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빠로? 로빠섹!!
사랑은 용기
연애 빠진 로맨스 - 아웃케이스 없음
정가영 감독, 전종서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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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의 권유(?) <연애 빠진 로맨스>를 보았다. 손석구도 처음이거니와 전종서 배우도 처음이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배우다, 전종서. 앞으로도 자주 보고 싶지만, 영화를 잘 보지 않는 나로서는 모르겠다. 종서씨, 우리가 언제 어디서 다시 만날지 모르겠지만 만나서 반가웠어요.


 

 

영화를 통틀어 제일 중요한 장면, 제일 중요한 대사는 이것일 테다. 섹스도 하고 싶고 대화도 하고 싶어.

 


그래서 문제는 대화도 되고 섹스도 되는상대를 만나는 것일 텐데, 이건 원래 답이 정해져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대화도 되고 섹스도 되는 상대라.


 

중매결혼으로 맺어져 평생의 배필과 백년해로를 맞이했던 이전 세대에서는 대화 가능 여부와 섹스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게 불가능했다. 지금은 다른 상황이기는 하다. 결혼 전에 성관계는 물론이요 동거하는 경우도 많이 늘어나고 있으니 말이다. 내가 이런 말 할 처지는 아니지만, 잘 맞는지 아닌지는 해봐야 알 수 있지 않겠나. 짝짓기에 올인하는 세태에 대해 비판적이지만 사람들이 그만큼 짝짓기에 골몰하는 이유가, 우리가 동물이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인간이 체험할 수 있는 극한의 경험 중 하나인 것은 분명하지만 섹스가 이 세상 전부는 아니고. 또 섹스가 극한의 한 지점이라 할지라도, 그 감정과 느낌이 지속되는 시간이 생각보다 짧다는 걸, 우리는 안다. 섹스는 필요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니고.

 



하지만, 대화? 어떤 대화를 말하는 건가?

 


자기야, 둘째 정해진 체육복 없대. 티셔츠는 검은색 많으니까 트레이닝복 하의만 사면 될 거 같아. 백화점 언제 갈래? 나 혼자 갈까? 같이 가. 목요일에 갈까? 이런 게 대화인가. 이번에 설 선물 뭐로 할까. 과일 보러 마트 한 번 나가보자. 언제 갈까? 이런 게 대화인가.

 

그 당시 제가 제일 좋아했던 사람은 국어 선생님이었어요. 부모님의 불화 때문에 가정에서는 좀처럼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그래도 학교에 가면 숨을 쉴 수 있었어요. , 그랬군요. 힘드셨겠어요. 이런 게 대화인가.

 




               

 



두 사람이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는 장면이 좋았다. 잘 모르는 사람에게 솔직할 수 있고, 나의 과거를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내놓을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 다만, 그 사이에 술이 꼭 들어가야 하는지, 내가 모르는 세계이니 뭐라 더하기는 그렇지만, 아무튼 잘 모르겠다.

 

 


하지만 두 사람의 이야기를 대화로 볼 수 있는가에 대해서라면, 술기운을 빌리기는 했으나, 속마음을 진솔하게 털어놓았다는 점에서 두 사람은 대화를 한 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대화는 언제까지 가능한가. 대화라는 것은, 남녀가 자기 전까지가능하다고 말하는 건 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런 경우가 흔하기는 하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볼 문제는 우리가 나누는 그것이 정말 대화인가 하는 것이다. 나는 대화에서 중요한 요소가 유머라고 생각한다. 우스운 이야기 부류의 유머가 아니라, 마주 보며 웃을 수 있는가, 의 의미다.

 


이것과 관련해서 썼던 지혜로운 친구의 글 중, 한 문단을 그대로 옮겨와 본다. 그 친구에게 말도 안 했는데, 나는 그래도 된다. 우리는 그런 사이다.

 

 

나는 자영과 박우리가 자꾸 웃어서 그들의 사랑이 시작될 거라고 생각했다. 내 경우엔 그렇다. 나는 상대가 아무리 웃기다고 얘기해도. 상대를 좋아하지 않으면 전혀 웃지 않는다. 안 웃기다. 졸라 차가운 여자인 것이다. 그러나 상대에 대한 애정이 있다면, 웃긴 얘기를 하지 않아도 웃고 있다. 자영과 박우리가 만날 때마다 웃었다. 내가 잘 웃어서 상대가 내게 '나 되게 웃기지'라고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나는 '응 근데 너 웃겨서 웃은 거 아니고 좋아서 웃은거야' 했다. 나는 좋아서 웃었다. 좋아서. 좋아서, 당신이 웃기려고 한 얘기가 웃겼다. 그런 거다.  

(<사랑은 용기>, 다락방님 서재에서, https://blog.aladin.co.kr/fallen77/14238751

 

 


이 문단은 내가 지금 하려고 하는 이야기와 꼭 닿아 있다. 사람과 사람이 이야기를 나눌 때의 유머혹은 웃음이란 애정에 근거한다는 점이다.

 

 


어떤 사람이 말하고 있다. 맞은편에 앉은 사람이 듣고 있다. 두 사람은 대화를 나누고 있는가. 그 이야기는 어떤 이야기여야 하는가. 그래야 대화라고 할 수 있는가. 이를테면, 나는 읽고 있는 책에 대해 가족들에게 이야기하니까, 임지현의 책을 읽으며 희생자 의식 민족주의에 대해 말한다. 다들 한 마디씩 보탠다. 그게 대화인가. 친구들을 만나면 한나 아렌트 이야기를 마음껏 해도 된다. (그래서 친구들을 만나야 한다) 내가 이해한 게 맞는지 물어본다. 그리고 네가 이해하는 지점에 대해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게 대화인가. 이것만이 대화인가. 그건 아닌 것 같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 교육, 패션, 섹스, 언론, 어떤 주제에 관해서든 자유롭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만나, 오래오래 함께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그 사람과의 섹스가 좋다면, , 정말 부럽습니다, 하고 인사를 건네고 싶다. 하지만, 그건 정말 극소수의 사람들에게만 허락된 행운이다.

 



애정에 근거한 대화라면 간혹 그것이 한쪽만의 말이어도 상관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진지하게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고 나름의 성의를 담아 적절하게 응대한다면, 그렇다면 설혹 그 이야기가 다르게전해진다 해도, 어떤 경우 전혀 상대에게 전해지지 않는다고 해도, 난 그걸 대화라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애정에 근거해서만 대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화는 언제든 불가능하다. 애정만이 불가능한 대화를 가능하게 할 수 있으며, 오해를 최소화하고, 이해와 공감을 최대화한다. 애정, 오직 진실한 애정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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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런 책이 아니예요… 하앍… (이래봤자 안읽겠지)
    from 의미가 없다는 걸 확인하는 의미 2023-01-15 18:46 
    책의 내용과 동물성애에 대한 해제는 은오님과 https://blog.aladin.co.kr/751596223/14264235잠자냥님의 https://blog.aladin.co.kr/socker/14265515훌륭한 리뷰를 읽어보시고...이 독후감은 정말 읽고 난 뒤의 나의 독후감 0. 홉스가 땅콩을 떼던 날 나는 마음이 아파서 울먹울먹했다. 정작 목 보호대(?)를 낀 그는 암시랑토 안 해 보였지만. 나의 표정이 너무 심각해 보였는지 수의사가 말했다. “
 
 
공쟝쟝 2023-01-14 21: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저 장면. 저 장면이 난 참 좋았어요. …. 아…. 진짜 ㅜㅜ 뭘 보고 뭘 느껴야 하는 지… 왜 더 깊이 이해하려 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하는 지 느낄 수 있는 리븁니다…. ㅜㅜ

단발머리 2023-01-14 21:21   좋아요 2 | URL
저도 저 장면 좋았어요. 전종서도 이쁘고 전종서 옷도 이쁘고요. 말해버릴 수 있는 과거(?) 가진 그런 모습도 난 왠지 예쁘게만 보이더라구요. (미안합니다, 함자영씨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1-14 21:35   좋아요 1 | URL
그 과거가 부러웟군요? ㅋㅋㅋ 이런 야한사람ㅋ ㅋㅋㅋ

단발머리 2023-01-14 21:38   좋아요 1 | URL
꼭 그렇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전혀 아니라고 부인할 수 없는 나의 이 마음.......... 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곡 2023-01-14 21: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는 보다 말았는데 언제 다시 보게 될지 모르겠지만 기억해두겠습니다! ㅎ 전종서 배우 맘에 드시면 이창동 감독 버닝 시도해보십시오~ 유아인 스티븐 연도 함께 나오는...

