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일 먼저 선물 받은 책 감사 인사부터~ 

이웃 친구분께서 조르조 아감벤(글)/모니카 페란도(그림) 《말할 수 없는 소녀》를 보내주셔서 매우 매우 감사하게 받았습니다. 이 책 받아서 일전에 산 조르조 아감벤 《내용 없는 인간》도 부랴부랴 읽고 있어요. 탁월한 미학론이라고 생각해요.《말할 수 없는 소녀》도 그 연장선인 듯. 미셸 푸코가 르네 마그리트 작품으로 쓴 미술비평서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질 들뢰즈가 프란시스 베이컨 작품으로 쓴 《감각의 논리》처럼 말이에요.

아감벤도 정치와 법 이론, 사회학과 문학 비평 등 선배 철학자들에 버금가는 지평을 넓혀가는 철학자라고 생각합니다. 멋져요!

 

 

 

 

 

 

 

 

 

 

2. 2월 내가 산 책 종합

종이책 20권, e book도 최대한 줄여 12권만 샀는데
나보다 더 많이 사는 사람은 행복한 걸까요, 울상인 걸까요;

그냥 항복한 거야.... 정말 치열한 전투였지... (먼 산 본다)
예전에 산 책과 서평 책, 도서관 책 보느라 여기서 완독한 건

얇은 책 김현 《입술을 열면》과 어니스트 헤밍웨이 《깨끗하고 밝은 곳》, 에세이 정은우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e book 유현준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뿐;; 묵직한 책을 독파할 여건이ㅜㅜ;

마지막 며칠을 앞두고 더 읽어보려 노력 중입니다.
이번 달은 이걸로 책 지름 끝! 진짜 끝!
탐나는 중고책 알림이 와도... 그.. 그건 살지 몰라... 와르르))
이 와중에 알라딘이 한 권만 사도 굿즈 주는 행사(2/23~ 2/28)를 또 시작 ㅜㅁㅜ 안됑))))))))

 

 

 

 

헤밍웨이는 정말 소설을 잘 쓰는 사람입니다. 알려졌다시피 소설 작법을 배우기 좋은 작가.
내 취향과 상관없이 인정할 건 인정해야죠.
인물을 드러내는 방법, 장면 전환, 암시를 풍부히 넣은 짧은 대화 등등. 단문은 그렇게 하기 위한 장치였을 뿐 단문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전쟁이 아니었다면 그는 자살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런 소설도 못 썼을 거란 생각도 들고요. 아, 이 맞물림...

 

3. 2월 알라딘 굿즈도 역시 맘에 드는 게 많았습니다(>0<)ㅇ~~

 

 

● 스트링 파우치 세트 (피너츠_화이트)
● 모지스 여권커버 & 네임택 세트 (아름다운 세상)
● 여행용 파우치 (검은튤립)
● eBook 피너츠 파우치 (카우치)

긴 여행이면 스트링 파우치가 아쉬울 때가 종종 있는데 깜찍한 피너츠 디자인으로 장만해 넘 좋아요!
모아보니 저렴한 크레마 사운드 하나 사서 어서 떠나라는 등 떠밀림을 당하는 것 같은...
알라딘, 내가 떠나면 당분간 책도 안 사고 이렇게 알라딘 굿즈 인증 동네방네 하지도 않을 텐데 그래도 좋으시겠음요?

 

'피너츠 파우치(카우치)' 보니 크레마 빨리 사야 할 거 같고ㅋ
'여행용 파우치(검은튤립)' 보니 설연휴 갔다 온지 얼마 안됐는데 다시 길 떠나야 할 거 같은ㅋ

 

 

 

4. 알라딘 굿즈 때문에 여행 가야 할 거 같은 구성; 작년 여름에도 여행서 잔뜩 보고 정말 흑흑... 했는데.

 

 

 

정은우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노트라면 사족을 못 쓰는 자라 양장 노트 사은품이 탐나 샀지만 내용도 생각보다 좋네. 사진이나 그림보다 더라고 하면 실례일까나요.

 여행 좀 할까 하는 사이 어느새 끝나버려 아쉬웠어요. 여행서라 더.

 

*
심심했으나 그래서 우리는 톰슨에서 편안했다. 어느 정도 편안했느냐 하면, 그냥 여기서 더 가거나 말거나 상관없게 느껴질 정도였다...... 나는 캐나다에서 시간을 헛되이 보내는 것이 좋았다. 가능하기만 하다면 늙어 죽을 때까지 그러고 싶었다. 자극적인 행복은 없었지만 그곳은 내게 꼭 맞는 옷 같았다.
**
지갑 속 지폐처럼 구겨진 채로 열 몇 시간을 날아와 한다는 소리가 겨우 "직접 보니 좋더라"뿐이라니 조금은 억울했지만, 막상 그림 앞에 서니 그 말 외에 따로 더할 말이 없었다. 

'마드리드를 방문할 이유는 벨라스케스뿐'이라던 화가 마네만이 내 심정을 이해할 것이다.

 


《베트남 100배 즐기기》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마음을 팍 움직이지 못한 나라 중 하나입니다. 훑어보고 어머니를 모시고 가도 괜찮을 장소를 물색하기로. 커피쟁이 어머니에게 베트남 커피를 모닝커피로 대접해 드려야징~

e book으로 사는 게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싶어요. 지도 보기도 더 편할 거 같고.

