산자로 기술되기 때문이다. 임의의 물리적 과정에서 일원성 연산자를 거꾸로 적용하면 현재 상태에서 이전 상태로 회복이 가능하다. 이런 의미에서 양자역학은 정보를 보존한다. 정보가 사라진다면, 양자역학이 틀렸거나 작동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블랙홀은 현대 물리학의 양대 산맥인 상대성이론(거시 물리학)과 양자역학(미시 물리학)의 상충을 해결하는 양자중력이론의 발판이자 새로운 물리학 시대를 열 열쇠이다.

4월에 호킹 책을 집중해 읽자고 해 놓고 외도를 많이 해서 반성 중이다. 그러나 읽겠다는 나와의 약속은 계속된다.

 

 

김언 너의 알다가도 모를 마음이 출간돼 한 문장4월에 한 번 더 읽었는데 비슷한 괘를 유지하고 있지만 내 생각엔 한 문장이 완성도가 더 높다. 한 문장이 인식의 실험에서 자신의 스타일을 더 명확히 만든 거 같고 너의 알다가도 모를 마음은 그 탐구의 연장선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너의 알다가도 모를 마음도 더 집중해 읽어야 리뷰를 쓸 수 있을 거 같아 아직 리뷰를 쓰지 못했다. 언제 리뷰를 쓰게 될지....

리뷰 : http://blog.aladin.co.kr/durepos/10001013

 

 

박영숙, 제롬 글렌 세계미래보고서 2018

세계미래보고서는 유엔미래포럼이 매년 발간하는 보고서인데, 이 책은 한국에서 더 중점적으로 봐야 할 사안을 제시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과 가상화폐 경제, 자율주행차, 최첨단 배양육과 인공지능 레시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의료 및 생명공학, 환경 분야 전망을 두루 살펴보았다. 저자들은 산업 간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향후 중요 키워드가 스마트화’, ‘무료화’, ‘민주화라고 말한다. 그게 중요한 건 알겠는데 이것을 움직이는 게 또 결함 많은 인간이라 미래가 밝게만 그려지진 않는다. 좋은 기술이 긍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으려면 이런 정보가 열려 있고 논의하는 분위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호리에 다카후미 다동력

멀티태스킹을 일본식으로 다동력(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해내는 힘)’으로 표현한 거라고 할 수 있겠다.

쓸모없는 책은 없다고 생각한다. 쓸모는 독자가 만들어야 한다. 책에 대한 왈가왈부 많이 보게 되는데 책이 일정 이상의 함량을 가져야 하는 건 기본이겠지만 저자가 좋은 걸 입에 떠 넣어 주길 바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책을 선택하고 읽는 전 과정에서 독자의 능동적인 관여가 필요하다. 자기 계발서는 답안지가 아니다.

리뷰 : http://blog.aladin.co.kr/durepos/10036460

 

 

강헌 신해철 : In Memory of 申海澈 1968-2014

좀 더 전문적인 음악 비평을 바란 사람에게는 조금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신해철이라는 시대를 관통하는 뮤지션과 80년 대에서 지금까지의 한국 대중음악신의 흐름을 살펴보는 작은 표지가 되어 준다는 점에서 이 책은 마땅히 의미가 있다. 우리가 무심히 지나쳤던 다른 차원의 시간과 우리가 사랑한 음악에 대해서 살펴볼 수 있는 책이었다.

리뷰 : http://blog.aladin.co.kr/durepos/10041896

 

 

이연식 불안의 미술관

섹스, 이별, 노쇠, 종말, 기다림, 공간, 작가라는 테마로 불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뭉크, 호퍼, 드가, 브뤼헐 등 친숙한 명화들이 등장한다. 남성 중심의 초점 같아 아쉬웠지만 가볍게 읽을 만한 미술책이었다. 불안은 우리의 그림자와 같은 것이어서 아무도 벗어날 수 없다. 예술가들은 창작을 통해 불안을 극복하려 한 자들이라고 봐야겠다.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이것이 가치 있는 일일까 숱한 날들을 고심하면서. 위대한 예술가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진하고 성취한다. 인정받지 못한 많은 예술가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다. 에디슨은 천재는 1퍼센트의 영감과 99퍼센트의 노력으로 이루어진다고 했지만 격언이라 하기 애매한 이 말이 자주 회자되는 게 나는 점점 불편하다. 99퍼센트 노력했는데 뛰어난 영감이 없어서 이류가 되는 게 좀 부당해 보이고, 영감도 좋고 노력도 했는데 운이 없어 빛을 보지 못한 사람들도 딱해서.