단발머리 2023-01-14 21:42   좋아요 1 | URL
제가 필모 보기는 했는데 ‘버닝‘은 제게 좀 버겁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훌륭하고 감동적이고 무거운 영화를 꺼리는 경향이 있답니다 ㅎㅎ

공쟝쟝 2023-01-14 21:44   좋아요 2 | URL
윽 서곡님 저는 이창동이 싫어요 ㅋㅋㅋㅋㅋ 버닝도… 박하사탕도… (안보고 싫어하는게 아니라 보고 더 싫어하게된 케이스,…)

서곡 2023-01-14 22:18   좋아요 0 | URL
장쟝님 저는 뭐 이창동이 좋아서 봤는 줄 아십니까? (으응?) ㅋㅋㅋ 오아시스는 또 어떻고요...

서곡 2023-01-14 22:28   좋아요 1 | URL
정희진 샘 이창동 각본집 밀양에 글 쓰시고 또 감독님 싸인본 받았다고 자랑도 칼럼에다 하심...그렇다고요 ㅋㅋㅋㅋ 음 버닝에 대해서는 하신 말씀이나 쓰신 글은 안 보이네요 급궁금해짐요

단발머리 2023-01-14 22:33   좋아요 1 | URL
네, 안 그래도 저도 <밀양> 보고 싶지는 않은데 ㅋㅋㅋㅋ 쌤 글 읽고 싶어서 각본집 사야하나 싶어요.

공쟝쟝 2023-01-14 22:36   좋아요 1 | URL
밀양은 안봤습니다. 정희진 선생님이 천착하는 문제와 연결되어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이창동이 인간을 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는 여자는 모릅니다 ㅋㅋㅋㅋㅋㅋ 확실해요 그건 ㅋㅋㅋㅋ

미미 2023-01-14 21: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이 글에 감동이 있네요. 읽는 이들에게 파장이 닿는 그런 감동요! 마지막 문장까지 찌릿찌릿^^ 손석구 좋아해서 이 영화 찾아봤었는데 둘의 캐미가 달달하여 유쾌했어요. 전종서는 예전에<버닝>에서 보고 ‘이 배우 앞으로 주목받겠다.‘ 내맘대로 인정했었던 사람입니다.헤헤

단발머리 2023-01-14 21:51   좋아요 1 | URL
오늘 빨래 널고 개면서 생각한 거에요. 미미님이 좋다고 하시니 완전 기분 좋습니다!!!
손석구 좋아하시는군요. 저는 손석구는 특별한 느낌 없었고요(아직 조나단 좋아하는 사람 ㅋㅋㅋㅋㅋ) 전종서 좋아하게 됐는데요. 서곡님도 미미님도 버닝 권해주시네요. 거기에서 전종서가 연기가 좋았나봐요. 아..... 고민되어라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강한 영화 별로 안 좋아하는데요. 버닝은.... 제목부터 불타오르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곡 2023-01-14 21: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네네 ㅋㅋㅋ 버닝에서 전종서의 존재감은 꽤 남더라고요 위에 미미님도 쓰셨지만 ㅎㅎ 그리고 버닝은 젊은 여성 작가와 함께 각본을 썼고 또 하루키와 포크너에 기대는지라 흥미를 유발하더라고요 저도 이 영화 부담스러울까봐 한참 뒤에야 봤지요...물론 개취존중! 보고 싶은 것도 다 보기엔 시간이 모자라는데요 뭐

단발머리 2023-01-14 22:11   좋아요 1 | URL
아, 그렇군요. 저도 정희진쌤 최근 매거진에서 말씀하신건지 강의에서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드라마와 영화가 가진 힘에 대해 말씀해 주셨거든요. 대사 하나하나에 담긴 작가들의 노고와 그 진한 농도에 대해서요. 저는 영화 보는 일이 힘들어서 제 삶의 일정 부분을 놓고(?) 가야한다고 생각하기는 하는데, 좀 아쉽기는 하네요.
전종서와 버닝은 기억해 두겠습니다^^

다락방 2023-01-14 22: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바로 그 친구, 그래도 되는 사이 다락방 입니다. 물론 그래도 됩니다. 되고 말고요.

저는 단발머리 님과 있으면 웃게 됩니다.

그럼 이만.

단발머리 2023-01-14 22:18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지혜로운 그 친구, 그래도 되는 사이 다락방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말 안해도 먼댓글 해도 되고 문단 통채로 끌어 써도 된다고 ㅋㅋㅋㅋㅋㅋ 굳게 믿었던 제가 결국 옳았습니다. 다음에 만났을 때는 더 많이 웃겨 드리고 싶네요. 저는 아직도 배고픕니다.

그럼, 굿밤입니다!! 😴

책읽는나무 2023-01-14 22: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호~ 영화 평까지 이리 멋지게 쓰시다니!!^^
저도 저 장면 좋아합니다. 둘이 너무 사랑스럽게 쳐다 보고 있어서 몽글몽글~^^
전종서 배우를 처음 봤다고 생각했는데 영화 버닝의 여주인공였군요? 저 버닝 봤었거든요. 무척 어렵고 묵직해서 한참 생각하며 봤던 영화로 기억되네요. 나는 솔직히 버닝은 왜 유명한지???
암튼 전종서 배우였군요? 와~
신인인데 눈에 띄었어요. 누구지? 그랬긴 했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그 배우가 전종서?? 그저 우와~ㅋㅋㅋ
손석구 배우는 저도 넘 좋아합니다^^
내 눈엔 잘생겨 보이는데 공쟝님이랑 다락방님이 못생겼대서...ㅋㅋㅋ
얼굴이 소지섭 라인인데..!!!!
암튼 손석구 좋아하는데 이런 역할 맡아서 별로였어요. 에혀~
그래도 다 떠나서 저 장면은 넘 사랑스러웠고, 마지막 장면 ˝나 따라가도 돼? 나 따라간다~˝ 졸졸졸~~ 따라가는 장면도 사랑스러웠어요.
대화가 통한다는 건 단발님 말씀처럼 여러 대화의 종류가 있겠는데...저는 저 장면을 딱 봤을 때, 주거니 받거니 대화도 좋겠지만, 전종서가 좀 더 앞으로 전진하여 마음을 나타내는 대화를 시도할 때, 손석구처럼 저런 따스한 눈빛으로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추임새 몇 마디 해주는 것도 괜찮겠다! 생각했었어요.
‘응~(웃음)‘ ‘그래? (웃음)‘ ‘그렇겠구나!(웃음)‘
그렇게 생각했었던 부분을 단발님 마지막 문단에서 확인하고 혼자 씨익~ 웃었어요^^
아...오늘도 댓글이 길겠습니다ㅜㅜ
오늘부터 긴 댓글 자제하려 했건만...

단발머리 2023-01-14 22:42   좋아요 3 | URL
저는 이 영화 속의 전종서 느낌을 좋아해서 버닝의 전종서를 좋아할지는 모르겠어요. 여러 분들이 추천해 주셔서 영화가 궁금하기는 하고요.

책나무님 손석구 좋아하시는군요. 괜찮아요, 저랑만 안 겹치면 돼요. 저는 조나단이라고 일찍이 말씀드렸으니 참고해 주시기 바래요 ㅋㅋㅋㅋㅋㅋㅋ

저 댓글 읽으면서 깜짝 놀랐어요! @@ 여기 댓글에 책나무님이 쓰신 부분 사실 제가 요기 마지막 문단에 쓰려고 했거든요. 근데 쓰다보니 길어지고 해서 그냥 안 썼단 말이지요. 제가 생각하는 대화의 중요한 단면이 책나무님 말씀하신 그 부분이에요.
응~~(그래) 그래? 응.... (웃음) (고개 끄덕임) 말을 하는 사람은 한 명이죠. (두 명이 같이 말하면 난장판 혹은 싸움판) 한 명이 말할 때 다른 한 명은 듣고 있는데 그 때 그 한 명이 진지하게 대응할 때 그게 대화라고요. 사실 앞에 있는 사람의 마음/생각이 어디에 가 있는지 우리는 모르잖아요. 뇌는 투명이 아니구요. ˝대화라는 게 사실은 그런거 아닐까? 사랑스런 눈빛 더하기 추임새˝ 이렇게 쓰고 싶었거든요.

책나무님의 댓글은 지혜와 공감과 사랑의 저장소입니다. 줄이지 마세요 ㅋㅋㅋㅋㅋㅋ 항상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카르페디엠k 2023-01-15 17: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 재밌게 읽었습니다 쏙 들어오며 공감되네요 ^^

단발머리 2023-01-15 21:2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저도 기쁘네요^^
 




 













두 번째 문단은 강렬하다. 옮겨 적고 싶은 마음과 영어로도 읽고 싶은 마음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그러니까 말 그대로 명문이다.

 


페미니즘은 여성 자신이 성 계급 sex class의 일원임을, 다시 말해 혹은 섹스라는 것 – 인간 문명세계의 토대가 되는 자연적이고 전()정치적이며 객관적인 물질적 기반 –을 근거로 했을 때 사회적 지위가 열등한 사람들로 구성된 계급의 일원임을 인식하는 데서 출발한다. (8)

 

 

여성의 위치에 대한 이러한 인식은 『성의 변증법』과 가장 가까워 보인다.