종이책으로 일단 여행 기분을 내고 싶었던 나;;

내년 개정판 나오기 전에 올해 꼭 가야 할 미션이 주어지다;;;

 

 

 

 

5. 설연휴 내 책 풍경

 

 

내려갈 때 읽은 책 : 리처드 플래너건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
나는 먼 어머니에게 가는 고속도로.
<엄마 찾아 삼만 리> 만화를 볼 때 어린 마음에도 너무 동병상련을 느껴 매 회 마음 아파하고 눈물 흘렸던 기억이 난다.
꿈에서도 나는 어머니를 찾아 헤매는 마르코였다.
평생 어머니를 찾아가고 기다리던 시간, 헤어질 때마다 곡진하게 느꼈던 아픔은 다른 이와의 그러함에 기원이었다. 나는 이미 거기서부터 지쳐 버렸는지 모른다.


 

"공이 순간적으로 햇빛 속에서 정지한 것처럼 보였을 때, 도리고는 그 공이 자기 것임을 깨달았다. 유칼립투스 나무에 사는 개미들의 냄새가 느껴지고, 그가 무리를 향해 달리기 시작하면서 밧줄처럼 늘어진 가지들의 그림자가 뒤로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시간이 느려졌다."

 

 

창밖엔 끝없이 숲과 이미지의 침묵이 이어진다. 도시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굳이 산티아고까지 찾아가야 할 이유를 찾는 여러 날이다.
사람은 지구에서 놀라운 적응력을 보여준 생물이다. 두 발로 일어서고(짝짝짝~), 불과 도구를 다루며(짝짝짝~), 세계 곳곳을 개척했다(우오오오~). 적응력이 매우 칭찬받는 인간의 특성으로 강조되지만, 나는 거기서 ㅡ도대체가 가만있지 못하는ㅡ생의 강제를 본다. 불로불사도 인간의 욕망이 아니라 생의 본능 같다.


한밤에는 일에 시달리고 불면에 시달리기 일쑤인데 길에서는 잠에 취해 있다. 빛 가루처럼 잠깐잠깐 잠이 다녀가고,  설핏 무미건조해 보이지만 풍경들은 조금씩 빛에 취해 있다. 완전히 취할 밤이 오기까지 계속... 빛의 작가 카뮈는 그러한 걸 얼마나 많이 봤을까.

 

 

 엄마표 소고기 김밥과 함께~

 

명절 연휴에는 과학책을 읽는다는 나름의 방침에 따라ㅎ;

올라올 때 읽은 책 《과학은 그 책을 고전이라 한다》

목차 보시고 이 책에 소개된 책 3분의 1 이상 읽어 보신 분은 읽을 목록을 꿰고 계실테니 굳이 안 보셔도....

저도 몇 가지 정보를 얻었습니다만 과학책 초심자들에게 더 유익합니다.

 

 

 

 

 

 

 

6. 관심 신간 - 도서관에 사달라고 조르기

 

 

 

 

 

 

 

3월 가장 핫할 책은 단연 올리버 색스 유고《의식의 강》
철학, 종교, 과학, 진화생물학 할 거 없이 '의식'이란 주제도 늘 핫하다. 인간미 가득했던 그는 말년에 인간에 대해 어떻게 톺아보고 있었을까. 그의 뇌과학 임상에서 이미 느꼈듯이 도킨스 쪽보다는 스티븐 제이 굴드나 스티븐 핑커 쪽에 더 가깝지 않을까.

애덤 윌킨스 《얼굴은 인간을 어떻게 진화시켰나》
기존의 진화론 보면 보통 직립 보행 같은 폭발적 신체 변화, 지능이나 유전자를 주로 거론했다. 이 책은 얼굴을 부각해 진화를 논하는 게 좀 흥미롭다. 설마 지금 시대에 골상학이나 우생학 같은 오류를 범하지 않겠지. 재밌는 접근법 같다.

로얼드 호프만 《같기도 하고 아니 같기도 하고》(개역판)
무려 '화학의 시인'이라 불릴 정도의 문장력을 갖춘(책 제목에서 이미 증명-ㅅ-! 처음엔 무슨 철학책인 줄ㅎ;;) 화학 교양서! 《과학은 그 책을 고전이라 한다》에서도 화학 교양서로 추천할 게 별로 없다고 밝힌 바 이런 책을 안 읽을 수 없징~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 《영웅들의 꿈》
과학소설, 탐정소설, 환상문학을 엮은 '합리적 상상력의 소설'을 쓰는 라틴문학의 대가! 보르헤스에 비해 카사레스를 그동안 내가 너무 홀대했다; 나만?
친구라지만 아부는 안 할 거 같은 보르헤스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라고 격찬해 관심 안 갈 수가 없잖아! 카사레스는 이미 능력자인데 무슨 아부를 하랴!
현대문학 요즘 내는 소설 넘 멋지심

히토 슈타이얼 《스크린의 추방자들》(개정판)
계속 보고 싶었는데 살 타이밍이 잘 안 잡혔다. 아예 도서관에 희망도서로 갖다 놓으면 읽게 되겠지~
기대되는 미술비평서!

콜린 레이스 《자본주의의 병적 징후들》
목차 보니 최근 문제거리들이 한눈에 보인다. 안다 싶지만 심층을 더 자세히 볼 필요가 있다.