 

 

손보미 디어 랄프 로렌얀 마텔 파이 이야기를 나란히 보게 된 것은 내게 재밌는 경험이었다. 세상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아니라는 것. 우리가 이해하는 대로 이야기하고, 받아들이고 싶은 대로 그러하다는 걸 두 작품이 공통으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손보미 디어 랄프 로렌리뷰 : http://blog.aladin.co.kr/durepos/10026379

얀 마텔 파이 이야기리뷰 : http://blog.aladin.co.kr/durepos/10026396

 

 

레이 브래드버리 온 여름을 이 하루에

재즈에도 쿨 재즈와 핫 재즈의 구분이 있다. 전통 재즈를 Hot-Jazz라고 한다면 Cool-Jazz

기존 재즈에 클래식적인 걸 가미하는 등의 실험과 예술성을 더 겸비한 스타일이다.

SF 장르에서도 고전적인 작품이 있는가 하면 차갑고 실험적인 작품들도 있다. 레이 브래드버리는 그 중간쯤이 아닐까 싶다. 스타일은 서정 소설 같은데 소재나 아이디어가 쿨하다고나 할까^^ 내 경우 SF 소설을 읽고 나면 인간에 대해 깊은 착잡함을 느끼게 되는데, 레이의 소설을 읽고 나면 이상한 위안을 얻는다. 그게 좋아서 그의 소설을 계속 읽고 싶어진다.

리뷰 : http://blog.aladin.co.kr/durepos/10017604

 

 

매슈 설리번 아무도 문밖에서 기다리지 않았다

살인사건에서 살아남아 평생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사는 게 더 슬플까(리디아), 부모에게 버림받고 고아로 사는 게 더 슬플까(조이). 이 소설의 중요 인물들 얘기다. 우리는 보통 고독 속에서 살지만 이런 중대한 고통 속에서 홀로 사는 건 더 어려운 일이겠고 거기에 더해 현명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은 불가능한 것처럼도 느껴진다. 조이는 삶을 포기했고, 리디아는 계속 살아간다. 삶은 어중간할 수 없는 거 같다. 죽지 않는 이상 우리는 산다. 그 자체가 아주 명징한 사실 같다.

 

 

커트 보니것 그래, 이 맛에 사는 거지

뉴스에도 등장할 만큼 보니것 한국 팬이 한껏 늘어난 것은 반가운 일이다. 절판이 가득하던 그의 책이 속속 재출판 돼 나도 환호했다. 그런데 이 책은... 커트 보니것의 역량을 생각한다면 많이 아쉽다. 30년 가까이 보니것이 한 졸업 연설문 모음이라고 하니 어떤 집약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 그런데 일종의 매뉴얼이 느껴져서 읽다 보면 반복적이고 식상하다. 이 책의 제목이 된 그래, 이 맛에 사는 거지를 말한 알렉스 삼촌 얘기도 자주 나와서 외울 지경; 애정하는 작가지만 커트 보니것 책 중 가장 실망했다. 사는 거보다 정 보고 싶다면 도서관에서 빌려 볼 것. 다행히 나도 도서관에서 빌려 봤다.

 

 

이원석 서평 쓰는 법

나는 청개구리 심리가 있어서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흥미가 생기던데 저자가 제시하는 좋은 서평의 요건들을 비껴가면서 좋은 서평을 쓰고 싶다. 바보 같고 불가능한 일일까.

 

 

 

 

알라딘 무료 e book《젊은 작가의 책》

그장소님 추천으로 읽게 됐는데(감사^^) 적은 분량임에도 괜찮은 정보가 쏠쏠하다. 혹 안 본 분 있을까봐 알린다.
후반에 패멀라 폴 《작가의 책》 미리 보기도 있어서 재밌게 봤다. 파리 리뷰《작가란 무엇인가》보다 못 하다는 평이 많던데 일단 봐야 나도 무슨 평이든;;; 하루 종일 어떻게 하면 좋은 책을 더 많이 읽을 수 있을까 고민하는 이상한 책리스(의도와 다르게 뭔가 캐피탈적인 느낌이...) 나라의 나; 

 

