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브 광장의 작은 책방
에릭 드 케르멜 지음, 강현주 옮김 / 뜨인돌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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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을 좋아해 많이 읽고 있으며, ‘책쟁이의 대열에도 당당히 끼이고 싶다. 내게 감동을 준 책이 너무 많아 가장 좋아하는 책은 무엇입니까?” 혹은 무인도에 가져갈 세 권의 책을 꼽는다면?”같은 질문을 받았을 때, 빨리 대답할 수가 없다. 이런 대답은 한 권의 책을 읽어도 백 권의 책을 읽은 것처럼 떠벌릴 수 있는 사람이 더 잘할지도 모른다. 책을 많이 읽는다고는 하지만 우연히 읽게 된 에르브 광장의 작은 책방이나 알베르토 망겔의 끝내주는 괴물들의 서문만 읽어도 주눅이 든다. 책 얘기로 한 권의 책을 채울 수 있다는 건 인생의 많은 시간을 독서에 바쳤다는 뜻이다.

 

에릭 드 케르멜의 장편소설인 에르브 광장의 작은 책방은 에세이처럼 읽힌다. 이 책속에 많은 책이 있으며, 책을 통한 만남, 관계의 발전, 소통 등 다양한 것들이 담겨있다. 이국적이고 프랑스적인 걸로 거의 채워져 있지만, 그런 것들이 나를 설득하고 감동을 준다면 그것은 더 보편적이고 삶의 기본이 되는 것이다. 타인에 대한 예의와 적당한 거리를 지키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그들의 상처를 보듬어 안는 나탈리는 내가 나이 들어가며 닮고 싶은 사람이기도 하다.

 

파리 생활에 지친 문학교사 나탈리는 그곳을 떠나 인구 8573명이 거주하는 남프랑스의 위제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책이라면 뭐든지 사랑하는 그녀는 위제의 에르브 광장 모퉁이에 있는 작은 서점을 운영해 보기로 한다. 이 책은 서점을 찾아온 9명의 사람들과 나탈리가 책을 통해 관계를 맺고 소통하는 이야기이다. 그들에게는 각자의 사연과 상처가 있다. 나탈리는 서점 주인으로서의 자세를 가진 채, 그들을 책의 세계로 초대하고 실제적인 도움을 준다. 각자의 상처는 독자적인 것이지만, 우리는 타인의 상처에서 나의 것을 본다. 타인에게 내민 도움의 손길은 내가 가진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엄마가 골라주는 책을 더 이상 읽기 거부하고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찾아 나선 클로에. 아내와 딸을 유방암으로 잃은 슬픔을 순례의 길을 통해 이겨내는 자크. 지칠 줄 모르는 여행자, 필립. 마그레브 출신의 임신 거부증이 있는 레일라. 아버지와 화해하기 위해 그에게 책을 보내는 바스티앙. 외인부대의 군인이면서 아프가니스탄에서 부상을 당해, 아무것에도 반응하지 않는 세르비아인 타릭. 소박한 행복을 가르쳐주는 베로니카 수녀님. 배우가 되고 싶지만 현실의 벽에 갇혀 있는 우체부 아르튀르. 자신의 욕구보다 다른 사람의 욕구에 함몰된 삶을 살고 있는 주부, 솔랑즈.

이들에게 나탈리는 책을 통해 다가가고 그들에게 자신을 찾고, 꿈과 자유를 포기하지 않게 해준다.

 

나탈리에게도 자신의 가족이 있다. 어떤 문제가 있을 때 사람은 자신 안에서만 머물며 거기에 멈추어있다. 기대, 갈등, 상처가 내부에만 있으면 해결되지 않는다. 고통을 치유하고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바깥의 것을 끌어당겨 내 것을 보고, 성찰해야만 한다. 타인의 고통에 내가 안도하는 것이 아닌 감사를 배우고, ‘죄책감을 가질 필요 없이 스스로의 삶 속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것(p214)’을 이해해야 한다.

나탈리 역시 서점을 찾아 온 9명의 사람들에게 단순하게 사랑을 주는 법을 배움으로써 자신의 가족을 더 잘 이해하고 기다려 줄 수 있는 엄마가 된다.

 

[책이 흘러가는 여정과 우리 자신의 여정이 겹치는 부분이 생기고, 그럴 때 우리는 만남을 갖게 되는 것이다. 책을 읽다 보면 문득 그런 만남이 발생하는 순간이 존재한다. 따라서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 우리는 단지 읽었던 내용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이다.....책에 쓰인 단어들은 세상의 다른 끝에서 시작된 파도와 같다. 우리의 인생을 휩쓸고 가서 절벽에 부딪쳐 부서지거나, 고운 모래사장 위로 부드럽게 미끄러지게 한다.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책을 다시 덮는다고 해서 이러한 절벽을 사라지게 만들 수는 없다. -p62]

 

책이 흘러가는 여정과 우리 자신의 여정이 겹친다는 구절을 읽고, 한 번씩 리뷰에 나의 이야기를 쓴 것에 대해 안도했다. ‘새로 나온 책을 소개하거나 책 내용에 대하여 평가하여 논하는 글인 리뷰에 내 얘기를 쓰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 매번 고민을 해왔다. 나탈리가 책과 타인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듯 우리도 책에서 종종 나 자신과 마주친다. 지금뿐만 아니라 과거와 미래의 나, 거기에 존재하는 내가 책 속에 들어갈 때가 있다. 그럴 때 내 얘기를 쏟아내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도스토옙스키의 가난한 사람들의 주인공 마까르가 고골의 외투를 읽고 그 책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도 자기 마음속에 절벽이 사라지지 않아서이다.

 

에르브 광장의 작은 책방은 지인의 소개로 우연히 읽은 책이다. 별 기대 없이 시작했지만 나에게 행복을 주는 책이었다. 책을 읽는 행위에 대한 성찰을 할 수 있었고 인생의 가르침을 주는 명상 수업이었다. 책을 읽는 방법과 자세를 알게 해주었고, 책 속의 길을 발견할 수 있었다.

 

노력, , 사랑, 자유 같은 단어들을 어느 순간 잊고 살았다. 이 책을 읽으며 그 단어를 다시 찾았다. “당신이 희망하는 법을 잊어버리게 되면, 내가 당신에게 꿈꾸는 법을 가르쳐주겠노라는 세네카의 말처럼 매일 새롭게 태어나는 법(p286)“을 나에게 상기시켜 주었다. 나탈리는 나에게도 도움을 주었다.

 

[네가 어떤 책을 읽었는지 알려주면

네가 누구인지 말해줄게. -p330]




책은 당신 내부에 있는 욕망의 왕국, 가능성의 민족, "안 될 게 뭐야?"라는 무적함대를 일깨웁니다. - P7

나는 책을 통해 많은 것을 얻었다. 나를 성장케 하고 내 길을 선택할 수 있게 해준 것은 독서였다. 나만의 안경으로 세상을 보지 않고 다른 세상, 다른 시대에 마음을 열 수 있도록 해 준 것도 독서였다. 책을 읽을 때만큼 나 스스로와 가까워지는 기분을 느끼는 순간은 없었다. - P23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풍요롭고 깊이 있고 웅장하다. 그 흐름 속에 인간의 가장 내면적인 생각이 모두 담겨 있다. 마치 큰 강 한가운데 있는 섬에 멈춘 것처럼 우리는 책을 읽다가 한 단어, 한 문장 앞에서 멈출 수 있다. - P38

아버지는 슈테판 츠바이크가 쓴 마젤란의 전기를 읽다가 돌아가셨다. 아버지는 책과 함께 세상을 떠나신 것이다.....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책 아래에서......사람들은 대개 부드러운 손동작으로 고인의 눈을 감긴다. 하지만 아버지의 눈을 감긴 것은 펼쳐진 책장이었다....입관을 할 때까지 우리는 마젤란을 아버지의 얼굴 위에 그대로 두었다. 아버지가 슈테판 츠바이크와 대화를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말이다. - P154

같은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감정으로 연결된 두 사람의 관계는 매우 견고하다. 함께 읽은 글을 통해서 다른 사람을 거의 무방비 상태로 깊이 이해할 수 있고, 자기 자신을 더 잘 알게 되기 때문이다. - P182

마크툽(mektoub)-우리의 삶은 신에 의해 이미 대강의 윤곽이 그려져 있다는, 즉 각자의 정해진 운명이 따로 있다는 의미의 아랍어.
운명이란 우리 자신을 넘어서 있는 그 무엇이며, 운명으로 인해 우리가 펜이 아닌 잉크가 되는 것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것은 우리가 모든 책임으로부터 면제된다는 뜻이 아니다. 모두에게 동일하게 요구되는 기준 따위는 없다는 것. 그러므로 세속적 의미의 성공에 대한 강박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것이다. - P211

태양, 꾀꼬리, 달, 혹은 우리 곁에 있는 사람이 영원할 거라 여기지 말고 언제라도 사라질 수 있다는 마음으로 살면 어떨까? 괜한 불안감 속에 살라는 말이 아니라, 그들의 존재에 행복해하며 살아보자는 뜻이다. - P299

문학뿐 아니라 독서가 나를 구원했다.
단어만으로 충분했고, 단어는 하나의 존재가 되어주었다.
그리고 나와 공범이 되어주었다. 외부에서 나를 구하러 온
단어 덕분에 나는 바깥세상의 지지에 의존할 수 있었다. - P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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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3-21 17: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의 인생책이군요~! 저도 읽어봐야겠어요. 페넬로페님은 이미 책쟁이 이십니다 ^^ 행복을 주는 책은 정말 좋은거 같아요~!! 게다가 책에 대한 책이라니~!@

페넬로페 2022-03-21 19:31   좋아요 4 | URL
책 속에 있는 글들이 다 마음에 와 닿았어요. 가족과 주변 사람들을 돌아볼 수 있었고요.
프랑스의 위제도 한 번 가보고 싶어졌어요^^

미미 2022-03-21 18:2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지난번에 말씀하신 프루스트가 언급된 책이 이거군요~♡ 같은 책을 통해 연결된 견고한 느낌! 제가 북플에 중독된 이유네요.ㅎㅎ 페넬로페님이 올려주신 발췌문들이 하나같이 마음에 쏙 듭니다. ^^*

페넬로페 2022-03-21 19:36   좋아요 4 | URL
프루스트도 그렇고 저의 로망인 산티아고 순례길도 나와 있어 좋았어요. 하버드 스퀘어에서도 프루스트가 언급되잖아요. 조만간 ‘잃어버린 시간들‘을 읽어야겠어요.
이 책에서도 같은 책을 읽고 꼭 얘기를 나눠보라는 해요. 북플의 기능이 그런 것을 나누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cyrus 2022-03-21 21:4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좋아하는 책이 많으면 책쟁이 맞습니다. ^^

페넬로페 2022-03-21 23:10   좋아요 3 | URL
cyrus님께서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오늘부터 저는 책쟁이 1일차인 걸로 하겠습니다 ㅎㅎ
반가워요, 잘 지내시지요?