책 욕심을 줄이려면 도서관, 날 도와줘~

도서관이 안 사줄지도 모르고 기다리기 열불나 서평 모집 이벤트에 열심히 대쉬 중ㅎ;;;

 

 

선물 받은 《말할 수 없는 소녀》도 꾸리에에서 나온 책이었는데 이 책도 꾸리에~ 나름 색깔 있는 출판사인 듯.

버지니아 울프는 버지니아 울프다!
여성 작가란 수식을 붙이는 것도 난 맘에 안 든다! 남성 작가를 남성 작가라고 소개하지 않잖아. 그 수식은 특별 대우가 아니다! 계속되는 낙인일 뿐이다.

 

 

 

7. 1일 1그림 - Reddoor

 

"취향은 수많은 악취향으로 만들어져 있다"
- 폴 발레리

중요한 건 있고 없고 많고 적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걸 어떻게 다루는가에서 예술가(전문가)와 아마추어가 나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겨울호랑이 2018-02-25 19: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늘 밖에 나가보니 새싹이 올라온 것과 꿀벌이 나는 것을 보니 봄이 더 느껴지네요. 1일 1그림을 보니 나무의 생명의 소리가 붉은 색 고로쇠 물(?)과 함께 밖으로 나오는 것 같네요 ㅋ 역시 난 안돼ㅜㅜ

AgalmA 2018-02-25 19:19   좋아요 2 | URL
오, 꿀벌도 벌써!
고로쇠 물ㅋㅋㅋㅋ
겨울호랑이님을 뿜유발자로 지정합니다b ㅋ
 

 

「오늘의 문장」
"교육의 주요 역할은 배우려는 의욕과 능력을 몸에 심어주는데 있다. '배운 인간'이 아닌 계속 배워 나가는 인간을 배출해야 하는 것이다. 진정으로 인간적인 사회란 조부모도, 부모도, 아이도 모두 배우는 사회이다. "
에릭 호퍼 《길 위의 철학자》중

 

 

 

모리스 메를로 퐁티 《지각의 현상학》
- 이젠 이 정도는 슬림한 축에 드는 벽돌 책
그동안 두꺼운 책 많이 읽었으니 재도전에 힘이 실릴 듯.


 

 

보리스 그로이스 《반철학입문》
- 이 책은 Y 온라인 서점에 없는데, 전문 학술서는 역시 알라딘? 내용이 어느 정도인지 읽어봐야 알겠지만 분량에 비해 좀 비싸다.

 

 

 

《플래너리 오코너 - 오르는 것은 모두 한데 모인다 외 30편》
- 입소문보다  팟캐스트 「김영하의 책 읽어주는 시간」 낭독의 힘이 구매에 더 영향을 끼쳤다. 《지각의 현상학》보다 두껍다니!
사고 나니 현대문학 이벤트 시작ㅜㅋㅜ! 사은품 래핑페이퍼북 때문에 또 장바구니에 마구 담기 시작ㅋㅋ;;;

http://www.aladin.co.kr/events/wevent.aspx?EventId=174371


《Axt no. 015》
no 016에 연재된 앞 시리즈(최하림, 이승우)를 꼭 봐야 하겠기에 구매. 데이비드 밴 포즈가 내 상태를 대변해 주는군ㅜㅜ 사은품으로 귀여운 액정클리너 또 등장. 저번에도 써 봤는데 휴대폰에 붙였다 뗐다 하다 보면 앞뒤 금방 분리돼서 이번엔 스티커 안 떼고 조심조심 쓰기로.



리처드 플래너건 《굴드의 물고기 책》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이 너무 맘에 들어 샀다. 최근 가장 궁금했던 소설.
' 19세기 초 제국주의 시대의 잔인한 일상과 유배자의 몽롱한 기억을 뒤섞어 쓴 몰락의 자연사'란 《굴드의 물고기 책》 소개에 '당대 미국의 정치, 경제, 산업상, 파괴되는 환경생태계를 상징적으로 비판'한 리처드 브라우티건 《미국의 송어낚시》를 떠올렸다. 몽롱한 문체는 리처드 브라우티건도 뒤지지 않는다ㅎ;

 

"세상이 끔찍하다는 인식, 삶이 특별하다는 감각 이 두 감정이 내 몸을 둘로 찢어놓는다. 이 세계에서 사랑은 안전하지 않다." ㅡ 《굴드의 물고기 책》 중

 

문학 읽는 걸 줄일 생각이지만 설 연휴 이 책은 무조건 본다! E-Book에 몰입하려 했더니 흥미로운 건 여전히 종이책ㅜ.ㅜ
팟캐스트 「책 이게 뭐라고」 김관 기자가 유학 중 잠깐 귀국 출연해서 미국은 여전히 동네 서점이 많고 종이책을 더 많이 보는 것 같다고 한 말이 생각나네... E-Book 장점에도 불구하고 종이책 매력도 치명적! 한국 온라인 서점 굿즈 마케팅도 종이책에 더 힘을 주니까.


 

요안나 콘세이요 양장 노트 XL(세상의 모든 노트)
- 딱 이 정도 크기 드로잉 노트 필요했는데 알라딘이 만들어줬다. 그래서 샀다. 하지만 피너츠 스티키 노트, 모비딕 노트도 갖고 싶단 말이지. 정말 알라딘을 이길 수가 없어...