*

"최근에 다시 만나게 된 또 다른 작품은 조이스의 「죽은 사람들」이었는데요, 지금까지 여러 차례 읽었던 작품이지요. 이 작품은 하나의 중편소설로, 그러니까 『더블린 사람들』의 다른 작품들과는 완전히 분리된, 하나의 완벽한 중편소설로 간주할 필요가 있어요. 연례행사로 열린 겨울 파티에서 시작해서, 나중에 호텔에서 부부간에 있었던 그간의 오해와 진실이 드러나는 장면이 이어지고, 마침내 주인공이 죽음의 필연성에  대해서 명상하는 동안 눈이 내리기 시작하고 주인공이 서서히 잠에 빠져드는 것으로 이야기가 끝을 맺는데, 저라면 「죽은 사람들」의 마지막 열두 페이지를 『율리시스』의 어떤 열두 페이지와도 바꿀 겁니다. 하나의 형식으로서, 소설은 여기저기로 마구 뻗어나가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결코 완벽할 수가 없는 장르입니다. 완벽할 필요도 없고 그걸 추구하지도 않죠. 시는 완벽을 성취해낼 수가 있지만—단 한 단어도 바꿔선 안 되죠—중편소설이 그런 경우는 정말로 드물지요.
(중략)
시로부터 “다시 돌아온다”는 느낌은 정확히 어떤 걸까요? 뭔가가 더 가볍고, 부드럽고, 넓어졌다가 결국 다시 원래대로 바뀌고 말지만, 결코 완전히 원래대로 돌아오는 것은 아닌 그런 경험이 아닐까요?"

 

ㅡ이언 매큐언 인터뷰


 

 

4월 읽고 있는 중인 책들은 대략 이렇다.

 

 

 

 

 

 

 

 

e book 읽기에 재미를 붙이자 독서량이 상당히 늘었다. 이제 탄력이 붙으려고 하는데 10년 대여가 사라져서 너무 아쉽다ㅜㅜ 

돌아와요~

 

 

 

 

 

숨차게 달려온 4월 독서 목록을 정리하고 오늘 저녁 풍경...

 

 

 

*

봄철에 티파사에는 신들이 내려와 산다.
태양 속에서, 압생트의 향기 속에서, 은빛으로 철갑을 두른 바다며, 야생의 푸른 하늘, 꽃으로 뒤덮인 폐허, 돌더미 속에 굵은 거품을 일으키며 끓는 빛 속에서 신들은 말한다. 어떤 시간에는 들판이 햇빛 때문에 캄캄해진다. 두 눈으로 그 무엇인가를 보려고 애를 쓰지만...

ㅡ 알베르 카뮈 「티파사에서의 결혼」

 

보통 이런 굿즈에는 적당히 멋진 문구로 채우기 마련인데 이건 정말 멋있다.
잘했어요, 알라딘~

이 맛에 제가 굿즈 사는 거 아니겠어요^~^)!


나는
아직도 뭔가를 기다린다.
카뮈는 그걸 참 잘 말해준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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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8-04-30 21: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4월 한 달 정말 많은 책 읽으셨습니다. ^^
따라 읽고픈 책도 많습니다. ^^
자유와 평등이 진정 상충되기에 요즘 제 관심사는 과연 조화는 진정 없는가 입니다. ^^

AgalmA 2018-04-30 22:06   좋아요 2 | URL
자유와 평등에 대한 고민글 방금 읽고 왔습니다.
조화를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달려 있겠죠.
모두가 조화를 미묘하게 다르게 생각한다면 늘 깨지기 마련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이게 인간의 딜레마죠. 양자역학이 잘 말해줬잖습니까. 관찰자의 시차에 대해서.

서니데이 2018-04-30 23: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맛있는 저녁을 드셨군요. 새우튀김 같기도 하고, 게살 같기도 합니다.
a님, 4월에도 바쁜 시간 속에서 책 많이 읽으셨네요.
이제 4월은 너무 조금 남아서 1시간도 남지 않았고, 곧 5월입니다.
5월에는 더 좋은 일들 많이 만나는 기분 좋은 시간 되셨으면 좋겠어요.
편안한 밤 되세요. ^^

AgalmA 2018-05-02 13:01   좋아요 1 | URL
새우요.
책을 읽으려고 일 시간을 조절하려니 힘든 게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5월은 연휴다 가정의 달이다 해서 해마다 후딱 지나가는 거 같은데 서니데이님도 5월 좋은 계획이 함께 하시길^^/

2018-04-30 23: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8-05-02 13:03   좋아요 1 | URL
^^;;; 그...그런가요. 상식적이라니 다행입니다. 남들과 핀트가 맞지 않는 일상을 자주 겪다보니 제가 어느 정도 상식선에서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거든요.
감사합니다^-^

2018-05-03 16: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04 1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호랑이 2018-05-01 18: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많은 책을 읽으셨네요^^:) AgalmA님께서는 의미있는 4월을 보내셔 뿌듯하실 듯 하네요!^^:)

AgalmA 2018-05-02 13:05   좋아요 2 | URL
책 많이 읽는 사람 많이 봐서 그래봐야...싶지만ㅎ; 그래도 이 정도도 제겐 참 힘든 여정이었지요;_;)... 더 이상 뭘 더 어케 해야 할지는ㅎ;;
지젝 같은 깊이 파는 책만 읽는다면 한 달에 5~6권 읽고 끝날 듯ㅎ;

페크pek0501 2018-04-30 23: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 제가 <한 권으로 읽는 융> 이런 책을 즐겨 읽은 적 있어요. 《한 권으로 읽는 지젝》에 관심이 가네요.