희선 2022-03-22 00: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문학교사였다가 작은 책방을 하게 됐군요 멋지네요 교사도 많은 사람(제자)을 만나야 하고 책방에서도 많은 사람(손님)을 만나겠습니다 이런 소설을 보면 책방 주인과 친해지는 사람도 있는데, 저는 그런 거 못하네요 책과 책방이 여러 사람이 소통하게 해주기도 하는군요


희선

페넬로페 2022-03-22 20:22   좋아요 3 | URL
서점 가본지가 언제인지 모르겠어요.
우리동네 책방은 조그마한데 아이들 문제집과 참고서를 거의 파는 곳이라 별로 가지 않거든요. 문학책을 많이 파는 서점이 가까운 곳에 있으면 좋겠어요. 이 책은 사람과의 소통의 내용이 잘 나와 있어요.

얄라알라 2022-03-22 00:4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얼마전 저는 ˝책벌레˝라는 단어 쓰면서, 뭔가 아쉽다 싶었는데 페넬로페님께서 쓰신 ˝책쟁이˝ 이 말 좋은데요?^^

에릭 드 케르멜

한꺼번에 잘 외워지지 않는 조합이라, 일단 케르멜부터 외우고 [에르브 광장의 작은 책방] 리딩리스트에 올려두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페넬로페 2022-03-22 20:26   좋아요 3 | URL
책쟁이란 말은 레삭매냐님께서 많이 사용하시는데 저도 이 말이 좋더라고요. 왠지 거국적이면서 약간의 소속감도 주는 말이라 멋지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책벌레는 은둔형 외톨이 스타일이라는 생각도 해봤어요.
저도 에릭 드 케르멜 작가를 이 책에서 처음 만났어요. 에릭이란 이름으로봐서 아마 남자작가이겠죠?

stella.K 2022-03-22 11:3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어보고 싶네요.
정말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과연 그럴까요?
어렵다고 해서 아직도 못 읽고 있는 책이구만요.ㅠ

페넬로페 2022-03-22 20:28   좋아요 5 | URL
저도 아직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지 못했는데 다른 책에서 자주 언급되길래 역시나 읽어야하는 책인가보다 하고 생각했어요. 이 책은 잔잔하면서도 사는것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해준 책이라 좋았어요^^

mini74 2022-03-22 20: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글 얼마나 좋은데요 ㅎㅎ 책벌레보단 책쟁이가 정말 더 좋네요. 책이 좋아서, 책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서 여기 북플을 찾아오는거겠지요. 북플님들 글 읽으며 저는 여기가 책방이기도 하고 에세이 한권이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ㅎㅎ 그 중심엔 페넬로페님도 계시구요 ㅎㅎ

페넬로페 2022-03-22 21:53   좋아요 2 | URL
책쟁이는 뭔가 연대하는 기분이 들어 저도 좋아요. 이곳 북플이 아마 에르브 광장의 작은 서점 같은 곳인것 같아요. 책을 매개로 여기서 소통하고 격려하고 서로 위로해주고요~~이곳 높은 곳에 미니님께서 딱 중심에 계시고요.
저에겐 서재 친구분들이 다 나탈리 같은 분이십니다^^

서니데이 2022-03-22 22: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른 사람이 쓴 글을 읽고 이해하는 과정에는 읽는 사람의 경험과 지식에 따라 달라지는 것도 있을 것 같아요. 새로운 내용을 읽었을 때에도 이전 지식에서 연장선이 될 때가 있기도 하고, 타인의 경험과 생각을 읽으면서 이전의 기억과 경험으로 공감하게 되는 것도 있고요. 잘읽었습니다. 페넬로페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03-23 19:37   좋아요 3 | URL
네, 서니데이님의 말씀에 공감해요. 이 책에서 나와 맞지 않는 책은 오히려 그 책속의 내용과 같은 경험때문이라는 내용도 있어요. 내가 아는것 만큼, 내가 경험하고 인식한 대로 이해의 폭은 정해지는것 같아요^^

2022-03-25 21: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26 00: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leepapggot 2022-03-27 05: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여기서 정말 책쟁이들이 책고 만나고 서로 소통하는 걸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슨 책을 읽을까 고민하다가 여기 와 보면 등불을 보는 것 같네요. 독서가 구원이 될 수 있을까 그럴 수도 있겠다 싶지만 우선 독서는 글쓰기의 마중물이라는 확신은 듭니다. 오늘 우선 세 권 구했슴니다. ˝에브르 고아장의 작은 책방˝, ˝끝내주는 과물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페넬로페 2022-03-27 13:14   좋아요 3 | URL
네, 정말 이곳은 책에 대한 정보도 많지만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 더 좋아요. 독서가 완벽한 구원을 주는것은 아니지만 삶을 헤쳐나갈 힘을 주는것은 맞는것 같아요. 오늘 만난 세 권의 책이 다 좋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leepapggot님의 감상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2022-03-27 2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27 23: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28 2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28 2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han22598 2022-04-02 06: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고통을 치유하고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바깥의 것을 끌어당겨 내 것을 보고, 성찰해야만 한다.˝ ..........내것만으로도 회복될 수 없고 한 인간은 다른 이가 필요하고..그리고 그것들을 통해서 나를 알게되는 거이라는 생각인가요? 아. 먼가...저에게 요즘 필요한 말인 것 같아요. 이 책도 꾹꾹 담아두겠습니다.

페넬로페 2022-04-02 11:16   좋아요 2 | URL
힘들거나 사람과의 갈등이 있을 때 나만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내것만 보이고 이기적이 되기도 하고, 타인이 옳지 않다고만 생각할수도 있고, 주관적이고 편협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거기서 벗어나려면 일단 그 어떤 종류든 바깥의 것을 끌어와야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어떨때는 내것만으로도 회복할 수 있지만 그것으로는 조금 부족할때가 있더라고요^^
 
가난한 사람들 열린책들 세계문학 117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석영중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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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도스토옙스키의 가난한 사람들을 처음 읽었을 때는 가난이라는 것의 외양만 눈에 들어왔다. 부엌 한 귀퉁이에 칸막이만을 세워 방을 만든 곳에서 하숙을 하는 마까르 제부쉬킨의 열악한 환경과 다 해진 옷’, ‘누더기 조각만 걸치고’, ‘구멍 난 신발같은 단어들로 불행한 가난을 들여다보며 마음이 아팠다.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 우정과 부성애를 내세운 사랑의 희생이 감동적이었다. 가난은 가난을 겪어본 사람이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그 정도로만 이 소설을 읽었다.

 

이번에 다시 읽은 가난한 사람들은 조금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9등 서기관 마까르는 의지할 곳 하나 없는 가난하고 병약한 바르바라 알렉세예브나를 딸처럼 대하고 아끼며 그녀에게 온갖 정성을 쏟는다. 자신도 겨우 먹고 살지만 그녀에게 필요한 것을 사서 보내고, 격려한다. 그러던 그는 소설의 중간 시점에서부터 갑자기 변한다. 자신의 처지를 솔직하게 표현하며 한탄하고 세상의 불공평에 대한 원망을 한다. 바르바라는 마까르가 전에 보이지 않던 단점을 드러내며 흉한 모습으로 망가지고 술을 마신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는다.

 

마까르는 아무리 아껴 살아봐도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고 빚만 늘어나는 삶에 허우적대기 시작한다. 차 한 잔도 마음대로 마시지 못하고 행복한 순간에도 울음을 터트리게 하는 가난은 집요하게 엉겨 붙고 결국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인 바르바라를 먼 곳으로 떠나보내게 한다. 번역자 석영중의 해설에서와 같이 도스토옙스키는 이 소설에서 가난을 심리학적으로 접근한다. 가난한 사람들이 세상을 보는 시선과 그들의 불안, 좌절, 고통을 작가는 적나라하게 표현했다. 가난은 생활의 불편함만을 주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점점 사람의 영혼에 잠식해 들어가며 정신을 파멸시킨다. 마까르와 같은 집에 살았던 가난해도 그처럼 가난할 수 없는고르쉬꼬프와 고골의 소설 외투의 주인공인 아까끼 아까끼예비치는 그런 이유로 허무하게 죽는다.

 

러시아 소설에는 하급 관리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그들은 지금의 공무원과 같은 신분인데도 무시당하고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절실히 필요한 새 외투 한 벌 해 입지 못하고 다 해진, 더 이상 천을 덧대어 수선조차 할 수 없는 실내복 같은 외투만 입고 다녀야만 했다. 이런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당시 러시아의 수도였던 뻬쩨르부르그에서 출발해야 한다.

 

[아직 고귀한 자리에 오르지 못한 4만 명이 넘는 가난한 공무원의 대부분을 이루는 하급관리들은 이처럼 궁핍한 환경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들은 받는 월급을 거의 식료품과 하숙비에 다 썼다. 혼자서 온전한 식권 한 장을 사는 것이 부담되어 두 세 사람이 시내에서 가장 값싼 식당의 식권을 공유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새 외투를 사거나 장화를 사기 위해서는 몇 달간 신경을 써서 저축하고 희생해야 했기에, 고골의 단편소설 <외투>의 주인공이 자신의 새 외투를 도둑맞자 거의 미칠 지경이 되었다는 것을 읽고서 놀란 독자들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도스토옙스키와 고골이 자신들의 작품에서 밤에 계단 밑에 있는 작은 집으로 돌아오는 가난한 주인공에 대해 쓴 것은 사실 그대로였다. 그런 공간은 1840년대에 교육은 좀 받았지만 가진 것이 없는 사람들이 사는 일상적인 주거지였다. -p196 ‘상트페테르부르크, W.브루스 링컨, 삼인]

 

하급관리가 받는 월급은 형편없었지만 농촌에서 수만 명의 젊은이들이 출세하기 위해 수도로 몰려들었다. 1840년대에 좋은 교육을 받은 수백 명의 하급관리들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정부 건물에서 단지 서류 필사 서기로 일해야 했다. 정부는 이들의 재능을 활용하지 못했고, 먹고 살만한 월급을 주지도 못했다. 이르면 9월부터 내리는 눈을 다음 해 5월까지도 볼 수 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궂은 날씨도 이들을 더 가난하게 만드는데 한 몫 했다. 허술한 옷에 잘 먹지도 못한 그들이 춥고 질퍽한 도시를 몇 시간만 돌아다녀도 감기가 들기 일쑤이며, 며칠간 앓아누워야 했다. 생활비의 부족에 시달리는 이들은 아무리 아껴가며 살아도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이것이 러시아 혁명의 씨앗이 되었다.