 















급진적 페미니스트의 관점에서  새로운 페미니즘은 사회적 평등을 위한 진지한 정치운동의 단순한 부활이 아니다. 그것은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혁명의  번째 물결이다 목적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되고 가장 견고한 계급-카스트 제도를 뒤집어 엎는 것이다. 그것은 전형적인 남성과 여성의 역할을 부여함으로써 성에 기초한 계급제도를 부당하게 정당화하고 외면적으로도 영구화하면서 수천  동안 굳어져 내려온 제도이다. (『성의 변증법』, 31


 

여성이라는 조건이 역사상 가장 오래되고 견고한 구별의 요소, 계급을 나누는 기준이 되었다는 주장이다. 페미니즘 논의의 확장 혹은 변형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받는 주디스 버틀러의 주장은 이러한 논의에 반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성은 주체도 타자도 아니며, 이분법적 대립 경제에서 나오는 차이이고, 남성적인 것을 자기 독백의 산물로 만들려는 책략 그 자체이다. (『젠더 트러블』, 118)
















조현준은 『쉽게 읽는 젠더 이야기』에서 버틀러의 핵심 주장을 이렇게 요약했다(63).



1) 여성/남성을 분명하게 구분할 수 없으며 2) 여성성/남성성의 내적 본질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3) 동성애/이성애의 확고한 이분법은 가능하지 않다.

 



 













여기에서 한 발자국 더 나가면 도나 해러웨이를 만나게 된다. 심오한 역사적 폭과 깊이를 지녔어도, 젠더는 보편적인 정체성이 아닐 수 있다는 『해러웨이 선언문』(84)을 말이다. 기존의 인간 중심적 위계가 혁파된다면, 새로운 시선으로 이 세계를 파악한다면 인간과 인간, 유기체와 기계, 인간과 동물간의 차이가 우리의 생각만큼크지 않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구별과 구분의 통념, 고정관념, 강박에서 벗어나기만 한다면.

 


페미니즘의 논의가 여기까지, 그러니까 해러웨이까지(혹은 그 너머로) 도달한 현재 시점에서, 아미아 스리니바산의 주장은 명료하고 산뜻하다. 페미니즘과 섹스가 함께 논의될 때의 난해함과 복잡함을 명쾌하고 시원하게 풀어나간다. 인도계 1984년생, 예일대학교 철학과를 수석졸업했으며, 옥스퍼드대학교 최연소, 최초의 여성, 유색인 치첼리 석좌교수다.



 





 


책은 여섯 개의 에세이로 묶여져 있다.


 

 



이 책의 제목과도 같은 세 번째 꼭지 <섹스할 권리>에서 저자는 엘리엇 로저의 사례를 든다. 로저는 한집에 살던 친구 2명과 이들의 친구 1명을 살해하고, 인근의 여학생 사교 클럽 알파 파이Alpha Phi’ 회관으로 차를 몰고 가서 밖에 있는 여성 세 명에게 총을 쏘았다. 다시 아일라비스타 지역을 차를 타고 달리며 닥치는 대로 총질해 2명이 사망하고 14명이 부상을 입었다. 로저는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쏘아 자살했으며, 경찰이 발견했을 때 그는 이미 사망한 뒤였다.

 


성공한 영국인 영화제작자의 아들이었으며 잉글랜드와 로스앤젤레스에서 특권을 가진 채 성장했던 로저는 키가 작고 운동신경이 없으며 수줍음이 많고 필사적으로 멋져 보이려 애쓰던 소년이었다. 백인과 중국계 말레이시아인 혈통이 반씩 섞여 있던 로저는 자신이 불행한 청소년기를 보냈다고 생각했는데, 이는 자신을 거절한 잔혹한 여성들과 동급생들 때문이라고 여겼다. 예쁜 여자 아이가 자신을 거절하며 밀었을 때, 열등하고 못생긴 흑인 남자애가 백인 여자애와 사귄다는 것을 알았을 때, 로저는 분노했다. 본인이 세상을 다스리고 섹스가 불법인 정치 질서에 대한 환상을 꿈꾸며 모든 여성을 전염병처럼 격리해야 한다고 쓰기도(135) 했다. 그를 사물함 쪽으로 밀어붙이며 멍청이라 부르고 동정이라고 놀리며 괴롭힌 존재들은 주로 남자 아이들이었다. 하지만, 그에게서 섹스를 박탈한 것은 여자 아이들이었고, 그는 자신에게서 그 권리를 앗아간여자 아이들을 궤멸시키고자 했다(137).

 


저자는 리베카 솔닛의 <남자들은 자꾸 내게 『롤리타』를 가르치려 든다>의 예시를 가져오며 쓴다. “섹스는 샌드위치가 아니다.” 155쪽에서 156쪽에 이르는 섹스 vs 샌드위치논의는 오래오래 기억하고 새겨둘만하다. 여러분들의 읽는 즐거움을 위해 더 자세한 설명은 그만하기로 하자.

 


<학생과 잠자리하지 않기> 역시 꼼꼼히 읽어볼만하다. ‘메리터 저축은행 대 빈슨 Merritor Savings Bank vs. Vinson’ (상사 시드니 테일러가 미셀 빈슨이 입사하고 얼마 되지 않아 성관계를 요구하고, 처음에 이를 거부했지만 일자리를 잃을까 두려워 성관계를 승낙한 빈슨의 동의두려움때문이었음을 법원이 인정한 사례) 이후 미국 대학에서는 성적 괴롭힘 정책을 교수와 학부생 사이의 합의된 관계에도 적용하기 시작했다(215). 지식의 비대칭성(222)이라는 부분에 있어서 교수-학생의 관계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학생 내면의 교수처럼 되고 싶은가?’교수를 갖고 싶은가?’의 질문에 대한 통찰 역시 반짝반짝 빛난다.

 


레지나 바레카Regina Barreca는 묻는다. "어떤 시점에서 () 우리 각자에게 교수와 잠자리를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교수가 되고 싶은지를 깨닫는 순간이 왔는가?" 바레카는 대다수 여성의 머릿속에는 (남성) 교수를 보며 피어오른 욕망을 교수에 대한 욕망으로 이해하라는 설정값이 이미 정해져 있다고 주장한다. 교수가 되고 싶은 여성이라면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생각이다. 한편 남학생들은 사회화된 대로 자신과 남교수를 연관짓는다. 바로 그들처럼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그리고 정점에 이르면 이들을 파괴하고 대체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초자연적 내용을 그리는 드라마의 소스다). 여성과 남성이 교수를 매력적인 대상이 아니라 경쟁 상대로 볼 가능성의 차이는 어떤 자연스럽고 원시적인 기질의 차이에서 생긴 결과가 아니다. 성별에 따른 사회화의 결과다. (232)

 


대부분이 남자인 교수를 바라보는 남학생과 여학생의 생각은 이렇게 구분된다. 남학생이 자신과 남교수를 연관지어 그들처럼 되기를 바라는데 비해, 여학생은 교수가 되고자 하는 자신의 욕망과 그의 애정을 획득해 그를 갖는 것, 그와 성관계를 갖는 것 사이에서 혼돈의 시간을 보낸다. 성별에 따른 사회화의 결과다.

 


성적 동의, 성노동자 노조 운동과 성매매 불법화, 탈옥주의에 대한 논의 역시 흥미진진하다. 누군가를 돕는다면서 오히려 그들을 더 힘든 상황으로 몰고 가는 것이 아닌지 진지하게 살펴야할 책임이, 마음이 뜨거운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더 필요한게 아닌가 싶다.

 

 


친구들의 섭외와 권유에 의거, <연애 빠진 로맨스>를 보았다. 할 말은 많은데 아, 오늘치의 에너지는 모두 소진되었습니다

충전의 시간이 필요해 보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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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01-12 12: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 제목만 보고 되게 읽기 싫었거든요. 섹스할 권리 외치는 책일거라고 생각했고그래서 뭐랄까 뻔하다고 지레짐작 했어요. 그런데 단발머리 님 글 읽고나니 제가 생각한 것보다 더 깊은 생각이 이 책 안에 있는 것 같네요. 저도 읽어보겠습니다.

(성의 변증법은 7월쯤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에서 다시 한 번 다같이 읽어볼까 생각하고 있어요, 단발머리 님.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은오 2023-01-12 12:52   좋아요 2 | URL
저도 처음에 제목만 봤을때 그렇게 생각했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남자들이 여자한테 맡겨놓은 것마냥 지들이 박탈당한 것마냥 “섹스할 권리”가 지들한테 있는 것마냥 의식하고 있는 걸 지적하는 책인 것 같더라고요. 평소 하던 생각이라 담아놨었는데 단발머리님 이 페이퍼 보니까 재밌을 것 같아요.

