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대전은 유대인들에게는 물론, 독일의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지옥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곳에 출현한 죽음의 신은 여러 사람들의 영혼을 거두어들인다.
책을 태우고, 책을 훔치고, 책을 읽고, 책을....쓰는 리젤.
몇 년전에 읽었던 책이라 뒷 줄거리는 잊었는데. 공습 후 찾아온 아침, 폐허 위에 놓인 양부모, 친구의 시신을 보고 어쩔줄 모르는 리젤. 그 애의 모습에 나도 울어버렸;;;;
모든 생명체는 자기를 특정짓는 "단어"를 품고 있기에 살아있을 수 있다고, 지하실에 숨어있던 청년 막스가 말했다. 그건 성경에 나오는 '태초의 말씀'일 수도 있겠고, 어쩌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주는 소통의 언어일 수도 있겠지? 예쁜 리젤이 잘 자라서 아흔 살 넘게 행복했다는 에필로그는 훈훈했지만, 그 애의 영혼 속에 깊게 남았을 상처, 친엄마와 이별, 친동생의 죽음, 양부모와 친구의 죽음,... 무엇보다 사람이 사람을 학대하고 책을 불태우던 시절의 기억이 아프다. (아, 물론, 리젤 할머니는 펜트하우스에서 말년을 사셨더라만....) 책도둑,을 책으로 다시 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