 

도스토옙스키의 처녀작인 가난한 사람들은 출간되자마자 많은 사람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평생 고통스럽게 살아간 작가가 그나마 가장 평화로운 시기에 쓴 작품이다. 하급관리 마까르가 사랑하는 사람인 바르바라와 주고받는 편지의 형식이며 중간에 짧은 바르바라의 수기가 들어 있다. 서한체 소설이기 때문에 사실 바르바라와 마까르의 관계를 확실히는 알 수 없다. “순수한 부성애”, “당신은 저의 사랑스런 딸이에요!”, “우정이라는 표현으로 보면 마까르가 바르바라의 후원자일 수 있다. 그러나 저는 당신을 사랑하고 있고, 그 사랑은 결코 무분별하지 않았다는 점을 말하고 있는 겁니다”, “제가 왜 당신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지 안다면의 문장으로 본다면 두 사람은 연인관계이다.

두 사람은 가난하지만 선량하고 친절하다. 서로를 격려하고 존중한다. 마까르는 바르바라에게 아낌없이 베풀고, 그녀를 사랑한다. 마까르보다 더 지적이고 교양이 있는 바르바라는 더 정확한 사회를 인식시키기 위해 그를 뿌쉬낀과 고골의 세계로 인도한다. 그녀가 그에게 보내준 책은 벨낀 이야기외투이다. 군주에 대한 비판에 가장 앞 선 작가가 뿌쉬낀인 것을 감안한다면 어느 정도 도스토옙스키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 마까르는 벨낀 이야기중에서 역참지기에 대해서는 자신이 삼손 비린과 비슷하다며 칭찬한다. 그러나 외투는 어떤 사람의 사생활을 글로 써낸다는 것은 부당하다며 비판한다. 솔직히 나는 이 부분에 대해 완벽한 이해를 하지는 못했다.

 

제부쉬킨과 바르바라는 서로를 돌봐주고 산책도 가고, 연극도 보러 가지만 더 이상의 관계를 진전시킬 수가 없다. 가난이 점점 그들의 발목을 잡고 삶을 지탱할 수 없게 만든다. 바르바라는 마음에도 없는 결혼으로 현실을 탈피하려 하고, 그런 그녀에게 마까르는 무기력하다. 오히려 마까르는 휘몰아치는 듯 급하게 진행되는 바르바라의 결혼식을 위해 그녀의 심부름을 하다가 앓아눕는다. 이 어이없고 웃기기도 한 상황이 기가 막히지만 미래를 저당 잡힌 가난한 사람들에게 다른 대안은 없다.

 

마까르가 바르바라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는 아마 그녀에게 전달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가슴이 찢어지며, 시릴 정도로 슬픈 마음이지만, 그녀를 사지로 보낸 것 같은 심정이지만, 이 남자는 여자를 위해 그 어떤 것도 해줄 수가 없다.

미래를 위해 현실을 포기하는 것,

사람과 사랑을 지켜내지 못하는 것,

그것이 가난이다.

 

[나의 소중한 바렌까, 귀여운 사람, 고귀한 이여. 당신을 내게서 떼어 내 멀리 데려갑니다. 당신이 나를 떠나고 있습니다! 차라리 내 가슴속 심장을 꺼내 갈 일이지, 어째서 당신을 내게서 떼어 놓는단 말입니까!....당신은 제가 불쌍한 거죠? 당신도 저를 사랑하고 있는 겁니다!....그곳에선 당신의 작은 가슴이 슬프고 괴롭고 시릴 텐데요. 우수가 당신 심장의 피를 모두 빨아먹을 겁니다. 비애가 그 심장을 부숴 버리고 말 것입니다. 당신은 그곳에서 죽게 될 겁니다. -p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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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2-03-16 19:45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두 번 읽으셨군요. 가난하면 바로 이 소설이 생각나요. 기본적 생활도 힘들지만 그와 더불어 상대적 박탈감에 초라한 내 모습에 정신적으로도 너무 힘든게 가난의 무서움인거같아요.ㅠ
그래도 마까르가 자기보다 더 비참한 이웃남자 도와주는 장면은 이 소설에서 가장 감동적이었어요.
저도 조만간 도끼님의 소설 읽어볼까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

페넬로페 2022-03-16 20:38   좋아요 3 | URL
소설의 여러 부분에서 맘이 넘 아팠어요. 가난한 사람들에 대해 도선생님께서 어떻게 이렇게 잘 표현했을까라는 생각도요.
가난은 참 무섭고 집요해요.
그래서 더 사람을 피폐하게 하나봐요^^

막시무스 2022-03-16 22:46   좋아요 2 | URL
두 분께서 말씀하신것 처럼 가난의 고통이 순수하게 개인이 감당해내는 절대적 가난의 고통보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부족함이나 사회적 빈부격차에서 오는 상대적 박탈감이 훨씬 더 큰 가난의 고통이 될 수 있다는걸 깊이 느낄수 있었던 작품이었던것 같아요!ㅎ 좋은 리뷰 잘 보았습니다!

페넬로페 2022-03-16 22:54   좋아요 2 | URL
코로나 시국을 지나며 먹고 사는 일이 더 힘들어지다보니 제 개인적으로도 미래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합니다. 그래서인지 이 소설과 저번 달에 읽었던 에밀 졸라의 목로주점이 단지 소설이 아니라 현실로 다가왔어요.
물론 절대적인 빈곤에 빠지지는 않겠지만 미래를 대비해 현실을 희생하고 불안과 걱정이 많아졌어요. 그런 면에서도 고전작품은 무척 큰 의미를 주는 것 같습니다^^

coolcat329 2022-03-16 20: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근데 저 상트페테르부르크 책 저도 좀 땡기네요. ㅋ 중고 알아봐야겠습니당

페넬로페 2022-03-16 20:39   좋아요 1 | URL
저는 ‘상트페테르부르크‘ 를 도서관에서 대여해서 읽었는데 이 도시에 대해 많은 것을 서술했고 가독성도 좋았어요. 읽어두시면 고골의 소설을 읽는데도 도움이 되실 거예요^^

mini74 2022-03-16 20: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 이 책 조금 남았어요 ㅎㅎ페넬로페님 제목부터 아~ 맞아 하며 공감하며 갑니다. 가난한데 행복하긴 힘든 일, 사랑이 이루어져도 아슬아슬할 거 같아요 ~ 편한 저녁 보내세요 ~

페넬로페 2022-03-16 20:41   좋아요 3 | URL
오늘 우리 서로 엇갈리네요.
미니님은 이 책을, 저는 인민에게 복무하라를 남겨 두었네요.
가난한 사람들, 넘 감동적이죠?
전 바르바라가 그곳에 가서 죽을것 같아요 ㅠㅠ

미미 2022-03-16 20: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리뷰 읽다가 고골의 <외투>가 떠올랐는데 바로 다음에 관련한 인용문이 나와 놀랐어요~♡
저도 페넬로페님처럼 재독해보고 싶네요! 죄와벌과 이 소설이 도선생님 작품중 가장 마음을 흔들었어요.🥲

페넬로페 2022-03-16 20:44   좋아요 2 | URL
도선생님의 이 소설과 외투는 글의 방식이 좀 다른데도 뭔가 통하는게 있더라고요. 고골이 자연주의적인 글을 썼다고 했는데 전 ‘가난한 사람들‘에 더 마음이 울렸어요.
재독하면 또다른 의미로 다가올 거예요^^

새파랑 2022-03-16 20:4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좋은 작품을 재독하셨군요. 역시 도선생님 찐팬 페넬로페님입니다~!!
저도 <뻬쩨르부르그 이야기>랑 <백야> 완전 좋았어요 ^^ 페넬로페님은 책부자 입니다~!!

페넬로페 2022-03-16 21:12   좋아요 4 | URL
제가 새파랑님에 비해서는 한참 못 미치지만 도선생님의 찐 팬인것은 확실합니다. 고골의 뻬쩨르부르그 이야기는 지금 읽고 있는 중인데 이 책도 좋아요^^

singri 2022-03-16 21: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고전을 잘 못 읽긴하지만 읽어보고싶네요;;
잘 읽히는 고전 찾는게 쉽지않아서요.
겨우겨우 읽는 수준이라.

제가 이번에 안나까레니나를 읽었더니
전 톨스토이보다 도스토옙스키쪽을
훨씬 좋아한다는걸 알았어요ㅎ

뭔가 다양한 군상의 모든 이야기보다
어떤 인물위주의 이야기요.

어렵긴 하겠지만 도스~작가님
한번 봐야겠네요ㅎ

페넬로페 2022-03-16 21:15   좋아요 4 | URL
도스토옙스키의 ‘가난한 사람들‘은 작가의 중기나 후기 작품에 비해 읽기가 휠씬 좋아요. 저도 고전읽기 힘들어하지만 이 책은 쉽게 읽었어요.
singri님,, 꼭 읽어보시길 바래요^^

그레이스 2022-03-16 22:1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제 끝냈습니다.
이제 들어와 보니 리뷰가...^^
내일 토론 끝나고 쓰렵니다~~
내일 봬요~~♡^^

페넬로페 2022-03-16 22:47   좋아요 5 | URL
수고 많으셨어요^^
낼 풍성한 토론을 기대합니다^^
리뷰도요**

scott 2022-03-17 00:0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자신이 살았던 시대의 가난과 참혹한 삶을 도끼옹 처럼 처절하게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가는 없습니다.

