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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피 키드 8 - 절친의 법칙 윔피 키드 시리즈
제프 키니 글.그림, 양진성 옮김 / 푸른날개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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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피키드는 전 세계 초딩들의 영원한 친구입니다. 이 책을 사면 예쁜 머그컵과 알사탕 300개를 줍니다. 감사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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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31 08: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31 10: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미 뜨거운 것들
최영미 지음 / 실천문학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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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그리운 나무]를 4권 샀다. 처음에는 친구꺼 하나, 내꺼 하나 하면서 샀다. 시집을 손에 든 친구는 "내 친구 중에 아직도 시집 읽는 애가 있구나."하며 감동받은 얼굴의 진수를 보여줬다. 나는 내 꺼 하려고 했던 시집을 다른 친구에게 선물했다. "선물 좋~지"하며 웃으며 빠이빠이하던 친구는 시집을 받고는, 시집 때문인지, 내 메모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감동의 눈물 한 방울을 흘렸다는 문자를 보내왔다. 

친구들의 감동과 감탄에 탄력받은 나는 시집을 두 권 더 주문해 독서모임하는 언니들과의 연말모임에 들고 나갔다.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J언니는 "웬, 선물?"하면서 시집을 받아들었다. 최인훈의 [광장]을 석사 논문으로 썼던 H언니에게는 보충 설명도 했다. "언니, 국문과에게 시집을 선물한다는 게... 예전꺼는 언니가 다 읽으셨을거 같아, 최신간으로 준비했어요." 

다음날 오후, 같이 마트에 다녀오는 길에, 국문과 H언니가 말했다. 
"아, 자기야, 어제 그 시집 참 좋더라." 
"네. (전날 저녁 늦게 들어갔는데...) 읽어보셨어요?" 
"응, 오늘 아침에 다 읽었어." 
"다 읽었다고요?"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J언니와 내가 동시에 외쳤다. 
"응, 다 읽었어." 

일순간 우담바라처럼 찾아오는 놀라운 깨우침 하나. 아, 국문과는 시를 빨리 읽는구나. 시를, 빨리 읽어도 되는 거구나. 

그래, 이전에 팟캐스트 빨간 책방에서도 허은실 작가이자 시인이 나왔는데, 허시인도 시를 낭독할 때, 엄청 빠른 속도로 하더라. 그래서, 이동진씨랑 김중혁 작가가 "하아, 우리는 보통 시를 천천히 읽어야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시인들은 시를 무척 빠르게 읽네요."라고 말했던 게 떠올랐다. 나는 지난 3월에 구매한 함민복 시인의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을 여지껏 읽고 있는데, 아껴서, 아껴서 읽고 있는데, 그래, 시도 빨리 읽는 거였구나.  

나는 왜 시를 천천히 읽었을까. 생각해보니, 이거였다. 나는 시를 읽을 때 성경책 읽듯 했다. 성경책을 읽을 때, 대부분의 경우 정독을 한다. 단어 하나 하나, 문장 하나 하나 주의해가며 천천히, 아주 천천히 읽는다. 나는 시를 읽을 때도 그랬다. 단어 하나 하나, 문장 하나 하나 읽어가다가 크게 감동받은 시가 있을 때는, 그 날의 시읽기를 중단했다. 시의 감동을 오롯이 간직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니, 시집 한 권을 읽는데, 석 달이 걸리기도 하고, 넉 달이 걸리기도 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그렇게 읽지 않아도 되는 거였다. 그래서, 나는 단숨에, 아니다, 단숨에는 아니고, 두 번에 나눠 이 시집을 읽었다. 

옛날 남자친구 

나와 놀고 싶어서, 
너는 나의 도시에 왔다
말벗이 필요해서
너의 여자가 아닌 내게 
(……)

사랑이 아닌 줄 알면서도 
나는 꽃을 받았다 
고마워요. 
향기를 맡는 척, 고개를 숙였지만
내게는 너무 무거운 꽃바구니.
7년의 세월만큼이나 어색한 
너의 선물은 내게 거추장스러운 짐. 
내게는 너를 담을 유리병이 없어 

너와 충분히 놀아주지 못하고 
현관문을 닫자마자 쓰레기통에 버려진 국화들. 
자기 역할을 다하지 못한 배우처럼 
이름값도 못하고, 꽃값도 못하고 
나를 유혹하지도 못하고 
노랑 분홍 자주, 요란한 색을 뽐내지만 
너는 곧 죽을 운명. 
(……)