2) 님의 마지막 문단에서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가 생각나네요. 저도 뭔가를 기다리고 있어요. 좀처럼 와 주지 않는 무엇을.

3) 저는 님의 서재에 자주 와서 자극을 받아야 하겠습니다. 좀 더 부지런히 읽어야겠다는 다짐을 불끈 하고 그러나 잠이 와서
진짜 이제 잠자러 갑니다. 이것이 오늘의 마지막 댓글이올시다. ㅋ

굿 밤...

AgalmA 2018-05-02 13:09   좋아요 1 | URL
지젝도 <how to read 라캉> 쓰고 인지도 확 올랐죠. 이런 책 잘 쓰면 본인뿐 아니라 많은 독자에게도 유용하죠.

우린 다 기다리는 사람들이죠. 그게 뭔지 대충 그림이라도 잡히면 다행인데, 막상 이게 아니더라 싶으면 아아....

전 다른 사람들 읽는 거엔 크게 영향 안 받아요. 제가 읽고 싶은 책 지도 보고 가기도 벅차서. 페크님도 본인만의 책지도로 항해하시는 거 같던데...아무튼 응원요^^/

2018-05-01 09: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8-05-02 13:16   좋아요 2 | URL
맞는 말씀이고 저도 그렇게 자주 생각합니다.
그러나 고통과 불안은 개인에게 언제나 상대적 평가나 비교가 어려운 영역이죠. 다른 사람이 옆에서 죽어나가도 내 손가락 하나 다친 게 더 크고 아프고 한 게 인간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세상이 더 이 아귀다툼 속이 된 것이기도 하겠죠.
5월 포문도 기어이 열렸네요. 또 살아봐야죠. :)

2018-05-01 18: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02 13: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 도서관 신착도서 훑어보기

리처드 할러웨이 세계 종교의 역사
ㅡ e book 반값 대여를 눈여겨보고 있던 터라 훑어봤다. 일단 편집디자인에 깜짝 놀랐다. 큰 글씨, 그림 하며 청소년 교양도서 같은; 일반 독자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해 그런 거겠지 이해하고 내용은 평이해 도서관에 있으니 장바구니에서 빼기로 결정.



뮤리엘 스파크 《진 브로디 선생의 전성기》

 

(첫 문장)
"마샤 블레인 여학교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는 동안에도 소년들은 핸들을 거머쥔 채 자전거 뒷바퀴 쪽으로 멀찍이 서 있었는데, 자전거는 마치 두 성性을 가르는 울타리처럼 보였고, 소년들은 언제라도 곧바로 자전거에 올라타 떠날 것만 같았다."

ㅡ 편집자로 일했던 경력 영향도 있는 거라 생각되는데 군더더기 없으면서 함축적인 문장을 구사하고 있다.
도서관에 들어왔고 188 페이지의 얇은 책이니 기회 되면 보기로.



그 외 관심 가졌던 톰 닐론 《음식과 전쟁》, 박총 《읽기의 말들》 등을 훑어보았다.
집중해서 살펴보기 힘들었다. 더 궁금한 책이 따로 있었으니까.

오늘 내 도서관 나들이 목적은 희망도서 브뤼노 라투르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를 받기 위해서였다.
책이 너무 많으면 해이해지니까 이 책 딱 한 권만 빌렸다. 사실 집에 빌려 놓은 책이 있어서 더 빌리기 어려웠지ㅋㅋ
자, 이제 판도라의 책을 열어볼까.

그가 속하는 과학학(Science Studies)- '과학적 실재가 구성되었다는 비실재론'은 일견 요즘 내가 읽고 있던 지젝의 논의와 맥이 닿아 더욱 흥미롭다.

 

 

 

 

 

● 오늘의 음악 - 취미는 음악감상

음악만으로도 충분할 거 같은 오후



Rad Museum [Scene] (2017, EP)
"Tiny Little boy(feat. DEAN)"
ㅡ 이런 곡을 발견하면 한국 대중음악의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생각을 한다.


offonoff [Boy.] (2017, 정규)
"boy"
ㅡ 근사한 일렉트로닉


히피는 집시였다 [나무] (2017, 정규, 알앤비소울)
"점"
ㅡ 아날로그 감성이 강하면서도 메인 신에 어필할 만한 매력도 가득. 보컬 Sep이 단연 돋보인다. 올해 2집도 나왔으니 어서 들어 봐야겠구낭~


신해경 [나의 가역반응] (2017, EP)
"모두 주세요"
ㅡ 신해경 혼자 만들고 연주하고 믹싱까지 했다니 재능 인정! 멜랑콜리 기타 사운드 참 잘 뽑아내는 듯.