미래를 위해 현실을 포기하는 것,

사람과 사랑을 지켜내지 못하는 것,

그것이 가난 ,,,,

21세기에도 ,,,,

페넬로페 2022-03-17 09:07   좋아요 4 | URL
네, 그러한 면 때문에 200년이 지나도 이렇게 그의 작품이 읽히는 것 같아요. 언제 읽어도 좋습니다.
세상은 참 불공평하고 지금도 계속 진행중에 있고요 ㅠㅠ

희선 2022-03-17 00:5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지금도 가난한 사람은 아무리 해도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하죠 가난은 나라도 구하지 못한다고 하니... 그게 개인의 책임만은 아닐 것 같은데... 이 소설에 나오는 시대에 러시아에서 하급 관리여도 가난하군요 관리라면 좀 나을 것 같기도 한데... 외투나 신발 살 돈이 없다니, 사려면 오랫동안 모아야 하는군요 가난해서 사랑하는 사람도 떠나 보내야 하다니...


희선

페넬로페 2022-03-17 09:13   좋아요 4 | URL
가난은 나라도 못 구한다는 말처럼 맞는 말이 있을까요~~아무리 애써봐도 점점 더 나빠지는 인생이라면 누구나 다 그냥 포기하고 좌절할 수밖에 없을 거예요.
외투와 신발은 기본적인 것인데 그것마저 변변치 않으니 얼마나 불행할까요^^

2022-03-17 0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17 09: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22-03-17 13:1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2년이란 시간의 간격을 두고 재독하셨군요. 참 좋은 독서를 하셨습니다.
저도 재독할 때가 있는데 느낌이나 생각이 달라지더군요. 그 경험이 신기했어요.
노년엔 책을 새로 사지 말고 재독하는 시간으로 보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페넬로페 2022-03-17 16:50   좋아요 5 | URL
저 같은 경우엔 책을 재독하면 별점이 4개에서 꼭 5개로 변하더라고요 ㅎㅎ
저도 나중에는 저의 일생에서 좋았던 책들을 다시 한번 정독하고 싶어요**

희선 2022-04-08 23: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돈이 없어서 가난한 것도 힘들지만, 마음이 가난한 것도 안 좋을 듯해요 가난해도 마음은 부자면 좋을 텐데, 그게 쉽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페넬로페 님 또 축하합니다


희선

서니데이 2022-04-09 00: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페넬로페 2022-04-09 18:41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님, 감사합니다**

꼬마요정 2022-04-09 08: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릴 때 어른들이 가난하면 사랑은 창문으로 도망간다면서 그랬는데, 가난은 사랑 뿐 아니라 모든 기회도 붙잡기 어렵게 하고 인간성마저 흔들리게 하는 것 같아요. 나랏님도 구제 못한다는 가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ㅠㅠ
저도 읽으러 갈래요~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페넬로페 2022-04-09 18:43   좋아요 3 | URL
네, 정말 나랏님도 구하지 못한 가난이 무척 슬퍼요.
복지가 잘되어 적어도 가난때문에 사랑이 도망가지는 않았으면 해요~~
꼬마요정님!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2-04-09 09: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도선생님과 페넬로페님의 조합은 무조건 좋을 수 밖에 없죠 페넬로페님 축하드려요 ^^

페넬로페 2022-04-09 18:44   좋아요 3 | URL
도선생님의 작품으로 당선되어 넘 영광입니다.
적립금으로 도선생님의 작품을 구입해야겠어요.
감사합니다**

미미 2022-04-09 19: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당선 축하드려요!!
♡(ෆ ͒•∘̬• ͒)◞♡

페넬로페 2022-04-09 18:46   좋아요 2 | URL
미미님, 감사합니당^^

mini74 2022-04-09 13: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저도요 !!! 축하축하드립니다 페넬로페님 *^^*

페넬로페 2022-04-09 18:46   좋아요 3 | URL
미니님,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thkang1001 2022-04-09 13:4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즐거운 주말과 휴일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04-09 18:48   좋아요 2 | URL
thkang님, 매번 서재에 찾아와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scott 2022-04-09 15:5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도끼옹은 가난했지만
페넬로페님은 이달의 2관왕!
추카 합니다
주말 가족과 행복하게 ^ㅅ^

페넬로페 2022-04-09 18:49   좋아요 4 | URL
scott님, 감사해요.
요즘 많이 바쁘신 것 같으신데 건강 유의하시기 바래요~~

bookholic 2022-04-09 21: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 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축하 드립니다...
앞으로도 좋은 책 소개와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페넬로페 2022-04-09 23:42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열심히 읽겠습니다^^

책읽는나무 2022-04-10 10: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2관왕!! 진정한 여왕님 페넬로페님!!^^
저 며칠 전 <브리저튼> 영화를 봤었는데요.
거기 페넬로페란 이름이 나오더군요. 반가웠어요^^
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
가난한 사람들 읽어 보려고 책만 꺼냈다가 아직도 그 자리에 놔두기만 한 저.ㅋㅋ
읽어봐야겠네요^^

페넬로페 2022-04-10 14:21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저는 브리저튼 시즌 1을 잠깐 봤는데 페넬로페가 그 시대에 진보적인 생각을 하는 여성이라 좋았어요.
그 다음엔 안봐서 어떻게 전개되는지 모르겠어요~~
저 역시 책이 있으니 언젠가는 꼭 읽겠다는 마음으로 삽니다 ㅎㅎ
 
하버드 스퀘어
안드레 애치먼 지음, 한정아 옮김 / 비채 / 2022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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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다보면 어떤 소설은, 스토리의 흐름보다 문장이 나를 계속 붙잡아두는 경우가 있다. 문장 속에 머물며 상황을 그려보고, 질문도 하며 분노하기도 한다. 안드레 애치먼 작가의 자전적 소설인 하버드 스퀘어가 그랬다. 애치먼이 묘사한 카페 알제에서 소설 속의 와 독자인 내가 끊임없이 대화를 나눈 느낌이다.

 

는 과거를 회상하며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지만 그 시절을 그리워하며 미숙했던 자신에 대한 고해를 한다. 그러나 결국 인생이라는 모순되고 이기적인 것에 함몰되는 만 남아 있을 뿐이다. 그런 를 나는 애처롭게 보기도 하고, 비난하기도 하지만, ‘에게서 똑같은 나를 발견했기에 이해하고 만다. 체념하고 순응하며 그저 그런대로 살아가는 밋밋하고 재미없는 삶만 있을 뿐이다.

 

이집트에서 나고 자랐지만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유대인 부모 밑에서 자란다. 아프리카의 튀니지에서 나고 자랐지만 여전히 프랑스어를 모국어로 사용한다. 프랑스어가 가장 사용하기 편한 언어이지만 그들은 프랑스인이 아니다. 처음부터 완전한 정체성을 갖지 못한 사람들이 또 어쩔 수 없이 그곳을 떠나 다른 곳에서 다른 언어로 살아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말을 사용하고 한국인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사는 나는 절대 그들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이방인의 삶을 살아내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외로운 것인지를 소설과 영화를 통해서 어렴풋이 알고 있다.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열네 살 때 이집트에서 추방당한 는 파리를 거쳐 지금은 하버드에서 공부하고 있다. 뛰어난 인재들만 다닌다는 하버드이지만 그는 논문 전 단계인 종합시험을 아직 통과하지 못했다, 기회는 마지막 한 번만 있는데 그동안 17세기의 문학 거의 전부를 읽어야만 한다. 가난하고 외로운 그는 낯선 세계에 주눅이 들어 있고, 새로운 곳에 속하지 못한 아웃사이드였다. 하버드엔 엄청난 부자와 와스프(앵글로 색슨계 백인 개신교 신자, 미국 사회의 가장 영향력 있는 계층)도 많아 상대적 박탈감과 함께 소외감을 느끼며 산다.

 

[“사는 게 쉽지가 않았다

근데 정말 힘들었던 건 이 모든 게 신기루일지 모른다는 불안을 떨쳐내면서 하버드가 요구하는 삶을 사는 거였어. 그땐 형편도 많이 어려웠고,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차이가 모래에 그린 선이 아니라 산골짜기처럼 느껴졌지. 눈앞에 파티가 펼쳐지고 심지어 그 소리가 들리는데도 초대받지 못한 느낌이랄까. -p17]

 

하버드 광장 옆에 있는 아랍풍의 카페 알제는 그가 자주 가는 곳이다. 어느 날 그는 카페 알제에서 따다다다 속사포를 쏘듯 말을 하는 튀니지 출신의 칼라지를 만난다. 그는 길들여지고 억눌려 살고 있는 와는 정반대의 성향을 지닌 사람이다. ‘는 칼라지에게서 잃어버린 자신의 근원을 발견한다. 여기저기에서 가져와 덕지덕지 붙여 만든 브뤼뇽(천도복숭아)같은 삶에 진절머리가 난 시점에서 칼라지는 오아시스와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그들을 묶어준 건 어린 시절의 노스탤지어뿐이었고, 그것은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한다. ‘는 하버드 학생에 미국 영주권자였고, 칼라지는 추방될 일만 남은 택시 운전사에 불과했다. 혼란스러운 이방인의 삶을 살고 있고 원하는 것이 뭔지 뚜렷하게 모르지만 는 이미 쓴 가면을 벗지 못하고, 그런 삶의 안전함과 미래의 보장을 받아들인다.

 

이방인으로 사는 삶이 힘들고 미국이라는 특대형 대용품 천지의 나라가 싫지만 돌아갈 곳이 없는 사람들은 그 세계에 동화되어 살아갈 수밖에 없다. 이미 쓴 가면에 철벽 장벽을 추가해 경계 안쪽으로 들어가고자 하는 욕망은 집요하다. ‘는 어느 순간 걸리적거리기 시작하는 칼라지를 완벽하게 내친다. 애치먼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인 콜미 바이 유어 네임의 영화에서 엘리오의 아버지는 엘리오에게 가장 예상치 못할 때 본성은 교활한 방식으로 우리의 약점을 찾는단다라고 말한다. 본성의 교활한 방식은 에게도 똑같이 찾아온다.

 

[내가 어쩌면 눈물이 글썽글썽해서 작별인사를 나누고, 포옹하고, 울컥하는 것을 숨기기 위해 가벼운 농담을 나누는 절차마저 생략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건 마치 죽어가는 친구에게 다량의 모르핀을 투여해,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슬픈 작별 인사를 나눌 기회마저 빼앗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p369]

 

어느 곳에도 소속되지 못한 힘들고 외로운 삶에 한줄기 빛 같은 즐거움도 있지만 그것은 일회적인 것에 불과하다. 그래서인지 그들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섹스도 공허하다는 생각을 했다. 사랑이라는 것도 결국은 차별과 경계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 소설의 첫 부분과 끝에 나오는 의 아들은 의 어떤 사랑의 결과인지 생각해보기도 했다. 순수했는지, 아님 하버드라는 주류에 소속된 시스템에 들어 있는 선택이었는지가 궁금했다.