 

 

 

스티븐 핑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핑커의 책은 다 벽돌 책이라 읽기 쉽지 않다^^; 그중 가장 얇아 《언어 본능》(668페이지)만 완독한 상탠데(http://blog.aladin.co.kr/durepos/7617926) 그때 인상이 좋게 남아서 다른 책도 다 읽어보고 싶었다. 그의 가장 최근 주저인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2014, 1408페이지)를 드디어 입수.

 



 

제임스 홉스 《Sketch Your World》
그림을 늘 그리지만 아니 그리기 때문에 미술 관련 책에 더 관심을 기울인다. 야외 스케치를 잘하고 싶다. 억지로 하는 공부가 아니라 정말 좋아해서 하는 공부. 즐기는 단계를 넘어 호흡처럼 함께 할 수 있기를.

"지지자(知之者) 불여호지자(不如好之者), 호지자(好之者) 불여낙지자(不如樂之者) : 알기만 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ㅡ공자

제프 다이어(Geoff Dyee) 《지속의 순간들》
사진 책도 역시 관심권. 관심권이 아닌 곳이 사실 없지만.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한 순간을 전해 주길 바라며 페이지 넘기길 고대한다. 한유주 작가가 번역해서 더 믿음이.

종이책은 품절됐던데 ebook은 있네.


 

이언 맥과이어 《얼어붙은 바다》

으하하~~~ 두 권이다~ 한 권은 선물할 수 있게 됐다!

알라딘에 이 책 리뷰나 올려라잉))) 바...바빠서... 이렇게 책 사고 읽고, 음악 찾아 듣고 1일 1그림, 1일 1사진 할 거 없나 두리번 거리고, 일도 하고 얼마나 바쁘겠어요)))

 

 

 

 

 

철야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칼바람에도 굴하지 않고 희망도서 대출받으러 부리나케...
새 책은 언제나 사랑스럽지.
날마다 이 책 저 책 책 여행 다닐 곳이 늘어나는 건 무척 행복한 일.

책 구매와 마찬가지로 도서관 희망도서도 신중히 신청한다. 내 궁금증보다 여러 사람과 같이 볼 책이니 다수의 이익을 더 가늠한다. 내 궁금증(30%) : 공공 가치(70%) 정도로 노력한다.

 

토마스 포스터 교수처럼 문학 읽기》
내가 책을 분석하는 방식이 잘못된 건 아니었구나 확인해 줘서 좋았다. 내가 말로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었던 걸 말해주니 정말 상쾌하다! 역시 전문가!
(문학) 서평 잘 쓰는 방법 가르쳐준다는 잡다한 책 보기 보다 이 책을 보시길! 핵심을 어떻게 잡는지 정말 정확하게 보여준다. 문장력 공부는 따로 필요할지 모르지만; 이 책 정말 재밌고 유익하다. 소장하고 싶다!

어떤 지인이 시가와 남근의 상징적 관계를 거론하며 유난히 시가를 좋아하는 프로이트를 놀려 댔다. 그러자 프로이트는 이렇게 대답했다.
"어떤 때는 시가는 그저 시가일 뿐이야."
ㅡ「같이 식사할 수 있어 기쁩니다」: 친교의 행위 중

피터 싱어 더 나은 세상
현대 사회에서 점점 더 필요로 하고 요구되고 있는 '윤리' 문제(ex 안락사, 성차별, 낙태 등등)를 학문보다 실천의 영역에서 고찰하는 그의 접근부터 매우 호감이 간다.

 

일부 철학자들은 일반인이 이해할 수 있는 주제는 논의할 만한 심오한 가치가 없다고 단정했다. 그러나 나는 명료하게 설명할 수 없는 것은 명료하게 사고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ㅡ 서문에서

장정일 위대한 서문
장정일 작가의 훌륭한 서문으로 시작은 매우 좋았는데, 본문은 원작 서문만 딸랑 소개돼ㅎ; 좀 실망스러웠다. 희망도서 실패인가 잠시 고민하다가 난 알고 있고 읽은 책이 많지만 소개된 책을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는 다이제스트 책이긴 할 테니 위안과 자기 합리화를ㅎ;
뛰어난 문장들이라 머리맡에 두고 한 챕터씩 읽으면 좋을 책.

 

과학은 그 책을 고전이라 한다
국내 전문가들이 뽑은 과학 고전 50선. 물리학 14권, 진화론/인류학 10권, 생명/뇌과학 8권, 우주론 7권, 화학 3권, 수학 1권, 기타 7권. 읽은 책도 있고 안 읽은 책도 있는데, 특히 안 읽은  추천서에 관심이 가서 이 책을 보고 또 책굴비를 엮게 될 듯~(๑°ㅁ°๑)

 

 

반납할 책 한 권을 안 가지고 와서 백민석 교양과 광기의 일기 두고 온 게 안탑
두 달 치를 왜 한꺼번에 줘 가지고! 못 참고 산 책도 있잖음!!
몸도 마음도 어떻든 아침부터 도서관의 차분함을 느끼고 오는 건 참 좋다. 책 목욕하고 오는 기분.

 

오늘의 음악 

솔튼페이퍼(Saltnpaper)
#cool
K pop 아이돌 음악보다 더 알려져야 할 뮤지션.
내 생각에 역량으로 보면 찰리 푸스(Charlie Puth) 못지않다.