공쟝쟝 2023-01-12 12:53   좋아요 3 | URL
ㅋㅋ 아니 다락방님!! 저는 완전 반대로 처음부터 생각했어요!! 권리는 없다!!를 어그로 끈거라고 보여저서 보자마자 사서 읽으려고 했는 데 다미여에 밀려가지고 ㅎㅎㅎㅎ 그런데 막상 읽어보니 아예 제 생각 처럼(?) 섹스 거부는 또 아니라섴ㅋㅋㅋㅋㅋ 시무룩….

은오 2023-01-12 13:23   좋아요 2 | URL
쟝님 안티섹스 안한다면서 왜 시무룩해욬ㅋㅋㅋㅋ나랑 안티섹스 안한다면서!!

공쟝쟝 2023-01-12 13:32   좋아요 3 | URL
진정한 해방은 의식하지 않는 것 (흠흠)

단발머리 2023-01-12 14:39   좋아요 1 | URL
다락방님 / 저 역시도 그랬거든요. 근데 아니네요. 이야기할 주제가 너무 많아요. 밑줄긋기도 많이 했는데 다 옮기기에도 벅차서 ㅋㅋㅋㅋ 이렇게 간단히 마무리했습니다.
(성의변증법 건은 아주 좋은 의견입니다. 저도 꼭 다시 읽어볼 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은오님 / 네, 은오님. 그러니까 ‘섹스할 권리‘를 요구하는 남성 심리에 대한 고찰이 담겨져 있고요. 그게 인종, 계급, 이민자 문제 그리고 가부장제와 어떻게 연결되어있는지 보여줍니다. 저는 일단 ㅋㅋㅋㅋㅋㅋㅋ 1독을 권합니다.

쟝쟝님 / 저는 사실 (여성의) 섹스할 권리,로 읽었거든요. 근데 (남성의) 섹스할 권리를 파헤치는 ㅋㅋㅋㅋ 그런 책이구요. 근데 안티섹스가 뭔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01-12 14:45   좋아요 2 | URL
오오, 다음 지름때 꼭 넣어야겠습니다! 😀

안티섹스는... 여기서 나왔어요ㅋㅋㅋㅋ
http://bookple.aladin.co.kr/~r/feed/637948101
http://bookple.aladin.co.kr/~r/feed/638019185

공쟝쟝 2023-01-12 14:45   좋아요 1 | URL
일단 1독 권하시는 군요?! 저 앞 부분 읽고 거의 형광펜으로 책이 도배되서 ㅋㅋㅋㅋㅋ 잠깐 헝분 스탑하고 ㅋㅋㅋ 내려놓았다고 합니다 ㅋㅋㅋ 걍 읽어야하겠다!

건수하 2023-01-12 13: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별로 안 끌렸는데...
<학생과 잠자리하지 않기>는 또 뭘까 싶었고요.

단발머리님 글 읽고나니 급 읽고 싶네요...


공쟝쟝 2023-01-12 13:34   좋아요 1 | URL
ㅋㅋㅋ 수하님 앙대 ㅋㅋㅋㅋ 평안을 취해야 해요 ㅋㅋㅋ 학생과 잠자리 하지 않기에는 왜 끌리는 거얏?!? 응??? 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1-12 13:44   좋아요 2 | URL
평안을 취하고 싶지만 출근했습니다 ㅠㅠ 한 주 정도 더 쉬어야 될 것 같은 느낌 들고요;;

학생은... 뭐.. 학생이랑 잠자리 하는 사람들이 많나 싶어서 ㅋㅋㅋ 저는 학생과 친하지 않습니다. =ㅁ=

단발머리 2023-01-12 19:03   좋아요 1 | URL
<학생과 잠자리하지 않기>의 결론은.... 학생과 잠자리하지 말자, 이고요. (죄송해요, 명시적인거 좋아하는 1인) 그리고 중요한 안건이 ‘동의‘ 문제더라구요. 여학생이 이미 성인이고 자신의 감정과 의지에 따라 좋아하는 교수와 잠자리를 했는데 그게 왜 문제냐! 이걸 자유와 선택의 문제로 보면 그런 주장이 솔깃하게 들리기도 할테구요. 저자는 교수, 선생의 ‘윤리‘ 문제와 연관지어 설명합니다. 읽어볼 만한 좋은 텍스트라고 전 생각해요.

공쟝쟝 2023-01-12 14: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교수-학생 잠자리 빨리 읽고 싶어서 몸을 배배 꼽니다. 내게 결여된 것을 욕망할 때 그걸 가진 사람을 사랑이라고 생각하거나 내가 가진 자원을 이용해서라도 획득하고 싶은 마음 잘 알죠. 근데 남교수들은 지들이 가진게 권력인지 정말 잘 알면서 모르는 척한다는 게 제 견해…ㅋㅋ

단발머리 2023-01-12 14:45   좋아요 1 | URL
맞아요. 그래서, 요기 위의 인용문 속에서 여학생은.... 내가 원하는 건 ‘교수가 된 나인가‘ 혹은 ‘교수의 인정(이 경우 인정은 성적 접촉을 의미하죠)을 받은 나인가‘에서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는 것이구요. 동의한다는 의미도 여러 측면에서 볼 수 있죠. 완전 싫다기보다는 성관계를 거절했을 때 교육 과정에서 얻게 될 불이익을 예상할 수 밖에 없는 거구요. 좋아서 응한 경우는 더 복잡하고 그러니까요. 그래서 ㅋㅋㅋㅋㅋㅋㅋㅋ 1독을 권합니다.

공쟝쟝 2023-01-12 14:51   좋아요 2 | URL
근데 그걸 그렇게 잡고 사랑에 대해 생각하면 이성애란 무엇인가?에 가닿더라고요… 저는 이성애는 사랑일 수 없는 거 같다는 생각쪽으로 점점…(응?) 암튼 교수랑 자는 똑똑한 여자들의 경우 저는 권력에의 의지를 먼저 읽습니다. 그 부분에서만 안똑똑한 건 서글픈데 그걸 또 좋다고 쳐자는 개놈새끼들이 문제고요 ㅋㅋㅋㅋ 너무 흔해요 너무 흔해! 권력에 도취된 자들 ㅋㅋㅋ 그래서 제게 탐구대상은 권력과 사랑인데 말이죠 ㅋㅋㅋ 일단 1독이요, 오케이오케이!!!!!!

단발머리 2023-01-12 15:01   좋아요 1 | URL
크흐 ㅋㅋㅋㅋㅋ 쟝쟝님 안 가르쳐줘도/안 읽어도 아네요. 요기 <학생과 잠자리하지 않기>에서 저자가 에이드리언 리치의 ‘의무적 이성애‘ 논의를 불러옵니다. 여학생을 ‘학생‘이 아닌 ‘여성‘으로 바라보는 교수 뿐 아니라, 자기 자신의 욕망에 대해서도 혼란스러운 여학생들의 머리 속을 보여주는데요. 학생과의 잠자리를 옹호하고 그 당위성을 주장하는 교수 편지 나옵니다. 참.... 요지경 세상 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1-13 09:49   좋아요 1 | URL
음... 학교 다니면서 그런 생각을 전혀 못해봐서... 새롭습니다...

역시 나는 권력에의 의지가 없구나.. ;;;

책읽는나무 2023-01-12 14: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예전에 미미님 서재에서 책의 제목을 본 듯 합니다. 그래서 책이 괜찮은가?싶었는데, 공쟝님 도서관에 신청까지 했대서 음!!! 했었어요. 서점에 가서도 책이 눈에 띄었고...근데 단발님도 책 좋다하시니 언젠간 꼭 읽어봐야 할 책이로군!! 찜은 해놓습니다만....읽을 책이 너무 많네요ㅜㅜ
오늘은 목요일인데 저도 방전되어서 이제 겨우 정신차리고 책 읽으려고 앉았는데 또 어김없이 북플로.....출근했네요ㅋㅋㅋ

단발머리 2023-01-12 14:58   좋아요 2 | URL
저는 쟝쟝님 서재에서 보고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검은색 표지라 어려울 거라 예상) 잘 읽히네요. 모르는 부분도 많아서 뭐 좀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는 하구요.
저도 오늘 북플로 출근해서 여지껏 열심히 일하고 있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습니다.

독서괭 2023-01-12 16: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엇, 로저라는 놈 이야기, 이거 <디어 마이 네임>에 나온 그놈 같아요. 샤넬 밀러가 그 근처에 살고 있어서 친구들이랑 두려움에 떨며 방안에 머물렀던 이야기.. 그놈의 말도 안 되는 억지주장이 담긴 성명서.. <디어 마이 네임>에서 섹스와 샌드위치를 비교했던 부분도 있었던 걸로 기억해요.(정확히 샌드위치인지는 불분명하지만) 길거리 성희롱 당한 경험담을 이야기하면서, 만일 누군가 샌드위치를 먹고 있는데 다른 사람이 다가가서 그 샌드위치 나도 좀 먹자고 하면 거절하는 게 당연하지 않냐, 그런데 왜 성적인 요구를 하는 건 당연하게 생각하고 거절은 모욕으로 여기느냐 이런 취지였던 듯요.
교수를 향한 여학생의 욕망이 헷갈릴 수 있다는 부분이 인상적이네요. 정말 그럴 것 같아요. 페미니즘은 그 헷갈림을 명확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겠군요.
최연소 최초 유색인 여성 교수~! 멋있습니다!