 

안드레 애치먼의 소설, 하버드 스퀘어는 우리를 과거로 데려다준다. 그립고 아련하지만, 미흡하고 구차한 행동들, 순간을 모면하고자 온갖 변명을 늘어놓고 아닌 척 눈감았던 나의 치졸함도 본다. 지직거리며 돌아가는 LP판에서 들리는 오래된 노래 같다.

 

Y씨는 나와 남편을 연결시켜 준 사람이다. 그는 나의 먼 친척의 처조카이고, 남편의 군대 동기이자 둘도 없는 친구이다. 결혼하기 전까지 일면식도 없었지만 어쨌든 그는 나의 결혼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다. 그때 이미 먼저 결혼한 Y는 가족을 이끌고 우리의 신혼여행지까지 쫓아와 사진사의 역할을 확실히 해주었다. 아랍어를 전공한 그는 털이 많고 가식이 없고 남자다워 칼라지를 닮았다. 한국에서 딱히 자리를 잡지 못한 그는 내가 결혼한 지 얼마 안돼서 가족을 이끌고 돌연 미국으로 떠났다. 그 뒤에 들린 소식은 그가 미국에서 택시운전사가 되었다고 했다. 떠난 지 오래 되었는데 아직 한 번도 한국에 오지 못하고, 결국 그의 어머니의 임종도 지키지 못했다. 이 소설을 읽는 내내 칼라지를 닮은 그가 생각났다. 미국이란 나라에서 이방인의 삶을 살아내기가 많이 힘들지나 않았는지 걱정된다. 아니면 지금쯤 그 호탕한 성격으로 카페 알제같은 곳에서 큰 소리로 떠들고 있는 건 아닌지 궁금하다. Y씨와 그의 가족이 건강하게 잘 지내기를 기원하며 그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본 수아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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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2-03-07 20:35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같은 책을 읽어도 역시나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달라
질 수 있다는 걸 페넬로페님
의 글을 읽으며 느끼게 됩니
다...

아마 이런 게 독서의 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미쿡에서 택시 드라이버란 -
쌩뚱맞게도 잠이 오지 않아
야밤에 택시 운전을 하던
월남전 참전용사 트래비스
(로버트 드 니로) 생각이 납
니다.

페넬로페 2022-03-07 21:42   좋아요 5 | URL
아마 그것이 현대소설의 묘미가 아닐까 합니다. 사실 에밀 졸라의 ‘목로주점‘ 같은 소설은 읽고 나서의 느낌이 거의 비슷할 듯 해요.
생각보다 리뷰 쓰기가 쉽지 않았어요. 전 레삭매냐님처럼 리뷰에 많은 것을 담지는 못한 듯 해요. 좋은 책 소개해 주셔서 감사해요.
예전에 로버트 드니로의 택시 드라이버 영화 봤는데 기억이 가물가물 해요^^

mini74 2022-03-07 20:4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신혼여행에 따라온 ㅎㅎㅎㅎ 빵 터졌는데 왠지 부잣집 딸과 결혼하라며 부추기던 칼리지를 닮았네요. 이 책 참 좋아요 그죠 ㅎㅎ

페넬로페 2022-03-07 21:46   좋아요 5 | URL
처음엔 황당했는데 막상 신혼여행지에서 찍사, 가이드, 운전을 다해주어 저와 남편은 넘 편했어요. 사실 신혼여행에 따라간 커플이 하나 더 있어요. 근데 그 커플의 아내는 저의 딸아이와 나이가 같은 쌍둥이를 낳고는 얼마 안되어 암으로 하늘 나라로 갔습니다. 이래저래 슬픈 추억입니다 ㅠㅠ
칼라지와 술 한잔 하면 좋겠습니다^^

mini74 2022-03-07 21:49   좋아요 5 | URL
아이고 그런 슬픈일이 ㅠㅠ 일면식은 없지만 쌍둥이들 잘 자라길 , 그 어머님 좋은 곳에서 편안하시길 ㅠㅠ 바랍니다.

새파랑 2022-03-07 20: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Y라는 분이랑 칼라지의 공통점이 많이 느껴지네요. 그래서 페넬로페님에게 이 책이 더 와닿았을거 같아요~!!

전 과거를 회상하는 작품을 좋아하는데 이 책도 제 취향이겠군요 ^^ 사는건 쉽지 않은거 같아요~!!

페넬로페 2022-03-07 21:49   좋아요 3 | URL
네, 이 책 읽으며 추억에 많이 잠겼어요. 제가 살면서 손절한 분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칼라지를 닮은 Y씨도 생각나고요.
분명 이 소설을 새파랑님께서는 좋아하실 듯 합니다^^

stella.K 2022-03-07 20: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중학교 2학년 때 미쿡에 가서
공부하게 되길 진심 바랐던 적이 있었죠.
정말 중2는 무서운 게 없나 봐요.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그런 앙큼한 꿈을 가졌나 모르겠어요.
학교 공부하기 싫어서 미쿡가면 날까 싶어 가진 꿈인데
한쿡에서 못한 공부를 미쿡이라고 날까 싶기도 하고.ㅋㅋ
살아내느라 악전고투하는 주인공 모습이 내 모습 같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네요.ㅠ
공부가 힘들어 약하는 사람도 많다던데...
페넬로페님의 먼 친척분 정말 잘 살고 있으면 좋겠네요.^^

페넬로페 2022-03-07 21:53   좋아요 4 | URL
중 2때 그런 생각을 하셨다니 stella님께서는 꿈이 큰 소녀였군요. 공부를 떠나 미국이 한국보다는 기회가 더 많은 나라라고 생각해요.
하버드를 간다고 해서 모든게 잘 굴러가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세상에 잘난 사람도 많고 부자도 많고요~~
아마 Y씨는 잘 살고 있을거예요^^

서니데이 2022-03-07 21: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낯선 나라에서 이방인으로 새로운 과정을 지나가는 건 그것만으로도 조금은 불안정한 시기 같아요. 나중에 생각하면 그 시기가 다르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시기를 지나갈 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지 싶어요.
잘읽었습니다. 페넬로페님, 좋은 밤 되세요.^^

페넬로페 2022-03-07 21:55   좋아요 4 | URL
저는 죽었다 깨어나도 이방인의 삶, 전부를 이해하지 못하지만 소설을 읽으며 그 삶을 상상해 봅니다. 불안정하고 외롭겠지요.
오랫동안 버티는 것이 쉽지 않지만 그러다 보면 또 잘 적응할 수 있으리라 생각되고요^^

미미 2022-03-07 21:4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칼라지를 읽으며 어떤 면면에서 돌아가신 아버지가 떠올랐는데 요즘 TMI과다방출인듯해 리뷰에 담지 못했어요ㅎㅎ 페넬로페님 리뷰 넘 공감만땅입니다~♡ 칼라지라는 캐릭터 오랫동안 잊지못할것 같아요!😄

페넬로페 2022-03-07 21:59   좋아요 5 | URL
미미님께서는 칼라지를 통해 아빠를 생각하셨군요. 이곳에서 TMI 과다방출이란 없습니다. 언젠가 한 번 얘기해주세요. 기대할께요~~
같은 책을 읽고 같이 공감할 수 있어 넘 행복해요^^

scott 2022-03-07 23:5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과 남편분의 추억을 사진 속에 담아 주신 분
미국에서도 분명 잘 살고 계실 것 같습니다
따스한 온정이 느껴지는 리뷰!^ㅅ^

페넬로페 2022-03-08 00:35   좋아요 4 | URL
네, 잘 살고 있으리라 믿고 있어요.
scott님께서 카페 알제부터 이 책 여러 차례 페이퍼에 올려주셔서 더 정감있게 읽었어요^^
감사합니다**

coolcat329 2022-03-08 07: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추억에 잠기게 하는 책을 만나셨군요.
Y씨가 아랍어 전공에 택시운전까지 칼라지랑 비슷하네요, 물론 이민자의 삶 힘들지만 Y씨는 잘 사실거 같아요. 저리 적극적이고 활달한 분이시니~

페넬로페 2022-03-08 08:22   좋아요 2 | URL
하버드 근처에도 안가봤지만 소설 속에서 과거로 한 번 다녀온 것 같아요 ㅎㅎ
신혼때 Y씨랑 만나서 재미 있었는데 많이 그리워요.
미국에서 자리 잡고 잘 살고 있을거예요^^

거리의화가 2022-03-08 09: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리뷰에 따스함이 느껴져요^^ 페넬로페님을 추억 속으로 떠나게 해 준 책이었군요! 이 책 마음속으로 찜해두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 풍경이 그려지는 이야기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스토리를 중요시 여기지만 사로잡는 문장을 만나는 경험을 해보고 싶네요.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페넬로페 2022-03-08 09:55   좋아요 3 | URL
따뜻하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추억 속으로 들어가 칼라지도 만나고 소설 속의 ‘나‘에게서 저의 모습도 만나고 했어요^^
사람 사는 것이 하버드 광장이나 저의 동네나 거의 비슷하더라고요^^
거리의화가님께도 이 책이 좋은 의미로 다가오면 좋겠습니다**

책읽는나무 2022-03-08 16: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인간의 본성은 교활한 방식으로 우리의 약점을 찾는다...최근에 그 영화를 봤던지라, 좀 와닿습니다^^
저도 늘 교활한 나의 본성을 보고서 한 번씩 깜짝 놀라는지라~약점을 많이 들켰나 봐요ㅋㅋㅋ
암튼 Y씨 덕분에 지금의 페넬로페님이 계신 거였어요. 원두 커피 잘 마시게 된 남편분을 기특하게 바라봐 주시는 페넬로페님~^^

페넬로페 2022-03-08 18:23   좋아요 3 | URL
저도 영화를 며칠 전에 봤는데 어쩜 그렇게 엘리오의 부모가 멋있던지요~~
영화 마지막에 엘리오의 아빠가 해주는 말이 넘 좋아 콜 미 바이 유어 네임도 소설로 읽고 싶었어요^^

정말요.
소설 읽으며 나 자신을 거울로 비춰볼 수 있는 경험을 많이 합니다. 찔끔하기도 하고 반성도 하고요. 참 제가 많이 미숙했더라고요^^
한번씩 Y씨가 원망되기도 하는데 그래도 미국에서 잘 살기를 바래요 ㅎㅎ