 

중식이

#구수

백석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에서 응앙응앙 우는 당나귀가 생각나게 울고 있는 직장인 고생살이가 절절한 「따따따」가사에는 페이소스 가득...
"나는 왜 살지? 나는 왜 살지? 나도 몰라 너도 몰라"... "바람이 불어와 하늘을 날았지 이제 아무것도 나는 몰라 날아가는지 떨어져 가는지 바람에 날리는 쓰레기 봉지처럼 바람이 오면 날 좀 치워줘 차가운 여긴 아무도 날 몰라" 가사에 푹 찔리는 「바닥에 누워」는 지그문트 바흐만 《쓰레기가 되는 삶들》 한국 인디음악 버전이라고 할까나.


 

2015년 Nothing But Thieves를 처음 만났을 때의 짜릿함이!
KO KO MO [Technicolor Life] (2018) ★★★★★ 
듀오 구성의 프랑스 록 밴드.
기타, 보컬을 맡고 있는 워렌은 Robert Plant(Led Zeppelin)의 보컬 느낌과 지미 페이지와 지미 핸드릭스를 연상시키는 기타 실력, 드럼과 백 보컬을 맡고 있는 k20은 존 본햄(Led Zeppelin), Keith Moon(The Who)과 비교되고 있는데 과한 격찬 같지 않다.
와~ 소름 돋는 앨범! 이거 사고 싶은데 알라딘에 아직 없;_;)

평창 올림픽 공연 큰 관심 없었는데 이들이 라이브 공연한다니 꼭 챙겨 봐야겠다!
2월 14일 국내 앨범 정식 발매를 기념으로 클럽 샤프(망원동)에서 무료 공연도 한다니 찾아가고 싶!

최근 들은 데뷔앨범 중 쵝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3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읽는나무 2018-02-07 08: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호~~부지런도 하셔라!!!
아침일찍 도서관을 다녀오신거??
9시전에 도서관을 개장하는 곳도 있군요?
아침일찍 또는 오전에 도서관을 가면 왠지 모르게 기분 좋을 때가 있긴해요.
휴양림에 아침 산책하는 기분과 좀 비슷한 느낌이랄까요?
간간이 들어오는 햇살 받으며 책 사이를 걷다 오면 책 목욕하고 온 기분!!!딱 그거네요^^
아~갑자기 도서관 가고 싶군요ㅋㅋ

AgalmA 2018-02-07 23:58   좋아요 0 | URL
도서관은 어제 아침에 갔고요. 글을 오늘 새벽에 올린 거요^^; 피곤해서 여기 글 올릴 여유가 없었거든요.
아침형 인간이 되고 싶은 것 중 하나가 오전엔 도서관에 있고 싶은 소박한 바람이 있기 때문인데...제가 야행성이라는 게 문제죠ㅜㅜ

오늘은 다른 부지런 글을 올렸습니다ㅎㅎ 전시관람/

페크pek0501 2018-02-08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하나하나 검색해 보며 님의 글을 읽고 나니 독서열이 마구마구 생깁니다.
이에 감사드립니다...

AgalmA 2018-02-11 13:11   좋아요 0 | URL
좋은 다음을 기약하다 안 읽고 지나가게 되는 책 많은데 올해는 신간보다 이런 책 위주로 읽어야겠다 한답니다.
pek0501님 독서열이야 저 아니어도 늘 활활 상태 아니신가요ㅎ;

양철나무꾼 2018-02-08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중식이‘ 좋아요.
아주 좋아요~^^

KOKOMO에 대한 극찬은 과장이 아니길 바라면서,
로버트 플랜트와 지미 페이지, 지미 핸드릭스, 를 연상시키는 라인업이라니,,,
완전 멋지구리 합니다.
제가 이 맛에 님의 밀린 페이퍼도 놓치지 않습니다요~ㅅ!^^

AgalmA 2018-02-11 13:14   좋아요 0 | URL
님 취향이 중식이 쪽이라는 건 예전부터 파악ㅎㅋㅎ);
난데없이 왜 kokomo가 공연을? 싶었는데 다음 동계올림픽 개최지가 프랑스여서 그리 된 거 같더군요? 그래서 경기는 뒷전이고 폐막식 공연을 기다리고 있어요😆
 


 

 

 

 

 

 

 

 

 

 

 

 

 

 

🎧
강태구는 현재 제주에 거주 중이라는데 취향 저격 멋진 커버인 그의 솔로 정규 1집 [bleu](2018)를 듣는 순간 故 조동진을 떠올렸다. 아닌 게 아니라 조동진, 장필순과 같은 푸른곰팡이 소속이라고 해 역시...
이런 스타일의 인상적인 해외 포크 뮤지션 Bon Iverㅡ자크 오디아르 영화  「러스트 앤 본」 주제가를 떠올려 보시길ㅡ와 유사하단 생각도 했다. 한국에서 흔치 않은 색깔의 포크 뮤지션이다. 영화 음악 하셔도 잘 하실 거 같다는...
수록곡이 7곡 밖에 안 돼서 아쉬운데 그래서 리플레이가 절로. 특히 ˝밤의 끝˝은 끝없이 좋고, ˝아름다운 꿈˝은 아름다운 곡이야~