나와 놀고 싶어서, 
나를 갖고 싶어서, 너는 꽃을 샀다 
내 마음을 사려고,
내 마음을 사지 못해, 너는 비싼 꽃들을 샀다 
그런데 나는 쓸쓸한 국화 향기가 싫거든
하얀 안개꽃에 둘러싸인 국화는 더더욱 싫거든 
초상집 냄새가 나서……
(……)

나와 놀고 싶어 내가 사는 도시로 찾아와 비싼 꽃다발을 내미는 너. 나는 꽃을 받는다. 사랑이 아닌 줄 알면서도 꽃을 받는다. 그리고 말한다. 고마워요. 너가 내미는 꽃바구니는 내게 무겁다. 내게는 너를 담을 유리병이 없다. 너의 꽃바구니는 쓰레기통에 버려질 뿐이다. 아름다움을 버리고 돌아와 나는 운다.  

나는 시를 빠르게 읽는다. 그리고 계속해서 빠르게 그녀의 시집을 읽어나간다.  

인터뷰를 마치고 

 그는 나를 외로운 공주로 만들어, 나에 대한 자신의 열등
감을 보상받으려 했다. 집과 아내와 아이가 있는 그의 고독
이, 집도 남편도 아이도 없는 나의 고독보다 무섭다는 사실
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그들은 나를 감성만 살아 있는 여류시인으로 만들어, 창
조적인 지성에 압도당한 자신들의 무력감을 숨겼다. 여자보
다 강하고 여자보다 똑똑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는 조선
의 선비들은 상상력이 빈곤해, 새로운 것을 생산하지 못한
다. 뿌리가 자유롭지 못한 나무가 가지를 뻗고 풍성한 열매
를 맺을 것인가. 유행을 따르는 허접스런 문자유희로 넘치
는 지식공화국. 대한민국에서는 같은 말도 어렵게 비틀고
꼬아야 지식인 대접을 받는다.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시인을 외로운 공주로 만들어, 자신의 허약한 뿌리를, 열매 없는 가지를 숨기려는 조선의 선비들. 같은 말도 어렵게 비틀고 꼬아서 지식인 대접을 받으려 하는 상상력이 부족한 지식인들. 무력감을 숨기기 위한 그들의 같잖은 노력과 그들의 행태를 째려보고 있는 시인. 

나는 계속해서 빠르게 시를 읽어나간다.   

탄식 

아무에게도 
주지 않은 육체가 
거울 속에서 시들고
하늘로 날려버린 여름, 여름들……

창밖의 비를 맞으며 
청춘도 중년도 흘려보내고

나를 차지하려고 
그렇게들 덤비더니
폭풍우 속을, 
나 혼자 가는구나 

아, 나를 차지하려고 그렇게들 덤비더니, 지금, 누군가의 손길이, 어깨가, 가슴이 필요한 지금, 폭풍우 속을 걸어가는 지금, 지금은 나 혼자구나. 나 혼자 가는구나. 

책장을 빨리 넘긴다. 벌써 마지막 시다. 

서울의 울란바토르     

(……) 

짝이 맞는 옷장을 사지 않고
반듯한 책상도 없이 
에어컨도 김치냉장고도 없이 
차도 없이 살았다 그냥. 

여기는 대한민국.
그가 들어가는 시멘트 벽의 크기로, 
그가 굴리는 바퀴의 이름으로 평가받는 나라. 

정착해야, 소유하고 축적하고
머물러야, 사랑하고 인정받는데 

(……)  

나를 접으면, 
아주 가벼워질 거야  

나를 접으면 가벼워질 거야. 마지막 시의 마지막 연이다. 시집 한 권을 다 읽었다. 다음으로는 발문. 

나는 그때 그녀를 마주하며 시원스레 큰 키를 감싸고 있는 외투가 아주 오래된 것이고, 그럼에도 아직 화사한 맵시를 잃지 않고 있으며, 그녀가 외로움과 의무와 싸우고 있지만 아직 혼절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자기 삶과 문학을 지켜 나갈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발문, 방민호 서울대 국문과 교수)  

그녀의 모습이 그려진다. 큰 키에 오래된 외투를 걸쳤음에도 화사한 맵시를 잃지 않은 그녀. 자신을 보호해줄 아무것도, 누구도 가지지 못한 그녀. 먼 도시에서 자신을 찾아오는 옛 남자친구에게 '고마워요'라고 말하는 그녀. 쓰레기통에 꽃을 던져버리고는 울어 버리는 그녀. 인터뷰를 마치고 시를 쓰는 그녀. 늙으신 부모님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그녀. 옷장도, 책상도, 김치 냉장고도, 자동차도 없이 사는 그녀. 기댈 것이 없는 그녀. 나를 접어 가벼워지는 삶을 살겠다는 그녀. 고집 센 그녀. 