 

 

 

 

 

 

 

 

 

●텅장을 부르는 관심도서

장바구니 대기 타는 중

 

(인터뷰집)
☆ 구매 1 순위 ☆
파스칼 키냐르 / 샹탈 라페르데메종《파스칼 키냐르의 말》
ㅡ 키냐르는 어쩜 사진발도 이리 멋진가!


(문학)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사탄탱고》
ㅡ 벨라 타르 《Satan's Tango> (1994) 영화 정말 엄청났는데 원작 소설이라니! 꼭 봐야 됨!!!
486분짜리 이 영화 보기 힘들었던 분은 소설을 볼 것ㅎㅎ
저는 극장에서 힘겹게 영화를 본 자(하루가 다 가더라는...) : http://blog.aladin.co.kr/durepos/7285905  


볼프강 보르헤르트《그리고 아무도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ㅡ 현대문학 또 일냈네! 그래, 보르헤르트 전집 하나쯤 있어야 했어!

 

 

(인문학, 미술, 화집) 

기획집단 MOIM《장서표 100 - 책에 새긴 이름》
ㅡ 수집가를 유혹하는 아이템

 

 

 

 

 

 

 

 

 

 

 

 

● 반가운 소식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의 출판 물고가 터서 몹시 기쁜 와중에 반가운 소식을 또 접했는데요. 알마 출판사에서 그의 악명 높은 장편 소설『 infinite Jest(끝없는 농담)』 수년째 번역 중에 있다고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하시네요. 그럼요. 나오기만 한다면야 얼마든지 기다리지요! 그동안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 읽으며 기다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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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8-04-28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데이빗 포스터 월리스 책 나오자마자 샀는데
안 읽고 있네요 ㅋㅋㅋ

아마 <인피닛 제스트>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아니 수년 동안 번역해다니 그게 더 놀랍네요.

그나저나 가격은 얼매나 하려는지 궁금합니다.

AgalmA 2018-04-29 07:56   좋아요 0 | URL
저도 빠르게 읽고 싶은데 앞에 읽고 있는 책 정리 좀 해야 해서 초반 읽고 진도 못 나가고 있는 중^^; 담주부턴 본격 진입해야죠ㅎ;
인피닛이 1000페이지가 넘는데다 월리스의 현란한 언어 구사로 애를 먹을 만도 하다고 생각합니다ㅎ;
알마 대표님 말씀 분위기로는 1~2년 안에 나오긴 힘들 거 같던데 핀천 <중력의 무지개> 같은 어마무시한 가격이 되지 않길 바라요ㅎ;; 비슷한 스타일과 두께인 조르주 페렉 <인생사용법> 정도 가격이 합당하다 싶은데요.

레삭매냐 2018-04-29 20:29   좋아요 0 | URL
아니 아직도 1-2년이나 더 걸린다니...

이럴 바에야 소장하고 있는 원서 읽기에
도전하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2년이면 원서도 못 읽을 것 같지 않은데
말이죠!

AgalmA 2018-04-30 21:06   좋아요 0 | URL
전 기다리며 딴 책 읽고 있을 랍니다ㅋㅋ; 원서 고생보다 이 쪽이 저는 더 실리가 있을 듯ㅎ;;;
 

 

제가 올리는 "오늘의 음악"이 좀 어둡죠? 히히;;

이번엔 시시하다는 안개에 싸여있는 벗을 위한 선곡!

다른 분의 기분 전환에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널 위해 준비했어💝

(어따 대고 반말이야! 이럴 땐 이렇게 말해야 멋있엉;)

 


 

 

 

 

🎵

3호선 버터플라이 [Divied by Zero](정규, 2017) - "Ex-Life"

ㅡ 20년 관록의 완성도 클래스!

 

🎵

최고은 [Nomad Syndrome](EP 5집, 2017) - "I Am Water"

ㅡ 보물이라는 말을 쓰고 싶은 뮤지션. 최근 한국 여성 뮤지션 중 단연 돋보인다.

 

🎵

리코(Rico) [White Light Phnorama](정규 2집, 2017) - "Last Dance"

ㅡ 알앤비/소울에서 평균 이상을 보여주는 앨범. 이 곡은 특히  중독성이 강하다.