📚
이런 좋은 음악을 들으며 한밤에 알뜰살뜰 책도 샀다-ㅅ-)!
- 더글러스 호프스태터_에마뉘엘 상데 《사고의  본질》
- 헤겔 《역사철학강의》
- 에릭 호퍼 《에릭 호퍼 총서》(「길 위의 철학자」, 「영혼의 연금술」, 「인간의 조건」(이 좋은 책을 10년간 6천 원(할인쿠폰 쓰면 더 싸니 미안해지기도 하고;;;)에 볼 수 있다니! 간식 한 번 안 먹고 이 책을 사세요-0-)!!!
E-book은 3만 원 구매에도 굿즈를 주니 얼마나 좋은지ㅎ▽ㅎ!
피너츠 스프머그 갖고 싶었지만 사무실에서 발이 너무 시려 자수 실내화(모비딕)로 낙점. 이것도 갖고 싶긴 했으니까ㅎ;
설날 귀성길에 책 보따리에 치이지 않게도 해 줄 테니 E-book 이만저만 효자가 아녀~
매일 100원씩 받을 수 있는 적립금 모아 E-book 10%, 대여 30% 할인도 받고 정말 저렴하게 구입했다. 10년 뒤 사라져도 아깝지 않을 투자! 그동안 열심히 읽고 열심히 옮겨 둘 테다~ 홍홍)

 


알라딘 덕(?)에 점점 ‘모비딕 마니아‘가 되어 간다
-mobydick_ebook
-모비딕 도자기식판
-모비딕 자수실내화(넘 예쁘잖아! 참지 말고 진작 살걸!)
.
.
.
모비딕 머그도 기필코 입수하도록!
알라딘! 모비딕 쫓는 고행을 주다니ㅜㅜ앨리스 모으기도 벅차구만!
이언 맥과이어 《얼어붙은 바다》 읽으며 《모비딕》은 정말 명작이었다고 계속 생각했지. 생각난 김에 다시 읽고 리뷰 정리할까 싶지만 또 읽으려니 엄두가 안 나네ㅎㅎ;


🎨
최근 재미붙은 블랙 1일 1그림

 


댓글(8)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겨울호랑이 2018-01-31 1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얀 배경에 그린 그림은 조각에서 ‘양각‘의 이미지가 느껴지는 반면, 검은 배경은 ‘음각‘의 이미지가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프리젠테이션 자료의 바탕이 검정색을 기본으로 하는 것을 보면 검은 배경이 몰입감을 더해 주는 것 같네요... 그림중에서는 나스카 평원에 그려진 거대한 그림의 ‘새‘를 떠올리게 하는 ‘병아리(?)‘가 마음에 들어요 ㅋㅋ

AgalmA 2018-02-02 11:35   좋아요 1 | URL
ㅎㅎ 말씀듣고 보니 나스카 평원 새 그림 같기도 하네요. 내 안에 외계인 피가ㅎ!
블랙 스케치북엔 뭔가 특별한 걸 그리고 싶어 넘 욕심부리다보니 더 안 그려졌었는데 역시 마음을 비울 때 더 잘 그릴 수 있는 듯합니다.
꿈도 영화도 어두워야 펼쳐지는 것이니 우리 구조도 참 희한하지요.

단발머리 2018-01-31 11: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크레마 구입 즈음에 구입보다 대여를 많이 하게 되서요 ㅎㅎㅎ 가격이 파격적으로 변경되더라구요~~~
저도 매일 적립금 모아야지 하는데 역시 게으른 나.. ㅠㅠ
블랙 그림도 아주 멋져요~~
저는 개구리가 좋아요. 만세 개구리*^

AgalmA 2018-02-02 11:37   좋아요 0 | URL
크레마 구입자는 적립금도 두 배잖아요! 6000원이나 모을 수 있으니 매달 한 권은 공짜로 볼 수 있는 셈! 부..부지런할 필요성이 매우 느껴집니다ㅎ))))
알라딘이 그림 좋아하는 사람 많은 걸 알아채고 2월 굿즈로 드로잉노트 내놔서 아이고 영락없이 또 사게 생겼어요ㅋㅋ;;;

레삭매냐 2018-02-02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비딕>은 지난 가을에 야심차게 읽기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또 놓아 버렸네요...

그전에 이언 머과이어의 <얼어붙은 바다>를 먼저
읽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헤겔의 변증법을 좀 알기 쉽게 풀어준 해설서가
있었으면 하는데, 그저 작은 바람이네요.

AgalmA 2018-02-02 16:43   좋아요 1 | URL
<모비딕> 다들 읽기 까다로워 하니 일종의 해설서 같은 너새니얼 필브릭 <사악한 책, 모비딕>이란 책도 나왔던데 저도 혹해서 읽어볼까 하다가 차라리 <모비딕>을 한 번 더 읽는 게 낫지 싶었어요. 좋은 책들은 원서로 읽으면 더 좋겠지만 거기까진 전 무리^^;; 해설서나 개론서가 접근이 너무 어려울 땐 좋지만 원작을 꼼꼼히 자신만의 독법으로 읽어나가는 게 차후에 더 도움이 된다 싶더군요. 이해의 질이 달라진다고나 할까요. 원작을 읽은 뒤에야 해설서도 더 이해가 잘 되더라는.
헤겔...ㅎㅎ... 전 문장력 때문에 더 관심을. 철학이야 이해가 되면 더 좋고 심정^^;;

