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가 맞나요? 이렇게 아픈데? 아무리 파고 들지 않아도 미자씨의 어두운 삶이 보이는데 어떻게 이렇게 해맑은 표지로 (아, 압니다, 표지 색이 은근히 어두워요. 미자...라는 이름에서 언뜻 느껴지는 느낌도 있고 ..어른 이름일텐데 씨라고 붙여 부를 때엔 사연이 있지요) 어린이 표지로 시침 뚝 떼고 있으면 책장을 열면서도 아무런 준비를 할 수 없쟎아요.

 

그래서

 

얼마나 놀라고 또 무섭고 또 슬프고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미자씨의 사연이랑 성지의 사연이 겹치면서 자꾸 눈물이 났다구요. 아, 왜 이렇게 슬픈 이야기를 어린이 책에 넣으세요..... 아이가 책을 읽으면서 미자씨를 업신여기거나 성지에 대한 연민도 없이 책장을 넘길텐데 ... 그때마다 엄마가 끼어들어서 얘야, 미자씨가 얼마나 얼마나 불쌍한 인생인지 아니? 라고 끼어들 수는 없쟌아요. 그래서도 안돼구요.

 

그냥 지나버리면 그만일테지만

 

그런데 뭐라고 할까요. 미자씨는 거기, 저기, 그 자리에서 사람들을 돕고, 민폐도 끼치면서 살텐데. 자꾸 미자씨 상처 받는 일들이 더 생길텐데. 성지는 쑥쑥 자라겠죠. 그리고 그리고 ....

 

눈을 감아버립니다. 수많은 미자씨와 성지에게. 미안한 마음이 없진 않아요. 어쩔줄 모르겠어요. 인생이 뭐 이런가요. 마흔이 훌쩍 넘어도, 성지와 같은 나이의 늦둥이를 키우면서도 정말 모르겠어요. 고작 책을 읽을밖에요. 고작.

 


댓글(2)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hnine 2017-06-12 15: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래 전에 읽은 책이네요.
그러고 보니 유은실 작가 신간 소식 들은지 꽤 된 것 같아요. 제가 요즘 어린이책을 잘 안둘러봐서 모르고 있는건지...

유부만두 2017-06-12 16:10   좋아요 0 | URL
예전에 나온 책이죠... 전 최근 작품으론 작년에 나온 ‘드림하우스‘를 읽었는데 글쎄요...예전것들이 더 찐하고 서럽고 좋고 그래요...참 ‘변두리‘ 읽으셨나요? 추천하고싶어요! ^^
 

비밀독서단과 어쩌다 어른에서 이동진이 했던 이야기 그대로에요. 강연/인터뷰 옮겨놓은 거라 금방 읽고요 책목록이 궁금했는데 반전은 없었고요. 뭐...그냥...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용도 좋고 세련된 흐름의 문장, 깔끔한 편집도 맘에 들어요. 딸이 있다면 같이 읽었을 것 같은데 .. 읽다가 배고파서 비빔면이랑 읽었네. 비빔면은 당연 두 개.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17-05-28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빔면 두 개 ❤️

유부만두 2017-05-28 18:26   좋아요 0 | URL
두개가 기본이에요~
 
전쟁과 평화 1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45
레프 톨스토이 지음, 박형규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 ...옷과 화장으로 어쩔 수 없는..너무 잘 이해되는 장면

내가 그래요...리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르헤스 ˝알레프˝ 다 읽었다으!!!!
잘했다! 나 자신을 칭찬하겠습니다.

그런데 알레프는 여주인공 이름이 아니었다네. 궁금하시면 읽어보세욥. 순간과 영원, 운명과 선택, 역사와 소설의 의미에 대해 도돌이표 찍으며 뱅뱅 자꾸고민하게 만드는 책.
아... 책 뒷표지의 말이 딱 그 얘기였네. 이거부터 읽고 시작할걸.

난 익숙했던 독서의 경험이 무너져내리는 경험을 했...지만 후반부엔 적응을했다(고 믿고싶어요). 일단 보르헤스 인터뷰집을 챙겨본다...

약속대로 함바그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