🎵

재지팩트(Jazzyfact) [Waves Like](Ep, 2017) - "하루종일"

ㅡ 가사는 19금이지만 멜로디와 리듬만 즐겨서 내겐 별 상관이 없^^; 나른한 일요일의 욕조에 있는 기분^^

 

 

 

 

 

 

저녁엔 이런 풍경을 만들어 보셔도^ㅇ^)~

켈시 우드 《한 권으로 읽는 지젝》과 함께~  (내 기준에ㅎ;;;) 재밌고 흥미로운 지평 가득~
철학, 존재론, 정치철학, 문학, 영화비평, 생태학, 종교학, 언어철학, 인지철학 등 워낙 방대한 분야에 걸쳐 있는 지젝 정리뿐 아니라 그동안 철학, 인식론에서 가졌던 의문과 불만을 풀어주고 있어 엄청 맘에 듭니다.

이 봄을 위한 철학서, 적극 추천합니다!

 

 

 

 

 

그의 모든 책과 강연이 하나의 개입이다.

우리의 현실로 경험되는 것에 접근하는 대신, 무언가는 사유되지 않은 채로 남겨두는 대가를 치르는 것이 우리에겐 불가피하다.

언어는 사적일 수 없으므로 의미는 언제나 상호주관적이다. 즉 그것은 상징적 질서, 라캉적 대타자 안에 존재한다. 그러나 언어와 담론의 상징적 공간은 애매한 기표들로 구성된다. 기표들의 문자 그대로의 의미는 은유적인 과잉 의미에 의해 "중층 결정된다." 의미의 장 내부의 이 애매성은 이름에 의해 붙잡혀 고정된다. 지젝은 기술언어주의자들이나 반기술언어주의자들이 모두 명명에 함축된 근본적인 우연성을 간과한다고 주장한다. 지젝은 어떤 의미에서는 고유명사뿐 아니라 일상 언어에서의 모든 이름들이 순환적이고 자기 지시적인 계기를 함축한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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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8-04-19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아갈마님은 도대체 취약한 장르가 어디세요?? 글에 그림에 음악에.....
저한테만 살짝 알려주세요ㅎㄹ

AgalmA 2018-04-19 10:32   좋아요 0 | URL
역사 쪽이 제일 취약한 듯☞☜;; 학창 시절부터 재미를 못 느낀 부분. 창의적인 해석이 끼어들 여지가 제일 없어서 그런 거 같기도 하고^.^;..... 근데 syo님이 제게 그런 말씀을 하실 분은 아닌 거 같은데요ㅎㅎ; syo님도 여러 가지 관심 천국이잖음요~ 읽는 책 보면 ㅎㄷㄷ

syo 2018-04-19 11:04   좋아요 0 | URL
저야 잡다하게 ‘읽는‘ 것 뿐이지만 아갈마님은 쓰시고 들으시고 그리시잖아요b

옛날부터 syo는 다재다능알레르기가 있어서 팔방미인을 멀리해왔는데......ㅎㅎㅎㅎ

AgalmA 2018-04-19 11:42   좋아요 1 | URL
syo님은 이미 하트 뿅뿅 글 연타 쓰고 계시잖음! 듣는 것과 그림도 1만 시간 투자 아니더라도 꾸준히 하시면 금방 빛이 날 거니까 지금부터라도 하시면 되는 문제고~ 요즘은 천재적인 재능보다 자신을 알리는 피알이 더 관건이잖음ㅎ

다행히 제가 팔방미인은 아니고 팔방아수라니까 괜찮겠네요😁

2018-04-19 12: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4-20 05: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삭매냐 2018-04-19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다른 건 하나도 눈에 안 들어오고
오로지 킹 오브 비루만 눈에 띄네요...

비루 받침해 주시는 센스란!

아 굿즈도 하나 있었군요, 미처 몰라 뵜습니다.

AgalmA 2018-04-20 05:07   좋아요 0 | URL
차가운 음료는 바닥에 얼룩 생겨서 티코스터가 필수지요! 종이류나 책이 많은 사람들에겐 특히~
그리하야 오늘 저녁은 비루 한 잔 하신 건지...^^🍺

akardo 2018-04-19 18: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3호선버터플라이 최근 앨범과 최고은 저 음반 저도 좋아하는데 반갑네요. 3호선버터플라이 저 음반에 실린 나를 깨우네 정말 좋아요. ㅠㅜ최고은 귀향도 그렇고. 참 아갈마님은 저 두 곡을 좋아하시는군요. 둘 다 보컬의 목소리가 무척 매혹적인 듯해요.

AgalmA 2018-04-20 05:11   좋아요 0 | URL
찜해 놓고만 있다가 요즘 짬을 내서 듣고 있는데 말씀하신 ˝나를 깨우네˝ 첫트랙이어서 더 좋은 듯!
감상용 인스트루멘탈적인 음악보다 보컬 들어간 게 좀 더 소프트할 거 같아 선곡이 이리 된 것^^
 

 

 

나야말로 다동력(각기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진행해 나가는 힘)자라 이 책에 당연히 흥미가 생겼다.

