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이었겠지, 너희가 마신 건?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북극곰 2018-06-29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좋아하는 데자와. 그거 먹는 거 이해 못하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간만에 불금에 데자와를 마셔야 하나....... ㅎ

유부만두 2018-06-30 07:55   좋아요 0 | URL
데자와는 위로의 음료라고 .... ^^

라로 2018-06-29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데자와라니,,,,이 글을 안보고 저 부분을 읽었더라면 저는 엄청엄청 너무너무 데자와가 뭔지 궁금했을 거에요,,,제가 한국을 떠난 4년 동안 얼마나 많은 새로운 제품들이 출시 되었을까요? 그건 그렇고 이 포스팅 덕분에 저는 이 책을 읽을 만반의 준비가 끝난 것 같아요. 응?

유부만두 2018-06-30 07:57   좋아요 0 | URL
저도 몇년 전에야 트위터를 통해서 알게됐어요. 수험생들이 많이 찾는 음료인데 캔이랑 패트로도 나와요. 캔커피 보다 연하고 은근 카페인이 있어요.

이 소설을 읽다보니 청춘의 음료 라는 생각도 들어요. 아마 한국 마켓에 있을지도 몰라요! 드시면서 이 책 읽으세요. ^^

psyche 2018-06-30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데자와가 뭐지? 하면서 내려오니 위에 댓글이 있네. 한국가서 먹어봐야지

유부만두 2018-06-30 10:10   좋아요 1 | URL
책과 함께 드리리라!
 

여름호에는 새 동화가 세 편 실려있다. 그중 '지각하고 싶은 날'을 먼저 읽었다. 학교 가기 싫은 날, 이 생각나는 이 이야기에는 이름을 밝히지 않은 초등학생 '나'가 화자이다. 나는 화가 났다. 게임을 너무 한다고 어젯밤 엄마가 핸드폰을 뺏어버렸다. 1교시 전에 내야할 숙제도 두 가지 모두 하지 않았고, 학교는 원래 재미없다. 작년에 전학온 학교에는 뭔 행사가 많은지 맨날 뭘 '특별히' 하라고 시킨다. 나는 관심도 없는데. 우리집 맞벌이 부모를 뺀 다른 부모님들과 조부모들은 학교에 자주 와서 선생님들이랑 인사도 하고 학교선 그들에게 보여주기 수업도 준비한다. 재미없다. 선생님들은 강요의 달인들이고 나나 학생들과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 작전을 잘 짜서 내가 사라진 걸 알고 모두들 긴장하게 만들고, 특히 핸드폰을 압수한 것을 엄마가 반성도 하실거고, 그런다음 아슬아슬하게 학교에 갈 계획이었다. 공원 화장실에서 계획을 머릿속으로 다듬는데 엇, 화장실 밖에 어떤 아저씨, 아니 형아가 있다. 이 시간에 공원 화장실 근처에 어슬렁 거린다면 분명 ....  나는 바짝 쫄아서 그 형아가 하는 전화 통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눈사람'에는 친절한 화자(어른)가 어느 눈 온 다음날 이야기를 어린이들에게 들려주는 식이다. 주인공 여자아이가 일어나서 엄마 몰래 살짝 집을 나선다. 놀이터에서 즐겁게 눈사람을 만들고 엄마에게 들켜 꾸지람 같은 무서운 표정을 보며 집으로 돌아간다. 낮 동안 그 눈사람에겐 어떤 일이 생기는지 차근차근 들려주는데. 역시 '지각 하고 싶은 날'의 '나'처럼 이 '여자아이'도 엄마의 법칙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려고 꿈틀대고 있다. 왜 굳이 '여자'아이 라고 했을까. 낮동안 '남자'아이들이 눈사람을 상대로 과격한 놀이를 하기 때문일까, '여'고생들이 꺄르륵 거리며 지나가는 것을 묘사하고 싶었기 때문일까. 이른 아침 아이가 일어난 기척도 모르고 식사 준비에 바쁜 엄마와 짝을 이루고 싶었는지도 모르지. 도드라지는 성별 구분에 더해서 마무리에 '내가 너희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었노라' 라는 '남자' 작가의 목소리가 눈사람보다, 이야기 전체보다 더 '창조'주 같이 웅장하다.