그녀는 어려운 말로 자신을 치장하는 지식인의 열매 없는 얇은 가지를 보여주고, 이제는 자기 것이 아닌 지나온 사랑에 손 내미는 사람의 이기심을 슬퍼하고, 청춘과 중년을 흘러보내는 자신의 육체를 아쉬워하며, 그가 굴리는 바퀴의 이름으로 평가받는 나라, 대한민국의 위선을 꼬집는다. 그리고, 나는 부끄러웠다. 

그녀는, 내게, '너는 속물이야.' 이렇게 말하지는 않았는데, 그녀의 시를 다 읽고나자 나는 내가 '속물'이라고 생각됐다. 내가 '속물'이라고 생각하는 건, 두 가지에서다. 한 가지는 내가 지정의, 인지, 감정, 의지의 측면에서 진짜 '속물'인 거였고, 또 하나는 그러면서도 겉으로는 '속물'이 아닌 것처럼 행동한다는 거였다. 두 가지 면에서 나는 '속물'이다. 

두어달 전이다. 

아주 오랜만에 대학교 친구, 후배들을 만났다. 후배들도 한 두살 어리니까, 사실 후배라 할 것도 없이 그냥, 친구들이었다. 이 모임의 친구들은 대학교 4학년 때 알게 됐다. 학교를 오고가다 자연스럽게 알게 된 친구들이 아니었고, 특별한 목적에 의해서, 특별한 임무(?)를 위해서 만나고, 맡은 일을 같이 하게 된 친구들이었다. 소소하게 추억을 쌓을 시간은 별로 없었지만, 모두들 (나처럼) 순하고, 착하고, 바르고 (헤헤), 아무튼 그런 친구들이다. 전국 각지도 부족해 미국에까지 흩어져 살고 있어 자주는 만나지 못하고, 그 날도 미국에 사는 친구를 빼고 국내파들만 만나 잠깐 점심을 먹기로 했다. 커피를 마시며 한참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던 찰나, 한 친구가 말했다. 

"그러니까, 나는 말이야. '가방, 구두' 이런거를 보면 Y가 생각나고, '책'을 보면 J(나)가 생각나." 이러는 거였다. 가장 흐뭇하고 찐한 웃음은 내 꺼였지만, 아무튼 다들 까르르 웃었다.
Y가 말문을 열었다. 
"근데, 나 이전부터 사실, 불만이었어. 왜 '가방, 구두' 이런거를 보면 내가 생각나고, '책'을 보면 J가 생각나?" 
이야기를 시작한 친구는 일순 당황했다. 
"글쎄... 나도 잘 모르겠는데. 그냥, 그렇게 생각이 나는데..."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게, 바로 '그냥' 아니던가. 정확히 이 지점에서 Y는 폭발하고 만다. 
"그러니까, 왜 '가방, 구두' 이런거를 보면 내가 생각나고, '책'을 보면 J가 생각나냐고! 명품가방 좋아하고 관심갖는 사람은 J지, 나는 하나도 없어. 그리고, 난 맨날 강의 다니고, 논문 쓰고. 이래뵈도, 나 박사야!!!" 

박사 친구의 절규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한번 더 까르르 웃었다. 명동 투썸 플레이스 남자 직원이 짜증난 얼굴을 우리 테이블로 보내왔다. 우리는 내몰라라 했다. 역시나, 엄지 손톱만하고 가격이 4,400원인 수제 초콜릿보다 찐한 웃음은 내 꺼였다.   
 
보다 못한 친구가 수습에 나섰다. "넌 이쁘잖아~~." 
정확한 이유였다. 박사 친구는 예쁘다. 박사인데, 예쁘기까지. 
1년을 같이 일하면서 뒹굴다 보면 평소에 가족들이나 볼 만한 희귀한 장면들을 서로 서로 보여주고, 보게 되기 마련인데, 박사 친구는 그렇지 않았다. 언제, 어디에서 만나든 박사 친구는 정돈된 모습이었다. 새벽 6시에 만나도, 백옥처럼 하얀 피부에 아이라이너를 곱게 그린 모습이었다. 당연히 남학생들한테도 인기가 많았다.  