📎
˝여러분도 먼저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것, 좋아하는 것, 빠져들 수 있는 것에 순수하게 몰두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금전적인 이익으로 연결되느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주위 사람들의 시선이나 상식도 신경 쓸 필요 없습니다. 그저 흥미가 이끄는 대로, 이유 따위 생각하지 않고 몰두하다 보면 전혀 관계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곱셈 효과를 일으켜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나 발상으로 연결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단 한 번뿐인 인생을 자신의 손으로 제한해 버리는 것은 아깝기 짝이 없는 일입니다. 철저히 자신이 하고 싶은 일로 하루를 가득 채우고 인생을 달리는 편이 훨씬 행복합니다.
이 책에서 저는 수십, 수백 개에 이르는 일과 놀이를 동시에 진행하기 위한 사고방식, 삶의 방식을 구체적인 방법과 함께 전부 소개했습니다.˝


평소 어떤 성향의 일과 마인드, 기초 지식 공부를 하고 있느냐에 따라 이 책에 대한 공감과 평가가 크게 나뉠 것이다.

강박에 가까운 저자의 시간 중시 자세는 일에서는 굉장히 효율적인데 대인관계에서는 비인간적이란 평을 받기 쉽다. 일본이나 한국 같은 유교 사고방식이 짙은 동양 사회에서는 특히. 저자도 그런 비난성 경험담을 술회하고 있다.

자신을 붙잡고 책 칭찬해주는 건 그 사람의 자기만족일 뿐 자기에겐 시간 뺏는 일이라고 화를 내고 있다ㅎㅎ
그 글 바로 아래 시간 뺏는 관심 종자에겐 철저히 거리를 두란 말도 어찌 보면 참 이기적일 수 있는데,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아무리 논리적으로 설명해도 전혀 통하지 않기 때문에 평생 가도 해결이 안 된다˝는 말은 공감 안 할 수 없지. 안 당해 본 사람 없을 걸요ㅎㅎ?


성공한 사람들이 으레 그렇듯 자기 과시와 독단이 엿보이는데, 성공을 합리적 결과와 데이터로 생각하기 때문인 거 같다. 역시 자기계발서는 곧이곧대로 들을 게 아니라 내 판단으로 취사선택하는 능력이 있을 때 유용하다!

 

 

● 오늘의 음악
오늘처럼 날씨 꿀꿀할 땐 상큼한 Koop
광고음악으로 ˝Come To Me (feat. Yukimi Nagano)˝가 더 인기 끈 거 같은데, 언제 들어도 그들의 명곡은 ˝Tonight (feat. Mikael Sundin)˝이지. 볼륨업!!!

 






Tonight 마음에 드는 이성을 만나기 위해 상대도 없는데 다이어트나 돈 모으기에 열중하고 계시다면 호리에 씨 저 충고대로 준비보다 시작부터~ 이거 의외로 효과 있어요. 후후. 백 날 외로워 타령하고 있는 사이 그녀/그는 이미 커플 되어서 떠나기 십상이라는^^ 품절녀/품절남은 그런 역학도 있단 말씀~ 나 오늘 픽업아티스트 빙의😁; 주말이니까😘 Good Luck~


 

 



● 1일 1사진 - 초현실

 

비 오는 날은 뭐든 조금씩 다 초현실적이다.
내 감각이 뭘 보는 건지 뭘 느끼는 건지 정확히 모르겠다.




 

●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도서관

 

매슈 설리번 《아무도 문 밖에서 기다리지 않았다》 (출판사가 생소한데 희망도서)
ㅡ 이상하게 끌려서 지금 읽을 타이밍이 아닌데 궁금해서 데려옴

마크 오코널 《트랜스휴머니즘》
ㅡ 북클럽 문학동네 선택 책으로 볼까 했던 책이라 눈에 띄길래 구경하려고 데려옴.

김윤관 《아무튼 서재》
ㅡ 아무튼 시리즈 읽고 싶었는데 첫 책으로 이게 좋을 거 같아서ㅎ 훑어보니 책의 두께에 비해 아주 가볍지 않은 책이라 어서 읽고 싶!