 

눈사람 말고 진짜 사람을 '창조'한 신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사람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바로 라후라 신과 아후라 신 부부인데 지구와 해와 달, 별들, 그리고 식물과 동물들, 마지막에 '만들기 솜씨가 좋아진 다음' 사람을 만들었다. 그들은 이 창조의 이야기를 어린이 '또마'에게 들려주고 또마는 나중에 이야기를 잘 하게 된 다음에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어서 지금은 동굴벽에 그림을 그려둔다. 아, 이건 요즘 배경이 아니라 먼 옛날, 공룡은 이미 사라진 다음이지만 아직 사람은 짐승 가죽옷을 입고 동굴에 살던 시대의 이야기다. 보랏빛을 발하다가 눈물로 식고, 호수와 바다를 갖게된 지구, 자유롭게 만들어 놨더니 한곳에서 가만히 있고싶어하는 식물, 신의 방귀를 먹고 태어난 공룡 등, 과학 얘기를 슬쩍 끼워 넣은 신화 같은, 이탈로 칼비노의 '우주만화'의 동화 버전같다. 사람은 왜 이런 여리여리한 모습일까, 실은 인간의 이빨에도 독이 있었다! 발톱도 있고! 초기 사람의 무쇠팔 무쇠다리 늠름한 주먹을 꿈에 보는 또마. 이 꼬마 아이가 잘 자라나서 동굴촌 사람 모두가 기대하는 멋진 이야기꾼이 되길 바란다.

 

최근의 동화들인데 아주 기발하기보다는 (막 재미가 넘친다기 보다는) 안정적인 느낌이다. 살짝 흔드는 결말이 귀엽긴 한데, '눈사람'은 너무 슨상님 냄새가 났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6년 겨울부터 올 봄까지 발표된 최은영의 중단편 일곱 이야기가 소설집으로 나왔다. '그해 여름'은 이미 읽은 이야기라 목차의 그 다음 이야기 '601, 602'와 제일 긴 '모래로 지은 집'을 읽었다. 첫 소설집 '쇼코의 미소'와 비슷하기도 또 다르기도 한 느낌이 든다. 쉬이 상처 받는 인물들 때문인지 책 제목 '내게 무해한 사람'은 '내게 무례한 사람'으로 읽혔다.

 

'601, 602'의 주영이는 옆집 친구 효진이와 친하게 지내지만 늘 어떤 벽을 사이에 두어 안전 거리를 지키고 있다. 그 벽이 허물어지면 주영이는 효진이가 되고, 그 아이가 겪던 모든 비극이 옮아올 것만 같다. 그 비극이 현실이 되고 자신을 에워싸는 것을 작가가 하나하나 다 늘어놓았다. 그대로 삶의 폭력과 억지들이 문장과 함께 내 속으로 밀고들어온다. 이리 저리 눈을 돌리거나 숨을 고르지도 않는다. 이런 무례한 인생 속에 우리는 매일 산다.

 

'모래로 지은 집'에서도 가족 내의 폭력을 겪는 또 다른 친구가 나온다. 그리고 다른 갸냘픈 친구까지 화자와 어울린다. 이 셋은 안정적으로 보이려 애쓰면서 '어설픈' 십대 후반 부터 이십대 초반 까지의 '다리'를 비틀거리며 건넌다. 세세한 감정의 흐름과 인물들 주위의 햇볕까지 상상 속에서 잡힐듯 가깝다. 표지의 따뜻하면서 거리를 두는 인물의 뒷모습 처럼, 화자는 이제 천천히 관계에 대해서, 그리고 그 관계의 한쪽을 붙잡은 자신에 대해서 쓰고있다. 천천히 그들의 이야기가 내안에 스며드는 것만 같다. 흔한 문장과 설정, 무던하고도 예상 가능한 결말인데도 마음이 아프다. 사람들 사이의 소통과 관계, 그리고 오해와 성장에 대해서 해답도 없이 고민해본다.