보슬비 2018-02-04 23: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에는 굿즈가 마일리지 정도만한 품질이라 생각했는데, 요즘은 굿즈도 많이 진화한것 같아요. 저도 앨리스만 모으기도 힘든데, 모비딕 은근 탐나더라구요. 식판 갖고 싶었는데, 갖고 싶은 책이 없어서 겟하지 못한게 지금도 아쉽네요.^^

AgalmA 2018-02-07 04:59   좋아요 0 | URL
크흑; 이번 달도 ‘세상의 모든 노트‘ 알라딘굿즈 유혹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식판 더 사지 못한 거 아쉬운데 하나도 없으시면 저보다 더 하실 듯^ㅁ^;;
 

앤 카슨 《빨강의 자서전》

내가 읽은 이 달의 책 top 1

시집으로 봐도 소설로 봐도 수준 이상.

문장 옮기다 거의 필사 수준 됐다;

 

 

 

 

이언 맥과이어《얼어붙은 바다》

이 달 기대했던 소설 중 하나.

허만 멜빌《모비딕》에 견줄만한 책이 드디어 나오는 것인가! 엄청 기대했는데...

재미 면에서는 별 5개 줄만 하다. 5시간 동안 쉼 없이 내처 읽었으니 말이다. 내가 항해하고 마약하고 조난 당하고 북극곰 죽이고 나쁜 놈 찾아가 복수하는 기분;

이야기 속도가 대단하면 자주 그런데 깊이있게 생각할 주제부가 많지 않다는 혹은 안배가 미흡하다는 점에서 나는 별 3개 반. 그렇기에 2016 맨부커상과 2018년 더블린 국제 문학상 수상작이 되지 못하고 후보작으로만 끝났는지 이해된다.

사이코패스에 상습 아동 성폭행범인 드랙스는 그리 특별하지 않았지만 섬너는 꽤 흥미로운 캐릭터다.

복잡한 거 싫고 엄청 재밌는 킬링타임용을 바라는 독자에게는 으뜸b 앉은 자리에서 다 읽고 싶게 만드는 책.

 

알랭 드 보통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로맨스에 철학을 잘 버무려 파는 작가라고 (감히, 무려) 얕봤는데 반성;

알랭 드 보통은 보통이 아닌 사람이었다.

 

 

 

 

케이트 본스타인 《젠더 무법자》

케이트 본스타인은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한 저자다.

저자는 그/그녀에 속하지 않으면서 그런 구분을 적극적으로 교란하는 이들을 '젠더 무법자'라 칭한다.

여성과 남성을 오가는 배우이기도 해서 저자의 삶과 생각을 통해 우리가 성/젠더에 가진 많은 편견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이분법적인 성대결에 치우친 페미니즘 열풍 속에 이 사회의 성 구분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는 책.

'내가 여자라서', '난 남자니까'라는 성정체성 감옥에 갇힌 자신을 보라. 상대 성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자 말하면서 트랜스젠더나 양성인 사람의 입장은 얼마나 생각하는지? 

 

《Axt 2018. 1》

이 책 나오기 전에 트럼프 방한이 있었지. 그래서 <미국 특집>의 의미가 더 와닿았다. 세계 곳곳에서 트럼프 순방을 못마땅해하는 성토를 자주 보는데, 이 시대 트럼프는 그런 기능을 하는 역할인지도 모르겠다ㅎ; 우리에게 503호님과 순O님이 있어야만 했듯이.

어제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도 사법에서 정치권으로 이어지는 적폐 온상을 또 보여줘서 구토감.....

한밤중에 성질은 나는데 풀 데가 없어 재미난 책으로라도 해서 이언 맥과이어《얼어붙은 바다》를 펼쳤다. 그들의 음모와 은폐와 반성 없음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지상에서 바다에서 희생되었던가... 살아 있는 내내 우리는 이런 사실을 마주해야 한다.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게으른 자를 위한 변명》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수용소군도》세트 아녔음 이 책을 2017년 최고의 표지로 꼽았을 텐데 그래서 아쉽게 표지 디자인 top 2ㅎ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을 《보물섬》(1883), 《지킬 박사와 하이드》(1886)로만 기억하는 사람에겐 의외의 모습을 보여주는 에세이. 그는 마르크스처럼 도발적이게 사회가 요구하는 노동의 억압을 벗어던지라 말하면서도 사랑에 투신하라는 로맨티시스트이면서 깊은 성찰자이기도 하다. 문장력이 오스카 와일드 뺨친다.

전체적으로 진보적 보수주의라는 인상을 주는데 이 정도면 이 시대에도 환영!

 

김언 《한 문장》은 무슨 상을 받아도 받을 시집이다. 새해 초부터 대단한 시집을 만나 무척 벅찼다. 누구든 이 시집을 읽고 어떤 지진을 느끼길 바라며 적극 권한다/

 

임솔아 시인은 어쩐지 시인계의 황정은 느낌? 황정은 첫 단편소설집 《일곱시 삼십이분 코끼리열차》같은 인상이기도 했다. 그래서 임솔아 소설도 조금 궁금하다.

 

문보영 《책기둥》은 리뷰에서 하고 싶은 말을 다 해서 다시 읽어야 다른 말을 할 수 있을 거 같다.