졸업 후의 생활은 대학 때하고는 많이 달랐다. 그럼에도 대학 때 언니가 입다입다 폐기처분한 버버리코트 입고 다니던 예쁜 박사 친구는 '가방, 구두'의 화신으로, 그리고 '책을 많이 읽는다'는 말은 절대 안 했지만 '책을 좋아한다'고 말하고 다니던 나는 '책'의 화신으로 정리된 거다. 순진한 친구는 그 패러다임에 넘어갔고, 박사 친구는 '나, 박사야!'를 외치고, 나는 흐믓한 미소를 짓고 있다. 

'책을 많이 읽는다는 말은 절대 안 하지만, 책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나, 사실, 내가 진짜 좋아하는 건, 책이 아니라, 책이 아니라 가방이다. 그것도 그냥 가방이 아니라, 명품가방.

나는 명품가방을 좋아한다. 가방은 명품이 아니어도 되고, 사실 명품가방 들고 다닐만한 형편이 아닌데도 말이다. 나는 명품의 가치를 모른다. 오랜 세월을 견뎌온 단순한 디자인의 아름다움을 구별할만한 안목이 없다. 내가 아는 명품 브랜드는, '샤넬, 루이비통, 구찌'가 전부다. 다른 가방들은 로고를 바꿔 내밀면 어떤게 어떤건지 구별하지도 못 한다. 내가 좋아하는 명품가방은, 내가 거리에서 많이 마주쳐서 익숙해진 것들 뿐이다. 

현재 30대 후반에서 40대를 이루는 제2세대 명품족들은 거품뿐인 부동산시장의 졸부의 느낌이라는, 알고 있는 두 세 개의 명품브랜드를 맹목적으로 구입한다는 신문기사를 읽었다. 내 얘기다. 명품이란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 그것밖에 없는 사람들의 것이라는 김어준의 글도 읽었다. 그래도 아는 것과 실제는 다르다. 언제나 그렇듯이. 

자본주의가 인간의 삶을 얼마나 피폐하게 하는지, 소비가 인생의 유일한 즐거움인 사람들의 삶이 얼마나 쓸쓸한지, 개성 없이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을 그대로 하는 것이, 유행따라 사는 것이 얼마나 바보같은 일인지, 나도 알고 있다. 그런데도, 그게 잘 안 된다. 

나는 명품가방에서 책을 꺼내, 책을 읽는다. 
 
명품가방에서 꺼내서 읽은 이 시집에서 그녀의 모습이 보인다. 

기댈 아무것도, 누구도 없는 그녀. 책상도, 에어컨도, 자동차도 없는 그녀의 모습이 보인다.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지만, 꼿꼿하게, 고고하게 서 있는 그녀의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굳이 가지지 않아도 될 것을 기어코 갖고 싶어하는 내가 보인다.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갖고 있다고 말하는 내가 보인다. 

그녀가 보이고, 내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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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트 교실 1 - 개정판
정효숙 지음 / 삼호뮤직(삼호출판사)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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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과 일반형이 있는데, 첫 수업에 다녀온 딸롱이가 일반형을 원해 이것으로 구매합니다. 아롱이는 드래곤 빌리지를 완전 정복하고, 딸롱이는 플루트를 ㅋㅎㅎ 완전 정복은 좀 그렇고, 즐거운 연주 및 연습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구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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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빌리지 완전도감
대원씨아이 편집부 지음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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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통해 아롱이는 드래곤 빌리지를 완전 정복했구요. 아들 친구의 드래곤 빌리지 완전 정복을 위해 구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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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의 감정수업 - 스피노자와 함께 배우는 인간의 48가지 얼굴
강신주 지음 / 민음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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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문학, 노예이기를 거부하는...

 

 

[강신주의 맨얼굴의 철학 당당한 인문학]에서 강신주는 말했다. 

제가 바라는 것은 딱 한 가지입니다. 저의 책이나 강연이 여러분 스스로 한 번밖에 없는 자신의 소중한 삶을 돌아보고, 자신만의 삶의 주인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도록 여러분을 자극했으면 좋겠다는 것 말입니다. (597족) 

스스로 자신의 삶의 주인으로 사는 것, 삶의 주인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것, 그것이 인문학자 강신주가 그의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단 한 가지이다.