 

입대 후 보초를 서는 공무의 덤덤한 편지가 아들 녀석의 이야기와 많이 겹쳐서 힘들었다. '어른'이 되어서 돌아보니 그깟 이십일 개월, 맘 잘 다잡고 눈 꼭 감고, 할 것만 하고 견뎌라, 라고 이야기 했었는데, 스물두 살 아이에겐 가닿지 않겠지. 그 시절엔 군대에 가지 않더라도 비틀거리지 않는 사람은 없지 않나. 최은영의 이야기에선 여리고 젊은 인생의 끈들이 만나서 슬쩍 겹치고 또 제각각 떨어져 나간다. 상처 주지 않고 '해'끼치지 않으려 애쓰는 사람들. 그냥 막 살아, 좀, 하고 말을 하려다 입을 다물었다. 이 책을 읽기에 나는 너무 무뎌졌거나 늙어버린 것만 같아서 슬퍼진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 2018-06-28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 넘 읽고 싶어요~

유부만두 2018-06-29 07:23   좋아요 1 | URL
읽으세요~ 조용조용 들려주는 이야기에 위안받으실겁니다~

다락방 2018-06-28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 예약판매 한다는 메세지를 받았었는데 유부만두님 벌써 읽으셨군요!! >.<

유부만두 2018-06-29 07:24   좋아요 0 | URL
판매 시작인 날 땡! 해서 바로 주문하면 그날 옵니다. 예판 때 주문한 책은 아직임 ;;;; 이러면 예판의 의미가 없는데 말이죠.
 

매일 오전 포스팅을 올리는 게 반년을 채워간다. 그간 구정 명절 하루만 빼고 매일 오전에 컴퓨로, 북플로 짧거나 더 짧게 책 이야기나 일상을 기록 했는데, 오늘, 딱, 구미호의 심정이 된다. 매일 매일 꾸준하게 뭔가를 하는 건 정말 쉽지 않구나. 어젠사흘간 몸을 귀하게 모셔둔 다음에 운동을 갔더니 으어어.... 고작 40분 (빨리) 걷는 운동에도 온갖 생각이 들었다. 엑소와 방탄 덕분에 시간을 채울 수 있었다. 그러고 집에 오는데 비가 옆구리를 치는 순간이라 옷 입고 다시 샤워하는 기분 마저 들고. 어이가 없어서 아이랑 걷다가 둘이 막 웃으면서 뛰어버렸다. 운동화 안에 고인 물은 어쩔.... 에픽하이의 '우산' 노래를 재현했다. 너무 슬픈 음악이지만.

 

요즘 읽기 시작한 책은 Montherlant의 '소년들'. 어쩐지 BL 느낌도 슬슬 나는 성장소설인데 흠....

Les garcons par Montherlant


댓글(3)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라로 2018-06-29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경합니다.

유부만두 2018-06-30 08:00   좋아요 0 | URL
뭘요....독서 기록 남기는 건 많은 분들이 하시는데요. 전 그야말로 짧고, 즉흥적으로 쓰는데요....잘 다듬은 글이 아니라 오타랑 비문도 많...

라로님 (쓰면서 보니 전도연 ㅎㅎㅎ) 의 새로운 커리어로 향한 전진이야말로 존경받고 박수받고 응원 받으셔야 하죠! 유 고 걸!

psyche 2018-06-30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존경합니다!
 
창비어린이 2018.여름 - 통권 61호
창비어린이 편집부 지음 / 창비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특집 ‘동물과 사람‘도 새 코너 ‘신간을 말한다‘도 선생님들 뿐 아니라 어린이 문학을 즐기는 모든 독자들을 위한 알차고 친절한 내용이다. 좋은 동화 찾기와 즐기기를 도와준다. 다시 한 번 꼼꼼하게 읽고 싶다. 강력 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