 

제11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웃는 남자》

가장 기억에 남는 순서대로 황정은, 김숨, 편혜영 단편이 좋았다.

나는 한국 소설가들이 좀 더 폭을 넓게 가져 주길 바란다. 일상에 매몰된 우리 자신을 조명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한국 단편소설에서 내가 늘 아쉬운 건 현미경적 몰입이다. 단편 소설에 내가 너무 큰 걸 바라는 건지도 모른다.

 

 

 

캐스파 헨더슨 《상상하기 어려운 존재에 관한 책》

우리의 삶이 인간에게만 집중되어 있을 때 얼마나 많은 세계를 파괴하는 자충수를 두는 것인가 읽는 내내 상기하게 된다.

표지 디자인은 판타지 소설 같지만 과학부터 철학과 생활을 두루 연결해 생각하는 사고 힘을 길러주는 책이다.

 

 

 

 

마르크 앙투안 마티외 《신신(DIEU DIEU)》

 

“신, 그것은 곧 인간의 외로움이다.”(장 폴 사르트르)

.... 정말 동감.

 

 

 

 한스 안데르센 《성냥팔이 소녀》민음사 메리 메르헨 시리즈는 알라딘에 없어서 사진으로 대체.

 이 책에는성냥팔이 소녀」,눈사람」,꿋꿋한 주석 병정」,전나무」,눈의 여왕」다섯 작품이 실려 있는데, 죽 읽다 보니 공통점이 있었다. 모두 잃고 싶지 않은 것을 간직하거나 쟁취하려는 이야기다. 그것은 아이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동화의 성장 버전을 굳이 소설이라고 볼 때 소설도 사실 그러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결말이 비정했음에도 문장 결이 깊고 울림이 커서 안데르센 능력에 고개를 숙이게 됐다.

 

 

 

 

 

 

 

 

※ 그 외 읽고 있는 책 중 소개 안한 책

톰 콜리 《습관이 답이다》

부자와 가난한 자의 차이를 우리는 흔히 운이나 부모 덕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이 책은 '습관'에 주목한다. 어찌 보면 시스템과 사회 구조 문제는 간과하는 거 아닌가 싶지만 그 탓을 앞세울 때 탓하기 쉬운 일반화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일상을 꾸리는 개인의 문제도 깊이 짚어볼 필요가 있다.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면 인생에서도 부정적인 것들이 더 많이 끼어든다. 그러면 뇌의 망상 활성계RAS와 해마는 생각과 부합하는 실체를 제공하려고 한다."(p18)

통계와 과학적 근거로 업그레이드하려는 자기계발서 같은데 일단 흥미롭게 읽고 있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크pek0501 2018-01-28 23: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거의 필사 수준 됐다는 님의 표현에 구매 유혹을 느낍니다.(이러면 안 되는데... <대성당>도 사 놓고 못 읽고 있는데...ㅋ)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의 리뷰를 70프로쯤 써 놓고 완성을 못하고 있어요. 어떻게 매듭을 지어야 할지 몰라서 다른 글 쓰고 있어요. ㅋ

AgalmA 2018-01-29 00:27   좋아요 0 | URL
캐스파 헨더슨 《상상하기 어려운 존재에 관한 책》제 리뷰가 님의《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상태와 비슷요ㅋ 요점 정리가 안 돼서 이거 포기해야 하나 싶고ㅋㅜ);;
그런 게 한둘이 아니라서 《대성당》도 읽고 리뷰는 안 썼어요ㅎ;;

《빨강의 자서전》 앤 카슨이 정체성 문제와 신화를 아주 잘 연결했거든요. 추천에 그리 주저하진 않습니다만...여유되실 때 읽어 보시죠^^; 두껍지 않아 읽기 부담스럽진 않아요. 행간의 시적 울림이 참 좋아요.

레삭매냐 2018-02-02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어붙은 바다>가 재미는 있는가 보네요...

유투브에서 외국 독자들의 평을 보니 반다시!
반다시! 읽어 보라며 절규하는 장면에선
정말 빵 터졌었습니다.

도서관에 들어왔는데, 예약 도서라 좀 더
기다려야지 싶네요.

AgalmA 2018-02-02 15:11   좋아요 0 | URL
재미는 확실히 있어요. 반전이 계속 등장하거든요. 장면 전환도 엄청 빠르고. 끝부분이 너무 쉽게 마무리된 게 저는 많이 아쉽긴 했지만 그건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겠죠. 읽어볼 만한 작품이긴 해요^^
 



칼비노전집을 냈다는 것만으로도 민음사는 내 사랑을 받을 권리가 있다! 칼비노 어떤 책을 봐도 저는 실망한 적 없습니다!!! 다 못 읽은 나를 꾸짖을 뿐ㅜㅜ; 아!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멋진 번역으로 내준 것도 칭찬받을 일이죠! 이 시리즈도 열심히 읽을께요ㅜㅜ;;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oonnight 2018-01-27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갖고 싶어요ㅜㅜ 낱권으로 몇 권 갖고 있는데ㅜㅜ 전집의 유혹이란..ㅠㅠ;

AgalmA 2018-01-27 18:13   좋아요 0 | URL
저도 구판 낱권이 있어서 전집 안 샀는데 미친 척 하고 살 지도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