2. 사랑, 자발적으로 노예 상태에 빠지는 것 

 

 

 

[동풍서풍], 펄 벅 (길산)

한마디로 사랑에 빠진 사람은 자신이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 그러니까 평소의 소신이나 가치관, 심지어 종교마저 기꺼이 내던져 버린다. 이것만큼 우리가 사랑에 빠져 있다는 것을 잘 보여 주는 증표가 또 있을까? 자발적인 노예 상태에 빠지는 것, 이것이 바로 사랑이다. (78-9쪽) 

이 세상 어디에도 굴복하지 않으려는 인간, 권력, 자본, 종교에 당당히 맞서려는 인간, 그 자유로운 사람이 자발적으로 노예가 되려한다. 자신이 사랑해 마지않는 그의 손짓에 울고 웃는다. 그의 눈빛을 갈구한다. 그의 따뜻한 말에 위로받는다.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어한다.  

사랑에 빠진 사람이 자초하는 노예 상태란 어떤 것일까. 무조건 그의 말에 복종하는 걸까. 그의 명령대로만 사는 걸까. 강신주는 아니라고 말한다. 

사랑에 빠진다는 것이 상대방에게 철저하게 노예가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 다시 말해 상대방은 자신에 대한 나의 헌신이 나의 자유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언제든지 나는 상대방의 뜻을 따르지 않을 수 있는 자유를 가지고 있어야만 하고, 또 상대방이 그런 사실을 잊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럴 때에만 상대방은 나를 함부로 대하지 않을 것이고, 동시에 정말로 나를 사랑한다면 내게 기쁨을 주려고 노력할 것이다. (56쪽)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생각, 상대방의 뜻을 따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 그리고 그 사실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잊지 않도록 하는 것. 그것이 내가 그렇게도 소중히 여기는 사랑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할 때, 그도 나를 함부로 대하지 않을 것이다. 간절한 내 사랑에 응답할 것이다. 순수한 내 사랑을 소중히 할 것이다. 그를 사랑하는 내게 기쁨을 주려고 노력할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노예가 되어, 그와의 현재를 즐기되,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 쉬운 일이 아니다. 세상사, 어디 그렇게 만만할까 보냐. 


 


3. 사랑의 본질은 기본적으로 불륜이다. 

 

 

 

[오래오래], 에릭 오르세나 (열린책들)

아내가 있긴 하지만, 누구나 아는 바와 같이 아내라는 존재는 청혼에 응하는 그 운명적인 순간부터 여자라는 종에서 벗어나 별도의 잡종이 된다. ([오래오래(Longtemps)], 열린책들)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지만, 아내나 남편은 서로에게 배우자일 뿐 결코 애인은 될 수 없다. 어느 사회이든 인간은 가족 성원으로 존재하다가 타인을 만나서 새로운 가족을 구성하기 마련이다. ... 그러니까 기존 가족 관계에 따르면 사랑은 일종의 배신 행위라고도 할 수 있다. 부모와 함께 있기보다는 새로 만난 사람과 함께 있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랑의 본질은 기본적으로 '불륜'이다. (49-50쪽) 

사랑의 본질은 기본적으로 '불륜'이라는 그의 주장에 공감한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자신이 가족 구성원으로 존재하던 공동체를 어떻게든 벗어나, 새로운 가족을 구성하려고 하니 말이다. 

적절한 예가 될지 모르겠지만, 어머니보다 내 편의를 위주로 움직이는 신랑을 볼 때, 적어도 신랑에게 더 가까운 사람은 어머니보다 나라는 생각이 들 때,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되면서도, 저 앞에서 아른거리는 아롱이를 자꾸 쳐다보게 된다. 아롱아, 너도 그럴테지, 속으로 생각하면서 말이다. 