단발머리 2023-01-13 07:34   좋아요 1 | URL
아... 그건 저도 정확히는 모르겠는데요. 제가 <디어 마이 네임> 찾아보니 가해자가 브룩 터너라고 나오는데 그 사람이 엘리엇 로저는 아닌것 같아요. 그렇지요? 로저 이야기가 그 책에 나오는가 봐요.

교수를 향한 여학생의 욕망에 대한 부분은 저도 좀 새로웠어요. 성희롱, 성폭력이 후안무치인건 확실한데 그걸 반성할 생각은 하지 않고 이걸 ‘그 여학생도 원했다‘ 이런 식으로 몰고가는 건 더 비열한 행동인 것 같고요. 그걸 이용한 교수가 얼마나 많았을 것인가... 그런 생각하면 참... 그렇습니다.

저자 너무 멋지죠. 여러가지 ‘최초‘ 타이틀에 어깨가 무거울 것 같기는 한데 예일대 철학과 수석졸업 아닙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계속 멋질 거 같아요, 이 분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의 앎비앎 친구 이야기























강연 가서 맨 앞자리에 앉는 것을 꺼리지 않는 사람이다, 나는. 맨 앞에, 맨 먼저를 꺼리지 않는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강연 20분 전쯤이었는데 팟빵홀 강연장에 사람들이 많이 도착하기 전이어서 어디든 원하는 자리에 앉을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쟝쟝님이 맨 앞줄, 정 가운데 자리에 앉자고 했을 때 속으로는 좀 망설여졌다. 맨 앞줄, 가운데 자리여서가 아니고. 아니고. 둘째 줄에 앉아야 선생님과 눈높이가 딱! 맞을 텐데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선생님과의 직접적이고 과한 눈맞춤이 아니라면, 내가 이 시간, 여기에 왜 왔을 것인가. 하지만 그 부담스러운 자리에는 사람들이 앉지 않을 테고, 그 좋은 자리를 비워두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는 ‘주최측’ 마인드로 우리 둘은 그 자리에 앉았다. 맨 앞줄, 정 가운데.  








강연 중간에 선생님이 존경하던 소설가에 대해 말씀하셨다. 쉬는 시간에 그 소설가가 누구냐 물으셨던 그 분을 제외하고는(죄송합니다, 그분), 그곳에 있던 사람들 대부분이 그 분이 누구신지 알았다. 선생님이 사모하는 소설가, 정찬. 『대단한 저자』. 이 책은 알라딘 창사 16주년을 맞아 알라딘 도서팀에서 만든 책이다. 없으신 분이 많으실 거라 예상되기에 조금 길게 인용해본다


























나는 이 마음을 이해한다. 누가 뭐라든 내 첫사랑은 짝사랑인데, (내가 가졌던 경험, 이런 류의 짝사랑을 ‘첫사랑’으로 카운트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내가 오래오래 좋아했던 그 사람에게 ‘좋아한다’는 말조차 제대로 건네지 못했다. 나의 온 몸은 나의 불타오르는 심정을 전했겠으나, 내 입술은, 내 말은 그에게 닿지 않았다. 나는 그랬다.   

 

 

 

그래서, 나는. 내가 사랑하는 선생님의 사모하는 마음을 이해한다. ‘그가 몰라도 괜찮다’는 마음을 이해한다. 그리고 최근의 심경 변화 (강의 들으신 분만 이해할 수 있는 범위에서) 역시 이해한다. 나도 선생님을 그렇게 사랑한다. 선생님이 내가 누구인지 몰라도 상관없다. 선생님의 질문에 촌철살인의 답을 하고 싶다. 실패. 선생님에게 칭찬을 들을 만한 좋은 질문을 하고 싶다. 실패. 전부 다 실패다. 선생님을 사모하는, 선생님을 애정하는 뜨거운 공기 속의 나는 그 모든 것을 포기한다. 나는 그냥, 선생님을 사모하고 존경한다. 정치적 입장이 분명히 드러나는 그의 글쓰기와 지식인이라는 자의식 없이 학문을 추구하는 그 열정을 사랑한다. 그의 문장을 사랑하고, 그의 새로운 문장을 더 사랑한다. 하지만, 월요일의 강연에서 느낀 건, 어쩌면 나는 그냥 선생님을 사랑하는 게 아닐까, 하는 물음이었는데.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제가 그분의 작품을 사랑하는 거지, 그분을 사랑하는 거는.... 아니잖아요! 여러분들도 그렇지 않아요? 여러분들도 제 책을 좋아하는 거지. 사실, 저를 잘 모르시잖아요! , 잘 몰라요. 저는 선생님을 잘 모르는데, 그런데 선생님을 사랑합니다. 선생님의 윤리적 삶을, 그 끈기를, 집념을, 순수하고 여린 마음을, 저는 사랑합니다. 저는 혼자 선생님을 스승으로 삼고, 저의 스승으로서 선생님을 사랑합니다. 인용해주신 작가와 책들을 아직 다 찾아보지 못했고, 여러 번, 정말 여러 번 읽어도 이해 안 되는 글들이 아직도 수두룩하지만, 그래도 선생님을 사랑합니다. 행간 속에 감춰진 선생님의 숨겨진 뜻을 알아채고 (<모든 연대는 정의인가 – 기억의 전쟁>) 식민 시대를 겪은, 어쩌면 아직도 그 도상에 있는 한국 사회에서 선생님의 미래를 걱정하면서, 선생님을 사랑합니다. 스승으로서 선생님을, 나의 스타로서 선생님을, 나는 사랑합니다

 

 

 

하지만, 스승은 언제나 멀리 계시어 나의 발자국을 알지 못하시고, 배움의 과정에는 반드시 도반이 필요하니, 내게는 알라딘이, 알라딘 친구들이 좋은 도반(기독교인입니다)이며, 좋은 길동무이다

 

 

 

 

 

너무 솔직해지려는 나를 붙잡아 세운다. 지금은 아침이고, 오전이라고 다그친다.  

 

 

 

 

 

쟝님은 이 문장을 불러왔다

 

 

 

앎의 범위를 아는 것이 불가능한 일임을 인정하고, 내가 지금 어디에서 말하고 있는가를 스스로에게 묻는 일상이 앎이요, 삶이어야 한다. (150)

 

 

 

나는 아직도 앎의 범위를 ‘묻는다’는 말의 의미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 내가 지금 어디에서 말하는지, 어디에 있는지를,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쟝님은, 페미니즘을 읽는 것이 내 삶의 대부분을 부정하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했던 내 말을 기억하고 있다. 사실이 그렇다. 가끔, 페미니즘은 나보다 더 용감한 여성, 나보다 더 남자를 좋아하지 않는 여성, 결혼하지 않은 여성, 아이가 없는 여성을 ‘위한 것’처럼 느껴진다. 거기에, 그 무리에 나는 속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페미니즘을 말하려면 직업이 있어야 한다고, 돈을 벌어야 한다고. 어쩌면 이건 내 자신에게 하는 말일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느껴질 때가 있다. 이런 모순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페미니즘을 읽는 건, 내 삶의 순간들, 그중의 많은 시간을 ‘페미니즘’ 이외의 언어로는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페미니즘이 나의 전부는 아니지만, 내 인생의 일부는 페미니즘의 언어로‘만’ 설명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편으로는 페미니즘이 그런 언어를 주었다고 해서 페미니즘의 언어만으로 나를 설명할 수는 없다. 나는, 인간은 그보다 훨씬 더 복잡다단한 존재다. 그 간극과 모순을 넘어서는 일이, 실패가 예상되는 그 일이 바로 나의 숙제다. 요청하지 않았으되 해야만 하는. 기한은 없으되 반드시 제출해야만 하는

 

 

 

결혼한 지 2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여전히, 앞으로도 계속 ‘살림 초보’인 나는 이런 삶에 익숙해진 식구들과 그럭저럭 산다. 더 나아질 거라는 기대도 없거니와, 나아지겠다는 말을 너도나도 믿지 않는다

 

 

쟝님의 ‘앎비앎’ 친구로 선정되면서 내 삶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감히 그렇게 생각한다. 너무 열심히 살았던 쟝님과 치열함이라고는 모르는 내가 만들어갈 ‘앎비앎’ 신세계에 대한 기대가 가득하다. 책을 읽고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읽은 책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바닐라라떼를 마시는. 부지런히 제 갈 길을 걸어가는 개미를 들여다보고, 곧게 뻗은 나무를 같이 바라보는, 그런 평범한 일상을 꿈꾼다. 그날 강연에서의 선생님의 표현을 그대로 가져와 보면 ‘과정적 주체’로 존재하면서, ‘죄의식 없는 즐거움’을 맘껏 누리는 삶을 살며시 꿈꿔본다

 

 

 

밥만 차리는, 진짜로 반찬 없이 밥만 차리는 내게 열리는 새 세상에 대한 기대로 가슴이 벅차다. 나 같은 사람도 이 신세계에서는 멋진 사람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니. 나는 가능한, 최선을 다해서, 조금은 치열하게, 근사한 사람으로 살아보고 싶다. 자랑스러운 친구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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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3-01-11 12:5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위에 링크한 책 <대단한 저자>가 이북인데 0원이라고 나오네요. 관심 있으신 분들 다운받아 읽어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이상 안내말씀 드렸습니다.