희선 2022-03-09 01: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조금 다르기는 해도 칼라지를 보고 옛날을 떠올리셨겠습니다 Y분도 미국으로 가서 택시기사를 하시다니... 그 뒤로는 연락이 닿지 않았나 보네요 한국도 아니고 미국이니 연락하기 힘들기는 하겠습니다 그곳에서 잘 사시면 좋겠네요 미국이든 어디서든 이방인으로 사는 건 쉽지 않겠습니다 나라가 아니어도 이방인이라 느낄 때도 있겠습니다

페넬로페 님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페넬로페 2022-03-09 01:54   좋아요 5 | URL
그 뒤로 한번도 본 적은 없고 남편과 한번씩 연락하는것 같더라고요.
이 책이 칼라지를 통해 그 분도 떠올랐지만, 저의 과거도 생각났어요^^
제가 한 행동이나 말들이 혹시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보았어요.
이방인으로 산다는 건 많이 힘들것 같아요^^
희선님,
오늘 선거 잘하시고 덕분에 얻은 휴일 잘 보내시길 바래요^^

서니데이 2022-03-09 17: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휴일 잘 보내고 계신가요. 휴일이 생겨서 좋았는데, 오늘도 금방 하루가 지나가서 아쉽습니다. 날씨가 많이 춥지는 않아서 이제 3월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휴일 잘 보내시고, 좋은 하루 되세요.^^

페넬로페 2022-03-09 18:16   좋아요 3 | URL
네, 확실히 3월의 느낌이 있더라고요. 휴일이라 그런지 금방 또 6시가 되었어요.
하루가 휘리릭 지나갑니다.
남은 저녁은 책 좀 읽어야겠어요.
서니데이님, 즐거운 저녁 보내세요^^

서니데이 2022-03-12 01: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이번주 들어서 날씨는 더 따뜻해졌어요.
여긴 주말에 비소식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하는데, 그래도 따뜻할 것 같습니다.
즐거운 주말과 좋은 밤 되세요.^^

페넬로페 2022-03-12 12:25   좋아요 2 | URL
가뭄이 너무 심해 비소식이 반가워요~~
산불도 그렇고 모든 것에 지금 비가 절실히 필요한 것 같아요**
서니데이님,
주말 건강하게 잘 보내세요**
 
상트페테르부르크 - 고난과 구원의 도시, 빛과 어둠의 도시
W. 브루스 링컨 지음, 허승철 옮김 / 삼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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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으로 나가는 항로에 근접한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네바 강 삼각주의 늪지에 있는 곳이었다. 궂은 날씨, 나쁜 수질의 물, 저지대의 습한 토양은 새로운 수도의 입지에 걸맞지 않았으나, 러시아의 근대화를 원하는 차르 표트르 1세의 고집을 꺾지는 못했다.

 

그에게는 낙후된, 아직 중세적인 것에 머물러 있는 조국의 근대화와 진보를 위해 유럽으로 난 창이 필요했다. 러시아의 모든 것을 바꾸고, 유럽의 발전된 나라로부터 과학과 기술, 선진 지성을 받아들이기 위해 새로운 방향으로 눈을 돌려야만 했다. 온전히 위로부터 계획된 도시 건설은, 근대화의 과정을 고스란히 밟으며 화려한 번영과 지독한 어둠이 공존했고, 그것은 혁명의 씨앗이 되었다. 나치에 의해 900일 동안 봉쇄되었지만 이 도시는 견뎌냈고, 러시아 정신의 힘을 보여 주었다.(프롤로그 중에서)



 

 

 W.브루스 링컨의 열두 번째 저작이자 유작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는 이 도시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있다. 건축, 역사, 예술, 사회, 사상, 혁명 등 방대한 내용이 입체적이고 치밀하게 서술되어 있다. 한국어판의 부제는 고난과 구원의 도시, 빛과 어둠의 도시이다. 이 표현대로 눈부신 발전에 의한 구원과 그에 따른 어둠과 고통을 사실적으로 나타내어 책에 대한 몰입도가 최상이었다. 바뀌는 챕터마다 새로운 내용이 가득 했고, 연대기적 서술에도 지루하지 않았다. 한 도시를 이렇게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경우는 쉽지 않고, 평범한 독자에게 불필요할 수도 있지만, 이 책을 펼쳐드는 순간, 발목이 잡혀 계속 경청할 수밖에 없었다. 고골과 도스토옙스키 작가가 묘사한 상트페테르부르크가 알고 싶어 읽기 시작했지만, 그것을 넘어 러시아 역사의 한복판에 들어선 느낌이었다.

 

내가 대학에 입학한 시기는 우리나라에서 오랜 독재정치가 자행(恣行)되던 때의 거의 끝 무렵이었다. 약간 어정쩡한 시대와 세대였지만, 선배들은 우리에게 확고한 신념과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광주의 참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하여 세미나를 통한 학습을 시켰다. 뚜렷한 의지가 있어서라기보다 신입생들은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참여했다. 여러 책들을 읽고 토론을 했는데, 그 중에 러시아 작가의 책도 많았다. 막심 고리끼의 어머니’, 이 책에도 언급되어 있는 니꼴라이 체르니세프스키의 무엇을 할 것인가?’와 같은 책이었다. 그런 책들을 읽으면 가슴이 뛰었다. ‘가난하고 억압받는 민중을 위해 그 어떤 고난에도 단결하고 투쟁해야 한다는 테제가 너무 당연했고, 마땅히 정치와 사회가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러한 가르침과 사상의 주입에 모순이 많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 그때는 러시아의 유일하고 명백했던 혁명이 참담하게 실패한 것을 분명히 알고 있던 때였다. 그 어디에도 민중을 위한 것은 없었다. 스탈린의 수많은 결정과 폭정, 중국의 문화혁명에서 이미 민중의 존재는 찾아볼 수 없고, 니콜라이 1세보다 더 지독한 차르가 등장했을 뿐이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다시 그 사상(러시아적인 것이 아닌 순수한 마르크스적인 것일 수도 있다)을 배우고 독재를 종식시키기 위해 나아가야 할 길에 적용시키고 있었다. 학문은 다양하고 이론은 많은 것 같아도 사실 인간 사회에 필요하고 실제적으로 투입시킬 수 있는 것은 한정적이다. 그러한 혼란과 모순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내가 그때 배운 것, 인이 박혀 지금까지 뼛속에 각인되어 있는 것이 하나 있다. 이 세상의 모든 약자는 사회의 구조적 모순으로 인해 발생하며, 그들은 언제나 보호받아야 할 존재들이고, 그들을 포기하는 순간 사회는 다시 전복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 책을 읽을 때,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귀족의 화려한 삶이나 건축보다는 가난한 사람들의 고통과 그들의 끈질긴 삶이 더 눈에 들어왔다. 아무것도 없는 척박한 땅에 이 도시를 건설할 때부터 이미 고역은 시작되었다.

 

[표트르 대제는 매년 1만에서 3만 명의 농노, 전쟁포로, 범죄자들을 네바강삼각주로 보내 늪지대를 건조 시키고, 말뚝을 박고,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첫 건물을 짓게 했다. 이들은 수천 명씩 죽어가는 험난한 상황에서 가장 원시적인 도구만으로 건설 작업을 했다. 일부는 맨손으로 흙을 파 자신의 셔츠와 겉옷으로 만든 보따리에 날라야 했고, 일부는 조악하게 만든 꼬챙이와 나무 삽을 가지고 습한 땅을 파내야 했다. -p37]

 

도시가 형성되고 귀족이나 부유한 사람들이 온갖 사치와 향락을 누릴 때에도 가난하고 비참한 사람들은 그들의 뒤에서 힘들게 살아야 했다. 중공업의 발달과 농노 해방으로 도시는 많은 노동자들이 존재했다.

 

[19세기 중반이 되자 노동자들은 넓이가 2미터도 되지 않은 좁은 공간을 잠자리로 할당받는 일이 흔해졌다. 이러한 잠자리도 부족해지자 교대로 잠자리를 임대하는 상황까지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자들은 널빤지로 만든 막사 침상을 열두 시간씩 교대로 이용해야 했다. 다음 교대 팀이 들어오면 첫 팀은 아프거나 건강하거나를 불문하고 자리를 내주어야 했다. -p198]

 

산업혁명이 가속화되고, 학교에 갈 수 있는 인구가 많아지자 사회변화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 그러한 것들로 도시는 혁명의 요람이 될 수 있었고, 브라디미르 일리치 울랴노프, 레닌이라고 불리는 지도자를 배출할 수 있었다. 혁명 후, 모스크바로 수도가 옮겨지고 시민들은 식량과 연료부족에 시달렸다. 그 뒤 러시아는 우리가 아는 대로 스탈린이란 한 사람의 망령으로 인해 피폐해지기 시작했다.

 

[무엇 때문에(Zachem)?

무엇을 위해(Dlia chego)?

무슨 이유로(Kchemu)?

어째서(Otcchego)?

(Pochemu)?

모든 사람이 계속해서

?” 그리고 무엇 때문인지?” 물었다.

사람들은 NKVD의 처형실로 끌려 들어갈 때, 등 뒤에서 감방 문이 꽝 닫힐 때, 시베리아로 가는 긴 여행을 위해 가축운반용 화물차에 밀어 넣어질 때, 한밤중에 친구나 친지들이 끌려 나갈 때 이런 질문을 했다. 사람들은 자신을 굶기고 고문하는 이들에게 이 질문을 했고, 영원히 사라질 편지, 일기, 출간되지 않은 원고 뭉치를 두 팔 가득 들고 나가는 이들에게 이렇게 물었다. -p357]

 

근대의 형성을 똑같이 답습했지만, 유럽의 다른 나라에 비해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의 사람들의 삶은 훨씬 더 고통스러웠고 힘들었다. 이 책에는 역사의 쳇바퀴 속에서 기억해야 할 문장이 너무 많이 들어있다, 특히 4영웅 도시에서 나치에 의해 900일 동안 봉쇄되는 과정에서는 전율을 일으키게 했다. 그 촘촘한 내용을 다 옮길 수가 없어 아쉽다.