4. 사랑과 우정 사이 

 

 

[술라] 토니 모리슨 (들녘)
  
기쁨을 주던 사람과 헤어지게 될 때, 우리는 그제야 우정과 사랑을 구분할 수 있다. 헤어져 있을 때, 우리의 슬픔이 어떤 강도로 발생하는지에 따라 우정과 사랑은 구분된다. 슬픔이 너무나 크다면, 아무리 우정이라고 우겨도 그것은 사랑이다. 반면 슬픔이 생각보다 작다면, 표면적으로는 사랑의 관계라 해도 그것은 우정에 불과한 것이다. 결국 우정과 사랑은 질적인 차이가 있는 감정이 아니라, 양적인 차이, 혹은 정도상의 차이만 있는 감정이라고 할 수 있다. (66쪽) 

우정과 사랑은 질적인 차이가 있는 감정이 아니라, 양적인 차이가 있는 감정이라고 말한다. 하던 일을 멈추고, 가만히 생각해본다. 헤어져 있을 때, 나를 무척이나 슬프게 했던 사람은 누구였더라? 헤어지게 됐을 때, 막 울고 싶도록 만든 사람은 누구였더라?  



5. 탐욕을 이기는 방법 

 

 

[위대한 개츠비], F. 스콧 피츠제럴드 

돈에 대한 갈망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있다. 최적생계비를 계산하고, 그것을 삶에 관철하는 것이다. "됐어. 이 정도면 됐어. 이제 삶과 사랑을 향유해야지." (106쪽)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어떻게 돈의 영향력을 무시하고 살 수 있을까. 돈이 곧 권력이요, 돈이 곧 명예요, 돈이 곧 학력이요, 돈이 곧 사랑인 이 시대에. 

강신주의 제안은 간단하다. 생활에 필요한 만큼, 꼭 필요한 만큼의 돈만 벌고, 그 후에는 그것을 가지고 삶과 사랑을 향유하라. 현재를 즐겨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6. 그가 상큼한 단발머리를 원한다면 나는 기꺼이 긴 머리를 자를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우리는 그가 욕망하는 것을 갖추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가 상큼한 단발머리를 원한다면 나는 기꺼이 긴 머리를 자를 것이다. (61쪽) 

상큼한 단발머리가 된다는 보장이 없더라도, 아니 상큼한 단발머리가 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 할지라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단발머리를 원한다면 나는 긴 머리를 자를 것이다. 사랑에 빠진 사람으로서는 그게 당연한 일이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욕망하는 것을 이루려 노력할 테니까. 

 

나는 상큼한 단발머리가 아니고, 그리될 가능성이 거의 제로지만, 강신주님이 선택하신 이 단어 '단발머리'가 눈에 확 꽂혀, 밑줄을 그었다. 쭈욱~~ 

 



7. 책장에 꽂아야만 하는 책, 책들 

                 

 

 

 

        

 

 

 

    

 

 

[초조한 마음] 슈테판 츠바이크 
[프랑스 중위의 여자] 존 파울즈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에밀 졸라 
[질투] 알랭 로브그리예 
[개인적인 체험] 오엔 겐자부로
[크로이체르소나타 (악마)] 톨스토이 

 

 


8. 광대평가는 좀 심하다. 

이건 '글샘님'이 전문이신데(안녕하세요, 글샘님*^^*), 읽다가 나도 모르게 발견한 거다. 다른 책들은 아무리 읽어도 오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더니 이 책은 예외다. 이 책이 짧은 시간 급하게 만들어져서 그렇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강신주님에 대한 내 애정이 이렇게나 촘촘하다고, 그렇게 생각해본다. 

서도- 서로 (86쪽) 
광대평가 - 과대평가 (231쪽)  
그의 소설을 - 그의 소설은 (310쪽) 



 

9. 강신주님 사인만 아니었다면 

 

 

 

이런 상태로 책이 왔다. 원래 그런건가 자세히 살펴보다가 그건 아닌것 같고. 다른 사람도 아니고 강신주님 책인데. 1:1 상담에 문의해볼까 하던 찰나. 이것을 보게 됐다. 


 

 

 


 

아... 이 책을 돌려보내면, 교환되어 오는 책에는 강신주님 사인이 없는 거다. 그렇다고, 사인면만 빼고 책을 보낼 수도 없고. (고로, 난 이 생각을 안 해 본 바 아니다.)  

강신주님 사인 때문에... 



 

10. 답은 사랑이다. 



누군가 나를 사랑한다는 단순한 사실 하나만으로 우리는 금방 자긍심을 회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 자신이 충분히 소중하고 매력적인 존재가 아니고서는, 어떻게 타인이 나를 사랑한다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겠는가. (46쪽)

그래서, 결국의 답은, 마지막 말은, 가장 중요한 이야기는, 꼭 하고 싶은 말은 사랑이다. 

결국엔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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