잠자냥 2023-01-11 13: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추앙으로 시작된 사랑의 붕괴˝ 이런 말이 떠오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틴 에덴>의 부제인지 뭐 그렇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아니, 단발머리 아닌 단발머리 님 결혼한 지 20년이나 되셨다는 거에 오늘 또 놀라고 갑니다.
열 살에 결혼하셨어요!? 그 뒤통수는.....

단발머리 2023-01-11 13:52   좋아요 4 | URL
<마틴 에덴> 저도 꼭 읽을 거에요. 근데 잠자냥님, 다락방님 계속 따라가다가는 나의 독서 여정이 너무나 바쁠 것이어서 ㅎㅎㅎ 그러나 안 따라갈 수가 없네요.

저, 생각하시는 것보다(응?) 나이 많아요 ㅋㅋㅋ 아니에요. 결혼을 일찍 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저의 뒤통수와 헤어스타일에 대한 여러 분들의 관심과 성원에 감사드리오며. 제 닉네임과 헤어스타일의 불일치로 일어난 모든 혼란은 모두 저 때문인 것으로, 저는 이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단호히 헤어스타일의 혁명적 변신을 약속드리는 바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1-11 13:09   좋아요 3 | URL
왜요... 민머리 하시려고요? 단발머리님? ㅋㅋㅋㅋ 내 인생의 대머리는 이제 끝났다구요. 혁명적 변신이라니... 앙대...

라파엘 2023-01-11 13:55   좋아요 3 | URL
단발머리님의 헤어스타일이 단발이 아니라는 점이 이미 혁명적인 것 같아요!! 그리고 양자역학의 파동을 의미하는 긴머리의 웨이브도 멋진 헤어스타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독서괭 2023-01-11 15:00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 헤어스타일의 혁명적 변신 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01-11 15:28   좋아요 1 | URL
쟝쟝님 / 저도 민머리 하고 싶어요. 머리 감기 귀찮아서요. 선생님 그 모자, 그거 인디언 핑크 맘에 들더만요. 나 진짜... 확?!?

라파엘님 / 양자역학의 파동을 쪼금, 정말 쪼~~금 이해하는 긴머리 웨이브 단발머리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려요, 라파엘님!! ㅎㅎ

독서괭님 / 혁명의 정중앙으로 한 번 오셔볼랍니까? 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1-11 13: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기독교인의 도반... 영광입니다.
하지만 전 역시... 단발머리님의 희진샘에 대한 그 사랑 따라갈 수 없다.
전 사랑을 모르는 자 입니다. 사랑. 사랑은 무엇인가. 사랑. (잠깐 눈물을 닦읍시다)
하지만 난 나의 친구들을 사랑합니다! 정말예요!!

단발머리 2023-01-11 15:30   좋아요 0 | URL
저도 사랑을 잘 모르고.... 그 사람에게 부담 가지 않게 그냥 내 마음을.... 내 마음을 계속 주는 게 사랑이라고 전 생각해요.
많이 줄거에요, 우리 선생님한테... 그래서 더 많이 읽을 거구요.

쟝쟝님 사랑 진짜인줄 알아요! ㅎㅎ 정말입니다!!

미미 2023-01-11 13: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나저나 단발머리님! 닉네임을 ‘단발머리 아닌 단발머리‘로 바꾸셔야하는거 아닌가요?ㅋㅋㅋㅋ(잠자냥님 글 읽고 꽤나 놀랐던 1인)
이 글을 정희진 선생님이 한번 보시면 좋겠네요. ㅡ종종 남편에게 밥차리게하는 미미

단발머리 2023-01-11 15:45   좋아요 1 | URL
저도 심각하게 ‘단발머리이고 싶으나 단발머리 아닌 단발머리‘라고 고칠까 생각중입니다. 많은 분들이 놀라주셔서 무척 즐겁습니다. 선생님은 많이 바쁘셔서요 ㅋㅋㅋㅋㅋㅋ 헤헤헤

거리의화가 2023-01-11 13: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결혼한지 20년이 넘으신 건 몰랐네요^^;
닉네임처럼 단발머리가 아니여서 다들 놀라셨다고 하는데 저는 그럴 수도 있지 싶어서 저 혼자 조용하게 있었습니다ㅎㅎㅎ
암튼 각설하고 저는 두 분의 우정이 참 멋있고 저도 앎만큼 삶을 더 잘 살아낼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네요^^

단발머리 2023-01-11 15:33   좋아요 0 | URL
쟝님과의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 알라딘에게 이 자리를 빌어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고요 ㅎㅎㅎ

거리의화가님과 알라딘의 여러 이웃분들과 같이, 앎과 삶을 배워가는 이 시간이 너무 소중하고 감사해요.
앞으로도 열심히 살아내 보겠습니다.

다락방 2023-01-11 13:2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 님이 말씀하신 ‘페미니즘을 읽는 것이 나 삶의 대부분을 부정하는 것처럼’느껴진다는 것을 아주 잘 이해합니다. 어떤 말씀이신지 잘 알아요. 그렇지만 그것이 단발머리님의 유자녀 결혼여성 이라는 조건이 그렇게 느끼게 만들었다고는 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니, 맞는데 그게 그게 아니라는 거죠. 무슨 말이냐면, 저 역시 느꼈던 바라는 겁니다. 오래 전에 리뷰로도 쓴 적이 있었는데 페미니즘을 읽고 알게 되면서 ‘내가 사랑하는 것들이 나를 미워하고 있었다’는걸 저도 깨달았거든요. 우리가 느낀 바는 다르게 표현되고 또 놓여진 상황이 달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러나 어느 지점에서 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다른 페미니스트의 글에서 그 표현을 보고 알게된 거고요. 그래서 저도 많이 힘들고 괴롭고 또 친구를 잃기도 했지만, 지금은 제가 그때보다 유연해졌다고 느껴요. 충격과 절망은 저를 주춤하게 하지만 그 시간들이 지나면 유연함은 어김없이 오는 것 같습니다.

언젠가(제 기억엔 그 때 우리가 정희진 쌤 강연을 함께 들었던 것 같아요) 저는 단발머리 님과 헤어지는 길에 계속 쓰시라고 말씀 드렸었는데요, 저는 단발머리 님이 계속 쓰시기를 또 읽으시기를 바라고 응원합니다.

이상 점심 먹고 양재천에 있는 벤치에 앉아 댓글 쓰는 윤리 다락방 이었습니다.

공쟝쟝 2023-01-11 13:32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ㅋㅋㅋ 아 잠자냥님 여기 좀 와서 말려줘요.. 이인간 부장님 윤리에 꽂히셨어요. ... 아 맞다. 또 윤리하면 변태윤리냥인가요? 요즘 알라딘에 불고 있는 윤리 바람.. ˝이렇게 까지 할 필요는 없었잖아?˝ 의 시대에 자신만의 윤리를 만들어가는 여성들이 난 정말 멋지다고 생각하는 데요. 자기가 너무 멋진 걸 너무 잘 아는 사람들은 아직 좀 적응이 안돼.. 아직 훈련이 부족하다... ㅠㅠㅠ 터덜터덜...

잠자냥 2023-01-11 14:06   좋아요 5 | URL
아, 다락방님 댓글 보면서 흐뭇하게 끄덕이다가 마지막 윤리 다락방에서 하--

이 인간 증말.......... ㅋㅋㅋㅋㅋㅋ 졌다.
나도 한 윤리하는데 자뻑이 부족해서 졌다. 암튼 우리 계속 윤리하게 살아요.

단발머리 2023-01-11 15:39   좋아요 2 | URL
다락방님 / 제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다락방님은 알고 있을 거라는 걸, 저는 압니다. 페미니즘이 우리에게 준 환희의 순간 못지않게 절망의 순간, 혹은 깨달음이 주는 아픔의 시간, 현타의 순간도 모두 중요하다고 전 생각해요. 알라딘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그런 순간, 순간마다 모두 다락방님이 옆에 계셔서 고맙고 또 감사합니다. 그 날 헤어지는 길에 ‘쓰라‘고 해주셨던 말씀 저도 물론 기억하고요. 그 따뜻한 응원 잊지 않고 있어요.