 

[1941년에서 1942년으로 넘어가는 겨울 식량과 연료를 기다리는 동안 레닌그라드 시민들은 책을 읽었다. 많은 사람들이 도스토옙스키, 투르게네프, 체호프의 작품을 읽었고, 그보다 수천 명 더 많이 레프 톨스토이의 작품을 읽었다.....책을 읽을 힘이 없는 사람은 라디오를 들었다. 라디오에서는 작가와 시인들의 작품 낭독이 포위 상태의 단조로움을 깨주었다. 이들의 작품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었다. 이들은 인간 정신의 회복력, 기억의 힘, 이들이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의무에 대해 말했다. -p385]

 

500페이지가 넘는 이 책을 읽는 것이 부담스러우면, 프롤로그와 끝부분의 함께 보조를 맞추어’, ‘과거와 현재만 읽어보시라 권하고 싶다. 끝의 두 짧은 글들은 본문의 내용을 충실히 요약해 놓은 것이라 그것만으로도 이 도시와 러시아 근대의 역사를 알 수 있다. 이 책이 저자의 사후 출간되었기 때문에 현대의 러시아는 짤막하게 한국 출판사 편집부에서 부록으로 첨가해주어 유익했다. 책에 들어있는 도판은 모두 옮긴이가 내용에 맞추어 검색, 수집한 것이라 한다. 좋은 책을 훌륭하게 번역하고, 자료까지 첨가해준 번역자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다만 첫머리에 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지도에서 4번과 6번은 책의 두 쪽 사이의 경계를 거의 찢다시피 펼쳐야 볼 수 있었다. 두 개의 숨겨진 번호를 찾느라 고생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읽는 도중에 스탈린을 닮은 듯한 러시아 대통령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을 들었다. 푸틴 역시 상트페테르부르크가 배출한 정치인이다. 역사는 돌고 돌며, 똑같은 일들이 반복된다. 권력 지향적이고 반미치광이 정치인들의 결정 한 방에 의해 수많은 선량하고 성실한 사람들이 죽어 나가고, 가족과 삶의 터전을 잃는다. 자국의 이익이 우선이며, 강한 자들은 언제나 건재하다. 레닌그라드 시민들이 나치에 의해 고통을 받았듯이 우크라이나 주민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렇다면 지나간 역사적 사실은 그 어떤 교훈이나 가르침을 주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이러니와 씁쓸함을 느끼며,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를 생각해본다.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불리든, 페트로그라드로 불리든, 레닌그라드로 불리든, 이 도시는 이곳에 거주한 사람들에게는 피테르로 남아 있었다......이곳은 여전히 푸시킨, 도스토옙스키, 표트르 대제와 예카테리나 여제, 알렉산드르 블로크, 쇼스타비치, 아흐마토바, 브로드스키의 도시였다. 동시에 외롭고, 친밀하고, 웅장하고, 아름답고, 압제적이고, 낭만적이고, 덧없고, 고립주의적이고, 종말론적인 도시였다. 이곳은 부와 가난의 도시이고, 죄와 벌의 도시이며, 저주와 구원의 도시였다. -p454]



알렉산드르 푸시킨

니콜라이 고골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안나 아흐마토바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블라디미르 푸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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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정 2022-03-01 00:3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 책 사려다, 망할 푸틴 꼴보기 싫어서 잠시 보류 했어요. 푸틴 사후에나 사볼까합니다. ㅠㅠ

페넬로페 2022-03-01 00:42   좋아요 4 | URL
저도 읽는 도중에 화가 나더라고요~~
두 마음이 있었지만 저자의 노고가 너무 돋보여 끝까지 읽었어요^^

대장정 2022-03-01 00:44   좋아요 4 | URL
네~~~☆ 근데 저도 읽고 싶어요 😂

새파랑 2022-03-01 07:2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그래도 적절한 시기에 이 책을 읽으셨군요. 푸틴이 왜 그런지 도저히 이해가 안가네요 ㅜㅜ 문학작품속에서 보던 쌍뜨페테르부르그와는 약간 다른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사진들 얼굴이 다 익숙하니 신기하네요 ^^

페넬로페 2022-03-01 09:26   좋아요 6 | URL
네, 저도 막연히 생각하던 상트페테르부르크와는 많이 다른 느낌이었어요~~제 리뷰에 적은 것 말고도 다양한 것들이 들어 있어 책을 읽으시면 또다른 느낌이 드실거예요^^

미미 2022-03-01 10:4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꼭 읽어볼래요! ‘스탈린이란 망령‘ 너무 적절한 표현입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시민들이 우크라이나 침략 반대시위를 했다고 뉴스에서 봤어요. 차에 시민들을 실어가더군요ㅠ 왜 저런 인간을 뽑았을까 궁금한게 많은데 이 책이 도움될것 같아요😉

페넬로페 2022-03-01 14:49   좋아요 3 | URL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대해 이 책이 정말 좋더라고요. 푹 빠져 읽었어요.
시민들이 반대시위를 벌였다니 가슴 뭉클하네요 ㅠㅠ
푸틴은 어떤 선택사항에서 의리를 지키는 쪽을 택해 그것이 기회가 되어 모스크바로 정계로 진출할 수 있었다고 해요. 전직 KGB 출신이라 음~~
우크라이나 전쟁이 어서 끝나게 서방이 빨리 조치를 취했으면 좋겠어요^^

그레이스 2022-03-01 22:5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상트페페르부르그가 있는 노브고로드 공국은 옛날부터 민주적인 곳이었다고 러시아사에서 봤어요.
모스크바 공국과는 역사와 분위기가 다른듯요
뭔가 내용이 겹치고 있어서 반갑네요^^

페넬로페 2022-03-01 23:52   좋아요 4 | URL
아! 그렇군요.
좀 더 진보적이고 자유로운 생각들을 지닌 곳이군요.
근데 자연적인 조건은 엄청 나빴더라고요^^

서니데이 2022-03-02 17: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래되고 유명한 장소라서 이 도시의 유명인도 상당히 많겠네요.
잘읽었습니다. 페넬로페님, 좋은 하루 되세요.^^

페넬로페 2022-03-03 00:45   좋아요 4 | URL
네, 유명인이 정말 많더라고요.
여러 소설의 배경이 되기도 하고요^^
한 번 가보고 싶어요
푸틴은 밉지만요 ㅎㅎ
서니데이님, 행복한 꿈 꾸세요^^

희선 2022-03-05 00: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역사가 되풀이된다고 해도 안 좋은 건 되풀이되지 않아야 할 텐데, 스탈린과 비슷한 푸틴이라니... 러시아 사람도 편하지 않겠습니다 전쟁 같은 거 하고 싶지 않을 텐데, 군인도 마찬가지일 텐데... 예전에 힘들 때 책을 보고 그 시간을 보냈군요 우크라이나에 성경이 모자라다는 말이 보이기도 하더군요 우크라이나에 하루 빨리 평화가 찾아오기를 바랍니다


희선

페넬로페 2022-03-05 21:21   좋아요 2 | URL
정말요.
세상이 더 좋아지고 선해져야 하는데 나쁜것만 되풀이되고 있어요. 정치가 개인의 독단으로 나라의 중요한 일들이 결정되는것 같아요.
우크라이나가 어서 평화를 되찾으면 좋겠어요^^

coolcat329 2022-07-28 12: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제가 놓쳤었네요. 페테르부르크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담은 책이군요. 푸틴이 이 도시 출신인걸 몰랐네요. 저 인물들하고 안 어울립니다. 저는 이 도시 참 가보고 싶은데 갈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이 책으로 미리 가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러시아는 서유럽에 비해 후진국이었지만 예술에 있어서 만큼은 아닌거같아요. 레닌그라드는 그런 의미에서 큰 상징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페넬로페 2022-07-28 12:17   좋아요 1 | URL
정말 강추합니다.
여러 영역에 걸쳐 다양하게 이 도시에 대해 소개했고,
가장 좋은 건 가독성이 엄청 좋아요~~
 
빛 속으로 - 한국 문학사에서 지워진 이름. 평생을 방랑자로 산 작가 김사량의 작품집
김사량 지음, 김석희 옮김 / 녹색광선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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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 동안의 일제 강점기를 경험해보지 않아도, 그 시대가 비극적이었으며 지극히 암울했다는 것을 안다. 사람들이 고통을 겪었고 불행했었다는 것도, 그들은 우리들에게, 우리들은 그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는 사실도 명백하다. 시간과 시간이, 사람과 사람이 촘촘하게 연결되어 영원히 끊어질 수 없다. 보면 볼수록, 알면 알수록 일본이 아시아인들에게 저지른 만행에 치가 떨린다. 그리고 조선과 대한 제국 사람들의 민낯도 보인다. 그 모습은 지금의 우리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우리는 우리의 민낯이 보기 싫어 그때를 애써 외면하고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려 버린다.

 

알라딘 서재 친구(새파랑님, 미미님)를 통해 작가 김사량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그는 1914년 출생으로, 도쿄대에 입학하여 일본어로 소설을 썼고, 제국의 펜 부대로, 항일 운동가로, 한국 전쟁 때는 북의 종군기자로 활동하다 1950년에 사망했다(역자 해설에서). 혼란의 시대를 산 사람답게 그의 이력은 파란만장하다. 일본어로 써진 소설을 번역된 문장으로 읽었지만, 그의 소설 전반에서 식민 시대를 살아내야 하는 조선인의 슬픔과 고뇌, 무기력을 느낄 수 있었다. 사람은 모두다 환경의 영향을 받는데도, 누군가는 지식인의 사명으로, 항일 운동가로, 또 누군가는 일본의 앞잡이, 밀정으로, 가난하고 불행한 사람들을 등쳐먹는 사람으로 살아간다.

 

김사량의 소설집, 빛 속으로는 도쿄, 서울, 강원도 산골, 베이징을 배경으로 하는 세 개의 단편 소설과 한 개의 기행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의 표제작인 빛 속으로는 도쿄 제국 대학에 재학 중인 미나미()’선생이 일본인 아버지와 조선인 어머니를 둔 야마다 하루오라는 소년에게 다가가는 이야기이다. S협회는 도쿄제국대학 학생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일종의 빈민구제사업 단체로, 가난한 마을 사람들에게 교육, 구매조합, 의료봉사활동을 한다(p25). (미나미)은 협회에서 노동자를 대상으로 영어를 가르친다. 그곳에서 자연스럽게 남이 아닌 미나미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 조선인 이름을 고수하지 않는 것에 대해 그는 고민하지만, 자신이 조선인이라는 사실을 굳이 말할 필요도 느끼지 않는다는 변명을 한다. 사람대접을 받지도 못하고 차림새가 지저분하며 음울한 아이, 하루오는 계속 미나미선생을 조선인으로 의심하며 주위를 맴돈다. 남은 이 아이의 처지를 이해하고 따뜻하게 대하고 하루오 역시 조금씩 그에게 마음을 내보인다.

 

[“조센징 따위 우리 엄마 아니야, 아니야, 아니라구!”....