홍성수 《말이 칼이 될 때》
ㅡ e book으로 읽은 지 꽤 됐는데 리뷰 정리할 시간이 안 나서 책의 물질성에 도움 좀 빌릴까 하고 빌려 옴ㅎ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을 다루는 논점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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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8-04-14 14: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기계발서의 저자들이 하는 말을 듣다보면 가끔은 ‘나에 대해 뭘 안다고 이래라 저래라 하세요?‘라는 마음이 생기네요. ㅋㅋ AgalmA님 즐거운 주말 되세요!^^:)

AgalmA 2018-04-14 15:42   좋아요 2 | URL
ㅋㅋ 그러니 너네가 안 되는 거야 이런 어투...그 훈계조부터 어떻게 좀 안되나 싶고^^;

단발머리 2018-04-14 17: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Agalma님 진짜 다동력자예요. 인정합니다!!
책, 그림, 음악까지 완벽 3박자예요.
여러 결점에도 불구하고 ㅋㅋㅋ 이 책 읽고 싶어요, 체크했어요. 옮겨주신 첫 문단이 맘에 들어서요~~~

AgalmA 2018-04-14 16:23   좋아요 1 | URL
여러 결점에도 불구하고 저도 다동력자ㅋㅋ
너무 후루룩 읽혀서 이래도 되는 건가 싶은 책입니다; 1~2시간이면 다 봐요.
서문이 좀 약장사 같기도 한데ㅎ;; 몇 가지는 분명 도움이 되는 지침입니다. 아, 리뷰가 지금 밀려서 담주 중으로 리뷰 올릴 거에요/

단발머리 2018-04-14 17:38   좋아요 1 | URL
앗!! 이런 오해가~~~
여러 결점은 이 책에 대한 거예요. 자기 과시나 독단등의 결점에도 불구하고~~

Agalma님은 알라딘 다동력자예요.
저번에 컬러 컬렉션 때 기억 안 나세요?
저를 포함해, Agalma님 페이퍼 기다린 분들이 얼마나 많았게요~~^^

AgalmA 2018-04-15 02:03   좋아요 0 | URL
아하하...책 얘기란 건 알았어요^^ 그런데 한 큐에 후루룩 읽다보니 앞에 제 얘기와 붙이니 좀 웃기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농담으로 저렇게 말한 거요. 당황하게 해 드렸음 죄송요^^; 저를 희화해 좀 웃겨 보려고 한 거였는데ㅎ;;
컬러 컬렉션 해보면 정말 재밌으니까요^^ 운동, 청소도 되고ㅋ

페크pek0501 2018-04-14 2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고 싶은 건 일단 저질러 보겠습니다. 뜸들이지 말고.ㅋ

저는 남이 보면 쓸데없어 보일 수 있는 그런 작은 일에 빠져 드는 게 즐겁습니다.
예를 하나 들면 푸른 화초에 미쳐서 계속 화분을 사들이고 베란다에 정원을 꾸민 적이 있었는데
그 즐거움이 몇 달 지속되는 게 참 좋았습니다. 오래된 일입니다.

AgalmA 2018-04-15 02:21   좋아요 0 | URL
저도 어떤 건 참 뜸들이고 미루다가 기회를 놓칠 때 많거든요. 그게 아마 완벽주의 압박 땜에 그렇지 싶은데 저자는 ‘완벽‘보다 ‘완료‘에 더 집중하라고 합니다. 이거 쉬운 조언이지만 나름 허를 찌르는 말이기도 하죠^^

다른 사람 신경 쓰면 사실 재밌기가 힘들죠. ‘보통, 평균, 정상‘ 그런 걸 따지기 시작하면 재미도 실행도 매력을 잃으니까요.
이러다 댓글로 리뷰 쓰기 될 거 같아 나머지는 리뷰에서^^/
나만의 정원 꾸미기 좋죠^^ 식물은 한 번 들이면 평생 같이 가는 반려자를 맞는 거랑 같아서 어쩐지 좋아하는 감정이 앞서는 연애와 꾸려야하는 현실을 생각하는 결혼이랑 비슷한 거 같고. 화분 하나 들이는 데도 이렇게 거창-.-);;;

희선 2018-04-15 03: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떤 건 준비하기보다 바로 하는 게 낫지요 시간을 질질 끌면 자신 없어지고 더 못하고 기회를 놓치고 말겠습니다 날씨 좋은 날 걷기... 이건 그때가 아니면 하기 어렵죠 지금 생각하니 저는 자주 미루는 듯합니다 그래도 이런저런 생각하지 않고 하는 게 조금은 있겠지요 다른 사람 말 하듯 하다니... 많지 않아도 한두 가지만이라도 있으면 괜찮겠습니다


희선

AgalmA 2018-04-15 09:54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저도 미루는 파라 나중에 힘들어질 때가 많아요^^; 서투르고 모자르더라고 일의 순서를 빠르게 정하고 재깍재깍하는 게 훨씬 득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작심3일을 여러 번 하더라도 그 중 하루 정도는 어쨌든 하는 거 아니겠어요? 아무것도 안하고 계속 미루기보단 3일에 1번, 10일에 한 번이라도 하는 게 더 좋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