윤리 다락방보다는 ‘칸트 다선생‘이 저는 더 나은거 같아요. 어떠세요, 윤리 다락방님? ㅎㅎ

쟝쟝님 / 윤리 다락방님보다는 제가 ‘칸트 다선생‘을 권했습니다. 자기가 너무 멋진 걸 너무 잘 아는데... 까지 이르는데 시간이 좀 걸려요. 찬찬히 해요. 운동도 하고 훈련도 하고 식이요법도 필요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님 / 잠자냥님은 모든 걸 갖추셨는데 자뻑이 많이 부족하신 거 같아요. 다락방님 댁 냉동실에 여유분 있으니까 하나 들여 놓으세요. 더 이상 사양치 마시구요.

2023-01-11 1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13 06: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23-01-11 14: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맨 앞줄, 정 중앙!
저는 부담스러워서~
저는 잠자냥님 자리를 선호하긴 한데...눈이 나쁘니 잠자냥님 자리보다 조금 더 앞자리?
저는 속으로 제 자리를 점찍어 보았네요.^^
암튼 단발님의 글을 읽고, 공감가는 부분이 옛날에도 많았고, 지금도 많아요.
저는 한 번씩 좀 비겁한 페미니즘, 약은(이기적인) 페미니즘, 여우 페미니즘 그 어디쯤에 있겠구나! 그런 생각을 하곤 합니다^^;;;
아직 정체성이 확립되지 못해 공부를 더 해보려구요. 그러려면 또 단발님의 감을 믿고, 몰래 뒤를 밟아보겠습니다. 뒤를 조심하세요ㅋㅋㅋ

건수하 2023-01-11 14:34   좋아요 1 | URL
단발님 뒤 밟기 좋은데요 (안 그래도 구간 책을 찾아보면 다 단발머리님이 읽고 쓰신 흔적이 ㅎㅎ)

단발머리 2023-01-11 15:44   좋아요 2 | URL
책나무님 / 저는 앞자리는 두렵지 않은데, 질문 있으세요? 할 때 질문해야만 할 것 같은 ㅋㅋㅋㅋㅋㅋ 그런 압박감이 좀 무섭습니다.
책나무님과 함께 읽고 쓰는 시간들이 즐겁습니다. 항상 다정하게 대해주시고 힘 되는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하고요.
제가 감은 좋지만 제 뒷자리는 별로에요ㅋㅋㅋㅋㅋ 제 옆자리로 오세요. 언제든 환영합니다!!!!!!!

수하님 / 제 옆자리에 앉으시면 되겠습니다. 방석 종류 원하는 거 말씀해 보세요^^

건수하 2023-01-11 20:28   좋아요 2 | URL
단발머리님/ 단발머리님 옆자리에 제가 앉아도 될까요 //ㅁ// 좋은데.. 그런데 맨앞줄은 좀… 그리고 저는 가운데 말고 구석자리를 좋아합니다 ㅎㅎㅎ 방석은 아무거나… :)

독서괭 2023-01-11 15:08   좋아요 10 | 댓글달기 | URL
와... 엄청난 러브레터네요! 이거 정희진선생님께 안 보내시나요? 저라면 이런 글을 받으면 너무나 기뻐서 힘이 불끈불끈 날 것 같아요. 쟝쟝님에 대한 깊은 애정과 사랑도 느껴집니다. 아휴.. 좋네요.
˝가끔, 페미니즘은 나보다 더 용감한 여성, 나보다 더 남자를 좋아하지 않는 여성, 결혼하지 않은 여성, 아이가 없는 여성을 ‘위한 것’처럼 느껴진다.˝는 말씀 알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분들도 비혼/비출산이거나 기혼이라도 비출산이 많은 듯 합니다. 역시 여자가 큰일을 하려면 싱글이 답인가? 싶기도 하고요. 하지만 저는 제가 페미니즘을 위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남편에게 미치는 영향도 그렇지만(이건 직접 말해봐야 소용없기에 나 스스로 멋있는 여자가 되는 걸로..음), 아이들을 성평등하게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더구나 저는 딸도 아들도 있기 떄문에 둘을 성적 관습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개별성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키우려고 노력하고, 그걸 위해 더 페미니즘을 공부합니다.
단발님 우리 힘내요 ♥

수이 2023-01-11 15:12   좋아요 4 | URL
단발머리님 글에 최고 댓글입니다. (제맘대로)

책읽는나무 2023-01-11 15:52   좋아요 4 | URL
오늘은 괭님 댓글에 좋아요! 버튼 백 번 누릅니다!!!^^

저는 한 번씩 샤워하면서 제 자신을 생각해 보거든요? 왜 욕실에서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요?ㅋㅋ
괭님처럼 나 같은 여자(아내, 엄마) 어딨다고? 나 같은 여자도 페미니즘 더 잘할 수 있지! 라고 생각했는데...그게 시간이 지날수록 왠지...자신감 없는 비굴한 페미니즘 여성이구나? 뭐 그런 자책감으로 샤워를?? 하게 된 요즘인데...괭님의 댓글은 왠지 용기가 다시 샘솟네요^^
내일부터 다시 힘찬 샤워를!!ㅋㅋㅋ

단발머리 2023-01-12 10:07   좋아요 4 | URL
독서괭님 / 저는 선생님 현장강의를 3번 들었고요. 줌으로 2번 들었고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날 또 뵈었는데요. 처음 뵈었던 날, 질문도 하고 이메일로 감사편지도 보내고 책에 싸인도 받았습니다. 저는 더 여한이 없습니다. 월요일 강의는 사실 메모도 아주 간단히만 했어요. 선생님이랑 눈 마주치고 고개 끄덕이려고요. 싸인 줄 서는데 다른 분들께 양보했습니다. 저는 이미 싸인 받았고 ㅋㅋㅋㅋㅋ 선생님, 아껴야 돼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나 자신이 멋진 여성으로 사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다만.... 아이들을 가정에서 성평등의 원칙대로 가르치는 것과는 별개로 한국 사회가 변하지 않는다면, 남녀 특별히 10, 20대 남녀간의 강한 불신이 해소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요. 그 부분을 어쩌면 좋을지에 대해 자녀가 있으신 분들이 더 고민하는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더 페미니즘을 공부하자고요, 독서괭님! 공부할 거 많더라고요, 아직도 어마어마어마어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이님 / 수이님 말이 맞아요. 최고 댓글입니다!! 수이님도 묶여있으니 최고댓글 1, 2,에요.

책나무님 / 저도 괭님 댓글에 좋아요,를 눌렀어요. 페미니즘이 주는 만족감 못지않게 부족함에 대한 인식도 그것 자체로, 전 중요한 생각이고 감정이라고 느껴요. 괭님 댓글에 용기 얻으시고 책나무님 앞으로 더 힘찬 샤워!! 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고, 웃기네요. 힘찬 샤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01-11 17:11   좋아요 4 | URL
너무나 멋진 댓글들입니다. 🥹
나무님, 저도 온갖 잡생각을 하는 시간이 샤워시간인데요. 고민해 본 바, 머리를 감고 바디워시를 칠하고 헹구는 등의 행위는 이미 루틴화되어 있고, 머리를 쓰지 않아도 돼서 비어있는 뇌에 이런저런 생각이 가득차는 것 같습니다. 저는 한참 상태 안 좋을 때에는 샤워하면서 반추하는 습관 때문에 샤워하기가 싫을 정도였어요.
샤워할 때 자책하는 괴로움을 알기에... 나무님이 자책감 버리시고 힘찬 샤워를 하시길 바랍니다!!

책읽는나무 2023-01-11 16:47   좋아요 4 | URL
저의 힘찬 샤워를 응원해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힘찬 샤워!! 좀 웃기긴 합니다.ㅋㅋㅋ
물 아껴야 하는데...ㅋㅋㅋ
은오님도 샤워하실 때, 생각 비우시고 힘찬 샤워를!!!!^^

독서괭 2023-01-11 17:08   좋아요 4 | URL
오, 좋은 글에 감동받아 댓글을 썼을 뿐인데 최고로 뽑아주시니.. 영광입니다 ㅎㅎㅎ
그런데 힘찬 샤워로 대동단결인가요? ㅋㅋㅋ 우리 모두 자책하지 말고 힘찬 샤워를 합시다!!^^

그레이스 2023-01-11 23: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단한 독자 가져 갑니다.
목차 보고 왔는데, 왠지 가슴이 뛰네요~♡

단발머리 2023-01-12 10:01   좋아요 2 | URL
네, 그레이스님! 저도 이번에 이 글 쓰면서 찾아보니 아직도 서비스가 되고 있더라구요.
특별히 좋은 시간 되시기를 바래봅니다^^

2023-01-12 2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13 11: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떤 식으로든 정리를 하긴 할테지만 일단 밑줄긋기를 해두어야겠다는 생각에 올려둔다. 



헌사는 그 자체로도 아름답고 빛나는 것이니 굳이 미학적 추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나도 모르게 감동 포인트를 기대하게 되는데...  











이런 헌사 괜찮다. 아주 깔끔하니 담백하다. 