 

나는 조센징이 아니야. 나는 조센징이 아니라고! 그렇죠, 선생님?”

 

나는 그의 몸을 꼭 안았다. 내 눈가에 뜨거운 것이 울컥 솟는 것을 느꼈다. 이 군의 시퍼렇게 독이 올라 흐트러진 모습도, 이 소년의 아픈 울부짖음도 책망할 수 없는 기분이었다. -p30]

 

조선인으로 일본에 살면서 그들이 겪는 정체성의 고민이 이 소설에 담겨있다. 조선인이라는 사실을 무조건 부정하려는 사람과 조선인의 고유성을 지키려는 사람들 틈에서 남은 고뇌한다. 머리색이 다른 터키인의 아이조차 이 곳 아이들과 놀고 있는데 단지 조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은 무시당하고 차별 당한다. 자꾸 무기력해지고 지쳐가지만, 남은 하루오를 포기하지 않는다.

 

풀이 깊다는 도쿄대 의예과 유학생인 박인식이 고향인 강원도 산골의 화전민을 대상으로 그들의 생활을 조사하여 도움을 주고자 그들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고향인 그곳에는 색의 장려 운동(조선 총독부가 흰 옷이 생산력을 떨어뜨린다고 생각해 백색 옷의 착용을 금지했던 정책)’이 한창이다. 거의 대다수가 문맹인 주민들에게 군수인 작은 아버지는 통역을 대동한 채 일본어로 색의 장려를 위한 연설을 한다. 군청에서는 자기 관할에서만큼은 화전민을 살게 할 수 없다며 그들을 추방한다.

 

화전민들은 점점 깊숙한 산골로 들어갈 수밖에 없고, 그들을 도우러 간 인식을 거부한다. 세상의 제일 끝까지 내몰린 그들에게 여러 사이비 종교가 들어와 무지한 산민들의 비참한 생활에 빌붙어(p180)’ 그들의 얼마 남지 않은 것마저 뜯어낸다. 일제의 '색의 장려'와 사이비 종교의 '백의 숭배'가 맞부딪히며 민초들의 삶을 더 어렵게 한다. 그런 그들을 보며 인식은 자신의 행동이 그들을 구원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이기심을 구원받고자 하는 감상이 아니었나를 생각한다.

 

[여긴 아무래도 자신이 올만한 곳이 아니다. 정말이지 어째서 이런 여행을 나선 것인지 스스로에게 묻고 싶을 정도였다. 이거야말로 자신의 감상벽을 적당히 채우기 위한 여행이 아니었을까? 비참하다, 비참하다, 스스로 외치며 돌아다녔던 것이, 그것이 대체 이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었다는 말인가? -p175]

 

작가 김사량은 박인식을 통해 성경 마태오 복음 6장의 구절을 인용한다. 하늘의 새와 들의 꽃들은 뿌리지도 거두어들이지 않고도 하느님의 은총으로 먹을 것을 얻는다. 하지만 그보다 못한 조선의 백성들이 있다. 그들의 생명과 생활조차 무도한 자들의 손에 맡겨져 있다. 신약 성경에는 4개의 공관복음서가 있다. 그 중 마태오 복음은 가장 예수의 말씀과 사랑의 실천을 강조한다. 작가는 빛 속으로의 남과 풀이 깊다의 인식을 통해 헐벗고 굶주린 자를 구원하려 한다. 그 당시 동경으로 유학 갈 정도로 선택된 지식인의 역할과 의무가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그러나 이러한 작가의 생각은 안일한 유토피아이다. 소수의 의식 있는 사람이 못 배우고 가난한, 힘없는 사람들 전체를 구원하지는 못한다. 변화될 수 있는 약간의 희망은 가질 수 있지만 민중을 구원할 수 있는 힘은 지속적이고 강해야만 한다. 이 소설 속의 지식인은 나약하고 감상적이다.

 

천마1940년 전후의 서울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미 모든 행정 구역과 상호들이 일본어로 되어있고, 조선인 역시 내선일체 한 몸의 모습이다. 오랫동안 나라 잃은 채로 산 덕분에 뻔뻔하고 유들유들하며 교활한 소설가 현룡과 같은 사람은 얼마든지 볼 수 있다. 그 당시 문인들의 모습을 대표적으로 보여주지만 어느 조직이든 탁상공론만을 일삼으며 어떻게 하면 좀 더 일본인에 빌붙어 잘 살 수 있는가만 생각한다. 신사로 향하는 행렬은 끝이 없다. 일본인이 되고 싶고 인정받기 위해 같은 조선 사람을 헐뜯고 비굴하게 행동한다. 그런 거울 같은 모습들을 보며 조선인들은 지쳐가고 무기력해진다.

 

노마만리는 작가가 아내도 자식도 버리고 항일 전선으로 떠나는 과정을 담은 탈출기이다. 북경의 북경반점에는 온갖 사람들이 모여 있다. 다들 정체를 숨기고 있지만 그곳에는 항일 운동가, 장개석의 테러단, 아편장수, 갈보장수, 공산당원, 밀정등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시대가 하도 수상해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어쩔 수없이 하나 선택해야만 목숨이나마 부지할 수 있는 장부들의 삶이 눈물겹다.

 

뮤지컬 영웅에서 사형을 앞두고 있는 안중근은 간수에게 이런 얘기를 한다. 그가 꿈꾸고 바란 세상은 누구나 평범하고 작은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세상이다. 저녁에 가족들이 둘러앉아 같이 밥을 먹을 수 있는 세상....원대하고 거창한 것이 아닌 소박한 행복을 위해 그는 목숨까지 바친다. 왜냐하면 그 소박하고 조그만 행복도 사실 아무나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때까지 전혀 몰랐던 김사량 작가의 소설은 마음을 아프게 한다. 저 깊은 곳에서, 나의 뿌리에서부터 올라오는 묵직하고 암울한 슬픔에 마음이 무겁다. 그 시대를 통해 지금, 뭔가 딱히 달라진 것도 없는 세상과 마주한다. 우리들의 이야기로 그에게서 어떻게 살아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받은 느낌이다. 김사량이 지금 어떤 평가를 받든 그의 소설은 좋고 마음을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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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02-22 23:5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도 별5개~♡ㅎㅎ
각 작품이 색달라서 김사량의 천재성을 실감했던 것으로 기억해요! 해설까지 너무 좋았던 책 😄 사진은 드림캐쳐 모양이네요? 직접 그리신건가요?!!

페넬로페 2022-02-23 00:49   좋아요 4 | URL
책을 읽으며 마음이 무겁고 울적했어요. 생각보다 김사량의 문장이 좋더라고요.
미미님 덕분에 좋은 책, 잘 읽었어요.
드림캐쳐 모양에 사진을 넣었어요 ㅎㅎ
그림 그리는 재주는 1도 없어요 ㅠㅠ

scott 2022-02-23 16:32   좋아요 3 | URL
그리셨다고 믿을래요 ㅎㅎㅎ

희선 2022-02-23 01:0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일제 강점기는 누구나 살기 어려웠을 것 같아요 글쓰는 사람은 더 괴로움에 빠졌을 듯합니다 그런 게 여기 담긴 소설에 잘 나타났을 듯합니다 오래 버틴 사람도 있겠지만, 쉽게 마음을 바꾼 사람도 많겠지요 전쟁에 나가라는 글을 아무렇지 않게 쓴 문인도 있었더군요 자기 나라 말도 못 쓰면 힘들겠습니다 한글이 사라지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그때 한글을 지키려고 애쓴 사람도 많군요


희선

페넬로페 2022-02-23 08:25   좋아요 4 | URL
네, 희선님 말씀처럼 소설속에 그 고민들이 고스란히 들어 있었어요.
김사량 작가가 친일파 작가로, 저항작가로 평가가 엇갈리는데
여기 있는 소설들에서만큼은 그런 평가를 뛰어넘는 보편적인 것이 있었어요~~
한국인이면서 일본어로 작품을 쓰려면 그 고통도 만만치 않았을 것 같고요^^

2022-02-23 0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2-23 08: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파랑 2022-02-23 07:4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리뷰에 제 닉네임이 언급되다니 영광입니다~!! 아침부터 운이 따르네요 ^^ 저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아픔이 느껴졌어요. 저도 좋았는데 페넬로페님도 좋으셨다니 기쁩니다~!!

페넬로페 2022-02-23 08:31   좋아요 4 | URL
아유,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해요 ㅎㅎ
새파랑님 덕분에 좋은 책 잘 읽었어요. 서재에 리뷰 올라오지 않았다면 제가 이 책을 읽지 않았을 것 같아요. 모처럼 그 시대의 글을 읽었고 역시나 암울했습니다^^

mini74 2022-02-23 15:0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문장들이 넘 슬픈데요 ㅠㅠ 페넬로페님도 별 다섯개라니 ~ 매번 읽어야지 하고 놔둔 책들. 읽고 싶은 책들이 왜 이리 많은지 ㅠㅠ

페넬로페 2022-02-23 17:00   좋아요 3 | URL
미니님, 저도 마찬가지예요.
올라오는 책마다 캡쳐해 두는데 한가득 입니다~~
미니님께서도 읽을 책을 증가시키는 제공자이십니다^^

책읽는나무 2022-02-23 15:5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어야지~~찜해둔 책 중 하나이긴한데...언제 읽을지??^^

페넬로페 2022-02-23 17:02   좋아요 4 | URL
저도 찜해둔 책이 넘 많아요.
그러면서 책을 사고,
도서관에서 또 빌려오고가 반복입니다.
죽을때까지 이러고 살 것 같아요 ㅋㅋ

2022-02-23 16: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2-23 16: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2-23 17: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2-23 17: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2-02-23 18: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일본 성으로 미나미(南)도 희소한 건 아닌 것 같은데, 남이라고 쓰면 한국 이름 같기도 하네요.
임(林)도 하야시 라고 쓰면 일본 성 같고요.
잘읽었습니다. 페넬로페님, 저녁 맛있게 드시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02-23 22:28   좋아요 1 | URL
전 일본어 전혀 모르는데 서니데이님께서는 잘 아시네요~~
하야시가 임이군요.
외국어도 잘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서니데이 2022-02-23 22:30   좋아요 1 | URL
저도 잘 몰라요. 그런데 일본 소설 보다보면, 비슷한 한자를 쓰는 경우가 조금 있긴 한 것 같더라구요.
그래도 일본어는 요즘 좋은 교재가 많이 나와있어서 공부하기 좋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