전체주의는 간단히 말해 폭민의 정권이다. "인간을 무용지물로 만들려는 전체주의의 시도는 과잉 인구로 시달리는 지구에서 자신들이 별 쓸모없다는 것을 알게 된 현대 대중의 경험을 반영한다." 전체주의 정권은 이들에게 개인적 정체성을 부여하는 대신 역사적 운동의 주체라는 허위의식을 심어준다. 그들은 거대한 운동에 기여한다는 목적을 위해 자신의 인격과 개성을 희생한다. (전체주의와 ‘정치적 자유’의 의미, 옮긴이) - P27

전 세계를 정복하고 총체적 지배를 달성하려는 전체주의적 시도는난국 타개의 파괴적 방식이었다. 전체주의의 승리는 곧 인간성의 파괴와 일치할 수 있다. 전체주의는 지배하는 곳마다 인간의 본질을 파괴하기 시작한다. 우리 세기의 이 파괴적인 세력을 애써 무시한다 해도 별도움이 되지 않는다. - P35

19세기 반유대주의의 직접적이고 순수한 산물은 나치즘이 아니라 오히려 시오니즘이다. 시오니즘은 적어도 서구적 이데올로기의 형태로는 일종의 반대 이데올로기, 즉 반유대주의에 대한 ‘대응‘이다. 그렇다고 유대인의 자의식이 단순히 반유대주의의 창작품이라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유대인의 역사에 대한 피상적인 지식만으로도―유대인 역사의 주요 관심사는 바빌론 유수 이래 이산의 가능성이 압도적인 상황에 대항하여 민족으로 생존하는 것이었다―이 문제에 관한 최근의 신화를 깨는 데 충분하다. 이 신화는 사르트르가 총칭 유대인은(the Jew)타인들에 의해 유대인으로(a Jew) 간주되고 규정되는 사람이라고 ‘실존주의적‘으로 해석한 이후 지식인층에서는 일종의 유행이 되었다. - P44

이처럼 거의 잊혀진 시대와 현재의 사건들과의 불행한 관련성을 강조하는 것이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으며 우리는 이제 제국주의 정책의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또한 제국주의는 어떤 경우에도 반드시 전체주의의 재앙으로 끝난다는 의미도 아니다. 우리가 아무리 과거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미래를 알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하지는 않는다. - P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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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01-11 09: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헌사의 진짜 매력은 이렇게 단 한 명, 한 줄일 때 폭발하는 것 같아요!

단발머리 2023-01-11 09:31   좋아요 3 | URL
여기에 비견할 헌사로 저는 이걸 꼽습니다. 아실랑가 모르겠어요.
이 시대의 명저, 모든 독서인들의 참된 길라잡이, ‘나, 너, 우리를 향한 이해와 공감의 책읽기‘의 진실한 표본
이유경 작가님의 <잘 지내나요?>의 헌사 말이에요.


<타미에게>



다락방 2023-01-11 09:57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 님이 세상에서 제일 똑똑하다고 제가 말했었나요?

단발머리 2023-01-11 10:00   좋아요 0 | URL
네에 ㅋㅋㅋㅋㅋ 아무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로 읽기 시작한 『섹스할 권리』. 딱 두 쪽 읽어보고 아, 영어로 읽어야겠네, 읽을 수 있겠어, 하고는 알라딘에 원서 검색했더니 가격도 착해. 14,180원. 급하지도 않은데 다른 책 한 권이랑 바로 구매. 30쪽 넘어가면서 바로 후회의 급물살. 왜 그랬니. 도대체 왜.  





어제의 발견. 에이드리언 리치. 171쪽이다. 



17. 에이드리엔 리치는 이렇게 적고 있다. "여성에게 이성애가 '선호'가 아닌, 억지로 강요되고 관리되고 조직되고 선전되고 유지되어야 했던 무언가일 수 있음을 인정하는 일은, 자기 자신을 자유로운 '선천적' 이성애자로 여기는 사람에겐 엄청난 도전이다. 그러나 이성애를 하나의 제도로서 검토하지 못한다면 (…) 자본주의나 인종주의적 계층 시스템이 물리적 폭력과 허위의식 등의 다양한 힘으로 유지됨을 인정하는 데 실패하고 마는 셈이다. 이성애자로 정체화한 페미니스트들이 이성애가 여성의 '선호' 내지는 '선택'이라는 생각에 질문을 던지는 한걸음을 내딛기 위해서는 (그리고 이에 뒤따르는 지적·감정적 노동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오늘의 발견. 178쪽. 이 문단이 이 책의 질문, 문제의식, 시작점을 보여주는 듯하다. 




29. 그렇다면 이제 진짜 질문을 꺼낼 차례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성적 권리의식('섹스할 권리')의 여성혐오적 논리라든지, 해방하지 않고 훈육하는 도덕적 권위주의에 빠져들지 않으면서 섹스에 대한 정치비평에 참여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오드리 로드의 말처럼 우리 안의 왜곡을 두려워하지 않으면서 욕망을 해결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내면으로 돌아서지 않으면서, 정치적 프로젝트를 개인적인 것으로 바꾸지 않으면서 그리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실천적인 것으로서, 철학자들의 말처럼 사실을 아는 것이 아니라 방법을 아는 것의 문제다. 그리고 방법은 이론적 연구가 아니라 삶의 실험을 통해 찾을 수 있다.






그래서 오늘의 교훈. 까불지 말고 진중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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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1-09 12:4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 북플에 올라온 표지만 보고는 공쟝쟝이 또 글 쓴 줄 ㅋㅋㅋㅋㅋ
왜 저에겐 저 책이 공쟝쟝의 책으로 인식되는 걸까요?

공쟝쟝 2023-01-09 12:57   좋아요 2 | URL
폭력의 근원을 따져 묻기 위해 실질적으로 사랑하는 가족 조차 해체할 것을 염두하는 저의 뼈저린 페미니즘 연구를 비웃지 마십쇼!!ㅋㅋㅋ 결국 페미니즘은 *섹스*문제로 가는 거 너무 싫은 데 어쩔 수 없다 ㅋㅋㅋㅋ 탐구해야함ㅋㅋㅋㅋ 그리고 언제나 강조하는 말이지만!! 세상에 *정말로 좋은* 이성애 섹스가 있다면 나는 합니다. (아직은 없는거 아닌가에 대 괄호 쳐져있음)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01-09 12:58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제 책으로 인식해 주세요 ㅋㅋㅋㅋㅋ 지금 읽는 사람 저니까요.
읽는 사람이 임자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왜 쟝님이 부럽죠?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1-09 12:58   좋아요 4 | URL
쟝쟝 뼈가 왜 저린 거야. 좀 하고 살라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01-09 13:02   좋아요 4 | URL
쟝쟝님 백번 탐구 & 골몰 & 진지해봤자 잠자냥님 댓글 한 줄에 바로 뒷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1-09 13:10   좋아요 1 | URL
단발님 댓글에 맞아요! 버튼 백 번 누릅니다ㅋㅋㅋㅋ

공쟝쟝 2023-01-09 13:27   좋아요 3 | URL
..................................다..... 미워...

책읽는나무 2023-01-09 12:4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공쟝쟝님으로 읽었어요!
도서관에서 안받아주니까 이젠 원서로? 하면서...ㅋㅋㅋ

단발머리 2023-01-09 13:01   좋아요 1 | URL
와!!! 쟝쟝님 이 선점력 어쩔 것입니까.
다들 공쟝쟝님 책으로 알고 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1-09 12: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참. 저 한참 단발머리님 글에 트랙백 달고 글쓰고 있었는 데.. 또 나 따라서(?) 섹스할 권리를 원서로(;;;;;) 읽고 계신분. 밉다. ㅋㅋㅋ

단발머리 2023-01-09 13:00   좋아요 1 | URL
문제는 아직 원서는 오지도 않았다는 거..... 1월 18일에 온대요. 헐 ㅋㅋㅋㅋㅋㅋㅋ 아직은 미워하지 마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1-09 17: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쟝쟝님으로 오해받은 단발머리님 ㅋㅋㅋ 다들 쟝쟝님인 줄 알았다는 댓글 왜이렇게 웃겨요? 쟝쟝님 이미지는 무엇인가요? ㅋㅋㅋ
30쪽부터 급 어려워지는건가요? 단발님, 건투를 빕니다..!!

공쟝쟝 2023-01-09 23:31   좋아요 1 | URL
…. 제 이미지는 뭐 ㅋㅋㅋ 다락방님이 언젠가 그런 말씀을 해주신 적이 있어요 ㅋㅋㅋ 사주팔자에 섹스가 없는 사람도 있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공부란 진정한 앎을 비워내는 앎이랄깤ㅋㅋㅋㅋㅋㅋㅋ

난티나무 2023-01-10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다 읽었습니다!!!! ^^;;;

단발머리 2023-01-11 15:57   좋아요 0 | URL
진짜요? 부럽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아직 반 정도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